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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미국

미국 : 캘리포니아 해안에 그러니언이 몰려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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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희귀어종인 그러니언(Grunion)이 몰려온다. 때는 초승달과 보름달이 시작된 다음날로부터 각각 나흘동안의 만조 밤시간대, 장소는 소음과 불빛이 드문 곳으로,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고·LA에서 샌타바버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중부의 태평양 해안 백사장. 기간은 오는 8월 중순까지다.   

이런 때에 이런 곳을 찾으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해볼 수 있다. 그러니언 떼가 해안 모래밭까지 찾아와 펼치는 한밤의 퍼레이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언은 칠흙처럼 어두운 밤의 만조시간대에 높은 파도를 타고 뭍으로 나와 산란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백사장에 펼쳐지는 은빛 그러니언떼의 모습은 실로 경이로움 그자체다.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흔히 볼수 있는 5∼7인치 크기의 그러니언은 엄밀히 말해 캘리포니아 그러니언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뭍으로 나와 알을 낳는 정어리과의 희귀종.   이 그러니언은 3월부터 8월까지 산란지로서 샌타바버러 인근 포인트 컨셉션(Pt. Conception)에서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푼타 아브레호스(Punta Abrejos)에 이르는 서부해안지역으로 몰려든다.

그러니언은 바닷물이 가장 많이 뭍으로 들어오는 초승달과 보름달의 만조 밤시간대에 백사장을 찾는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 그러나 그러니언과 달 주기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고 단지 알의 부화과정상 필연적인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학계에서는 그러니언의 산란과정이 최고의 만조상태에서 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때에 시작함으로써 알이 파도에 휩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모랫속에 알을 묻음으로써 다른 해양생물에 희생되는 것을 최소한도로 줄이는 한편 외부의 극한적인 기온으로부터 알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그러니언은 밤 만조시간때가 되면 약 30분간 걸쳐 모습을 서서히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이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나면 마릿수가 크게 불어난다. 만조의 높은 파도를 타고 젖은 모래위로 올라온 암컷은 머리를 하늘로 향한 채 춤을 추듯 꼬리를 모래속에 묻고 3000개에 달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암컷은 이때 자신 주변에 수컷이 없으면 알을 낳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가 다음 만조때의 기회를 기다리는 성질을 갖고 있다. 알을 낳게 된 경우 암컷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수컷은 곧 이어 수정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파도를 타고 바다로 되돌아간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30초정도. 이렇게 해서 모래밭에 묻혀진 그러니언의 수정란은 이로부터 열흘여 뒤인 다음의 최고 만조때 밀려온 파도의 충격에 의해 깨지게 되면서 마침내 그러니언 새끼로 변해 태평양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산란예정일(그러니언 떼가 해안가로 몰려드는 예정일 및 시간**) 7월 1 금 9:45 p.m. - 11:45 p.m. 2 토 10:25 p.m. - 12:25 a.m.* 3 일 11:10 p.m. - 1:10 a.m.* 4 월 11:55 p.m. - 1:55 a.m.* 15 금 9:55 p.m. - 11:55 p.m. 16 토 10:35 p.m. - 12:35 a.m.* 17 일 11:10 p.m. - 1:10 a.m.* 18 월 11:45 p.m. - 1:45 a.m.* 30 토 9:35 p.m. - 11:35 p.m. 31 일 10:15 p.m. - 12:15 a.m.* 8월 1 월 11:00 p.m. - 1:00 a.m.* 2 화 11:50 p.m. - 1:50 a.m.* 13 토 9:45 p.m. - 11:45 p.m. 14 일 10:15 p.m. - 12:15 a.m.* 15 월 10:50 p.m. - 12:50 a.m.* *는 자정을 넘긴 다음날 시간. 예로 7월18일의 경우 18일 자정을 지나 사실상 다음날 새벽이 되는 19일 오전 1시45분까지 지속된다는 의미다. **

상기 시간표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페드로 해안에 그러니언 떼가 몰려드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샌디에이고 지역 경우는 이 시간 보다 5분가량 일찍, 샌타바버러 지역 해안은 이보다 25분 가량 늦게 시작된다. 

이렇게 잡자 구경하는 것 보다는 역시 잡는 것이 더 재밌다. 그렇다고 낚싯대나 그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맨손과 주어담을 버켓만 있으면 족하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 그러니언을 구경해서 좋고 잡을 수 있어 금상첨화라는 마음만 갖고 떠나자.   

