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과 프람바난 사원

야자나무 울창한 밀림 너머로 검은색의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는 작은 동산 같이 보였으나 가까이 가니 거대한 돌탑이었다. 수천개의 각종 조각과 부조로 뒤덮여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간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 사원이다. 수많은 탑이 모여서 된 사원은 그 전체의 모양 또한 탑의 형상을 하고 있다. 복잡하면서도 장대했다.

사원은 자바 문화의 발상지로 불교·힌두 왕조들이 번성했던 고도(古都) 족자카르타(욕야카르타)에서 42㎞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화산으로 생긴 안산암을 쌓아 올려 건축한 사원은 열대 햇살 아래 검은색으로 변색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중부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기단 위에 사각형과 원형 단을 쌓아 올리고 수많은 불상과 탑으로 장식한 거대한 탑 모양의 사원이다. 1000여년 동안 화산재에 묻혀 있다가 복원됐다. / 인도네시아관광청 제공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밀림 속 거대한 석탑

야트막한 구릉에 세운 보로부두르 사원은 녹색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원은 산스크리트어로 '언덕 위의 불탑'이란 뜻으로, 모두 9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아래층에서 5층까지는 4각형 단(段)으로, 그 위 3층은 둥그런 단을 쌓았다. 정상에는 종(鐘) 모양의 중앙탑이 보였다. 사원은 한쪽 길이가 112m, 전체 높이는 31.5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거대한 화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쿠두평원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2010년 폭발한 머라삐 화산도 눈에 들어왔다.

사원은 동서남북 사방에 입구가 있고, 중앙탑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나있다. 급한 마음에 바로 중앙탑까지 한달음에 올라갔다. 하지만 사원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각층마다 있는, 사원을 한 바퀴 도는 회랑(回廊)을 돌아보아야 한다.

정상에서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동문 입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한층을 다 돌면 다시 한개 층을 올라가 역시 같은 방향으로 돌면 된다. 사원 벽에는 석가모니의 탄생과 출가, 득도(得道)에 이르는 과정을 비롯, 선재동자 등의 구도자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내용이 양각으로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불교와 관련된 고사(故事)와 종교의식 등 불경을 바탕으로 한 내용도 있다. 일반 백성의 생활상과 풍습, 다양한 동식물 부조도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부조는 모두 1460면으로, 전체 면적은 2500㎡에 이른다. 부조를 모두 연결하면 총 길이가 4㎞이고, 등장인물만 1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회랑을 걸으며 부조를 살펴보다 보니 30도를 넘나드는 아열대 기후와 적도의 따가운 햇살 아래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부처의 삶과 가르침을 표현한 부조는 속세에서 극락에 이르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순례자가 이 사원을 한층 한층 오르는 과정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여정"이라는 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다. 4개의 회랑을 모두 돌고 원형으로 쌓은 곳에 올라가자 야자림으로 덮인 평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생 끝에 맛보는 장쾌함이다.

보로부두르 사원 꼭대기에 있는 종(鐘)모양의 탑.
3개 층으로 된 원형단에는 종(鐘) 모양의 반원형 스투파(석가모니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구조물) 72개가 원형으로 늘어서 있다. 그 안에는 성인의 신체만한 크기의 불상이 들어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사색에 잠긴 모습이다. 아래층 회랑 주변에 있는 불상을 포함하면 이 사원에는 모두 504개의 불상이 있다고 한다.

사원은 1000여년 동안 잊혀져 있었다. 불교 왕국인 샤일렌드라 왕조에 의해 8~9세기 건설되었으나 11세기경 대규모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화산재에 묻혀 방치되어 있었다. 1814년 자바섬을 점령한 영국군에 발견된 후 수차례 복원작업을 거쳐 지금 모습을 되찾았다. 사원은 조각과 부조의 정교함과 예술적 가치 때문에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프람바난 힌두사원.
◇프람바난 힌두사원: 정교한 힌두사원의 백미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프람바난 사원은 정교한 조각과 세련된 균형미로 자바지역 힌두 사원의 백미로 꼽힌다. 멀리서 바라보면 드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거대한 석탑들이 서 있는 모습이다. 850년쯤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6세기 발생한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200여년 동안 방치되었다. 원래는 250여개의 탑들이 건립되었으나 지금은 18개만 복원되고, 나머지는 현장에 돌무더기로 남아있다.

