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454m의 빙하 산을 오르는 융프라우요흐 열차. 그린델발트, 휘르스트, 아이거글레처 등등 산악 마을을 차례로 지나며 엽서 같은 풍경을 쉴 새 없이 선사한다

융프라우, 또다시 스위스를 여행할 이유

상투적이지만 ‘아름답다’는 말만큼 잘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 아름답다. 산세가, 산에서 바라보는 마을이. 놀랍다. 수천년 동안 빙하 위로 흘러온 유수한 시간들이. 감사하다. 100년 전, 이 험준한 산자락에 열차를 놓을 생각을 한 사람들에게. 

●Top of Europe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젊은 여자’라는 뜻을 가진 융프라우(Jungfrau)는 수줍고 소극적인 여인이라기보다는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여성이다. 100년도 더 된 산악 열차는 해발 3,454m의 빙하 산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를 오르고, 그 아래로는 그린델발트(Grindelwald), 휘르스트(First), 아이거글레처(Eigergletscher), 쉬니게 플라테(Schnige Platte), 뮈렌(Murren) 등 산악 마을들이 저마다 개성미를 뽐낸다. 쨍하게 맑은 날보다 안개와 눈에 덮인 날이 더 많다는 융프라우의 날씨는 순전히 ‘운’에 달렸다. 

추천 코스(총 7시간)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 빌더스빌(Wilderswill)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 ▶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융프라우요흐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알펜호른(Alpenhorn)을 연주하는 사람들과 스위스를 상징하는 세인트 버나드

험난한 길을 뚫고 빛을 마주하다  

알프스의 3대 미봉 중 융프라우는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산이다. 4,158m 높이의 산이 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고, 새하얀 만년설로 뒤덮인 신비로운 자태가 고고한 산들과 어우러져 묘한 기운을 뿜어낸다. 톱니바퀴가 달린 융프라우 열차를 타고서 수천 살 먹은 빙하 안에서 산세를 감상하고, 그 빙하에 발을 디뎌야만 비로소 “스위스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다.  

융프라우 철도는 융프라우와 묀히(Monch) 산봉우리를 잇는 이음새이자 알레치 빙하(Aletschgletscher)가 시작되는 유럽 최고(最高)의 역 ‘융프라우요흐’까지 연중 내내 여행객들을 실어 나른다. 아이거(Eiger) 북벽을 관통해 융프라우 산마루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구상한 사람은 철도 엔지니어 아돌프 구에르첼러(Adolf Guyer-Zeller)였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신성하게 여겨지는 알프스를 뚫어 열찻길을 만드는 것에 반대했던 거센 여론과 자금난에 대처해야 했고 철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강추위, 눈사태, 폭발사고로 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1912년 8월1일,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거쳐 착공한 지 16년 만에 드디어 총 연장 9.34km의 융프라우 철도 정상으로 이르는 길이 완성됐다. 험난한 길 끝에 마주한 결과는 빛났다. 철도가 완성되고 90년이 흐른 21세기 초, 융프라우와 알레치 빙하는 세상 어디와도 비길 수 없는 풍광으로 알프스 산맥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만년설로 뒤덮인 신비롭고 묘한 자태가 장대하고 고고한 산세와 어우러져 영험한 기운을 뿜어낸다

융프라우를 가장 알차게 여행하는 방법으로 기차만 한 이동수단이 없다

비현실적인 풍경에 대처하는 법

융프라우 기차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편안하게 기차 안에 앉아 다이내믹한 스위스 경치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델발트, 벵엔(Wengen), 라우터부룬넨(Lauterbrunnen) 등 알프스 전통 산악마을과 뤼취넨(Lutschine) 계곡은 물론 아이거와 융프라우요흐까지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빌더스빌(Wilderswil)에서 열차를 타고 그린델발트로 이동 후 다시 연결되는 산악 궤도 열차를 타고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에서 내릴 것.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톱니바퀴 열차로 갈아타면 융프라우요흐역까지는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총 이동 거리는 9.3km 정도지만 아이거와 묀히의 산허리를 뚫어 만든 7km의 바위 동굴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소요된다. 

바위 동굴을 지나는 동안에는 해발 2,865m 아이거반트(Eigerwand)역과 해발 3,160m 아이스메르(Eismeer)역에 각각 5분간 정차한다. 이때 유리창 너머로 눈부신 설산과 아이거 북벽 빙하의 장관이 비현실적으로 펼쳐진다. 5분이라는 다소 짧은 순간이지만 이때 아주 최대한 경치를 만끽해 두어야 한다. 융프라우요흐역에서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다시 내려가는 길에는 다시 이 두 역에 정차하지 않기 때문이다. 

융프라우요흐 열차
운행기간: 연중 운행  
고도: 3,454m  
형태: 톱니바퀴 열차
소요시간: 약 2시간 20분(편도)  
운행간격: 1시간(시즌에 따라 30분 간격 운행)
왕복요금: CHF204.40(인터라켄 오스트 출발 기준)

 

무거운 가방은 두고 가세요
융프라우 철도 수하물 샌딩 서비스융프라우 지역에서는 짐스러운 캐리어를 가지고 다니거나 로커에 짐을 보관했다가 오로지 짐을 찾으러 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수고로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 1구간 기준으로 CHF10이면 역에서 또 다른 역까지 짐을 보내 주기 때문. 아침에 짐을 맡기고 여정을 마친 후 숙박 예정지와 가까운 역에서 짐을 찾으면 된다. 

융프라우요흐에서는 뭘 먹을까?
융프라우요흐에는 365일 문을 여는 5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스위스 요리와 인터내셔널 음식을 제공하는 크리스털 레스토랑(Restaurant Crystal)을 비롯해 알레치(Aletsch) 셀프서비스 레스토랑, 인도 레스토랑 볼리우드(Bollywood), 단체 관광객을 위한 아이거 레스토랑(Restaurant Eiger), 카페 바(Cafe Bar) 등 다양한 레스토랑 중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융프라우 VIP패스를 소지한 한국 관광객은 카페 바에서 바우처를 활용해 한국 컵라면도 구입할 수 있다.
전화: +41 33 828 78 88  
홈페이지: www.gletscherrestaurant.ch

알파인 센세이션에 무빙워크로 이어지는 길에서 융프라우 열차 건설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알파인 센세이션 입구. 스노볼 안에 융프라우 마을이 담겼다

겨울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융프라우요흐역까지 도착했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하늘색의 ‘투어(Tour)’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곧 스위스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27초 만에 3,571m 높이의 스핑크스 전망대로 데려다 준다. 전망대에 오르면 그 두께가 무려 700m에 이르는 알레치 빙하가 등장한다. 

