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일출 명소 '아리산'… 피톤치드향 가득한 열대·온대림에 산과 산 사이 구름바다도 장관

타이완 중남부 쟈이(嘉義)시에 있는 아리산(阿里山)은 일출과 운해로 유명한 곳이다. 해발 30m 시내에서 출발해 높이 2274m에 이르는 아리산 종착역까지 가는 산악열차가 명물이다. 이 산악열차는 히말라야와 안데스 산맥의 산악열차와 함께 세계 3대 고산 산림철도로 불린다. 최근 자연재해로 인해 일부 구간은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빨간색 산림열차를 타고 숲속을 달리는 구간에서는 상쾌한 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종착역 앞에는 일출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새벽부터 일출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운해에 가려진 태양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면 산과 산 사이로 가득한 구름바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시야가 맑은 날에는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인 옥산이 보일 정도라고 한다.

일출을 보고 아리산역으로 내려오는 길은 약 3㎞ 산책로다. 피톤치드 향을 뿜어내는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걷는 내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랜 세월을 견딘 고목이 하늘을 가려 다소 어둡게 느껴지지만 속세를 잊기에는 더없이 좋다.

구름바다 위로 벌건 태양이 솟아오른다. 타이완 중남부 아리산은 일출(日出)이 멋진 곳으로 유명하다.
구름바다 위로 벌건 태양이 솟아오른다. 타이완 중남부 아리산은 일출(日出)이 멋진 곳으로 유명하다. / 롯데관광 제공
이 숲을 대표하는 나무는 아리산 향림신목. 수령이 2300년이나 된다고 한다. 1957년에 벼락을 맞아 나무가 타고 그 기둥만 남아 있는데 이 나무를 1대 신목이라고 부른다. 이 밖에 2000년 이상 된 편백나무들이 20그루 이상 있다. 몇 그루 나무가 얽혀 하나가 된 것도 있고, 한 나무 위에 다른 나무가 자라고 이 나무가 죽자 또 그 위에 다른 나무가 자라는 삼대목(三代木)이 유명하다. 한 남자를 같이 사랑한 자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자매 연못과 사찰, 붉은 꽃이 핀 꽃밭이 아름다운 기차역, 아리산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 등 소소한 풍경들이 마음을 치유시키는 듯하다.

아리산을 떠나 타이베이로 가는 길목에 난토우현이 있다. 이곳에는 일월담(日月潭)이란 호수와 함께 여러 원주민이 다양한 문화를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일월담은 타이완 여행 안내책자에 항상 소개되는 명소. 해발 약 800m에 자리한다. 일월담이라는 이름은 해와 달의 호수라는 뜻. 호수 북쪽은 해와 닮은 둥근 모습을, 남쪽은 초승달 모습을 하고 있다. 일월담을 제대로 즐기려면 보트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좋지만 호수 주위의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아도 좋다.

일월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넘어 내려오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타이완의 진짜 주인인 원주민이 살고 있는 민속촌이다. 이곳에서 아미족, 태아족, 새하족, 추족, 배만족 등 9개 부락의 모습과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매 시간 각 민족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져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대만 야류 해안 공원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대만 야류 해안 공원에는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타이완 대표 관광지인 고궁박물원과 101빌딩, 야시장 코스에 더해 아리산과 일월담까지 둘러보는 일정을 추천한다. 롯데관광은 대한항공으로 매일 출발하는 타이베이 오전 출발 직항편을 이용하고 고속열차에 탑승해 이동시간을 단축한 일정의 신상품을 내놓았다. 아리산과 일월담 외에도 타이베이 시내의 고궁박물원과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야류, 지우펀 등의 일정을 포함했다. 가격은 109만9000원부터(총액 운임 기준). 왕복 항공권, 고속열차, 전 일정 숙박 및 식사, 관광지 입장료 등이 포함되어 있다. 타이베이, 야류, 화련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준비되어 있다. 11월 30일까지 아리산 상품 예약을 받아 선착순 100명에게는 10% 할인한다. 문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몇 년 전 한여름 타이베이 예술대학 레지던시에 머물게 될 기회가 생겼다. 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각자의 작업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 타이베이는 여름이면 40도를 넘나드는 찜통 같은 곳으로, 여름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할 도시였다. 여름에 타이베이에 다녀온 후 열사병 비슷한 걸 앓았던 엄마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타이베이는 내게 '차이밍량'이나 '에드워드양', 후시아오시엔 같은 감독들의 도시로 바뀌었다. '애정만세'와 '하나 그리고 둘' '비정성시'와 '밀레니엄 맘보'의 도시로…. 

하지만 무엇보다 타이베이에는 헤어졌지만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었다. 22년 넘게 한 번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바쁜 일정을 쪼개 그 도시에 머무를 이유 말이다. 

7월과 8월, 내 생애 가장 무더웠던 나날. 타이베이 예술대학 안에 있는 50m 트랙의 수영장에서 자주 수영을 했다. 타이베이에 유독 야시장이 발달한 이유를 그곳에선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밤이면 선배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스린 야시장'에 갔다. 서울 메트로만큼 깨끗한 지하철을 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타이베이에서 만났다. 

흥미로운 건 타이베이 지하철 안에선 음료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던 선배의 손에 여섯 번째 손가락처럼 언제나 들려 있던 '타이완비어'도 지하철에선 절대 금지였다. 

"왜? 그럼 목 마르면 어떡해? 생수도 마시면 안 돼?" 

"그럼 몰래 마시다가 걸리든지! 벌금 내야 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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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러시아워 [사진제공 = GettyImagesBank]

너무 더워서 나처럼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하루에 몇 캔씩 타이완비어를 물처럼 마셨다. 타이베이 사람들 손에는 과일주스 아니면 청량음료, 버블티가 들려 있었다. 버블티 가격도 서울에 비해 놀랄 만큼 쌌다. 그곳에서 나는 물 먹는 하마처럼 늘 음료수를 마셨다. 시장은 언제나 새벽까지 북적였다. 자주 시장을 돌아다니며 진심으로 대만 음식을 좋아하게 됐다. 

나의 첫 외국인 친구는 밴쿠버에서 만난 대만 여자아이였다. 그녀의 영어식 이름은 '엔젤'이었는데 이름처럼 착한 애였다. 엔젤 때문에 처음으로 밴쿠버의 차이나타운에서 버블티를 마셨다. 그때의 놀라움이라니! 아직도 음료수 안에 든 '찹쌀떡'같은 검은 물질, '타피오카펄'의 쫀득한 질감이 기억날 정도다. 

나는 엔젤에게 순두부와 잡채를, 그녀는 내게 국수와 베이징 덕을 종종 요리해줬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내가 만난 대만 친구들은 참 순하고 다정하며 친절했다. 

서울로 돌아갈 즈음 레지던시에 머물던 홍콩 남자아이의 전시를 봤다. 자기 몸에 이런저런 상처를 내고, 그 상처의 흔적을 발표하는 엽기적인 전시였다. 보기에 따라선 구토를 유발할 만한 작품이라 보는 내내 힘들고 흥미로웠다. 

