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갖춰진 선상에서 자유와 여유로움을 만끽하다 보니 어느새 오사카에 도착했다. 크루즈에서 바라다본 짙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다내음,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취해 마음까지 깨끗해졌던 오사카 크루즈 여행기를 소개한다.

진정한 휴식과 낭만이 있는 크루즈, 목적지까지의 이동은 덤


무거운 짐을 끌고 공항을 오가며 비좁은 기내 의자에 묶여 여행지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항공 여행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팬스타의 부산발 오사카행 크루즈에 몸을 실었다. 빡빡한 여행 일정에 길들여져 19시간의 운항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은 기우였다. 팬스타 크루즈는 기존의 이동 수단으로서의 배가 아닌 숙박, 엔터테인먼트, 쇼핑, 쇼, 음식 등을 모두 갖춘 여행의 일부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다 보면 덤으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 매력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터미널에서 객실로 짐을 옮겨주는 포터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이벤트와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다.



 

배에서 바라보는 세토 내해의 야경은 더욱 특별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유메. 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묘미가 있는 객실.

선상 카페 '유메'에서는 시원한 바다 전망을 보며 음료와 과자를 즐길 수 있고, 메인홀인 무궁화홀에서는 끊임없이 이벤트와 공연이 펼쳐진다. 이때 부탁을 하면 공연팀이 카드 마술 등 간단한 쇼를 직접 보여준다. 비즈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테라피 룸 등이 마련돼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운동을 하거나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다. 선내에 마련된 편의점과 면세점에서는 먹을거리 등을 저렴하게 판매해 여행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선박 여행만의 묘미를 더욱 즐기고 싶다면 출발 전 브릿지 투어를 예약할 것. 배의 운항을 조종하는 선장실을 구경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로 선장이 배의 작동 원리부터 항해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잠깐 동안 직접 배를 운전해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배를 운항하는 선장의 시야에서 바다를 보는 것 또한 크루즈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의 많은 장점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을 꼽으라면 바로 여유로움이다. 육지와 떨어져 바다 한가운데에서 누리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 언제 누려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아득한, 진정 나만을 위한 시간은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안락한 침대에 누워 창문 밖의 짙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갑판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크루즈에서 객실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갑판은 크루즈 여행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가는 시원한 바닷바람, 수평선 밑으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일몰….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갑판 위에 서서 "내가 왕이다!"라고 소리친 장면에 크게 공감하게 된다. 선내 방송에서는 운항 경로 중의 볼거리와 명소들을 소개해주는데, 대마도를 지나 일본 본토인 혼슈 지방과 시모노세키를 거쳐 일몰이 질 때쯤에는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세토 내해의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현수교인 아카시 대교를 통과할 때는 짜릿함이 느껴진다. 선상 위에서 느끼는 바닷바람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골 온천 마을 기노사키

오사카 여객터미널에 내려 두 시간가량 떨어진 일본의 전통 온천 마을인 기노사키를 찾았다. 1,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마을은 가이드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곳으로 외국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찾는 고즈넉한 곳이다. 강을 중심으로 월계수 나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매혹적인 모습을 뽐내며 서 있고 마을 전체가 아기자기한 료칸으로 이뤄져 일본 문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을 안의 료칸을 숙소로 잡으면 료칸 패스를 주는데, 이것으로 료칸 내부의 온천은 물론 다른 온천 일곱 군데를 돌아다니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각기 다른 개성의 온천을 즐길 수 있고 료칸에서 제공하는 유카타와 나막신을 신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미술관, 문예관, 토산품 가게 등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료칸에 묵지 않아도 마을 입구의 관광안내소에서 이용권을 구매해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마을 곳곳에서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족탕과 음용할 수 있는 온천 음용대를 만날 수 있다. 기노사키 마을은 온천 이외에도 소박하고 단정한 목조 건물들과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것으로 유명한데, 산기슭에 있는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산중턱의 오래된 건축물을 돌아보고 정상의 전망대에서 기노사키와 라무야마 강, 바다의 경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배 안에서 지루할 틈이 없도록 다양한 공연과 쇼가 준비돼 있다.

