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땅끝마을 가고시마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가고시마에 있는 일본의 국가 명승지 선암원에서 바라본 사쿠라지마 화산.
갑자기 행인들이 한 곳을 가리키며 사진기를 들었다. 바다 건너 멀지 않은 산 위에서 커다란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화산 폭발'이었다. 일본의 '땅끝마을' 가고시마(鹿兒島, 규슈 남단)에 있는 사쿠라지마(櫻島) 화산이 분출한 것이다. 그런데 다들 싱글벙글한다. 실제로 겁나기는커녕 진기하고 재밌는 현상을 봤다는 느낌이었다.

가고시마 도심에서 4㎞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화산 폭발의 영향은 없었다. 그 뒤로 계속 분화(噴火)가 이어지면서 밤에 봤다면 불꽃놀이 같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냐고?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바로 그 산밑에 1500가구 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산 중턱에 전망대가 2곳이나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크고 작은 분화가 1년에 1000번가량 일어난다니 이들에게 분화는 '사건'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인 셈이다.

일본은 어디 가도 화산, 온천, 눈(雪), 일본정식(화식·和食)이 있다. 가고시마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그 천편일률성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그냥 화산이 아니라 활화산(그것도 바로 가까이서 볼 수 있는)이다. 일본 내 80여개의 화산 중 7개가 이곳에 몰려 있다. 그냥 온천이 아니라 바닷가 모래찜질이 가능한 온천(모래 밑에서 열기가 올라와 원적외선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물 온천과 다르다)이다.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흑돈(黑豚) 샤부샤부와 돼지족발찜은 일본 내에서도 알아준다. 소고기 역시 우리에게 친숙한 고베 와규의 원조 격이다. 여기서 6개월 키운 소를 고베로 보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인재를 다수 배출한 '정기(精氣)' 서린 곳이기도 하다. 메이지유신 3걸(傑)인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기도 다카요시가 모두 이곳 출신이다. 한때 일본의 엄마들이 자식에게 정기를 받게 하려고 이곳으로 원정출산을 올 정도였다고 한다. 정유재란(1598년) 때 조선에서 끌려온 17개 성씨의 도공 43명이 후손을 남겨 도자기 마을을 형성한 것도 '문화관광'이 가능한 대목이다. 15대까지 이어진 심수관(沈壽官) 집안의 도자기 전시관도 이곳에 있다. 이도 저도 싫으면 제주올레를 본뜬 규슈 올레코스나 기리시마에서 화산 부근의 칼데라 호수를 따라 걷는 트레킹을 다녀와도 좋을 일이다.


인천공항에서 가고시마까지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다. 12월 중순 이후부터 주 3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바뀌어 한층 좌석에 여유가 생긴다. 가고시마는 남단이어서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다소 높은 편이다. 한겨울에도 눈이 거의 안 내려 골프나 트레킹에 지장이 없다. 세양여행사(02-717-9009)나 www.jroute.or.kr에서 여행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일본여행이 더 가까워졌다. 이번 주말(12일) 규슈를 종단하는 신칸센의 완전 개통으로, 북단 후쿠오카에서 남단 가고시마까지 1시간19분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된 것. 지난해 11월 KTX가 전면 개통돼 서울~부산이 2시간18분만에 연결된 상황이라 이번 규슈 고속철의 개통은 양국 철도관광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온천여행의 대명사격인 규슈지방은 일본 철도여행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날렵한 신칸센과 느릿한 관광열차에 번갈아 오를 수 있는 가하면, 일본 열차기행의 백미라 부르는 '에키벤' 투어의 매력에도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특히 구마모토~가고시마 중앙역 구간을 달리는 관광열차는 신칸센으로 30분이면 주파하는 거리를 4시간 30분에 걸쳐 구석구석 비경을 선보이며 열차여행의 즐거움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하카타~가고시마를 운행하는 신칸센.

◆규슈 신칸센 완전 개통으로 '한-일 철도관광 활성화 기대'

오는 주말 일본 규슈지역의 신칸센 완전 개통을 앞두고 일본 관광업계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12일 규슈 신칸센 가고시마 루트 전 노선(후쿠오카 하카타역~구마모토~가고시마중앙역)의 개통으로 규슈지역 교통에 일대 혁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규슈 북단 후쿠오카에서 남단인 가고시마까지는 그간 3시간 30여분 동안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번 규슈 종단 신칸센 덕분에 그 절반인 1시간19분이면 일본의 남문(南門) 가고시마로 향할 수 있다.

