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은 일은 시작이 단호해야 한다. 일단 시작하면 없던 용기도 샘물처럼 차츰차츰 솟아난다. 하지만 누구라도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 막상 내일부터 110킬로미터 트레킹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까, 배낭을 싸는 내내 걱정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산을 어떻게 넘지? 사방이 나무로 뒤덮인 천연 원시삼림도 통과해야 한다던데. 그 컴컴한 숲에서 굶주린 곰이나 여우가 갑자기 툭 튀어나오면? 우리나라는 겨울인데 여긴 아직도 여름처럼 더운 게 뱀이 겨울잠 자기는 좀 이른 것 같은데. 앞만 보고 걷다가 스르르 뱀이 나타나서 내 발을 덜컥 물기라도 하면 어쩔 거야? 아줌마와 나, 여자 단 둘이 걷다가 산적이라도 만난다면? 어머나!'

아무래도 여자 단 둘은 위험하지 싶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여행은 안전이 우선이다. 짐 실을 말 한 필과 건장한 남성이 안내자로 동행하는 게 좋겠다. 저녁 먹고 한가해진 틈을 타서 목씨 부부에게로 갔다. 내 생각을 주섬주섬 이야기했다. 그러자 목씨 부부가 나를 바라보고 웃는다. 목씨 아저씨는 '위험하면 집사람을 보내겠느냐?' 하는 표정이고, 아줌마는 '그 길은 눈 감고도 갈 수 있어요.' 하는 자신만만한 얼굴이다.

아저씨 말이, 일행이 단출할 때는 짐 싣는 말이 오히려 짐이 된다고 했다. 태자관 너머에서 시집 온 아줌마가 트레킹 루트에 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단다. 지금도 친정 갈 때 차를 타고가 아닌, 두 발로 걸어서 산을 넘어간다고 했다. 이제껏 그 길에서 산적은커녕 좀도둑도 만난 적 없단다. 인적이 좀 드물긴 해도, 순수한 산간 마을 사람들이 땔감을 마련하고 염소나 양을 방목하는 안전지대란다. 대신에 트레킹 기간을 여유 있게 잡기로 했다. 해가 완전히 뜬 후 출발해서 해 지기 전 다음 숙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말이다. 대다수의 여행자들이 3박 4일에 걸쳐 걷는 길을, 우리는 4박 5일에 걸쳐 걷기로 한 것이다.

다음날 아침. 지난밤에 챙겨둔 배낭을 어깨에 멨다. 제법 묵직한 게 10킬로그램쯤 되려나. 전날 물 때문에 고생했던 터라 1.5리터짜리 생수를 따로 두 병이나 챙겼다. 아줌마는 우리가 점심으로 먹을 바바를 넉넉하게 부쳤다. 아저씨는 트레킹 중 갈증해소는 물보다 귤이라며, 광에서 비닐봉지에 귤을 넉넉히 담아 와 건넸다.

오늘 최대 난코스는 해발 3천5백 미터의 태자관. 물이 아주 귀해서 사람이 살지 못하는 무인지대로, 사막 같은 산이란다. 산세가 얼마나 험한지, '원숭이는 엉엉 울면서 넘고, 새는 날아서 18일, 사람은 걸어서 3개월이 걸린다.' 는 살벌한 전설이 전해진다.

쨍한 햇살의 환영을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대문을 나섰다. 아줌마가 앞서고 내가 뒤를 따른다. 진정한 고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던가. 아줌마 등에 매달린 가방을 보고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줌마가 초등학생용 책가방을 메고 길을 나선 것이다. 파란색 바탕에 오색찬란하게 그려진 대형 미키마우스가 압권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이 1학년 때 사용하던 것이란다. 아줌마는 신발도 등산화가 아닌 바닥 얇은 단화를 신었다. 차림새만 보면 장거리 트레킹이 아니라 약수터에 물 뜨러 가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까 우린 아직 서로의 이름도 모른다. 내가 스토우청에 머문 이틀 동안 아줌마는 온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들고나는 손님 뒤치다꺼리하랴, 아이들 돌보랴, 늙은 노모 돌보며 살림하랴, 한가하게 앉아서 손님들과 대화 나눌 시간이 없다.

"시엔 쯔 워 지에샤오 이샤(먼저 제 소개를 할게요). 제 이름은 고승희예요. 아줌마 이름은 뭐예요?"
"워 씽 허(나는 화(和) 씨랍니다)."

한사코 성만 부르면 된다며 아줌마가 활짝 웃어 보인다. 아줌마는 올해 결혼한 지 14년째로 나이는 마흔네 살이라고 했다. 스토우청에서 태어난 목씨 아저씨와 산 너머 마을에서 태어난 아줌마는 국경보다 높은, '해발을 초월한 사랑'을 했다. 해발 3천5백 미터의 태자관을 무시로 넘나들며 뜨겁게 연애 했단다. 물론, 주로 산을 탄 쪽은 목씨 아저씨. 수줍고 과묵한 줄로만 알았던 목씨 아저씨, 은근히 낭만적이다.

사실, 아줌마와의 대화가 처음부터 원활했던 건 아니다. 내가 사투리 억양과 발음이 심하게 섞인 아줌마의 표준어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두세 번씩 되묻곤 했다. 아줌마가 발음하는 '춥다(冷)'의 표준어 발음 l?ng과 '피곤하다(累)'의 lèi는 내내 헷갈렸을 정도다.

시야에서 차츰 멀어져 가는 스토우청과 계단식 논밭이 투명한 햇살을 받아 봄처럼 싱그럽다. 30분쯤 걸어 작은 마을을 지나자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듬성듬성 나무가 자라고 있는 황토 언덕이 나타났다. 사막처럼 황량하고 매우 건조하다. 저만치 발 아래로 한줄기 진사강이 혁대처럼 길게 흐른다. 햇살을 머금은 강줄기가 근사하다. 여기가 바로 호도협에 이은 진사강의 두 번째 깊은 협곡, 태자협이다. 이 언덕 너머에 우뚝 솟은 회색빛 높다란 절벽산은 사나이처럼 용맹스럽다. 머리에 눌러쓴 모자처럼 산 정상에 새하얀 양떼구름이 걸려 있다. 높은 해발고도가 실감난다.

"여기가 물 없다는 태자관이에요?"
"저 앞에 회색빛 절벽으로 이뤄진 산 보이죠? 그게 태자관에요. 스토우청에서 태자관 입구까지는 10킬로미터로 우린 이제 겨우 반쯤 지나왔어요."

날씨 때문인지 해발고도 때문인지 영 속도가 나질 않는다. 도저히 11월 중순 같지 않다. 7,8월의 열기가 온 땅을 휘감았다. 땡볕도 이런 땡볕이 없다. 내 가슴에도 진사강이 흐른다. 가슴 사이로 땀이 강줄기처럼 줄줄 흘러내린다. 진즉에 가방에서 모자를 꺼내 쓴 아줌마가 부럽다. 한국에 두고 온 모자와 선글라스가 자꾸 떠오른다. 현지인이랑 똑같은 모습으로 트레킹 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부러 챙겨오지 않았는데 참으로 어리석은 발상이었다. 땀 닦던 노란 손수건을 성냥팔이 소녀처럼 얼굴에 묵었다. 작은 차양이 만들어졌다. 한결 시원해진 기분이다.

숨을 헐떡이며 아줌마 그림자를 따라 한 시간쯤 더 걸었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고 멀리서 나직이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귀똥과 말똥도 등장했다. 마을이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아줌마가 산에서는 말똥이든, 나귀똥이든 가축의 흔적을 따라가면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안슈와롱이라는 마을에서 잠시 휴식 후, 다리를 건너자 낯선 풍경으로 접어든다.

