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툴룽부터 이탈리아까지 이어지는 40킬로미터의 해안을 일컫는 코트다쥐르.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2곳의 휴양지 칸과 생트로페를 찾았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휴가를 보냈다.

↑ 남프랑스 ㅋ코트다쥐르의 바닷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승자는 혼자다>에는 영화제 기간 동안 칸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등장한다. 영화 제작자의 눈에 들기 위해 1년 내내 모은 돈으로 산 가장 비싼 옷을 입고 온 배우 지망생,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영화제를 찾은 왕년의 스타 등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과 욕망의 파노라마에서 칸은 꿈과 허영, 패션과 유명인, 물질과 가치 등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으로 표현된다. 크루아제트 거리Boulevard de La Croisette의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던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가 차례로 지나갔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동네 할머니 패션조차 예사롭지 않다. 택시 운전사도 레스토랑 점원도 할리우드 배우 빰치게 잘생겼다. 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칸은 압도적인 레드 카펫의 이미지에 밀려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이 가려진 것도 사실이다. 은막에 고정된 시선을 잠시 돌리면 칸은 영화만의 도시가 아니다. 도회적인 건물들과 큰 도로에 일렬로 종려나무가 서 있는 풍경은 언뜻 하와이나 캘리포니아와도 겹쳐진다. 니스에서 남쪽으로 26킬로미터 떨어진 칸은 코트다쥐르의 피한, 피서지로 유명하다. 중세까진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았으나 19세기에 해수욕장으로 발전했으며, 특히 제2제정시대(나폴레옹 3세 통치 시대) 이후 대규모 호텔이 건립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칸은 니스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크기지만 비즈니스는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에요. 작지만 4성급 이상의 호텔이 100여 개나 있고, 매달 이벤트와 국제적 규모의 각종 축제가 열리죠. 9월 9일에는 인터내셔널 보트 쇼인 칸 요팅 페스티벌Cannes Yaching Festival이 열리기도 했어요." 칸 관광사무소의 카린 오스Karin Osmuk은 칸이 고급 휴양지인 동시에 비즈니스 포럼이나 영화제, 광고제 등 국제적인 페스티벌이 많이 열리는 문화와 비즈니스의 도시라는 것을 강조했다.

관광은 보통 칸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데 페스티벌에 데 콩그레Palais des Festival et des Congres'(이하 '팔레 데 페스티벌')부터 시작한다.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곳 치고 생각보다 평범해서 실망스러웠을 때, 길바닥에 새겨진 세계적인 배우들의 프린팅이 눈길을 모았다. 새겨진 이름을 하나하나 살피며 시동을 걸다보면 그 옆에서 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크루아제트 거리가 손짓을 하며 유혹한다.

웅장하고 고전적인 고급 호텔들과 명품 부티크, 길게 뻗은 백사장, 호화로운 요트와 바닷가 앞의 바, 거리를 수놓은 종려나무, 웃통을 벗고 거리를 뛰는 청년들. …, 이국의 정취가 물씬하다. 2킬로미터 남짓의 크루아제트 거리를 거닐다보면 마치 레드 카펫을 걷는 것처럼 흥분되고 들뜬다.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백사장은 대부분 호텔과 레스토랑 소유라 백사장에 몸을 눕히는 게 쉽지 않지만, 거리 벤치에 앉아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국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영화제가 열리는 시즌의 칸에서는 호텔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수상작 못지않게 어떤 배우가 어떤 호텔에 머무는가도 이 시즌의 핫 이슈다. 크루아제트 거리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칸과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은 그중에서 가장 핫한 호텔들이다.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은 1911년에 생긴 유서 깊은 호텔로 그레이스 켈리, 알프레드 히치콕, 소피 마르소, 시드니 폴락 등 내로라하는 배우와 감독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그레이스 켈리는 1955년 칸 영화제 때 이 호텔에 머물다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7층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이 호텔에서 가장 럭셔리한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이 있다. 이외에도 스타들이 머물렀던 39개의 객실들은 스타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배우들이 이 호텔에 오면 그 방에 우선적으로 머문다. 그랜드 하얏트 칸 역시 오랜 역사와 고풍스럽고 우아한 건축 양식으로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즐겨 찾는 호텔이다. 이곳에는 27개의 스위트룸과 유럽 내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인 '펜트하우스 스위트'가 있다. 리비에라 해안을 둘러싼 크루아제트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펜트 하우스의 테라스는 칸의 드라마틱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가장 좋은 위치에 넓은 프라이빗 해변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거리의 악사.

