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이 약 50일 남았다. 안 그래도 우울한 정국인데, 달력을 넘기다 보면 더 갑갑하다. 일요일 빼고 붉은색이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란 점에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바라고 바라면 문은 열리게 마련이다. 이렇게 올해를 보낼 수는 없는 법. 최근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는 올해가 가기 전 떠나면 좋을 가깝지만 개성 넘치는 아시아 여행지를 추천했다. 주말을 이용해 앞뒤로 짬을 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6곳을 엄선했다. 올해 마지막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분이라면 꼭 참고하시라. 

 기사의 0번째 이미지
① '순백색 순수의 도시' 일본 삿포로 

삿포로 하면 '하얀 눈의 도시'가 떠오른다.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삿포로 눈 축제와 따뜻한 온천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또한 삿포로 맥주박물관에서는 신선한 생맥주를 즐길 수도 있고 따뜻하고 진한 국물의 라멘을 맛볼 수 있는 골목 라멘 요코초도 있으니 미식 여행에도 그만이다. 삿포로의 겨울은 우리보다 더 추우므로 꼼꼼한 방한 준비는 필수다. 눈 축제 기간이 극성수기이므로 미리 숙소를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JR철도를 이용해 40분 정도 이동하면 삿포로를 만날 수 있다. 

② '1500년이 깃든 바위 도시' 스리랑카 시기리야 

스리랑카 중부의 고대 도시 시기리야는 기이한 모습으로 여행객을 반긴다. 피해망상증을 겪던 왕이 숨어 살기 위해 만든 정글 속 도시로, 1200개의 계단을 걸어 화강암을 깎아 만든 '사자 바위'를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그 광경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전한다. 독특한 모습의 화강암도 인상적이지만 90m가 넘는 바위에 새긴 벽화도 감탄을 자아낸다. 1500년도 더 된 작품이라는 것에 더 놀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기리야 벽화는 사진 촬영 불가다. 시기리야까지는 콜롬보 공항에서 버스를 이용해 캔디 또는 담불라를 거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③ '동서양의 역사가 숨쉰다' 인도 고아 

인도 서부의 고아는 함피, 우티 등과 더불어 인도에서 손꼽히는 휴양지다. 대체적으로 인도의 관광 인프라스트럭처가 낙후돼 있지만 고아는 비교적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옛 주도인 올드 고아와 현 주도인 판짐은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성당과 건물이 가득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리조트도 많아 휴양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해수욕을 하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고아까지는 뭄바이 공항에 도착해 고아행 버스를 이용하거나, 기차를 타고 티빔역(고아 북부)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④ '중국 안의 또 다른 중국' 홍콩 

화려한 도시와 그 안에서 즐기는 쇼핑이 홍콩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홍콩에 대한 그런 선입견을 깨고 다른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드래건스백과 라마섬, 사이쿵, 매클리호스 트레일 등을 찾길 바란다. 홍콩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깜짝 놀라게 될 요소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바다를 내려다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게 압권이다. 더구나 드래건스백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매클리호스 트레일은 꽤 험준한 코스를 지닌 만큼 초보자라면 유의해야 한다. 샤프 아일랜드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⑤ '도시 전체가 예술'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발리의 전통이 살아 있는 마을 우붓은 자연과 문화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다. 크고 작은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마을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예술이다.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모여 다양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 우붓에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많다. 우붓 팰리스와 몽키 포리스트도 매력적인 장소이며, 하루의 마무리를 발리 마사지로 해보는 것도 좋다. 많은 호텔과 리조트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꼭 찾아보시길. 

⑥ '바다 사막의 절묘한 앙상블' 베트남 무이네 

베트남 남부의 해변 도시 무이네는 휴식과 액티비티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작은 바닷가 마을로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와 사막이 공존해 이색적이다. 바닷가에서는 카이트 서핑을, 사막에서는 지프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화이트 샌드와 레드 샌드가 있는 사막 여행은 잊기 힘든 낭만을 안겨준다. 또 협곡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요정의 샘물도 놓치면 아까운 필수 코스. 해안가답게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일품이다. 무이네는 호찌민에서 버스로 5시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다. 


■ 위시빈과 함께 하는 '비밀 여행단'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인도 조드푸르. 이곳은 파랗게 물든 길거리를 걸어다닐 때 진가를 발휘한다.

