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떠난 이국적 정취 속으로 떠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1시간30분만 시간을 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중국 칭다오는 인천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후 영화 한 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착한다. 이곳은 중국 속 유럽이라 불릴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전경이 매력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볼이 차가워지는 계절에 칭다오에는 관광객들을 유혹할 만한 매력적인 놀거리가 있다. 바로 온천이다.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 정취와 함께 온천투어를 즐기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온몸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마음까지 뜨끈해지는 여행이 지금 시작된다.

이국적인 칭다오

↑ 맥주박물관

중국 산둥성에 자리한 항구도시 칭다오는 본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19세기 이후 근대식 항구 도시로 설계하면서 유럽풍 분위기로 재탄생했다. 바닷물이 깨끗해 여름에는 피서객으로 북적이고, 곳곳에 자리한 온천 덕분에 겨울엔 뜨끈한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먼저 칭다오의 가장 큰 매력인 유럽풍 분위기를 만나보자. 대표적인 곳은 팔대관.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풍 건축물이 가득한 지역으로 휴양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팔대관이란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처음 개발될 무렵인 1920년대 여덟 개 관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팔대관에는 20여 개국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별장들이 수백 개다. 이 때문에 '만국 건축 박람회'란 별칭도 갖고 있다. 풍광이 아름다운 만큼 예비부부들이 웨딩촬영을 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칭다오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섬. 샤칭다오도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우거진 나무숲과 멋진 조형물이 어우러져 흡사 전시관을 보는 듯하다. 특히 유명한 것은 1900년께 독일인이 세운 흰색 등대. 해가 저물 때쯤 이곳을 찾으면 은은한 등대 불빛을 머금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이 전경은 칭다오 10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마음까지 훈훈한 온천투어

↑ 칭다오독일총독부.

칭다오가 최근 온천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는 해천만 온천 리조트가 큰 몫을 했다.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이곳은 2012년 문을 열었다. 해수온천과 해양문화를 결합시켜 하나의 테마파크를 건설한 것. 칭다오 시외 해변 근처에 자리해 접근성도 용이하다.

이곳에서는 실내 온천은 물론 인공파와 인공동굴, 수중 미끄럼틀, 볼풀장까지 갖췄다. 60여 개에 이르는 실내 테마 온천탕과 노천온천이 자리해 한 번씩만 돌아보아도 며칠 일정으로는 모자랄 정도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피로와 함께 고민까지 모두 씻어준다.

칭다오와 가까운 옌타이에도 온천이 있다. 피셔맨즈워프 안에 자리한 우대산 온천은 일본 기업이 투자한 곳으로 중국 속 일본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일본 전통 료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중국과 일본 두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전 객실 또한 다다미방으로 꾸며져 있으며 옌타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세계 4대 맥주 축제, 칭다오맥주축제

칭다오맥주축제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칭다오맥주축제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 칭다오맥주 제공
귀를 찌르는 음악 속에 서커스와 미남미녀들의 쇼가 펼쳐진다.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춤을 춘다. 밖에선 양꼬치가 익어가고, 공장에서 갓 나온 맥주는 갈증을 달랜다. 목을 넘길 때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맥주다.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중국 산둥(山東)성의 항구 도시 칭다오(靑島)에서 마실 수 있다.

중국 국가대표 맥주의 잔치, 칭다오맥주축제

칭다오맥주
맥주의 본고장 독일 뮌헨에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중국 칭다오맥주축제가 있다. 해마다 8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를 약 100만명이 찾는다. 체코의 필스너페스트, 일본의 삿포로맥주축제와 함께 세계 4대 맥주 축제로 꼽힌다. 칭다오맥주축제는 독일과 네덜란드, 미국 등 11개국의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참여하지만 메인은 역시 칭다오다. 중국인들은 '맥주'라고 하면 으레 칭다오맥주를 떠올린다. 양꼬치, 가리비 등 현지 먹거리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우리의 '치맥'(치킨+맥주) 열풍이 옮겨갔는지 한국식 치킨도 판매한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중국에선 지역에 따라 주로 마시는 맥주가 다르다. 베이징(北京) 인근은 옌징(燕京)맥주, 동북지방은 쉐화(雪花)맥주 등이다. 중국에서 맥주 판매량 1위는 쉐화맥주이고, 칭다오맥주는 그다음이다. 칭다오맥주는 1903년 탄생했는데 하얼빈(哈爾濱)맥주보다 3년 뒤진다. 판매량이든 역사든 1위는 아니지만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맥주를 꼽는다면 칭다오다. 비결은 유달리 좋은 맛이다.

