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중세와 활력 넘치는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 바로 스위스의 도시들이다. 그 중에서도 수도, 베른과 스위스의 첫 번째 도시 취리히는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걸을수록 재미있는 풍경이 중첩되어 나타났던 도시.

베른의 구시가지는 코발트빛 아레강이 부드럽게 도시를 끼고 흐른다. 구시가 전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다.
조용한 중세 도시로의 여행, 베른

스위스의 수도는 작은 마을, 베른이다. 이렇게 작고 오래된 도시가 한 나라의 수도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사실이 더 놀랍다. 1191년 유명한 도시 건설자인 체링엔 가의 베르톨트 5세가 군사적인 요새로 건설한 베른. 코발트빛 아레강이 부드러운 U자형 곡선으로 도시를 끼고 흐른다. 강에 둘러싸인 왼편이 구시가이고, 오른편은 신시가이다. 높은 곳에 올라 베른을 내려다보면 코발트빛 강물과 붉은 지붕들, 그 둘레를 둘러싼 나무들이 신비로운 옛 고성을 떠올리게 한다.

베른의 명물, 시계탑은 야경이 더 멋지다.

베른 시가지는 하루만 걸어도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의 아담한 규모. 첫 코스는 베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미정원’이 좋겠다. 수백 종의 장미, 아이리스, 철쭉 등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야경이 일품이어서 시민들의 휴식처와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슬슬 강가를 끼고 걸어가면 금세 ‘곰공원’이 나온다. 베른을 상징하는 동물은 곰. 중세부터 곰을 길렀다. 최근에는 새끼 곰 두 마리가 태어나 베른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베른의 연방 의사당 광장 분수는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곰공원에서 다리를 건너 구시가로 들어가면 감옥탑에서 시계탑까지 약 300m의 마르크트 거리에 접어들게 된다. 길을 따라 양편으로 베른의 명물인 석조 아케이드가 늘어서 있고, 길 중간 중간에는 11개의 특색 있는 분수대가 있다. 매 시 정각 4분 전부터 시작되는 인형공연이 재미난 시계탑, 스위스의 26개 주를 상징하는 바닥 분수가 있는 연방 의사당 광장 등은 야경이 아름다운 스폿이다.

베른을 상징하는 곰은 버스, 조형물, 기념품 등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내 곳곳을 둘러봤다면 버스를 타고 예술에 대한 목마름에 목을 축여보자. 스위스 출신의 유명 화가 파울 클레를 기념하기 위한 파울 클레센터는 12번 버스의 종점에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파도 모양의 외관도 볼거리지만, 클레와 피카소의 전시 등 굵직굵직한 전시도 열린다.

베른의 밤은 더 활기차다.

I.N.F.O. BERN
볼거리

파울 클레 센터(+41 (0)31 359 01 01, www.zpk.org) 입장료 16CHF(스위스 패스는 50% 할인) 시간 10:00~17:00(목요일 21:00), 월요일 휴관

아인슈타인 하우스(+41 (0)31 312 00 91, www.einstein-bern.ch) 입장료 6CHF 시간 10:00~19:00(4~9월), 10:00~17:00(그 외 화~금요일)



정성스레 가꿔진 정갈한 모습은 취리히의 첫인상이다.

예술과 낭만이 서린 호반 도시, 취리히

스위스 제1의 도시 취리히는 활력 넘치는 ‘젊은 도시’이다. 반호프 거리(Bahnhof-strasse)에는 중세시대의 건물 사이로 유명 브랜드 숍이 늘어서 있고, 니더도르프 거리(Niederdorf-strasse)에는 개성 넘치는 젊은이들이 관광객들과 어우러져 여느 스위스와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취리히 관광은 트램과 버스가 모이는 중앙역에서 시작된다. 반호프 거리는 신시가의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쇼핑거리.

취리히는 활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아트 페스티벌, 관현악단의 연주, 벼룩시장이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매해 7, 8월이면 아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주말이면 관현악단이 곳곳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덕에 거리 구경이 심심치 않다. 파라데 광장까지 오면 사보이호텔 옆 골목으로 빠져, 리마트 강(Limmat) 바로 앞에 있는 프라우뮌스터(Frau-munster)에 반드시 들러보자. 고딕 양식의 건물 외관도 흥미롭지만 샤갈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는 감동이다. 샤갈만의 독특한 색감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통과한 빛은 몽환적으로 교회 안을 비춘다.