'오사카, 홍콩, 타이페이, 방콕, 하노이까지…'. 벌써, 지겨우시죠? 압니다. 뻔한 곳이라는 거. 그래서 이젠 '아시아 여행' 하면 얼굴부터 지푸려지신다고요? 이런 분들, 지금부터 눈 크게 뜨십시오. 여행 '만렙(게임 최고의 레벨)'의 고수들만 찾는 숨은 여행지, 비밀여행단에서 공개합니다. 쉿. 조용히 다녀오시길. 소문나면 붐비니까요. 

① 산악 열차 풍경 끝판왕 엘라(Ella) 

인도의 눈물, 스리랑카. 보통 이곳 여행은 두 가지로 나뉘지요. 초대형 바위 위에 왕조를 꾸렸던 '시기리아 록(바위)' 투어와 실론티 투어입니다. 하지만 고수의 여행은 다릅니다. 여행 만렙 고수들이 하는 테마여행의 핵심은 기차입니다. 해안 열차와 내륙 열차로 나뉘는데, 특히 산악 지방을 달리는 '내륙 열차'가 압권입니다. 버킷리스트 포인트는 바로 엘라. 엘라를 찾는 단 하나의 이유는 '엘라 록'입니다. 마치, 다른 선계에 진입한 듯한 신비로운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지요. 산악 열차는 홍차로 유명한 도시들을 따라 질주합니다. 구시가지에서 홍차 한 잔도 잊지 말아야 겠죠. 

②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곳 에히메 

기시감이라는 게 있죠. 어디선가 본 듯한데, 본 것 같지는 않은. 일본 하면 누구나 '에이, 다 다녀왔지' 하시죠? 그렇다면 여기는 어떤가요. 놀랍게 기시감을 품을 수 있는 곳, 에히메라는 동네입니다.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드시죠? 맞습니다.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등장한 도고온천이 있는 곳이 에히메 현의 마쓰야마니까요. 요즘 여행 만렙 고수들은 독특한 분위기에 끌려 무조건 이곳으로 향합니다. 심지어, 봄날, 에히메는 벚꽃 구경의 베스트 포인트로 꼽히기도 합니다. 마쓰야마 성과 그 주변 공원에서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보며 신비로운 나들이 한번, 어떨까요. 

③ 태국 왕들의 럭셔리 쉼터 꼬시창 (Koh Sichang) 

한국 왕, 아니 태국 왕들의 귀한 기운을 몽땅 받을 수 있는 곳, 꼬시창입니다. 아, 태국 여름 명소 '꼬창'과 헷갈리시면 안됩니다. 꼬창은 패키지 여행 코스로도 묶여 있는 익숙한 곳이지만, 비밀 여행단은 거기 말고 '꼬시창'으로 갑니다. 태국 왕들이 힐링을 즐겼다는 곳. 우리에겐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고요? 태국인들만 몰래 가는 럭셔리 휴양지여서지요. 물론 럭셔리한 모습보다는 때묻지 않은 자연이 압권입니다. 화려한 사원과 태국인들의 웨딩 사진 스폿인 이곳. 버킷 리스트에 꼭 담아놓으셔야죠. 

④ 블루시티의 매력 조드푸르(Jodhpur) 

끝내줍니다. 칙칙한 인도의 풍경, 이젠 잊어주시죠. 온통 푸른색인 '블루 시티' 조드푸르. 카스트 제도 최고 정점인 브라만 계층이 귀족의 집처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건물을 파란색으로 칠해버린 거지요. 그래서 애칭이 '블루 시티'입니다. 아, 물론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메헤랑가르 요새 위에서 바라본 모습은 영화 '김종욱 찾기'에 등장했거든요. 정확한 위치는 타르 사막 입구고요, 성벽에 둘러싸여 묘한 모습을 이루고 있습니다. 요새의 빈티지한 색감에 대비되는 도시 전체의 모습을 봐도 좋지만 이곳 진가는 파랗게 물든 길거리를 걸어다닐 때 발휘됩니다. 주의 사항 한 가지. 색감이 너무 예뻐서 휴대폰과 카메라로 무지하게 찍어댈테니, '배터리와 메모리'는 두둑히 챙겨가시길. 

⑤ 타이베이 근교의 보물 '이란(宜蘭)' 

여행 제한 지역인 이란을 가라고요? 아닙니다. 이곳은 중동의 이란이 아닙니다. 타이베이 근교 '이란'입니다. 타이베이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면 닿습니다. 야시장으로 유명한 뤄동에는 '국립전통예술중심'이 자리하고 있지요. 이곳 대표 색은 빨강입니다. 빨간색 벽돌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예스러운 거리에 대만의 전통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놀라운 포인트지요.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지미 공원', 푸른 들판이 있는 '센트럴 파크', 검은색 해변이 인상적인 '와이아오 해변', 그리고 온천까지. 볼 것도 너무 많네요. '뻔한' 타이베이에 지치셨다면, 볼 것 없습니다. 