햇살 아래 아름답고 황홀한 자태를 뽐내는 융프라우지만 날씨가 궂은 날에는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 치 앞도 내다보이지 않는 융프라우는 그래서 때로는 무자비하고 가혹하다. 하지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융프라우 파노라마, 알파인 센세이션, 얼음 궁전 등 융프라우요흐에는 날씨가 흐린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융프라우 파노라마는 4분간 아이맥스 파노라마 영상으로 융프라우 지역을 보여 주고, 알파인 센세이션에서는 스위스의 생활상을 담은 대형 스노볼과 융프라우의 과거와 현재, 융프라우 철도 건설 공사에 담긴 노력 등을 볼 수 있다. 무빙워크로 이어지는 길은 융프라우 열차 건설 당시의 모습이 그려진 벽화와 사진들로 장식되어 있으며, 공사 중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공간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얼음 궁전은 가짜 빙하가 아닌 진짜 빙하로 만든 거대한 동굴이다. 1934년 그린델발트와 벵엔에서 온 두 산악 가이드가 만들었다는 이 동굴 안에서는 곰, 독수리, 펭귄 등 동물 모양의 얼음 조각들과 미로처럼 이어진 동굴 등을 구경할 수 있다.

●Top of Adventure
액티비티의 천국
휘르스트(First)

알프스 산군 아래 둥지를 튼 산악마을 그린델발트는 다양한 트레킹 루트로 흩어지는 갈림길에 위치해 있다. 그린델발트를 출발해 좌우로 가득찬 융프라우 산들을 지나 휘르스트로 향하는 발걸음은 지치기는커녕 신나고 가볍기만 하다. 해발 2,168m 휘르스트 정상까지 향하는 곤돌라 아래로는 푸른 목초지가 펼쳐지고, 스위스 전통 가옥들이 엽서 속 그림처럼 점점이 자리한다. 겨울 스키와 눈썰매의 명소로 유명한 휘르스트지만, 꼭 겨울이 아니라도 하이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이킹부터 마운틴 카트, 트로티바이크 등 휘르스트에서의 경험은 무궁무진하다

추천 코스 
그린델발트(Grindelwald)(곤돌라 25분) ▶ 휘르스트(First) ▶ 바흐알프 호수(Bachalp-See) 하이킹(1시간) ▶ 클리프 워크(Cliff Walk) ▶ 휘르스트 플라이어(First Flyer) ▶ 마운틴 카트(Mountain Cart) ▶ 트로티바이크(Trottibike)▶ 그린델발트(Grindelwald)

스위스 하면 떠오르는 그림

1947년 체어리프트로 시작해 1986년 스위스관광청의 도움으로 새롭게 태어난 휘르스트 케이블카. 25분 만에 4,000m가 넘는 7개의 봉우리와 빙하의 장관을 속속 보여 주며 휘르스트 정상으로 안내한다. 2,168m 높이 산 위에 있는 휘르스트역을 오르는 동안 발아래 그린델발트 계곡과 초지의 풍경을 넋 놓고 바라보다 보면 25분이 마치 2.5분처럼 금세 흘러가 버린다. 

거대한 산봉우리와 빙하, 오밀조밀 모인 목조산장, 초록 초지에 아기자기한 색을 더하는 올망졸망한 야생화들. 그 자체로 한 폭의 작품을 연출하는 휘르스트는 베르너 오버란트(Bernese Oberland) 지역에서도 최고의 풍경으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계절에 따라 100~120km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는 물론 오솔길에 야생화로 뒤덮인 가벼운 산책길, 밧줄과 각종 장비를 이용한 모험 코스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들이 있으며 하이킹 코스들은 매년 겨울 스키와 눈썰매의 천국으로 변신한다. 

휘르스트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하이킹은 바흐알프 호수로 가는 하이킹(Bachalpsee Hiking) 코스다. 만년설로 뒤덮인 고봉을 바라보며 알프스의 초지를 걷는 길에서 우리가 흔히 ‘스위스’ 하면 떠올렸던 이미지 그대로를 만날 수 있다. 5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코스는 남녀노소는 물론이고 애완견과 함께 하이킹하는 사람도 적잖게 있을 정도로 비교적 수월하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도, 특출하게 빼어난 그 경치만으로 산을 오를 만한 이유는 다분하다.

휘르스트 곤돌라
크기: 6인승  
소요시간: 약 25분(편도)  
운행간격: 연속 운행
왕복요금: 그린델발트 출발 기준 CHF58(휘르스트 여름·겨울 VIP 패스 이용시 CHF42)

●Joyful First
휘르스트의 스릴만점 액티비티들

‘Top of Activity’라는 수식어는 그린델발트에서 휘르스트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가는 케이블카 안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케이블카, 자전거, 쿼드바이크에서부터 페달 없이 내려가는 트로티바이크, 마운틴 카트, 휘르스트 플라이어, 최근 신설된 클리프 워크까지 그야말로 액티비티들의 향연이 펼쳐지기 때문. 게다가 패러글라이딩, 겨울철 스키와 눈썰매까지 더해지니 이 모든 것을 경험해 보려면 하루 이틀을 꽉꽉 채워도 부족할 것 같다.

알프스를 날아오르다
클리프 워크(Cliff Walk)

휘르스트 정상 역에서 스릴 넘치는 절벽 트레일을 경험할 수 있다. 클리프 워크는 암벽에 다리를 고정시킨 절벽 길로, 트레일의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여 아찔함이 2배로 상승한다. 아이거 북벽의 장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빼놓지 않고 해야 할 일은 마치 알프스를 나는 듯한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
요금: 무료 

풍경 스캔에 사진은 덤
마운틴 카트(Mountain Cart)

2016년 처음 운행을 시작한 마운틴 카트는 슈렉펠트(Schreckfeld)역에서 탑승해 보어트(Bort)역까지 내려온다. 균형을 맞출 필요가 없는 데다 조작이 쉬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마운틴 카트의 최대 장점은 속도를 내어 달리다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면 잠시 멈춰 서서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
요금: CHF19(VIP 패스 소지자 겨울 운휴, 여름시즌 50% 할인)

페달 없는 자전거
트로티바이크(Trottibike)

페달 없이 서서 타는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타고 간다.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서 균형을 잘못 잡으면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뒷바퀴와 연결된 오른쪽 브레이크를 먼저 잡고 나서 앞바퀴와 연결된 왼쪽 브레이크를 잡는 게 순서다. 대여한 트로티바이크는 그린델발트역에서 반납하면 된다. 
요금: CHF19(VIP 패스 소지자 겨울 운휴, 여름시즌 50% 할인)

줄 하나에 매달린 짜릿함
휘르스트 플라이어(First Flyer)

휘르스트에서 슈렉펠트까지 800m를 잇는 휘르스트 플라이어는 줄 하나에 의지해 최고 높이 50m에서 시속 84km의 속도로 1분 만에 주파한다. 출발 신호가 떨어져 도착할 때까지 알프스 산에 둘러싸여 즐기는 짜릿한 기분을 알고 나면, 1분의 시간이 너무도 짧다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요금: CHF29(VIP 패스 소지자는 겨울 무료, 여름시즌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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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타고 '신이 빚어낸 알프스의 보석'과 만나는 체험은 떨림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에서 조망하는 봉우리와 빙하는 벅찬 전율을 만들어낸다. 감동은 깊숙이 들어설수록 옹골지다. 스위스 융프라우 지역에는 'Top of Europe'인 융프라우요흐와 함께 꼭 봐야 할 'TOP 5'가 있다. 



