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의 나라 페루. 태평양, 안데스 산맥, 마야 문명, 그리고 아마존 정글. 이 모든 아이콘들을 잠재우고 또 하나의 자연, 사막이 우리를 기다린다. 페루의 오아시스 도시 이카(이까, ica), 태평양과 마주한 거대한 사막은 질주본능을 일깨운다. 샌드보드(Sand Board)를 타고 무한 질주를 만끽한다.

샌드보드를 즐기는 여행자들, 하얀 눈 뒤덮인 스키장이 아닌, 지구 반대편 남미 페루의 거대한 모래언덕에서 스피드를 즐긴다.

샌드보드와 샌드지프의 쾌속 질주

그것은 죽음의 사막, 거대한 모래언덕이었다.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 태평양과 마주한 거대한 사막에서 바람을 가르며 사막을 질주하고, 모래언덕의 급경사를 내리질러 쾌감을 맛보는 샌드보드의 세계에 도전하는 곳이다. 페루 리마를 출발하여 해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려간다.

쿠스코로 향하는 도로는 산악의 난코스 이외에는 해안 코스트의 평탄하고 잘 정비된 최고의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를 자랑하고 있다. 이카 주변에는 지상그림의 나스카와 잉카 제국의 중심도시 쿠스코,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픽추 등 페루에서 반드시 찾아가 봐야 할 곳이 산적해 있으므로 이카에서의 지나친 체력 소모는 금물이다.

수도 리마를 출발, 판 아메리칸 하이웨이를 남하하여 300km 지점을 지나자 도시의 기운이 저 멀리 나타난다. 웅성거리는 도시를 빠져나오자 오아시스가 우리를 반긴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신비한 모래언덕, 신기루와 같은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카는 산악의 나라 페루에서도 유명한 오아시스 도시로 1563년 스페인 식민지 시기에 형성된 도시다.

페루 특산물인 '피스코'라는 무색의 포도주 생산지로도 유명한 도시이고 이름 역시 이 도시를 흐르는 '이카' 라는 강에서 유래 되었다. 이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후아카치나(와카치나, Huacachina)' 라는 오아시스가 있다. 페루 중남부에서도 이름난 관광지로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쿠스코의 '마추픽추'보다는 덜 유명하지만 샌드보드를 타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젊은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페루 이카의 거대한 모래사막, 여행자를 태운 샌드지프는 속도제한 없이 사막을 질주한다.

난생처음 타보는 샌드지프, 사막의 모래 둔덕을 비스듬히 내리 달리는 쾌속의 전율을 선사한다. 60도의 모래 경사를 직속 하강하는 샌드보드의 무한 쾌감은 무아지경이다. 샌드지프의 쾌속질주와 더불어 급경사의 모래언덕에서 즐기는 샌드보드의 짜릿함은 겨울 스키의 그것에 비해 두 배는 족히 더하다. 이 쾌속의 즐거움이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준다.

후아카치나 오아시스에 당도해야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카는 샌드보드 이외에 샌드지프도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도무지 잉카 제국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모래사막과 모래언덕(sand dunes)이 사방 천지를 뒤덮고 있다. 오아시스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샌드지프가 선사하는 최고의 모험과 짜릿한 전율에 비길 바 아니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그 거대한 무인지경의 모래사막, 신비한 장관이 파도처럼 펼쳐진다.

모래언덕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다

한대의 오프로드(sand buggy) 차량에 여섯 명이 탑승한다. 각자 샌드보드를 챙겨 들고 오아시스를 떠나 모래사막의 중심으로 향한다. 모래언덕에 힘겹게 올라서자, 사방 천지가 온통 광활한 사막이다. 갑자기 공포감이 몰려든다. 무인지경의 뜨거운 사막. 30 도의 따가운 태양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방어책은 오직 고글뿐이다. 더위를 막기보다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얼굴이 새카맣게 타버린 운전사는 겁도 없다. 그 장막처럼 보이던 높고 험한 모래사막의 정상을 향해 끝없는 무한 질주를 시작한다. 긴장된 순간이다. 첫 출발, 경사 60도의 모래언덕 위를 미친 듯이 질주한다. 상하 좌우,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천지를 가르듯 쾌속으로 질주한다. 20여 분을 미친 듯이 달렸을까, 한두 사람씩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아예 모랫바닥에 팽개쳐진 듯 누워 일어서지 못한다. 짜릿함의 카타르시스와 동시에 오장 육부의 고통도 느껴야 한다. 난생처음 시도해보는 모래펄의 질주, 무인지경의 뜨거운 사막 위에서 느껴본 끝없는 광기다.

