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간직한 고유의 감성과 아름다움… 숲 속에서 즐기는 온천욕이 선사하는 진정한 힐링

여행의 기쁨을 누리는 방법은 저마다 제 각각일 테지만,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움은 여행자 누구나 꿈꾸기 마련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달래줄 훈훈한 온기와 함께하는 쉼이 더욱더 간절하다.

온몸을 어루만져주는 천연 온천의 기운과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 곳곳에 자리한 전통가옥이 선사하는 고즈넉함, 안개 자욱한 호수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풍광까지…. 여행 자체가 쉼이 되는 그곳, 오이타에서 여유로운 휴식과 낭만을 누려보자.

유후인
유후인

저마다 간직한 고유의 감성과 아름다움이 온천마을 곳곳에

일본 규슈의 오이타현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온천 여행지다. 특히 겨울이 되면 따뜻한 온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더욱 즐겨 찾는다. 오이타현에는 일본 최대 온천지대인 벳푸와 아담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의 온천마을 유후인이 자리해 있으며, 각자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행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유후인역
유후인역
감성을 자극하는 온천마을, 유후인

오이타현 중부에 자리한 유후인은 벳푸와 군마현의 구사쓰와 더불어 일본에서 용출량이 많은 온천으로 손꼽힌다. 벳푸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후쿠오카에서는 2시간 남짓, 오이타 공항에서는 버스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유후인역에 내리면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유후다케는 웅장하면서도 자애로운 모습으로 유후인 지역을 감싸고 있는 산으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을의 모습을 새로이 단장한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이르는 길은 한적한 시골마을의 소담한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오래된 료칸을 비롯해 갤러리, 수공예품점, 캐릭터숍,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어 아기자기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이곳 길거리에서 맛보는 벌꿀 아이스크림은 주변 정취와 어우러져 더욱더 달큼하게 다가온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 드는 일본식 감자 고로케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이외에도 샤갈 미술관과 유후인 미술관, 테디베어의 숲 등이 둘러볼 만하다. 

유후인 거리 끝자락에 있는 긴린코 호수(金鱗湖)는 물고기 비늘이 석양 아래 비춰져 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호수의 바닥에서 온천과 냉천이 함께 솟아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며, 아침에는 수면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때때로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호수 근처에는 신사와 오래된 삼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유후인
유후인

긴린코 호수 근처에는 유후인을 대표하는 료칸들이 위치해 있다. 아무런 방해나 잡음 없이 고요한 휴식을 취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주위 풍경과 어우러지는 고즈넉한 건축미는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덤이다. 이곳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면, 자전거를 이용해 마을 구석구석 다녀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제껏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을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이 여행의 재미를 더할 것이다. 

유후인은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지만, 마을 곳곳 펼쳐지는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자연과 전통이 만들어낸 우아한 기품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그저, 유유히 흐르게 한다.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있는 벳푸

벳푸 온천
벳푸 온천
유후인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에 위치한 벳푸 또한 유후인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온천 지역이다. 이곳에는 2천800여 개의 원천이 있으며, 1일 용출량은 약 13만킬로리터 이상으로 그 규모가 방대하다. 풍부한 양만큼 유황과 산성, 식염, 철, 명반천 등 다양한 수질을 자랑하며, 교통까지 편리해 온천 휴양지로서 오랜 기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온 도시에 피어오르는 하얀 수증기는 이 곳만의 독특한 풍경. 땅 위로 올라오는 온천의 증기와 아스팔트를 뚫고 올라오는 열감은 그 자체로 기이하다. 시내 곳곳에는 열대의 야자수가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바다와 산을 감싸고 안은 듯한 도시의 형국이 포근함마저 들게 한다. 