구시가는 크로아제트 거리와 달리 정감 있다. 포빌 시장 앞 거리의 악사.

↑ 칸에는 영화와 관련된 13개의 벽화가 있다.

칸에는 영화와 관련된 13개의 벽화가 있다.

↑ 구시가의 골목길을 찾은 관광객들.

구시가의 골목길을 찾은 관광객들.

↑ 이국의 정취가 물씬한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바다.

이국의 정취가 물씬한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바다.

살아 있는 칸을 만나는 법

살아 있는 칸의 모습을 만나려면 옛 항구 비외 포르Vieus Port로 가야 한다. 팔레 데 페스티벌 건물 서쪽, 크루아제트 거리가 끝나는 곳에 고깃배들이 가득 정박해 있는 비외 포르 서쪽의 르 시케Le Squet 지역과 서북쪽의 생앙투안Saint-Antoine 거리 근처가 바로 구시가다. 버스 터미널 건물에 그려진 거대한 벽화가 먼저 시선을 모은다. "거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칸은 2002년부터 거대한 벽화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도시의 다양한 장소에 영화와 관련된 그림을 그린 거죠. 모두 13개의 벽화가 있어요."

느긋하게 도시를 걷다보면 제임스딘, 마릴린 먼로, 찰리 채플린, 베트맨 등의 벽화가 있는 곳에서 발을 멈추게 된다. 언덕을 따라 좁은 골목을 올라가면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풍경과 마주친다. 포빌 시장은 칸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치즈, 올리브 등을 파는 푸드 마켓으로,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열린다. 월요일에는 각종 앤티크 그릇, 책, 인형, 잡화 등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구시가 르 시케의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가면 칸의 역사적인 장소와 만난다. 카스트르 박물관Musee de La Castre은 12세기에 바다를 통해 침입하려는 외부의 적들을 감시하는 망루이자 선원들의 무사 귀환을 비는 예배당 역할을 했던 요새를 개조해서 만든 박물관이다. 네덜란드 출신 19세기 탐험가 바롱 뤼크마나Baron Lyckmana의 수집품을 기반으로 한 민속 인류학 유물, 아프리카,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부터 19세기 남프랑스 화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보존되어 있다. 시계탑에서는 칸 시내를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볼 수 있어 늘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 앙티브 거리에서 만난 멋진 할아버지, 할머니.

앙티브 거리에서 만난 멋진 할아버지, 할머니.


↑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의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의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 1955년, 그레이스 켈리는 이 호텔에서 모나코 왕자를 만났다.


↑ 모차렐라 토마토 샐러드

그랜드 하얏트 칸 호텔 마르티네의 레스토랑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모차렐라 토마토 샐러드를 맛보았다.

↑ 구시가에 있는 포빌 시장. 월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구시가에 있는 포빌 시장. 월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칸은 아주 작은 도시다. 구석구석까진 아니어도 이틀이면 웬만한 데는 둘러볼 수 있다. 하루 더 머문다면 주변 섬으로 반나절 외유를 떠나는 것도 좋다. 칸 앞바다에는 레랭 제도로 묶이는 2개의 섬 생마르그리트Saint-Marguerite와 생토노라 Saint-honorat가 있다. 생마르그리트Saint-Marguerite는 둘 중 큰 섬인데 칸의 옛 항구 비외 포르에서 배로 15분이면 닿는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철가면>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철가면>의 모델인 수수께끼의 죄인이 갇혔던 성채가 있다. 요새였던 이곳은 오랫동안 초소와 감옥 등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학생들에게도 좋은 견학 코스가 되고 있다. 좁은 감옥에 직접 들어가 보니, 철가면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성채 안의 박물관 뮤제 드 라 메르Musee de La Mer에서는 오래전 침몰한3해적선이나 화물선에서 건진 전시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와 소나무로 뒤덮인 섬은 산책하기에 좋다. 그리 크지 않아 1시간이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해안가는 동서양이 섞인 오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같은 지중해이지만 배 타고 불과 15분 걸리는 육지에서와는 바다 빛깔이 전혀 다르다. 깨끗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생마르그리트 섬은 현지인들이 망중한을 즐기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생마르그리트 섬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한 번 갇히면 영원히 탈출할 수 없는 유배의 섬이었지만 <철가면>과 달리 <뇌>의 주인공은 건너편 섬으로 헤엄을 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외롭고 어두웠던 '유배의 섬'에서 이제 어둠은 사라지고 자유만 남았다. 자발적인 고립감을 느끼기 위해 15분만에 아름다운 섬으로 외유를 떠날 수 있는 칸 사람들이 마냥 부러웠다.

