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이미지가 축구와 삼바로 점철되는 ‘노란색’이라면, 상파울루에 처음 도착해 느낀 색깔은 ‘회색’이었다. 극심한 교통체증과 길가에서 쉽게 보게 되는 부랑자들, 그리고 잿빛 하늘은 그동안 매체를 통해 접한 ‘범죄율이 높은 도시’라는 인식을 배가시켜주는 듯했다.

루즈 역은 상파울루 최초의 기차역으로, 고풍스러운 건물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상파울루라는 도시를 단지 ‘회색 빛깔’로 치부한다면, 수도인 브라질리아보다 실제적인 경제‧문화의 도시라고 알려진 상파울루를 너무 기만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왜냐하면 고물차들과 거지들 사이로 최고급 승용차들이 지나가고, 초라한 아파트 반대편에는 호화저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기 때문이었다. 극과 극이 공존하는 이곳, 상파울루를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인간미 넘치는 도시, 상파울루

상파울루의 주민들은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각각 뚜렷한 거주 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비록 인종은 다양하지만, 서로를 하나의 개체로 인정하고, 각자의 존재를 공유하는 도시 분위기는 상파울루가 가진 특색이다. 앞서 말했듯, 일면만을 보고 규정지을 수 없으며, 브라질을 포함한 전 세계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인간 중심의 도시라고 볼 수 있다.

브라질의 남동지역에 위치한 상파울루는 해발 800m가 넘는 고원에 위치하며, 도시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남미 최대의 도시이다. 1554년 한 예수회 수도사가 전도를 목적으로 촌락을 세운 것이 도시의 기원이 됐으며, 19세기 후반 커피재배가 활발해지며 오늘날 대도시로 발전하게 됐다.

상파울루 어디에서나 쉽게 한국인들을 볼 수 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봉헤치로(Bom Retiro)는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으로, 2010년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이 지정되기도 했다. 근처에 있는 루즈 역(Estação da Luz)에서도 쉽게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또한 루즈역 앞 공원에서는 한가로운 산책과 함께 야외에 전시된 여러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역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주립 회화관(Pinacoteca do Estado)이 나온다. 주립 회화관은 1905년 창설됐지만, 19세기와 20세기의 브라질 작품 전시를 위해 재건축 되었다고 한다. 4만 5천 점이 넘는 방대한 양의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브라질의 회화 역사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회화관에서 남서쪽으로 대로를 따라 죽 내려가다 보면 성벤또 수도원(Mosteiro de Sao Bento)을 만날 수 있다. 신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뾰족한 첨탑과 네모반듯한 건물이 모여 엄숙한 인상을 준다. 수도원 내에는 웅장한 그림과 조각들, 다양한 스테인드 글라스 벽화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성상들은 러시아 망명자들이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안녕을 위해 잠시 기도를 드리고 서둘러 수도원을 빠져 나왔다.

주립 회화관에 전시된 회화 작품. 회화관에서는 브라질 회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성 벤또 수도원의 뾰족한 첨탑과 지붕들.



문화에 취한 후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다

수도원에서의 무거웠던 마음을 추스르고 이제 상파울루의 문화를 만나볼 차례다. 하지만 상파울루에는 박물관만해도 50여 개가 훌쩍 넘는다. 또한 각 박물관에서는 날마다 전시회, 강연회, 영화제 등이 열리고 있어, 박물관 구경만 해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파울리스타 대로의 중앙에 위치해 있는 상파울루 미술관(Museu de arte de Sao Paulo : MASP)이다. 도심 한가운데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이 미술관은 세계에서 기둥과 기둥 사이가 가장 먼 건물로도 알려져 있다.

남미 최대의 미술관 치고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단 한 번도 침략전쟁을 일으키지 않아 노획물 전시품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것 또한 특색이 아닐까 싶다. 더욱이 이 박물관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라파엘로, 반 고흐, 세잔, 렘브란트, 피카소 등의 작품이 1,000점 넘게 전시되어 있다. 외양보다 속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삐랑가 공원(Parque da Ipiranga)을 찾았다. 1882년 만들어진 이 공원은 세 광장 남동쪽으로 약 4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원 내에는 1922년 세워진 독립기념상이 있는데, 포르투갈 황태자 돈 페드루 1세가 말 위에서 칼을 빼 들고 ‘독립이냐, 죽음이냐’라고 부르짖으며 브라질 독립선언을 한 곳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충성스러운 병사들의 동상들이 서 있고, 그 밑에는 돈 페드루와 왕비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역동적인 동상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며, 독립에 대한 그들의 확고한 신념이 느껴지는 듯했다. 또한, 공원 내에 있는 파울리스타 박물관(Museu Paulista)은 인디오들의 생활용품과 근대 상파울루의 역사적 유품들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브라질과 상파울루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상파울루의 0번지, 세 광장

상파울루가 브라질의 중심 도시라고 한다면, 세 광장(Praça da Sé)은 상파울루의 중심인 곳이다. 이 광장은 이른바 교황청 관구 광장으로 상파울루 가의 0번가로 알려져 있다. 군사 독재 시절 지하 저항운동의 본산지로 브라질 민주화운동을 위한 집회장소로 유명하며, 상파울루 최대 거리답게 30미터도 넘는 거리들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상파울루의 중심, 세 광장. 대성당 앞 광장에는 상파울루의 방위기점과 거리 원점이 기록되어 있다.

헤뿌블리까 광장. 전철로 헤뿌블리까 역에서 내리면 되며, 일요일엔 노천시장이 선다.

넓은 대로 한복판에 뾰족하게 솟아있는 건물이 바로 세 성당(Categral da Sé)이다. 현재 성당의 모습은 약 40년간의 건축 공사 끝에 1954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나, 1552년에 처음 건축되었다는 설도 있다. 성 벤또 수도원처럼 이 성당 또한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오래된 역사의 흔적과 어우러진 멋을 자아낸다.

세 광장에서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헤뿌블리까 공원(Praça da República)이 나온다. 흡사 한국의 명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노천 시장이 볼만하다. 토산물과 수공예품 등을 거래하는 시장들 사이사이에는 브라질의 향토요리를 파는 노점상들도 많아 시끌벅적한 상파울루 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인종들과 마주하며, 거리를 누비다 보니 어느새 상파울루에서 처음 느꼈던 ‘회색’이 사라져 버렸다. 상파울루는 극단이 공존하는 도시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열려 있는 도시였다. 이 도시에서 여행객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라, 어엿한 브라질인 중의 하나인 것이다. 새로움이 낯설지 않은 도시, 상파울루는 오늘 하루도 변신을 거듭하며 남미의 상업, 산업,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 발전해 나가고 있다.


는 길
대한항공에서 LA를 경유한 항공편을 월‧수‧금 운항한다. 출발시간은 20시 45분이며, 도착시간은 11시(현지 시간)로, 약 26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시차 적용시 14시간 30분). 시차는 우리나라가 상파울루 보다 12시간 빠르다.

카니발의 광기, 삼바드로메

매년 2월, 브라질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히우지자네이루, Rio de Janeiro)는 지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화려한 파티장이 된다. 세계 곳곳으로부터 6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오직 그 행사를 위해 리우로 날아온다. 지구의 나머지 모든 축제의 참가자와 맞먹는 수치라고 한다. 환호와 불꽃, 음악과 춤, 지치지 않는 리듬이 그들의 심장을 가속시킨다.

리우는 삼바의 도시. 카니발의 핵심은 도시를 마법의 세계로 변신시키는 삼바 퍼레이드다. 삼바드로메(sambadrome)는 700미터 길이의 퍼레이드 전용 공간으로, 축제에 참가할 삼바 스쿨들의 공식 경연이 벌어지는 장소다. 리우 곳곳에 산재해 있는 삼바 학교들은 재의 수요일 직전에 벌어지는 4일 동안의 경연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불태운다.