대표적인 온천으로는 벳푸 8탕이라고 불리는 하마와키와 벳푸, 호리타, 간카이지, 묘반, 간나와, 시바세키, 가메가와가 있으며, 현지인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로 연일 붐빈다. 특히 묘반온천은 약용 효과가 뛰어난 천연 입욕제로 알려진 ‘유노하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이곳 유노하나는 300여 년 전 에도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채취 방법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묘반온천 지역은 유노하나의 결정체를 만들기 위해 지어진 원두막들이 줄지어 서 있어 토속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벳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온천 체험관광은 바로 ‘지옥순례’. 지옥순례 일대는 오래전부터 뜨거운 증기, 흙탕물, 열기 등이 분출되어 이곳 주민들로부터 ‘지옥’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지옥순례의 코스로는 붉은색 물빛이 인상적인 지노이케와 일본식 정원이 있는 청백색 열탕 시라이케, 코발트 하늘빛을 담고 있는 우미, 돌 사이로 수증기를 내뿜는 야마, 진흙탕에서 몽글몽글 공기방울이 터지는 오니시보즈 등이 있다. 기이하고 놀라운 자연현상을 눈앞에서 목도하면 오랜 세월 켜켜이 진행된 거대한 화산활동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각각의 지옥온천은 도보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모두 돌아보는데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지옥의 열기로 삶은 달걀을 맛보는 즐거움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유노하나 유황 재배지
유노하나 유황 재배지
이외에도 벳푸에는 무료 온천부터 100엔으로 즐길 수 있는 온천, 노천온천, 워터파크 시설을 갖춘 고급 온천까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온천이 있다. 특히 산 중턱에 자리한 료칸의 옥상에서 벳푸만을 내려다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이른 아침, 밤 시간 등 때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휴식을 선물한다.

일본 전통식 고급 료칸 마을, 구로가와

구로가와
구로가와

규슈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구로가와는 해발 700미터의 산속에 위치한 온천마을로, 규모는 작지만 일본인들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을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유후인에서 하루에 2번, 오전과 오후에 각각 출발하는 버스가 있으며,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마을에 들어서면 유후인, 벳푸와는 차별화된 예스러운 분위기에 젖어 든다. 옛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큼 전통적인 소박함과 자연미가 면면히 돋보이는 것은 물론, 굽이굽이 놓여진 가파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집중하지 않아도 곳곳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혼자만의 기분 좋은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흐르는 개울과 녹음은 어지럽힌 마음을 정화시키고, 길가에 피어 있은 수국과 나팔꽃은 순수한 낭만까지 전한다. 

숲 속에 자리한 노천 온천탕에서 산새 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온천욕은 그야말로 진정한 힐링을 선사한다. 왜 많은 이들이 꼭 한번 이곳을 찾고 싶어하는지 그 이유를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구로가와 마을에 자리한 일본풍의 상점들은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한 입 베어 물면 바로 사르르 부드럽게 녹아버리는 슈크림이 든 빵을 판매하는 가게는 빼놓을 수 없는 방문 코스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다미룸으로 구성된 일본식 전통 료칸에서 머무는 것도 추천한다. 온천욕은 물론 유카타를 입고 가이세키 요리까지 맛볼 수 있어 온천에서 즐길 수 있는 호사를 모두 누릴 수 있다. 가끔씩 유카타를 입은 서양인 관광객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이곳 온천마을에서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장면이다.

다카사키야마
다카사키야마
자연과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는 즐거움

온천 이외에도 오이타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다채롭다. 그 중 야생 일본원숭이 무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연동물원 다카사키야마와 오이타 바다를 테마로 한 수족관인 우미타마고가 대표적이다.

오이타시의 서쪽, 벳푸시와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다카사키야마는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에는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의 모습을, 여름에는 아기 원숭이들이 자유롭게 물놀이하는 광경을, 가을에는 이들이 고구마를 두고 다투는 장면을, 겨울에는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원숭이들이 뭉쳐 있는 진풍경을 관람할 수 있다. 