사원들에는 힌두교 주요 신들의 이름을 붙였다. 중앙에는 47m로 가장 높은 시바 신전이 있고, 양옆에는 브라마 신전, 비슈누 신전(높이 23m)이 자리 잡고 있다. 시바 신전은 한 변이 34m인 정사각형 모양의 기단(基壇) 위에 피라미드식으로 돌들을 쌓아올렸다.

시바 사원 안에는 중앙의 시바신을 중심으로 부인 '두르가', 코끼리 모습을 한 시바의 아들 '가네샤', 스승인 '아가스뜨야' 신상(神像)이 안치되어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신은 두르가. 현지에서는 '날씬한 처녀'라는 뜻의 '라라 종그랑'이라고 불린다. 이 여인을 만지면 예뻐진다는 전설 때문에 두르가상에는 시꺼먼 손때가 곳곳에 묻어 있다.

시바사원 앞에는 신들이 타고 다녔던 동물들을 모신 신전도 있다. 시바신이 타고 다녔던 것은 황소 '난디', 브라마신은 백조 '앙사', 비슈누신은 독수리 '가루다'를 이용했다고 한다. 가루다는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 이름이기도 하다.

여행수첩

족자카르타로 가려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나 발리를 경유해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자카르타·발리까지는 직항이 운항한다. 자카르타·발리에서 족자카르타까지는 국내선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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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족자카르타 사원 여행

인도네시아
"이탈리아에서는 쾌락의 기술을, 인도에서는 신을 섬기는 기술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둘의 균형을 찾는 기술을 탐색하고 싶었다."(엘리자베스 길버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중)

매일 아침 자신이 모시는 신을 위해 '차낭(공양의 일종)'을 바치고, 사원을 세워 신의 은총이 깃들기를 기도하는 모습을 사방에서 볼 수 있는 곳. 이제까지 화려하고 아늑한 풀빌라(단독 풀장이 있는 빌라)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진 '휴양의 섬'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발리의 또다른 모습이다. 달콤한 휴식과 함께 마음의 힐링도 얻을 수 있는 '신들의 섬' 속살을 들여다보았다.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진 사원

인도네시아 국민 80%가 이슬람을 믿지만 발리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신자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섬이자, 고유어인 발리어가 아직 남아 있다.

따나롯(Tanahlot) 힌두사원이 대표적 볼거리다. 인도네시아어로 '타나'는 땅, '롯'은 바다를 뜻하는데 이름 그대로 바닷가에 지어졌다. 썰물 때는 땅과 이어졌다가 밀물 때는 작은 섬이 되는 사원이다. 밀물 때는 망망한 바다 위 사원 홀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맞는 모습이다. 따나롯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자동차로 달리면 절벽 위에 세워진 울루와투(Uluwatu) 사원이 나타난다. 75m 높이의 아찔한 절벽 위에 들어선 사원에서는 인도양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인도네시아 관광지
1 인도네시아 발리 앞바다 큰 바위 위에 있는 ‘따나롯’ 해상 사원. 바다의 신을 모시는 곳이다. 주변 해안 절벽과 부서지는 파도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2 족자카르타 보로부두르 사원 맨 위층에 있는 종(鐘) 모양의 스투파(불탑). /인도네시아관광청 제공
◇신에게 바치는 공양인 '차낭'

중부 지역에 있는 우붓(Ubud)은 색다른 발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9세기 독일화가 월터 술츠 등 유럽인들이 머물면서 예술, 문화의 중심지로 변했다. 500여m 거리엔 박물관을 비롯,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 그림을 걸어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발리는 10월부터 우기(雨期)인데,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해 인근 카페로 들어가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시럽을 살짝 넣은 발리식 아이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후텁지근한 날씨에 지친 몸이 풀린다.

