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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 전체가 수도원으로 이루어진 노르망디 해변의 작은 섬 몽생미셸

프랑스 하면 보통 파리를 떠올린다. 파리가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매력을 가진 곳임은 분명하지만 '프랑스=파리'라는 공식만을 고수한다면 섭섭하다. 프랑스 중북부로 가본 사람이라면 이런 공식이 깨지게 마련. 와인 향에 취하는 보르도, 낭만 그 자체인 아름다운 휴양지 도빌,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 등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매력적인 명소가 있기 때문이다. 봄볕처럼 살랑대는 낭만이 심장을 두드리는 오감만족 프랑스 여행을 떠나보자. 

 도빌에서 즐기는 완벽한 여유 

도빌. 국내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곳은 프랑스 사람들이 최고로 손꼽는 고급스러운 휴양지다. 프랑스 북부 바스노르망디주에 자리한 도빌은 노르망디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 꽃향기 가득한 화단이 곳곳에 자리해 '꽃으로 수놓은 해변'으로도 통한다. 푸른 바다와 향기로운 꽃 냄새. 그야말로 낭만의 정석이다. 도빌에서 즐기는 하루는 마치 꿈같다. 드넓은 바다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파리지앵이 될 수 있다. 

도빌은 프랑스 영화 거장 클로드 를르슈가 1966년 선보인 고전 로맨틱 영화 '남과 여'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도빌의 카지노는 영화 '007 카지노 로열'에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낮에는 바다가 선사하는 여유를 만끽하며 다양한 편집숍에서 쇼핑을 즐기고, 저녁에는 야경에 취해 완벽한 낭만을 누릴 수 있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지베르니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 한다면 '지베르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베르니는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사랑한 곳으로 유명하다. 1883년 모네가 마흔세 살이 되던 해에 모네는 지베르니에 둥지를 틀고 죽는 날까지 이곳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모네가 가꾼 정원은 그의 작품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동화 같은 모습을 자랑한다. 모네의 집과 정원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지베르니까지 닿았다면 몽생미셸을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차로 3시간가량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가보면 절대 후회는 없다. 바위산 전체가 수도원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966년 지어진 수사들 수도장으로 중세에 순례지로 발전했다. 이후 오랜 세월을 지나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눈코입이 즐거운 미식여행 

프랑스 여행에서 미식을 빼면 프랑스를 안 가본 것만 못하다. 2010년 미식 분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프랑스 맛집 기행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도시마다 프랑스의 다양한 현지 요리를 맛보며 와인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요리는 달팽이 요리로 유명한 에스카르고, 해물 스튜 부야베스 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 와이너리 방문을 빼놓을 수 없다. 보르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 프랑스 고속철도인 '테제베'를 타면 파리에서 3시간3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프랑스어로 '물 가까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그 이름 또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해 보르도 지역 전통 제조 방식을 둘러보고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면 로맨틱 여행이 완성된다. 입안에 묵직하게 남은 와인 향에 취해 고즈넉한 보르도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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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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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의 흔적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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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근교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 있는 클로드 모네의 ‘물의 정원’.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생전에 만든 이 연못에서 대작 ‘수련’이 나왔다. 버드나무 가지와 연잎과 수풀이 어우러진 이곳은 보는 각도와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색채가 변하는 거대한 인상주의 화폭과도 같다. / 유석재 기자

"돌연 마법처럼 내 연못이 깨어났다. 난 홀린 듯 팔레트와 붓을 잡았고, 다시는 그보다 더 멋진 모델을 만날 수 없었다."

클로드 모네
클로드 모네

그 유명한 '수련(睡蓮)' 연작을 남긴 '빛의 화가', 프랑스의 인상주의 미술가 클로드 모네(Monet·1840~1926)가 남긴 말이다. 파리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그 '마법'을 찾는 만 하루 코스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생 라자르 역을 거쳐 근교 마을 지베르니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①아침―오랑주리 미술관