다카사키야마 근처에 있는 우미타마고 수족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돌고래는 물론 각종 해양동물을 만날 수 있으며, 신비한 바닷 속 이야기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실제로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머메이드 홀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야간개장 시기에 방문하면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감동과 경이로움이 있어 연인, 가족과 함께 꼭 한번 방문해볼 만하다. 

우미타마고 수족관에서 동쪽으로 약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는 시민들의 휴식처, 다노우라 비치가 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문 한적한 해변공원으로 야자수 나무와 곳곳에 놓여진 벤치 등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이타 시내에서 약 7~8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시내관광을 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번쯤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 자료협조 : 일본정부관광국(www.welcometojapan.or.kr)
                한진관광(www.kaltour.com)
                오이타현관광협회(www.visit-oita.jp)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일본여행이 더 가까워졌다. 이번 주말(12일) 규슈를 종단하는 신칸센의 완전 개통으로, 북단 후쿠오카에서 남단 가고시마까지 1시간19분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11월 KTX가 전면 개통돼 서울~부산이 2시간18분만에 연결된 상황이라 이번 규슈 고속철의 개통은 양국 철도관광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온천여행의 대명사격인 규슈지방은 일본 철도여행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날렵한 신칸센과 느릿한 관광열차에 번갈아 오를 수 있는 가하면, 일본 열차기행의 백미라 부르는 '에키벤' 투어의 매력에도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특히 구마모토~가고시마 중앙역 구간을 달리는 관광열차는 신칸센으로 30분이면 주파하는 거리를 4시간 30분에 걸쳐 구석구석 비경을 선보이며 열차여행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하카타~가고시마를 운행하는 신칸센.

◆규슈 신칸센 완전 개통으로 '한-일 철도관광 활성화 기대'

오는 주말 일본 규슈지역의 신칸센 완전 개통을 앞두고 일본 관광업계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12일 규슈 신칸센 가고시마 루트 전 노선(후쿠오카 하카타역~구마모토~가고시마중앙역)의 개통으로 규슈지역 교통에 일대 혁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규슈 북단 후쿠오카에서 남단인 가고시마까지는 그간 3시간 30여분 동안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 규슈 종단 신칸센 덕분에 그 절반인 1시간19분이면 일본의 남문(南門) 가고시마로 향할 수 있다.

이번 신칸센의 개통을 일본 사람들은 간사이(오사카 등 일본의 관서지방)와 큐슈가 가까워진, 일대 '교통 혁명'이라고 부른다. 한국 관광객들도 한결 빠르게 규슈지방의 명소를 둘러 볼 수 있게 됐다. 부산과 쾌속선(비틀)으로 연결되는 후쿠오카(하카타역)에서 구마모토까지는 신칸센으로 35분이 걸린다. 우리의 '서울~천안-아산역'쯤에 해당되는 거리다. 또 가고시마까지는 1시간 20여 분이면 도착한다. 서울 기준 수도권 관광객들도 한-일 철도기행을 한결 수월하게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개통 구간은 '하카타~구마모토역' 구간이다. 수년 전 부터 구마모토~가고시마 구간은 연결을 해둔 상태였다. 북단 후쿠오카부터 순차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중간 구마모토에서부터 아래 가고시마까지 신칸센을 운행했던 것. 얼핏 상식밖의 운행이다. 하지만 이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JR 큐슈 코지 카라이케 사장은 "중간부터 연결을 해놓아야 '절름발이식 운행'이라는 민원이 중앙 정부에 잘 먹힐 수 있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농반 진반 대답을 했다. 어쨌건 결과는 단시일 내에 완전개통이 실현됐다.

정식 개통을 앞두고 JR 큐슈의 신칸센에 미리 올라 봤다. JR 큐슈의 신칸센은 정차하는 역과 속도에 따라 미즈호, 사쿠라, 츠바메로 나뉜다. 시승 차량은 N700 계열 차량. 규슈 내에서는 최고 260㎞의 속도를 낸다. 날렵하게 레일 위를 미끄러져 나가는 열차는 몇 년 전 시승해 본 구마모토~가고시마 구간 운행 열차보다 내외부 모두가 업그레이드 된 사양이다. 열차의 앞부분은 고속 주행에 적합하도록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


신칸센에서 에키벤을 즐기는 승객들의 모습.