차창에 비낀 바다는 쪽빛이다. 빛바랜 열차 안에는 세련된 프랑스어가 빠르게 흐른다. 1년 중 300일가량 햇살이 비친다는 리비에라의 지중해는 강렬하다. 니스, 칸을 품은 코트다쥐르 지방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그 도시들에 반해 샤갈, 마티스가 여생을 보냈고, 해마다 5월이면 전 세계 스타들이 영화제가 열리는 칸(칸느, Cannes)으로 모여든다. 열차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가슴은 빠르게 요동친다. 니스, 칸은 여행자들에게는 ‘본능의 도시’다.

니스의 해변은 운치 있는 호텔들과 여유로운 산책을 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사색의 해변 '프롬나드 데 장글레'

본능은 테제베(TGV)보다 빠르게 전이된다. 파리를 두세 번 배회할 때쯤이면 니스, 칸은 또 다른 열망이 되고 마음은 벌써 코트다쥐르행 열차에 실려 있다. 니스역에서 해변이 가까운 것은 그래서 고맙다. 새로 생긴 매끈한 트램과 다운타운을 채운 가게들도 성급한 마음을 다독이지는 못한다.

골목을 달려 마주친 니스의 바다는 아득하다. 빼곡히 도열한 낮은 건물들의 꼬리와 파도의 포말이 수평선까지 맞닿아 있다. 이 해변을 사람들은 애완견을 끌고 더딘 산책으로 걷고, 자전거를 끌고 여유롭게 지난다.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 프랑스 남동쪽 끝 해변의 이름이 '영국인의 산책로'다. 예전 영국 왕족이 길을 가꾸고, 100여 세대의 영국인이 이곳에 정착해 살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먼 영국에서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니스의 해변은 휴양을 위한 안식처였다.

봄의 문턱을 넘어섰을 뿐인데 해변은 햇살에 몸을 맡긴 이방인들로 채워진다. 파리의 골목에서 오랜 건물을 응시하며 카페를 메우던 파리지앵들의 단상과는 또 다르다. 이들은 해변 위 의자에 나란히 몸을 기댄 채 햇살에 부서지는 코발트블루의 바다를 본다. 그리고 바다만큼 깊은 상념에 젖는다.

영국인의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

니스 구시가 골목골목에서 향기로운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해변의 유혹에서 헤어날 쯤이면 니스가 간직한 다른 매력들에 시선이 담긴다. 니스의 구시가는 해변과 맞닿아 있다. 구시가 살레야 광장(Cours Saleya)에는 꽃시장과 벼룩시장이 들어서고, 골목마다 앙증맞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민다. 낯선 가게에서 기울인 커피 한잔에는 바다향과 퀴퀴한 건물향이 녹아들어 있다. 힘겹게 오른 구시가 꼭대기의 콜린성(La Colline du Château) 공원은 니스 최고의 전망으로 화답한다.

니스는 발걸음을 뗄수록 다채롭다. 구시가와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장 메드생 거리(Avenue Jean Médecin)는 지척거리다. 분수와 높게 솟은 동상이 인상적인 마세나 광장(Place Masséna)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니스의 중심이자 경계가 된다. 마세나 광장은 매년 니스 카니발이 열리는 화려한 공간이다. 샤갈, 마티스의 흔적도 도시에 묻어난다. 해변 대신 고즈넉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미술관에 서면 그들이 이 도시에 머물며 느꼈을 상념이 전해진다. 마티스는 ‘모든 게 거짓말 같고 참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이다'며 니스를 묘사하기도 했다.



스타들의 숨결이 담긴 ‘욕망의 칸’

니스에서 칸으로 이동하면 호흡은 더욱 빨라진다. 니스에서 칸까지는 열차로 불과 30분. 칸은 영화제의 도시답게 기차역부터 이질적이다. 플랫폼에는 영화 포스터들이 즐비하게 붙어 있고, 최초로 영화를 만든 뤼미에르 형제의 대형 사진도 그려져 있다. 임권택, 전도연, 박찬욱 등 한국 영화인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칸은 어느새 친숙한 도시가 됐다.

