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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미국

미국 하와이 : 가격 착한 명품·이국적 특산품 가득… 보물창고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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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쇼핑여행
명품·아울렛·시장… 쇼핑천국
쉴 공간 곳곳에 있기 때문에 이곳에선 쇼핑이 곧 '휴식'

하와이에서는 마음 편하고 몸 여유로운‘휴식 같은 쇼핑’이 가능하다. 로열 하와이안 센터./박세미 기자
쇼핑의 가장 악몽(惡夢) 같은 풍경은 대개 이럴 것이다. 숨막힐 듯 붐비는 매장, 아우성치는 가게 직원, 고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손님들…. '전쟁'에 지쳐 돌아오면 날아오는 건 경악스러운 카드값 고지서뿐이다.

미국의 50번째 주(州) 하와이는 쇼핑을 둘러싼 모든 나쁜 편견을 말끔히 날려버리는 마법 같은 곳이었다.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천국 같은 쇼핑'의 가장 농밀하고 환상적인 결정체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주머니가 가볍고 두툼하고 상관없이 이곳에서 쇼핑은 이미 '휴식'과 동의어(同義語)였다.

명품숍과 로컬숍 공존

하와이에서는 가장 럭셔리한 명품숍과 가장 투박한 로컬숍이라는 대조적인 공간에서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가에 위치한 'DFS 갤러리아 와이키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면세점으로 이름났다. 1층과 2층은 주세(州稅)가 면제되는 명품 브랜드숍과 로컬 디자이너 숍이 입점해있다.

1층 입구부터 위용을 자랑하는 버버리·랄프로렌 매장에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아이템들이 많아 한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2층은 오가닉, 닥터스, 언체인징 등 화장품 브랜드가 테마별로 구분돼 있어 맞춤형 쇼핑이 가능하다.

명품에 관심이 많다면 에르메스·몽블랑·프라다·불가리·쇼파드 등 초럭셔리 브랜드들이 입점한 3층 면세점에 들러보자. 예산이 넉넉지 않은 관광객은 '윈도 쇼핑'만으로 가슴이 뛸 법한 초호화 시계와 액세서리들이 가득하다. 대부분의 매장에는 '짧은' 영어를 구사하는 중년 일본인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어 문화적 이질감도 적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하와이 쇼핑의 '얼굴'이라는 '알라모아나센터'가 있다. 1·2층에는 샤넬·프라다·루이비통·버버리·지미추 등 최고급 명품숍이 입점해 있고, 일부 매장은 니먼 마커스·노드스트롬 등 고급 백화점으로 운영돼 '쇼핑 속 쇼핑'을 즐기는 듯한 이색적 느낌을 준다. 아베크롬비&피치·퀵실버 등 대중 브랜드까지 두루 갖췄다.

와이키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로열 하와이안센터'는 칼라카우아 애비뉴를 끼고 나선형으로 돌아드는 건물 외관이 무척 아름답다. '웨스턴 클래식스' '퍼시픽 할리데이비슨' 등은 야성미를 추구하는 남성들이 한번쯤 들러볼 만한 매장이다.

이곳의 쇼핑이 휴식 같은 느낌을 주는 건 매장들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의자들 덕분이다. 사소한 배려이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킹스빌리지의 파머스 마켓/박세미 기자

하와이 냄새 물씬 나는 재래시장

하와이 특유의 냄새가 물씬 나는 쇼핑을 하고 싶다면 로컬 쇼핑몰과 재래시장을 찾아가보자. 와이키키 해변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워드센터'는 하와이 특산물이 가득한 2층짜리 소박한 '보물창고'이다. 특히 하와이에서만 자란다는 코아나무로 만든 목걸이·귀걸이·공예품은 10~30달러 수준으로 가격도 '착해' 선물용으로 구입할 만하다. '아일랜드소프&캔들웍스' 매장에서는 수제(手製) 비누와 설탕 스크럽제를 만드는 공정을 구경할 수 있고, 주방 매장 '이그제큐티브 셰프'에서는 수십 가지 종류의 향신료와 기하학적 모양의 주방 식기를 구할 수 있다.

칼라카우아 애비뉴에 있는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는 동남아 재래시장을 연상시키는 아날로그적인 공간이다. 초호화 명품숍의 숲 한가운데 10달러짜리 티셔츠와 5~6달러짜리 조개 목걸이를 산더미처럼 실어놓은 리어카 상점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하다. 다소 촌스러운 리어카 불빛이 부각되는 늦은 밤에 찾아가는 게 더 재밌다.

먹거리 장터의 일종인 '파머스 마켓'에서는 식도락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항시 열리는 게 아니라 금요일 또는 토요일 같은 주말에 3~4시간 정도 이벤트성으로 열린다. 킹스빌리지(금요일), 카피올라니(토요일) 등 하와이 곳곳에서 열리며, 사과나 바나나, 파인애플 등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시나몬빵·소시지빵 등 가정에서 직접 구운 베이커리를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쇼핑의 클라이맥스, 아울렛

하와이 쇼핑의 백미(白眉)는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예산이 두둑하지 않아도 꽤 만족스러운 품질의 중고가 브랜드 상품을 잔뜩 '실어올' 수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 와이키키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교외에 있기 때문에 현지 업체(왕복 10달러·팁 제외)를 통해 승합차로 가거나 차량을 렌트해 가야 한다. 아울렛 빌리지 안에는 가벼운 간식거리를 파는 간이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놀이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 박세미 기자
역설적이지만 이곳의 강점은 루이비통·프라다·구찌 같은 초고가 명품이 없다는 것. 아울렛이라고 마음 놓고 이것저것 샀다가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카드비 폭격'을 맞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나나리퍼블릭·랄프로렌·아르마니 익스체인지·캘빈클라인·마이클 코어스·코치·나인웨스트·주시꾸뛰르 등을 시중가보다 평균 20~4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일부 상품은 80% 정도 할인된 가격에 '떨이' 처리한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19.99~34.99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카터스·크록스·베이비갭·짐보리 등 아동 매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깔끔하고 사랑스러운 매장 안에 5~6달러짜리 옷이 수두룩하다. 이런 옷들이 왜 한국에만 들어오면 수만원짜리로 둔갑하는지 의문이지만, 좀 욕심을 내도 예산을 크게 위협하지 않아 마음 편히 몇 가지 챙길 수 있다.

하와이에서는 낮 동안 해수욕이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늦은 오후부터 쇼핑을 즐기는 게 좋다고 한다. 대부분의 쇼핑몰이 밤 9시까지 열어 하루가 알차다. 몇 시간을 쇼핑(혹은 윈도 쇼핑)에만 써도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는 생각보단, 하와이의 풍취를 합리적으로 사들였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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