내부는 KTX와 제법 큰 차이가 있다. 좀더 모던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단박에 느껴진다. 3등급 클래스의 객실(최고급 그린석, 지정석, 자유석) 모두에 사용한 자연목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안온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특히 좌석이 넉넉했다. 앞뒤 거리가 비좁은 KTX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좌석마다 충전용 전원 포트가 설치돼 있는가 하면 승객들의 손이 닿는 부분에는 모두 점자를 새겨 시각장애인을 배려했다.

하카타역을 출발한 열차는 구마모토역까지 정확히 35분만에 도착했다. 코지 카라이케 사장은 신칸센의 생명은 '정시(定時)'와 '안전'이라고 설명했다. 1964년 신칸센 운행 이래 지금껏 운행차질 시간이 연간 30초 이내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규슈지역의 다양한 에키벤. 각 지역의 제철 식재료로 정성스럽게 장만한 음식을 담았다.

◆맛있는 열차 여행 '규슈 에키벤(驛弁) 관광열차'

철도의 왕국 일본에서도 규슈지역 철도는 다양한 관광 컨텐츠로 흥미로운 관광노선을 운행한다. 그중 '구마모토~히토요시~요시마츠~가고시마'를 달리는 루트가 백미로 꼽힌다. 빨간색 규슈횡단특급 구마가와(구마모토~히토요시), 이사부로-신페이(히토요시~요시마츠). 검정색 하야토노카제(요시마츠~가고시마중앙역)에 번갈아 오르면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일본 남부의 절경과 이색철도구간을 맛보며 느릿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고지대 산악을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스위치백 구간' 이사부로-신페이 호에서는'일본 3대 차창 풍광'으로 꼽히는 야타케의 '기리시마 연봉-에비노 평원'이 펼쳐진다.

이곳 관광열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에키벤' 체험. 열차속의 작은 성찬이라 할 수 있는 에키벤은 기차역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각 지방 특유의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토속 별미를 반합에 담아 철도 여행 중 맛볼 수 있는 재미난 식도락 아이템이다. 에키벤(驛弁)은 역을 뜻하는 일본말 '에키(驛)'와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當)'의 합성어다. 일본 에키벤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872년 일본 첫 철로 신바시~요코하마 구간 개통 16년 뒤인 1888년 주먹밥 도시락이 고우즈역에 등장한 게 그 시초다. 지금은 일본 열도 전역에 약 2500여 종의 상품이 있으며. 인기 음식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규슈 지역 철도에서는 매년 에키벤 콘테스트를 열 만큼 큰 인기다.

규슈횡단특급 '구마가와'

▶구마모토~히토요시 '구마가와'

칙칙하고 육중한 열차의 이미지에 빨간색 열차는 단박에 여행 분위기를 밝게 이끌어 낸다. 구마모토에서 히토요시까지 향하는 관광열차 구간에는 비 시즌 빨간색의 규슈 횡단 특급 '구마가와' 열차가 운행한다. 3월에서 9월까지는 'SL 히토요시'라는 증기 기관차가 다니는데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히토요시까지 향하는 구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느릿한 여정을 꾸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다. 일본 3대 급류 중 하나라는 쿠마가와 급류를 따라 이어지는 철길은 오지를 굽이돈다. 때문에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아 일상탈출의 묘미도 맛볼 수 있다. 이른 아침 강변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등 목가적 풍광이 이어진다.