영화관련 각종 포스터가 붙어 있는 칸역.

칸의 도심을 오가는 꼬마 열차.

칸의 도로에는 영화제의 상징인 종려나무가 늘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가로수들은 붉은 꽃들로 단장 됐고 그 아래로 꼬마열차가 지난다. 부티크 숍들로 채워진 바닷가 크루아제트 거리는 니스의 해변보다는 북적임이 강하다. 그 해변 끝에 들어선 국제회의장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있어 감정이입을 부추긴다. 이방인들은 과한 포즈와 길 한편에서 유명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을 찾는 것으로 욕망을 대신한다. 칸에서는 쉐케르 전망대에 오르거나 생트 마르그리트 섬(Île Sainte-Marguerite)으로 향하는 유람선에 기대 숨 가쁜 도시의 정취를 여유롭게 음미할 수도 있다.



가는 길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파리에서 니스까지 테제베(TGV)로 5~6시간이 소요된다. 니스에서 칸은 열차가 수시로 오간다. 칸 보다 니스지역의 숙소나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니스역 인근에 숙소를 마련하고 칸까지 당일치기 투어를 하는 게 편리하다. 프랑스 관광청을 통해 다양한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앙티브 전경
앙티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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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호들이 모여드는 휴양지답게 으리으리한 요트와 크루즈가 늘어서 있다.

영롱한 바다, 알록달록한 파라솔을 드리운 해변, 거리를 따라 곧게 늘어선 야자수와 예쁜 상점들. 프랑스 남동부 해안가의 코트 다쥐르Cote d’Azur 지방은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여름 로망 여행지다. 하지만 한여름에 이곳을 찾기란 녹록지 않다. 니스, 칸과 같은 명성 높은 휴양지는 턱없이 비싼 가격에도 방이 금세동난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차로 20~30분만 달리면 지중해를 더욱 낭만적이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소도시들이 수두룩하니까. 대표적인 곳이 앙티브Antibes와 쥐앙레팽Juan Les Pins이다.

랜드마크
랜드마크
앙티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주목받는 <노매드Nomad>.

먼저 앙티브는 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약 30분만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앙티브는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로 유명하다. ‘입체파의 거장’인 피카소, ‘빛의 화가’ 모네가 각기 다른 앙티브를 화폭에 담았다. “화가뿐만이 아니예요.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헤밍웨이, <위대한 개츠비>의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앙티브를 찾았죠.” 앙티브 관광청의 홍보 담당자인 루시가 설명했다. 굳이 그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성벽을 따라 걷는다. 오르막 길에 슬쩍 숨이 가빠올 때, 고개를 들어 성벽 밖을 바라다본다. 눈 앞에 펼쳐진 아득한 지중해바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용자가 있을까? 

피카소 미술관 외관
피카소 미술관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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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드로잉, 판화, 도자기 등 무려 245점이나 되는 피카소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는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야외 정원
피카소 미술관 야외 정원
피카소 미술관의 야외 정원. 담벼락 너머 눈부신 지중해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피카소는 60대를 앙티브에서 보냈다. 그는 지중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고성에 살았다. 중세의 대주교 저택이었다가 이후 그리말디 가문의 성으로 쓰였던 건물이다. 피카소는 1946년부터 16년간 여생을 앙티브에서 보내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거처이자 작업실이었던 그리말디 성은 현재 피카소 미술관이 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앙티브로 불러 모은다. 미술관에는 피카소가 앙티브에 머물 당시 작업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들을 둘러보면 그가 앙티브의 자연과(특히 성게!) 사람에 푹 빠져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의 작품들은 밝은색조를 특징으로 하는데, 남프랑스의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푸른 바다그리고 연인이었던 프랑수아즈 지로 Francoise Gilot 와의 행복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일 것이다. 

앙티브 재래시장
앙티브 재래시장
앙티브의재래시장인 마르셰 프로방살Marche Provencal.