"자, 이제부터 태자관이 시작됩니다."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부르며 아줌마는 물 없는 산에 들어선 것을 반긴다. 크고 작은 회색빛 바위가 뒤덮인 비탈길이다. 6,70도에 가까운 급경사가 이어진다. 그 위 돌무더기를 두 발로 걷기란 불가능하다. 두 손도 발이 된다.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오른다. 바닥이 건조해서 흙과 돌이 흘러내리기도 한다. 바위와 돌밭을 기어오르느라 손바닥은 벌써 만신창이. 온몸에 힘을 주고 오르자니 항문이 튀어나올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변이 나온 것 같아 깜짝 놀라곤 했다. 지금까지 흘린 땀이 진사강의 잔잔한 한줄기라면, 태자관 넘느라 쏟은 땀은 강에 홍수가 나서 범람한 수준이다. 댐 수문을 연 것처럼 땀이 콸콸 쏟아졌다.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험한 산길. 점점 높아지는 고도 때문에 질식할 것처럼 숨이 차다. 사람은 걸어서 3개월, 새는 날아서 18일 걸린다는 전설이 실감난다. 산등성이가 깎아지듯 험해서 나는 새도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걷다가 한 뼘 옆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면 그대로 즉사할 판. 온 정신을 걷는 데 집중했다. 해발 2천4백 미터쯤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웅장한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검푸른 산맥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태자협이 그 사이를 비집고 깊고 그윽하게 흐른다.

기진맥진 힘들어도 입맛은 그대로. 아무런 밑반찬도 없이 심심한 바바 두 장을 뚝딱 해치웠다. 아줌마가 보온병에 담아온 뜨거운 물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마실 때 나는 귤을 까먹고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4시간 만에 1.5리터 생수 한 병이 동났다. 그렇게 먹고 마셔댔는데도 전혀 화장실 생각이 없다.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는데 다 소모된 모양이다.

해발 2천4백6십 미터 지점에 이르자 60미터 길이의 인공터널이 나타났다. 터널을 통과하자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본 풍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절정의 장관이 펼쳐진다.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 검푸른 산맥. 가파른 협곡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진사강이 발밑으로 한눈에 들어온다. 처음으로 '이 여행을 떠나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우러나는 순간. 거대한 자연 앞에서 점보다 작은 나를 발견하는 순간. 그리고 힘든 첫날을 잘 견뎌준 내가 기특해지는 순간이다.

한 시간쯤 더 걷자 두 번째 터널이 나왔다. 이번에는 90미터 터널이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두 터널을 뚫는데 무려 60년의 세월이 걸렸다니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와 아들에 이어진 '대를 잇는 투혼'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덕분에 나는 '새는 날아서 18일, 사람은 걸어서 3개월' 걸린다는 태자관을 4시간 만에 무사통과!

지금까지와는 완연히 다른 풍경이다. 푸른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숲의 향기에 머릿속이 맑아지고, 완만하고 그늘진 오솔길을 걷자니 발걸음도 상쾌하다. 쨍한 햇살도 자취를 감추고, 한여름 같던 불볕더위도 물러갔다. 한들한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헉헉거리던 숨소리도 어느새 잦아들었다. 아무 말 없이, 온몸으로 느끼는 이 자연이 참 좋다.

등산이든 장거리 트레킹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처음, 첫날, 첫걸음이 가장 힘든 법이다. 지나온 길이 벌써 까마득할 정도로. 자연을 음미하고 스스로를 가슴 깊이 들여다보겠다던 다짐 따위는 이 길에서 무용지물이었다. 호사였다. 그저 내 한 걸음 한 걸음의 힘을 믿고 한 발 한 발을 내디뎠던 하루. 먼 길을 갈 때는 아득히 멀리 있는 목적지를 바라보고 걷는 것이 아니라, 눈앞의 내 한 걸음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네팔을 여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히말라야산맥 중앙에 위치한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포카라에 머물기 위해 네팔을 찾기도 한다. 순수한 네팔 사람들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여행객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안나푸르나, 최고의 트레킹 코스 네팔을 둘러싸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은 웅장함을 넘어서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산악 국가 네팔에는 세계 10대 최고봉 가운데 8개의 최고봉이 위치해 있으며 1년 내내 최고봉을 등정하기 위해 많은 산악인이 네팔을 찾는다.

↑ 최고 불교사원으로 꼽히는 스얌부나트 사원


↑ 포카라의 페와호수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네팔에서는 안나푸르나를 중심으로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흩어져 있다. 히말라야산맥 중부에 위치한 안나푸르나는 길이가 무려 55㎞, 최고봉 높이는 8091m에 이른다. 안나푸르나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꼭 도전해볼 만하다.

트레킹 코스는 평소 꾸준히 등산을 해봤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또 고산 적응을 하면서 천천히 오른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네팔 트레킹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출발하는 에베레스트 지역과 네팔에서 버스로 8시간 정도 걸리는 포카라 근처의 안나푸르나 지역이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은 에베레스트 지역보다 오르기가 수월하고 난도가 더 낮아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에 도전할 수 있다. 보통 하루에 5~6시간씩 트레킹하는데 해발이 높은 곳을 오르기 때문에 고산병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고 트레킹 중간에 충분히 휴식하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산자락을 따라 걷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현지 사람들이 사는 민가를 지나치기도 한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자태로 솟아오른 봉우리에 압도당하는 듯한 느낌은 네팔 트레킹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 즐거움이다.

◆산 아래 펼쳐진 폐와 호수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을 즐긴 뒤에는 주변에 위치한 호수의 도시 포카라를 찬찬히 둘러보자. 포카라에는 유명한 폐와 호수가 있는데 면적이 약 4.43㎢로 네팔 중서부 지방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폐와 호수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르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골짜기로 흘러들었고, 골짜기 물이 모이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다. 호수 뒤편으로는 멀리 안나푸르나산이 솟아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깨끗한 호수 표면에 마차푸차르 그림자가 비쳐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폐와 호수를 바라보는 것 자체도 큰 즐거움이지만 호수에서의 보트 유람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해가 질 무렵 보트 선착장에 서면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과 호수, 붉게 물든 석양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시간이 된다면 작은 상점들이 모여 있는 포카라 시장을 둘러보자. 규모는 작지만 네팔을 기념할 만한 선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나무 조각품, 색감이 예쁜 카펫이나 스카프, 불화 만다라 등이 좋은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독특한 불탑이 위치한 카트만두네팔까지 와서 수도 카트만두를 지나칠 수는 없다. 여행객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거점이 되는 카트만두에는 불탑을 비롯해 볼거리가 많다. 그중 스얌부나트 사원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최고 불교사원으로 손꼽힌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언덕에 흰 스투파가 솟아 있는데 부처의 눈을 묘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인상적이다.

스투파는 유골을 매장한 인도 화장묘로 보통 불교에서 불탑을 의미한다. 스얌부나트 정상에 오르면 스투파를 중심으로 작은 탑들과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탑 주변에는 네팔 기념품과 그림 등을 파는 상점도 많아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다.

카트만두 동쪽에 위치한 보다나트 사원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사원 중 하나로 네팔을 대표한다. 하얀 원형 돔이 인상적이며 그 위에 13계단의 탑이 놓여 있다. 사방을 바라보는 붓다의 눈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전체적으로 새하얀 돔과 사원 외벽이 눈부시게 빛난다.