 

교회 앞에서 다리를 건너면 언덕 위로 니더도르프 거리가 이어진다. 약 700m의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골동품점, 화랑, 카페와 레스토랑 등 가격은 저렴하지만 독특하고 세련된 상점이 몰려 있어 기념품을 사기 좋다. 니더도르프 거리는 벨뷔(Bellevue) 광장에서 끝나고, 그 앞에 취리히 호수가 잔잔히 펼쳐져 있다.

취리히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는 사람이 많다.
아인슈타인이 즐겨 찾았던 카페 오데온.

벨뷔 광장에는 아인슈타인이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던 오데온 카페(Caf′e Odeon)가 있다. 이밖에도 취리히에는 샤갈과 피카소, 미로가 즐겨 찾던 레스토랑 크로넨할레(Kronenhalle)와 다다이즘을 꽃피웠던 꺄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 등 예술가의 숨결이 살아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취리히 서부의 공장지대는 최근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관광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다.

취리히의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는 취리히 웨스트. 예전에는 공업 지구였던 곳에 레스토랑과 쇼핑몰이 들어서 젊은이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공장을 리모델링한 풍광이 독특하다.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의 스튜디오에서 현대 미술을 접할 수 있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4번 버스를 타고 담베그(Dammweg)역에 내리면 쿤스트할레(Kunsthalle)에 미그로스 뮤지엄(MigrosMuseum) 등을 비롯한 스튜디오가 있다.




볼거리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41 (0)44 277 20 50, www.migrosmuseum.ch) 프라우뮌스터(www.fraumuensterchor.ch) 파이프 오르간과 아우구스트 자코메티, 마크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사가 아름답다.
입장료 무료
시간 하절기 월~토요일 9:00~12:00, 14:00~18:00 일요일 14:00~18:00 / 동절기는 다소 상이.

취리히 웨스트
예전에는 공업지구였으나 현재는 가장 트렌디한 곳으로 레스토랑과 쇼핑의 명소로젊은이에게 인기가 많다.
시간 12:00~18:00(화·수·금요일), 12:00~20:00(목요일), 11:00~17:00(토·일요일), 월요일 휴관

Kunsthaus Zürich
(+41 (0)44 253 84 84, www.kunsthaus.ch)
시간 10:00~21:00(화~목요일), 10:00~17:00(금~일요일), 월요일 휴관
레스토랑 Caf′e Odeon(+41 (0)44251 16 50, www.odeon.ch) Kronenhalle(+41 (0)44 262 99 00, www.kronenhalle.com)
숙박 Hotel Schweizerhof(+41 (0)44 218 88 88, www.hotelschweiwerhof.com)

레스토랑에서 춤을 즐기는 사람(좌)와 결혼을 앞둔 신부와 그의 친구들의 전야 파티(우)의 모습은 취리히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준다.
취리히에는 샤갈과 피카소, 미로가 즐겨찾던 레스토랑, 아인슈타인의 단골 카페 등 예술가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다.

SWISS TRAVEL TIP

항공편 직항편과 경유편 등 다양한 항공편이 취리히, 제네바, 바젤 공항에 취항한다. 취리히와 제네바 공항은 스위스 열차 네트워크와 잘 연결되어 있다.

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의 총 4가지 국어를 사용.

시차 한국보다 8시간 늦다. 단, 서머타임 실시 기간(3월 마지막 일요일~10월 마지막 일요일)에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통화
스위스프랑(CHF)이 통용되며, 관광지에서는 유로화 사용이 가능하다. 현지에서 환전이 어려우므로 출국전 하는 것이 좋다.

날씨와 기후 온화하며 7월부터 8월까지의 낮 기온은 18~27℃, 1~2월은 -2~7℃ 정도이다.

복장 및 필수품 기후가 다양하고 일교차가 있어 체온조절이 가능한 따뜻한 옷을 챙겨가고, 선글라스는 필수. 전압은 220볼트로 한국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으나 멀티어댑터를 준비한다.