교토의 전통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수사

전통적인 문화와 건축물을 자랑하는 교토의 짙푸른 녹음, 새빨간 단풍, 눈 내린 설경 등 교토의 사계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바로 청수사다. 교토 최고의 관광지인 청수사에 가는 것도 좋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쪽으로 전통상품이나 기념품,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는데 억지스러운 느낌이 아닌 전통이 녹아들어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난다. 종종 기모노를 차려입고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들도 만날 수 있다. 청수사는 '성스러운 물'이라는 뜻으로 입구에 그에 어울리는 수조가 있다.



각양각색 개성을 뽐내는 화려한 간판은 오사카 거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는 음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속에 더러워진 입을 씻는다는 의미의 물로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들어 왼손에 물을 머금고 입을 씻어내면 된다. 이곳에는 깎아지는 절벽 위에 돌출돼 있는 절을 보는 것 외에도 신사 앞의 바위 사이를 눈을 감고 똑바로 걸어가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든가, 장수, 돈, 사랑을 뜻하는 약수 중 두 가지만 선택해 마셔야 한다든가 등의 오랜 시간을 지나며 하나 둘 생긴 속설도 많아 소소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오사카의 명물이 된 에자키 구리코의 간판. 도심을 지나는 운하는 오사카 밤의 운치를 극대화시킨다. 24시간 운영되는 만물상점 돈키호테.


잠들지 않는 오사카 도톤보리의 야경


낮에는 교토의 오래된 역사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오사카의 중심지 도톤보리를 찾았다. 도톤보리의 밤은 매우 화려한데, 저마다 특색 있는 각양각색의 대형 간판들 때문이다. 어둠이 내리면 오색빛깔의 입체적인 간판들이 불을 밝히며 도톤보리를 별천지로 만든다. 그중에서도 마라톤 선수가 그려진 에자키 구리코의 대형 간판은 오사카의 상징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현대적인 대형 간판들을 운치 있게 중화시키는 도심을 지나는 운하에는 손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이 다녀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시킨다. 도톤보리 중심 운하의 바로 앞에 위치한 돈키호테의 대형 간판 또한 볼거리인데, 우리나라에 비해 상점들이 일찍 문 닫는 일본에서 늦은 시간에 물건을 구입하고 싶다면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 들를 것. 흔치 않게 24시간 운영하는 곳인데다 만물상점이라 불릴 만큼 많은 물건이 구비돼 있고 한국인 직원이 있어 안내받기도 편리하다.



팬스타 크루즈

운항 노선

부산~오사카(주 3회 / 화·목요일 오후 3시 출발 / 일요일 오후 2시 출발)
오사카~부산(주 3회 / 월·수·금요일 오후 3시 출발)
운임(편도)디럭스 스위트 22만5천원, 패밀리 스위트 18만5천원, 스탠더드 12만5천원.
문의1577-9996, www.panstarcruise.co.kr
*팬스타 크루즈에서는 크루즈와 항공을 접목한 에어크루즈 상품을 이용할 수 있으며, 크루즈 이용 고객에게 오사카, 교토, 기노사키 등 근처 도시의 숙소 예약과 관광 안내를 함께 제공한다.



1 여기저기 온천을 돌아다닐 수 있는 기노사키 마을에서는 유카타와 나막신을 신은 사람들의 모습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2 마을 곳곳에는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족탕이 마련돼 있다. 3 로프웨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노사키의 경치. 4·5 숙박, 음식, 온천을 모두 제공하는 료칸.



한적하고 고즈넉한 작은 마을 키노사키는 일본 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절벽 위에 나무 기둥만으로 세워진 청수사의 본당. 2 점괘를 뽑은 쪽지를 나무에 묶어놓으면 길조는 이루어지고 흉조는 막아준다는 속설이 있다.



섬나라 일본을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해안가를 따라 배를 타고 여행해야 한다. 특히 규슈(九州)나 나라현 등 일본 서부를 여행하면 우리 조상의 기상을 물씬 느끼게 된다.