팀당 1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무대 장식과 기묘한 장치들, 화려한 의상과 그에 어울리는 댄스…. 주제는 아메리칸 인디언, 모세의 기적과 같은 고전적 테마에서부터 홀로코스트의 참상,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같은 시사적인 테마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12~13개 톱클래스 그룹의 퍼레이드가 벌어지는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7만 명의 좌석이 꽉 차고, 가장 좋은 자리의 입장료는 3백만 원까지에 이른다.


삼바드로메는 축제의 서장일 뿐이다. 코파카바나(Copacabana) 해변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야외 퍼레이드는 리우를 광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삼바 스쿨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무대차를 앞세우고 화려한 의상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온다. 그 학생들이 아니라도 좋다. 누구든 끊이지 않는 삼바 리듬에 맞춰 춤추고, 마시고, 내일이 없을 것처럼 논다.


카니발은 온갖 색채의 향연이다.




이파네마의 소녀는 지금 어디에?

리우는 코파카바나, 레블론, 파케타, 펭야 등 세계적인 해변으로 둘러싸인 도시다. 비키니 왁스보다 더 심한 브라질리안 왁스를 마친 여성들은 까무잡잡한 피부를 내보이며 그 바닷가를 돌아다닌다. '카리오카(Carioca)'는 리우의 사람들, 특히 이들 해변의 소녀들을 일컫는 말이다.


보사노바는 물론 재즈의 스탠더드가 된 '이파네마의 소녀', 오리지널 앨범.


1962년 겨울, 보사노바 뮤지션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작사가 비니시우스 데 모라에스와 함께 이파네마 해변에서 뮤지컬에 쓰일 노래를 만들고 있었다. 그때 해안에 자주 놀러오던 아름다운 15살의 소녀, 엘로이사(Heloísa Pinheiro)가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전설의 명곡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Garota de Ipanema)'가 태어났다. 모라에스는 그 곡이 태어나던 때를 떠올리며 말한다.

"젊은 카리오카의 패러다임. 소녀는 황금빛 십대, 꽃과 인어의 혼합물, 빛과 우아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또한 슬픈 모습이다. 소녀는 스스로를 바다로 향한 길로 데리고 간다. 사라져가는 젊음의 감각, 절대 소유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것은 끝없는 조수 속에서, 아름다움과 우울함을 함께 품고 있는 삶의 선물이다."


이파네마의 소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엘로이사는 모델로 인기를 모았고, 1987년 브라질판 <플레이보이> 잡지에 등장했다. 2003년에는 딸과 함께 다시 그 잡지에서 몸매를 뽐내기도 했다. 그녀는 이파네마 해안에 노래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의류 부티크 숍을 오픈해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티셔츠를 팔았다. 조빔과 모라에스는 이를 금지하기 위해 소송을 걸었지만 지고 말았다.




금요일은 라파의 삼바 클럽

리우의 밤은 언제나 뜨겁다. 그러나 라파(Lapa)의 금요일 밤에 견줄 만한 곳을 찾기란 어렵다. 18세기에 만들어진 수도교(Arcos da Lapa, 水道橋)와 공원(Passeio Público)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라파는 리우에서도 매우 고풍스러운 지역이다. 하지만 어느 해변보다 뜨거운 동네이기도 한다.

1950년대부터 이 동네에 스스로를 '몽마르트르 카리오카(Montmartre Carioca)'라 부르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리우의 일반 시민 특히 지식인층과 거리를 두며 자유분방하고 원초적인 삶을 추구했다. 다운타운의 중심이 남쪽 해안으로 옮겨가고, 브라질의 수도가 브라질리아로 옮겨간 것도 큰 이유가 되었다. 새로운 탄생을 위해 시들고 썩는 시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다행히 삼바 음악과 춤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사람들은 궁핍 속에서도 삼바를 통해 기쁨을 얻었고, 관광객들의 홍수 속에서 진짜 리우를 지켜냈다.


20세기가 되면서 라파 곳곳에 산뜻한 클럽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현지인들조차 위험하다며 꺼리기도 했지만, 클럽의 명성은 커졌고 골동품 가게와 노천 시장이 거리를 풍미를 더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진짜 삼바를 만나려면 라파로 가라. 거기에 스릴과 드라마와 땀이 있다."


라파의 상징인 아르코스, 18세기 때의 모습이다.




축구, 축구, 축구, 심심하니 올림픽

삼바가 아닌데도 이 도시 사람들 모두를 미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놀랍게도 존재한다. 축구! 리우는 브라질에서 가장 뜨거운 열정의 도시, 그리고 리우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는 코파카바나 해변이 아니라 마라카나 스타디움(Maracanã Stadium)이다.

마라카나 스타디움은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축구 경기를 관람한 장소다.


1950년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만든 이 축구 경기장은 리우 시민, 브라질 국민, 그리고 전 세계의 축구 팬들에게 역사의 현장으로 남아 있다. 당시 브라질 팀은 월등한 실력으로 대회를 압도해갔다. 지금과 같은 토너먼트 방식이 아니라 결승 리그전이 펼쳐졌는데, 브라질은 우루과이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그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고, 이전의 경기들은 압도적인 스코어로 지배했다. 그리고 최종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스타디움은 공식적으로 82,000석 규모였지만 유료입장객만 17만 3천여 명이 들어왔다. 실제로는 20만 명 가까이 들어와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을 동원한 경기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그 관중들 모두가 브라질의 우승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브라질은 자국대표 팀원들의 이름을 새긴 22개의 금메달을 미리 만들었고, 피파 의장인 줄 리메는 포르투갈어로 된 브라질 우승 축하 연설문만 준비해왔다. 그러나 경기는 거짓말처럼 우루과이의 2-1 승리로 돌아갔다. 이 전설적인 패배는 '마라카나조(Maracanazo)'라는 이름으로 남아, 아직까지 브라질 국가대표 팀을 꼬리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마라카나 스타디움은 2010년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브라질이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연이어 개최하게 되면서,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탈바꿈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과연 21세기의 스타디움은 마라카나조의 치욕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




할리우드를 꼬이는 슬럼가

영화 [엘리트 스쿼드]. 교황의 방문 전에 리우 

빈민가의 범죄단을 소탕하라.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를 본 사람이라면 에드워드 노튼이 미친 듯이 도망가는 판자촌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다. 얼기설기 덧댄 집들이 초등학생이 맞춘 레고 장난감처럼 불규칙하게 포개져 있던 모습. 그럼에도 그 형형색색의 조화는 규격화된 도시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그 무대는 바로 리우의 대표적인 슬럼가인 타바레스 바스토스(Tavares Bastos). 지긋지긋한 가난과 흉악무도한 범죄가 판을 치던 이곳이 지난 10년간의 대대적인 치안회복 운동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고 있다. 그리고 그 독특하고 매력적인 풍광 덕분에 영화 [엘리트 스쿼드], 스눕 독의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지로 각광받게 되었다.


룰라 대통령의 브라질은 월드컵과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리우데자네이루(히우지자네이루, Rio de Janeiro)를 새로운 도시로 변신시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리우는 높은 범죄율 때문에 많은 기업체들이 떠나갔고 그로 인해 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 대외적으로는 관광 엽서 속의 해안가 도시의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우디 앨런과 같은 감독들을 초청하며 리우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그들에겐 변신의 중요한 열쇠다.




리우의 언덕을 오르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남미의 대국으로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영광의 시대가 사라진 뒤, 리우의 시민들은 매우 엄혹한 시간을 통과해야만 했다. 도시의 곳곳은 오랫동안 무질서 속에 방치되었다.

기업체가 빠져나간 건물들은 흉물스럽게 썩어갔다. 그러나 덕분에 얻은 기쁨도 있었다. 리우는 가난한 아티스트들의 화폭이 되었고, 놀라운 원색의 벽화 등 거리 예술이 꿈틀대는 곳이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예술품은 세라론의 계단(Escadaria Selarón)이다.