옆방에선 가야금인지 거문고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악기 소리가 아침마다 들려왔다. 정말이지 엉망진창의 연주였다. 그 소리를 들으며 엘리자베스 맥닐의 '나인 하프 위크'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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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여행박사]

"사흘에 한 번씩 내 머리를 감겨주었다. 내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었는데, 처음 두어 번은 솜씨가 형편없었다. 어느 날 그는 눈이 돌아가게 비싼 '켄트 오브 런던' 머리 브러시를 사왔고, 그날 저녁 그 빗으로 날 때렸다. 멍이 다른 것보다 훨씬 오래갔다. 매일 밤 그 브러시로 내 머리를 빗질했다." 

이런 문장을 읽으며 언젠가 복도에서 그 사람과 마주치면 머리빗으로 꿀밤을 한 대 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타이베이를 떠나기 전 선배와 둘이 여행을 떠났다. 스쿠터를 타고 대만 전체를 여행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타이베이만 벗어나면 도무지 영어가 통하지 않아 택시에서 엉뚱한 곳에 내리거나 황당한 곳에 불시착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불시착하듯 내렸던 바닷가 마을이 떠오른다. 시골의 작은 식당에선 견종을 알 수 없는 검은색 개를 키웠는데, 그 개는 내 옆에 앉아 우리가 만두를 먹을 때마다 혀를 길게 내민 채 침을 뚝뚝 흘렸다. 내 생전 그렇게 침을 많이 흘리는 개는 처음 보았다. 나는 만두 하나를 검은 개에게 주었다. 개는 내 손가락까지 맛나게 먹어치울 기세였다. 

여전히 덥고, 습한 바람이 불어왔다. 대만의 여름밤은 시간마저 물 속의 휴지처럼 녹여버릴 것 같았다. 검은 개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던 타이완비어의 맛이 아직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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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베이시 10대 매력코스/이미지-대만 신베이시-에바항공 발표자료

[투어코리아] '단수이강의 노을, 황금폭포, 지우펀 옛거리, 핑시 천등축제 등 대만 '10대 매력 테마 코스' 누비며 신베이시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세요!'


대만 신베이시(新北市)와 에바항공은 '대만 新베이시-에바항공 슬로우 여행 캠페인' 런칭을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발표하고 대만 '10대 매력 테마 코스'를 소개했다.


신베이시는 수도 타이베이를 사방으로 둘러싼 대만 최대의 도시로, 바닷가 풍경과 산림 전원 풍경, 예류지질 공원 등 다채로운 자연과 도심 시티투어, 온천 등을 모두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인 여행지다.

이날 신베이시 관광 여행국 린총즈 부국장은 'tvN '꽃보다 할배', '러닝맨', '아빠 어디가' 등 방송 이후 한국 관광객들의 대만 방문이 급증, 3년 연속 대만을 방문하는 한국관광객 수는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며 '매년 급증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신베이시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만의 색다른 매력이 담긴 '10대 매력 테마 코스'를 기획한 만큼 신베이시의 풍부한 자연 경관 및 매력을 충분히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 신베이시 관광 여행국 린총즈 부국장

이날 소개된 '대만 10대 매력 테마 코스'는 ▲ '꽃보다 할배'에서 나왔던 스펀 옛거리(十分老街), ▲진과스(金瓜石) 황금박물관, ▲단수이(淡水)강의 노을 및 단수이 옛거리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우펀(九份) 옛거리 ▲내셔널지오그래픽지에서 '2016년 세계 10대 겨울여행 추천지'로 선정되었던 핑시(平溪) 천등축제 ▲특이한 지질학적 경관과 '여왕머리(女王頭)'로 유명한 예류(野柳) 해안공원 등 북해안의 푸르른 바다 ▲ 우라이(烏來)의 온천 ▲ 잉거(鶯歌)의 도자기체험 ▲ 반차오(板橋)의 임가화원 ▲ 호우통 고양이 마을 등이다.

▲ 주한타이페이대표부 스딩 대사

주한타이페이대표부 스딩 대사는 '최근 몇 년 한국과 대만은 정치, 경제, 관광, 문화,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교류해 왔다'며 '지난해 관광객 및 방문인원이 한국 67만명, 대만 52만명 등 약 120만명에 달해 5년 전(2010년)보다 2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성장은 2003년부터 관광객 무비자입국 정책, 항공협의 MOU를 체결 등 정부의 노력과 항공사 등 여행업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올해에도 5월 대구-타오위안 노선이 신설되는 등 한국-대만 정기직항편이 지난해(137편)보다 매주 51편 늘어난 188편까지 증설돼 양국 교류 모멘텀이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 '대만 新베이시-에바항공 슬로우 여행 캠페인 런칭 세러모니

또한 이날 행사에서 신베이시와 에바항공은 '대만 新베이시-에바항공 슬로우 여행 캠페인 런칭 세러모니'를 진행하고, 캠페인의 일환으로 'Hello Kitty Jet 타고 떠나는 여행, 新베이시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세요' 자유여행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번 패키지 가격은 왕복항공권과 호텔을 포함해 2박3일 기준 38만8,200원부터, 3박 4일 기준 43만7,200원(세금포함)부터이다. 예약기간은 6월 7일부터 가능하고, 여행기간은 6월 7일부터 9월 30일까지이다.

에바항공은 이날 행사에서 인천-타이베이 노서 주 21회, 김포-송산 노선 주 4회 등 한국-대만 노선과 함께 헬로키티 항공기를 소개했다. 헬로키티항공기는 항공기에 헬로키티로 랩핑한 것 뿐만 아니라, 탑승권, 기내식, 베게, 냅핀, 종이컵, 식사도구, 화장실 등의 각종 용품을 통해서 헬로키티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헬로키티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헬로키티 서비스 상품 및 한정판 면세상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 에바항공 커진청 대변인

에바항공은 또한 14개 호텔과 연계한 에어텔 상품 '에어숑'에 대해 소개하며, 에터텔 상품을 통해 저렴한 대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바항공은 패키지를 선착순으로 구입한 5,000명에게 약 40만원 상당의 혜택을 포함한 쿠폰북도 증정한다. 쿠폰북에는 택시 투어 NTD300원 현금 할인 쿠폰, 중화 텔레콤 5일 모바일 데이터, 광산 체험 이벤트, 대만의 유명 기념품 파인애플 케익과 신베이시의 상징인 천등 모양의 LED등이 포함된 NTD1,000원 선물, 까르푸, 유명 명소, 박물관 6곳 및 관광지 15곳의 할인 쿠폰 등 푸짐한 상품이 포함돼 있다.

▲ 헬로키티와 다니엘이 무대에 등장, 귀여움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신베이시와 에바항공은 인스타그램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베이시로 여행가고 싶은 이유를 해시테그 #ILoveNewTaipeiCity와 #newtaipeitour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 1명을 선정해 에바항공 자유여행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에바항공 커진청 대변인은 '에바항공은 취항 초기부터 인천-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오가기 시작, 여행객 증가에 힘입어 타이베이, 타이중, 까오숑까지 항공편을 확대해 현재는 매주 34편에 달한다'며 '그만큼 한국과 대만 양국간의 관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기를 띄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로키티 항공기 중 '러브 애플 젯' 모델을 한국시장에 선보여 양국간 관광객 유치에 일조하고자 한다'며 '매일 한국과 대만을 오가는 에바항공의 헬로 키티 비행기로 편리하고 유쾌한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등에 소원을 쓰고 하늘에 띄우는 천등 체험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만의 대표적인 여행 매력으로 꼽히는 '핑시 천등축제'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등에 소원을 쓰는 '천등' 체험을 선보였다.