■ 네팔여행!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대한항공이 인천~카트만두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7시간 소요.

△비자=네팔은 인도와 달리 도착 비자이므로 증명사진을 한 장 준비해 네팔공항 도착 시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를 한다. 단,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기후=우기와 건기로 구분되는 아열대 몬순 기후를 띤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고 1년 내내 여행하기에 좋다. 12월과 1월 날씨는 화창하지만 쌀쌀한 편이다.

△통화=단위는 루피(Rs)와 뻐이샤(P)가 있다. 실생활에서는 주로 루피가 사용되며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재환전한다.

△특산품=고산지대에서 사는 산양 속 털을 채취해 만든 최상급 모직, 파시미나가 유명하다. 파시미나로 만든 스카프나 숄이 특히 인기다.

△상품정보=브이아이피 여행사에서 '네팔 환상의 완전일주+미니트레킹 8일' 상품을 판매 중이다. 포카라, 룸비니, 치트완, 티벳인 정착촌 등을 둘러본다. 폐와 호수 보트 유람, 사랑고트에서 빈다바시니 사원까지 미니 트레킹을 체험한다. 요금은 179만원부터. 대한항공을 이용해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출발.


1. 일본 남알프스 종주 (기타다케~아이노다케) 트레킹 5일

일본 알프스의 매력, 부드러운 곡선으로 생명력을 뿜어내는 산으로!

늦은 봄까지 산 전역을 뒤덮은 눈이 녹는 여름, 어김없이 일본 알프스가 우리를 부른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알프스에 이어 많이 찾는 남알프스 지역은 고산 식물의 보고로 유명하고,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기타다케(3193m)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목한계선이 높고 수림대가 발달해 있어 다채로운 고산 식물들이 반기는 남알프스의 매력은 능선을 걸을 때 보이는 파노라마의 풍경에 있다. 특히 일본 정부에서 철저하게 개발을 제한하고 있는 덕분에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혜초가 안내하는 일본 트레킹은 일본 산행 경험이 풍부한 혜초 직원이 동행하고, 일본 현지에서 발생할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통신 장비와 산악 보험, 구급약품 등을 상시 갖추어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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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남아 최고봉 Mt. 키나바루(4095m)트레킹 5일

단기 트레킹의 진수! 땀을 쏙 빼는 산행 후 즐기는 꿀맛 같은 휴식!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 그 북부에 우뚝 솟은 동남아시아 최고봉 Mt. 키나바루는 4000m급의 고산이지만 등산로와 산장이 매우 잘 정돈되어 있어 해외 등산 입문자에게 최적의 트레킹 코스이다. 키나바루 국립공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는데, 저지대의 열대지역부터 온대와 고산대를 거치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이틀간의 트레킹 후에는 툰구 압둘라만 해양 국립공원의 산호섬으로 이동하여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체험하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해소하기에 제격이다. 어두운 밤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올라간 정상에서 감상하는 눈부신 일출, 구름바다 속에서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 그리고 산호섬에서의 즐거운 액티비티와 맛깔스러운 해산물 BBQ까지. 키나바루 등정 티셔츠와 등반 증명서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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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몽골 체체궁산+테렐지 트레킹 6일

가족끼리, 친구끼리 야생화로 만발한 대초원에서 즐기는 힐링 트레킹!

어쩐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의 비행시간은 의외로 짧은 편이다. 태초의 색깔이 그대로 보존된 몽골의 초원 위에서 징기스칸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원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몽골 트레킹은 여름 시즌에 주요 하늘길이 열리므로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북반구의 긴 겨울을 이겨내고 자라난 강인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들 사이를 걸으며 일상의 근심 걱정을 모두 털어 버리고, 도시를 벗어나 끝없이 펼쳐지는 대초원을 배경으로 푸르름을 만끽하며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교적 쉬운 산행 코스로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거운 트레킹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보내고, 유목민의 전통음식 허르헉을 맛보며 몽골인들의 전통 발성 노래인 흐미 공연을 감상하는 것까지! 트레킹 외에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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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광활한 그랜드 캐니언, 7대 캐니언 일주 트레킹 12일

멀리서 바라보는 그랜드 캐니언 아닌 걷고, 만지며, 느끼는 그랜드 캐니언!

혜초의 미서부 7대 협곡 여행은 처음 미서부를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장엄한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지구의 태동과 함께 형성되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그랜드 캐니언의 밑바닥인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는 코스는 눈으로만 찍고 오는 흔한 여행이 아니라, 지구의 나이테를 피부로 직접 느껴보는 특별함이 있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599만 명이 찾지만, 그 깊은 협곡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이는 전체 방문자의 약 2%뿐이다. 또한 그랜드 캐니언 외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볼텍스 지역인 세도나 지역의 충만한 기를 느낄 수 있는 미니 트레킹, 나바호 인디언의 영혼이 숨 쉬는 모뉴먼트 밸리, 신들의 땅이라 불리는 캐니언랜즈와 천연 아치들이 즐비한 아치스 캐니언, 빛의 계곡이라 불리며 마치 도자기를 빚어놓은 듯 유려한 곡선의 협곡 안으로 쏟아지는 다채로운 햇빛이 아름다운 앤텔롭 캐니언도 빼놓지 않고 방문하여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경비▶ 559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대한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조윤식 기자 / marchisiyun@emountain.co.kr

지구에 죽은 땅은 없다. 마른 모래가 날리는 땅이나 풋풋한 녹음이 고개 내미는 땅에도 생명이 있다. 단지 죽어가는 땅, 생기 넘치는 땅을 결정하는 건 그 위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의 태도다.

몇 년 전, 아프리카의 빈민촌을 갔었다. 아이들은 울었고 기형적으로 배가 튀어나왔으며 남자들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슬프고 처량한 표정인 데다, 노인은 무기력했다. 마른 땅에선 배수시설이 없어 오물이 흘러다녔다. 동물은 탐욕스런 쥐와 마른 개, 수천 마리의 파리가 전부였다.

처음 느껴본 절망감 속에 확신했다.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의 상황, 상황이 낳은 태도가 그 땅의 생명을 결정한다고. 당장에라도 호흡기를 떼야 할 것 같은 괴사상태인지, 아담의 젊음인지를 말이다. 카오야이의 땅을 참 많이 걸었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확신했다. 이 땅의 심장은 펄떡펄떡 살아있다. 바람이 있다면 그것이 오래도록 이길.

PB VALLEY 피비 밸리

카오야이를 음미하다
카오야이는 연중 시원한 평균기온 덕분에 달콤하고 맛있는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1989년 설립된 대규모 와이러니 피비 밸리는 향긋한 포도밭을 구경하고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다양한 포도주를 시음할 수 있는 곳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테마 여행으로 알려진 와인 체험을 태국에서 할 수 있는 것.

한때 싱하 비어 회장을 역임한 Piya Bhirombhakdi의 이름을 딴 피비 밸리는 방콕에서 150km 동북쪽 카오야이 국립공원 끝자락에 있다. 피비 밸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한 포도밭에서 1년 동안 3번 포도를 수확한다. 연중 와인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1월 말부터 3월까지 수확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드는데,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겠다는 피비 밸리만의 고집이다.
사방이 트인 개조된 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진행한다. 와인 제조 과정에 대해 설계도를 통해 설명을 들은 후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된다. 우기 직전을 맞은 포도밭은 막 싱싱한 포도를 수확한 상태였다. 상대적으로 휑해 보일 수 있는 포도밭에는 갓 자란 열매들이 싱그럽게 열려있었다.