칠레에서 태어나 이 도시에 터전을 마련한 예술가 세라론은 자기가 사랑하는 이 거리의 계단을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는 215개의 계단을 초록, 노랑, 파랑의 색으로 덮으며 브라질 국민들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거울들로 빛의 향연을 만들어냈다. 세라론은 최근 자신의 작업을 라파의 아르코스에까지 이어가고 있다.


세라론의 계단. 언제나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해 계단만을 찍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출처 : Donmatas at en.wikipedia.com>




과일과 춤과 무술이 뒤섞이는 시장

이 시장은 브라질 전통의 무술 퍼포먼스인 

카포에이라를 보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흥청망청 온갖 사람들이 뒤섞이는 것이 당연한 리우. 이 도시의 시장 역시 흥겨운 축제의 현장과도 같다. 특히 북동시장(Feira Nordestina)은 자자한 명성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수백 개의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대한 시장은 명성 높은 바이안(Bahian) 음식을 먹기에도 아주 좋은 장소다.

사탕수수로 만든 술과 맥주를 들이켜고 길을 걸으면, 아코디언과 기타를 메고 나온 연주자들의 리듬에 취하게 된다. 삼바를 비롯한 여러 전통 음악은 물론, 브라질 전래의 무술 퍼포먼스인 카포에이라도 감상할 수 있다. 이 놀라운 광경은 금요일 저녁 8시부터 일요일 밤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물론 현지인들과 심야에 뒤섞이는 일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스릴과 드라마와 땀'은 좋은 것이다. 단 건강하게 돌아왔을 때에만.


※ 지명, 인명 등 외국어 표기는 국립국어원에서 제정한 표준외래어표기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 수상 가옥

[투어코리아] 브라질 여행의 최고 매력 중 하나는 '아마존 탐험'이다. 전 세계 삼림의 30%, 세계 산소량의 20%를 공급하는 '세계의 허파' 아마존의 신비로운 자연을 탐험하고 싶다면 브라질 북부에 있는 아마조나스 주의 주도 '마나우스(Manaus)'로 가면 된다.


마나우스는 아마존강의 본류인 '솔레몬에스강'과 지류인 '네그로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아마존 탐험의 출발점이다.

▲ 아마존강의 본류인 '솔레몬에스강'과 지류인 '네그로강'이 합류하는 지점. 색이 서로 섞이지 않은 채 검은빛 황 토빛 두 줄기 물이 이채롭다.

이 곳에선 콜롬비아의 고지에서 발원해 검은 색을 띠는 '네그로강'과 안데스 고원에서 발원해 황토색을 띠는 '솔리몬에스강'이 서로 섞이지 않은 채 검은빛 황토빛 두 줄기 물이 합류 지점으로부터 약 10km까지 흘러가는 독특한 광경이 펼쳐져 신기함을 선사한다.


마나우스에는 아마존 밀림을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TV에서 보던 '정글의 법칙'의 병만족처럼 야생체험을 해볼 수 있다.

▲ 원주민 부락

네그루강의 미로같은 물길 따라 카누 타고 정글 투어에 나설 수 있고, 낚시 바늘에 닭고기나 쇠고기 등의 날고기를 달아놓고 식인어 '피라니아'를 낚는 피라니아 낚시 재미에도 빠져볼 수 있다. 정글 속 악어 사냥에도 도전할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아마존에 내려앉으면 카누를 타고 늪지로 나가 손전등을 비추며 악어 사냥하는 체험도 독특하다.


원주민 마을에 방문, 그들의 삶을 엿보는 등 색다른 아마존 모험을 만끽할 수 있다. 정글 호텔에서 하룻밤을 청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 수도 있다.

▲ 원주민 부락


여행 TIP

여행 매력 가득한브라질. 그러나 지카바이러스, 신종플루, 치안불안, 정국혼란 등 각종 문제는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때문에 안전한 브라질 여행을 즐기기 위해선 예방접종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여행 떠나기 최소 2주 전까지 황열, 인플루엔자, A형간염, 장티푸스, 파상풍 등 5개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은 필수다.


또한 리우 올림픽 개최 시기가 브라질의 겨울 시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카바이러스 전파 강도가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출국 전 '모기 기피제'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모기 기피제를 3~4시간 마다 한번씩 덧발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밝은색 긴 소매 상의와 바지도 챙겨야 한다.


또한 브라질 달동네인 '파벨라(Favela)' 등 치안이 불안한 지역은 가급적 피하고, 가더라도 전문가이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어둑어둑해지면 가능한 늦지 않게 숙소로 돌아가는 등 최대한 안전한 동선을 짜 움직이는 것이 좋다.

▲ 수상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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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브라질에 갔다면 '세계 7대 자연경관'이자 세계 3대 폭포인 '이구아수폭포'의 절경을 놓칠 수 없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나이아가라폭포, 아프리카 빅토리아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인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와 아르헨티나 북동부 미시오네스주 국경에 있는 폭포로, 이과수 강물을 따라 2.7km에 걸쳐 총 270여개의 폭포가 웅장한 물기둥을 뿜어내며 장관을 이룬다.

빅토리아폭포나 나이아가라폭포보다 폭포 폭이 넓고 낙차도 더 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로 통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평균 60~80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놀라운 모습과 물이 떨어질 때 나오는 굉음이 효과음으로 더해지면서 전율케 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고 카메라로도 다 담아내기 힘든 웅장한 자태에 절로 탄성이 내지러지고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오직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다.


최고 초당 6만 톤의 물이 마치 무언가에 빨려 들어가듯 쏟아지는 폭포의 위용에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으로도 불린다.

이구아수 폭포의 웅장함을 보다 가까이에 느끼고 싶다면 이구아수 폭포 아래를 보트타고 즐기는 '마꾸꼬사파리'에 도전해보자.


폭포 물보라에 온몸 흠뻑 젖지만 스릴 만점이다. 폭포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는 중국 싼샤댐(Three Gorges Dam)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큰 수력발전소 '이타이푸 댐(Itaipu Dam)'도 만날 수 있다.

폭포 주변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거대한 밀림으로 뒤덮여 있는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양국이 함께 폭포 주변과 인근 밀림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중남미 전문 여행사 오투어(www.holalat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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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브라질월드컵' 특집! 천혜의 자연과 인간의 터치가 절묘하게 믹스된 삼바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 <엘르>가 미리 다녀왔습니다. 쇼핑과 라이프스타일을 넘나드는 이 도시의 가장 '핫'한 곳으로의 여행, 팔로우팔로우 엘르! 먼저 떠나는 곳은 패션, 뷰티 숍이에요!

DONA COISA‘도나 코이사’는 2005년 로베르타 다마스세노(Roberta Damasceno)가 론칭한 멀티 브랜드 스토어. 400제곱미터에 이르는 넓은 공간에 여러 스토어가 입점해 있다. 브라질 및 해외 패션 브랜드의 정교하면서도 유유자적한 셀렉션이 준비돼 있다. 스토어에는 옷, 액세서리, 주얼리뿐 아니라 아트 작품, 브라질 초콜릿, 뷰티 브랜드 페보(Phebo)의 아이템도 판매한다. 또 매년 3월, 이곳은 와인과 꽃들로 가득 채워진다. 일요일 휴무.

ADDRua Lopes Quintas, 153 - Jardim Botanico, Rio de Janeiro, RJ 22460-010

TEL55 21 2249 2336, www.donacoisa.com.br

OSKLEN

윈터 스포츠 의류에서 출발한 컬트 브라질리언 브랜드. 지금은 시즌별로 여성복과 남성복 레디 투 웨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심플한 커팅이지만 아름다운 디테일이 가득한 옷의 대명사로 떠오른 ‘오스클랜’은 스타일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브랜드다. 다양한 패브릭을 활용해 생기를 불어넣은 디자인은 옷뿐 아니라 슈즈와 모자, 가방으로 이어진다.

