옛 모습과 순수함을 간직한 중국 쑤이창현
[1]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아름다움이 이곳에서 하나 되다

많은 사람이 도시 속 삶에 익숙해졌다. 문명의 발달에 따른 도시화는 편리함을 선사한 대신 과거에 우리가 살아왔던 자연의 모습을 가져가 버렸다. 아직도 삼국지와 쿵후가 더 친숙한 나라 중국도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만리장성과 같은 북경 곳곳의 관광지를 제외하면 상당 부분 도시화가 이루어진 상태. 그래서 지금도 옛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저장성(浙江省, 절강성) 쑤이창현(遂昌县, 수창현)을 찾았을 때는 마치 오랫동안 감춰졌던 보물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

육지와 온천 마을을 잇는 오우강의 호산부두 앞.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쑤이창현은 양쯔강 삼각주의 끝자락, 저장성 서남부에 있다. 전체 면적 중 81.3%가 산림을 이루고 있으며 해발 1000m가 넘는 700여개의 산에 둘러싸여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최근 '아웃도어'와 '힐링'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최상의 여행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은광 밀어내고 자리 잡은 천연 온천

봄이 막 고개를 내민 3월 초, 인천에서 항저우(杭州, 항주) 공항을 거쳐 쑤이창현에 도착했다. 쑤이창현이 관광지로 조명을 받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호텔, 리조트 등 관광 기반 시설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관광지로서의 쑤이창현 특색이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곳은 홍싱핑(紅星平, 홍성평) 온천이다. 중국에서 보기 드문 천연 온천이라고 한다. 원래 민간 광산업체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은광을 개발하려다가 온천을 발견했다. 이 업체는 광산을 포기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온천 관광지를 지었다. 숙박 시설도 온천 주변 마을에 있던 폐교를 리조트로 개조한 것이다. 눈앞의 이익 대신 천연 환경을 유지하기로 한 주민들과 정부의 결단력에 내심 감탄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홍싱핑 온천장 입구, 실외 온천, 리조트 앞 마당, 폐교를 개조해 지은 온천리조트
홍싱핑 온천은 일본식 온천과 달리 수영장에 가까운 외형을 지녔다. 온천수는 지하 400m에서 용출된다. 온도는 41도로 별도의 열을 가하지 않은 100% 천연 온천이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따뜻한 야외 온천에 몸을 담그니 그동안 쌓인 피로가 쭉 빠지는 듯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영롱한 별빛이 선명하게 보인다.

온천 리조트와 마을 주변은 온통 농지로 둘러싸여 있다. 쑤이창현은 유기농법으로 수확한 무공해 농산물로 유명하다. 유기농 식품으로 인정받은 농산물이 17개 품목에 달한다. 녹차는 물론 쌀, 콩, 죽순 등 다양한 작물을 수확한다. 이곳에서 수확한 농산물은 주민과 관광객의 식탁 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절강성 전역에 유통된다. 간혹 중국산 유해 먹거리에 관한 논란이 불거져 나와 중국 음식에 관한 불신을 키우곤 했는데 쑤이창현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우강(烏溪江, 오계강)을 유람하는 것도 쑤이창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홍싱핑 온천을 출입하려면 육지에서 유람선을 타고 강을 지나야 한다. 강을 따라가며 주변을 둘러보니 강을 둘러싼 산과 강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중국답게 규모도 웅장해서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같다. 배 위에 편히 앉아 경치를 감상하고 있으니 마치 신선을 찾아 떠나는 나그네가 된 기분이 든다.