이번 신칸센의 개통을 일본 사람들은 간사이(오사카 등 일본의 관서지방)와 큐슈가 가까워진, 일대 '교통 혁명'이라고 부른다. 한국 관광객들도 한결 빠르게 규슈지방의 명소를 둘러 볼 수 있게 됐다. 부산과 쾌속선(비틀)으로 연결되는 후쿠오카(하카타역)에서 구마모토까지는 신칸센으로 35분이 걸린다. 우리의 '서울~천안-아산역'쯤에 해당되는 거리다. 또 가고시마까지는 1시간 20여 분이면 도착한다. 서울 기준 수도권 관광객들도 한-일 철도기행을 한결 수월하게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개통 구간은 '하카타~구마모토역' 구간이다. 수년 전 부터 구마모토~가고시마 구간은 연결을 해둔 상태였다. 북단 후쿠오카부터 순차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중간 구마모토에서부터 아래 가고시마까지 신칸센을 운행했던 것. 얼핏 상식밖의 운행이다. 하지만 이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JR 큐슈 코지 카라이케 사장은 "중간부터 연결을 해놓아야 '절름발이식 운행'이라는 민원이 중앙 정부에 잘 먹힐 수 있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농반 진반 대답을 했다. 어쨌건 결과는 단시일 내에 완전개통이 실현됐다.

정식 개통을 앞두고 JR 큐슈의 신칸센에 미리 올라 봤다. JR 큐슈의 신칸센은 정차하는 역과 속도에 따라 미즈호, 사쿠라, 츠바메로 나뉜다. 시승 차량은 N700 계열 차량. 규슈 내에서는 최고 260㎞의 속도를 낸다. 날렵하게 레일 위를 미끄러져 나가는 열차는 몇 년 전 시승해 본 구마모토~가고시마 구간 운행 열차보다 내외부 모두가 업그레이드 된 사양이다. 열차의 앞부분은 고속 주행에 적합하도록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는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


신칸센에서 에키벤을 즐기는 승객들의 모습.

내부는 KTX와 제법 큰 차이가 있다. 좀더 모던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단박에 느껴진다. 3등급 클래스의 객실(최고급 그린석, 지정석, 자유석) 모두에 사용한 자연목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안온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특히 좌석이 넉넉했다. 앞뒤 거리가 비좁은 KTX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좌석마다 충전용 전원 포트가 설치돼 있는가 하면 승객들의 손이 닿는 부분에는 모두 점자를 새겨 시각장애인을 배려했다.

하카타역을 출발한 열차는 구마모토역까지 정확히 35분만에 도착했다. 코지 카라이케 사장은 신칸센의 생명은 '정시(定時)'와 '안전'이라고 설명했다. 1964년 신칸센 운행 이래 지금껏 운행차질 시간이 연간 30초 이내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규슈지역의 다양한 에키벤. 각 지역의 제철 식재료로 정성스럽게 장만한 음식을 담았다.

◆맛있는 열차 여행 '규슈 에키벤(驛弁) 관광열차'

철도의 왕국 일본에서도 규슈지역 철도는 다양한 관광 컨텐츠로 흥미로운 관광노선을 운행한다. 그중 '구마모토~히토요시~요시마츠~가고시마'를 달리는 루트가 백미로 꼽힌다. 빨간색 규슈횡단특급 구마가와(구마모토~히토요시), 이사부로-신페이(히토요시~요시마츠). 검정색 하야토노카제(요시마츠~가고시마중앙역)에 번갈아 오르면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일본 남부의 절경과 이색철도구간을 맛보며 느릿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고지대 산악을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스위치백 구간' 이사부로-신페이 호에서는'일본 3대 차창 풍광'으로 꼽히는 야타케의 '기리시마 연봉-에비노 평원'이 펼쳐진다.