우붓 거리를 벗어나면 과거 왕들의 가족이 지금도 살고 있는 우붓 왕궁이 있다. 발리 사람들이 신에게 바치는 공양인 '차낭'을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차낭은 사람이 오고가는 문 앞에 놓여 있는데, 대개 야자수 잎으로 만든 작은 접시에 음식과 꽃이 놓여 있다. 이 거리에선 발리 전통 댄스인 바롱, 케짝 댄스를 연습하는 소녀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발리의 최신 유행을 알고 싶다면 스미냑(Seminyak)을, 서핑 등의 해상 스포츠와 쇼핑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꾸따(Kuta) 지역을 들러보자.

◇화산재에 묻혔던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발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족자카르타(Yokyakarta)'는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로, 한국의 경주 같은 곳이다. 앙코르와트와 함께 세계적 불교사원으로 알려진 보로부두르 사원이 유명하다.

인도네시아 위치도

사원은 10개 층으로 이루어졌는데, 맨 아랫단 한 변 길이만 123m에 달하는 웅장한 규모다. 1층부터 한 바퀴씩 돌며 한층한층 올라가는 코스만 4㎞에 이른다. 사원 중앙에 놓인 계단을 통해 바로 10층까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사원 사방에 새겨진 석가모니 삶을 담은 부조를 음미하며 올라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인천공항~자카르타, 인천공항~발리 노선을 주 7회 운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자카르타 노선은 기내 입국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www.garuda-indonesia.co.kr, 인도네시아관광청 tourism-indonesia.kr, 아야나리조트앤스파 www. ayanares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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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과 프람바난 사원

야자나무 울창한 밀림 너머로 검은색의 거대한 석조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는 작은 동산 같이 보였으나 가까이 가니 거대한 돌탑이었다. 수천개의 각종 조각과 부조로 뒤덮여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간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 사원이다. 수많은 탑이 모여서 된 사원은 그 전체의 모양 또한 탑의 형상을 하고 있다. 복잡하면서도 장대했다.

사원은 자바 문화의 발상지로 불교·힌두 왕조들이 번성했던 고도(古都) 족자카르타(욕야카르타)에서 42㎞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화산으로 생긴 안산암을 쌓아 올려 건축한 사원은 열대 햇살 아래 검은색으로 변색되어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중부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기단 위에 사각형과 원형 단을 쌓아 올리고 수많은 불상과 탑으로 장식한 거대한 탑 모양의 사원이다. 1000여년 동안 화산재에 묻혀 있다가 복원됐다. / 인도네시아관광청 제공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밀림 속 거대한 석탑

야트막한 구릉에 세운 보로부두르 사원은 녹색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원은 산스크리트어로 '언덕 위의 불탑'이란 뜻으로, 모두 9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맨 아래층에서 5층까지는 4각형 단(段)으로, 그 위 3층은 둥그런 단을 쌓았다. 정상에는 종(鐘) 모양의 중앙탑이 보였다. 사원은 한쪽 길이가 112m, 전체 높이는 31.5m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거대한 화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쿠두평원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2010년 폭발한 머라삐 화산도 눈에 들어왔다.

사원은 동서남북 사방에 입구가 있고, 중앙탑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나있다. 급한 마음에 바로 중앙탑까지 한달음에 올라갔다. 하지만 사원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각층마다 있는, 사원을 한 바퀴 도는 회랑(回廊)을 돌아보아야 한다.

정상에서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동문 입구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한층을 다 돌면 다시 한개 층을 올라가 역시 같은 방향으로 돌면 된다. 사원 벽에는 석가모니의 탄생과 출가, 득도(得道)에 이르는 과정을 비롯, 선재동자 등의 구도자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내용이 양각으로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불교와 관련된 고사(故事)와 종교의식 등 불경을 바탕으로 한 내용도 있다. 일반 백성의 생활상과 풍습, 다양한 동식물 부조도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부조는 모두 1460면으로, 전체 면적은 2500㎡에 이른다. 부조를 모두 연결하면 총 길이가 4㎞이고, 등장인물만 1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회랑을 걸으며 부조를 살펴보다 보니 30도를 넘나드는 아열대 기후와 적도의 따가운 햇살 아래 땀이 비 오듯 흘렀다. "부처의 삶과 가르침을 표현한 부조는 속세에서 극락에 이르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순례자가 이 사원을 한층 한층 오르는 과정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여정"이라는 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다. 4개의 회랑을 모두 돌고 원형으로 쌓은 곳에 올라가자 야자림으로 덮인 평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생 끝에 맛보는 장쾌함이다.