아이처럼 해맑은 주민들

주민들은 처음 보는 외국인들을 보고 신기해했지만 놀라거나 경계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니 관심을 보이다가 포즈를 취해 주었다. 아이를 안고 있던 마을 아낙도 카메라를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우리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눈 속에는 아이 같은 호기심과 순수함이 가득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임에도 마치 동화처럼 다른 세계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온천 마을 앞 농지, 수확물을 실은 삼륜 트럭, 주민들이 모인 마을 회관 앞, 밭에서 일하는 주민들 
집집마다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주민들은 거리낌 없이 다른 집으로 들어가 이웃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다. 다들 너무 착해서 도둑 걱정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마을마다 닭과 개를 기르지만 동물을 묶거나 가두는 집은 없었다. 마을을 다니다 보면 닭과 개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제멋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묘한 질서를 이루는 것이 마치 가축이 아니라 주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가이드가 쑤이창현을 소개하면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쑤이창현은 한 번에 와닿지 않지만 떠날 때는 기억에 남는 순수한 여행을 위한 여행지다." 대도시와 같은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진 절경과 해맑은 표정으로 다가와 준 주민들은 포근하게 와닿았다.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면서도 짝사랑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으로.

여행 수첩

● 환율: 1위안(중국 CNY)=약 179.18원(2013.3.29 기준)

● 쑤이창현은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 대낮에는 국내보다 약 10도가량 더울 때도 있으므로 가급적 얇은 옷도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 인천에서 항저우 공항까지 걸리는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다. 항저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쑤이창현까지 가려면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 쑤이창현 한국홍보사무소를 겸하고 있는 레드팡닷컴에서 쑤이창현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치엔포샨(千佛山, 천불산)과 난젠옌(南尖岩, 남첨암), 셴룽구(神龍谷, 신룡곡) 등 자연경관을 잘 보존한 명소에서 트래킹을 체험할 수 있다. 일정과 경유지에 따라 3박 4일(항저우), 4박 5일(항저우, 상하이), 5박 6일(상하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이 있다. 요금은 3박 4일 항저우 왕복 기준으로 94만 9천 원(성인)이다. 문의: (02) 6925-2569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절강성) 쑤이창현(遂昌县, 수창현)의 진짜 매력은 거대한 산림 속에 감춰진 트래킹 코스다. 쑤이창현은 춘추시대엔 월나라, 삼국시대엔 손권의 오나라에 속했다. 아득히 먼 과거에 군사들이 수없이 달렸던 길이 오늘날 관광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여행지로 거듭났다.

◆ 부처를 품은 산

'치엔포샨(千佛山, 천불산)' 풍경구는 왕복 4km 코스로 본격적으로 트래킹을 즐기기에 앞서 몸풀기에 손색이 없다. 이곳은 청나라 광서제 때 산 정상에 천존(天尊, 미륵불)을 닮은 바위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치엔포샨이라 불리게 되었다. 중국이 쑤이창현을 관광지로 개발하던 과정에서 바위에 미륵불의 얼굴을 또렷하게 새겨 넣었다.

치엔포샨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멋진 폭포가 관광객을 맞이한다. 폭포를 지나면 경호(镜湖)라는 호수를 볼 수 있는데 물이 맑아 깊은 바닥까지 잘 보인다.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몸이 서서히 자연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치엔포샨 산행길은 관광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잘 다듬었지만, 자연경관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산책길 한가운데 자라는 나무를 베지 않고 그대로 두어 걷는 속도를 몇 번 줄여야 했지만,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루어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치엔포샨 정상에 있는 미륵불 바위. 지난 2006년 바위에 미륵불 얼굴을 새겼다고 한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계곡과 폭포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1시간가량 걷다 보니 정상에 있는 미래사에 도착했다. 절 앞마당에서 맞은편 산을 올려다보면 거대한 미륵불이 웃고 있다. 300m 높이 산꼭대기에 있는 33m 크기의 바위는 미륵불의 온화한 미소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그 아래는 숲이 울창해서 마치 산이 거대한 불상을 끌어안고 있는 모양새였다. 

