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0번째 이미지

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활력을 얻고 있는 하노이 시내. 하노이는 남북이 나뉘어 만나는 DMZ처럼 '두 강이 만나는 도시'라는 의미다. [사진 제공 = 하나투어]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 안 가볼 수 없다. 사실 필자는 20년 언론사 기자 생활을 접고 작년부터 호찌민에서 카페 사업을 하고 있다. 호찌민도 그렇지만 하노이도 요즘 가장 핫한 공간이 K팝 콘텐츠를 가미한 'K카페'다. 사업차 10번 이상을 오간 곳이 하노이지만, 이번은 다르다. 사업 말고 철저히 여행지로 방문이다. 이런 세계적 이슈가 있을 때 가야, 뭔가 다른 느낌이 드는 법이다. 바로 하노이 1박2일 총알여행을 떠났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어디부터 가볼까. 필자의 여행노트를 뒤졌다. 서툰 베트남 생활, 꼭 가야 할 곳과 먹방 핫스폿을 꼼꼼히 기록해 둔 보석 같은 만물지다. 금강산도 식후경. 레스토랑 진격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여러 메뉴를 맛보고 싶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베트남의 물가를 고려할 때 값이 비싸다고는 인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 이에 가장 적합한 콘셉트의 식당은 응온빌라(Ngon Villa)가 아닐까. 1만8000원 정도만 내면 메뉴판의 빼곡한 맛 좋은 요리를 다 먹어볼 수 있어서다. 일종의 무한요리 개념이다. 

하노이의 스트리트 푸드로 유명한 통두이탄 거리에 있는 응온빌라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인테리어해 오픈한 식당인데, 인테리어가 외국 영화 속 서재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음식 맛은 너무 로컬스럽지 않고 정제된 베트남 음식이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으로 맛, 분위기, 서비스 3박자가 갖춰진 곳. 그래서 하노이 20대 여성들이 데이트하고 싶은 식당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60가지 요리를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먹방 메카 응온 빌라.

음식들은 하나같이 깔끔하고 세련되게 플레이팅된 스타일이다. 메뉴는 1인 1만5000원짜리부터 있는데, 무제한 메뉴가 있다. 36만5000동(VND)과 58만5000동. 

무제한 36만5000동짜리 요리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맥주 안주로 딱일 듯한 바삭한 칩이 애피타이저로 나온다. 이어 직원에게 몇 가지 음식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거이꾸온(Goi cuon), 반쎄오(Banh xeo), 스언느엉(suon Nuong)부터 찍는다. 어떤 음식이든 첫 시식이어서 먹는 방법을 모른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직원이 먹기 좋게 잘라주고 먹는 방법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거이꾸온은 딱 보면 월남쌈 스타일이다. 거이는 생야채, 꾸온은 쌈을 의미하는데 라이스페이퍼에 돌돌 말린, 완성된 형태로 나온다. 반쎄오는 쌀가루를 반죽해 빈대떡처럼 얇게 부친 크레이프(프랑스어로 얇은 팬케이크)인데, 약간 계란 지단 스타일로 좀 더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을 준다. 스언느엉은 일종의 숯불구이 고기이고, 이를 먹어 치우고도 '식욕 폭발'이 멈추지 않는다. 

다시 주문한 요리는 굴 요리. 익힌 굴 위에 양념이 올려져 있는데, 베트남 굴이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절도 들 정도로 맛있다. 바삭하게 튀긴 새우요리, 조개요리, 오리고기, 게튀김도 연달아 먹었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현지민의 소원 명당 하노이 문묘.