“진짜 쿨한 브랜드! 브라질스러움을 찾고 있다면!”(SB)

ADDRua Maria Quiteria, 85 - Ipanema, Rio de Janeiro, RJ

TEL55 21 2227 2911, osklen.com

NK STORE럭셔리에 정통한 패셔니스타들의 발길이 잦은 멀티 브랜드 스토어. 알라이야, 생 로랑, 오트 히피, 트리야(Triya)에 이르기까지 브라질 브랜드와 해외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아이템을 신중하게 선별해 놓았다. 옷, 신발, 백, 주얼리까지 패션에 관한 모든 것이 모여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NK 컬렉션’과 ’탈리 NK(Talie NK)’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길.

ADDRua Garcia d´Avila, 56 - Ipanema, Rio de Janeiro, RJ 22421-010

TEL55 21 2529 5400, www.nkstore.com.br

LENNY NIEMEYER오랫동안 타 브랜드의 수영복 디자이너로 활약해 온 레니 니마이어가 1993년 론칭한 브랜드다. 정교하게 커팅된 그녀의 수영복은 여성스러운 곡선과 아름다움을 강조해 주는 것이 특징. 디자이너의 관심사인 자연에 대한 사랑을 매 컬렉션 프린트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액세서리, 신발, 가방, 의류는 물론 파도를 가를 때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섹시한 서핑 수트도 만날 수 있다. 일요일 휴무.

“레니 니마이어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가장 정교한 비치 웨어 디자이너다!”(CS)

ADDRua Garcia D’Avila, 149, loja A - Ipanema, Rio de Janeiro, RJ 22421-010

TEL55 21 2227 5537, www.lennyniemeyer.com/br

BLUE MAN브라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비치 웨어 브랜드 ‘블루 맨’. 1972년 론칭해 브라질 특유의 컬러풀한 프린트의 비키니, 트리키니, 원피스 수영복 등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오랜 노하우를 통해 몸을 꽉 조이는 동시에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명성이 높다. 활용도 높은 비치 웨어와 액세서리 셀렉션까지 갖추고 있다.

“굉장히 브라질답고 쿨한 브랜드. 리우데자네이루 해변을 걸어다니는 수영복 중 점유률이 가장 높다.”(SB)

ADDRua Visconde de Piraja, 351 Lojas C & D, Rio de Janeiro, RJ 22410-906

TEL55 21 2247 4905, www.blueman.com.br

FARM

카리오카 거리인 ‘루 팜 드 아모에도(Rua Farme de Amoedo)’의 이름을 본뜬 로드 숍이다. 브라질의 열기가 가득 담긴 컬러풀한 옷들이 가득한데 해변에서의 하루를 위한 캐주얼한 의상부터 저녁 무렵 친구들과 한 잔 즐기기에 좋을 멋스런 드레스까지 종류가 방대하다. 게다가 서핑보드와 바이크까지 판매한다.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의상들이 가득하다.”(NC)

ADDRua Visconde de Piraja, 365 - Ipanema, Rio de Janeiro, RJ 22410-003

TEL55 21 3813 3817, www.farmrio.com.br

ISOLDA알레산드라 아폰소 페레이라(Alessandra Affonso Ferreira)는 브라질의 건축가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 런던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을 졸업한 후 2012년 줄리아나 아폰소 페레이라(Juliana Affonso Ferreira), 마야 포프(Maya Pope)와 함께 ‘이졸다’를 열었다. 브라질에서 영감을 얻은 프린트와 옷들을 선보이며 전 세계 패셔니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도나 코이사 내에 있다. 일요일 휴무.

ADDRua Lopes Quintas, 153 - JardimBotanico, Rio de Janeiro, RJ 22460-010

TEL55 21 2249 2336, www.isoldabrasil.com

LE SPA NATURA호텔 산타 테레사에 있는 ‘르 스파 나뚜라’는 아마존 친환경 브랜드 나뚜라 제품을 사용하는 럭셔리 스파로 완벽하게 릴랙싱하기 좋은 장소. 페이셜과 배스, 마사지 등 다양한 뷰티 트리트먼트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여행 끝나갈 즈음 이곳에 들른다면 시차(Jet Lag) 마사지를 통해 피로감을 풀고 수면 패턴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 예약은 필수.

ADDRua Almirante Alexandrino, 660 - Santa Teresa, Rio de Janeiro, RJ 20241-260

TEL55 21 3380 0210, www.santa-teresa-hotel.com/spa.php

PHOTOGRAPHER CLAIRE-LISE HAVET

EDITORS 채은미, 김아름

ART DESIGNER 유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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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 코르코바도산에 세워진 거대한 예수상 

브라질 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은 역사상 최초로 남아메리카대륙에서 열려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브라질 제2의 도시이자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손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 오는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 17일 동안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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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는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을 뜻한다. 포르투갈인 항해사들이 처음 이 지역을 발견했을 때가 1월이었으며, 크고 작은 섬들을 지나 좁고 긴 과나바라만 입구로 들어서면서 바다가 아닌 강이라고 착각해 이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은 분위기에 반한다. 이곳에 자리한 사람들은 언제나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수많은 볼거리를 품고 있다. 1763년 식민지 수도로 승격된 후 1960년 브라질리아로 행정수도를 옮길 때까지 200여 년 동안 브라질의 중심지 역할을 맡아온 덕에 옛 왕궁이나 오페라극장, 국립도서관 등 역사적인 건축물들을 도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둘러볼 곳은 팡지 아수카르. 이곳에서 007제임스본드의 결투장으로 유명한 케이블카를 타거나 코르코바두 예수상에서 전경을 내려다보는 순간 왜 사람들이 리우데자네이루를 '경이로운 도시' 라 부르는지 깨닫게 된다. 또한 축구 황제 펠레가 그라운드를 누비던 마라카낭 경기장은 세계 최대 수용인원을 자랑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밖에도 해변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블론 해변의 경치와 우리 귀에도 친숙한 보사노바노래 이파네마 소녀'가 만들어진 레스토랑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풍부해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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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트래블에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해 올림픽 경기 관람과 페루 여행을 포함한 상품을 선보인다. 경기 관람은 총 2회로 8월 3일 양궁·유도·펜싱 중 한 곳을 관람하며 8월 11일 골프·양궁·유도·펜싱 중 한 곳을 선택해 관람하는 일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www.joatou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733-1155


물질은 넘쳐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국가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윤택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디든 같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는 세계 곳곳의 행복한 삶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노력을 배울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매달 함께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겁니다.



6月 행복의 나라: 브라질
Eu Estou Feliz!


총면적 8,514,877㎢. 칠레, 에콰도르를 제외한 남아메리카 모든 나라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길이만 자그마치 4,353㎞인 나라.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가인 브라질은 국토의 절반 이상이 정글 혹은 산림으로 뒤덮여 있어 임산 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커피, 사탕수수 등 농산물 생산량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북부 아마존강유역의 열대우림 기후부터 남부의 온대에 이르기까지 기후도 다양하다. 여기에 철광석, 석면, 망간 등 막대한 양의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산업화를 안정적으로 이뤄내 경제개발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풍족함이 만들어낸 자유로움일까. 포르투갈어로 "나는 행복합니다"를 뜻하는 "Eu Estou Feliz!"를 자주 외치곤 하는 브라질 사람들은 도심의 바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온 종일 축구를 하는 등 주로 소소한 일상을 통해 행복을 즐긴다.