한편, 신베이시와 에바항공은 6월 9일부터 12일까지 고양시 일산 KINTEX 국제 전시 컨벤션센터에 열리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에 참가한다.

▲ 이날 행사장에는 헬로키티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헬로키티 서비스 상품 및 한정판 면세상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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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스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허환산의 능선길 풍경. 기래북봉의 깎아진 사면들이 빛을 받아 만년설을 연상시키고 있다.

비행기로 2시간 30여분 거리에 있는 대만은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자연환경을 가졌다. 시간에서 우리와 차이는 있지만 과거 50년 동안의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립했다는 점도 그렇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유엔군 파병동의안을 적극 찬성해 돈독했던 대만과의 관계는 1992년 한・중 수교로 국교가 단절됐다가 2004년 항공노선 취항을 기점으로 국교단절 12년 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시간이 흘러 한류의 또 다른 진원지인 대만은 1960년대에 산을 다녔던 이들에겐 조금은 특별한 곳으로 기억된다. 바로 한국 해외원정등반의 문을 연 첫 번째 대상지가 대만 최고봉 옥산(3952m)이었기 때문이다. 1960년 2월 26일부터 3월 26일까지 약 한달 간의 일정으로 한국하켄클럽의 김웅 단장과 김정섭 대장, 김기환, 조중민, 이병혁, 김덕성, 장철현, 감관, 김덕치 등 9명이 원정에 참여했으며, 이후 몇 차례 이어진 옥산 원정으로 대만은 우리나라 해외등반역사의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했다.

↑ 등산로에서 바라다 본 허환산 주봉 전경. 삼각형 모양의 봉우리가 주봉이다.

일본 다음으로 가까운 섬나라인 대만은 면적이 남한의 절반에 채 못 미치지만 오래전 지각융기로 인해 섬의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중앙산맥을 중심으로 고산지대가 형성,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고산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214개나 되는 3000m급 고봉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에 해당하는 국가공원이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위산(玉山), 타로코(太魯閣), 양밍산(陽明山) 슈에빠(雪覇), 타이찌앙(台江), 킨먼(金門), 큰팅(墾丁), 둥샤(東沙) 국가공원 등 총 8곳이며, 산 전체가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허환산(合歡山)은 타로코 국가공원 서쪽, 난터우(南投縣)와 화롄(花蓮) 두 현의 경계에 솟아있다. 주봉(3417m)과 동봉(3416m), 서봉(3144m), 남봉, 북봉(3422m) 외에도 허환첨산(3217m) 등 여러 개의 연봉들로 이뤄졌다. 열대와 아열대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23도에 달하는 고온다습한 대만은 3000m 이상 되는 고산지대에선 실상 우리의 사계와 같은 날씨를 보여 친근감을 더한다. 대만에서 5번째로 높은 허환산은 높은 지형 덕에 겨울 풍경이 유명한 곳인데 3275m에 있는 우링(武嶺) 고개까지 차로 오를 수 있어 매년 겨울철이면 설경을 감상하려는 사람들과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대만의 초록빛 원시 밀림을 품은 채 3000m급 100여 개 준봉들이 솟아있는 허환산 일대는 우서(霧社)풍경구, 유럽식으로 지어진 칭징(淸境)농장, 아오완대삼림유락구(奧萬大森林遊樂區), 고산과일의 주산지인 리산(梨山) 등의 관광지도 있어 연중 내내 사람들이 발길이 잦다.

↑ 마치 거대한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허환산 등산로

대만에서 5번째 고봉 허환산

타이베이 공항에서 트레킹클럽의 최승원씨와 최오순씨 일행은 마중 나온 대만 현지 산악가이드인 치우췌이촨씨와 진기우씨 등과 함께 난터우현에 있는 설산 등반을 마치고 허환산으로 향했다. 허환산 가는 길은 타이베이에서 동남아 최장 터널인 설산터널(12.9km)을 통과해 이란현의 쟈오시와 이란시를 거쳐 난터우현으로 이어진다. 13년에 걸쳐 뚫었다는 설산터널 덕에 설산과 허환산 가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란시를 지나 점점 가파른 산사면을 오르던 길은 동쪽의 화롄시와 서쪽의 타이중시를 잇는 둥시헝관궁루(東西橫貫公路)와 만나며 천길 벼랑길과 구불구불한 산길이 극에 달한다. 이 길 중 따우링(大偊嶺)에서 우링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대만 10대 건설지'에 선정된 곳으로 건설당시 인명피해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고산 봉우리들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해 대만에서 꼭 돌아봐야 하는 곳이 됐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사령부와 부대 창고 등이 있었던 곳으로 원주민 토벌과 자원 약탈의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던 옛 도로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본격적인 허환산 북봉 산행은 '台14甲 36.7k'라고 표기된 지점에서 시작된다. '14번 도로 36.7km'지점이란 의미로 대만에선 각 도로 상에 일정한 간격으로 거리표시판을 세워 도로상의 각 지점들을 표기하고 있다. 안내판이 있는 초입 바로 아래쪽 승용차 3~4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마쳤다. 그 옆은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가 이어져 보는 것만으로 위태로웠다.

초입을 올라 나뭇가지들이 허리까지 자란 관목지대를 통과하자 '0.1k'라고 적인 표지목이 나타났다. 허환산은 500m씩 표기된 설산과는 달리 100m 간격으로 거리를 표시하고 있었다. 관목지대를 통과하자 완만한 능선으로 등산로가 길게 이어졌다. 사람 키를 조금 넘는 소나무와 편백나무들이 자라곤 있지만 듬성듬성할 뿐 무릎까지 자란 수풀 지대가 대부분이었다. 그나마도 '0.4k'지점을 지나자 모두 발목에 겨우 닿을 정도다. 주변 조망에 막힘이 없다. 어깨너머로 높은 산만큼이나 깊은 탑차기리계곡(塔次基里溪)이 기래산의 연봉들과 어우러지며 화려한 자태를 한껏 뽐냈다.

첫 번째 안부까지 이어진 등산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안부에 올라서자 대만을 동서로 가르는 거대한 중앙산맥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네 백두대간처럼 마루금으로 이어진 수많은 연봉들이 마치 거대하고 둥그런 장막을 친 듯 웅장한 자태를 과시했다. 시야를 가릴 나무도 없고 햇빛을 피할 만한 쉼터 또한 없었지만 해발 3000m 고지대에서 펼쳐지는 전경은 보고 또 봐도 새로움이 묻어났다.