보로부두르 사원 꼭대기에 있는 종(鐘)모양의 탑.
3개 층으로 된 원형단에는 종(鐘) 모양의 반원형 스투파(석가모니의 사리나 유골을 모신 구조물) 72개가 원형으로 늘어서 있다. 그 안에는 성인의 신체만한 크기의 불상이 들어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사색에 잠긴 모습이다. 아래층 회랑 주변에 있는 불상을 포함하면 이 사원에는 모두 504개의 불상이 있다고 한다.

사원은 1000여년 동안 잊혀져 있었다. 불교 왕국인 샤일렌드라 왕조에 의해 8~9세기 건설되었으나 11세기경 대규모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화산재에 묻혀 방치되어 있었다. 1814년 자바섬을 점령한 영국군에 발견된 후 수차례 복원작업을 거쳐 지금 모습을 되찾았다. 사원은 조각과 부조의 정교함과 예술적 가치 때문에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프람바난 힌두사원.
◇프람바난 힌두사원: 정교한 힌두사원의 백미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프람바난 사원은 정교한 조각과 세련된 균형미로 자바지역 힌두 사원의 백미로 꼽힌다. 멀리서 바라보면 드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거대한 석탑들이 서 있는 모습이다. 850년쯤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6세기 발생한 화산 폭발과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200여년 동안 방치되었다. 원래는 250여개의 탑들이 건립되었으나 지금은 18개만 복원되고, 나머지는 현장에 돌무더기로 남아있다.

사원들에는 힌두교 주요 신들의 이름을 붙였다. 중앙에는 47m로 가장 높은 시바 신전이 있고, 양옆에는 브라마 신전, 비슈누 신전(높이 23m)이 자리 잡고 있다. 시바 신전은 한 변이 34m인 정사각형 모양의 기단(基壇) 위에 피라미드식으로 돌들을 쌓아올렸다.

시바 사원 안에는 중앙의 시바신을 중심으로 부인 '두르가', 코끼리 모습을 한 시바의 아들 '가네샤', 스승인 '아가스뜨야' 신상(神像)이 안치되어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신은 두르가. 현지에서는 '날씬한 처녀'라는 뜻의 '라라 종그랑'이라고 불린다. 이 여인을 만지면 예뻐진다는 전설 때문에 두르가상에는 시꺼먼 손때가 곳곳에 묻어 있다.

시바사원 앞에는 신들이 타고 다녔던 동물들을 모신 신전도 있다. 시바신이 타고 다녔던 것은 황소 '난디', 브라마신은 백조 '앙사', 비슈누신은 독수리 '가루다'를 이용했다고 한다. 가루다는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사 이름이기도 하다.

여행수첩

족자카르타로 가려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나 발리를 경유해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자카르타·발리까지는 직항이 운항한다. 자카르타·발리에서 족자카르타까지는 국내선 이용