이곳 관광열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에키벤' 체험. 열차속의 작은 성찬이라 할 수 있는 에키벤은 기차역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각 지방 특유의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토속 별미를 반합에 담아 철도 여행 중 맛볼 수 있는 재미난 식도락 아이템이다. 에키벤(驛弁)은 역을 뜻하는 일본말 '에키(驛)'와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當)'의 합성어다. 일본 에키벤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872년 일본 첫 철로 신바시~요코하마 구간 개통 16년 뒤인 1888년 주먹밥 도시락이 고우즈역에 등장한 게 그 시초다. 지금은 일본 열도 전역에 약 2500여 종의 상품이 있으며. 인기 음식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규슈 지역 철도에서는 매년 에키벤 콘테스트를 열 만큼 큰 인기다.

규슈횡단특급 '구마가와'

▶구마모토~히토요시 '구마가와'

칙칙하고 육중한 열차의 이미지에 빨간색 열차는 단박에 여행 분위기를 밝게 이끌어 낸다. 구마모토에서 히토요시까지 향하는 관광열차 구간에는 비 시즌 빨간색의 규슈 횡단 특급 '구마가와' 열차가 운행한다. 3월에서 9월까지는 'SL 히토요시'라는 증기 기관차가 다니는데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히토요시까지 향하는 구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느릿한 여정을 꾸릴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다. 일본 3대 급류 중 하나라는 쿠마가와 급류를 따라 이어지는 철길은 오지를 굽이돈다. 때문에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아 일상탈출의 묘미도 맛볼 수 있다. 이른 아침 강변에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등 목가적 풍광이 이어진다.


열차내에서도 에키밴을 판매한다.
◇에키벤=구마모토역에서는 다양한 에키벤을 접할 수 있다. 우엉볶음밥에 족발, 생선간장조림, 고로케, 연근 겨자 등이 들어간 도시락 등 한결같이 먹음직스럽다. 대체로 가격은 1000엔 안팎. 그중 '영주님 도시락'이 유명하다. 호소가와 가문의 내력이 깃든 음식으로, 우선 밥부터가 먹음직스럽다. 하얀 쌀밥에 검정깨와 핑크빛 우메보시가 박혀 있어 색상부터가 예쁘다. 우엉, 당근, 동그랑땡, 삼치구이, 새우, 계란말이, 유부 등이 오밀조밀 예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그중 연근 구멍에 노란 겨자를 넣어 익혀낸 '연근 겨자'가 별미다. 영주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보양식으로 구마모토의 명물로 통한다.


규슈 관광 열차 라인에서는 터널도, 급류도, 협곡도 만난다. 열차 여행의 낭만이 짙게 배어나는 구간이다.

▶히토요시~요시마쯔

히토요시에서 요시마츠로 향하는 구간은 '이사부로-신페이' 라는 열차로 갈아탄다. 이 구간은 눈이 즐겁다. 험한 준령을 넘는가 하면 긴 터널을 빠져 나와 대평원을 만난다. 산악열차에서만 볼 수 있는 스위치 백 철길을 경험할 수 있다. 야타케역~마사키역 구간에서는 홋카이도 카리카치곶, 나가노 오바스테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차창 풍광'으로 꼽히는 기리시마 연봉-에비노 분지의 비경이 펼쳐진다. 육중한 증기기관차를 전시해 둔 야타케역을 지나 긴 터널(2096m)을 나서면 키리시마연산 활화산이 구릉위로 펼쳐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한국이 보인다는 카라쿠니다케를 비롯해 최근 분화한 신모에다케도 키리시마연산에 자리하고 있다. 마사키역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마침 마을 사람들이 연 장터에서는 작은 조랑말이 음악 소리에 맞춰 엉거주춤 스텝을 밟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은어 에키벤.

◇에키벤=이 구간에는 이색 에키벤을 접할 수 있다. '은어 에키벤'. 초밥위에 은어를 초절임한 후 토막 내 올려 두었다. 자칫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싶지만 은어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신선-상큼한 메뉴다.


관광열차 '하야토노 카제'

▶요시마츠~가고시마중앙역

요시마츠역에서는 근사한 관광열차에 오를 수 있다. 검정색 하야토노카제가 그것으로 전망용 대형 차창이 지붕 일부까지 덮고 있다. 실내 마감은 원목으로 마무리해 관광열차의 분위기가 한껏 난다. 열차는 차창을 향해 좌석이 배치된 파노라마좌석이다. 에키벤으로 유명한 카레이가와역을 지나자 개천을 따라 푸르른 대밭, 삼나무 숲이 이어진다. 얼마 후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나고 가고시마의 상징격인 '사쿠라지마' 활화산이 바다 건너 연기를 뿜고 서 있다. 최근 가고시마의 작은 도시 기리시마 인근 '신모에다케' 화산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60km가 떨어진 가고시마는 깔끔하고 조용한 모습 그대로다.