전화 일반적으로 카드 공중전화가 많고, 스위스콤(Swisscom)에서 휴대전화를 대여할 수 있다. 스위스에서 한국으로 전화 할 때는 공중전화 경우 ‘00+82+(0 을 뺀 지역번호)+전화번호’를 누르고, 호텔 객실에서는 ‘호텔 외선번호(보통 0,8,9)+00+82+(0을 뺀 지역번호)+전화번호’를 누르면 된다.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알프스 산맥… 사계절 볼거리 넘치는 스위스의 주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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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모리츠 베르니나와 체르마트를 달리는 산악 열차

스위스의 수도가 어디냐는 질문에 선뜻 정답이 떠오르는 사람은 아마 적을 것이다. 흔히 수도라 하면 큰 대도시에,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도시가 아니던가. 하지만 스위스는 작은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한데다 그 안에 유명한 지명이라야 몇 안 된다.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알프스(Alps) 산맥, 유럽의 지붕이라는 융프라우(Jungfrau), 어떤 정치범도 다 받아줄 것 같은 제네바(Geneva), 우리나라에서 비행기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는 취리히(Zürich). 그렇다면, 스위스의 수도는 가장 큰 공항이 있는 취리히가 아닐까 짐작하게 되는데, 아쉽게도 정답은 베른(Bern)이다.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가장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도시다. 전 세계 주요 도시와 직항 노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국제도시로, 하늘길뿐만 아니라 땅 길, 강 길도 활짝 열려 있는 위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리마트(Limmat) 강과 질(Sihl) 강이 열어준 수로 덕분에 기원전 58년경부터 도시의 모습을 갖춰나가 스위스에서 가장 큰 대도시로 성장하게 된 취리히, 사계절 내내 대도시다운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나지만 겨울이면 좀 더 이색적인 모습이 작은 나라의 큰 도시, 취리히를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달콤 고소한 냄새 폴폴 풍기며 철컥철컥 달리는 맛있는 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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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열차에서 내려다본 눈 쌓인 스위스 풍경
유럽의 분위기를 고풍스럽게 만드는 이미지는 오래된 건물의 외관뿐만 아니라 도로 위로 느리게 달리는 작은 기차 트램(Tram)이 거리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풍경도 한몫한다. 골목마다 달리는 트램이 유난히 많아 ‘트램의 도시’로도 불리는 취리히에는 총 15개의 트램 노선이 골목마다 촘촘하게 이어진 118.7km에 달하는 철로 위를 부지런히 달린다. 트램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즐거움을 가득 싣고 재미있는 관광 트램으로 깜짝 변신을 한다.

찬바람이 불어와 어깨가 움츠러드는 계절이 찾아오면 진한 핫초콜릿 한 잔이 그리워지는데, 일명 초콜릿 트램(Chocolate Tram)으로 불리는 초겨울의 관광 트램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 단 20명만 탈 수 있는데다 제공되는 음식을 초콜릿 명가 호놀드(Honold)에서 준비해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달콤한 초콜릿 트램이 지나가고 나면 바람은 더 차갑고 매서워져 눈발이 흩날리는 계절이 찾아온다. 하얀 눈이 쌓인 거리를 뚫고 고소한 치즈 냄새 폴폴 풍기는 퐁뒤 트램(Fondue Tram)이 겨울 여행자들을 맞이하는데, 잠깐 스쳐가듯 지나간 초콜릿 트램과 달리 퐁뒤 트램은 한겨울 내내 취리히 거리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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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치즈 향이 풍기는 퐁뒤 / 달콤새콤한 겨울 음료, 글뤼바인
겨울의 찬바람에 꽁꽁 얼어버린 치즈를 불에 녹여 먹던 산악 지방의 풍습에서 만들어진 요리 퐁뒤(Fondue)는 스위스의 겨울을 고소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별미 중에 별미다. 여러 종류의 치즈와 와인을 한 그릇에 넣고 녹여내 깍둑깍둑 잘게 썬 빵이나 소시지를 담가 먹는 퐁뒤는 매서운 바람과 만나면 그 풍미가 더해진다. 철컥철컥 달리는 트램 소리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진한 치즈 향기 그리고 겨울 별미 하나가 더 입맛을 돋운다. 과일과 향신료, 와인을 끓여서 만드는 겨울 음료, 글뤼바인(Glüwein)이 상큼한 기운을 불어 넣는다. 다양한 맛에 매료되어 달리다 보면 어느새 트램은 취리히의 고풍스런 풍경과 낭만이 가득한 구시가에 멈춰서 또 다른 여행 추억을 만들라고 발길을 재촉한다.