1. 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 

융프라우, 묀히, 아이거 등 스위스 알프스의 아름다운 봉우리들은 하늘과 닿아 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역(3454m)인 융프라우요흐까지 열차로 오르면 알프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융프라우와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3571m 스핑스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알레치 빙하는 남쪽으로 22㎞ 뻗어 있다. 북쪽으로는 국경 너머 독일 흑림지대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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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거와 묀히의 암반을 뚫고 완공된 융프라우 철로는 2012년에 이미 100년 세월을 넘어섰다.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면 스노펀 지역에서 여름에도 눈썰매와 집라인(자일 타고 빙하 위 날기)을 즐길 수 있으며, 얼음궁전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콜릿 공방을 방문하는 독특한 체험이 곁들여진다. 암벽 속 터널을 거닐며 산악열차의 역사를 더듬을 수 있는 알파인 센세이션도 문을 열었다. 융프라우요흐만 둘러보는 데도 1~2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특히 한여름에 묀히요흐 산장(3650m)까지 왕복 2시간 하이킹은 빙하와 고소를 한번에 체험하는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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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op of Adventure 휘르스트 

융프라우 일대는 체험 천국이다. 휘르스트는 알프스의 자연과 다양한 액티비티가 결합된 총아다.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닿는 휘르스트역(2168m)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들어서 있다. 절벽 아래 보행로를 따라 빙하 계곡을 내려다 보며 걷는 클리프 워크는 아찔한 산책이다. 봉우리를 배경으로 휘르스트 플라이어를 타거나 중간역 보르트에서 트로티바이크를 타고 그린델발트까지 마을길을 내려서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휘르스트 플라이어는 케이블에 매달려 시속 80㎞의 속도로 하강한다. 페달 없는 트로티바이크로 내리막길을 달리면 소가 풀을 뜯는 알프스의 전원마을이 바이크 옆으로 느리게 흘러간다. 7월부터는 더 센 마운틴카트도 운영된다. 평소 하이킹이 부담되었다면, 주저 말고 휘르스트역에서 바흐알프제까지 걸어본다. 산정호수까지 닿는 길은 알프스의 호흡이 고스란히 담긴 평이한 트레킹 코스로 이어진다. 









3. Top of Swissness 쉬니케 플라테 

빌더스빌에서는 100년 넘은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쉬니케 플라테에 오른다. 1893년 증기기관차로 운행을 시작한 이곳 산악열차는 출발역과 종착역의 고도 차가 1400m나 된다. 철길 밑으로는 인터라켄을 연결하는 튠 호수와 브린츠 호수가 아스라이 자태를 드러낸다. 해발 1967m의 쉬니케 플라테는 비밀의 화원이다. 이곳 알파인가든에는 에델바이스 등 알프스에서 자생하는 600여 종의 야생화가 피어 있다. 야생화 천국에서는 융프라우, 아이거, 묀히 세 봉우리가 정면으로 나란히 보인다. 쉬니케 플라테에서 마주하면 스위스의 명봉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어 'Top of Swissness'라는 별칭이 붙었다. 중간 간이역인 브라이트라우넨은 인터라켄 최고의 패러글라이딩 명소다. 



4. Top of Interlaken 하더쿨름 

융프라우의 감동이 빛나는 것은 설산과 어우러진 호수 때문이다. 융프라우가 유럽의 지붕이라면 하더쿨름은 융프라우의 관문인 '인터라켄의 지붕'이다. 해발 1322m 하더쿨름에 오르면 두 호수와 인터라켄 시내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아찔한 급경사를 퓌니퀼러 열차로 오르면 정상에는 360도 조망이 가능한 레스토랑과 공중에 매달린 듯한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이곳을 오르는 열차는 해가 저문 뒤에도 오가며 아득한 일몰과 야경을 위한 최적의 뷰를 만들어낸다. 주말이면 야외 테라스에 앉아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인터라켄에서는 호수를 따라 발걸음만 옮겨도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5. Top of Village 벵겐, 뮈렌 

융프라우에서는 고요한 산악마을에 머물며 하룻밤 묵어 본다. 가슴에 '나만의 기억'으로 남는 주인공들은 산 아래 작은 마을들이다. 융프라우 지역을 누비는 철도 노선은 모두 7곳. 이들이 서는 18개 역을 중심으로 동화 속 알프스 마을은 옹기종기 자리 잡았다. 그중 벵겐, 뮈렌 등 전기차만 오가는 산정에 들어선 청정마을은 알프스의 청아한 기운을 전해준다. 벵겐, 뮈렌에서는 아침 치즈가게에 들러 "Guten morgen!(굿모닝)"을 해보고, 갓 구워낸 빵도 맛본다. 땅거미가 내리면 마을 노천 바에 앉아 이곳 전통 맥주인 루겐브로이 한잔을 마신다. 알프스 봉우리 뒤로 별이 쏟아지는 정경만 바라봐도 진한 추억이다. 청정마을에서 출발하는 하이킹 코스 역시 초록을 갈구하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뮈렌에서 그리취알프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루트는 철로 옆 숲속길을 가로지른다. 벵겐에서 케이블카로 닿는 멘리헨에서 시작되는 파노라마 하이킹 코스는 아이거 북벽을 바라보며 클라이네샤이덱역까지 연결된다.  

▶▶ 여행 메모 

가는 길=스위스 취리히·제네바 공항에서는 기차로, 프랑스·독일에서도 직통 고속열차로 융프라우요흐의 관문 인터라켄 오스트역까지 갈 수 있다. 

숙소=융프라우 일대에는 호텔 외에 산장호텔, 호스텔, 스위스 샬레 가옥, 캠핑장 등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마련돼 있다. 장기 투숙이나 4인 이상의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스위스 전통 가옥인 샬레를 빌리는 체험도 가능하다. 

꼭 알아야 할 Tip=2개 산 이상을 등정 또는 하이킹할 경우에는 1~6일 VIP 패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융프라우 지역 7개 노선 철도 및 곤돌라 탑승과 다양한 액티비티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부터는 VIP 패스로 멘리헨 케이블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만 25세 유스 요금 할인이 적용된다. 상세한 현지 정보는 융프라우철도 한국 사무소인 동신항운(02-756-7560, www.jungfrau.co.kr)을 통해 얻을 수 있다. 