규슈지역 3년 연속 1등 에키벤 '카레이가와'

◇에키벤=규슈 관광철도 루트 중 에키벤으로 가장 유명한 구간이다. 규슈지역 에키벤 콘테스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카레이가와'를 맛볼 수 있다. 과연 200여 개가 넘는 규슈지역의 에키벤 중 1위를 차지한 명품의 맛은 어떤 것일까? 카레이가와는 얼핏 보기에도 화려하지 않다. 밥과 죽순, 표고버섯 조림, 야채 고로케가 담긴 평범한 도시락이다. 우선 자연 건조미 히노히카리에 표고와 죽순을 잘게 다져 지은 밥이 달달한 듯 맛나다. 식단은 철저하게 야채위주의 건강식단이다. 표고와 죽순을 넣어 튀긴 감자 크로켓, 수제 보리된장을 바른 가지와 단호박 구이, 무와 당근 식초 절임, 무말랭이 조림, 가고시마 특산 붉은 고구마튀김 등이 보기 좋게 담겨 있다. 싱싱한 텃밭을 밥상위로 옮겨 놓은 듯 기름지거나 느끼한 게 없다.

카레이가와는 조그만 시골동네의 아주머니들이 만든 '어머니표' 도시락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배어난 고향의 맛이 3년 연속 1등의 비결인 셈이다. 도시락 용기는 죽순껍질로 만들어 더 운치가 있다.

일본 만화책 '에키벤'의 일본 규슈지역편을 감수한 윤지원(JR큐슈 한국인 직원)씨는 "100년이 넘게 축적된 에키벤의 맛과 노하우를 경험하는 것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하나의 축이 될 수 있다"며 일본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에키벤투어 체험을 권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
=대한항공(후쿠오카, 가고시마, 나가사키, 오이타)과 아시아나항공(구마모토, 미야자키)이 규슈 직항편을 운항한다. 가고시마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부산에서 비틀호를 타고 후쿠오카의 하카타항으로 들어가 JR규슈를 이용하는 기차여행도 이색 코스가 된다. 규슈 내 특급열차 지정석과 보통열차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레일패스가 있다. 3일권 1만3000엔(10일부터 1만4000엔).

◆코레일 관광개발 길기연 사장

규슈 신칸센 전 구간 개통으로 한국 관광업계에도 큰 시장이 열렸다. 특히 철도관광전문여행사의 경우 더 그러하다.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철도여행 증가는 물론, 젊은이들 사이 로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열차 여행, 에키벤 투어 상품을 개발해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길기연 코레일 관광개발 사장이 관련 상품 개발을 위해 직접 신칸센 시승에 나서는가 하면, JR 큐슈와 관광상품 개발 및 판매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JR규슈 신칸센 완전 개통에 앞서 규슈 후쿠오카 시를 방문해 고지 가리아케 JR규슈 사장과 양국 철도연계 관광 방안을 협의한 길기연 사장은 "이번 규슈 신칸센의 완성은 혼슈 북단 아오모리부터 규슈 남단 가고시마까지 일본 본토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신칸센철도 시스템의 완성에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길 사장은 특히 "이번 대역사로 한-일노선 쾌속선 비틀호를 매개로 한 KTX-JR규슈 연계 철도관광이 활성화돼 양국을 찾는 여행객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규슈 신칸센 개통을 계기로 코레일관관광개발이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부분은 에키벤(열차 도시락).오랜세월 에키벤을 출시해 온 규슈 철도를 벤치마킹해 우리 철도에도 맛과 멋이 듬뿍 담긴 열차도시락을 선보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길기연 사장은 "우리도 조만간 '금(金)수라'라는 고품격 한식 도시락을 개발해 KTX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의 에키벤 문화와 그 내용을 잘 살펴 우리 열차에서도 만족할 만한 도시락 상품을 선보여 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안전한 '가고시마'에 놀러 오세요!