1.2km 구간을 통과하자 안부 너머 등산로 오른쪽으로 거대한 절개지가 나타났다. 집채만 한 그러나 멀리 있기에 작아 보이는 전파반사판 아래로 펼쳐진 절개지의 풍경은 익히 봐왔던 윈도우 컴퓨터 바탕화면의 초원 사진과 흡사해 보는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초원을 형성한 수풀을 자세히 살펴보니 수종을 알 수 없었지만 흔히 보는 연약한 풀이 아니었다. 키는 작지만 푸른 줄기와 잎은 헛디딘 발에도 밟히거나 쉽게 꺾이지 않을 만큼 단단했다. 해발 3000m가 넘는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생명을 이어나가는 모습에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얼마 전 히노키로 잘 알려진 천년 넘은 편백나무를 벴다고 해서 징역 15년을 선고할 만큼 자연보호에 대해 엄격한 대만에서 누군가에 의해 나무가 모두 베어졌거나 또는 산불이라도 난 듯한 허환산 풍경에 어떻게 이러한 특이한 지대가 형성됐는지 그저 추측만 할 뿐이었다.

↑ 허환산 북봉 정상 바로 직전의 능선길. 왼쪽으로 멀리 고산족들의 집성촌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까지 2km 구간 4시간 소요

1.3km 지점은 올라오면서 봤던 반사판이 건네다 보이는 널따란 안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허환산 북봉 0.7km, 서봉 5.4km 남았음을 알리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다. 북봉 정상을 잇는 한 줄기 오솔길을 따라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에 일행들의 발걸음이 더뎌졌다. 가고서고를 반복하며 주위를 둘러보지만 보는 방향에 따라 제각각인 풍경에 절로 흥이 날 정도다. 말도 통하지 않는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의 '니 하오!'를 건네는 일행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정상 직전 삼거리가 나온다. 허환산 북봉 정상과 리산(梨山) 방면의 티엔뤼안지(天巒池)라 불리는 호수 입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으로 티엔뤼안지 호수 위쪽에 있는 야영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올라온 대만의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큰 배낭에 텐트, 매트리스까지 짊어진 그들의 모습에 왠지 모를 반가움과 괴나리봇짐 마냥 가볍게 올라온 우리들 모습에 미안함이 동시에 전해졌다. 삼거리 표지판 아래엔 북봉에 다녀오려고 누군가 벗어놓고 간 배낭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삼거리에서 200m만 오르면 북봉 정상이다. 여러 봉우리 중 높이로 제일인 허환산 북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허환산의 백미로 손꼽힌다. 맑은 날에 정상에 오르면 남호대산(3142m), 감로산(3158m), 중앙첨산(3705m), 양명산(3272m), 무명산(3451m) 등 주변의 고산들과 허환산 주봉과 동봉, 서봉으로 이어지는 허환산의 연봉들도 한 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오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일쑤이므로 일찍 산행을 시작하면 좋다.

하산은 올랐던 길을 따라 내려와야 한다. 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조망 후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어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새삼스레 펼쳐졌다. 북쪽 능선너머로 고산족들이 깎아지른 절벽에 집을 짓고 척박한 땅을 일궈 살아가는 모습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받고 누리며 살아왔던 많은 것들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됐다. 출발지였던 초입에 도착하자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 한낮의 무더위도 길을 걷느라 들였던 수고도 모두 씻겨 내려가고 있었다.

↑ 허환산 북봉 정상에 선 최승원씨와 최오순씨(왼쪽)

tip
허환산은 2등급?


대만의 산 정상에도 우리나라처럼 고유번호가 적힌 삼각점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표지석에 1등, 2등이라는 등급이 매겨져 있다는 것이다. 허환산 북봉에 있는 사진처럼 '2등(二等)'은 삼각점 기준 8km 주변에 높은 산이 없다는 의미로, 1등은 35km 이내, 3등은 4km 이내, 4등은 2km 이내를 뜻한다. 참고로 설산 동봉은 3등, 옥산은 2등.

information

허환산 개요

허환산은 대만의 8개의 국가공원 중 타로코 서쪽, 난터우와 화롄 두 현의 경계를 지나는 중앙산맥 북단에 위치한다. 주봉과 동봉, 서봉, 남봉, 북봉 외에도 허환첨산, 석문산 등 여러 개의 연봉들로 이뤄졌으며 동쪽의 화롄과 서쪽의 타이중을 잇는 도로인 동서횡단도로가 등산로 입구까지 이어져 접근이 쉽다. 대만에서 5번째로 높은 허환산은 높은 지형 덕에 겨울 설경으로 유명하다. 원시 밀림을 품은 채 3000m급 100여 개 준봉들이 솟아있는 허환산 일대는 우서풍경구, 유럽식으로 지어진 칭징농장, 아오완대삼림유락구, 고산과일의 주산지인 리산 등의 관광지도 있어 연중 내내 사람들이 발길이 잦은 곳이다.

등산로

등산로 입구까지 이어지는 '台14甲'도로를 따라 등산로가 나 있다. 주봉의 경우 우링 휴게소 14甲도로 30.8km 지점에서, 허환첨산의 경우 허환산장에서, 남봉의 경우 14甲도로 30.6km 지점에서, 북봉의 경우 시아오펑코우(小風口)라고 불리는 14甲도로 36.7k 지점에서 산행이 가능하다. 서봉의 경우 북봉을 거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서봉 자체 산행도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타로코국가공원측에 입산신청서(http://eli.npa.gov.tw/E7WebO/index02.jsp)를 제출해야 한다. 북봉은 리산(梨山)방면의 티엔뤼안지(天巒池)라 불리는 호수 입구에서도 산행이 가능하다. 티엔뤼안지를 통과하면 북봉 아래 야영지에서 야영을 할 수 있다.

허환산은 여러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만큼 짧게는 20분부터 길게는 왕복 8시간까지 다양하게 코스에 따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가까운 남봉의 경우 20여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동봉의 경우 1시간, 북봉의 경우 2시간, 서봉의 경우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북봉의 경우 정상까지 거리는 2km로 왕복 4시간이면 넉넉하지만, 3422m라는 높이를 감안해 산행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잡는 편이 좋다. 북봉을 거쳐 서봉을 다녀올 경우 초입에서 서봉까지 6.7km에 달해 9~10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행 준비

열대와 아열대기후로 연평균 기온이 23도에 달해 고온다습한 대만의 고산지대에선 7~8월이 되면 오후부터 수시로 비가 내리기 때문에 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평균기온이 10~20도 사이지만 습기로 인해 온도보다 춥게 느껴진다. 3000m 이상 고산지대에선 지역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리므로 겨울철에는 한국의 겨울산 산행에 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허환산은 산행초입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해 접근이 쉬운 편이지만 고산지대이므로 고소증세를 대비해 천천히 이동하고 자주 물을 마시며, 뛰거나 무리한 동작은 자제한다.

대만은 대리석이 많이 생산되는데 이는 토양 대부분이 석회암지대이기 때문이다. 고산지대에서 솟거나 흐른 물도 석회수가 많으므로 마시지 말고 생수를 준비해 마시거나 끓인 물을 마시도록 한다. 허환산이나 설산, 옥산 등 대부분 고산지대로의 접근이 가파른 산사면을 깎아 만든 사면길이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을 경우 운행을 자제해야 한다.

기타 자세한 여행일정 문의 트레킹 클럽 1688-2584


숙박


허환산 주변에는 허환산 전망대에 위치한 허환산장(合歡山莊)과 후와윤산장(滑雲山莊), 관운산장(觀雲山莊)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다. 산장 모두 예약제로 운영된다. 관운산장은 타루코 국가공원 내 따우링에서 화롄시로 내려가는 8번 도로 상에 위치한다. 2인실과 4인실 10인실 외에도 다인실이 구비되어 있다. 조식(am 7~8)과 석식(pm 6:30~)을 제공한다. 대형 연회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사용시 예약을 해야 한다.