겨울빛 아래 더 아름다운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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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성모 성당 / 취리히 구시가지 성모 성당에 있는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빛으로 완성되는 아름다운 창문 예술, 스테인드글라스는 어느 공간에 있건 보석 같은 황홀함을 선사하는데, 취리히의 대표 이미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사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있다. 구시가에 우뚝 선 성모 성당(Fraumünster)에 보물처럼 담겨 있는 다섯 점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다. 20세기를 풍미한 러시아계 프랑스 유대인 화가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마지막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으로, 작품 속 장면들은 성경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예언자 엘리야의 승천, 꿈속에서 천국을 보는 야곱, 지상에서 보낸 예수의 삶, 천국에서 울리는 천사들의 나팔, 사막에서 고행 중인 모세와 그의 백성들, 이렇게 총 다섯 가지 주제를 빛의 예술로 그려냈다. 화사함이 유난히 남다른 샤갈의 색채는 유리창에 담겨 더욱더 환상적으로 빛나는데 1969년, 작품을 완성한 샤갈은 성모 성당의 단순하고 소박한 멋에 반해서 작품을 성당에 기증한다는 소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그의 아름다운 색채는 겨울 태양이 깊숙이 들어와 전해주는 부드럽고 우아한 햇살 아래서 더욱더 꿈처럼 피어난다.

동계 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른 생모리츠 St. Mo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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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에서 즐기는 스키
눈 위에서 펼치는 동계 스포츠라면 뭐든지 즐길 수 있는 스위스 최대의 겨울 스포츠 도시 생모리츠(St. Moritz)는 해발 1,840m의 고원에 그림처럼 앉아 있다. 취리히 남동쪽 203km 지점으로, 그림 같은 알프스 경치를 창가에 매달고 두 시간 반쯤 달려가면 만나게 된다. 사계절 내내 하얀 눈이 덮인 알프스 산맥을 병풍처럼 두르고 바다처럼 넓은 생모리츠 호수(St. Moritzersee)를 안고 있는데, 일단 겨울 풍경을 눈에 담고 나면 찬바람만 불어도 생모리츠가 아른거려 반드시 다시 찾아오게 된다는 마성의 여행지다.

1928년과 1948년에 두 차례나 동계 올림픽을 치른 생모리츠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손에 꼽히는 유명한 스키 리조트 단지로 명성이 자자하다. 스키, 스노보드, 아이스하키 등 유명한 동계 스포츠 외에 크레스타 런(Cresta Run)이라는 오래전 스포츠도 생모리츠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눈 위에 길쭉한 썰매를 깔고 배를 대고 엎드려 달리는 스릴 만점의 스포츠로 지금의 스켈레톤(Skeleton)의 시초가 된 스포츠다. 크레스타 런의 아찔한 스릴이 어찌나 감동적인지 영국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해봐야 할 50가지’ 중 핀란드에서 오로라 보기, 캐나다에서 북극곰 보기 등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눈과 얼음을 뚫고 달리는 설국열차 빙하 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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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너그라트에서 바라본 마터호른 / 리펠제 호수에서 바라보는 마터호른
생모리츠의 피츠베르니나(Piz Bernina, 해발 4,048.6m)와 체르마트(Zermatt)의 마터호른(Matterhorn, 해발 4,478m), 이 두 개의 봉우리를 연결하는 빙하 특급(Glacier Express)은 알프스의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세상에서 제일 느린 익스프레스(!)’다. 산맥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철로는 291개의 다리를 지나고 91개의 터널을 통과한다. 빙하 특급이 지나가는 길은 오르락내리락 다이내믹한데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 2,033m의 오버알프(Oberalp) 구간으로 전체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생모리츠에서 체르마트까지 총 7시간 30분, 그동안 알프스가 만들어내는 매력을 지붕이 유리로 된 특수한 기차 안에서 모조리 만날 수 있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인 겨울의 풍경이 남달라 빙하 특급은 바람이 차가워지면 타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신의 차가운 손길이 닿아 만들어진 예술작품인 겨울의 알프스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순백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프스, 이름만으로도 겨울이 연상되는 건 만년설을 머리에 두른 그들의 모습 때문에라도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 글·사진 : 곽정란(여행작가, '유럽 데이', '이탈리아 데이' 저자)
· 기사 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skynews.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높이 4478m. 숫자부터가 고압적이다. 생김새는 또 어떤가. 너무 뾰족해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독불장군 같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45도 이상의 급경사 암벽이 1500m 이상 솟아 있다. 하지만 첫눈으로 갈아입고 하얀 입김을 내뿜을 때는 장난꾸러기 같았다.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의 심장' 마터호른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 산은 깎아지른 듯한 호쾌한 모습으로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로도 쓰이고 있다. 발레주 여행은 '스위스의 숨은 보석'과의 만남이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없어도 동화 같은 마을은 있다. 스위스 산골마을 체르마트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아담한 집들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저 멀리 마터호른이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 스위스관광청 제공