무엇으로 잡나 맨손으로 잡는 것만 허용된다. 낚시도구 사용은 물론, 장갑 낀 손으로 잡거나 버켓으로 퍼서 잡는 것도 불법이다. 그러니언은 만조때의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나와 알을 낳는 독특한 습성을 갖고 있는데 이같은 산란때(그러니언 산란 스케줄 참조)를 기다렸다가 모래밭위에서 펄덕거리며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그러니언을 놓치지 않고 손으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니언이 산란하는데 적절한 환경을 갖춘 곳이라면 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참고로 그러니언은 이빨이 없는 만큼 겁낼 필요가 전혀 없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16세 이상은 일반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캘리포니아 피싱 라이선스를 갖추야 한다. 반면 15세 이하는 라이선스 없이 그러니언을 잡을 수 있다. 참고로 라이선스는 눈에 띄는 옷소매에 부착해야 한다. 이밖의 준비물로는 그러니언을 담을 버켓과 랜턴, 그리고 재킷과 함께 물에 젖을 것을 고려해 여벌의 옷과 수건이 필요하다. 옷차림으로는 반바지 및 비치샌들에 소매를 걷어 올리기 쉬운 긴팔 스웨터가 좋다. 그러니언 잡기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바닷물기에 끈적한 손과 발을 닦아낼 수 있는 물을 아울러 갖추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깊은 밤에 해변을 찾는 것인 만큼 정성껏 마련한 커피와 간식은 별미다.    

어디로 갈까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형성된 바닷가라면 원론적으로 샌타바버라에서 샌디에고에 이르는 남가주 해안 어디든지 그러니언이 찾아든다고 할 수 있다. 단, 그러니언을 잡는데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은 빛과 소음이 없어야 한다는 점. 즉,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사방에서 불빛이 비쳐지는 곳은 절대로 좋은 장소가 될수 없다.

또하나 사람이 많다보면 먼저 잡으려는 욕심에 서로 랜턴을 켜고 법석을 부리다가 허탕치기가 십상인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소음도 소음이거니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이래저래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곳에서는 그러니언 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몰리는 기현상까지 빚기도 한다. 올해의 경우 베니스비치에서 맨해턴비치·토렌스 비치에 이르는 바닷가 가운데 불빛과 소음이 적고 백사장이 잘 형성된 곳에서 그러니언떼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헌팅턴비치도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물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러니언떼가 많이 나타나는 곳으로는 뭐니해도 카브리요 해양박물관 인근의 카브리요 비치다. 그러나 카브리요비치를 비롯해 남가주 많은 해안가는 오후 10시부터 폐장되는 단점이 있다. 즉, 카브리요비치의 경우 인근 해양박물관의 그러니언 관찰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날이 아니고서는 일반인들의 밤시간대 진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바닷가로 진입이 언제나 가능한 주택가 형성의 해안가 가운데에서 인적이 없고 불빛이 없는 곳을 택하도록 하는 게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 참고로 같은 바닷가라도 잘 나올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으며 또한 같은 바닷가에서도 특정 지점으로 몰려 나오기도 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치 끝자락 부분은 대체적으로 그러니언이 잘 몰려드는 곳이다.   

잡는 요령과 잡는 시기 뭍으로 나오기 시작한 첫 그러니언 떼의 경우 잡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급한 마음에 백사장으로 올라오는 대로 잡으려다가는 결국 그러니언의 그림자조차 더이상 발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상륙(?)하게 되는 지점이 과연 안전한지의 여부를 확인해 동료(?)들에게 알리는 첨병이기 때문. 따라서 본격적인 그러니언떼가 몰려오기 전까지는 소리내는 것은 물론 랜턴을 켜는 것도 삼가해야 한다.     또한 그러니언이 뭍으로 처음 나오기 시작한 때로부터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정도는 기다리는 게 좋다. 날짜별로는 나흘주기에서 사나흘째가 가장 좋다. 그렇다고 꼭 나흘동안만 그러니언이 출현하는 것은 아니고, 이기간 전후로도 적은 수지만 만조때가 되면 그러니언이 뭍으로 올라온다. 월별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7월이 좋다. 8월중순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그러니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 시간으로는 첫 출현시기의 만조때를 기준으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지나서가 좋다. 대개의 경우 시작후 1시간 지나서가 피크다. 따라서 처음부터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한편 이러한 그러니언의 출현은 불빛이나 소음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짧게 1시간에서 3시간 가량 지속된다. 또하나, 그러니언을 잡게 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러니언 출몰이 늦게 시작하는 주중의 날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주중 새벽까지 버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 

안전수칙 깊은 밤 바닷가에 나간다는 것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안전수칙을 지키자. 특히 파고가 높을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조용한 곳을 찾겠다는 마음에서 혼자 가는 것은 절대 금물. 완만한 백사장이 형성된 곳이 할지라도 특히 어린이의 경우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니언 요리는 어떻게 기름에 튀겨낸 그러니언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우선 비늘을 벗긴 다음, 머리와 내장을 따내고 몸통을 깨끗이 씻는다. 통째로 식용하기도 하는데 잡는 과정에서 모래와 뒤덤벅이 되는 관계로 머리와 내장은 버리는 게 좋다. 가위를 사용하면 쉽게 잘라낼 수 있다. 몸통은 튀김가루 반죽에 넣다 꺼낸 다음 튀김가루에 다시한번 묻힌다. 이제 황갈색이 날때까지 튀겨내면 뼈까지 씹어먹을 수 있는 고소한 튀김이 된다. 저녁 반찬으로는 물론, 간식이나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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