⑥ 다낭 냐짱을 찍었다면 판 티엣(潘切) 

다낭, 냐짱 찍은 분들, 베트남엔 이제 더 이상 멋진 곳이 없을 것 같죠. 천만에요. 있습니다. 그것도, 쌍으로. 판티엣&무이네. 요즘 들어서 부쩍 찾는 여행족이 늘고 있습니다. 혹, 덩그러니 해변만 있는 시골스러운 곳 아니냐고요. 또 믿기지 않겠지만 이곳, 세계 10대 세일링 비치에 시설 좋은 리조트도 줄줄이 서 있습니다. 게다가 '판티엣&무이네'가 특별한 이유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포인트라는 점이지요. 믿기지 않으시죠. 베트남, 그것도 사막에서 즐기는 사파리 투어라니요. 

⑦ 한폭의 그림 중국 구이린(桂林·Guilin) 

중국하면 베이징과 상하이만 떠오른다고요? 이제 야오산과 리장유람, 관옌동굴까지 신비한 모습을 간직한 구이린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물론 산 좋아하는 동호회 분들은 벌써 찍고오셨을테지만, 요즘은 이곳, 젊은 층도 찾는 '핫'한 여행지로 뜨고 있습니다. 이강유람에선 무조건 안개가 살짝 낀 날 배를 타셔야 합니다. 수묵 산수화 속 무릉도원 그림 기억나시죠. 그런 느낌입니다. 해와 달이 만난다는 일월쌍탑과 더불어 유람선을 타면서 유유자적, 물 위의 화려한 야경을 만날 수 있는 량장쓰후도 놓치지 마시고요. 

⑧ 한국인이 바글바글한 발리에 지쳤다면 우붓(Ubud) 

우붓은 발리 속 숨은 여행지입니다. 사원을 중심으로 푸른 계단식 논. 여기에 바다가 펼쳐진 휴양지. 곳곳에 박힌 특급 리조트. 이게 보통 발리하면 떠올리는 장면이지만 우붓은 다릅니다. 느긋한 마을. 골목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전통 가옥 안의 숨은 갤러리. 비밀 여행단 투어에 딱 맞는 힐링 명소가 됩니다. 우붓은 '예술 마을'로도 유명합니다. 거리를 지나다 느닷없이 만나는 길거리 갤러리에선 그림도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의외의 대박을 건질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붓 특유의 감각, 그 그림 속에 녹아 있습니다. 

⑨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석유와 천연가스. 그러니까 꺼지지 않는 불꽃이 상징인 나라 아제르바이잔. 발음도 힘든 이 나라의 수도가 바쿠입니다. 카스피해 연안에 둥지를 튼 이곳은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중세를 통째 옮겨놓은 분위기의 구시가지 차리 샤하르와 현대적인 건물의 아찔한 대비 앞에선 누구나 탄성을 자아내지요. 바쿠 투어의 백미는 밤입니다. 랜드마크인 불꽃 타워를 중심으로 화려한 야경이 펼쳐지거든요. 잊을 뻔했네요. 이 나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 캐비어. 당연히 준비물은 두둑한 지갑입니다. 카스피해를 내려다보며 최고급 호텔에서의 캐비어 요리라. 이곳에선 사치가 아니라, '머스트 두(Must Do)' 코스니까요. 

※자료제공 = 위시빈, https://goo.gl/eh9oqk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로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발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리 하면 멋진 바다와 아름다운 리조트만을 떠올리지만 매년 어김없이 나를 발리로 이끄는 것은 아름다운 바다도 럭셔리한 리조트도 아닌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다.

예술인의 마을로 불리는 우붓은 발리 중부에 위치해 있는데 울창한 밀림과 평화로운 라이스 필드가 어우러진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우붓 시장.

우붓 거리의 세리모니 행렬.

원래 약초와 허브 산지로 유명했던 우붓이 예술가의 마을로 거듭나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 발리 남부의 가장 강력한 영주였던 기안야르(Gianyar)의 영토로 부속되면서부터였다. 기안야르는 예술 방면에 지지를 아끼지 않았고 이후 전 세계의 예술가들이 우붓에 정착하여 발리의 독특한 음악과 춤, 종교에 매료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우붓은 그야말로 발리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되었고 현재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끊임없이 찾게 되는 매력적인 여행지로 점점 변모해가고 있다.

