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제…빼곡하게 솟은 봉우리가 절경

중국 후난성에 위치한 장자제는 정교하게 깎아놓은 듯한 봉우리가 겹겹이 솟아올라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중국인조차 살면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장자제를 꼽을 만큼 인기 있는 여행지다. 여기저기 솟아난 봉우리들 사이로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을 때 드러내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 라싸 조캉사원

↑ 기암괴석 어우러진 바오펑후

◆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기암괴석 장자제의 절경은 억겁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약 3억8000년 전만 해도 바다였지만 수억만 년 동안 지각운동과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육지가 바다 위로 솟아오르고, 바위들이 깎여 나가게 됐다.

장자제는 어마어마한 규모부터 감탄을 자아낸다. 264㎢에 걸쳐 수많은 봉우리와 비경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장자제를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4~5일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가볼 곳은 장자제에서 가장 높은 해발 1300m에 자리한 전망대인 황스자이(황석채). '황스자이에 오르지 않고 어찌 장자제를 가봤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적힌 비석이 있을 만큼 명성이 높다. 공원 매표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정상에 서면 소나무와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펼쳐진다.

황스자이와 함께 장자제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톈쯔산은 늦게 개발된 덕에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구름 아래로 수백 개 봉우리가 손에 닿을 듯 겹겹이 늘어서 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새로운 세상으로 걸어가고 있는 기분이다. 톈쯔산 봉우리 중에서도 붓끝처럼 생긴 어필봉이 눈길을 끈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난 뒤 봉우리 사이에 붓을 꽂아놓은 것 같아 신기하다.

위안자제 역시 장자제 풍경구 내에서 독특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의 명물은 바로 높이 326m에 달하는 백룡 엘리베이터. 산속 동굴과 산에 걸쳐 수직으로 세워진 모습이 이색적이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뾰족하고 웅장한 바위들이 홀로 서 있는 풍경 또한 웅장하다.

◆ 바오펑후 유람하며 무릉도원 느껴 장자제 높은 곳에서 기암괴석과 봉우리를 감상했다면 이제 아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자. 깊은 산속에 자리한 바오펑후(寶峰湖ㆍ보봉호)에서는 장자제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여러 모양의 바위에 둘러싸인 바오펑후는 짙은 안개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모습이 무릉도원 그 자체다.

입구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선착장에 도착하는데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여행하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봉우리와 바위 사이로 돌고 돌아 호수를 유람하게 되는데 평화로우면서도 운치 있는 풍경에 무릉도원에 와 있는 듯하다. 호수 위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한 여인이 노래를 불러주기도 해 유람의 흥을 더해준다. 호수 중간 중간에 작은 섬들도 볼거리다.

바오펑후뿐 아니라 고요한 협곡이 이어진 진볜계곡도 놓칠 수 없는 명소다. 계곡을 따라서 약 6㎞ 구간을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인기다. 길 양쪽에는 나무와 삼림이 우거져 상쾌함이 느껴진다. 한번 걸으면 10년 젊어진다는 말도 전해지는데 그만큼 몸도 눈도 호강하는 시간이다. 숲 사이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빽빽한 봉우리들은 신비롭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하다.

△가는 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국동방항공에서 인천~창사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3시간 소요. 창사에서 장자제까지 차로 4시간~4시간30분 소요.


무릉도원은 흔히 인간이 찾을 수 없는 이상향을 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속세를 벗어나기를 갈망한다. 그만큼 현재 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세상은 넓고 포기하기엔 이르다. 시인 도연명도 깜짝 놀랄 만한 무릉도원이 중국 후난성 안에 있으니, 바로 ‘장자제’이다.

봉황고성 전경-퉈장을 경계로 양옆에 수상가옥이 즐비하다.



중국 최고의 고성에서 즐기는 신선놀음

후난성(湖南省:호남성)의 성도인 창사에서 기차를 타고 길수역에서 내린 후 다시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넘게 달려 봉황고성(鳳凰古城)에 도착한다. 천 년의 고도 봉황고성은 중국의 4대 고성으로 불릴 만큼 유명한 곳으로, 묘족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 덕분에 소수민족만의 특이한 민속풍습과 수려한 자연풍경, 아름다운 건축과 건물 등이 한데 모여 중국 최고의 아름다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봉황고성에 도착해 맨 처음 느낀 강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퉈장(沱江:타강)의 양옆에는 나무로 만든 집들이 들어서 있는데, 특이하게도 물위에 지어진 수상가옥 구조이다. 보통 상하 2층으로 지어지는 수상가옥은 땅도 절약하고, 건축비용도 적게 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상가옥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습기도 없고, 통풍도 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봉황고성은 원나라 때는 토성이었고, 명나라 때는 벽돌로 만든 성이었다. 당시 성의 둘레는 2,000m 밖에 안 될 정도로, 중국 여타의 성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고요히 흐르는 강물과 즐비하게 늘어선 전통가옥들의 풍경은 너무나 조화롭고 아름답다. 비록 생활 수준이 높지는 않다 하더라도, 매일을 덤덤히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모습 자체가 자연풍경과 어우러져 정겹고 친밀한 감정이 생긴다.