※ 취재 협조 = 융프라우철도 한국사무소 (동신항운·www.jungfrau.co.kr) 

[서영진 여행칼럼니스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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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성지순례

[투어코리아] 여행초보자들 여행을 떠난다는 자체에 설레지만 조금 더 생생하고 알찬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여행 좀 다녀봤다'고 이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를 참고해보는 건 어떨까. 이들의 선호여행지를 살펴보니 단순 명소 둘러보기식 여행보다는 코스프레미식출사건담 등 색다른 취향 맞춤형 테마여행을 즐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자사의 테마여행 상품인 '먹고찍고'의 2015년 매출이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이러한 테마형 상품은 단순 가이드 동행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가가 멘토로 동행하며 숨겨진 여행지 방문이나 사진레슨 등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 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장정만을 꼽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테마여행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여행사들도 더욱 특색 있고 다양한 테마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특별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흥미진한 이색 테마여행상품을 소개한다.

▲ 일본 세계코스프레 서밋 나고야

코스프레 관심 돞다면 '일본 세계코스프레 서밋 나고야'로!


애니메이션, 게임, 코스프레 등에 관심이 많다면 '일본 세계코스프레 서밋 나고야'가 열리는 일본 나고야로 가보자. 올해 14회를 맞는 '2016 월드 코스프레 서밋'은 한국을 포함한 30여개국의 코스튬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다. 라구나텐보스 등을 방문해 만화 속에서 보던 명소와 코스프레 모델을 배경삼아 촬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나고야 티비타워, 나고야성, 오아시스 21 등 나고야 곳곳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일본 여행 전문 작가 박용준(베쯔니) 작가와 떠나는 여행상품을 이용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는 덤으로 들을 수 있다. 박용준 작가와 함께 여행 기간은 7월 29~31일이며 가격은 69만 9천원.

▲ 일본 세계코스프레 서밋 나고야

스위스의 광활한 자연을 만끽하다!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투어'


스위스의 광활한 자연과 낭만적인 문화까지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면 스위스패스를 타고 떠나는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투어'가 답이다. 라보 와이너리투어를 시작으로 마테호른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수네가 호수 트레킹, 알프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융프라우, 스위스의 역사를 품은 도시 루체른 등 유명 명소들을 알차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인터파크투어의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투어 7박9일 상품'은 여행사진 전문 박성빈 작가와 함께 할 수 있어, 동화 속에 있는 듯한 스위스의 경치들을 더욱 특별하게 기록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기준 339만원.

▲ 스위스 융푸라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야곱이 선교를 위해 걸었던 것으로 알려진 산티아고 순례길.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많은 것을 버린 온전한 자신과 대화하며 삶과 내면의 방향을 찾을 수 있어 최근 주목받는 여행코스.


여행 전 이 곳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다면 김지선 여행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설명회'를 눈여겨보자. 산티아고 순례길의 의미와 여행 준비 및 노하우 등 실전팁까지 수백km에 이르는 여정 속에서 김지선 작가가 느꼈던 모든 것들을 생생하게 전할 예정. 설명회는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인터파크투어 8층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되며 참가 비용은 5천원이다.


한편,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테마여행상품은 '먹고찍고'를 가장 많이 이용한 연령대는 40대(37.2%)와 30대(32.9%)였다.


인터파크투어 기획운영팀 노선희 팀장은 '먹고찍고 상품은 널리 알려진 명소 외에도 현지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여행이 가능하며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여행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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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치 빙하 루트 

청량하다. 스위스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온몸에서 반응하는 첫 이미지다. 그 청량함을 품고 몇 걸음 걷다 보면 그동안 도시에 찌들었던 폐를 정화시키는 기분마저 든다. 심신 개조라고나 할까. 스위스 여타 도시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낮인데도 소란스러운 느낌이 덜하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재지 않고 느릿느릿. 출퇴근 시간 정도만 빼면 차도에서의 동맥경화란 찾을 수 없다. 반면에 다른 유럽 도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전동차나 자전거가 교통의 백혈구 역할을 대신한다. 

최근 스위스에는 자전거 여행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각 지역 관광청이 직접 나서 자전거 루트와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고, 7월 18일 열리는 투르 드 프랑스에 베른이 코스로 포함돼 자전거를 향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투어월드 독자를 위해 달궈진 스위스 자전거 열풍을 체감하며 스위스 곳곳을 자전거로 누빌 수 있는 코스 5곳을 소개한다. 두 바퀴로 달리는 스위스 여행,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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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치 빙하 루트

 알레치 빙하 루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알레치 빙하는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어느 누가 빙하를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을까 상상하겠지만 이곳에서는 현실이 된다. 그야말로 신비롭다. 

베트머알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트머호른에 오르면 알레치 빙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바로 여기서부터 하이킹이 시작된다. 피에셔알프와 마르옐제 호수를 향해 바위가 많은 하이킹 트레일을 따라간다. 트레일이 처음에는 커다란 바위가 많아 불편하지만, 곧 편한 흙길로 바뀌고 재미 요소로 즐길 만한 바윗길도 조금씩 나온다. 

1.5㎞ 정도 더 가면 암석 사태가 난 곳이 있어 자전거를 잠시 들쳐 메고 지나가야 하는 코스를 지난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이 구간만 지나면 비교적 순탄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여행 팁 = 총길이 약 9㎞로, 2시간 정도면 완주하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초보자들은 피해야 하는 구간이다. 어려운 능선과 비포장 등이 곳곳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레일의 전 구간에서 알레치 빙하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루체른 호수 루트 

알레치 루트가 선수급이라면 루체른 호수 루트는 '자전거 좀 탑니다' 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일 구간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호수 전망의 자전거 루트는 루체른에서 시작해 호수를 따라 교통박물관, 멕겐, 슈타트발트를 지난다. 이어 호숫가의 작은 마을인 퀴스나흐트, 가이스뷜, 벡기스, 비츠나우를 거쳐 스위스 연방이 탄생한 뤼틀리 들판이 있는 브룬넨까지 이어진다. 

 여행 팁 = 총길이는 40㎞. 고도 차가 560m나 난다. 호숫가를 옆에 끼고 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상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다만 루체른 시내와 브룬넨 등은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융프라우 뮈렌 루트 

융프라우 지역의 풍경과 지형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라우터브룬넨 U자형 계곡 구간이 백미다. 계곡 위로 햇살 가득한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많은 폭포를 볼 수 있다. 미텔베르그부터는 숲 윗길을 따라 이어진다. 유유자적 풀을 뜯는 소들과 알프스 야생화가 있는 목가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과의 전쟁이다. 이 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카노넨로흐르에 올라 블루멘탈 계곡을 따라 자동차 출입조차 금지된 알프스 산골 마을 뮈렌까지 가야 짐을 풀 수 있다. 

 여행 팁 = 이 구간은 워낙 산악자전거 루트가 잘 정비돼 있어 초급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모든 난이도의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시간적 여유가 없는 여행객이라면 뮈렌에서 빈터레그를 거쳐 다시 뮈렌으로 돌아오는 4.7㎞의 짧은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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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뮈렌 루트

 베른 헤르츠 루트 

'심장 루트(The Heart Route)'라는 뜻의 자전거 길이다. 구멍난 치즈로 유명한 에멘탈 지역에 펼쳐진 스위스 알프스 구릉지대를 따라가는 아름다운 여행 코스다. 완만한 구릉지와 초록 들판 등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길로, 마음 한구석에 길이 남을 만한 풍경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자동차 소리와 분주함에서 벗어난 한적한 트레일은 특히 이바이크족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루트를 지나는 동안 목가적인 풍경과 순박한 농촌 사람들의 환영은 덤이다. 굽이굽이 알프스 구릉지를 지나면 시원한 계곡이 땀을 식힌다. 