대만 등불축제 개막식에 100만명 몰려

대만 등불축제에 설치된 거대한 용 모양의 등이 마치 살아 움직이듯 화려하고 장엄하게 빛나고 있다./조미정 기자 bluerain010@chosun.com
대만에서는 '작은 설'이라고도 불리는 정월 대보름에 일 년에 한 번 세계적 축제가 열린다.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대만 등불축제다.

축제의 메인행사는 매년 각 지방에서 행사 기획안을 올려 그 중 한 곳을 선정해 개최하는데, 23년째를 맞는 올해는 장화현 루강 운동공원에서 2월 6일 시작해 19일까지 열린다. 축제의 주등(主燈)은 매년 그해에 해당하는 십이지신의 형상을 본떠 만든다. 올해 임진년 주등 이름은 '용상하위'(龍翔霞蔚). '용이 천하를 운행하니 화려한 빛이 세상을 감싸고 덕이 팔방에 퍼지며, 길한 구름이 세상을 뒤덮는다'는 뜻이다.

축제 행사장은 가로 세로 20여m의 장엄한 용으로 장식된 주등불이 있는 구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 구역으로 나뉜다. 수천개의 등으로 호리병박 모양을 만든 곳을 통과해 새해 복을 기원하는 복림문(福臨門), 등이 숲을 이루고 있는 기복등(祈福燈), 대만 선조가 이뤄낸 고군분투의 역사를 꽃등으로 재현한 전통등(傳統燈), 대형 놀이공원을 테마로 한 환락등(歡樂燈) 구역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눠져 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과 초·중생들이 팀을 이뤄 수개월간 만든 작품도 볼 수 있다.

6일 열린 등불축제의 개막식에는 문화예술단의 다양한 공연과 함께 일본의 디즈니랜드 공연도 선보였다. 날이 어두워지고 주등 점화식이 시작되자 회색빛이던 용이 화려한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하며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거렸다. 레이저와 함께 성대한 불꽃놀이가 함께 펼쳐지며 불야성을 이루었다. 개막식에만 100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축제기간 동안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고속철 타이중(台中)역과 기차역인 장화(彰化)역, 위엔린(園林)역에서 쯔여우루(自由)역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무료 운행한다.

조미정 기자 bluerain010@chosun.com
◇그 밖의 즐길거리

세계적인 축제를 감상했다면 세계적인 박물관도 대만의 볼거리. 세계 4대 박물관에 속하는 국립고궁박물원은 꼭 가봐야 할 곳이다. 60여만점의 유적이 전시되어 있다.

타이베이에서 새로 생긴 35번 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정도 남쪽으로 이동하면 잉꺼 라오지에(鶯歌老街)라는 도자기 마을과 싼씨아 라오지에(三峽老街)라는 옛 거리가 나온다. 싼씨아 라오지에에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순간이동을 한 듯 옛 거리가 잘 복원되어 있다. 전통의류, 액세서리, 예술품, 지필묵, 쇠뿔빵, 차 등을 판매한다. 주쓰마오(祖師廟)사원은 대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의 하나다.

씨아하이성황묘(霞海城隍廟)는 남녀간 짝을 이루어주는 사당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본 관광객 중에는 이곳에 오기 위해 대만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만 7000여쌍이 이루어졌단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소원이 이뤄지면 답례품을 보내오는데 그것을 취합했다고 한다.

대만 중부에 일월담(日月潭)이란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있다. 유람선과 케이블카를 이용해 구족문화촌도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원주민 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먹을거리는 일명 대만의 보신탕이라고 불리는 우육면이 유명하다. 소고기를 두껍게 썰어 6시간 정도 푹 익힌 다음에 우동면 비슷한 면이 함께 나오는데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해외에 나간 대만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한다. 배용준이 대만에 가면 꼭 들른다는 딘타이펑 본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곳. 우쟈오촨반(伍角船板)에서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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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과 함께 아시아의 잠룡으로 꼽혔던 타이완은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나 노트북 브랜드가 본사를 두고 있는 산업 국가이다. 타이완 남서부에 자리한 가오슝(Kaohsiung, 高雄)은 수출입 물동량 세계 4위에 달하는 대표적인 항구도시다.

가오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컨테이너와 이를 활발하게 나르는 지게차의 모습은 이른바 항구도시로서의 면모이다. 하지만 이내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역사의 발자취와 현대적인 감각미는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가오슝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85층 높이의 동띠스 빌딩(東帝士, Tuntex Sky Tower)과 왁자지껄한 야시장이 현대적인 위상을 의미한다면,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불교 사찰과 풍성한 자연 녹지, 그리고 시즈완(西子灣)의 석양은 여행자에게 따뜻한 감성을 선사한다.

세계 4위의 물동량을 기록하는 타이완 가오슝 항구.

과장되거나 혹은 화려하거나


중국과 타이완. 형제의 나라답게 그들의 핏줄이 드러내는 선 굵은 힘과 멋은 이곳 타이완에서도 볼 수 있다. 가오슝 국제공항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리엔츠탄 풍경구(蓮池潭風景區)는 그 느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애초에 농지에 물을 대던 저수지에 화려한 붓으로 색칠하듯 거대한 탑과 건축물을 세워 인위적인 풍경구로 조성했다.

리엔츠탄 풍경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7층 높이의 쌍둥이 탑과 맞닥뜨리게 된다. 가까이서 보니 각각의 탑 밑으로 용과 호랑이가 입을 벌린 채 관광객을 삼키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용호탑(龍虎塔)이다. 여행자가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용의 입으로 들어가서 호랑이 입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행운이 오고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화를 피할 수 있다’는 전설 아닌 전설 때문. 1976년에 지어진 이 용호탑의 내부에는 흡사 삼국지의 한 장면으로 생각되는 다양한 광경들을 묘사한 그림이 화려한 색채로 덧칠되어 있다. 그야말로 중국 민족 특유의 과장된 그림과 색감이다.

가오슝 시내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85층 높이의
동띠스(東帝士) 빌딩.

용의 입으로 들어가면 행운이 오고 호랑이 입으로 나오면 화를 피할 수 있다는 용호탑.

용호탑을 나와 오른쪽으로 약 700m 정도 걸으면 전쟁의 신 ‘관우(관인)’에게 헌납된 한 쌍의 춘추각을 만난다. 춘추각 앞에는 용을 탄 관우상이 있다. 관우는 삼국지의 여러 인물들 중에서 중국인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영웅이다. 역시 섬세함보다는 역동적이고 큼직큼직한 조각이나 형태가 어쩐지 대륙의 기상을 그대로 투영한 느낌이다.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문화의 힘은 어떤 이데올로기나 체제의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시즈완의 해넘이


해가 머리 위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할 즈음이면 전망 좋은 사오촨터우산(哨船頭山)으로 가벼운 산행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 곳에 위치한 구 영국대사관은 빨간 벽돌과 아치형의 옛 서양식 건물이 잘 조화돼 아기자기하다. 게다가 구 영국대사관이 위치한 언덕 아래로 푸른 가오슝 앞바다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와 많은 현지 관광객들도 찾는 곳이다.