우붓의 관광은 주로 우붓의 중심을 이루는 두 개의 거리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나는 몽키 포레스트 사원이 위치한 우붓의 번화가 몽키 포레스트 로드이고 또 하나는 몽키 포레스트 로드와 나란하게 뻗어 있는 뒤쪽의 하노만 로드다.

합쳐봐야 몇 킬로미터도 되지 않는 이 길을 한 번이라도 천천히 걸어본다면 누구라도 우붓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우붓의 이 작은 거리에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누군가의 거친 손으로 슥슥 그려졌을 멋진 그림들과 섬세하기 짝이 없는 작품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때로는 액세서리로 때로는 가방이나 옷의 프린트로 때로는 기념품의 모습을 하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에 전시된 머나먼 예술품들과는 별개로 더 많은 감흥이 느껴지는 우붓은 거리 자체가 예술이다.

우붓의 몽키 포레스트 로드.

하노만 로드.

많은 여행자들이 우붓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로 멋진 숙소와 먹을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풀빌라문화를 선두하는 발리답게 우붓에서도 멋진 풀빌라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로는 한정할 수 없다. 울창한 숲과 푸르게 펼쳐진 논 등 주변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매력을 십분 활용한 우붓의 빌라들 또한 예술에 가깝다.

우붓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은 바로 먹을거리. 언제나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발리 남부의 인기 지역들과는 달리 우붓에는 유난히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사랑을 받아온 레스토랑이 많다. 그 옛날 농부들에게 블랙 라이스 푸딩을 팔기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우붓의 대표 레스토랑이된 카페 와얀부터 달콤한 립 하나로 모든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버린 누리스 와룽, 대통령이 방문해 맛볼 정도로 인정받는 유명 오리집 베벡 벵일, 그리고 허름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발 디딜 틈도 없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바비굴링집 이부오카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역사가 살아있는 오래된 레스토랑부터 단돈 2~3,000천 원이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로컬 레스토랑, 나비처럼 갖춰 입고 분위기 있게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레스토랑까지 이 모든 곳을 다 가보려면 한 달도 모자란 느낌이다.

바삭하고 고소한 돼지껍데기와 촉촉한 살코기가 잔뜩 얹어진 이부오카의 바비굴링.

분위기 만점,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렇듯 매력적인 우붓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은 아직 바다를 접한 다른 인기 도시들에 비해 많지 않다. 우붓 예찬론자인 나는 한편으론 이 아름다운 마을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이곳이 숨겨진 2인자로 조용하고 평화롭게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발리의 덴파사 공항까지는 대한항공, 가루다 항공을 직항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약 7시간이 걸린다. 덴파사 공항에 도착해 공항 택시 혹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약 1시간 정도면 우붓에 도착할 수 있다.

 

BALI

서퍼들에게 인기 높은 발리의 바다. 물놀이객들에겐 부담스러운 바다지만, 발리 남동쪽 누사두아의 해변은 잔잔한 살결을 가진 청량한 바다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물리아 발리 리조트'의 수영장 쪽에서 바다를 찍은 사진. 아래 사진은 '물리아'의 메인 수영장 모습이다. / 박은주 기자
'신들의 섬' 발리(Bali)는 '토건(土建)의 섬'으로 변신 중이었다. 오는 10월 APEC 정상회담의 개최지 발리. 지난 2002년의 테러 공포는 치유됐다 쳐도, 좁고 막히는 흙먼지 길은 어쩔 것인가. 그런 걱정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먼저 했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볼 수 없던 새 분위기가 발리를 휘감고 있었다. 공항엔 새 터미널이 올라가는 중이다. 새 길이 열리고 낡은 길은 넓어지고 있다. 응우라라이(Ngurah Rai) 공항과 누사두아, 베노아를 삼각으로 연결하는 해상도로, 발리 최초의 지하도가 건설되고 있다. 지금 바다에 박혀 있는 콘크리트 기둥들이 이어지면 아찔하게 속도가 나는 고속화 도로가 될 것이다. 4월 중 공사가 마무리되는 현장도, 하반기는 되어야 손을 털게 되는 곳도 있다.