브라질 사람들의 행복감은 국민 인식도 조사를 통해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브라질의 유력 여론조사 기관인 '다타폴랴'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91%가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 이들은 5%에 그쳤다. 기혼자들보다는 미혼자들이, 흑인보다는 백인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행복감을 더욱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브라질 사람들이 중요시 여기는 행복의 요건에는 안정된 가정과 자유로움, 다양한 여가생활 등이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금전적인 여유나 건강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실제로 브라질 사람들의 60% 이상이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여도 비용 부담이 적은 곳을 택해 휴가를 떠나겠다고 답했다. 또 수입원이 없는 거리의 악사들이나 서커스 단원들, 홈리스들도 표정이 밝은 편이다. 브라질의 행복은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20개국의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어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지목됐다. 각종 축제를 통해 항상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의 브라질 사람들이 아마도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간혹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어기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악의가 있는 행동이 아닌 타고난 국민성 때문이다. 대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습관 덕분인지 브라질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고 친절함을 베푼다. 현지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서로를 끌어안거나 볼을 부비는 인사가 매우 일반적인 행동인데, 이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나타낸다. 또 운전을 하다가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행동은 상대방의 양보에 감사하는 표시라고 한다.



1·2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H'자 모양의 쌍둥이 건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 왼쪽의 접시를 엎어놓은 모양의 건물이 상원, 오른쪽의 접시를 바로 놓은 모양의 건물이 하원 건물이다.


비행기를 본뜬 수도, 브라질리아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축물이다. 반듯한 거실을 중심에 두고 방과 부엌 등으로 정형화된 우리나라의 아파트와는 대조적으로 비좁은 거실과 넓은 부엌, 평수에 어울리지 않는 거창한 와인바 등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실용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내부 구조를 갖고 있는 온갖 모양의 집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브라질 아파트는 집의 뼈대까지만 만들어놓고 분양을 한다고 한다. 집주인이 이후 개성에 따라 배치도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

수도인 브라질리아는 이런 창의성을 가장 잘 반영한 도시다. 건축가인 오스카 니마이어가 설계한 이곳에는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나 봤을 법한 국립박물관을 비롯해 피라미드 모양의 국립극장, 16개의 기둥으로 세워진 브라질리아 대성당 등이 도심의 중앙 대로를 따라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혹자는 "미래 달나라에나 건설될 듯한 공상의 도시"라고 표현했는데, 특색 있는 디자인의 건물들 덕분에 브라질리아는 지난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브라질리아가 처음부터 브라질의 수도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1960년 주셀리노 쿠비체크 대통령은 국가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해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수도 이전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도가 브라질만의 멋이 묻어 있는 현대화된 도시이기를 희망했던 그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빙해 도시 설계를 맡겼다. 각고의 노력 끝에 브라질리아 도시 전체는 비행기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됐고 동체 중간 부분에 정부기관과 오피스 빌딩이, 남북의 날개 부분에 저층의 주택가가 배치됐다. 날개와 동체가 만나는 중앙 부분에는 대중교통 환승 센터를 비롯한 은행, 호텔, 쇼핑센터 등의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리아 지역은 해발 1,100m의 고원인데다 사바나성 기후 지역이라 건기에는 주변 지역이 붉게 타는 악조건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용수 공급을 위한 호수를 만드는 등 열악한 자연 환경을 인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외채로 충당하면서 1970, 80년대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기도 했다. 그럼에도 브라질리아는 브라질 사람들의 대국적인 기질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성격, 미래에 대한 도전 정신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척박한 기후와 환경 속에서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크리스마스




1 자유로움과 삶의 여유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 2 브라데스코 은행의 크리스마스 장식.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이웃 나라인 미국이나 여느 기독교 문화 국가들에 비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요란한 편이다. 파라나주(州)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경연대회를 개최해 화려한 장식을 유도한다. 최우수 기업에게는 기업의 가옥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준다고 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하다. 비교적 재정 상태가 좋은 기업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지난 2011년 브라데스코 은행은 푸른 정글을 연상시키는 나무와 정글의 길게 늘어진 풀, 동물 장식 등으로 20여 층의 건물 전체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에는 10차선 파울리스타 대로의 교통이 완전히 차단되는데, 이때는 상파울루 외곽에서 모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새벽까지 붐비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브라질은 대중적인 행사뿐 아니라 개인이 주관하는 파티 문화도 발달했다. 약혼이나 결혼 등 행사에는 언제나 파티가 이어진다. 항상 새로운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호스트에 대한 예의라 여기기 때문에 세심하게 드레스 코드에 신경 써야 한다.

한편 브라질의 음식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양하다. 대다수의 브라질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의 요리 실력을 뽐내기도 하는데, 이들은 주로 수요일이나 토요일 점심으로 페이조아다를 먹는다. 이는 검은 콩과 돼지나 소의 코, 귀, 혀, 발 그리고 소시지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끓여 만든 음식이다. 지역별로 발달한 음식들도 많다. 바이아주에서 시작된 아카라제는 완두콩가루로 만든 빵을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팜 오일에 튀긴 것이다. 아카라제를 먹은 뒤에는 우리나라의 민물 생선 매운탕과 비슷한 무케카(생선 등의 해물과 코코넛 우유, 토마토 및 향신료를 넣고 끓인 음식)로 배를 채운다. 또 미나스 제라이스 식의 음식들도 많은데 독특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정열의 삼바 카니발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4일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삼바 카니발. 이 시기에는 토요일 밤부터 수요일 새벽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축제가 열린다. 과거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사람들의 사순절 축제와 아프리카 노예들의 전통 타악기 연주, 춤이 합쳐지면서 시작된 삼바 카니발은 20세기 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데, 삼바 스쿨들의 퍼레이드가 더해지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5천여 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700m의 경연장에서 1시간에 걸쳐 퍼레이드를 펼친다. 가장 독특하면서도 멋진 의상과 장식, 대형을 연출한 행렬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역할에 맞춰 춤을 추며 지나간다. 특히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삼삼오오 엉켜서 춤을 추게 하는 유쾌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 팀 한 팀의 퍼레이드가 끝날 때마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다음 팀이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모두가 일어서서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춘다고 하니 명장면임에는 틀림이 없다. 삼바 카니발에서 우승한 팀에게는 포상금은 물론 앙코르 공연과 해외 순회공연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바 스쿨은 단순히 춤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닌 카니발을 이끌어가는 핵심 조직으로, 주로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자랑인 삼바 스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카니발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도 적지 않기 때문. 리우데자네이루 관광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축제 기간 중 행사에 참여한 1백만 명 중 절반은 외국인이었으며 이들이 소비한 돈은 5억 달러가 넘는다. 또 이 해에 카니발 입장권의 평균 가격이 1백50달러였는데 이 역시 전화 판매를 시작한 지 32분 만에 매진됐다.



브라질에는 삼바 축제 외에도 대형 페스티벌이 많다. 신년 전야 축제(Reveillon)도 매우 유명한데,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꽃을 바다에 띄우면서 복을 비는 행사가 진행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거리에도 매년 마지막 날엔 신년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2백만 명이 모인다.

하지만 특이한 축제를 꼽으라면 황소의 환생이라는 전설을 주제로 2개 팀이 춤과 노래를 경쟁하는 페스티벌, 보이붐바도 빠질 수 없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1년간 갈고 닦은 솜씨를 선보이는데, 풍성한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축제를 찾는 사람들로 이미 숙박시설이 가득 차 선상 위에서 자거나 밤을 새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단합의 심벌, 축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브라질은 세계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으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 강국이다. 브라질이 낳은 축구 황제 펠레는 2011년 CNN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는 바로 나 자신이다"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4년 열릴 브라질 월드컵 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장 건설, 도로와 공항 등의 인프라 개선을 위해 월드컵 개최에 총 2백6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축구팬들의 열광 역시 상상 그 이상이다. 브라질에서 축구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구단이 있고, 그 애정이 높아 자칫 언쟁을 하다가는 감정싸움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①가난과 범죄의 대명사였던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촌‘파벨라’. 산등성이에 지어진 데다 화려한 건물 색채 때문에 관광명소가 됐다. ②이파네마 해변에서 석양을 등지고 공놀이를 하는 소년·소녀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인다. 마치 보사노바를 듣는 것처럼. ③보사노바 앨범을 산다면 꼭 들러야 할‘토카도 비니시우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자마자 리우 여행은 보사노바(Bossa Nova·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이란 뜻으로, 브라질 삼바 음악의 일종)와 함께할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다른 대도시들은 'J.F 케네디 공항'(뉴욕) '샤를 드골 공항'(파리)처럼 유명 정치인들의 이름을 따서 공항 이름을 지었는데 이곳의 공항 이름은 '톰 조빔 공항'이다. '톰 조빔'은 보사노바의 대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1927~1994)의 애칭이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일단 조빔의 '이파네마의 소녀'를 들으며 이파네마 해변으로 향했다. 