 여행 팁 = 전 구간에 이바이크 이용자들을 위한 배터리 충전소가 있어 편리하다.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생갈렌 라인강 루트 

생갈렌은 스위스 동부에 자리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도원과 부속 도서관으로 유명한 도시다. 이 루트는 옛 라인강을 따라 라이네크까지 이어진다. 

콘스탄스 호수를 따라 로르샤흐를 지나 알텐라인까지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옛 라인강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이 루트의 목적지인 라이네크에 다다르면 뫼르취빌과 호른을 지나 작은 고성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꼭 들러볼 만하다. 

 여행 팁 = 그림 같은 구시가지가 매력적인 라이네크는 다채로운 미식도 즐길 수 있어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또 생갈렌으로 돌아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장주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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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가보셨나요? 알프스 트레킹

"아름다운 베르네, 맑은 시냇물이 넘쳐흐르고, 새빨간 알핀로제스 이슬 먹고 피어 있는 곳. 다스 오버랜야 오버랜, 베르네 산골 아름답구나."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스위스 민요에 나오듯 알프스는 아름다운 곳이다.
알프스는 경관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거대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 8개 국가에 걸쳐 있다.

그중 몽블랑 지역과 더불어 널리 알려진 곳이 스위스의 베르너 오버랜드(Bernese Overland) 지역이다.

베르너 오버랜드에는 이름난 설산(雪山)이 여럿 있다. 아이거를 관통하는 등산열차 덕분에 잘 알려진 융프라우(Jungfrau·4158m)가 뮌히(Mönch·4107m)와 함께 처녀 총각을 상징하는 미봉(美峰)이라면 바로 옆에 장벽을 늘어뜨린 아이거(Eiger·3970m)는 알프스를 대표하는 험봉이다.

겨울과 초여름이 상존하는 알프스. 웅장하고 험난한 설봉들이 푸른 초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융프라우요흐 등산 열차의 중간역인 클라이네샤이덱을 출발한 트레커들이 베르너 오버랜드의 명봉인 아이거, 뮌히, 융프라우(왼쪽부터)를 등진 채 푸른 산릉을 오르고 있다.
 

이렇듯 아름답고 웅장하고 험난한 봉은 꼭 정상에 올라야 볼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먼발치에서 가슴 벅찰 만큼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빌더스빌(Wilderswil·584m) 역에서 등산열차로 50분 거리인 쉬니케 플라테(Schynige Platte·1962m)와 그린델발트(Grindelwald·1061m)에서 곤돌라를 타고 30분이면 올라서는 피르스트(First·2168m)는 베르너 오버랜드의 장엄한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대로 꼽을 수 있고, 두 뷰포인트를 잇는 트레일은 베르너 오버랜드 최고의 트레킹 코스라 할 수 있다.



빌더스빌역 철로에 세워진 쉬니케 플라테행 빨간 열차는 놀이공원에서나 봄 직한 꼬마열차였다. 허리를 굽혀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작은 열차 안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출발시각에 맞춰 열차가 느릿느릿 움직이자 세계 여러 나라의 노인이나 젊은이나 할 것 없이 놀이공원의 청룡열차를 탄 어린아이들처럼 즐거워하며 해맑은 미소를 띠었다.



꼬마열차가 톱니레일을 물며 된비알을 오르는 사이 역 주변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집집마다 창문 난간에 빨갛거나 노랗고 파란 꽃이 활짝 핀 화분이 놓여 있어 마을 전체가 풍경화다 싶었다. 열차는 며칠째 하늘을 덮고 있는 두꺼운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또 다른 수채화가 그려져 있었다. 울창한 숲이 터치돼 있는가 하면 푸른 초원에는 이슬을 머금은 채 아름답게 꽃을 피워놓은 갖가지 야생화가 그려져 있었다.



천상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져 구름바다 위로 올라서자 파란 하늘과 함께 하얀 산들이 반짝이며 맞아주었다. 아이거 북벽이었다. 높이 1800m의 북벽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 품이 훨씬 넓었다. 오른쪽의 '처녀 총각' 뮌히와 융프라우, 왼쪽의 베터호른(3692m)도 그 치마폭으로 감싸버릴 듯한 풍광이었다.



꽃밭을 가르며 피르스트로 향했다. 로우처호른(Loucherhorn·2230m) 어깨자락까지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The Sound of Music)'의 여주인공 줄리 앤드루스가 7명의 아이들과 함께 초원에서 뛰어놀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연상케 하고, 인드리 새기사(Indri-S�qgissa·2463m) 북사면의 설계(雪溪)를 가로지를 때는 험난한 알프스의 고봉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맨들레넨산장(Berghaus Ma"nndlenen·2344m)을 지나 봉화대처럼 솟구친 파울호른(Faulhorn·2680.7m)을 향할 때는 화성의 황량한 대지를 떠도는 우주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파울호른 정상에 올라서자 쉬니케 플라테에 올라선 이후 내내 길동무해주던 베르너 오버랜드의 명봉들이 고개를 치켜든 채 다시 한 번 반겨주었다. 산 아래로 최종 목적지 피르스트가 보이고 그에 앞서 코발트빛 바흐알프호수(Bachalpsee·2265m)가 반짝였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호숫가로 다가서자 물속에는 설산과 구름, 파란 하늘이 풍덩 빠져 있고 물고기들은 구름도 올라타고, 골짜기도 파고들며 유영하고 있었다. 물고기들은 '세상 사람들아, 산 아래서 북적이지 말고 이곳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게 어떻겠냐'며 꼬리 치며 유혹하는 듯했다.



트레킹 팁


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트레일은 베르너 오버랜드에서 최고로 꼽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며 조망이 뛰어난 트레킹 코스다. 트레킹 도중 맨들레넨산장과 파울호른 산장을 거친다. 약 6시간30분 소요. 여유롭게 걸으려면 빌더스빌역에서 오전 7시 20분발 첫 열차를 타도록 한다. 이후 오후 4시 45분까지 40분 간격 운행. 피르스트에서 그린델발트행 마지막 곤돌라는 오후 5시(7·8월 성수기는 오후 7시)이며, 와이어로프에 매달린 채 시속 90km로 800m 거리를 날아가는 피르스트 플라이(무료), 슈렉펠트~보어트 트레킹(50분), 서서 타는 자전거(10CHF)를 즐길 수 있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면 아이거 북벽을 관통하는 등산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요흐(3454m)에 올라 만년설산을 감상한 다음 하행길에 아이거글레처에서 하차해 아이거 북벽 기슭을 따르는 트레일을 걷기를 권한다. 약 2시간30분.