◇뾰족한 머리의 마터호른

취리히에 도착한 뒤 기차를 3시간 타고 한달음에 마터호른의 관문 체르마트(Zermatt·해발 1650m)로 향했다. 산골마을 체르마트로 넘어가는 산악 구간에서는 알프스 명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엉덩이를 자리에 붙일 수가 없었다. 기차는 첩첩산중으로 난 철로를 따라 달렸고, 산등성이를 돌 때 가끔 마테호른이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마터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 전망대(3883m)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이곳에서는 몬테로사(4634m)에서 마터호른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4000m 이상의 고봉(高峰) 29개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눈보라가 치는 날이면 고봉은커녕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수네가 파라다이스(2293m) 전망대는 땅속으로 달리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산 중턱에 펼쳐진 평지인데다 호수까지 있어 마터호른을 구경하기에는 그만인 곳이다.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의 모습이 낭만적이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 물결이 일면 산이 일그러진다. 호수에 비친 마터호른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한참 기다려야 했다.

등산열차를 이용하면 고르너그라트 전망대(3089m)에서도 마터호른을 볼 수 있다. 올라가는 길에는 울창한 나무와 꽃들이 마중나와있다. 중간역인 리펠베르트와 리펠알프 등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로이커바드의 노천온천. / 스위스관광청 제공

산을 내려온 뒤의 허기는 퐁듀로 달래면 좋다. 퐁듀는 빵을 긴 꼬챙이에 꽂아 와인과 함께 녹인 치즈에 찍어 먹는 요리로 이미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몬테로사 호텔의 윔퍼 슈투베 레스토랑은 색다른 퐁듀를 선보였다. 감자, 서양배, 토마토, 버섯도 같이 찍어 먹을 수 있다. 와인과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고 한다.

산 아래에 있는 체르마트는 청정마을이다. 바퀴를 달고 다니는 차는 전기차뿐이다. 자동차 여행객은 인근 도시인 태쉬에 차를 주차해두고 열차를 이용해 이 마을로 들어와야 한다.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은 돌과 나무만으로 지은 전통가옥에도 잘 드러나 있다. 폭설에 대비하기 위해 납작한 돌을 이어 만든 지붕은 우리네 너와 지붕과 닮았다. 이 돌을 본 한국 사람들은 열에 아홉 "삼겹살 구워 먹는 돌판 같다"고 한마디씩 했다.

이 산중 마을은 사시사철 스키를 탈 수 있고 여름에는 하이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많았다. 관광 안내책자에 일본어 안내까지 있을 정도다.

◇알프스의 온천 도시 로이커바드(Leukerbad)

로이커(Leuker)에서 산을 넘어온 보람이 있었다. 차창 밖은 천 길 낭떠러지였고 반대편 차창에는 험한 산들이 스쳐가는 길을 버스로 넘었다. 스위스 온천의 대명사 로이커바드는 그 명성 그대로였다. 이곳에서는 수영복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노천온천에 몸을 맡기면 된다. 눈발이 날려 코가 시리고 귀도 감각이 없지만 몸과 마음이 정화된 기분이다. 몸을 뒤로 젖히고 누우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알프스의 준봉들이 베개가 되어준다.

로이커바드의 역사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인들은 겜미고개(2314m)를 넘나드는 고단함을 온천으로 달랬다. 피카소, 마크 트웨인, 괴테, 모파상 등 유명 인사들도 즐겨 찾았다고 한다.