이런 이유로 발리에서는 '거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도의 약 다섯 배 크기인 발리는 도로 상태가 열악해 조금 먼 길을 나서려면 큰 맘 먹어야 한다. 남쪽 리조트 밀집 지역인 울로와투나 누사두아에서 중부 우붓까지의 거리는 40㎞가 좀 넘지만, 운이 나쁘면 두세 시간도 더 걸린다고 한다. 대중교통은 이용하기 힘들고, 택시나 현지 가이드의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인사동과 게스트하우스를 좋아한다면, 우붓 

유럽인은 열광하고, 한국인에겐 저평가된 곳이 중부의 우붓(Ubud)이다. 우붓은 인사동 같다. 권리금이 몇 억인 지금의 인사동이 아니라, 이중섭의 은지화나 조선의 분청이 주인을 바꾸며, 막걸리에 낭만이 녹아있던 1960년대의 진짜 인사동. 발리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뭘 만드는 것을 잘한다. 직조나 염색 방법이 다른 각종 텍스타일과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과 강렬한 색채의 그림을 전시한 화랑도 만날 수 있다.

염색, 조각 등 발리 수공예 맛을 느낄 수 있는 누사두아의‘뉴 트레저 아일랜드’. 우리로 치면 작은 민속촌이다.
우붓의 숙소는 저렴하다. 30달러에도 괜찮은 게스트하우스를 구할 수 있고, 스파 요가 같은 이국 취미를 즐길 수 있는 특화된 리조트도 50~100달러면 고를 수 있다. 요란한 오토바이의 소음을 삶의 활력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들을 '가난한 자들'이 아니라 '우리의 옛날'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붓과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다.
ㅇㄴ
처음 가는 발리라면 누사두아

여행으로 먹고사는 섬, 발리가 APEC 개최지로 누사두아(Nusa Dua) 지역을 낙점한 데는 근거가 있다. 누사두아는 인도네시아가 여행으로 먹고살기로 작정하면서 처음 정한 관광특화구역이다. 80년대부터 이 목적으로 개발된 '발리의 청담동'. 확실히 간판도 도로도 발리 최고 수준이다.

누사두아의 쇼핑몰‘발리 콜렉션’토산품 매장에서 기자가 산 소품. 크기별로 다양한 나무 트레이는 가정집 식탁에 잘 어울린다. 길이 약 50㎝로 우 리 돈 약 1만1500원(10만 루피아). 아이들 소풍 갈때 걸어주면 좋을 끈 달린 라탄 가방은 3만9000원 (34만루피아).
깔끔하고 안전한 여행지를 원한다면, 누사두아나 울루와투(Uluwatu), 대표적인 번화가인 쿠타(Kuta)에 자리 잡고 해산물 레스토랑 밀집해변이 유명한 짐바란(Jimbaran)에 나가 외식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리조트에서 리조트로 유명한 리조트를 다니며 투어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급 리조트일수록 로비엔 각종 미술품과 가구가 즐비하고, 헬스클럽에는 최고급 기구와 요가 스트레칭 등 무료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하루 수백달러 방값에는 이런 비용이 다 포함돼있다.

◇'차경(借景)'의 미학, 발리 리조트

여자들에게 발리는 '풀 빌라(Pool Villa)의 섬'이다. 발리의 고급 풀 빌라는 대개 고지대(高地帶)에 있다. 발리의 바다는 상당수가 물놀이에 적합지 않은, 거칠어 짙푸른 바다다. 발리 리조트는 '차경(借景)'의 미학으로 한계를 돌파한다. 수영장이 해수면보다 높은 곳에 위치, 사진을 찍으면 수영장과 수평선이 중층적 구도를 이룬다. 울루와투의 불가리 리조트나 반얀트리, 짐바란의 아야나 리조트가 그렇다.

'캔들 라이트 디너(candle light dinner)'는 발리의 특장이다. 해 떨어진 리조트의 독채, 수영장에 붉은색 꽃잎을 가득 뿌리고 수십 개의 초를 켠 후, 버틀러(butler·집사)들의 시중을 받으며 코스 요리를 경험하는 것이다. 여성들에겐 일종의 로망.

여성들은 풀 빌라에서 이런 일을 한다. '풀에서 수영하기, 풀 옆에서 책 읽기, 버틀러가 갖다주는 아침 먹기, 요리사가 직접 독채로 와서 해주는 저녁 먹기….' 하지만 남자들의 느낌은 이렇다. '아 답답하다. 어디 나갈 데도 없고….' 풀 빌라는 아무래도 여성 취향이다. '아내에게 100% 봉사'가 여행의 모토가 아니라면 풀 빌라와 리조트 호텔을 안배하는 것도 방법이다.

4월부터 10월까지 건기(乾期)의 발리는 기온은 높아도 습도가 낮은 '하와이급 날씨'다. 3박 이하라면 남부의 누사두아나 울루와투 지역에서, 4박 이상이라면 먼저 우붓 2박으로 '사람 맛'을, 남쪽 리조트나 풀 빌라에서 2박을 하며 '물 맛'을 보는 것도 좋겠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