◇보사노바와 함께하는 여행

택시 기사는 "예쁘고 잘생긴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고 해변의 번화가에서도 제일 가깝다"면서 이파네마의 '9번 해변(Posto 9)'에서 내려줬다. 이 도시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해변이다. '이파네마의 소녀' 가사처럼 '늘씬하고 까무잡잡하면서 어리고 사랑스러운 소녀'와 소년들이 바닷물과 모래사장의 경계면에 늘어서서 축구공을 갖고 놀고 있었다. 둥글게 서서 발과 머리로 축구공을 주고받는 이들 행렬 끝을 맨눈으로 가늠하긴 어려웠다. '위험한 물'이란 '이파네마'의 의미대로, 이곳의 파도는 거세기 때문에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사람이 더 적은 해변을 원한다면 이파네마 북서쪽의 르블론(Leblon)을 추천한다. 이파네마 동쪽의 코파카바나(Copacabana)는 모래가 이파네마보다 지저분한 편이다.

보사노바의 명작 '이파네마의 소녀'는 말 그대로 이파네마 해변에서 탄생했다. 1962년 톰 조빔과 외교관·시인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1913~1980)는 여느 때처럼 이파네마 해변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식당 '벨로소'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창밖을 지나가던 15세 소녀를 보고 영감을 얻은 조빔과 모라에스는 각각 피아노와 펜을 잡고 몇 주 동안이나 씨름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보사노바도 덩달아 알려지게 됐다.

6년이 지난 후, 식당 이름은 '이파네마의 소녀(Garota de Ipanema)'로 바뀌었고, 이 식당이 있는 큰길의 이름도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Rua Vinicius de Moraes)'가 됐다. 이 길은 이파네마의 9번 해변 바로 앞에 있는데,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이파네마의 소녀'는 관광객들로 붐벼 정작 이파네마 주민들은 더 이상 잘 안 가지만, 맥주 맛은 여전히 좋다. 이 식당 옆에는 동명(同名)의 수영복 가게가 있는데 싸고 예쁜 비키니와 해변용 드레스 등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가게 주인이 바로 조빔과 모라에스에게 영감을 줬던 그 '이파네마의 소녀'이다. 지금은 65세의 노인으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 이 가게엔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이파네마의 소녀'들로 북적인다.

◇연인들의 이파네마 해변

'이파네마의 소녀'에서 걸어서 3분도 안 떨어진 곳에는 보사노바 음반과 서적을 전문적으로 파는 '토카 도 비니시우스(Toca do Vinicius)'가 있다. 10여명밖에 못 들어갈 정도로 좁고, 허름해 보여도 리우에 있는 유명한 보사노바 연주자들이 헌정 공연을 펼치기도 하는 보사노바 명소다. 1950~60년대 리우의 정취를 간직한 곳으로 2층에는 보사노바와 관련된 소품을 모아놓은 작은 전시실도 있다. 주인인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폰소에게 음반 5장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는 "보사노바는 급하게 들으면 안 된다. 4장만 추천해 주겠다"고 했다. 아폰소는 어설픈 영어와 함께 손짓과 발짓으로 보사노바에 대해 30분 가까이 설명까지 해줬다.

리우 최고의 석양을 보기 위해서라면 이파네마 해변 끝에 있는 바위 '아르포아도(Ponta do Arpoado)'에 가야 한다. 리우의 석양 사진은 거의 다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낮에 가면 맨발로는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바위가 뜨거운데 이파네마의 소년·소녀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이곳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노닐고, 바닷물에 낚싯대를 늘어놓는다.

보사노바 팬들에겐 '경치 좋은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1991년 조빔은 이 바위에서 피아노를 올려놓고 기념사진을 찍었고, '플레이보이'지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죽으면 내 마음은 이곳에 묻히길 원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다이빙을 하며 뛰어놀았던 그는 보사노바를 리우의 바다에서 배웠는지도 모른다.

이파네마 해변의 이글거리는 태양과 젊음에 숨이 막힌다면 해변과 떨어진 라고아(Lagoa) 호수에 가는 것도 좋다. 길이 7.2㎞에 달하는 이 호수변에는 조깅과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한 시간에 R$10(약 6000원)을 내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물가인 데다가 나무가 울창해 시원하고 조용하다. 어린 연인들은 강변에 만들어진 작은 갑판을 하나씩 차지하고서 해가 질 때까지 애정 행각을 벌인다. 오후 7시쯤, 해가 떨어지고 나면 호숫가 '키오스크(Kiosk·매점)' 구역에 몰려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들이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보사노바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드링크 바(Drink Bar)'를 추천한다. 

여행수첩

●가는 법 에미레이트항공은 인천 공항에서 두바이를 거쳐 리우데자네이루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노선 취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에미레이트항공 예약·발권부(02-2022-8400)로 문의하거나 에미레이트항공 웹사이트 (www.emirates.com/kr)를 방문하면 알 수 있다.

●환율 R$1(헤알)=약 600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브라질을 바라보다, 리스본 예수상

거대한 남미 대륙에서 오직 브라질만이 포르투갈어를 쓰게 된 것은 서른 두 살 청년의 운, 혹은 비운 때문이었다. 페드로 알바레스 카브랄(1468~1520). 바스코 다 가마의 화려한 귀환 이후 후속 탐험대를 맡게 된 그는 열 세 척의 함선을 이끌고 1500년 3월 8일, 인도로 출발한다. 바스코 다 가마가 밟았던 항로 그대로 아프리카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무역풍을 타고 가던 그는 강풍으로 돌변한 바람 때문에 표류하게 되었다. 희망봉을 돌아 위쪽으로 올라가야 할 지점을 놓친 그의 눈앞에 보인 것은 커다란 원뿔 모양의 산이었다. 육지가 있으리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곳에 있었던 대륙.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니라 브라질이었다.


현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 산 정상에는 거대한 예수상이 자리잡고 있다. 포르투갈에게서 독립한지 10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여 세운 이 예수상은 그 거대한 규모로 여러 영화에서 위용을 자랑했다. 높이 38m, 양팔의 길이 28m, 무게 1,145톤. 높이 710미터의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어, 체감규모는 훨씬 더 크다. 1926년부터 1931년까지 6년간 에이토르 다 실바 코스타(Heitor da Silva Costa)의 설계로 만들어진 이 예수상은 기단 내부에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도 갖추고 있다. 2007년에는 신 세계7대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지정되어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리스본에도 이와 비슷한 거대 예수상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테주강을 바라보고 브라질 예수상과 비슷한 포즈로 서 있는 이 예수상은 브라질 예수상 이후에 만들 어졌다. 자신들에게서 독립한 것을 기념해 만든 조각상을, 심지어 본따서 만들다니! 여하튼 기단 75m, 예수상 28m의 적지 않은 크기로 탑 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테주강과 리스본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나름대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파두가 흐르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뮤지엄(Casa-Museu Amalia Rodrigues)