열차내에서도 에키밴을 판매한다.
◇에키벤=구마모토역에서는 다양한 에키벤을 접할 수 있다. 우엉볶음밥에 족발, 생선간장조림, 고로케, 연근 겨자 등이 들어간 도시락 등 한결같이 먹음직스럽다. 대체로 가격은 1000엔 안팎. 그중 '영주님 도시락'이 유명하다. 호소가와 가문의 내력이 깃든 음식으로, 우선 밥부터가 먹음직스럽다. 하얀 쌀밥에 검정깨와 핑크빛 우메보시가 박혀 있어 색상부터가 예쁘다. 우엉, 당근, 동그랑땡, 삼치구이, 새우, 계란말이, 유부 등이 오밀조밀 예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 연근 구멍에 노란 겨자를 넣어 익혀낸 '연근 겨자'가 별미다. 영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보양식으로 구마모토의 명물로 통한다.


규슈 관광 열차 라인에서는 터널도, 급류도, 협곡도 만난다. 열차 여행의 낭만이 짙게 배어나는 구간이다.

▶히토요시~요시마쯔

히토요시에서 요시마츠로 향하는 구간은 '이사부로-신페이' 라는 열차로 갈아탄다. 이 구간은 눈이 즐겁다. 험한 준령을 넘는가 하면 긴 터널을 빠져 나와 대평원을 만난다. 산악열차에서만 볼 수 있는 스위치 백 철길을 경험할 수 있다. 야타케역~마사키역 구간에서는 홋카이도 카리카치곶, 나가노 오바스테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차창 풍광'으로 꼽히는 기리시마 연봉-에비노 분지의 비경이 펼쳐진다. 육중한 증기기관차를 전시해 둔 야타케역을 지나 긴 터널(2096m)을 나서면 키리시마연산 활화산이 구릉위로 펼쳐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한국이 보인다는 카라쿠니다케를 비롯해 최근 분화한 신모에다케도 키리시마연산에 자리하고 있다. 마사키역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마침 마을 사람들이 연 장터에서는 작은 조랑말이 음악 소리에 맞춰 엉거주춤 스텝을 밟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은어 에키벤.

◇에키벤=이 구간에는 이색 에키벤을 접할 수 있다. '은어 에키벤'. 초밥위에 은어를 초절임한 후 토막 내 올려 두었다. 자칫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싶지만 은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신선-상큼한 메뉴다.


관광열차 '하야토노 카제'

▶요시마츠~가고시마중앙역

요시마츠역에서는 근사한 관광열차에 오를 수 있다. 검정색 하야토노카제가 그것으로 전망용 대형 차창이 지붕 일부까지 덮고 있다. 실내 마감은 원목으로 마무리해 관광열차의 분위기가 한껏 난다. 열차는 차창을 향해 좌석이 배치된 파노라마좌석이다. 에키벤으로 유명한 카레이가와역을 지나자 개천을 따라 푸르른 대밭, 삼나무 숲이 이어진다. 얼마 후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나고 가고시마의 상징격인 '사쿠라지마' 활화산이 바다 건너 연기를 뿜고 서 있다. 최근 가고시마의 작은 도시 기리시마 인근 '신모에다케' 화산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60km가 떨어진 가고시마는 깔끔하고 조용한 모습 그대로다.


규슈지역 3년 연속 1등 에키벤 '카레이가와'

◇에키벤=규슈 관광철도 루트 중 에키벤으로 가장 유명한 구간이다. 규슈지역 에키벤 콘테스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카레이가와'를 맛볼 수 있다. 과연 200여 개가 넘는 규슈지역의 에키벤 중 1위를 차지한 명품의 맛은 어떤 것일까? 카레이가와는 얼핏 보기에도 화려하지 않다. 밥과 죽순, 표고버섯 조림, 야채 고로케가 담긴 평범한 도시락이다. 우선 자연 건조미 히노히카리에 표고와 죽순을 잘게 다져 지은 밥이 달달한 듯 맛나다. 식단은 철저하게 야채위주의 건강식단이다. 표고와 죽순을 넣어 튀긴 감자 크로켓, 수제 보리된장을 바른 가지와 단호박 구이, 무와 당근 식초 절임, 무말랭이 조림, 가고시마 특산 붉은 고구마튀김 등이 보기 좋게 담겨 있다. 싱싱한 텃밭을 밥상위로 옮겨 놓은 듯 기름지거나 느끼한 게 없다.