유럽 최대의 알프스 온천 브뤼거바드(Burgerbad)도 빼놓을 수 없다. 온천물에 미네랄이 풍부해 젊음을 되찾아준다고 한다. 월풀, 물놀이 기구도 있어 가족들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린더너 호텔의 스파센터 알펜테름도 실내·노천 온천을 갖추고 있다. 마사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스위스 스포츠 대표팀이 치료센터로 이용할 정도다. 40도 열탕도 있지만 대개 31~35도를 유지해 한국사람들에게는 다소 미지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드 사우나도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겜미고개에 올랐더니 천하가 발 아래다. 바위산 밖으로 툭 튀어나간 전망대는 아찔하지만 시야을 넓혀준다. 산 위의 호수 다우벤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여름에는 알프스 야생화가 흐드러지고, 겨울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길을 열어준다. 산상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맥주와 와인을 곁들인 멧돼지 구이와 스위스식 감자전 뢰슈티가 일품이다.

알레치 빙하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이 때묻지 않은 자연을 지키기 위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 스위스관광청 제공

◇거대한 얼음의 강, 알레취 빙하

알레취 빙하에서는 잠시 말을 아껴도 된다. 대자연은 모든 것을 냉동 보관해놓았다. 시간은 멈춰 서다 못해 켜켜이 쌓여 있다. 길이 23㎞, 깊이 900m, 너비는 무려 1000m. 알프스 최대이자 최장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녹고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이곳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빙하를 따라 형성된 알레취 숲은 하이킹 하기에 좋다. 전나무가 길을 안내하고 소나무가 포근하게 감싸준다. 노루와 마주치기도 했다. 아이거, 융프라우 등 4000m가 넘는 봉우리들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건 덤이다.

리더알프(Riederalp)는 알레취 빙하로 가는 전진기지이다. 뫼렐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리더알프에서는 '콜레라'라는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콜레라가 퍼져 있어 식재료를 교역하는 것이 금지되었던 시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 만든 파이다. 음식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맛은 일품이다.

◇중세로의 시간 여행, 시옹(Sion)

시옹은 두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역 주변은 현대식이지만, 구시가지는 중세였다. 닳아서 윤기가 나는 구시가지의 길바닥은 이곳이 스위스의 가장 오래된 도시라는 것을 말해준다. 언덕 위에 있는 2개의 고성(古城)은 시옹의 상징이다. 발레르성 내 교회에는 14세기에 만든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옛날 감옥으로 사용됐던 곳에는 가정집이 들어서 있다.

시옹은 스위스의 최대 와인 산지.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클로 드 코세타 와이너리. 서 있기도 힘든 산비탈에 포도나무가 버티고 있는 걸 보면 경외감까지 든다. 와이너리에서는 와인 시음과 함께 색다른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꿀로 장식한 염소치즈, 버터를 곁들인 훈제 송어가 입맛을 돋운다. 요리 냄새에 식당 한쪽에서 낮잠 자던 개가 깨어나 손님 곁을 어슬렁거린다. 스위스 와인은 생산량이 많지 않아 거의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된다. 시옹 구시가지와 와이너리에서 와인 시음을 즐길 수 있는 가이드 투어(5~10월)를 이용할 수 있다.

>> 여행수첩

●환율: 1스위스프랑=약 1260원

●스위스패스: 여러 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스위스패스를 구입하는 게 편하다. 8일짜리가 268유로(2등석 기준). 8일 동안 철도·버스·유람선 등 거미줄 같은 스위스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판매는 www.raileurope-korea.com

●기억해두세요: 알프스 산맥 주변은 고산지대여서 음식이 좀 짠 편이다. 특히 수프는 거의 소금 덩어리다.

옷은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3000m가 넘는 고봉들이 많은데, 산 아래는 10도 이상이어도 정상에는 살을 에는 영하의 바람이 부는 경우가 많다. 발레 주(州)의 시옹 등 서부지역은 불어를 사용하고, 체르마트·로이커바드·리더알프 등에서는 독어를 사용한다.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정갈한 중세와 활력 넘치는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 바로 스위스의 도시들이다. 그 중에서도 수도, 베른과 스위스의 첫 번째 도시 취리히는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걸을수록 재미있는 풍경이 중첩되어 나타났던 도시.