파두는 일종의 메아리다. 포르투갈에서 나아간 이들이 포르투갈로 가지고 돌아온 “포르투갈의 목소리”이다. 라틴어 ‘Fatum(숙명)’에서 유래했다는 포르투갈 전통 가요인 파두(Fado)는 주로 숙명과 좌절, 고난과 그리움을 노래한다. 포르투갈 전통의 기타반주에 맞춰 검은 망토를 걸친 여가수, 파디스따가 부르는 애절한 곡조의 파두는 전용 파두 클럽들을 통해 아직도 포르투갈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파두의 기원 중 가장 유력한 것은 18세기에 브라질로 이주해간 포르투갈인들이 즐기던 춤이었다는 것이다. 남미와 흑인 노예들의 음악이 포르투갈인들의 정서 속에 섞여들었다. 그것들을 선원들이 즐겨 부르게 되면서, 파두는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1840년 이후에는 춤은 남지 않았고 오직 노래만이 알파마나 바이루 알뚜 부근에 위치한 수많은 파두 클럽들을 채우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포르투갈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은 이는 자타공인 파두의 여왕인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이다. 오늘날의 파두를 만들고 전세계로 전파시킨 그녀가 1999년 세상을 떠났을 때, 당시 포르투갈의 수상인 안토니우 구테레스는 3일간의 국장을 선포했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파두 앨범

빈민촌에서 태어나 부모를 잃고 행상과 재봉사를 전전하다가 밤무대 직업가수로 데뷔한 그녀. 데뷔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스타가 된 그녀의 목소리가 “포르투갈의 목소리”가 된 이유는, 노래 속에 영혼의 절규를 담았기 때문이다. 드넓은 바다를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온 노래, 파두는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목소리 안에서 영혼을 얻었다. 그녀가 살던 집은 현재 작은 박물관이 되어, 파두에 흔들린 이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해양왕 엔리케의 눈으로 바다를 보다, 발견의 기념비

해양왕 엔리케


포르투갈이 바다를 향해 일찍이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땅은 좁고 바다를 접한 면적은 넓은 지리적 요건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다는 벽이지만, 또한 가능성이기도 했다. 그 바다에 대한 열망을 직접 실천한 해양왕 엔리케 덕분에 유럽은 대항해시대의 막을 열었다.


포르투갈의 왕자 엔리케.(1394~1460). 일찌감치 바다로 나아가야 함을 깨달은 그는 아버지의 밑에서 북아프리카의 세우타를 정복하고 그곳을 중계무역에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수입을 올렸다. 포르투갈 남단의 알가르베 총독으로 간 그는 그곳에서 유럽 각국의 항해가, 천문학자, 조선공, 지도제작자를 초빙하여 여러 항해 기기를 개발하고 선박을 개량하며 아프리카를 탐험하고 더 넓은 바다를 탐했다. 마침내 적도를 넘어 세네갈에 도착한 그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 카보 베르데, 기니 해안, 시에라리온까지 도달하였다. 이러한 그의 활발한 원정활동은 이후 브라질을 식민지로 만드는데도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열다섯번이나 원정대를 꾸려 아프리카 남쪽에 있는 미지의 땅에 보냈던 그. 직접 항해에 나선 적은 없지만, “해양왕”이라는 그의 별칭은 과분한 것은 아니었다.


1960년, 해양왕 엔리케의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발견의 탑]이 세워졌다. 그 기념비가 세워진 곳은 바스코 다 가마가 항해를 떠났다는 바로 그 자리다.

항해중인 범선 ‘카라벨’의 모양을 한 이 기념비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조각되어 있는데, 뱃머리 맨 앞에 서 있는 이가 바로 해양왕 엔리케이다. 그 뒤를 바스코 다 가마, 서사시인 까몽이스, 그 외에도 많은 모험가와 천문학자, 선교사가 따르고 있다. 높이 53m로 위용을 자랑하는 발견 기념탑을 보느라 바닥을 놓치지는 말 것. 광장 내 대리석 바닥에는 전성기 당시 포르투갈이 지배하던 나라들을 표시한 세계전도가 있다.




바스코 다 가마 다리

애덤 스미스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항해’와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해’를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 바스코 다 가마의 행로는 말 그대로의 최초가 아니라 “유럽인으로서 최초”일 뿐이지만, 유럽이 중세를 마감하고 근대로 진입한 시발점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바스코 다 가마가 리스본을 출발한 것은 1497년 6월이었다. 그해 11월에 희망봉을 돌고, 인도 서해안의 캘리컷에 상륙한 것은 이듬해 5월 20일이었다. 항해 자체는 괴롭고 힘들기 그지 없었다. 괴혈병, 폭풍, 그리고 선상반란의 위협이 상존했다. 하지만 항해의 성과는 분명했다. 엄청난 양의 후추를 싣고 1499년 리스본으로 돌아온 그는 상상을 초월한 이익을 남기며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왕실로부터 연금, 재산에 덧붙여 귀족의 지위까지 부여받은 그는 아직도 역사상에 탐험가의 대명사와 같이 굳건한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포르투갈의 입장에서만 “영웅”이었을 뿐이다. 1502년 다시 캘리컷에 간 그는 무슬림들을 학살하고 그들의 조각낸 신체들을 캘리컷의 왕 자모린에게 보내며 “카레를 만들라”고 비아냥거렸다. 도시를 파괴하고 무력으로 제압한 그는 포르투갈의 교역에는 톡톡히 이바지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악마’일 수밖에 없었다.


1998년은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의 캘리컷 해안에 상륙한,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인도와 포르투갈에서는 각각 기념행사가 있었으나, 그 행사의 성격은 판이했다. 리스본에서는 대대적인 축하행사가 벌어졌으나 인토에서는 바스코 다 가마의 인형을 만들어 불태우고 검은 깃발을 올리며 항의행진을 했다.


바스코 다 가마 다리가 세워진 것도 1998년이다. 떼주 강 위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총 길이 17.2km로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 1, 2위를 다툰다. 걸어서 건널 수는 없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장관이다. 이토록 긴 다리에 바스코 다 가마의 이름을 붙여주면서 포르투갈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가장 먼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열망이, 그의 이름을 다시 불러온 것이 아닐까?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상륙 장면




[우스 루지아다스]의 아버지가 묻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Mosteiro dos Jerónimos)

루이스 바스 드 카몽이스(Luís Vaz de Camões 1524년~1580)는 낯익은 이름은 아니다. 그의 책은 국내에 한권, 루지아다스가 번역되었으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 그의 이름은 드높다. 1572년에 발표된 그의 대표작 [우스 루지아다스]는 “포르투갈 국민의 정신적인 성서”로 불린다.

수도원 건설의 스폰서였던 마누엘 1세


이 책의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베리아 반도의 서쪽에 살았던 주신 바쿠스의 아들이라고 하는 루조의 자손인 루지다니아인, 즉 포르투갈인”이다. 이 애국적인 대서사시가 찬양하고 있는 것은 인도항로의 발견, 즉 바스쿠 다 가마의 첫 번째 원정이다. 이 역사적 사건은 포르투갈의 역사와 신화와 얽혀 웅장한 위대함을 갖게 되었다. 11음절의 8연시(聯詩) 10편, 전부 1,102절(節)로 되어 있는 이 대작은 작가 자신이 아프리카와 인도에서 겪은 경험과 더불어 풍부한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가히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와 비견될만 하다.


현재 카몽이스는 제로니무스 수도원에 안치되어 있다. 대항해시대의 고유한 건축양식인 마누엘양식으로 지어진 이 아름다운 건물은 1498년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항로 발견을 기념하기 위해 약 1세기에 걸쳐 건축된 수도원이다. 원래는 해양왕 엔리케가 세운 예배당이었으나, 미누엘 1세가 제로니모스 파 수도사들을 위한 수도원으로 증축했다. 이곳에서 리스본 항구를 출발하는 항해단을 위한 미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강에서 바다로, 벨렘 탑

리스본이 자리하고 있는 테주 강 하구는 바다와 상당히 가깝다. 테주 강이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지점. 그곳에 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강물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아 물 높이의 차이를 보인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벨렘 탑이 애초에 물속에 세워진 건, 그 때문 아니었을까.