카레이가와는 조그만 시골동네의 아주머니들이 만든 '어머니표' 도시락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배어난 고향의 맛이 3년 연속 1등의 비결인 셈이다. 도시락 용기는 죽순껍질로 만들어 더 운치가 있다.

일본 만화책 '에키벤'의 일본 규슈지역편을 감수한 윤지원(JR큐슈 한국인 직원)씨는 "100년이 넘게 축적된 에키벤의 맛과 노하우를 경험하는 것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축이 될 수 있다"며 일본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에키벤투어 체험을 권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
=대한항공(후쿠오카, 가고시마, 나가사키, 오이타)과 아시아나항공(구마모토, 미야자키)이 규슈 직항편을 운항한다. 가고시마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부산에서 비틀호를 타고 후쿠오카의 하카타항으로 들어가 JR규슈를 이용하는 기차여행도 이색 코스가 된다. 규슈 내 특급열차 지정석과 보통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레일패스가 있다. 3일권 1만3000엔(10일부터 1만4000엔).

◆코레일 관광개발 길기연 사장

규슈 신칸센 전 구간 개통으로 한국 관광업계에도 큰 시장이 열렸다. 특히 철도관광전문여행사의 경우 더 그러하다.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철도여행 증가는 물론, 젊은이들 사이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열차 여행, 에키벤 투어 상품을 개발해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길기연 코레일 관광개발 사장이 관련 상품 개발을 위해 직접 신칸센 시승에 나서는가 하면, JR 큐슈와 관광상품 개발 및 판매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JR규슈 신칸센 완전 개통에 앞서 규슈 후쿠오카 시를 방문해 고지 가리아케 JR규슈 사장과 양국 철도연계 관광 방안을 협의한 길기연 사장은 "이번 규슈 신칸센의 완성은 혼슈 북단 아오모리부터 규슈 남단 가고시마까지 일본 본토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신칸센철도 시스템의 완성에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길 사장은 특히 "이번 대역사로 한-일노선 쾌속선 비틀호를 매개로 한 KTX-JR규슈 연계 철도관광이 활성화돼 양국을 찾는 여행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규슈 신칸센 개통을 계기로 코레일관관광개발이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부분은 에키벤(열차 도시락).오랜세월 에키벤을 출시해 온 규슈 철도를 벤치마킹해 우리 철도에도 맛과 멋이 듬뿍 담긴 열차도시락을 선보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길기연 사장은 "우리도 조만간 '금(金)수라'라는 고품격 한식 도시락을 개발해 KTX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의 에키벤 문화와 그 내용을 잘 살펴 우리 열차에서도 만족할 만한 도시락 상품을 선보여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안전한 '가고시마'에 놀러 오세요!

최근 일본 규슈 가고시마지역 관광업계는 큰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 폭발한 신모에다케 화산의 영향 탓에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본격 성수기를 앞둔 상황이라 걱정이 더 크다, 하지만 정작 가고시마 현지는 평온하다. 화산재 분진도 보이지 않는다. 신모에다케에서 60km가 떨어져 있는데다 편서풍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가고시마 이와사키호텔 서울사무소(02-598-2952) 조현제 소장은 "여행에 있어서 안전만큼 중요한 게 또 없다. 가고시마 지역은 이번 신모에다케 화산 폭발의 영향 밖에 있다"고 강조 했다. 그는 또 "가고시마의 명물 사쿠라지마 화산은 벌써 몇 십년 째 분화하는 통에 관광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가고시마는 요즘 화사한 봄기운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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