포도밭을 다 돌아봤다면 와인을 숙성시키는 대형 창고로 이동한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유지다. 온도를 체계적으로 나눈 대형 창고에는 최상의 와인들이 거대한 숙성 통에서 잠자고 있었다.

창고도 둘러봤다면 완성된 와인을 음미할 시간이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각기의 풍부한 맛이 입안을 연주한다. 술을 못 마신다면 수확한 포도로 담근 주스나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걱정 말자. 피비 밸리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와이너리 투어를 가까운 아시아에서 즐기는 절호의 기회다. 국립공원이 품은 거대한 포도밭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INFORMATION10 Moo 5 Phayayen, Pak Chong, Nakhon Ratchasima 30130 Thailand

+66 (0)36 226 415www.khaoyaiwinery.com
NATIONAL PARK 카오야이 국립공원

야생이 뛰노는 곳
1962년 태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현재까지도 가장 큰 규모다.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보존돼 2005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연간 방문객 수는 약 70만 명. 현지 주민의 방문이 90%를 넘을 만큼 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주말마다 태국인들의 발길로 북적거린다.

한국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곳이다. 방콕에서 접근이 쉬워 1일 투어도 느는 추세다. 서양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도는 해발 400~1,000m, 약 2,200㎢의 넓은 부지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4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한국의 국립공원처럼 주거가 불가능하지 않다. 3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박용수
사진제공 박용수
현지인을 비롯해 수많은 철새의 거주지다. 이 공원에서 찾을 수 있는 새만 해도 오색조, 주홍 할미새사촌, 넓적부리새, 팔색조, 아시아 파랑새, 트로곤, 백한, 멧닭, 호백한 등 그 수를 세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다. 태국 내 코뿔새의 가장 큰 서식지기도 하다.

코끼리, 곰, 큰 들소, 사슴, 수달, 긴팔원숭이와 원숭이 등 일반적인 포유동물도 많다. 동물과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자유롭게 찾아다니면 된다. 한동안 공원에서 호랑이의 활동 흔적이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인근의 국립공원에서 호랑이 무리가 포착되며 이곳도 기대하고 있다고. 산책로를 따라가다 운이 좋으면 악어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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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가장 많다. 즐길 거리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산악 트레킹 코스. 방문객 센터에서 교육받은 다음 다양한 코스로 트레킹할 수 있다. 산거머리가 많아서 덥더라도 맨살을 드러내면 위험하다. 사전 지시사항을 잘 따라야 하는 것은 필수다.

이곳의 백미는 캠핑이다. 지정된 캠핑 사이트 안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직접 텐트를 가져가도 되지만 텐트나 매트리스, 침낭, 베개 등을 빌릴 수 있다. 세면장과 샤워실이 잘 정비되어 있고 캠핑장 앞에 카페테리아도 있다. 다만 전기는 식당 내에만 있으니 필요하다면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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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박용수
캠핑장 주위에 자주 나타나는 사슴이나 원숭이를 비롯해 모든 동물에겐 음식을 주는 것이 금지다. 캠핑장에서 조금 걸어나가면 정글곰을 만날 수도 있다. 경비원이 수시로 순찰을 해 안전사고의 걱정이 없다. 캠프파이어나 바비큐를 자유롭게 해먹을 수 있다. 별이 떨어지는 밤하늘은 사막의 하늘에 싱그러움을 더한 듯 촉촉하다. 아름다움에 비교급이 있다면 최상급을 붙여야 할 거다. 사슴과 눈 마주치고 원숭이와 숨바꼭질하며 하룻밤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INFORMATION+66 (0)8 6092 6529www.thainationalparks.com/khao-yai-national-park
사진제공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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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KCHAI FARM 촉차이팜

대륙의 농장
커다란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도시의 농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규모에 한 번 놀라고 친환경적인 시스템에 두 번 놀란다. 끝이 아니다. 알찬 프로그램에 세 번 놀란다. 도시 길목에 있는 촉차이 농장은 카오야이의 자랑이다. 젖소를 사육하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풀밭에 뛰노는 몇 마리의 젖소가 아니다. 그야말로 대륙의 농장이다.

친환경을 고집하는 이 농장은 195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대초원 위에 약 5,000마리의 소가 방목되고 있고 깨끗한 시설에서 관리된다. 농장이 매우 커 도보로는 이동이 어려운데 특별히 제작된 마차를 타고 2시간 동안 농장을 견학할 수 있다. 소의 연령대에 맞는 곡식을 직접 평야에서 재배해 사료로 먹이며 물도 지하수를 끌어 쓴다.
거대한 농장 안에는 코끼리 가족이 살 정도다. 기차를 타고 농장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마치 국립공원 가운데 떨어진 기분이다. 농장에 사는 코끼리라니. 대륙의 농장답다. 연간 1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이곳은 태국 최대의 낙농 농장이다.

농장 견학과 전원 체험, 카우보이쇼, 양치기 강아지의 묘기, 고라니와 토끼 먹이주기, 소젖짜기, 우유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신선한 소젖을 싸고 소젖으로 금방 만든 우유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체험은 매우 이색적이다. 생생한 농장의 면면을 둘러볼 수 있다. 진하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은 한동안 잊지 못할 거다.














열정적인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기차에 몸을 싣다 보면 어느새 카우보이 공연 장소에 도착한다. 2시간의 일정은 빡빡하지도, 느슨하지도 않다. 적당하게 여유를 줘 천천히 농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공연장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말과 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공연이 시작된다. 카우보이 복장을 한 남성들이 말을 타고 나오거나 멋진 복장을 갖추거나 화려한 권총기술을 뽐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공연에 넋이 나간다. 관객이 직접 공연에 참가할 수도 있다. 꽃을 들고 있는 손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지만, 채찍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꽃송이만을 없앴다.

커다란 농장을 휘리릭 돌고 다시 돌아오면 한동안 잔상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소 떼가 노닐고 코끼리 가족이 유유히 나뭇잎을 뜯고 한쪽에선 말이 뛰어노는 곳. 그들을 위해 직접 먹이를 기르고 사료를 만들고, 동물의 비료를 거름으로 다시 쓰는 곳이 촉차이팜이다. 진정한 친환경을 고집하는 대륙의 착한 농장이다.INFORMATION169 Moo 2, Friendship Highway, Nongnamdang, Pakchong, Nakhon Ratchasima 30130 Thailand

+66 (0)44 328 485www.farmchokch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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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첫 마을, 체르마트와 고르너그라트 설원 파노라마

동화 속 엘프의 마을처럼 눈 쌓인 샬레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마을 체르마트. 스위스 하이킹 루트 중 체르마트와 고르너그라트에서는 장대한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장관을 이룬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5성급 호텔. 천문망원경을 통해 별보는 식사 코스가 유명하다.”

알프스의 대표 인명 구조견 세인트버나드(좌)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주요 산봉우리들을 표시한 안내판(우).

스위스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노선에 파노라마 기차가 다닌다. 그중 빙하특급은 생모리츠(St. Moritz)에서 체르마트(Zermatt)까지 운행된다. 레만 호의 풍경에 익숙해질 때쯤 비스프(Visp)에서 체르마트로 오르는 빙하특급 열차에 올랐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풍경과는 확연히 다르다. 고개를 들어도 쉽사리 끝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산, 소와 양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초지, 굽이치며 흐르는 골짜기, 산비탈 마을로 곡예하듯 움직이는 케이블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본 설경.
“스위스 최고봉인 3634m의 몬테로사와 리즈캄, 츠빌링에, 부라이트호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 앞에 선 고산 까마귀의 앙증맞은 모습.”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오르는 산악열차로 오르던 중 맞닥트린 설경.
스위스 지역의 전통가옥인 샬레가 험난한 산들을 배경으로 아늑하게 들어선 마을, 체르마트의 전경.

