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초원을 유유히 거닐고 있는 코끼리들.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초원을 유유히 거닐고 있는 코끼리들. 케냐가 자랑하는 야생동물의 낙원인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케냐관광정보센터 제공

나이로비를 떠나 남쪽으로 달린 지 5시간 남짓, 드디어 케냐가 자랑하는 야생동물 서식지 중 하나인 암보셀리(Amboseli)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국도를 타고 4시간 정도 온 뒤 탄자니아와의 국경도시 나망가에서 빠져나와 비포장도로로 다시 1시간 정도 더 왔다. 현지어로 ‘짠 먼지’를 뜻한다는 지명에 걸맞게 끝없이 일어나는 짙은 먼지가 차창을 가렸다.

◇기린과 야생 코끼리 떼

지프차를 개조한 사파리 차량을 타고 국립공원 출입구를 통과해서 천천히 이동했다. 잠시 뒤 오른쪽으로 호숫가에서 뛰노는 그랜트 가젤 무리가 보였다. 조금 더 가니 그보다 작은 톰슨가젤 한 마리가 길옆에 서 있다가 놀라서 달아났다. 가젤은 반사막지대나 초원에 사는 영양(羚羊)류의 일종으로 케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다.

멀리 왼쪽 산등성이 위를 유유히 걷는 기린들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차량이 멈췄다. 얼룩말 무리가 길을 건너고 있었다. 그 뒤로 누(gnu·초원에 사는 솟과 동물)와 타조 무리가 한데 어울려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차량이 달리기 시작했고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고 있던 버펄로 떼가 난데없는 소음에 짜증이 났는지 머리를 돌려 이쪽을 노려봤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코끼리 수십 마리가 자욱한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하룻밤 쉴 곳을 찾아가는 무리였다.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에서 야생 코끼리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국립공원이라고 해도 출입구 세 곳 부근을 제외하고는 장벽이나 철책을 두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원 밖에서도 코끼리 떼와 부딪칠 수 있다. 이날도 반대편 국립공원 출입구를 빠져나와 숙소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떼를 만날 수 있었다.

사파리의 '빅 파이브(Big Five)': 사자, 코끼리, 코뿔소, 표범, 버펄로

탄자니아와의 국경을 따라 자리 잡은 암보셀리 국립공원은 그 서쪽에 있는 마사이마라(Masaimara) 국립공원과 함께 케냐의 대표적인 사파리 관광지다. '사파리(safari)'는 동아프리카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한다. 19세기 아프리카를 지배했던 유럽인들은 이를 '사냥 여행'이란 의미로 사용했고, 지금은 자동차를 타고 야생동물을 구경하는 관광을 가리킨다. 사파리 관광 국가로는 케냐 외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과 이어져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유명한 탄자니아가 있고, 보츠와나·잠비아·우간다·남아공·콩고·짐바브웨 등도 사파리 관광을 하고 있다.

사파리 관광의 꽃은 '빅 파이브(Big Five)'로 불리는 사자, 코끼리, 코뿔소, 표범, 버펄로를 구경하는 것이다. 이 다섯 동물은 예전에는 사냥꾼에게 가장 유용했고, 지금은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하지만 넓이가 392㎢나 되는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다섯 가지 동물을 모두 보는 것은 많은 시간을 들이고 행운이 따라야 가능하다. 이날은 아쉽게도 내심 기대했던 사자나 표범의 사냥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 출입구에 사파리 관광 차량이 도착하면 원주민인 마사이족이 토산품이나 동물들을 새긴 목각을 팔기 위해 모여든다. 키가 유난히 크고 용맹스러운 전사(戰士)로 유명한 마사이족은 케냐 남부와 탄자니아 북부에 살고 있다. 마사이족은 케냐의 40여개 부족 중 주요 부족이 아니지만 사파리 관광지가 대부분 이들의 거주지이기 때문에 서구에 일찍부터 알려졌다. 독특한 걸음걸이와 원색(原色)의 화려한 복장이 특징인 마사이족은 오랜 세월 유목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점차 농경 생활로 옮겨가고 있다.

암보셀리 국립공원 개념도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또 다른 매력은 공원 안팎에 흩어져 있는 오두막 형태의 로지(lodge)들이다. 초원에 넓게 자리 잡은 유럽 스타일의 쾌적한 숙소는 원숭이나 가젤 같은 야생동물을 눈앞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침이면 구름 걷힌 킬리만자로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어 인기이다. 사파리 관광을 마치고 온몸에 덮인 먼지를 씻어낸 후 석양을 바라보며 케냐를 대표하는 터스커 맥주를 마시는 기분도 일품이다.

여행수첩

대한항공이 작년 6월부터 인천공항~나이로비 직항편을 일주일에 세 번 운항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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