올해로 28회를 맞이하는 조선일보의 대표적 공익 프로그램 '일본 속의 한민족사 탐방'은 이처럼 일본에 숨겨져 있는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다음 달 18일 출발 예정. 정영호(단국대), 손승철(강원대), 서정석(공주대) 교수 등 저명한 지식인들이 동행해 격조 있는 강의를 제공한다. 정호승 시인도 동승해 시(詩)에 대한 이야기와 낭만을 함께 나누게 된다.

'한민족사 탐방'의 첫 코스인 일본 규슈섬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한·일 교류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규슈 북서쪽의 다자이후(太宰府)는 백제를 생각게 하는 유적이다. 백제가 나당(羅唐) 연합군에 의해 멸망(660년)하고 백제 광복군이 금강 하구에서 또다시 패배한 뒤 규슈로 건너와 만든 방어 요새가 곳곳에 눈에 띈다.

고대 한민족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지는 일본 본토에도 많다. 나라(奈良)현의 세계 최대(最大) 목조 건축물 토다이지(東大寺)의 설계를 지휘한 양변(良弁) 스님은 오우미 지방에 정착한 백제계 씨족의 후손이다. 세계 최고(最古) 목조건축물 호류지(法隆寺)는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문화의 종합판이라 불릴 정도로 한민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한민족사 탐방'은 일종의 역사 기행이지만 2만3000t급 전용 크루즈선<사진>에서 즐길 수 있는 호텔급 숙식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짙푸른 대한해협을 건너 마주하는 규슈의 상징 아소(阿蘇) 활화산의 수려한 풍광, 벳푸(別府)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노천온천은 덤이다. 참가비에는 벳푸 스기노이 온천호텔 1박 등을 포함한 일체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배낭이나 캐리어 없이, 원하는 룩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 지중해 크루즈여행이면 가능하다. 지중해 크루즈 여행코스는 보통 동부 지중해와 서부 지중해로 구분한다. 서부 지중해 코스를 이용하면 낭만적인 스페인, 남부 프랑스, 이탈리아를 한번에 여행할 수 있다. 그저 편안한 호텔 객실에서 잠자고 화려한 편의시설을 이용하며 즐기면 된다. 모두가 잠든 사이 크루즈는 이동해 매일 아침 새로운 흥미로운 기항지 여행의 기회를 제공한다. 크루즈에 오르는 순간 차원이 다른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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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싣고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로열캐리비안크루즈 

 22만t급 초대형 하모니 크루즈 

크루즈 여행 경험자로서 단언컨대 크루즈 여행에서 선사와 선박은 기항지만큼이나 중요하다. 기항지와 기항지 사이, 즉 이동하는 동안 선박에서 머무는 시간이 무척 길기 때문이다. 

서부 지중해를 대표하는 크루즈 선사는 바로 로열캐리비안크루즈. 로열캐리비안크루즈는 총 26척의 크루즈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리딩 선사. 특히 세계 최대 크루즈 선박인 22만t급 하모니호는 규모뿐 아니라 다른 크루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부대시설을 갖고 있는 특별한 크루즈선이다. 

크루즈 중앙에 위치한 센트럴파크는 마치 뉴욕의 공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크루즈 여행 중에서도 자연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보드워크에는 회전목마가 설치돼 있어 이곳이 크루즈가 아닌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하모니호엔 크루즈 업계 최초로 인공 파도타기 시설이 갖춰져 있다. 길이 12m, 넓이 9.7m로 1분당 무려 11만3556ℓ의 물이 쏟아져 내리며 파도와 물살을 만들어 낸다. 수영도 차원이 다르다. 하모니호에는 메인 수영장 외에도 비치 풀, 스포츠풀 등 다양한 수영장이 마련돼 있다. 30m가 넘는 길이의 워터 슬라이드도 즐길 수 있다. 

쇼 또한 다양하다. 히트 뮤지컬 그리스와 귀에 익숙한 음악을 사용한 옴니버스 창작 뮤지컬 쇼, 원형 극장 모양의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다이빙 쇼, 실력파 피겨 선수 출신들이 펼치는 아이스쇼 등 매일 저녁 다양한 즐거움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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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살아 숨쉬는 스페인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

 아름다운 햇빛이 가득한 남프랑스 여행 

서부 지중해 크루즈의 여정은 대개 바르셀로나에서 시작한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항구도시로 화가 피카소와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배출한 도시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관광명소는 가우디가 설계한 성가족성당, 구엘 공원,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피카소 미술관 등이다. 