체르마트는 동화 속 엘프가 살고 있는 듯 아담한 마을이다. 샬레(아랫부분은 돌, 전체적인 골조는 나무로 된 주택)가 계곡을 따라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알프스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터호른 관광의 유일한 리조트로 웅대한 알프스의 설원을 감상하기 위해 일 년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약 400km에 달하는 하이킹 코스를 걷기 위해, 겨울에는 스키를 타기 위해 방문한다. 특히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관광지를,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도 늘고 있다.

산악박물관 마터호른 뮤지엄. 체르마트 마을 광장에 들어선 이 박물관에서는 스위스를 비 롯한 알프스 등반과 산악지역 주민들의 생활상이 아기자기 하게 전시되어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태고의 신비를 품은 빙하 트레킹

사계절을 넘나드는 스위스의 트레킹 코스 세 번째는 태곳적 신비함이 숨겨진 빙하 트레킹으로 이어진다. 오두막에서 잠을 청하고, 새벽길을 재촉해 둘러보았던 알레치 빙하 트레킹.

알레치 숲으로 들어가는 초입.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숲에 대한 안내판을 꼼꼼히 확인하는 트레커들.
“수만 년 동안 빙하가 녹고 얼면서 만들어진 알레치 숲과 리더알프지역. 만 년 전에는 빙하가 더 높은 위치에 있었지만 로마시대부터 서서히 녹기 시작했고, 지구 온난화로 이곳 빙하도 급격히 녹아 사라지고 있다.”

산 위의 빙하는 생각처럼 눈부시도록 하얀 존재가 아니었다. 흙이 뒤섞여 흐르고 있는 살아있는 존재였다.
발레 칸톤(주에 해당)은 마터호른뿐만 아니라 알프스 최대 규모의 빙하가 있어 ‘알프스의 심장’이라 불린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이자 유럽에서 가장 긴 알레치 빙하(Aletsch Glacier). 때묻지 않은 빙하의 신비로운 절경을 감상하는 하이킹 코스도 잘 발달되어 있다.

빙하가 녹은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산 중턱에도 남아있다.
아트 퍼러 씨의 안내로 알레치 빙하 트레킹에 참여했다.

고즈넉한 숲을 천천히 걸으며 빙하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알레치 숲길을 권한다. 희귀 생태지역으로 보호받고 있는 알레치 숲에서부터 빙하의 끝부분을 둘러보는 코스다. 알레치 숲이 시작되는 리더푸어카(Riederfurka)로 가기 위해서는 뫼렐 기차역에서 산악 케이블을 타고 ‘산동네’ 리더알프(Riederalp)로 이동한 뒤, 산길을 30분간 더 올라가야 한다. 

알레치 숲으로 난 작은 오솔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롤라 파인(Arolla Pine). 눈의 무게 때문에 혹은 산사태로 쓰러진 나무는 치우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에게 아무런 행위도 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 별다른 등산로도 없다. 옛사람들이 천 년 동안 걸어 다져진 통로를, 그대로 1930년경에 등산로화 했다. 나무를 베어 로프로 둘러치고, 돌계단을 만드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알레치 숲이 시작되는 리더푸어카로 가기 위해서 중간에 들러야하는 마을 리더알프. 산밑과 산 위의 집들의 원근감이 낯선 광경을 연출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든 것이 신비로웠다. 작은 개울을 건너고, 사슴이 목욕을 즐기는 늪을 지나 작은 나무와 덤불에 뒤덮인 야트막한 구릉이 융단처럼 펼쳐진 곳을 지났다. 이윽고 1900년에 영국 캔터베리 주교가 빙하를 바라보며 밤새 스카치위스키를 마셔서 ‘주교 의자(Bischo Fssits)’로 명명된 아롤라 파인에 다다랐다. 아니나 다를까. 탁 트인 전망 저편에 빙하기 긴강을 이룬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얼음 강, 빙하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보이는 곳이 빙하의 끝 지점인데 만 년 전에는 빙하가 더 높은 위치까지 차 있었습니다. 2000년 전 로마시대부터 빙하가 녹기 시작했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3km나 줄었어요. 어렸을 때는 빙하를 걸어곧장 계곡 너머 벨알프(Belalp)까지 다니기도 했죠. 이렇게 해빙과 결빙을 반복하며 이곳의 자연이 형성되었어요. 자연의 신비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이드로 동행한 페러(Ferrer)씨는 리더알프 태생으로 젊은 시절 스키 스턴트맨으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쌓은 뒤, 고향으로 돌아와 ‘ART FURRER HOTELS’을 운영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세 개의 빙하가 합쳐져 생긴 알레치 빙하는 하루에 36cm씩 움직인다고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빙하는 녹아 없어지고 만다. 멈춘 듯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이 놀랍다.

수만 년 동안 빙하가 녹고 얼면서 만들어진 알레치 숲과 리더알프 지역. 다듬어지지 않은 모든 것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어떤 창작물보다 정교했고, 아름다웠다. 다음 달이면 이곳에는 알프스의 장미 알핀로제가 붉게 피어나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질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자연 풍광에 가슴이 멎을 듯하다.

I.N.F.O.
코스
 Riederalp-Riederfurka-Aletschwald-Aletsch Glacier-Riederfurka 
난이도  
소요시간 5시간 30분 
찾아가는 법 뫼렐역에서 산악 케이블을 타고 리더알프까지 이동. 
코스 특징 다소 긴 코스이나 걷기 좋은 흙길이어서 피곤하지 않다. 대신 리어더푸카에서 알레치 빙하를 둘러보고 오는 반나절 하이킹 길에는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을 것을 준비해간다. 리더알프에서 30분 걸어야 하는 리어더푸카의 산장이 마지막 쉴 곳. 숙박 ART FURRER HOTELS


취재 협조·스위스관광청(myswitzerland.co.kr)
협조·마무트코리아(www.mammutkorea.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Newzealand Queenstown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Queenstown. 트레킹, 번지점프, 스키, 스카이다이빙 등 사계절 즐길거리가 무궁한 이 작은 마을에서 걷고, 뛰고, 날았다. 퀸스타운을 겪고 나니, 스포츠, 레포츠, 어드벤처로 이름지어진 세상 모든 것들이 시시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뉴질랜드관광www.newzea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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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향하는 길에 만난 작은 호수 미러레이크Mirror lake에 근사한 설산의 풍광이 반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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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타운에서는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루트번트랙을 하루 코스로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우거진 숲 속을 걷다가 만난 협곡의 풍경이 황홀하다

●Trekking
Routeburn Track
산소의 농도가 다른 숲을 걷다


뉴질랜드 남섬은 두 발로 구석구석 걸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퀸스타운에서 시작되니 이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유럽의 알프스, 캐나다의 로키와는 다른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전세계 등산광들이 버킷리스트로 뉴질랜드 남섬을 꼽는지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가벼운 등산 장비를 챙겼다.

뉴질랜드 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 케플러 트랙Kepler Track의 관문 도시가 바로 퀸스타운이다. 가장 짧은 코스라 해도 40km가 넘고,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 3일이 필요하다.