배가 부를 만큼 불러 계산한 후 나오니 이제는 걷고 싶다. 인근 호안끼엠 호수로 갔다. 베트남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 시민들의 쉼터로 소소한 삶의 모습이 엿보이는 곳. 거의 데이트하는 젊은이들이고, 간혹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한다. 이러한 호안끼엠 호수에는 재밌는 전설이 내려오는데, 레 왕조의 레러이가 이 호수에서 발견한 검을 들고 전쟁에 나가 명나라를 물리치면서 이후 승전을 알리기 위해 호수를 찾았는데 거북이가 올라와 그 검을 물고 갔다고 한다. 1968년에 이 호수에서 2m가 넘는 거북이가 발견되면서 호수 위 사원에 거북이 박제가 전시돼 있다고 한다. 

호안끼엠 아래 떠이 호수에는 호찌민묘역도 있다. 

잊을 뻔했다. 베트남 현지민들의 은밀한 소원명당. 필자 역시 사업 진행을 앞두고 이 핫스폿을 찾은 적이 있다. 바로 하노이 문묘. 공자를 모시기 위해 1070년 설립된 건물인데, 1442년부터 약 300년간 시행한 관리등용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곳이다. 사실상 공자묘인데, 베트남 현지민들에겐 중요한 시험이나 사업진행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는 명당으로 유명하다. 입장료는 성인 3만동, 학생 1만5000동. 5만동을 추가하면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받을 수 있다. 문득, 아쉬운 생각이 든다. 2차 미·북회담 장소가 DMZ였다면, 그리하여 필자가 먹방 투어로 돌아본 곳이 DMZ와 파주 일대였다면 어땠을까. 그러고 보니 하노이,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뜻 아닌가. 남과 북으로 나뉜 경계의 DMZ와 두 강 사이의 도시 하노이가 평행이론처럼 겹친 건, 그래서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트럼프, 김정은 파이팅이다. 

▶▶현지민의 귀띔…베트남 여행 즐기는 Tip 

1. 환전은 미리 동으로 바꿔갈 것 

출국 전 베트남 화폐 동(VND)으로 환전하는 게 낫다. 베트남 현지 환율이 좋다는 말이 있어 이중환전을 많이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미리 바꿔가실 것. 100동=4.83원 수준. 단 여유분은 달러로 보관. 

2. 버스 대신 그랩 앱 이용 

버스를 타겠다는 생각은 버리자.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이다. 버스 대신 '그랩'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게 꿀팁. 기본요금 1만동(500원) 수준에서 목적지까지 확실하게 데려다준다. 바가지 없고 안전하다. 

3. 베트남 여행 골든타임은 

아열대 습윤 기후다. 겨울이 쾌적해서 좋다. 11월부터 3월 사이, 지금이 딱 적기. 

[하노이(베트남) = 민석기 자유기고가]


마트나 백화점에만 원 플러스 원 상품이 있는 게 아니다. 여행에도 있다. 여행 고수들만 즐긴다는  경유 여행이다. 경유 코스 잘만 잡으면, 보너스로 한 국가를 더 찍을 수 있다. 끝내주는 원플러스원이다.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오늘은 특별한 보너스 여행편입니다. 이름하여 '스톱오버(경유) 여행지'. 비행기로 여행하는 자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게 바로 '스톱오버'입니다. 

경유 하니깐 벌써 갈아타기 귀찮으시다고요? 천만에요. 아예 경유 시간을 늘려 놓으면 볼거리 많고 가볼 만한 그 경유지 도시를, 제대로 둘러보는 원플러스 원 여행이 될 수 있는데요. 끌리시죠? 그럼, 출발합니다.


'스톱오버'
개념부터 알고 가자


스톱오버(Stopover) 개념부터 알고 가실게요. 

특정 도시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하여 최종 목적지에 가기 전, 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을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인천 출발, 홍콩을 경유하여 호주를 가는 스톱오버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호주뿐 아니라 홍콩도 여행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꿀이득'이 되는 셈입니다.

아, 물론 헷갈리는 게 있습니다. 일반적인 환승·경유는 경유지에서 1~23시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스톱오버와 차이가 있답니다. 

또한 스톱오버의 경우 짐을 중간에 찾아야 하고, 환승은 최종목적지에서 찾는다는 점도 다르답니다. 스톱오버는 항공사별로 조건이 다릅니다. 