최근 일본 규슈 가고시마지역 관광업계는 큰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 폭발한 신모에다케 화산의 영향 탓에 한국인 관광객의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본격 성수기를 앞둔 상황이라 걱정이 더 크다, 하지만 정작 가고시마 현지는 평온하다. 화산재 분진도 보이지 않는다. 신모에다케에서 60km가 떨어져 있는데다 편서풍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가고시마 이와사키호텔 서울사무소(02-598-2952) 조현제 소장은 "여행에 있어서 안전만큼 중요한 게 또 없다. 가고시마 지역은 이번 신모에다케 화산 폭발의 영향 밖에 있다"고 강조 했다. 그는 또 "가고시마의 명물 사쿠라지마 화산은 벌써 몇 십년 째 분화하는 통에 관광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가고시마는 요즘 화사한 봄기운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관광청 선정 J루트 中 온천 3選_가고시마 온천·찜질 여행

"가고 싶다, 가고시마"

일본 주요 4개 열도 최남단인 규슈에서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현(鹿兒島縣). 온천 왕국으로 이름난 이 지역의 한국어 관광 캐치프레이즈는 '가고 싶다 가고시마'다. 화산 때문에 지열이 뜨거운 가고시마현은 원천(源泉) 수에서 일본 43개 현 중 2위, 총 용출량으로는 3위인 온천왕국이다. 가고시마현의 온천 세 곳을 다녀왔다. 일본관광청이 최근 선정한 J 루트(J Route) 24곳 중 하나로 꼽힌 이부스키(指宿) 검은모래찜질 온천, 바다 풍경이 일품인 류진(龍神) 노천온천, 총 길이 60m로 일본 최장인데다 무료라는 미덕까지 있는 사쿠라지마(櫻島) 족욕탕이다.

긴코만 새벽 정기를 받는다. 유카타를 입고 들어가는 혼탕이다. 류진 노천온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유카타(浴衣·욕의)를 입은 여인이 누워 있다. 살포시 덮은 귀밑머리 옆으로 한 줄기 땀이 흐른다. 그녀도 감았던 눈을 뜬다. 우연히 마주친 시선. 검은 모래를 이불처럼 목 밑까지 덮은 그녀가 계면쩍게 웃는다. 순간 철썩, 파도 소리가 정적을 깬다. 이곳은 이부스키 검은모래찜질 온천회관 사라쿠(砂樂). 가고시마현이 "세계 유일의 천연 모래찜질 온천"으로 자랑하는 명소다. 화산이 해안가 모래사장 밑 온천을 덥히고, 그 열로 모래까지 뜨거워진다고 했다.

사라쿠(砂樂)를 직역하면 "모래의 즐거움"이겠지만, 가고시마 방언으로는 "산책하다"는 뜻이다. 햇볕 좋은 여름이면 직접 야외 모래사장을 거닐다가 내키는 곳에서 모래를 파고 즐긴다. 하지만 요즘처럼 쌀쌀한 겨울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약식으로 지붕을 덮은 해변 전천후 찜질 장에서 '마법의 모래'를 체험한다.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이곳에서 추천하는 1회 찜질 시간은 대략 15분가량이다. 매니저 격인 후쿠나가(福氷)씨는 "가끔 사우나에 강한 한국 사람들이 너무 오래 참는 경우가 있는데, 자칫 피부가 델 수도 있다"고 했다.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르고 검은모래찜질을 즐긴다. 5분 만에 온몸의 땀구멍에서 솟구치는 땀.
사라쿠 회관 건물 2층에는 1894년에 찍은 이곳 풍경 사진 한 장이 전시돼 있다. 의사도 없고 약도 귀했던 시절, 만병통치로 이름나 전국에서 몰려든 환자들이 모래찜질을 하고 있는 풍경이다.

만병통치까지야 과장이겠지만, 탕치(湯治)의 효험은 이름났다. 가고시마대학 의학부 다나카 교수팀의 보증서가 사라쿠회관 팸플릿에 들어 있다. "혈액순환 촉진 효과가 일반 온천의 3~4배"라는 것. 이용 요금도 저렴한 편. 성인 900엔(찜질+온천). 초등생 이하 500엔. 수건 대여비 100엔. 한국어 안내전단도 준비되어 있다. (0993)23-3900

이부스키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을 달리면 다시 가고시마 현청이 있는 도심이 나온다. 이곳 가고시마 본항에서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울릉도 만한 섬 사쿠라지마에 도착한다. 일본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사쿠라지마 섬의 명물은 후루사토 관광호텔의 노천온천 류진(龍神). 사쿠라지마 섬의 최남단으로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긴코만(錦江灣)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신쇼치야 냄비우동. / 흑돼지 샤부샤부.