3대 인기코스 중 퀸스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루트번 트랙을 선택했다. 초행길인 데다 모든 등산 코스를 개방하는 여름철이 아니었던 만큼 산악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1일 트레킹 코스를 선택했다. 퀸스타운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1시간쯤 달려 루트번 트랙 진입로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40km의 등산로는 서쪽의 피오르국립공원 테아나우Te Anau에서 끝이 난다. 16세기 마오리족이 그린스톤을 찾기 위해 개척했던 길이 이제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대중적인 등산로가 된 것이다. 기자가 도전한 코스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루트번 플랫 코스로, 가이드 숀Shaun과 천천히 이야기하며 왕복 14km를 약 3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이끼에 뒤덮여 가지까지 초록으로 물든 너도밤나무, 허리춤까지 자란 고사리, 잎사귀에서 매운 맛이 나, 마오리족 여성들이 아기 젖을 뗄 때 가슴에 붙였다는 페퍼트리, 연중 노란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취목 등, 우거진 숲길을 걷노라면 휘황찬란한 풍경이 없어도 좋았다. 등산길 중간중간 나타나는 계곡의 물빛은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바다보다 더 영롱했다. 등산 중에는 방울새가 나타나 앙증맞은 소리로 지저귀고, 유유히 상공을 가르는 매가 시시로 나타나 루트번 트랙의 때묻지 않은 매력을 증명했다. 드넓은 평원 루트번 플랫에서 숀과 함께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마쳤다. 숀은 루트번 폭포를 가리키며 바로 폭포 옆에 산장이 있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허락된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머금은 채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지 밟아 보지 못한 루트번트랙의 나머지 26km가 아련하기만 하다.


●Crusing
Milford Sound
주름진 바닷길에 압도당하다


여행지 중에는 이름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혹하게 하는 곳들이 있다. 바이칼, 마추픽추, 샹그릴라,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들 말이다. 이곳들이 여행지의 이미지와 결부되어 사람들에게 동경을 일으킨다면, 마치 록음악의 한 장르 같은 '밀포드 사운드'는 이름만으로 끌리는 그런 곳이다. 좁은 해협, 그러니까 바닷물이 숲과 언덕, 산 사이로 비집고 흘러든 풍경은 우리에게는 꿈에서나 봄직한 그런 풍경이 아니던가. 호주 방향의 태즈먼해로 나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을 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밀포드 사운드를 한바퀴 둘러보는 크루즈 안에서 이 모든 꿈꿨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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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타운에서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 천장까지 유리로 된 버스를 타고 파노라마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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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즈먼해에서 육지 방향으로 비집고 들어온 15km의 해협, 밀포드사운드는 흡사 칼데라 호수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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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사운드 크루즈를 타면서 돌고래, 물개 등 야생 동물을 마주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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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절벽 가까이 붙어 운항한다. 해협 속에 배 한 척 떠가는 풍경은 물개잡이 어선이 이곳을 처음 발견한 19세기를 연상케 한다


돌고래가 사는 육지 속 푸른 바다

퀸스타운에서 4시간. 버스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길은 다소 지루했다. 풀 뜯는 양떼들의 풍경은 '복사하기+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무한반복됐고, 비를 뿌릴 채비라도 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밀포드 사운드의 장관을 허락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바위산을 관통하는 호머터널을 지나자 전혀 다른 색의 하늘이 펼쳐졌다. 기어이 도착한 밀포드 사운드의 선착장. 거대한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해협은 흡사 백두산 천지 같은 칼데라 호수처럼 보였다. 배에 올라타지 않아도 그 풍경만으로 황홀했다. 여행 가이드북과 뉴질랜드 여행깨나 했다는 이들이 했던 말들, '남섬에서 날씨는 기대하지 말라'거나 '갈 때마다 비가 와서 실망했다'는 말들은 모두 나를 비껴갔다.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허기부터 달래려 뷔페 식사(중국식 요리에 김치까지 나오는 걸 보면 관광객의 상당수는 아시아인인가 보다)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돌고래 두 마리가 지나가는 것 아닌가. 브이자 모양의 꼬리를 치켜 올린 범고래는 아니었지만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돌고래를 본 것 자체만으로 흥분할 만했다. 유람선은 절벽 가까이 붙어 태즈먼해로 천천히 나아갔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겹겹의 봉우리들이 모두 걷히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태즈먼해의 수평선뿐이었다.

배는 갔던 길을 돌려 다시 해협으로 접어들었다. 절벽을 타고 돌아오는 길,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물개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배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스털링 폭포 쪽으로 바싹 다가갔다. 150m 높이에서 쏟아붓는 폭포는 갑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관광객들의 전신을 적셨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밀포드 사운드를 굽어보고 있는 산봉우리에는 토성의 고리 같은 모양의 얇은 구름이 걸려 있었다. 지구 밖 풍경처럼 밀포드 사운드의 모습은 끝까지 경이로웠다.

▶리얼 저니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는 다양한 일정의 상품을 운영하는 관광업체인 리얼저니Realjourneys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퀸스타운과 밀포드 사운드까지 왕복 버스를 포함한 크루즈 상품은 198뉴질랜드달러, 크루즈만 이용할 경우는 95뉴질랜드달러다. 버스 대신 왕복 경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약 425뉴질랜드달러.www.realjourneys.co.nz

달의 뒤편을 찾아서… 이탈리아서 만난 진정한 알프스

[작가가 사랑한…]
돌로미티에서는 새들의 날갯짓마저 예사롭지 않다.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킹 길에서 만난 검은 까마귀와 묘석 그리고 나무 십자가.
◇神들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알프스

달의 뒤편을 본 적 있는가? 본 적 없다고 해서 달의 뒤편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달의 뒤편을 찾아 떠나는 길, 나는 그것을 여행이라 부르고 싶다. 이 나라 땅이든 국경 밖이든 내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 닿아 비로소 생활 전선의 금(線) 밖으로 나를 놓아 주는 것,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현실을 찾아 나서는 것만이 내겐 여행의 전부이기에…. 그리하여 물어물어 찾아간 곳이 알프스산맥 뒤편인 이탈리아 돌로미티 지역이다.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공항에서 비행기를 환승해 베네치아에 내린 후, 자동차를 이용해 돌로미티로 향했다.

◇내가 사랑하게 된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

알프스 하면 우리는 흔히 스위스를 생각한다. 앞뒤 간격 없이 사람에 치이며 인터라켄에 가서 기차를 타고 다시 갈아타기를 반복하며 융프라우 정상으로 이동하는 것이 우리가 아는 알프스의 모습이다.

[작가가 사랑한…]
돌로미티는 트레킹의 천국이다. 자동차에서 내리는 곳 이 그 어느 곳이든 바로 트레킹 코스와 연결된다.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킹 길에서 만난 독일 소녀들.

그러나 진정한 알프스를 느끼고 싶다면, 더군다나 트레킹이나 스키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이탈리아 돌로미티 지역이 제격이다. '신들의 지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돌로미티는 이탈리아 북동쪽의 산악지역 전체를 부르는 말이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뛰어난 경치를 지니고 있다.

돌로미티는 트레킹과 자전거 여행의 천국이다. 세계 4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이며, 실베스터 스탤론이 산악 구조대원 역으로 열연한 '클리프 행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중심 도시는 코르티나 담페초(해발 1244m)로 1956년 동계올림픽이 열리기도 했던 곳이다. 작고 아담한 도시로 겨울엔 스키어들이 주로 몰려들고 여름엔 폭염을 피하려는 이탈리아 사람들과 한적하게 여행을 즐기려는 독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중세 때 작은 수도원으로부터 시작된 도시인데, 마을이 묘지를 둘러싼 담처럼 산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서 코르티나(장막)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성당과 묘지가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코르티나 담페초는 베네치아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을 중심으로 자동차, 자전거를 이용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오토 캠핑장이 여러 곳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자전거 도로는 거미줄처럼 모든 곳으로 연결되게끔 만들어져 있다.