당연히 출발 전 주요사항 체크는 필수. 대체로 무료지만 따로 비용을 내거나 비자가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잊을 뻔했네요. 반드시 항공권 발권 전에 신청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스톱오버가 가능한 도시들을 살펴볼까요?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스톱오버 8대 
'공짜 포인트'
베이징 자금성 [사진출처=픽사베이] 

① 베이징: 화려하고 거대한 도시

스톱오버로 즐기는 첫 번째 여행지는 베이징입니다.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중국 항공사를 이용할 때 훨씬 더 저렴한 거 아시죠. 

게 말해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200만원대라면,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 출발로만 바꿔도, 100만원대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까지는 저가항공을 타고 가야겠죠? 

스톱오버로 베이징도 구경하고, 여행경비도 아껴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 화려함의 극치, 자금성과 만리장성, 로맨틱한 스차하이까지. 

게다가 스톱오버 땐 72시간 무비자 여행도 가능합니다. 무비자로 중국 찍고, 72시간 안에 제3국으로 떠나면 끝입니다.

홍콩 빅토리아 항구 [사진출처=픽사베이]

② 홍콩 : 홍콩의 야경도 스톱오버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홍콩! 꼭 홍콩행 티켓을 끊지 않더라도 스톱오버로 홍콩의 야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캐세이퍼시픽(CATHAY PACIPIC), 홍콩 익스프레스를 이용할 땐 잊지 말고 스톱오버. 이게 여행고수들의 여행 공식입니다.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하노이 [사진출처=픽사베이]

③ 하노이: 쌀국수 왕창 먹자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동남아, 호주지역으로 여행할 땐 베트남항공이 아주 유용합니다. 베트남의 경우 특별히 수도인 하노이, 호찌민 두 도시에서 스톱오버가 가능하니 이 역시 외워두면 좋겠죠? 

사고자 하는 항공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딜 가도 맛난 음식과 저렴한 물가가 기다리고 있는 도시가 바로 하노이랍니다. 잊지 말고 베트남까지 구경하자고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진출처=픽사베이] 

④ 쿠알라룸푸르: 에어아시아와 크는 도시

이름도 낯선 쿠알라룸푸르. 발음도 어렵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이곳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와 말레이항공의 인기에 힘입어 관광도시로 쑥쑥 크고 있답니다. 

다민족 국가인 만큼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가 공존하고 있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독특한 볼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야경까지 멋진 도시라니 말 다한 거 아니겠어요. 스톱오버로 공짜니, 더할 나위 없겠죠?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전경

⑤ 싱가포르 :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곳

불안합니다. 어딜가나 안전한 곳이 없지요. 이럴 때 해외여행, 싱가포르만 한 곳이 없지요. 치안 좋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나라 싱가포르. 스톱오버 여행지로도 인기만점입니다.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데다가 유니버셜 스튜디오, 멀라이언 파크 등 볼거리도 많고 칠리크랩, 카야토스트와 같이 맛난 음식까지. 

여성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는 여행지 싱가포르. 같이 갈 친구들 다 소환하시면 됩니다. 아, 스톱오버 노하우 공개하시면 "야, 너 여행 도사다"칭찬도 덤으로 따라옵니다.

두바이 전경

⑥ 두바이: 사막 위에 세워진 꿈의 도시

두바이가 모래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것과 7성급 호텔이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계시다고요? 하지만 이건 모르셨을 겁니다. '스톱오버 여행지'로도 유명하다는 것. 

'꽃할배' 시리즈 기억나시죠? 그때도 로마로 향할 때 잠깐 찍은 곳이 두바이거든요. 아랍에미리트의 거대한 도시 두바이.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이 분수쇼를 보고, 이서진이 왕족을 만났던 바로 그곳이랍니다. 아, 글쓰다 보니 당장 비행기표를 끊고 싶네요.