바르셀로나를 떠나 향하는 곳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가는 바닷길에 위치한 항구도시, 팔마 데 마요르카. 아름다운 경관과 온화한 기후, 중세 건축물과 아랍 왕조의 거성이 매력적인 곳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이다. 가우디가 수리 개축한 카탈루냐 양식의 고딕 대성당이 유명하다. 

또 다른 기항지는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 동쪽에는 알프스 산맥이 있고 서쪽에는 론 강이 흐르며 1년 내내 따스한 햇볕이 드는 프로방스에서는 아기자기한 시골집과 골목마다 자리한 시장 등을 만날 수 있다. 

크루즈를 타면 보통 마르세유에서 내리게 된다. 마르세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항구이자 지중해 최대의 항구 도시다. 영화 러브 액추얼리에서 콜린 퍼스가 고백하는 레스토랑,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인 이프 섬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르세유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 시간가량 달리면 화가 폴 세잔과 작가 에밀 졸라의 고향 엑상프로방스가 나온다. 그라네 박물관, 생 소뵈르 대성당, 세잔 아틀리에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지만 그보다는 세잔의 작품 속 배경으로 유명하다. 마치 그림책 속 장면 같은 풍광과 자주 마주치는 곳이기도 하다. 걷다보면 어느새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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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역사를 품은 이탈리아 피렌체 전경

 화려한 르네상스 도시 이탈리아 문화탐방 

크루즈를 타면 보통 피렌체와 피사, 고도 로마, 대표적인 항구도시 나폴리를 관광할 수 있다. 11세기 말 제노바, 베네치아와 대립하는 강력한 해상공화국이었던 피사는 13세기 이후 문예 도시로 번창했다. 피사 대학에서 공부한 최고의 스타는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가 피사의 사탑에서 쇠구슬로 낙하속도 실험을 했던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이 피사와 자웅을 겨뤘던 도시 국가였던 피렌체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화려한 도시. 중세의 유적에 르네상스 시절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천재들의 손길, 흔적 등이 더해져 더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났다. 결국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녀 주인공이 극적으로 다시 만났던 두오모 성당이 유명하다. 이곳에 가면 준세이와 아오이의 애틋한 감정이 전해지는 듯하다. 

지중해 크루즈여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하나투어 홈페이지(www.hanatour.com) 또는 대표전화(1522-0014)로 문의 가능하다.  

[전기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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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하모니호' 크루즈 여행

1 클럽 하모니호는 중세 시대 군함을 형상화한 모습에 내부에는 호텔급 레스토랑과 바, 스파 등을 갖췄다. 2 갑판 위에 마련된 자쿠지. 따뜻한 물속에서 승객들이 여독을 풀고 있다. 3 깊은 밤, 바다도 하늘도 빛을 잃었지만 크루즈선‘클럽 하모니호’가 내뿜는 조명은 보석처럼 망망대해를 꾸민다. 갑판 위에서 야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수영장과 자쿠지를 이용하며 즐길거리가 더 늘어난다. / 하모니크루즈 제공
'느림의 미학(美學)'을 즐길 수 있는 여행은? 정답은 크루즈 여행이 아닐까.

봄비가 흩뿌리던 현해탄 바다 물길을 가르며 거대한 크루즈 여객선이 뱃고동을 울린다. 지난 22일 오후 6시, 부산항을 출발한 국내 최초 국적 크루즈 '클럽 하모니(Club Harmony)호'가 일본 나가사키·후쿠오카로 뱃머리를 향했다. 길이 176m, 폭 26m로 축구장 2개 정도 크기인 이 크루즈선(2만6000t)은 이날 승객 441명과 승무원 365명을 태웠다. 그리 멀리 않은 코스를 다음 날 아침까지 천천히 가도 좋은 건 여정 자체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여유로움, 크루즈 여행의 묘미

미국 라스베이거스 출신 흑인 여가수가 걸쭉한 목소리로 스윙 재즈를 선보이는가 싶더니, 볼룸댄스 선수들이 신명나는 댄스 공연을 한다. 첫날 일정이 배에만 머무는 것이라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오산.