족자카르타

인도네시아는 적도의 나라다. 오전 5시면 해가 뜬다. 이 해를 보기 위해 지난달 8일(현지 시각) 오전 3시 30분, 수도 자카르타에서 400㎞ 떨어진 족자카르타(Yogjakarta) 보로부드르(Borobudur) 사원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3대 불교 사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도 이곳에서 해 보기를 일생 동안 소망한다. 상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깨달음을 얻은 뒤, 떠오르는 해를 보며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원을 오르는 길엔 가로등이 없다. 15층 건물 높이, 700개가 넘는 사원 계단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춰가며 걷는다. 계단을 올라 보로부드르의 상징과도 같은 수백 개의 뒤집힌 종 모양 탑을 보는 순간, 걸음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주어진다. 수십 명의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아 해를 기다린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보로부드르 사원을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아직 해가 뜨기 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보로부드르 사원을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사원은 전체 면적이 1만2000㎡, 높이 약 31.5m로 쌓아올린 벽돌 수만 100만개에 달한다. / 사진작가 무하마드 이포 제공
오전 5시, 적도의 태양이 떠올랐다. '언덕 위의 거탑'이라는 이름에 맞게 전체 면적 1만2000㎡, 높이 약 31.5m인 사원의 모습은 웅장하다. 쌓아올린 벽돌 수만 100만 개에 달한다. 사원을 감싸고 있는 열대 평야와 해발고도 3000m가 넘는 8개의 고봉도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 활화산인 메라피 산까지 보인다. 이른 닭 울음소리가 나고, 어디선가 산을 태워 밭을 일구는 연기 냄새가 난다. 이 사원을 세상의 중심에 있다는 전설 속의 '수미산'이 지상에 온 거라 믿는 현지인들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보로부드르 사원이 있는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경주와도 같은 곳이다. '번영된 도시(족자)'와 '고요하고 평화로운(카르타)'이란 뜻을 도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16~17세기 건설됐던 마타람 왕국의 수도로 고대 왕국의 번성한 역사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실 보로부드르 사원은 1000년 동안 역사에서 사라졌었다. 1814년 화산재에 덮인 채 밀림에 방치돼 있는 것을 자바 전쟁 때 인도네시아에 온 영국 총독 토머스 스탠퍼드 래플스가 발견했다. 발견 당시 지반 침하와 풍화작용 등으로 붕괴 위험에 놓였다가, 유네스코 지원으로 1973년부터 84년까지 완전 해체·복원 작업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족자카르타 불교 왕조였던 샤일랜드라 왕조가 8세기경 축조했다는 설만 있을 뿐, 누가·언제·왜·무슨 이유로 축조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원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남았다.

가장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이라 불리는 프람바난 사원의 모습.
가장 아름다운 힌두교 사원이라 불리는 프람바난 사원의 모습.
동남아 최대 힌두교 건축물이자 가장 아름다운 힌두 사원이란 별칭을 가진 프람바난(Prambanan) 사원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이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850년쯤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프람바난 사원은 16세기 화산 폭발로 무너져 200년간 방치됐다가 1918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 원래 1000개의 신전이 있었다고 알려지지만, 지금은 18개 신전만이 복원됐다. 돌을 쌓아 만든 신전 안에는 힌두 최고 신인 시바 신을 비롯해 각기 다른 신상이 봉안돼 있다.

현지인들은 이 사원을 '로로종그랑(아름다운 소녀)'이라고 부르는데, 사원에 얽힌 설화 때문이다. 마력(魔力)을 지닌 한 왕자가 적국의 공주를 사랑해 결혼하고자 했는데, 결혼하기 싫었던 공주는 왕자에게 하룻밤 사이 1000개의 신전을 쌓으라고 한다. 마력이 있는 왕자는 악마를 시켜 1000개의 신전을 쌓았고, 공주는 마을 사람들에게 신전 하나를 몰래 무너뜨리라고 지시한다. 다음 날 999개의 신전을 본 왕자는 공주를 석상으로 만들어 1000번째 신전을 완성한다. 현지인들은 이 신전이 북쪽에 있는 시바 요정 '두르가(Durga)' 상이며, 그녀를 만지면 예뻐진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두르가 상만 유독 까맣게 손때가 묻어 있다.

족자카르타 위치도
 어떻게 갈까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있다. 보로부드르 사원, 프람바난 사원 등은 시내 중심지인 말리오보로 거리로부터 차로 약1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다. 프람바난 사원은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한 번에 갈 수 있다. 현지 인력거인 ‘베차(Becak)’, 말 마차 등도 흥정만 잘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보로부드르 사원의 일출을 보기 위해선 새벽에 버스를 운행하는 현지 여행사를 이용하거나 마노하라 호텔(manoharaborobudur.com) 등 인근 호텔에서 하루 정도 숙박할 것을 권한다.

뭘 먹을까

인도네시아식 볶음국수인 미고랭(mi goreng), 볶음밥인 나시고랭(nasi goreng)은 어디서 먹어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먹거리 골목이나 야시장에서 꼬치 굽는 냄새가 난다면 쇠고기나 닭고기 등을 꼬치에 꽂아 숯불에 굽는 ‘사떼(Satay)’다. 우리나라 닭꼬치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여러 개 시켜 소스와 함께 먹으면 좋다. 프람바난 사원을 찾았다면, 사원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야외 뷔페 식당(프람바난 가든 뷔페 레스토랑)을 권한다. 가격은 1인에 7만5000루피아(약 65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연락처는 +62 2 7448 9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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