여행은 콩코르드 광장과 인접한 튈르리 정원 서쪽 끝, 온실을 개조해 만든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시작한다. 현관에서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두 개의 타원형 방이 나온다. 모네의 '수련' 연작 8점만을 전시하기 위한 곳이다. 작업에 12년이 걸렸으며 총 길이 100m에 이르는 이 대작엔 연못에 깃든 색채의 천변만화(千變萬化)가 섬세하게 표현돼 보는 이를 압도한다. 짙은 청록과 깊고 어두운 분홍색엔 끝없이 빠져버릴 듯한 유현(幽玄)이 있다. 그는 도대체 어디서 이 그림을 그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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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수련’ 연작. / 유석재 기자
②낮―물의 정원

생 라자르 역은 1877년 증기기관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그렸던 모네 그림의 현장이다. 여기서부터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한 시간 반쯤 가면 파리 서북쪽 70㎞ 떨어진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 닿는다. 파리에서 태어나 항구 도시 르아브르에서 소년 시절을 보낸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 화가다. '인상주의'라는 이름 자체가 그의 그림 '인상―해돋이'에서 비롯됐다.

모네는 1883년 지베르니에 정착해 43년을 살았다. 마을 동쪽에 있는 '클로드 모네 재단'이 바로 모네가 살던 집과 정원이다. 2층 규모의 저택에는 작업실과 침실이 복원돼 있다. 그 앞으로 펼쳐진 '꽃의 정원'은 모네가 손수 아이리스, 양귀비, 장미, 모란을 심고 가꿨던 곳으로 여전히 향취가 가득하다. 거기서 지하 통로를 지나면 '물의 정원'이 나온다. 모네가 오랑주리 미술관 소장 연작을 비롯한 250여점의 '수련'을 그렸던 곳이다. 그는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공사를 벌여 큰 규모의 연못을 만들었다. 무심히 지나치면 평범한 풍경일 수도 있지만, 잠시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다 보면 이 연못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파란 하늘과 늘어진 버드나무 넝쿨, 초록색 다리와 붉은 연잎이 물감처럼 어우러진 모습은 보는 각도와 햇빛의 양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즉흥과 찰나의 인상주의 화폭이었다. 바람이 불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순간, 모네 그림의 캔버스가 요동치고 붓털이 스치는 듯했다. 당초 일본식 정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모네는 이곳에 인상주의의 거대한 심연(深淵)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③저녁―생 라드공드 교회

모네의 집을 나와 걷는 한적한 시골길의 이름은 클로드 모네 가(街)다. 지붕과 담장이 낮은 단아한 집들, 잘 다듬은 관목과 봄꽃 냄새가 어우러진 이 길은 여행자에게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상주의 미술관과 보디 호텔을 지나 서쪽으로 가면 아담한 규모의 생 라드공드 교회가 나온다. 건물 오른쪽을 돌아 올라가다 보면 십자가가 꽃으로 둘러싸인 가족 묘가 보이고, 가운데 금이 간 대리석 석판에 클로드 모네의 이름이 쓰여 있다. 백내장이 재발한 상태에서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이 마을에서 '수련'을 그렸던 인상주의 대표 화가의 무덤이 거기에 있었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을 관람한 뒤 근처 콩코르드(Concorde) 역에서 지하철 12호선(초록색)을 타고 두 정거장을 가면 생 라자르 역(Gare Saint-Lazare)에 닿는다. 생 라자르 역에선 정문을 들어서서 오른쪽 끝으로 가야 지하철 표가 아닌 기차표를 파는 자동판매기가 있다. 기차 편이 많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 국유 철도 홈페이지(www.sncf.com)에서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면 좋다. 생 라자르 역에서 베르농-지베르니(Vernon-Giverny) 역까지 기차(편도 14.7유로)를 타고 가서 다시 역 앞 셔틀버스(왕복 8유로)를 타면 지베르니까지 갈 수 있다. 열차·버스 합쳐 약 1시간 30분 소요. 마을에 내리면 반드시 돌아오는 셔틀버스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클로드 모네의 집과 무덤 사이, 클로드 모네 가 81번지에 있는 보디(Baudy) 호텔 1층의 레스토랑은 세잔, 르누아르, 시슬레 등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들렀던 유서 깊은 곳으로, 당시의 실내 장식을 복원해 놓았다. 대표 메뉴인 오리 다리 요리(17.6유로)와 구운 사과 디저트가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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