9층 높이 선박의 맨 꼭대기 층에는 스파·사우나가, 8층에는 헬스클럽이 준비됐다. 7층 갑판에는 야외 수영장, 자쿠지(뜨거운 욕조)가, 6층에는 커피전문점과 뷔페식당, 키즈클럽, 바(Bar)와 공연장이 마련돼 배가 아니라 '테마파크' 같다.

3박 4일로 일본 나가사키·후쿠오카를 돌아보는 첫날 일정은, 배에 올라 구명조끼 입는 법 등을 배우는 선상 안전교육으로 시작한다. '구릉구릉' 선체가 출렁이며 배가 출발한 후 시간에 맞춰 기념 밴드 공연이 시작됐다. 중년 승객들 어깨는 자연스레 덩실덩실 움직인다.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맛있는 먹거리다. 첫날 저녁 7시, 만찬이 시작된다. 메뉴는 호텔 주방장 출신이 솜씨를 부린 뷔페. 신선한 조개관자 샐러드에 LA갈비, 생선초밥과 연어회 등이 수준급이다. 밤이 깊을수록 쇼는 화려해진다. 6층 '해리스바'에서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가수들이 라이브 공연을 펼치고, 같은 층 '마리나볼룸' 공연장에서는 라인댄스 강사가 댄스 강습에 나선다. 가족 단위 승객들도 표정이 밝다.

어린이들을 위한 선내 '키즈 클럽'에서는 제기와 하회탈을 직접 만든 아이들이 신이 났다. 그동안 부모들은 칵테일 한 잔을 느긋이 즐기면 된다.

◇봄꽃 향연 펼쳐지는 나가사키·후쿠오카

크루즈가 도착한 일본 나가사키·후쿠오카에는 각각 하루짜리 기항지 관광이 준비돼 있다. 한국에선 아직 꽃샘추위가 기승이지만, 일본 남단 규슈에 위치한 나가사키·후쿠오카는 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를 정도로 완연한 봄이다. 특히 후쿠오카 다자이후에 있는 신사(神社) '텐만구(天滿宮)'의 매화나무 6000그루는 이미 줄기마다 진분홍색 꽃을 줄줄이 달기 시작했다. 후쿠오카에는 '좋은 물'을 자랑하는 온천이 많다. 국내 관광객들은 후쿠오카를 순전히 온천 여행만을 위해 찾기도 하니, 온천물에 몸 한 번 담그지 않으면 서운하겠다.

'나가사키'는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로 원자폭탄이 떨어진 곳. 일본인들은 '피폭의 참상'을 보여주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다며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을 만들었다. 자료관을 둘러보며 피폭에 얼굴이 녹아내린 주민 사진을 보면 당시 상황이 짐작된다. 인근 평화공원엔 나가사키 상징물 중 하나인 9.7m 높이 평화 기념상이 서 있다.

쇄국정책을 펴던 17세기 일본이 서양과 교류하는 유일한 통로로 만든 부채꼴 모양 인공섬 '데지마(出島)'를 둘러보는 일정도 흥미롭다. 네덜란드 상관이 살던 집터와 동인도회사 문양이 선명하게 박힌 도자기 등이 볼만하다.

◇연령별 맞춤형 즐길거리

클럽 하모니호에서는 매일 밤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크루즈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관광객에게 보다 큰 만족감을 준다.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즐길 방법은 다양하다. 20~30대 젊은 승객들은 크루즈 6층 '트로피카나 극장'에서 크루즈 전속 걸그룹 '메리 지'가 선보이는 춤과 노래에 빠져들고, 40~50대 부부들은 볼룸댄스를 배우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노년층 승객들도 밤에 열리는 가라오케 무대에 올라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아이들은 간단한 일본어 수업을 듣거나, 점성학 체험을 해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성 승객들에겐 아침 요가 프로그램 맛보기도 크루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덤'이다. 날씨에 따라 배가 다소 흔들리는 경우도 있으니, 뱃멀미에 민감한 관광객이라면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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