열차 및 곤돌라 요금(1CHF는 약 1310원·6월15일 기준)은 인터라켄 오스트-쉬니케 플라데 편도 38.4CHF, 휘르스트-그린델발트-인터라켄 오스트 편도 42.4CHF. 융프라우요흐와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일원을 하이킹할 경우 융프라우요흐 1회 이용 외에 인터라켄 오스트~클라이네샤이텍 열차 구간과 곤돌라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VIP 패스(2일 175CHF, 3일 195CHF)가 유리하다. 융프라우요흐(133CHF)와 쉬니케 플라테~프리스트 트레킹만 해도(80.8스위스프랑) 213스위스프랑이 넘기 때문이다.



스위스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열차역이라 자랑하는 융프라우요흐열차는 아이거와 뮌히를 관통하는 열차로서 융프라우요흐(3,454m)에 도착해 스핑크스 전망대(3571m)에 올라 세계자연유산인 융프라우를 비롯한 영봉들과 800m 두께로 22㎞나 뻗어내려가는 알레취빙하를 감상할 수 있고, 얼음궁전에서 보석 같은 조각들을 만날 수 있는가 하면 굴 밖으로 나가 설상차가 널찍하게 닦아놓은 눈길을 왕복하는 뮌히산장(3627m) 트레킹(왕복 2시간)이나 굴 입구 일원에서 눈썰매, 스키 및 스노보드, 자일타기 등의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베르너 오버랜드의 관문도시인 인터라켄은 국제선 항공기가 닿는 스위스 취리히나 제네바에서 열차로 접근한다. 취리히 약 2시간, 제네바 약 3시간 소요.


  1.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2.01.01 15:30 신고

    스위스의 융프라호는 배낭여행때가서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 곳이죠

  2. 배낭여행가 2012.01.01 15:40

    스위스에서 여길 안보면
    팥없는 붕어빵먹은거죠

  3.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6.06.10 08:04 신고

    쿠호우우어어어규역시 스위스

알프스 트레킹

"아름다운 베르네, 맑은 시냇물이 넘쳐흐르고, 새빨간 알핀로제스 이슬 먹고 피어 있는 곳. 다스 오버랜야 오버랜, 베르네 산골 아름답구나."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스위스 민요에 나오듯 알프스는 아름다운 곳이다. 알프스는 경관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거대하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슬로베니아 헝가리 등 8개 국가에 걸쳐 있다. 그중 몽블랑 지역과 더불어 널리 알려진 곳이 스위스의 베르너 오버랜드(Bernese Overland) 지역이다.

베르너 오버랜드에는 이름난 설산(雪山)이 여럿 있다. 아이거를 관통하는 등산열차 덕분에 잘 알려진 융프라우(Jungfrau·4158m)가 뮌히(Mönch·4107m)와 함께 처녀 총각을 상징하는 미봉(美峰)이라면 바로 옆에 장벽을 늘어뜨린 아이거(Eiger·3970m)는 알프스를 대표하는 험봉이다.

겨울과 초여름이 상존하는 알프스. 웅장하고 험난한 설봉들이 푸른 초원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융프라우요흐 등산 열차의 중간역인 클라이네샤이덱을 출발한 트레커들이 베르너 오버랜드의 명봉인 아이거, 뮌히, 융프라우(왼쪽부터)를 등진 채 푸른 산릉을 오르고 있다.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이렇듯 아름답고 웅장하고 험난한 봉은 꼭 정상에 올라야 볼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먼발치에서 가슴 벅찰 만큼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빌더스빌(Wilderswil·584m) 역에서 등산열차로 50분 거리인 쉬니케 플라테(Schynige Platte·1962m)와 그린델발트(Grindelwald·1061m)에서 곤돌라를 타고 30분이면 올라서는 피르스트(First·2168m)는 베르너 오버랜드의 장엄한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대로 꼽을 수 있고, 두 뷰포인트를 잇는 트레일은 베르너 오버랜드 최고의 트레킹 코스라 할 수 있다.

빌더스빌역 철로에 세워진 쉬니케 플라테행 빨간 열차는 놀이공원에서나 봄 직한 꼬마열차였다. 허리를 굽혀야 겨우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작은 열차 안에는 많은 여행객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출발시각에 맞춰 열차가 느릿느릿 움직이자 세계 여러 나라의 노인이나 젊은이나 할 것 없이 놀이공원의 청룡열차를 탄 어린아이들처럼 즐거워하며 해맑은 미소를 띠었다.

꼬마열차가 톱니레일을 물며 된비알을 오르는 사이 역 주변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집집마다 창문 난간에 빨갛거나 노랗고 파란 꽃이 활짝 핀 화분이 놓여 있어 마을 전체가 풍경화다 싶었다. 열차는 며칠째 하늘을 덮고 있는 두꺼운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또 다른 수채화가 그려져 있었다. 울창한 숲이 터치돼 있는가 하면 푸른 초원에는 이슬을 머금은 채 아름답게 꽃을 피워놓은 갖가지 야생화가 그려져 있었다.

천상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져 구름바다 위로 올라서자 파란 하늘과 함께 하얀 산들이 반짝이며 맞아주었다. 아이거 북벽이었다. 높이 1800m의 북벽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 품이 훨씬 넓었다. 오른쪽의 '처녀 총각' 뮌히와 융프라우, 왼쪽의 베터호른(3692m)도 그 치마폭으로 감싸버릴 듯한 풍광이었다.

꽃밭을 가르며 피르스트로 향했다. 로우처호른(Loucherhorn·2230m) 어깨자락까지는 영화 '사운드오브뮤직(The Sound of Music)'의 여주인공 줄리 앤드루스가 7명의 아이들과 함께 초원에서 뛰어놀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연상케 하고, 인드리 새기사(Indri-S�qgissa·2463m) 북사면의 설계(雪溪)를 가로지를 때는 험난한 알프스의 고봉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맨들레넨산장(Berghaus Ma"nndlenen·2344m)을 지나 봉화대처럼 솟구친 파울호른(Faulhorn·2680.7m)을 향할 때는 화성의 황량한 대지를 떠도는 우주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파울호른 정상에 올라서자 쉬니케 플라테에 올라선 이후 내내 길동무해주던 베르너 오버랜드의 명봉들이 고개를 치켜든 채 다시 한 번 반겨주었다. 산 아래로 최종 목적지 피르스트가 보이고 그에 앞서 코발트빛 바흐알프호수(Bachalpsee·2265m)가 반짝였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호숫가로 다가서자 물속에는 설산과 구름, 파란 하늘이 풍덩 빠져 있고 물고기들은 구름도 올라타고, 골짜기도 파고들며 유영하고 있었다. 물고기들은 '세상 사람들아, 산 아래서 북적이지 말고 이곳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게 어떻겠냐'며 꼬리 치며 유혹하는 듯했다.