◇다시 돌아가 일주일만 머물고 싶은 곳

돌로미티는 여름과 겨울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산꼭대기에는 여름에도 눈이 쌓여 있다. 하지만 걷기에 아주 적당한 기온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에 있는 산장에서 내려 각각 연결된 트레킹 코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기차를 타면 인간의 눈높이에서 알프스를 보게 되지만, 이탈리아 돌로미티의 케이블카는 신의 위치에서 알프스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느 곳이든 트레킹을 즐길 수 있지만,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로는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둘레길이다. 3개의 거대한 산봉우리를 도는 코스이지만 대체로 완만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지난해 여름, 나는 '돌로미티에서 일주일을'이라는 책을 쓰기 위해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일주일 정도 머문 적이 있다. 시간이 멈추어버렸으면 하고 바라던, 그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흥이 아직까지도 가슴에 남아 있다. 누가 알프스를 스위스에만 있다고 했는가. 한 번 가 본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 그곳이 바로 이탈리아 알프스인 돌로미티와 내가 사랑하게 된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이다. 

[작가가 사랑한…]
돌로미티 가는 길 최근에는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돌로미티 지역을 거쳐 오스트리아나 체코 및 헝가리, 혹은 슬로베니아나 크로아티아 쪽을 연결한 여행 상품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돌로미티에서 하루 정도만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돌로미티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2박 3일은 머물러야 한다.

베네치아에서 돌로미티의 중심 도시인 코르티나 담페초까지는 렌터카를 이용하면 좋다. 소형차 기준으로 2박 3일에 약 25만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로마를 경유해 인천으로 가는 대한항공을 이용하려는 사람이라면 밀라노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할 수도 있다.

코르티나 담페초 맛집 돌로미티 코르티나 담페초엔 대부분 호텔에 식당과 바가 딸려 있으며, 메뉴는 대개 비슷하다. 그러나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 몇 곳에서는 그 나름의 독특한 맛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대개 피자와 스테이크 등을 주 메뉴로 내놓고 있는데, 저녁 시간엔 골목까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다.

①소고기를 먹고 싶다면 Pizzeria Porto Rotondo!

알프스 육우 스테이크와 이탈리아 와인으로 피곤을 잊고 싶다면 Pizzeria Porto Rotondo 레스토랑에 가 보길 권한다. 시내 중심 코르티나 성당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데, 저녁이면 골목 테이블까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이며 하루를 정리한다. 이곳은 장작 오븐에 스테이크를 익히고 피자를 구워낸다. 사실 산악 여행지에서 제대로 격식을 갖추어 먹기가 쉬운 일은 아닌데, Pizzeria Porto Rotondo 레스토랑은 트레킹 후 허기진 몸과 마음을 제대로 충족시켜 준다.

②돼지 족발을 먹고 싶다면 Pizzeria La Perla!

[작가가 사랑한…]
시내 중심부에서 한 블록 외곽으로 벗어나면 피자와 돼지 족발<사진>을 먹을 수 있는 Pizzeria La Perla 레스토랑이 있다. 역시 코르티나 성당 뒤편이며, Pizzeria Porto Rotondo 바로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이 집의 특징은 달콤한 소스를 발라 익힌 돼지 족발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우리가 먹는 족발과는 그 맛과 조리 방법이 다르지만, 알프스에 와서 족발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족발과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밤이 깊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머나먼 집 생각마저 잊히곤 한다.

말러가 사랑한 오두막 돌로미티 도비아코에는 죽기 전의 구스타프 말러(1860~1911)가 딸의 죽음, 아내와 이혼, 연인의 배반 등으로 피폐해진 몸을 이끌고 들어와 교향곡 9번과 10번(미완)을 작곡했다는 오두막이 있다. 그는 죽음과 고통과 암울을 불러내 이 오두막에서 함께 기거하며 작곡을 했는데, 쓸쓸한 오두막 앞에 서니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악보에 없다고 말한 그의 마음을 이해 못 할 것도 없었다.

"10번 교향곡에 우리가 알아서는 안 될 무언가가 숨어 있는 건지, 9번이 한계인 것 같다. 9번 교향곡을 쓴 작곡가들은 이미 죽음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있었다"는 쇤베르크의 말처럼, 우리의 삶도 말러의 음악처럼 마지막엔 미완인 채로 끝나는 것이리라.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유럽은 참 볼 게 많은 여행지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문명 유적지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유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그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볼 게 지나치게 많으면 그 속내를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관광의 감탄을 넘어선 속 깊은 여행 이야기, 첫 번째는 노르웨이 스발바르이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Svalbard Islands 북극 빙하 체험
온난화로 드러낸 지구의 속살... '스핑크스의 발톱'은 스스로를 향하고!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폭설이 내렸다는 서울도 그렇지만 한파로 동사한 사람이 적지 않았던 유럽은 더욱 심했다. 비행기보다 비싼 유로스타가 며칠씩이나 멈출 정도였으니... '지구 온난화라고 난리더니 춥기만 하구만!' 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생각해보면 선진 각국의 정상들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여 기후 협약을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을 했던 때도 지난 겨울이었다. 물론 기후 협약은 실패로 끝났다.

지구 온난화가 우리에겐 피부로 와 닿기 힘든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북극해 주변의 국가에겐 상당히 심각한 주제이자 분쟁의 씨앗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할 스발바르 제도(Svalbard Islands)도 지구 온난화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북극의 빙벽이 엄청난 굉음을 내며 바다로 무너지는 장엄한 광경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스발바르 제도다. 북위 79도, 북극점에서 1600km, 각국의 북극 연구 기지가 몰려 있는 이곳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구 온난화 때문에 요즘엔 북극 연구원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발바르 관광안내소와 북극박물관이 있는 롱이어비엔 입구.

최북단 거주지역... 북극 연구원보다 관광객으로 넘쳐나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령이다. 5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의 섬들이 얼음으로 이어져 전체의 60%가 빙하로 뒤덮여져 있다. 스발바르가 무엇보다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것은 관광객이 갈 수 있는 최북단 지역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해마다 이곳엔 북극 체험을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노르웨이인 선장이 관광객을 피라미드덴에 실어다 주면 러시아인 가이드가 마을을 안내한다. 러시아어 먼저, 노르웨이어에 이어 마지막으로 영어, 이렇게 3개 국어로 설명한다.

대부분 트레킹과 모험을 즐기는 젊은이들이지만 색다른 여행을 체험하고 싶은 나이 든 여행객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관광의 편의가 어느 정도 체계화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여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여름엔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백야가 나타나지만 겨울에는 영하 43℃까지 내려가는데다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다. 날씨도 눈보라만 쳐대니 관광객은 오라 외에 볼 게 없다.

피라미드덴 부두에서 만난 유럽인 가족. 아빠는 딸과 아들을 데리고 보름 여정으로 빙하 트레킹에 나선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이 추운 곳으로 캠핑을 떠날 수 있는 우리나라 부모는 얼마나 될까.