현재의 벨렘탑은 물 속에 있지 않다. 테주강의 흐름이 바뀌면서 육지로 걸어나왔다. 처음 지어졌던 당시, 물이 차올랐다 빠지곤 했던 1층은 정치범 감옥이었다. 스페인이 지배하던 시절부터 19세기 초까지 감옥으로 사용되던 그 1층은, 때마다 차올랐다 빠지는 물로 죄인들을 고문했다. 스페인의 지배에 저항하던 독립운동가, 나폴레옹 군에 반항하던 애국자 등 시대에 따라 사상은 달랐지만 그들은 똑같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한 특징 때문에 “테주강의 귀부인”이라는 애칭까지 가지고 있는 이 아름다운 건물을 싸잡아 폄하하면 곤란하다.


물 위에 앉은 나비와 같다는 벨렘 탑

1515년부터 21년까지 7년간 지어진 이 마누엘 양식의 3층탑은 현재 리스본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여겨지고 있다. 옛날 왕족의 거실로 이용되었던 3층의 테라스는 아름답고, 2층에는 항해의 안전을 수호하는 ‘벨렘의 마리아상’이 자리하고 있어 모든 떠나는 이들을 따뜻하게 품는다.


벨렘 탑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다. 선박출입을 감시하는 요새이기도 했고, 모든 탐험대의 전진기지이기도 했다. 탐험가들은 오랜 항해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벨렘 탑을 보았고, 돌아와 지친 눈으로 처음으로 벨렘탑을 보았다. 바다를 통해 오는 이들에게, 벨렘탑은 리스본의 얼굴이었다.




축구를 통해 세계로 나가다, 알쿠셋(Alcochete) 스타디움.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는 것과 축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당연히 우연이겠지만, 남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둘다 축구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축구장 전경


축구에 대한 포르투갈의 집념은 열광에 가깝다. 포르투갈에서 축구는 인생역전의 유력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축구를 권장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포르투갈이 배출한 세계적인 선수들의 목록을 보라. 에우제비오, 피구, 호날두 등.


대항해 시절 이후 축소되고 위축된 포르투갈에게 축구는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통로가 된 것이 아닐까? 늘 넓은 땅을 동경해온 이들에게 축구 경기장은 또 다른 ‘영토’인 것은 아닐까?


알쿠셋(Alcochete) 스타디움은 리스본을 대표하는 스포르팅 팀의 축구장이다. 2003년 개장을 기념하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가졌을 때, 스포르팅은 3-1로 승리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축구선수공장”으로도 불리는 이 팀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수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배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①가난과 범죄의 대명사였던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촌‘파벨라’. 산등성이에 지어진 데다 화려한 건물 색채 때문에 관광명소가 됐다. ②이파네마 해변에서 석양을 등지고 공놀이를 하는 소년·소녀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에 잔잔한 물결이 인다. 마치 보사노바를 듣는 것처럼. ③보사노바 앨범을 산다면 꼭 들러야 할‘토카도 비니시우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자마자 리우 여행은 보사노바(Bossa Nova·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이란 뜻으로, 브라질 삼바 음악의 일종)와 함께할 수밖에 없음을 직감했다. 다른 대도시들은 'J.F 케네디 공항'(뉴욕) '샤를 드골 공항'(파리)처럼 유명 정치인들의 이름을 따서 공항 이름을 지었는데 이곳의 공항 이름은 '톰 조빔 공항'이다. '톰 조빔'은 보사노바의 대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1927~1994)의 애칭이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일단 조빔의 '이파네마의 소녀'를 들으며 이파네마 해변으로 향했다.

◇보사노바와 함께하는 여행

택시 기사는 "예쁘고 잘생긴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고 해변의 번화가에서도 제일 가깝다"면서 이파네마의 '9번 해변(Posto 9)'에서 내려줬다. 이 도시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해변이다. '이파네마의 소녀' 가사처럼 '늘씬하고 까무잡잡하면서 어리고 사랑스러운 소녀'와 소년들이 바닷물과 모래사장의 경계면에 늘어서서 축구공을 갖고 놀고 있었다. 둥글게 서서 발과 머리로 축구공을 주고받는 이들 행렬 끝을 맨눈으로 가늠하긴 어려웠다. '위험한 물'이란 '이파네마'의 의미대로, 이곳의 파도는 거세기 때문에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사람이 더 적은 해변을 원한다면 이파네마 북서쪽의 르블론(Leblon)을 추천한다. 이파네마 동쪽의 코파카바나(Copacabana)는 모래가 이파네마보다 지저분한 편이다.

보사노바의 명작 '이파네마의 소녀'는 말 그대로 이파네마 해변에서 탄생했다. 1962년 톰 조빔과 외교관·시인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1913~1980)는 여느 때처럼 이파네마 해변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식당 '벨로소'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창밖을 지나가던 15세 소녀를 보고 영감을 얻은 조빔과 모라에스는 각각 피아노와 펜을 잡고 몇 주 동안이나 씨름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보사노바도 덩달아 알려지게 됐다.

6년이 지난 후, 식당 이름은 '이파네마의 소녀(Garota de Ipanema)'로 바뀌었고, 이 식당이 있는 큰길의 이름도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Rua Vinicius de Moraes)'가 됐다. 이 길은 이파네마의 9번 해변 바로 앞에 있는데,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이파네마의 소녀'는 관광객들로 붐벼 정작 이파네마 주민들은 더 이상 잘 안 가지만, 맥주 맛은 여전히 좋다. 이 식당 옆에는 동명(同名)의 수영복 가게가 있는데 싸고 예쁜 비키니와 해변용 드레스 등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가게 주인이 바로 조빔과 모라에스에게 영감을 줬던 그 '이파네마의 소녀'이다. 지금은 65세의 노인으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 이 가게엔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이파네마의 소녀'들로 북적인다.

◇연인들의 이파네마 해변

'이파네마의 소녀'에서 걸어서 3분도 안 떨어진 곳에는 보사노바 음반과 서적을 전문적으로 파는 '토카 도 비니시우스(Toca do Vinicius)'가 있다. 10여명밖에 못 들어갈 정도로 좁고, 허름해 보여도 리우에 있는 유명한 보사노바 연주자들이 헌정 공연을 펼치기도 하는 보사노바 명소다. 1950~60년대 리우의 정취를 간직한 곳으로 2층에는 보사노바와 관련된 소품을 모아놓은 작은 전시실도 있다. 주인인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폰소에게 음반 5장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는 "보사노바는 급하게 들으면 안 된다. 4장만 추천해 주겠다"고 했다. 아폰소는 어설픈 영어와 함께 손짓과 발짓으로 보사노바에 대해 30분 가까이 설명까지 해줬다.

리우 최고의 석양을 보기 위해서라면 이파네마 해변 끝에 있는 바위 '아르포아도(Ponta do Arpoado)'에 가야 한다. 리우의 석양 사진은 거의 다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낮에 가면 맨발로는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바위가 뜨거운데 이파네마의 소년·소녀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이곳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노닐고, 바닷물에 낚싯대를 늘어놓는다.

보사노바 팬들에겐 '경치 좋은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1991년 조빔은 이 바위에서 피아노를 올려놓고 기념사진을 찍었고, '플레이보이'지와의 인터뷰에선 "내가 죽으면 내 마음은 이곳에 묻히길 원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다이빙을 하며 뛰어놀았던 그는 보사노바를 리우의 바다에서 배웠는지도 모른다.

이파네마 해변의 이글거리는 태양과 젊음에 숨이 막힌다면 해변과 떨어진 라고아(Lagoa) 호수에 가는 것도 좋다. 길이 7.2㎞에 달하는 이 호수변에는 조깅과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한 시간에 R$10(약 6000원)을 내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물가인 데다가 나무가 울창해 시원하고 조용하다. 어린 연인들은 강변에 만들어진 작은 갑판을 하나씩 차지하고서 해가 질 때까지 애정 행각을 벌인다. 오후 7시쯤, 해가 떨어지고 나면 호숫가 '키오스크(Kiosk·매점)' 구역에 몰려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들이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보사노바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주는 '드링크 바(Drink Bar)'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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