터키 이스탄불 [사진출처=픽사베이]

⑦ 이스탄불: 유럽의 스톱오버는 여기

유럽으로 들어가는 관문, 터키도 있답니다. 이국적인 모스크와 다양한 액티비티가 기다리고 있는 터키. 예로부터 형제의 나라라 불리며 인기가 있었죠. 

요즘 테러 분위기에 휩쓸리면서 다소 불안하긴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로맨틱한 동유럽의 정취가 가득한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스톱오버하여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데. 터키, 누구에게나 한번쯤 가고 싶은 그런 도시거든요.

모스크바 크렘린 [사진출처=픽사베이]

⑧ 모스크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러시아. 신비로움을 간직한 러시아도 스톱오버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답니다. 

항공권에 따라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지만, 붉은광장, 크렘린, 성 바실리 성당 등이 있는 모스크바를 그냥 지나치긴 아쉽겠죠. 이제는 공항을 벗어나 보자고요. 당당하게. 스톱오버로.


베트남 하노이

하노이 중심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 남북으로 길게 이어졌는데, 녹음이 짙어 피서에 좋다. ‘환검’(還劍·검을 돌려주다)이란 뜻을 지녔다.
하노이 중심에 있는 호안끼엠 호수. 남북으로 길게 이어졌는데, 녹음이 짙어 피서에 좋다. ‘환검’(還劍·검을 돌려주다)이란 뜻을 지녔다. / 주한 베트남대사관 제공

예상대로 연휴 직전 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승객 절반은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베트남 노동자였다. 여행지로 향하는 한국인인 내 옆에 고향으로 향하는 베트남 청년이 앉았다. 기내 음료 서비스가 끝났을 즈음 그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베트남에 도착할 때까지 청년은 나를 계속 '루나'라고 불렀다. '누나'라고 발음을 바로잡아 주었지만, 유난히 살가운 태도에 루나면 어떠냐 싶었다.

누나보다 훨씬 발음이 어려운 그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대신 그가 스물다섯 살이라는 것, 안산의 가구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2년 만에 고향에 다녀오게 되었다는 것, 연휴 보너스로 가족 선물을 많이 샀다는 것, 고향은 비행기에서 내려 다시 몇 시간쯤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작은 시골 마을이라는 것, 그가 번 돈으로 그의 남동생이 하노이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것, 여동생들도 모두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는 것, 그런데 한국의 겨울은 너무 춥다는 것 등등, 그가 어눌한 한국어로 했던 얘기들은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공항에 도착해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뉘는 입국 심사대 앞에서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

하노이 시내까지는 영국 아가씨 두 명과 택시를 합승했다. 택시는 곡예 운전을 했다. 하노이가 가까워질수록 도로 가득 셀 수 없이 늘어난 오토바이들은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며 그 이상 곡예 운전을 했다. 나는 고향 마을로 향하고 있을 베트남 청년을 생각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생각했다. 내가 처음 알게 된 베트남은 월남전 파병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오래된 흑백사진을 통해서였다. 사진 속 아버지는 군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야자수에 기대 서 있었다. 한껏 웃음을 짓고 있어 어쩐지 전쟁터가 아닌 유원지에서 찍은 사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물론 청년이었다.

하노이 구시가 '여행자의 거리'라고 하는 '항박'의 어느 골목 어귀에 숙소를 정한 뒤 이내 거리로 나섰다. 삼시 세 끼를 쌀국수로 먹고 싶을 만큼 베트남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거리의 모든 식당을 차례로 섭렵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여행 후반에는 쌀국수보다 덮밥과 볶음밥에 매료되었고, 단골 식당도 생겼다.