베른의 구시가지는 코발트빛 아레강이 부드럽게 도시를 끼고 흐른다. 구시가 전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다.
조용한 중세 도시로의 여행, 베른

스위스의 수도는 작은 마을, 베른이다. 이렇게 작고 오래된 도시가 한 나라의 수도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사실이 더 놀랍다. 1191년 유명한 도시 건설자인 체링엔 가의 베르톨트 5세가 군사적인 요새로 건설한 베른. 코발트빛 아레강이 부드러운 U자형 곡선으로 도시를 끼고 흐른다. 강에 둘러싸인 왼편이 구시가이고, 오른편은 신시가이다. 높은 곳에 올라 베른을 내려다보면 코발트빛 강물과 붉은 지붕들, 그 둘레를 둘러싼 나무들이 신비로운 옛 고성을 떠올리게 한다.

베른의 명물, 시계탑은 야경이 더 멋지다.

베른 시가지는 하루만 걸어도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의 아담한 규모. 첫 코스는 베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미정원’이 좋겠다. 수백 종의 장미, 아이리스, 철쭉 등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야경이 일품이어서 시민들의 휴식처와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슬슬 강가를 끼고 걸어가면 금세 ‘곰공원’이 나온다. 베른을 상징하는 동물은 곰. 중세부터 곰을 길렀다. 최근에는 새끼 곰 두 마리가 태어나 베른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베른의 연방 의사당 광장 분수는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곰공원에서 다리를 건너 구시가로 들어가면 감옥탑에서 시계탑까지 약 300m의 마르크트 거리에 접어들게 된다. 길을 따라 양편으로 베른의 명물인 석조 아케이드가 늘어서 있고, 길 중간 중간에는 11개의 특색 있는 분수대가 있다. 매 시 정각 4분 전부터 시작되는 인형공연이 재미난 시계탑, 스위스의 26개 주를 상징하는 바닥 분수가 있는 연방 의사당 광장 등은 야경이 아름다운 스폿이다.

베른을 상징하는 곰은 버스, 조형물, 기념품 등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내 곳곳을 둘러봤다면 버스를 타고 예술에 대한 목마름에 목을 축여보자. 스위스 출신의 유명 화가 파울 클레를 기념하기 위한 파울 클레센터는 12번 버스의 종점에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파도 모양의 외관도 볼거리지만, 클레와 피카소의 전시 등 굵직굵직한 전시도 열린다.

베른의 밤은 더 활기차다.

I.N.F.O. BERN
볼거리
 
파울 클레 센터(+41 (0)31 359 01 01, www.zpk.org) 입장료 16CHF(스위스 패스는 50% 할인) 시간 10:00~17:00(목요일 21:00), 월요일 휴관 

아인슈타인 하우스(+41 (0)31 312 00 91, www.einstein-bern.ch) 입장료 6CHF 시간 10:00~19:00(4~9월), 10:00~17:00(그 외 화~금요일) 

시계탑 시계 주변의 인형들이 차례대로 움직이는 공연이 특별한데, 매 시 4분 전부터 시작된다. 레스토랑 Restaurant Rosengarten(+41(0)31 331 32 06, www.rosengarten.be) 숙박 Hotel La Pergola(+41 (0)31 941 43 43, www.hotellapjergola.ch)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사람들이 행복과 더불어 가장 원하는 것은 바로 ‘평화’가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반복되며, 이어져 오고 있는 전쟁의 역사를 하루빨리 없애고, 진정한 평화를 꿈꾸고 있다. 중립국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위스는 ‘평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나라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스위스 취리히주의 취리히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다. 어떤 점에서 취리히가 그토록 각광을 받고 있는지, 평화로운 나라 스위스의 취리히로 떠나보자.

취리히 전경 - 첨탑의 도시 취리히에는 교회와 성당의 수가 많다.

편안한 마음으로 도시 중심을 거닐다

취리히 국제공항에 내려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한적함이다. 이 공항은 8회 연속 유럽을 대표하는 공항으로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현대화된 건물 안에는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 국내 공항에서의 북적북적한 느낌과는 달랐다. 한마디로 세련된 느낌이 좀 더 다가온다.

취리히 공항은 공항역과 함께 있다.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타면 취리히 시내까지 약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취리히가 스위스의 경제적인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은, 이처럼 편리한 교통도 한 몫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다른 도시와의 교통도 잘 연계돼 있어 여행의 거점으로도 충분히 활용된다. 취리히 공항역에서 취리히 중앙역까지는 수시로 기차가 운행되는데, 2층 기차라는 점이 특이하다. 취리히 중앙역은 스위스 최초 철도 개통시기에 생긴 역으로 스위스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게이트도 50개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역이다.