특이한 무늬가 벽면에 그려진 듯 착각을 주는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이내 가오슝 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시즈완의 풍경에 시야가 확 트인다. 완만하게 구부러진 타이완 남부해안이 한눈에 들어오고, 거대한 선박들이 오가며 분주한 광경을 연출한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구영국대사관.

가오슝 8경 중 하나인 시즈완이 눈부시다.

잠시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구 영국대사관에서 과거 청나라 때의 모습을 재현한 디오라마나 가오슝 사적 문물 진열관을 둘러본 후 야외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자. 일정이 바쁘다고 급히 구영국대사관을 나선다면 큰 후회를 하고 말 것이다. 차츰 해가 서녘으로 너울지기 시작하면 가오슝 여행의 잊지 못할 한 장면이 이내 당도한다. 먼 시즈완 방파제 끝에 걸린 석양과 석양이 뿜어내는 따뜻한 오렌지빛은 가히 가오슝 제1풍경이라 할만하다.


가오슝의 밤이 가진 두 얼굴, 낭만과 활기

온몸이 따뜻해지는 시즈완의 석양을 맘껏 즐기고 어둑해진 밤이 찾아와도 가오슝에는 여전히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 중 백미는 가로등이 켜질 즈음의 아이허(愛河)다. 이름만으로 닭살 돋게 하는 이곳은 실제로 도착하면 많은 솔로부대들을 절망에 빠뜨리게 한다. 타이완 연인들이 강바람을 맞으며 사랑을 고백하고 서로를 품에 꼭 안는 로맨틱한 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특히 사랑의 배라는 이름의 유람선과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는 아이허의 다리 위로 강변을 산책하는 연인들이 가득하다.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고 권태마저 느끼는 오랜 연인이라면 가오슝의 아이허를 찾아 다시 사랑 고백을 해보자. 잠깐 어색하고 민망한 분위기가 감돌지라도 이국의 땅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그 분위기는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쥐게 하는 상황을 선물할 것이다.

가오슝까지 와서 야시장을 빼놓을 순 없다. 특히 수도 타이베이와는 다른 특별한 매력으로 달궈진 리우허 야시장은 지금까지와 또 다른 새로운 즐거움을 여행자에게 선사한다.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3대 야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리우허 야시장(六合夜市)은 흥겨운 가오슝의 밤 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다. 육지의 탱크, 바다의 잠수함, 하늘의 비행기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먹는다는 중국민족답게 리우허 야시장은 그야말로 다양한 먹을거리로 특화된 야시장이다. 시장을 가로지르는 도로 양쪽으로 해산물, 스테이크, 전골요리 등 전문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곳곳엔 크고 작은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있어 온종일 발품을 팔아 가오슝을 다닌 여행자의 예민한 오감을 자극한다. 요리를 파는 상인이나 요리 재료를 구하는 사람, 가볍게 야참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시끌벅적한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시끌벅적하면서도 활기가 넘치는 리우허 야시장의 모습.

이국(異國에서 느끼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이곳 리우허 야시장에서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면 거짓일까? 가오슝 시민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흥정을 하고, 그들의 요리를 건네받으며 그들의 삶을 공유하고 나서 느낀 감정은 ‘나’와 ‘너’라는 이분법이 아닌 큰 틀에서의 ‘우리’라는 감동이었다. 이는 가오슝 여행에서의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가는 길
중화항공의 자회사인 만다린항공이 인천-가오슝 노선을 매일 오후 9시 출발로 운영한다. 가오슝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며, 돌아오는 항공편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 35분에 매일 출발한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가오슝까지는 국내선 비행기로 약 1시간이 걸린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타이베이에서 가오슝 인근 주오잉 역까지 2시간이 걸린다.

 

거칠던 '항구'의 삶 
예술로 다시 폈네

치후등대에서 내려다본 치친섬의 풍경.
치후등대에서 내려다본 치친섬의 풍경. /우지경 작가 제공

섬나라 타이완(대만)의 남쪽, 항구도시 가오슝이 있다. 영어식 표기는 카오슝(Kaohsiung), 현지 발음은 까오숑,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대로 쓰면 가오슝(高雄). 낯선 이름 탓에 먼 도시 같지만 서울에서 세 시간 슝 날아가면 도착할 만큼 가깝다. 등잔 밑이 어둡다 하지 않았던가. 혹 미처 몰라본 보석 같은 곳은 아닐까. 대항해시대 탐험가의 마음으로 올여름 휴가를 위한 미개척 여행지를 찾아 떠났다.

사랑의 강이라는 감미로운 이름의 아이허(愛河)가 구시가지와 중심가를 가로지른다.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가오슝항에 다다른다. 타이완 제2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거리가 한적하다. 항구라는 거친 삶의 무대 옆으로 보얼이수터취(駁二藝術特區)가 이어진다. 버려진 부둣가 2번 창고를 갤러리, 카페,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킨 예술특구다. 무채색 건물들은 컬러풀한 벽화로 옷을 갈아입은 지 오래다. 창고까지 물건을 운송하던 철길 옆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시원스레 뻗어 있다.

◇지친 일상 위로하는 치친, 노을빛 여유의 시쯔완

한국에서 왔다니 택시 기사가 가이드로 돌변한다. 시쯔완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구산페리터미널에 내려줄 테니 치친부터 다녀오란다. 친절일까, 오지랖일까, 한 푼 더 벌려는 영업 전략일까 의심하며 값을 치른다. 그런 내게 동전 몇 닢을 다시 쥐여준다. 돈을 더 냈단다. 눈을 찡긋하더니 인사를 건넨다. "웰컴 투 까오숑!"이라고.

치친은 구산페리터미널에서 페리로 10분도 채 안 걸리는 섬이다. 고풍스러운 선착장, 세월을 낚는 낚시꾼, 홍등을 매단 사원, 크고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는 해산물 거리가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북적임 속의 여유랄까. 천천히 걸어도 어깨가 들썩인다. 내친김에 등대까지 오르기로 한다. 등대 앞에 서면 가오슝의 전망이 열두 폭 병풍처럼 펼쳐진다.

땀 흘린 뒤 맛보는 망고빙수 한 그릇은 더 달콤하다. 그것도 망고 과육이 알알이 박힌 망고 얼음 위에 생 애플망고를 숭덩숭덩 썰어 가득 올려준다. 한 입 푹 떠넣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뜨거운 햇살 아래 영근 애플망고의 맛은 차원이 다르다. 일년 열두 달 중 열 달이 여름인 가오슝에선 빙수집이 연중 성황이다. 치친의 여우젠빙푸는 망고빙수로 유명하고, 구산페리터미널 앞 빙수 거리는 과일빙수로 유명하다. 빙수 거리에서 제일 잘나가는 하이즈빙은 메뉴만 150가지가 넘는다. 사이즈도 1인용에서 20인용까지. 스케일이 다르다.