춘성·라오산·헤이피·아오구터…다양한 버전의 현지 칭다오맥주

한국에 수입되는 칭다오맥주는 오직 한 종류다. 초록색 병이나 캔에 담긴 상품이다. 맥주의 원료를 보리와 홉, 물로만 제한했던 맥주 순수령이 반포된 독일 기술로 만들었지만, 이 맥주에는 쌀도 첨가됐다. 칭다오맥주는 인근 라오산의 맑은 물과 독일의 제조 기술이 만나 탄생했다. 무겁지 않은 보디감이 특징이고 유럽산 맥주처럼 중후하지 않아 양념이 강한 한국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잔에 따르면 맑은 황금색 맥주 위에 가늘고 부드러운 거품이 모여든다. 목 넘김도 부드럽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으로 만들어도 고유의 향을 간직한 채 부드럽게 넘어간다.

칭다오 맥주 외에도 칭다오에는 다양한 맥주가 있다. 춘성(純生)은 칭다오맥주보다 더 부드럽다. 보디감이 약하고 탄산이 적어 상큼하다. 라오산맥주는 라오산에서 퍼온 광천수로 만든다. 춘성맥주처럼 가벼운 느낌이지만, 탄산이 많아 청량감은 더하고 뒷맛이 달다. 흑맥주인 '헤이피'(칭다오 스타우트)는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에 비해 무겁지 않고 씁쓸함이 덜하다. 흑맥주의 향을 지녔지만 부드러워서 양념이 강렬하고 매운 중국 요리와 함께 해도 어색하지 않다. 아오구터(奧古特·Augerta)맥주는 1903년 칭다오에 맥주 공장을 처음으로 설립한 한스 오거타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칭다오맥주나 춘성보다 더 진한 금빛을 띤다.

중국 칭다오시의 전통음식 거리 피차이위앤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꼬치(카오요우위)를 굽고 있다.
중국 칭다오시의 전통음식 거리 피차이위앤에서 한 상인이 오징어꼬치(카오요우위)를 굽고 있다. / 손덕호 기자
위안장(原漿)은 칭다오 시내에 있는 공장에서 갓 나온 생맥주다. 칭다오맥주박물관 앞에는 '맥주길'이 있는데, 이곳에서 위안장을 쉽게 마실 수 있다. 칭다오맥주와 달리 쌀이 들어가지 않아 맥주 본고장의 맛에 더 가까운 풍미를 뽐낸다. 주문을 하면 투명한 유리병에 담겨 나오는데, 효모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둔탁하고 진한 금빛을 띤다. 한 모금 마시니 막걸리 같은 묵직함이 느껴진다. 바닷가인 칭다오는 바지락 요리가 유명하다. 바지락을 매콤하게 볶아내는 '라차오갈라'(辣炒蛤蜊·'蛤蜊'는 중국 표준어로 '거리'라고 읽어야 하지만 현지에서는 사투리로 '갈라'라고 한다)는 적당한 매운 맛이 저절로 맥주를 부른다. 생맥주인 위안장과 함께라면 기쁨이 배가 된다. 중국에는 60여 개의 칭다오 맥주 공장이 있는데 조금씩 맛이 다르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이 중 1903년에 처음 세워진 1공장의 것을 최고로 친다. 병은 뚜껑에, 캔은 바닥에 어느 공장 맥주인지 표시한다. 생산일이 써 있는 첫 번째 줄 밑의 두 번째 줄이 '01'로 시작하면 1공장에서 생산된 맥주라는 뜻이다. 수출용 맥주는 모두 이 1공장에서 만든 것이다.

오징어꼬치와 함께 칭다오맥주를

칭다오에 간다면 칭다오맥주박물관은 꼭 들러야 한다. 1903년에 지어진 최초의 공장을 개조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100년을 넘게 이어온 칭다오맥주의 역사와 맥주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여과 처리를 거치지 않은 원액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탁한 촉감이 혀로 느껴지며 입안을 감싸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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