무엇보다 봉황고성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북적이는 여행객들이 명소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의 일반적인 답사여행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적인 생활모습 속으로 온전히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강가에서 야채와 과일을 씻고, 강물로 더러워진 빨래를 한다. 여행객들은 자연스레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평온한 일상을 온전히 눈으로 담아둘 수 있다. 가식적인 친절이 아닌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모습이 오히려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나룻배를 타고 한가롭게 노를 저으며, 강을 흘러가면 흡사 신선놀음이라 생각될 정도로 편안한 마음이 든다. 엷고 흐릿하게 감싸오는 안개 또한 기분 좋은 아늑함을 선사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맑고 청아한 노랫소리. 묘족 아가씨가 고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는 더없이 값지다. 말은 있지만, 글이 없는 묘족에게 노래는 삶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겨 있을뿐더러, 그들의 역사를 상징한다. 배를 스치는 강물소리와 옥처럼 고운 노랫소리를 듣다가 스스로 잠이 든다.

수상가옥과 나룻배-수상가옥은 강가에 옹기종기 밀집해 있다.

천자산 입구-안개가 많고 날씨가 습하므로, 우비를 미리 챙겨야 한다.



신선이 살 것만 같은 신비한 별천지

“사람이 태어나서 장자제(張家界:장가계) 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 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장자제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잘 표현해 주는 말이다.


장자제가 속해 있는 무릉원세계지질공원은 후난성 서북부에 위치해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역으로, 장자제 외에도 색계곡, 천자산 등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차를 타고 장자제를 향해 가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거대한 절벽과 암석들, 푸르른 식물들을 보면서, 도착하기도 전이 이미 압도된다. 가슴이 뻥 뚫린 것만 같은 청량감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맨 먼저 가게 될 천자산(天子山)의 이름은 한나라 때 유방에게 반기를 들고 일어난 향왕 천자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미 고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다 보면 회색빛 구름이 짙게 드리워지고 전망도 점점 희미해져 음산하고도 신비스런 느낌이 든다. 마치 사소한 풀잎 하나에도 의미가 깃들어 있을 것만 같다. 정말로 신선이 어디엔가 있을 것만 같은 환상적인 경관이다.


장자제 내에는 위안자제袁家界(원가계)라는 명소가 있다. 위안자제는 보통 1시간 정도를 산책하며, 자연 풍경을 감상하게 되는데, 그 중 백미는 천하제일교(天下第一橋)다. 천하제일교는 천생교(天生橋)라고도 하는데, 거대한 봉우리 아래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어 있다. 처음에는 그러한 사실을 몰라서 무심코 다리를 건너지만,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볼 때 시야에 들어오는 정말 멋진 절경에 넋을 잃게 된다. 천하제일교를 건너면 자물쇠를 파는 사람들을 쉽게 보게 된다. 이유를 물어보니 연인들이 이곳에 자물쇠를 걸고, 열쇠를 절벽 아래로 던지면, 두 사람의 사랑이 천년만년 이어진다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장자제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영화 [아바타]의 촬영지였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다 보면, 아바타상이 있어 여행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된다. 영화는 비록 미래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이곳 자체는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가 혼재하는 듯한 신비한 느낌이다.


장자제의 웅대하면서도 기이한 산세에 넋을 잃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탄사만 연발하게 된다. 아쉽지만 이제 발걸음을 돌려 하산할 시간이다. 내려올 때는 독일 기술진이 만들었다는 ‘백룡’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높이가 335m일 정도로 굉장히 높다.

호수 위로 피어난 소나무-아름다운 호수 위에 우뚝 솟아 있다.



호수에서 만나는 환상체험

이른 아침,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더욱 아름다운 보봉호(寶峰湖)의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인 보봉호는 무릉원의 대표적인 수경(水景) 중 하나이다.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토가족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양팔을 깍지 끼고, 뒤로 벌렁 누웠다.


저 멀리 희미하게 거북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보였다가 사라지고, 선녀가 강가에서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암벽 위에서 명상 자세로 앉아 있는 기묘한 형상도 보이는 듯하다. 그것이 사람인지, 신선인지 분간하기는 어렵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지금 내가 누워 있는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거늘. 인간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무릉도원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 바로 이곳에…….



가는 길


대한한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이 인천~창사 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 40분정 도. 창사에서 장자제까지는 버스로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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