“예술가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어요.조금 은밀한 곳이죠.” 루시를 따라 간 곳은 구시가의 재래 시장 맞은 편에 위치한 압생트바Absinthe Bar였다. 압생트는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마셨다는 독주. 그뿐만 아니라 피카소와 마네, 천재 시인인 랭보와 보들레르, 베를렌 등 19세기 말 예술가들에게 뜨거운 영감을 주었던 술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압생트가 스위스에서 탄생했지만 이것을 만든 이는 프랑스 의사라는 것. 장기와 육체의 활력을 높여주는 ‘강장제’로 개발했지만 이 술을 마신 사람들이 착란 증세를 일으키자 곧 금지되고 말았다. 프랑스의 경우 다시 정식으로 판매된 것은 2002년. 2003년에 문을 연 압생트 바는 과거 프랑스 전통 방식으로 압생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구멍이 송송 뚫린전용 숟가락에 각설탕을 올리고 그 위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려 압생트에 설탕물을 혼합해 마시는 것이다. 

셰프
셰프
레스토랑 라 파사제리에서 만나는 스타 셰프의 다이닝.

앙티브가 화가와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쥐앙레팽은 음악가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매년 7월이면 세계 재즈의 명인들이 쥐앙래팽으로 몰려든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페스티벌인 ‘쥐앙 재즈 페스티벌’이열리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이 되면 앙티브와 쥐앙래팽의 구시가는 매일같이 흥겨운 음악으로 들썩거린다. 남프랑스의 예술적 감성을 만끽하고 싶다면 앙티브와 쥐앙래팽을기억하길.



WHERE TO GO
▶앙티브와 쥐앙레팽에서 가볼 만한 장소들

피카소 미술관Musee Picasso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앙티브의 동쪽 구시가 언덕을 오르다보면 12세기에지어진 견고한 성채가 우뚝 솟아있다. 이곳은앙티브를 사랑한 피카소가 6개월간 머물며 다양한작품을 남긴 작업장이자 전시 공간, 그의 이름을담은 최초의 미술관이다. 피카소의 그림과 드로잉,판화, 도자기 등 245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장하고있다. 피카소가 앙티브에 머무를 당시 만났던 연인프랑수아 질로를 담은 <삶의 기쁨Joy de Vivre>이대표작.

OPEN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LOCATIONPlace Mariejol, 06600 Antibes
TEL+33-492-9054-20


르 나시오날Le Nacional
음식
음식
앙티브 구시가 나시오날 광장에 위치한 비프& 와인 레스토랑. 최고급 소고기를 사용한스테이크를 선보이는데 우리네 입맛엔 조금 질긴편이다. 다양한 종류의 장봉Jambon(프랑스어로햄), 소시송saucisson 등이 어우러져 나오는사퀴테리 플레이트, 로컬 생선 요리도 훌륭하다.국내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코트다쥐르 지방와인과 함께 즐겨볼 것.

OPEN월~토요일, 일요일 런치 낮 12~3시, 디너오후 7~10시
LOCATION61 Place Nationale, 06600 Antibes
TEL+33-4-9361-7730
WEBhttp://www.restaurant-nacional-antibes.com


레스토랑 라 파사제리Restaurant La Passagere
음식
음식
쥐앙레팽의 유일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위대한개츠비>로 잘 알려진 미국의 작가 프랜시스 스콧피츠제럴드가 살던 집을 개조한 호텔에 자리한다.레스토랑 라 파사제르의 이그제큐티브 셰프인요릭 티셰Yoric Tieche는 지중해의 맛과 향을느낄 수 있는 남프랑스식 정찬을 고급스럽게선보인다. 2016 고미요 어워드에서 ‘최고의페이스트리 셰프’로 선정된 스티브 모라치니SteveMoracchini의 예술적 디저트 또한 기대해도 좋다.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LOCATION33 Blvd Edouard Baudoin,06160 Antibes
TEL+33-493-610-279
WEBhttp://www.bellesrives.com/fr/barsrestaurants/restaurants/la-passagere


가든 비치 호텔Garden Beach Hotel
반달 모양의 쥐앙레팽 해안가 중앙에 위치해해변에서 고즈넉한 휴양을 즐기기에도, 시내나들이를 나서기에도 좋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쥐앙레팽 국제 재즈 페스티벌 기간 동안 뮤지션들이 즐겨 머무는 호텔로도 유명하다. 세련된테라스 라운지 바와 빨간 파라솔을 드리운 비치바는 한낮은 물론 뜨거운 여름밤을 즐길 수 있다.

LOCATION17 Blvd Edouard Baudoin,06160 Antibes
TEL+33-492-935-757
WEBwww.hotel-gardenbeach.com




<2016년 6월호>


에디터서다희
포토그래퍼전재호취재 협조레일유럽http://www.raileurop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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