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 '꽃보다 청춘-라오스' 편 첫 회의 반향은 실로 뜨거웠다. 여행 좀 할 줄 아는 세심한 남자 유연석, 해외여행이라고는 처음 가는 해맑은 청년 손호준 그리고 두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막내둥이 바로까지. 세 청년들의 흐뭇한 조합이 시종일관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 그리고 청춘들의 열정을 맘껏 불태울 수 있는 배낭여행객의 천국, 라오스가 잠자고 있던 심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밤늦은 시간, 수도 비엔티엔에 도착해 여행자 복장으로 변신한 청춘들이 젊은 혈기를 불사른 방비엥. 그리고 마지막 일정으로 그들은 라오스 여행객이라면 꼭 들르는 루앙프라방을 택했다. 방비엥의 추억을 오롯이 간직하고 싶다는 바로의 바람이 이뤄졌다면 그냥 패스할 뻔한 보석 같은 곳, 루앙프라방.
모처럼 루앙프라방의 사진 파일을 열었다. 여행 초보 손호준이 유일하게 가고 싶은 곳으로 꼽은 '폭포'며, 바로가 엄지를 추켜세웠던 맛있는 먹을거리 가득한 야시장까지. '꽃청춘'의 끝을 아쉬워하는 독자들을 위해 루앙프라방의 그림 같은 바로 그 곳을 콕콕 집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1 루앙프라방 국립왕궁박물관

라오스 국립관광청에서 펴낸 관광책자에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은 'The Sleeping Beauty'라고 소개돼 있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보석 같은 곳인 루앙프라방은 '큰 황금불상'이라는 의미로, 1904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시사방봉 왕을 위해 건설된 왕궁이었던 국립왕궁박물관에 그 큰 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가이드북이라도 박물관에 대한 설명은 빼놓지 않는 법. 하루만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우리의 유연석이 꼼꼼하게 둘러봤을 곳이었을 텐데.

2 메콩강 따라 찾아가는 팍우 동굴


시내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5km 남짓 상류로 거슬러 가면 팍우(Pak Ou) 동굴이 나온다. 신년이면 주민들이 불상을 들고 와 제를 지냈던 곳이다. 무려 4천여 개가 넘는 불상이 조용히 메콩강을 굽어보고 있는 모습이 신비롭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태국 여행을 다녀왔던 유연석에게는 더욱 특별했을 곳.

3 도자기 굽는 마을, 반상하이


반상하이는 도자기를 굽는 마을이라는 뜻인데, 현재는 술 빚는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술병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가까이 다가갔다가 화들짝 놀랐다. 뱀술을 좋아하는 한국 아저씨들이라면 눈독을 들일 법하지만, 우리의 청춘 3인방이 이곳에 들렀다면 그저 깔깔깔 웃음을 터트리며 사진만 찍고 돌아설 듯하다. 이 마을에서는 부지런히 베틀을 놀리며 옷감을 짜는 아낙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한 올 한 올 짰을 정성에 비하면 정말 미안할 정도의 가격에 전통 의상이나 스카프 종류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4 상의 탈의는 기본! 쾅시폭포

욕심 없는 손호준이 유일하게 욕심낸 곳! 비행시간에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여유로운 다이빙을 즐기는 청년들 덕분에 성격 급한 시청자들이 내내 마음을 졸이게 했던 곳! 건기에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천연 석회암지형 폭포인 쾅시(Kuang-si) 폭포도 빼놓지 말아야 할 관광지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듯 이어지는 거대한 물길을 따라 울창한 우림을 걷는 기분이 무척이나 청명하다. 건기에는 옥빛 물색을 유지하는 폭포 하류에서는 다이빙을 즐기는 청년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5 루앙프라방을 한 눈에 보는 푸시 언덕

해질 무렵 루앙프라방의 모든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푸시 언덕(Mount Phousi)이다. '꽃할배'들이라면 '헉' 할 만하지만, 우리 청춘들에게는 3백28개의 계단은 식은 죽 먹기였을 터. 무엇보다 그만 한 공을 들여도 좋을 만큼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끝내준다. 메콩강의 지류인 남칸강 너머 그림 같은 도시 전경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메콩강의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 셀카봉을 들고 360도를 도는 촬영을 하기에 이만 한 포인트가 없을 듯. 청춘들은 오르지 못한 이 언덕은 루앙프라방 전경 샷을 담아낸 헬리캠이 담아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6 라오스의 밤 문화, 몽족 야시장