1 하노이 야시장. 주민들의 유연한 몸짓이 활기를 만들어낸다. 2 소설가 이신조.
1 하노이 야시장. 주민들의 유연한 몸짓이 활기를 만들어낸다. / 이신조씨 제공 2 소설가 이신조.
하노이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난 것은 카메라를 들고 찾은 야시장에서였다. 항박은 동남아시아의 여느 휴양 도시와 닮은 듯하면서도, '이방인의 해방구'라는 느낌까진 들지 않는다. 젊은 상인, 젊은 연인, 젊은 부부, 그들의 어린 아이, 수많은 외국인이 섞여 있지만 그곳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엄연히 그들이었다. 그들이 유난해서도 배타적이어서도 아니었다. 군살 없이 가는 팔다리가 무심한 듯 유연하고 재바르게 움직이는 거리. 중국도 프랑스도 미국도 끝끝내 차지하지 못한 나라. 나는 사탕수수로 즉석에서 만든 주스를 마시며, 9300만 명이 넘는 베트남 국민의 평균 나이가 26세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하노이는 그 자체로 청년인 도시였다.

하노이역 맞은편에 있는 '문묘'는 1076년 세워진 베트남 최초의 유교 사원이다. 이후 유교 대학으로 변모해 매년 경쟁률 높은 과거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문묘가 세워진 지 천년쯤 지난 그날 오후, 고풍스러운 정원 이곳저곳에 미술 대학 학생들이 스케치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몇몇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들은 스케치하는 자세를 잡아주기도 했고, V자를 그리며 장난스러운 단체 사진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들 역시 비행기에서 만난 청년처럼 밝게 웃으며 살가운 호의를 보였다. 이내 한류 스타인 가수와 배우의 이름들이 내 귓전을 메웠다. 패기나 의욕, 도전 정신 같은 것이 맨 첫 줄을 장식하지 않는 젊음, 천진하고 무구한 젊음, 갓 데쳐낸 흰 쌀국수 다발같이 양순하고 부드러운 젊음….

서울로 돌아가는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어두운 도로를 달려 공항으로 향했다. 젊은 운전기사는 빗길을 과속했다. 나는 다시 아버지를 생각했다. 젊은 아버지는 월남전 당시 부대 내 지휘관의 지프를 모는 운전병이었다. 세상을 떠났기에 베트남은 아버지가 가본 유일한 외국이다.

[그래픽] 베트남 하노이 명소
[여행 정보]

하노이에는 여러 호수가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 시민들의 대표적 휴식처이자, 하노이를 찾는 외국인들이 여행 출발지로 삼는 곳이다. 15세기 왕이 이 호수에서 신비의 검을 낚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주소: Dinh Tien Hoang, Hoan Kiem). 호안끼엠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항박’ 거리는 호텔 식당 상점 등 여행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이 밀집한 여행자의 거리이다. 이곳에 있는 여행사들을 통해 하롱베이, 사파, 박하 등 베트남 북부의 다른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베트남 관광청 www.travelvietnam.co.kr).

베트남의 국민 영웅 ‘호찌민’의 묘역도 하노이의 명소다. 특수 방부 처리되어 유리관에 보존된 호찌민의 시신을 직접 볼 수 있다(주소: 2 Ong Ich Khiem, 관람 시간은 오전 8~11시이며, 시신 관리와 보존을 위해 9~12월에는 관람이 금지된다). 묘역 부근의 혁명 박물관, 역사 박물관, 호아로 수용소 등을 함께 둘러보면 베트남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퍼(pho·국수), 껌(com·밥), 반짱((Banh Trang·라이스페이퍼), 짜조(Cha Gio·스프링롤), 고이꾸온(Goi Cuon·월남쌈), 반미(Banh Mi·쌀바게트) 등의 기본 용어를 알아두면 편리하다. 보(Bo)와 가(Ga)가 각각 소고기와 닭고기를 가리킨다.