중앙역 밖으로 나오면, 여느 유럽의 대도시처럼 고풍스런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다양한 호텔들과 노천카페들 하나하나가 마치 역사가 깃들어 있는 것처럼 깔끔한 디자인과 아름다운 색감을 보여준다. 특급호텔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취리히라는 도시의 첫 광경을 눈에 아로새겨 본다. 하지만 티타임은 잠시 뿐, 이제 취리히의 여행 중심지, 반호프 슈트라세를 거닐 차례다. 중앙역의 반호프 광장에서 취리히 호반의 뷔르클리 광장까지 뻗은 약 1,300m에 이르는 대로인 이 거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쇼핑가다. 고급 상점과 커다란 백화점, 유서 깊은 은행 등이 밀집돼 있어,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불편하지는 않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구경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비록 유럽 특유의 높은 물가(?) 때문에 지갑에 선뜻 손을 넣기가 쉽지 않다 하더라도, 그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취리히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친절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와는 조금 다른 마음의 안정감이 생긴다. 거리 곳곳에서 펄럭이는 빨간색과 흰색의 스위스 국기는 그러한 마음을 더욱 굳게 만들어 준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첨탑의 도시

'작지만 큰 도시'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취리히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고객의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한 비밀계좌제도를 운영하는 스위스 중앙은행도 취리히에 있을 정도로,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취리히를 설명하는 말은 바로 ‘첨탑의 도시’라는 것. 그만큼 취리히 내에는 성당과 교회가 많다.

취리히의 야경 - 강을 경계로 성 베드로 교회(좌)와 그로스 뮌스터성당(우)이 보인다.

취리히 중앙역 - 취리히 공항역에서 가까우며, 반호프 거리와 이어져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이다. 11-13세기에 걸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스위스 최대 규모의 성당이다. 이 성당은 샤를 마뉴 대제가 세운 참사회로 지어졌다가, 중세에는 콘스탄티누스 주교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스위스의 종교개혁가 츠빙글리가 1519년부터 이 성당에서 설교한 이후로 유명해졌다.

성당 앞에 서면, 보는 것만으로도 웅장한 규모에 압도될 정도다. 성당 위의 쌍둥이 첨탑의 인상적인 외관은 취리히에서 꼭 봐야할 명물이다. 184개로 이뤄진 계단을 올라가 첨탑 정상에 이르면, 취리히 시내의 전경과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에서 강을 건너 바로 맞은편에 있는 프라우뮌스터 성당도 유명하다. 이곳은 9세기경 동프랑크 왕국의 루트비히 2세가 딸을 위해 세운 여자 수도원을 교회로 바꾼 곳으로 13세기경 재건됐다. 특히 제단 위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한데, 인상파 화가인 샤갈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성 베드로 교회는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탑으로 유명하며, 시계 바늘의 길이만 해도 3m가 넘는다고 하니,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강가에서 평화의 음악을 듣다

취리히를 도보로 거닐다보면, 역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취리히 호수와 리마트 강이다. ‘호반의 도시’로도 알려진 취리히의 호숫가에 앉아 잠시 발을 담그면, 로맨틱한 기분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옆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얼굴표정을 보며 ‘평화’와 ‘행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리마트 강변-거리가 깨끗하고 구획정리가 잘 돼 있어 도보가 편하다.

유유자적하게 지나가는 유람선들과 팔짱을 끼고 걷는 연인들의 행복한 표정, 고풍스러운 건물들의 모습이 마치 풍경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이 그림 속만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처럼, ‘행복’과 ‘평화’도 분명히 현실 속에서 발견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든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지고 있는 강가, 하나둘씩 밝게 빛나며 켜지고 있는 도시의 불빛처럼 평화의 나라 스위스의 중심도시 취리히도 그렇게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슬슬 유람선을 타고 오페라 하우스를 향할 시간이다. 하지만 취리히의 아름다운 음악은 이미 듣지 않았나 싶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강, 고풍스런 건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발하는 아름다운 평화의 음악을 말이다.


국가정보
정식 명칭은 스위스연방공화국으로 수도는 베른이다, 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사용하며, 종교는 가톨릭교와 개신교이다. 화폐는 스위스 프랑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와는 1962년 12월 19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가는 길
대한항공에서 인천~취리히 구간 직항편을 주 3회(화‧목‧토) 운항하며, 비행시간은 약 1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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