라오스의 49개 부족(2011년 공식 등록된 부족 수) 중 소수민족에 속하는 몽족이 운영하는 시장은 그림, 스카프, 전등갓, 지갑, 의류 등 현지색이 짙은 공예품을 주로 판매한다. 호객행위를 하는 법도 없고, 흥정을 하자고 들면 '아유, 왜 이러시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못이기는 척 받아준다. 지금도 요긴하게 잘 쓰고 있는 라오스 승려가 그려진 종이 전등갓이 고작 2달러였다.
야시장 구경이 지칠 무렵, 청년들의 왕성한 먹성을 채워주었던 먹자골목 방문은 필수! 각종 육류부터 생선을 구워내는 바비큐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한쪽에는 볶은 채소, 면 요리, 샐러드 등이 한 상 차려져 있다. 1만 낍(1달러=8천 낍 수준)이면 한 접시 가득 먹고 싶은 양 만큼 골라서 담아갈 수 있다. 부지런히 낮 시간을 보냈을 여행객들은 좁은 골목에 놓인 테이블에 엉덩이 바짝 붙이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맥주잔을 기울이기에 여념이 없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마셨던 최고의 맥주인 '라오 맥주', 과연 청춘들은 몇 병씩이나 마시고 돌아왔을까?

7 루앙프라방의 백미, 탁발 행렬


예고편에서부터 엄청나게 등장했던 바로 그 탁발. 이 지역의 상징이자 현지인들의 삶을 피부로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광경이다.
라오스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는다. 탁발은 출가 수행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율 중 하나다. 새벽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시엥통 사원 경내에 발우(바리때)를 손에 든 승려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승려들의 행렬이 사원을 벗어나 시내로 들어서면 이미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이 발우 속에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담는다. 무릎을 꿇은 채 공양하는 소녀, 정성껏 찹쌀밥을 손으로 뭉쳐서 건네는 중년 여성, 대열에 합류한 푸른 눈의 관광객들까지, 누구 하나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세 청년의 진지한 공양 체험 장면을 기대해본다. 마추픽추에서 쏟아진 40대 청춘들의 뜨거운 눈물 못지않은, 이 세 청년들의 짐짓 진심어린 감흥이 브라운관 너머로도 진하게 전해왔다.

8 생생한 삶의 흔적, 아침 시장

탁발 체험을 마친 이들이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기는 곳이 바로 이곳 아침 시장이다. 막 담아내는 듯해도 국물 맛이 그만인 쌀국수 한 그릇이면 새벽같이 숙소에서 나와서 탁발 행렬을 따라 걸어야 했던 고된 일정을 이겨낼 수 있었을 텐데.
매일 오전 6시부터 열리는 아침 장터에는 형형색색 채소와 과일, 메콩강에서 잡아 올린 생선부터 사원에 바칠 꽃, 전통 의상, 생활용품까지 없는 것이 없다. 때로 지네, 자라 등 상상을 초월하는 먹을거리 판매상을 만나기도 하지만, 찹쌀도넛 같은 것을 튀기는 할머니부터 쌀국수를 말아내는 아주머니까지, 우리의 재래시장과 참 많이도 닮았다.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급작스럽게 떠나게 된 여행이라 카메라를 챙기지 못한 유연석이 못내 아쉬워했을 장소가 바로 이곳이 아니었을까 싶다.

루앙프라방은…

1975년 라오스 인민 민주공화국(Lao People's Democratic Republic)이 성립되기 전까지 라오스 왕국의 수도였으며, 지금은 제1의 관광도시로 알려져 있다. 연간 4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영향으로 유럽풍의 카페 문화도 잘 발달돼 있다. 관광도시답게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도 잘 구비돼 있는 편. 우기가 끝나는 10월부터 4월까지 둘러보기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
루앙프라방은 마냥 정적인 도시는 아니다. 메콩강 크루즈와 팍우 동굴, 반상하이 마을을 돌아보는 투어 패키지 외에 정글 트래킹, 래프팅, 코끼리 타기 등의 체험을 엮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현지 여행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2011년 현재 교민은 약 30명 정도. 한국영사관 대외협력원을 겸임하는 빅트리카페·갤러리(www.bigtreecafe.com) 대표 손미자씨를 찾으면 루앙프라방에 대한 생생한 정보는 물론 맛깔스런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인접 국가인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과 연계한 여행 계획을 짜는 이들도 많다. 라오스의 시간은 우리보다 2시간이 늦으며, 8천 낍이 1달러 정도에 통용된다. 푸시 언덕 등 주요 관광지 입장료는 2만 낍 내외. 디너 크루즈는 식사와 공연 관람비 포함 35~40달러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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