더 늦기 전에 다거우 영국영사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1860년 아편전쟁에 패한 중국이 가오슝항을 개방하자, 영국인들이 지은 영국 영사관이다.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건물이다. 언덕 위에 있어 전망과 일몰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어느새 해가 기운다. 다거우 영국 영사관으로 가는 갈 지(之) 자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어깨 위로 금빛 햇살이 부서진다. 뒤 돌아보니 눈이 시리게 황홀한 석양이 하늘에서 바다로 고요히 낙하 중이다.

◇류허에서 아이허까지 입도 눈도 즐거운 밤

걸음걸음 맛있는 냄새가 깃든 류허 야시장으로 향한다. 타닥타닥 리드미컬한 소리와 함께 으아젠(타이완식 굴전)을 익히는 노련한 손놀림도 흥을 돋운다. 현지인들에게 뭘 먹어야 되느냐고 물으니 타이완 총통도 먹고 갔다는 파파야 우유와 새우 구이는 꼭 먹고 가란다. 한손에 파파야우유 한손에 새우를 들고 또 꼬치 굽는 노점 앞에 줄을 선다. 이쯤 돼야 진정한 야시장 먹방이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고층빌딩과 가로등이 불을 밝히는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사랑의 유람선이란 뜻의 아이즈촨도 화려한 빛을 뿜어내며 강 위를 누빈다. 강변 산책로를 따라 쭉 걸으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전아이(眞愛) 부두에 닿는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뜻을 품은 전아이 부두가 어쩐지 입에 착 감긴다. 깊어가는 가오슝의 밤, 진정한 사랑의 다른 이름은 설렘이 아니라 익숙함이 아닐까.

여행수첩

인천 공항에서 가오슝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금요일 밤 비행기로 떠나면 휴가를 하루 이틀만 내도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다. 중화항공, 만다린항공 등이 인천에서 가오슝을 오간다. 부산에서도 에어부산이 주 4회 직항으로 취항한다. 서울보다 1시간이 느리다. 1년 중 겨울이 두 달밖에 없는 가오슝은 언제 가도 여름휴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습도가 올라가고 태풍이 몰려올 가능성이 있는 7~8월보다는 4~6월에 여행하기 더 좋다.

통화는 뉴타이완달러, 전압은 110V를 쓴다. 대한민국 여권 소지자는 90일 무비자 체류 가능하다.

주요 관광지는 MRT(지하철)와 페리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역마다 고유의 번호가 있어 중국어를 몰라도 길 찾기가 편리하다. 페리 타고 가는 재미에 찾아간 치친, 걸어서 돌아보다가는 쉽게 지친다. 자전거를 빌려 섬 한 바퀴 돌면 한결 여유롭다. 옌첸, 시즈완 등 지하철역에서도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가오슝 쭤잉역에서 컨딩콰이센(컨딩익스프레스버스)을 타고 2시간이면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바다를 만나게 된다. 타이완의 최남단에 있는 어롼비 등대, 태평양을 마주한 해안절벽 룽판공원 등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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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서 꼭 맛봐야 하는 먹거리들에 대한 이야기

훠궈, 샤오롱바오, 차 다예관
(좌측부터) 훠궈, 샤오롱바오, 차 다예관

‘꽃보다 할배’로 시작된 타이베이 여행의 인기는 최근 정점을 찍고 있다. 2시간 5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온난한 기후, 착한 물가, 다채로운 즐길 거리와 친절한 사람들까지. 많은 장점 중에서도 여행자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부분은 역시 식도락. 다녀온 이들의 증언을 빌리면 1일 5식으로도 부족한 곳이 바로 타이베이다. 식도락 여행이 목적이 아니었던 여행자라도 이곳을 여행한 후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혀끝으로 느꼈던 타이완의 맛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타이완의 음식은 내가 느낀 타이완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가 있고 두고두고 생각이 나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육즙을 가득 품은 샤오룽바오를 비롯해 한국에도 열풍을 몰고 온 망고 빙수,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버블티의 원조도 사실 타이완이다.

미식의 천국 타이완은 여러 가지 맛을 품고 있다. 타이완의 전통적인 향토 음식은 물론 커자(客家) 요리와 중국의 광둥(廣東) 요리의 영향도 받았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거친 까닭에 일본의 식문화도 스며들었으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적인 특징 덕분에 해산물 요리도 풍부하다. 온난한 기후 덕분에 열대 과일이 풍족하며 그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도 발달했다. 아시아의 주방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채로운 미식 기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점은 한국보다 조금 더 저렴한 물가 덕분에 이 모든 미식을 착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 길지 않은 여행 일정, 타이베이에서 무엇을 먹고 마시며 즐겨야 할지 모르는 여행자들을 위해 타이베이에서 꼭 맛봐야 하는 먹거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진한 육수를 품은, 샤오룽바오 

샤오롱바오
샤오롱바오
한국인 여행자들이 특히나 열광하는 타이완의 대표 먹거리는 역시 샤오룽바오(小籠包)다. 복주머니처럼 탐스러운 모양의 만두로 얇은 피 안에 진한 육수를 가득 품고 있는 샤오룽바오. 한국에서는 샤오룽바오를 맛볼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지만 타이베이에서는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게다가 맛도 가격도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만족스러우니 타이완의 샤오룽바오에 반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샤오룽바오 맛집으로는 전 세계 곳곳에 체인을 거느리고 있는 딘타이펑(鼎泰豊)과 딘타이펑의 라이벌인 까오지(高記)를 꼽을 수 있다. 샤오룽바오를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우선 작은 종지에 생강채와 간장1, 식초3의 황금 비율로 섞어두자. 조심스럽게 간장에 샤오룽바오를 적신 후 숟가락 위에 올리고 젓가락으로 만두피를 살짝 찢어서 육즙이 흘러나오도록 한 후 육즙 맛을 살짝 본다. 그리고 여기에 생강채를 올려서 입속으로 넣으면 끝. 뜨거운 육수를 가득 품고 있으니 혀를 데지 않도록 조심조심 음미할 것.

보글보글 끓여 먹는 재미, 훠궈

훠궈
훠궈
타이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꼽자면 단연 훠궈(火鍋)를 꼽을 수 있다. 훠궈는 중국 쓰촨성(四川省)에서 시작된 음식문화로 쉽게 말해 ‘중국식 샤부샤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타이완은 훠궈의 천국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훠궈 레스토랑이 있다. 보통 냄비가 반으로 나뉘어져 있어 두 가지의 육수를 넣고 끓이는데 여기에 갖은 재료를 넣어 끓여 먹는 식이다. 채소, 버섯, 두부, 해산물, 육류까지 육해공 재료들을 모두 넣고 익혀 먹을 수 있으니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육수도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는데 알싸한 매운맛이 느껴지는 마라궈(麻辣鍋)와 맑은 탕의 백탕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한류의 붐을 타고 김치탕을 선보이는 훠궈 레스토랑도 많아졌다. 대다수의 훠궈 레스토랑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뷔페식이 많아 푸짐하고 양껏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훠궈는 물론 각종 디저트와 과일까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으니 배를 비우고 갈 것을 추천한다.