트레킹 팁
쉬니케 플라테~피르스트 트레일은 베르너 오버랜드에서 최고로 꼽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며 조망이 뛰어난 트레킹 코스다. 트레킹 도중 맨들레넨산장과 파울호른 산장을 거친다. 약 6시간30분 소요. 여유롭게 걸으려면 빌더스빌역에서 오전 7시 20분발 첫 열차를 타도록 한다. 이후 오후 4시 45분까지 40분 간격 운행. 피르스트에서 그린델발트행 마지막 곤돌라는 오후 5시(7·8월 성수기는 오후 7시)이며, 와이어로프에 매달린 채 시속 90km로 800m 거리를 날아가는 피르스트 플라이(무료), 슈렉펠트~보어트 트레킹(50분), 서서 타는 자전거(10CHF)를 즐길 수 있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하면 아이거 북벽을 관통하는 등산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요흐(3454m)에 올라 만년설산을 감상한 다음 하행길에 아이거글레처에서 하차해 아이거 북벽 기슭을 따르는 트레일을 걷기를 권한다. 약 2시간30분.

열차 및 곤돌라 요금(1CHF는 약 1310원·6월15일 기준)은 인터라켄 오스트-쉬니케 플라데 편도 38.4CHF, 휘르스트-그린델발트-인터라켄 오스트 편도 42.4CHF. 융프라우요흐와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일원을 하이킹할 경우 융프라우요흐 1회 이용 외에 인터라켄 오스트~클라이네샤이텍 열차 구간과 곤돌라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VIP 패스(2일 175CHF, 3일 195CHF)가 유리하다. 융프라우요흐(133CHF)와 쉬니케 플라테~프리스트 트레킹만 해도(80.8스위스프랑) 213스위스프랑이 넘기 때문이다.

스위스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열차역이라 자랑하는 융프라우요흐열차는 아이거와 뮌히를 관통하는 열차로서 융프라우요흐(3,454m)에 도착해 스핑크스 전망대(3571m)에 올라 세계자연유산인 융프라우를 비롯한 영봉들과 800m 두께로 22㎞나 뻗어내려가는 알레취빙하를 감상할 수 있고, 얼음궁전에서 보석 같은 조각들을 만날 수 있는가 하면 굴 밖으로 나가 설상차가 널찍하게 닦아놓은 눈길을 왕복하는 뮌히산장(3627m) 트레킹(왕복 2시간)이나 굴 입구 일원에서 눈썰매, 스키 및 스노보드, 자일타기 등의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베르너 오버랜드의 관문도시인 인터라켄은 국제선 항공기가 닿는 스위스 취리히나 제네바에서 열차로 접근한다. 취리히 약 2시간, 제네바 약 3시간 소요. 열차시각 확인 www.sbb.ch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유럽의 얼음궁전을 걷다, 융프라우

분명 발밑은 끝없는 초록 융단인데, 눈길이 닿는 곳은 거대한 설벽(雪壁)이다. 자연이 빚어내는 형이상학적인 모습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분명 발밑은 끝없는 초록 융단인데, 눈길이 닿는 곳은 거대한 설벽(雪壁)이다. 자연이 빚어내는 형이상학적인 모습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 융프라우=최보윤 기자

스위스 융프라우를 떠올리면 마치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붙는 게 있었다. 바로 컵라면이다. 언제부터인가 융프라우 컵라면은 고행(苦行) 뒤 단 열매의 상징이 됐고, 융프라우에 올라 신라면 컵라면 한술 떠야 '유럽의 정상'을 제대로 밟았다는 표식 같았다.

그게 맹점이었다. 융프라우(4158m)는 '백년설' 말고도 '컵라면' 말고도 너무나 볼거리·할 거리들이 많았다. 하기야 그 어떤 이미지에 가려 제대로 된 맨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이번 한 번뿐이겠는가.

융프라우요흐에 들어선 린트 초콜릿 공방 겸 매장.
융프라우요흐에 들어선 린트 초콜릿 공방 겸 매장.
유럽의 지붕 속 '얼음 궁전'을 탐닉하다

융프라우 여행은 대개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시작한다. 오스트역에서 아이거글레처역(2320m)까지는 한 번에 갈 수 있지만 그 뒤엔 산속 동굴을 지나는 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역에 들러 5분씩 쉬어간다. 갑자기 해발고도 3000m가 넘는 봉우리에 가면 두통 등의 고산 증세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행 중 한 명이 갑자기 속이 울렁거린다고 소화제를 찾는 통에 잠시 비상이 걸렸다.

인터라켄에서 기차에 몸을 실은 지 한 서너 시간쯤 지났을까. 융프라우요흐(3454m)에 도착했다. 융프라우 산악철도 건설 100주년을 맞아 2012년 개관한 알파인 센세이션은 자꾸만 사진 찍고 싶어지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알프스의 모습을 담은 초대형 스노볼이 눈길을 끈다. 스노볼을 모으는 취미 때문인지 키를 훌쩍 넘기는 스노볼이 왠지 탐난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던 건 얼음 궁전. 알파인 센세이션이 '동화의 나라'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약 1000㎡의 거대한 미로처럼 이어진 곳인데, 1934년 두 산악 안내인이 빙하 속을 쪼아서 만들게 됐다는 이야기가 진짜 동화처럼 들렸다. 밖으로 나오니 한겨울이 따로 없다. 인터라켄에선 섭씨 25도를 넘나들었는데 이곳에선 영하를 가리킨다. 만년설에 뒹굴며 '러브스토리' 영화를 찍는 커플도 있었고, 아이처럼 눈싸움하는 이도 있었다. 곳곳에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이도 보였다.

얼마 전 융프라우요흐의 자랑이 또 하나 생겼다. 스위스 최고의 초콜릿 회사인 린트에서 유럽 최고 높이의 초콜릿 공방인 '린트 스위스 초콜릿 헤븐'을 열었기 때문이다. 린트는 2012년 기준으로 75억개의 초콜릿 볼을 생산할 정도로 스위스 초콜릿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지난 7월 열린 오픈식에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이자 린트 초콜릿 홍보 대사인 로저 페더러가 현장을 찾아 유럽 정상에서 열리는 '미니 테니스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초콜릿 제조 공정을 보여주는 기계를 거쳐 몇 분에 하나씩 초콜릿이 하나씩 나오는데 그건 '공짜'다.

융프라우요흐의 알파인 센세이션.
융프라우요흐의 알파인 센세이션.
알프스의 하늘을 날아보자

융프라우는 높이에 따라 계절이 바뀌는 것도 볼거리다. 야생화가 푸릇함을 과시하더니 이내 만년설이 덮인 봉우리가 시야를 덮는다. 가을이 되면 높이마다 푸른 잔디-울긋불긋한 낙엽-만년설로 사계절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융프라우 지역에는 융프라우요흐의 빙하 하이킹을 비롯해 아이거 북벽 하이킹, 융프라우 파노라마 하이킹, 야생화 하이킹, 호수 하이킹 등 76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다. 20여 개에 해당하는 제주 올레길 코스의 3배가 넘는다.