다시 언덕 위 가장 높은 정상에 다다르더니 곧 출발 신호를 보낸다.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기절해 병원에 실려간 사람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책임은 스스로의 몫이다. ‘샌드버기’라 불리는 4륜 차는 한국에서 즐기는 웬만한 놀이기구 이상이다. 벨트를 안 하면 정말 몸이 공중으로 날아갈 정도로 그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코너링과 스피드의 짜릿함을 즐기는 게임이다.

모래펄을 달린 샌드지프가 저 멀리 오아시스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타이어 공기압을 뺀 샌드지프가 모래 언덕 위를 곡예질주하고 있다.

갈증을 달래고 드디어 모래 위에서의 샌드보드가 시작된다. 과연 이 모래 위로 이 보드가 미끄러질 것인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샌드보드는 쾌속질주 한다. 모래언덕을 쏜살같이 미끄러져 내려온 사람들은 그 짜릿함에 놀라고 취해서 샌드버기를 타고 다시 모래 고지를 향해 오르기를 반복한다. 바람을 가르고 사막을 질주하며, 모래언덕의 경사를 내리질러 쾌감을 맛보는 이카의 샌드보드, 인기 만점이다.

잉카의 후예들이 살고 있는 문명의 땅 페루, 한적한 사막 위의 작은 오아시스 너머로 이처럼 환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익스트림 레포츠가 존재한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페루와 인근 칠레북부 사람들, 볼리비아는 물론, 저 멀리 유럽과 미국에서도 찾아온다는 사막 위의 질주, 모래언덕의 샌드보드는 잉카의 땅에서 체험하는 상상치 못한 모험이며, 거친 사막의 낭만이 함께하는 스릴만점 카타르시스인 것이다.

여행정보

가는 길
리마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페루로 가는 직항편은 없으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하여 리마로 가는 방법이 있다. 수도 리마에서 이카까지의 교통은 리마에서 Ormeno, Tepsa, Roggero 사의 버스와 콜렉티보(Collectivo, 승합차 등으로 운행하는 택시)가 운행 중이다.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US5$ 정도, 또한 나스카 ~ 이카 사이의 버스와 콜렉티보도 매일 운행되고 있다. 리마에서 버스가 거의 매일 정기적으로 다니고 있고 자가용으로도 3~4시간이 걸리는 곳이니 페루가 워낙 큰 나라라는 걸 생각한다면 그리 먼 곳은 아니다.

주변 볼거리
시내의 아르마스 광장에 면해있는 대성당 라 메르세 교회를 비롯한 식민지풍 거리 모습이 볼만하며, 이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고고학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10여 구에 이르는 미이라와 고대 파라카스, 나스카, 와리 문화 시대의 두개골 5,000여 개가 전시되어 있다. 두개골은 모두 변형되어 있고, 뇌의 외과 수술이 시술된 흔적을 볼 수 있다.

날씨
이카의 날씨는 영상 10도에서 30도까지 변화무쌍하기에 아침과 오후 그리고 저녁의 일교차가 크다. 아침과 점심에는 여름옷 그리고 저녁을 위해서는 얇은 가을 점퍼나 가디간 정도를 준비하면 좋을 듯 하다. 전통음식인 '세비체(Cebiche)' 라는 레몬과 고추 양념으로 만드는 생선 요리가 먹을만 하다 페루의 수돗물에는 석회질이 많기에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하고 처음 2~3일 동안은 생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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