눈보다 고운 망고 빙수

망고 빙수
망고 빙수
타이완의 미식들로 배를 채웠다면 다음은 디저트를 즐길 차례다. 최근 한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몰고 있는 망고 빙수의 고향은 타이완이다. 눈보다 고운 빙수의 결에 한번 감탄하고 탱글탱글한 망고 맛에 두 번 감탄하게 되는 맛이다. 타이베이에서는 아이스 몬스터(Ice Monster)와 스무시 하우스(Smoothie House)가 쌍벽을 이루는 투 톱 맛집으로 두 곳 모두 감동적인 망고 빙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더운 날씨에 평소보다 이곳저곳 많이 걸어 다니느라 지쳤을 때 입안에 망고 빙수를 한 스푼 떠 넣으면 천국의 맛이 따로 없다. 

물보다 차를 더 즐기는 나라 

차 다예관
차 다예관
평소 차보다는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들, 차하고는 거리가 먼 초보라도 타이완에 왔다면 자연스럽게 차 문화를 접하게 된다. 중식당에 가면 주문하지 않아도 따뜻한 차가 나오며 길거리에는 편의점보다 차를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티 숍들이 더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 차는 타이완 사람들에게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타이완은 청나라 때 중국 푸젠성에서 차나무를 가져와 심은 것이 시작으로 오랜 기간 국책사업으로 차 산업을 발전시켰고 특히 우롱차(烏龍茶) 종류는 세계적으로도 타이완의 우롱차가 최고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하다. 고산지대에서 재배된 아리산우롱차(阿里山烏龍茶),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동방의 미인(東方美人)’이라고 극찬을 보낸 바이하오 우롱차(白毫烏龍茶) 등이 대표적인 타이완의 명차로 꼽힌다. 흔히 버블티라고 불리는 쩐주나이차(珍珠奶茶)를 처음으로 만든 원조도 타이완이니 차와 타이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길거리에서 착한 가격에 테이크아웃을 해서 차를 즐겨도 좋고 고즈넉한 다예관에서 느긋하게 차 향기에 빠져 봐도 좋겠다.

밤이면 밤마다, 야시장


사천식 비빔국수, 야사장 길거리 음식
(좌측부터) 사천식 비빔국수, 야사장 길거리 음식
타이완의 밤, 클럽보다 인파가 더 몰리는 곳은 역시 야시장이다. 외식 문화가 발달하기도 했고 워낙 더운 날씨 때문에 해가 지고 난 후에 문을 여는 야시장이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타이베이에서도 매일매일 크고 작은 야시장이 열린다.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야시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소소한 아이템들을 구매하며 쇼핑의 재미도 느낄 수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먹거리들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흔히 샤오츠(小吃)라고 부르는 야시장의 주전부리는 전통적인 타이완의 먹거리부터 여행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개발된 독특한 먹거리까지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사람 머리보다 큰 치킨 튀김, 지파이(雞排), 맥주를 부르는 왕 오징어 튀김, 수십 가지 종류를 자랑하는 꼬치구이 등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먹거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는 우리의 삭힌 홍어와도 쌍벽을 이루는 처우떠우푸(臭豆腐)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지옥의 향, 천국의 맛이라고 불리는 처우떠우푸는 코를 찌르는 특유의 향기 때문에 초보 여행자들에게는 벌칙에 가까운 곤혹스러운 맛이지만 그 맛을 한번 느끼고 나면 중독된다고 하니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과감하게 도전해보자.

타이완식 아침 식사 즐겨보기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맛집보다는 마치 타이베이에 사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이들, 현지인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가 궁금한 이들이라면 타이베이 현지인들처럼 아침을 시작해보자. 타이완 사람들이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곳은 ‘짜오우찬(早午餐)’으로 짜오우찬은 아침 식당을 뜻한다. 외식이 일상화되어 있는 이들에게 아침 역시 사먹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타이완 사람들은 주로 아침에 더우장(豆漿)이라고 부르는 콩으로 만든 음료를 즐겨 먹는데 영양도 훌륭하고 부담 없는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더우장은 뜨겁게, 또는 차갑게 즐길 수 있으며 여기에 밀가루를 길쭉하게 튀긴 빵, 요티아오(油條)를 곁들이면 타이완 스타일의 소박한 브런치가 완성된다. 조금 더 든든하게 즐기고 싶다면 계란을 넣은 딴빙(蛋餅)이나 타이완식 주먹밥, 판퇀(飯糰)을 곁들여도 좋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푸항더우장(阜杭豆漿)이지만 동네 어디에서나 아침 식당들을 쉽게 볼 수 있으니 가까운 곳에서 그들처럼 아침을 시작해보자.

타이완식 아침 식사, 펑리수
(좌측부터) 타이완식 아침 식사, 펑리수

미식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펑리수

타이베이 여행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가는 쇼핑 아이템은 단연 펑리수(鳳梨酥)다. 공항에 가면 타이베이의 유명한 펑리수 베이커리들의 쇼핑백을 바리바리 들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여행자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뜨겁다. 펑리수는 흔히 파인애플 케이크라고 통하는 타이완의 전통 과자다. 펑리(鳳梨)는 파인애플을 뜻하고 수(酥)는 바삭하다는 뜻. 동과(冬瓜), 파인애플 또는 파인애플 잼을 넣고 만드는데 상큼한 파인애플의 향과 버터 향을 품은 페이스트리와의 조화가 절묘하다. 타이베이 여행 후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간식으로 즐기기에도 좋고 가족과 지인들을 위한 여행 선물로도 안성맞춤이다. 여행의 마지막은 치아더(Chia Te)와 서니 힐스(Sunny Hills) 같은 유명 베이커리들을 순례하며 내 입맛에 맞는 펑리수를 구입하는 것으로 마무리해보자.

타이베이 200퍼센트 즐기기

타이베이 101과 도심 풍경
타이베이 101과 도심 풍경
먹고 마시는 것만이 타이베이의 매력으로 꼽기엔 너무 서운하다. 타이베이를 비롯해 근교에는 볼거리로 가득하기 때문. 타이베이 101은 타이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508m에 달하는 마천루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이가 엄청나다. 전망대에 오르면 타이베이 도심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어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고궁박물원은 중국 5천년 역사의 보고(寶庫)이자 타이완의 자존심으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명소이다. 60만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워낙 그 양이 많아서 3~6개월마다 교체 전시를 한다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타이완은 온천으로도 꽤 유명한 여행지로 지하철과 비슷한 MRT를 타고 쉽게 온천을 즐기러 갈 수도 있으니 반나절 정도는 온천 명소, 베이터우(北投)로 넘어가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힐링의 시간을 즐겨도 좋겠다.

타이베이 근교에는 도심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여행지들이 많아 여행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덜컹이는 오래된 탄광철도를 타고 소박한 마을들을 찾아 떠나는 핑시시엔(平溪線) 기차 여행에서는 아날로그의 감성과 기차 여행의 낭만을 만끽할 수도 있고 기묘한 형태의 암석들과 파란 바다가 펼쳐지는 예류(野柳)의 신비로운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지우펀(九份)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로 꼬불꼬불한 골목을 따라서 맛깔스러운 먹거리가 줄줄이 이어지고 좁은 계단 사이로 붉은 홍등이 주렁주렁 걸린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홍등 사이사이 자리 잡은 다예관에 앉아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차 한 잔을 마시고 있노라면 이미 타이베이와 사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터우 온천, 예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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