말 그대로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따뜻한 온천물에 온몸을 담근 채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1755년 석가탄신일(음력 5월 8일)에 발견돼 '부처님 온천'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온천욕을 즐긴 시간은 일출 무렵이었는데, 가득한 구름 위로 수줍은 광휘가 솟구쳤다. 휘황했다. 투숙객 무료. 비투숙객 1050엔. (099)221-3111

사쿠라지마에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무료 족탕(足湯)이 있다. 길이는 60m. 페리 항구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하는 요간(溶岩) 나기사 공원에 있는 노천 족욕탕이다. 무료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나무로 만든 의자도 편안하고, 전망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공원 입구에 사쿠라지마 특산인 미니 감귤 무인판매대가 있다. 한 봉지 100엔. 달고 시원한 감귤을 먹으며 족탕을 즐긴다. 저 멀리 섬 중앙 미나미다케 산에서 뭉게뭉게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안전하다지만, 역시 활화산 섬으로 이름난 사쿠라지마다. 온천의 열기 때문이었을까, 긴장 때문이었을까. 등줄기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여행수첩

●환율: 100엔=1356원(25일 현재)

대한항공이 인천-가고시마 직항을 정기운행한다. 수, 금, 일요일 주 3회. 1시간 30분 소요.

J-Route: 'Joyful Journey in Japan Route'의 약어. 2011년 일본관광청의 캠페인 주제다. 호기심과 열정, 여유라는 주제로 일본을 색다르게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24가지 제안. 그 중 이부스키 검은모래 찜질온천은 11번째 제안이다. 단순히 장소뿐만 아니라 도쿄 클럽문화 즐기기, 하코다테 크리스마스 야경 등이 포함되어 있다. 24가지 개별 제안은 www.jroute.or.kr  참조.

가고시마 향토요리 중 대표적인 것은 흑돼지 샤부샤부. 돼지고기 샤부샤부가 가능한가 싶지만, 잡냄새가 나지 않고 생각보다 깔끔한 맛이었다. 도심의 사쓰마지(さつま路) 레스토랑을 추천한다. 이 장소에서만 52년 된 터줏대감이다. 이 집 총무부장인 가네마루 도시히코(金丸俊彦)씨는 "가고시마 특산인 고구마와 술지게미를 먹여 키운 흙돼지"라고 했다. 점심 특선 샤부샤부 1인분 2100엔. (099)226-0525. www.satumaji.co.jp  

가고시마는 아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우동집도 한 곳 추천한다. 인근 미야자키현 공항 근처에 있는 산쇼차야(山椒茶屋)다. 농부인 사장이 자신의 밭에서 키운 메밀과 보리로 면을 만든다고 했다. 어묵과 계란, 표고버섯, 닭고기 등의 고명을 얹은 냄비우동은 850엔, 기본 가케우동 가격은 460엔. 국물 맛이 깊다. (0985)56-8080. www.sanshochaya.jp  

산큐패스: 가고시마뿐만 아니라 규슈를 자유여행할 때 유익한 교통패스가 있다. 고속버스와 시내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 버스와 일부 선박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산큐(SUNQ) 패스다. 규슈 전역 3일 1만엔. 판매처는 홈페이지(www.sunqpass.jp/hangeul ) 참조. 한글 서비스가 잘돼 있다.

가고시마 페리: 사쿠라지마로 들어가는 페리는 시에서 24시간 운행한다. 낮에는 10~15분에 한 대, 심야에는 한 시간에 한 대꼴이다. 성인 150엔. 차량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차량 크기에 따라 820엔부터.

류진노천온천이 있는 후루사토 관광호텔에 묵었다. 2인 1실의 경우 평일 1인당 1만3800엔부터.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다. 세련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운치있고 정겨운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한국어 팸플릿을 비치하고 있다. (099)221-3111 www.furukan.co.jp

가고시마현 관광안내: 식당, 숙소, 테마별 관광 등 한국어 번역 서비스가 친절한 편. www.kagoshima-kankou.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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