원래는 쉬니케 플라테(1967m)에 도착해 하이킹을 즐기는 코스를 택하려 했다. 푹 파인 분지를 가운데 두고 한 바퀴 도는 산책로로 600여종의 야생화를 관찰하며 산길을 돌 수 있다고 했다. 융프라우, 묀히, 아이거 북벽 등이 병풍처럼 펼쳐진 풍광은 덤이란다.
스위스 지도

그러다 휘르스트(2168m)에서 몸에 줄을 매단 채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휘르스트 플라이어'에 마음이 혹했다. 시속 84㎞로 날아 수십 초 만에 800m를 순간 이동시켜준다. 하이킹 대신 이를 택했다. 신혼부부나 연인한테 특히 인기란다. 정작 기다려 보니 모녀끼리 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린데발트(1034m)역에서 내려 약간 걸은 뒤 곤돌라를 타면 정상까지 도착한다. 번지 점프대 같은 곳에 한 명씩 4명이 올라 몸에 줄을 매단다. 땅을 내다볼 때는 아찔함도 느껴졌다. 문이 텅 하고 열리며 발이 쭉 밑으로 빠진다. 절로 '악'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역시 '안전'이 먼저. 잠깐의 속도감을 뒤로하고 나머지는 경치를 관람하고 내려올 수 있을 만큼으로 속도가 늦춰졌다. 시야가 탁 트인 것만으로도 이용료인 27스위스프랑(CHF) 값은 한 듯했다. 

i 융프라우 철도 한국총판인 동신항운(02-756-7560)을 이용하면 융프라우 철도 가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라켄 오스트에서 융프라우요흐까지 1일권은 140CHF(약 15만4000원·정상가 197.60). 오스트역에서 휘르스트까지는 55CHF(정상가 78.6). 2일 융프라우 VIP 패스는 180CHF(235CHF) 등이며 VIP티켓은 휘르스트 플라이어·컵라면 무료 제공 등을 비롯해 약 10만원 상당의 8가지 혜택을 받는다. 한국에서 융프라우행 직항 비행편은 없고 취리히나 제네바 공항에서 내린 뒤 기차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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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융프라우 산악마을'

융프라우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산악 마을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융프라우 철도.
융프라우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산악 마을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융프라우 철도. / 유승률 사진 작가
해발 2168m 절벽을 걷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는 빙하가 쓸고 내려간 넓은 계곡이 아득하고, 눈앞으로는 만년설을 얹은 산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는 두 걸음 앞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름을 몰고 왔다가도 순식간에 파란 하늘을 선물처럼 내보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절벽의 워킹'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만년설과 그 만년설이 녹아내려 수직으로 내려꽂히는 폭포, 수백 종류의 야생화,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마을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은 또 어떤가.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융프라우의 자연을 빠른 호흡으로 즐기고 싶다면 휘르스트로 가보자. '탑 오브 어드벤처'라는 수식어가 붙은 휘르스트에는 8월 중순 개장하는 '클리프 워크'를 비롯해서 짜릿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융프라우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익숙한 지명은 인터라켄이다. 요즘도 인터라켄에는 관광버스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의 다른 지역을 들러 1박 2일 일정으로 스위스를 찍고 가는 관광객들이 보고 가는 곳은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 인터라켄 오스트(동역)에서 융프라우 철도를 타고 알프스의 대표 봉우리인 융프라우의 턱밑까지 이동하는 코스이다.

아이거, 묀히 암벽을 뚫고 톱니바퀴의 힘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역에 오르다 보면 측정 불가능한 인간의 한계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인터라켄에서 이곳까지 올라가는 데만 2시간 20분이 걸린다. 이곳에서 한국의 컵라면을 먹고 22㎞에 이르는 알레취 빙하와 만년설에 감탄사를 쏟아내고 내려오면 한나절이 훌쩍 간다. 다음날이면 융프라우 지역을 떠나야 한다.

최근 들어 이런 관광 공식이 깨지고 있다. 패키지 여행상품이 아닌 자유여행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터라켄을 떠나 융프라우 곳곳에 있는 산악마을로 올라가고 있다. 인터라켄 오스트에서 출발한 융프라우 철도가 닿는 곳은 18개 역이다. 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없는 마을 벵엔, 폭포마을 뮤렌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산악마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중 융프라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은 해발 1034m에 있는 그린델발트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한국인 관광객도 최근 많이 찾는 곳이다. 호텔 침대에 누워서도 아이거 북벽이 한눈에 보여 '아이거 마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삼각형 지붕을 얹은 샬레 풍 목조주택이 푸른 목초지 사이에서 동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만년설 덮인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휘르스트는 융프라우 지역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만년설 덮인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휘르스트는 융프라우 지역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 중 하나가 '사계절 액티비티의 천국' 휘르스트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그린델발트에서 6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25분 정도 오르면 휘르스트 정상역에 도착한다. 융프라우 지역에서 가장 전망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베터호른, 슈렉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등 해발 3000~4000m에 이르는 알프스의 대표 봉우리들이 눈앞에 빙 둘러 펼쳐진다. 휘르스트의 모험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파노라마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겨울 스키족들은 리프트를 타고 해발 2500m 오베르요흐에 올라가서 그린델발트까지 융프라우 최고의 슬로프를 즐긴다. 그린델발트까지 표고차가 1500m 가까이 나기 때문에 쉬지 않고 단숨에 내달렸다가는 심장이 터질 듯한 충격이 따르기도 한다.

휘르스트 클리프 워크와 함께 휘르스트 플라이어도 도전해볼 만하다. 케이블에 매달려 시속 80㎞의 속도로 날아 내려오는 기구이다. 케이블카 아래쪽 정거장인 슈렉펠트역까지 알프스의 청정 바람을 온몸에 느끼면서 내려오는 기분이 짜릿하다. 다음 역인 보어트에서는 페달 없이 서서 타는 자전거인 트로티바이크가 기다리고 있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들의 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아기자기한 산악마을의 속살을 볼 수 있다. 내리막길이 있어 속도감도 제법이다.

휘르스트에 가면 꼭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산중호수 바흐알프로 이어지는 트레킹이다. 융프라우 지역에 있는 76개의 트레킹 코스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구간이다. 휘르스트 정상역에서 2㎞를 걷다 보면 만년설과 이어진 두 개의 호수가 기적처럼 나타난다. 만년설 옆에는 하얗고 노란 야생화가 지천이고, 호수에 비친 산을 보고 있으면 어디가 하늘이고 호수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휘르스트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하고 오면 융프라우를 눈이 아닌 마음에 담게 된다.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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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산악마을 즐기는 법:
 융프라우 지역의 산악마을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다면 융프라우 철도가 편리하다. 융프라우 철도 한국총판인 동신항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할인 쿠폰을 비롯해 1일부터 6일까지 여행 기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VIP 패스(160스위스프랑부터)를 구입할 수 있다. VIP 패스의 종류에 따라 산악마을 자유이동, 리프트권, 휘르스트 플라이어 무료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02)756-7560 
홍여사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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