베트남이 쌀국수만큼이나 커피로도 유명하다는 사실은 이제 제법 알려져 있다. 베트남은 브라질에 버금가는 커피 생산 대국이다. 식민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의 영향으로 커피 문화는 일찍이 베트남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노점의 낮은 의자에 앉아 진한 아이스커피에 달콤한 연유를 넣은 베트남식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베트남의 스타벅스라는 ‘하이랜드 커피(Highlands Coffee)’는 맛과 서비스 모두 외국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주소: 1 Dinh Tien Hoang, 여러 체인점을 두고 있지만, 항박 거리 시티뷰 건물 3층에 있는 카페가 가장 유명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아시아의 나폴리 베트남 나트랑
11·12월만 우기, 늘 따뜻하고 쾌청한 날씨
수심 가시거리 30m… 수상 스포츠의 천국

베트남 나트랑에서 가장 큰 시장인‘담 시장’의 초입에 선 각종 해산물과 건어물을 판다.
여름휴가 시즌, 부담 없이 훌쩍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지로 동남아시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알려져 식상한 관광지가 많은 게 흠. 이럴 땐 베트남의 새로 부상하는 휴양지 나트랑(Nha Trang)에 주목해보자.

해변 레포츠 명소

나트랑은 수도 하노이호찌민에 비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베트남전 당시 '나짱'이란 이름으로 미 군수기지로 활용됐으며, 인근에는 우리나라 백마부대가 주둔했었다. 프랑스 식민통치 시기에는 유럽인들을 위한 휴양지로 개발돼 '아시아의 나폴리'라는 별명을 얻은 베트남의 숨은 보석이다.

나트랑은 11~12월 두 달 동안만 비가 내리고, 그 외에는 일 년 내내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다. 우기(雨期) 기후인 베트남 여타 지역과 달리 상당히 쾌적한 것이 특징. 덕분에 빼어난 자연환경과 기후를 배경으로 세계적인 리조트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스노클링·스킨스쿠버다이빙·제트스키·모터보트·카약·수중자전거 등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변모하고 있다. 나트랑 앞바다는 가시거리가 30m에 달할 정도로 스쿠버 다이빙의 최적지로 꼽힌다.

새로 들어선 리조트 중 최고로 꼽히는 곳은 혼쩨(Hon Tre)섬에 들어선 빈펄 리조트(Vinpearl Resort). 육지와는 페리나 케이블카로 연결된다. 리조트 앞에는 석호(潟湖·모래나 흙으로 바다에서 분리된 해변가 호수) 형태로 야자수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수영장이 있고, 건너편에는 길이 800m의 호텔 전용 백사장이 있다. 총 6만㎥ 규모의 워터파크와 고운 모래 백사장인 실크샌드(silksand) 비치, 대형 수족관 언더워터월드(under water world) 등도 볼거리다.

쾌적한 날씨가 계속되는 베트남 나트랑은 수상 스포츠 천국이다./여행마인드 제공
역사 유적지 풍성

나트랑 언덕기슭에 자리한 시내에서 가장 큰 절 롱선(long sun)사는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로 유명하다. 1866년 창건된 이 절의 언덕 꼭대기에는 흰 돌로 만든 24m짜리 거대한 불상이 있다. 도심에서 2㎞ 정도 북쪽으로 가면 8~14세기 만들어진 힌두교 사원인 포나가르(Po Nagar) 사원을 볼 수 있다. 포나가르 여신을 모신 28m 높이 탑은 하늘에서 보면 정확하게 만다라 구도라고 한다. 아치형 문 위에는 네 개의 팔로 춤을 추는 시바신이 그려져 있다.

혼쫑(Hon Chong) 기암괴석 지대를 가면 선녀산(Nui Co Tien)이라는 바위산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목욕하던 선녀와 함께 살던 신선이 하늘로 올라가자 선녀가 망부석(望夫石)이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다이아몬드 베이(Diamond Bay)는 2008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유치하고 지난해 미스 월드 대회를 개최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는 법

트랜스아시아투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에도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베트남항공으로 나트랑 특별 전세기를 띄운다. 베트남항공 A321 기종을 투입해 8회 운항할 계획이다. 이 전세기를 이용해 나트랑과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각각 2박씩 여행하는 상품은 하나투어에서 판매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