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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이집트 : 나일강 따라 만나는 살아있는 파라오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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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타고 가는 이집트 신전
클레오파트라 신혼여행길에서 람세스와 마주치다

(위) 사막의 나라인 이집트에 이런 물과 풀과 나무가 있다. 나일크루즈의 출발지 중 하나인 이집트 남부의 휴양도시 아스완의 모습. 관광객들은 전통돛단배인‘펠루카’를 타고‘필레신전’이 있는 아길키아섬으로 갈 수 있다. (아래) 이집트 최대 유적지 룩소르 시내에 있는‘룩소르 신전’. 둘째 탑문을 지키고 있는 람세스 2세 상 뒤로 높이 19m의 기둥 14개가 두 줄로 서 있다. / 이집트정부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제공

곧 겨울이다. 추울 때는 '무조건' 따뜻한 곳이 좋다. 외투를 벗고 티셔츠 바람에 이국 풍경을 구경하거나 수영을 즐기거나 쇼핑에 빠지는 맛은 무엇에 비할 수 없다. 주말매거진이 올겨울 피한(避寒)에 적합한 해외 여행지들을 모아 특집으로 꾸몄다. 추위 나기에 좋은 국내 여행지들로 특집 2탄도 준비 중이다.

여기는 나일(Nile). 피라미드, 스핑크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신전(神殿)…, 이집트 고대문명을 잉태하고 키운 젖줄. 오늘 이 나일에는 크루즈선들이 떠다니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가 신혼여행을 위해 배를 띄웠던 이곳에서 오시리스(죽음과 부활의 신)·이시스(모든 파라오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최고의 여신)·호루스(왕권 수호신)와 람세스·핫셉수트 파라오를 만난다. 나일크루즈를 타고 체험하는 5000년 문명의 정수(精髓), 바로 거대 신전들이다.

◇아스완(Aswan)…필레 신전

이집트 최남단 도시 아스완에서 80실 규모의 크루즈선에 올라탔다. 나일강 상류인 이 도시에서 하류 쪽으로 내려가며 중간중간 유적이 있는 도시들에 내려 관광하는 일정. 반대편도 코스도, 왕복 코스도 모두 가능하다.

'아스완댐'으로 유명한 여기에선 '필레(Phille) 신전'이 우릴 맞이한다. 2300여 년 전 넥타네보 1세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오시리스신의 부인으로, 현명함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이시스 여신에게 바쳐졌다. 원래는 클레오파트라·카이사르 커플의 신혼여행지로 알려진 필레섬에 있었다. 그러나 아스완댐이 만들어지면서 이 섬은 수몰됐다. 신전은 유네스코의 지원 아래 4만여 개 조각으로 나눠져 10년 공사 끝에 1980년 인근 아길키아섬으로 옮겨 세워졌다. 높이 18m 폭 5m의 대형 탑문(塔門), 36개의 돌기둥이 줄지어 서 있는 복도, 이시스·호스·파라오를 새긴 거대한 돌새김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아스완 강변에 정박한 크루즈선에서 필레 신전을 가는 길도 즐겁다. '펠루카'라는 이집트 전통 돛단배를 타고 20~30분 정도 간다. 기온은 30도를 웃돌지만 습도가 낮은 탓에 강바람은 상쾌하고 신선하다. 펠루카로는 아스완 지역 나일강 유역을 일주할 수도 있다. 배 이용료는 공시가가 1시간에 130이집트파운드(£E·약 2만4000원). 그러나 뱃사공에 따라 300~500£E를 부르기도 한다니 '흥정'이 중요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콤옴보(Kom Ombo)…콤옴보 신전

아스완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아침에 출발해 북쪽으로 50㎞쯤 올라가면 나오는 도시 콤옴보. 이곳에 '콤옴보 신전'이 있다. 크루즈선이 정박한 곳에서 5분만 걸어 올라가면 기념품 상가를 만나고 곧이어 신전이다. 22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 악어의 머리를 지닌 물의 신 '소베크'와 매 머리 모양의 하늘의 신 '하로에리스'를 섬긴다. 모시는 신이 둘이라서인지 입구를 비롯해 홀, 대제사장이 예배를 드리던 지성소(至聖所) 등이 다 둘이다. 부조가 새겨진 벽에는 고대의 수술 기구, 뼈 절단기, 치과 도구 등도 그려져 있어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가 된다.

◇에드푸(Edfu)… 호루스 대신전

콤옴보에서 다시 북쪽으로 50㎞를 더 올라가니 '에드푸'다. 크루즈선에서 내려 선착장에 줄지어 서 있는 마차를 탄다. 마주보고 있는 좌석에 각각 2명씩, 4명이 한 대에 탈 수 있다. 요금은 130£E(약 2만4000원). 우리의 읍(邑) 정도인 에드푸의 마을 곳곳을 구경하며 10여분쯤 가면 신전이다. 이집트 신전들 가운데 둘째로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가장 좋다는 '호루스 대신전'.