◆ 무지개를 수놓은 9단 폭포

쑤이창현에서 서남부로 약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난젠옌(南尖岩, 남첨암)'은 쑤이창현 관광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트래킹 코스다. 이곳은 유네스코(UNESCO)와 중국 민속촬영협회가 공동 지정한 '국제 민속 촬영 창작기지'로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한, 저장성 최초로 생태여행시범구역이자 문명풍경여행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트래킹 코스는 해발 1천194m 남첨암 산장에서 시작해 산 아랫마을인 '따컹춘(大坑村, 대갱촌)'까지 약 2시간 정도 이어진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광활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멋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여러 능선, 계단식 논과 대나무 숲의 오밀조밀한 입체감. 거대한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빚어낸 장관은 마치 잘 그려진 수묵화가 생기(生氣)를 얻은 것 같았다.

절벽을 깎아 만든 계단은 매우 가파르다. 천천히 내려감에도 불안한 마음에 어느새 벽에 박힌 손잡이를 꽉 부여잡는다. 쑤이창현의 산책로 대부분은 계단이 많은 편인데 현지 관계자가 말한 바로는 계단으로 인위적인 길을 조성해 여행자가 길로만 걷도록 함으로써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진 좌측부터) 난젠옌 대나무숲, 난젠옌 9단 폭포 상류
계단을 두 차례 지나니 끝없이 펼쳐진 푸른 대나무 숲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남첨암의 대나무 숲은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7배나 많은 음이온이 발생한다. 트래킹을 하면서 상쾌한 음이온 샤워를 즐기는 셈이다. 대나무 숲에 들어서자마자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를 볼 수 있었다. 폭포를 지나 맞은편 계단으로 올라가 보니 연한 무지개가 폭포 사이를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다.

9단 폭포를 따라 내려와서 위를 올려다보니 그 웅장함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대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그리고 폭포수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이 거대한 산의 숨소리 같다. 대나무 숲이 끝날 무렵이면 산에서 내려와 거친 숨을 쉬는 여행자에게 휴식을 선사해 줄 인심 좋은 따컹춘 마을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한다.

약 300m의 낙차를 자랑하는 셴룽비폭. 멀리서도 잘 보인다.
◆ 판도라의 아름다움을 닮은 셴룽구

셴룽구(神龍谷, 신룡곡)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폭포가 있는 여행지다. 약 300m의 낙차를 자랑하는 3단 폭포 '셴룽비폭(神龍飛瀑, 신룡비폭)'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한눈에 보인다. 셴룽비폭도 멋지지만, 수묵화를 닮은 굵직한 능선을 따라 펼쳐진 산림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중국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명나라의 문학가 탕현조(汤显祖)는 쑤이창현에서 현령으로 4년간 관직 생활을 하면서 신룡곡을 배경으로 한 '목단정(牧丹亭) '이라는 희곡을 짓기도 했다.

셴룽비폭을 따라 내려오면서 감상하는 셴룽구의 거대한 절경은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천연의 순수함과 우아함이 절정을 이루는 곳.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이 미지의 세계 판도라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분이 아마도 이런 것이었을까? 신세계에 막 들어선 주인공처럼 설렘을 안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가며 그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

여행 수첩

● 환율: 1위안(중국 CNY)=약 182.54원(2013.4.15 기준)

● 쑤이창현은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 대낮에는 국내보다 약 10도가량 더울 때도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얇은 옷도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 인천에서 항저우 공항까지 걸리는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다. 항저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쑤이창현까지 가려면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 쑤이창현 한국홍보사무소를 겸하고 있는 레드팡닷컴에서 쑤이창현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치엔포샨과 난젠옌, 셴룽구 등 자연경관을 잘 보존한 명소에서 트래킹을 체험할 수 있다. 일정과 경유지에 따라 3박 4일(항저우), 4박 5일(항저우, 상하이), 5박 6일(상하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이 있다. 요금은 3박 4일 항저우 왕복 기준으로 94만 9천 원(성인)이다. 문의: (02) 6925-2569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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