로마 지배하의 프톨레마이우스왕조 때인 기원전 237년부터 짓기 시작해 180년에 걸쳐 완공했다. 폭 36m, 높이 137m의 탑문이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매의 형상을 한 호루스신 조각이 신전 입구에서 관광객들을 맞는다. 신전 벽면에는 호루스가 아버지 오시리스를 살해한 삼촌 셉트를 제압하는 것을 상징하는 그림이 가득하다.

◇룩소르(Luxor)… 룩소르 신전과 카르나크 신전

에드푸를 떠나 100여㎞를 더 올라가면 이집트에서 넷째로 큰 도시 룩소르다.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안(東岸)에는 카르나크·룩소르 신전 등 파라오들이 왕도(王都)의 위세에 걸맞게 세운 거대한 신전들이 있고, 서안(西岸)에는 역대 파라오들의 무덤이 있는 '왕가의 계곡'이 있다.

크루즈선에서 내려 차를 타고 몇 분만 가면 카르나크 신전이 나온다. 동서로 540m, 남북으로 600m 규모로 현존하는 이집트 신전들 가운데 가장 크다. 4000년 전 축조를 시작, 파라오들이 저마다 증축을 거듭해 오늘의 규모가 됐다고 한다. 23m의 돌기둥 134개가 촘촘히 늘어선 대열주(大列柱)실, 높이 21.8m 무게 130t의 투트메스 1세 오벨리스크, 높이 30m 무게 323t의 핫셉수트 여왕 오벨리스크, 람세스 거상(巨像)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카르나크 대신전에서 남쪽으로 3㎞ 거리에 지어진 지 3500여년 된 룩소르 신전이 있다. 너비 65m 높이 25m의 첫째 탑문은 람세스 2세가 만든 것으로 나폴레옹은 이를 본떠 파리에 개선문을 만들었다고 한다.

크루즈 선착장에서 차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 30분쯤 가면 '왕가의 계곡'이다. 파라오 무덤 24기 등 64기의 왕가 무덤이 있다. 표 한 장으로 무덤 세 개를 볼 수 있지만, 가장 유명한 투탕카멘 무덤은 별도로 표를 사야 한다. 황금마스크 등 이곳의 투탕카멘 묘에서 나온 보물들은 카이로박물관에 있다.

나일 크루즈의 밤엔 달이 강이 되고 강이 달이 된다. / 이집트정부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제공

■소피텔 올드 카타락트 아스완 호텔(Legend Old Cataract Aswan).

아스완에서 꼭 들러야 할 명물. 영국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대표작 중 하나인 '나일강 살인사건'(1937)을 쓴 곳이다. 호텔이 소설 배경으로 나오기도 한다. 영국의 유명한 여행사업가 토머스 쿡이 1899년 지은 건물 자체도 정교하고 아름다운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소피텔 윈터 팰리스 룩소르 호텔(Hotel Sofitel Winter Palace Luxor)

1886년 지어졌다. '로열 바'에서 '하워드 카터 커피'를 마셔보자. 블랙커피에 브랜디, 그랜드 마니에르(증류주의 일종), 시나몬을 섞은 것으로 65£E(약 1만2000원). 투탕카멘 묘를 발굴한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이곳에 머물며 즐겨 마셨다 해서 붙인 이름.

여행수첩

이집트 가는 길

대한항공이 매주 월·목·토요일 인천에서 타슈켄트를 경유해 카이로로 가는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3시간 30분 정도. 카이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매주 화·금·일요일에 뜬다. 역시 타슈켄트 경유로 1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두 스케줄 모두 타슈켄트에서 머무는 시간은 1시간 30분. 주한 이집트대사관이나 카이로 공항 현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나일 크루즈

보통 5층인 배 한 척에 80개 안팎의 객실이 있고, 작은 수영장과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세 끼 식사를 모두 선내에서 할 수 있다. 사방이 환하게 트인 옥상 데크에서 선탠용 의자에 앉아 맥주 한잔 마시며 보는 석양과 밤하늘의 달·별이 황홀하다. 10월 기준 식사 포함 1박당 60달러 정도. 12월 15~30일이 극성수기로 가장 비싸다. 4~7일 상품이 일반적. 자세한 사항은 이집트정부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02)2263-2330, www.myegypt.or.kr

통화

1이집트파운드(£E)는 15일 현재 우리 돈 약 190원.

날씨

겨울을 제외하면 비는 거의 내리지 않는다. 평균기온이 섭씨 30도 안팎이고, 높은 곳은 40도에 달하는 여름보다는 15~20도 정도인 겨울(11~1월)이 여행하기에 더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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