심지어 연구원들도 겨울엔 대부분 철수한다. 반면 한 여름엔 낮 기온이 10℃가까이 올라 우리나라의 한겨울보다 훨씬 따뜻하다. 추위에 익숙한 현지인들은 반팔 차림도 예사다. 성질 급한 관광객은 바다 속으로 뛰어들기도 한다. 그래도 여행객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곳의 여름이 아무리 따뜻해도 알래스카, 아이슬랜드보다 위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공항 인근의 캠핑장에 나타난 순록. 이곳에선 순록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순록은 여름철 잠깐 자라나는 북극 극지 식물들을 먹어 지방을 비축해 한겨울을 견뎌낸다.

여행은 노르웨이 오슬로(혹은 노르웨이 북부 도시 트롬쇠)에서 스발바르 제도의 유일한 도시 롱이어비엔(Longyearbyen)행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름 성수기엔 SAS항공과 저가항공인 노르웨지안항공이 하루에 2~3차례 운행한다. 3시간을 날아가 롱이어비엔에 도착할 무렵이면 비행기 창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좌) 롱이어비엔 시내의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노랑, 빨강, 초록으로 울긋불긋하게 페인트칠이 되어있는 집들. (우) 추락한 독일 비행기의 잔해. 그대로 남겨두어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눈 덮인 산들이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빙하지대가 그야말로 장관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여행객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을 여행했을 승무원들도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에 열심이다. 스핑크스의 발톱처럼 수만년 동안 층층이 쌓인 퇴적층을 그대로 드러낸 피라미드 형상의 산들은, 끝없이 이어지다 한순간 급경사로 바다로 쭉 내려 뻗는다. 겨우내 눈 속에 꽁꽁 파묻혀 있던 이런 산들은 여름에만 그 맨살을 조금씩 드러내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광장의 중심에는 이곳이 탄광촌임을 나타내주는 광부의 동상이 있다.

노르웨이 선장과 러시아 가이드가 공생공존

스발바르 관광의 중심은 이곳의 유일한 정착촌 롱이어비엔이다. 이곳에는 고급 호텔(SAS호텔, 하루 숙박비 40만 원선, 여름 시즌에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다)부터 저렴한 숙소(그래도 비싸다, 20만원 정도)를 비롯해 각종 레포츠센터, 기념품 가게, 마트, 우체국까지 몰려 있다. 여름철 상주 인구는 1800여 명. 20세기 초 탄광촌으로 개발된 이곳은 한동안 광부와 그 가족들로 붐볐지만 폐광이 된 이후엔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광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거나 북극 연구원들이다.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아 여행하기는 유리하다. 하지만 막상 혼자서 할 수 있는 관광은 거의 없다. 차로 다닐 수 있는 도로라고는 비행장에서 롱이어비엔까지의 4km 남짓이 전부고 그나마 폐광 석탄가루가 날려 시커멓고 황량하다. 폐광을 활용해 만든 '노아의 방주', 북극기념관과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는 정도가 관광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관광의 전부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여행은 달라진다.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5~7일 정도 머무르는 대부분의 여행객들도 그런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트레킹에 동행한 중년의 노르웨이인 교사(맨 왼쪽). 이혼녀인 그녀는 여름휴가를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이곳에서 보내기 위해 왔다고 한다. 장성한 대학생 두 아들도 함께 동행했다.

레포츠는 미리 현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가장 인기있는 투어 프로그램은 빙하 크루즈. 롱이어비엔에서 20~30명을 태울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배를 타고 빙하지대와 바닷새들의 둥지 절벽, 지금은 폐허가 된 구소련의 탄광촌을 찾는 투어다. 크루즈 선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바다에서 바로 솟은 빙하 절벽을 직접 볼 수 있다.

위도 79도를 알려주는 푯말. 알래스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주도보다 위도가 높다.

빙하 절벽은 그냥 하얀 눈(snow)빛이 아니다. 멀리에서 봐도 바다색과 어우러진 옥빛 광채를 뿜어낸다. 안개 낀 날에는 그 광채가 안개의 연회색과 어우러져 더욱 오묘해진다. 배를 타고 빙하를 찾는 동안 북극곰을 보는 건 힘들겠지만 바다코끼리가 빙하를 타고 유영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젊은 여행객(40~50대 유럽의 아저씨, 아줌마도 적지 않다)들이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은 트레킹이다. 빙하지대를 당일로 다녀오는 투어뿐만 아니라 1주일씩 체험하는 트레킹 프로그램도있다. 물론 안전을 위해 현지 안내인이 동행하는 것은 필수다. 가이드는 언제 북극곰이 나타날지 몰라 실탄 총을 꼭 가지고 다닌다. 실제 북극곰이 먹이를 찾아 사람 사는 곳까지 나타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스발바르 제도에는 현재 사람보다 더 많은 숫자인 3000마리의 북극곰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롱이어비엔의 중심 광장엔 각종시설과 쇼핑센터가 몰려 있다. 쇼핑센터 2층 도서관엔 예약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도 설치되어 있다.
트레킹의 점심시간. 노르웨이식 라면이 메뉴다. 뜨거운 물을 봉지에 붓고 5분을 기다리면 모든 준비가 끝이다.
온난화의 아이러니 관광개발, 자원개발

여름철이면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활기 넘치는 평화로운 곳이지만 사실 스발바르제도는 각국의 첨예한 이해가 걸린 곳이기도 하다. 물론 자원 때문이다. 스발바르는 수세기 동안 고래잡이 어민들과 사냥꾼이나 찾던 쓸모없는 무인도에 불과했다. 스발바르 제도가 노르웨이령이 된 것은 지난 1920년 1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의 합의(파리조약)에 의해서였다. 당시 가난한 농업국가인 노르웨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스발바르의 주권을 넘겨줬다고 한다.

트레킹의 점심시간. 노르웨이식 라면이 메뉴다. 뜨거운 물을 봉지에 붓고 5분을 기다리면 모든 준비가 끝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스발바르 동남쪽 바렌츠해(Barents Sea)가 황금 대구 어장에다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연어로 유명한 노르웨이는 사실 세계 최대의 대구 수출국이기도 하다. 특히 노르웨이산 대구를 북해의 찬바람에 말린 대구포의 맛은 정말 일품이다.

배를 타고 '유빙 밭'을 지나 피오르드해안 가까이가면 높이 50~60m는 족히 돼 보이는 거대한 빙하가 눈앞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대구뿐만이 아니다. 지난 1970년대 북해 유전의 개발로 노르웨이는 세계 3대 석유 수출국이자 서유럽 최대의 천연가스 수출국이 됐다. 이렇게 되자 당시의 열강들이 '스발바르 조약'의 조항에 관한 해석 문제를 들고 나오며 자원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허용토록 요구하고 있다. 자원 문제는 스발바르 북쪽 북극해로 이어지면 더욱 심각해진다. 얼음이 녹아 자원 개발이 쉬워진데다 엄청난 자원이 묻혀 있는 것이 속속 드러나면서 북극해를 둘러싼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캐나다, 덴마크(그린란드의 외교권을 가지고 있다) 등의 자원쟁탈전이 물밑에서 전쟁 버금가는 탐욕으로 발전하고 있다.

러시아인 정착촌인 피라미드덴. 마을 뒤 피라미드 모양의 산 이름을 따 이름을 지었다. 한때는 러시아 광부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체육관과 수영장, 영화관 등이 있을 정도로 제법 도시의 모양을 갖추었지만 폐광과 함께 지금은 갈매기들의 집단 서식지로 변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인까지 뒤섞여 노르웨이인 선장의 배를 타고 러시아인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독일군 비행기 잔해를 찾아 나서고, 레닌 동상이 여전히 광장을 지키고 있는 구소련 폐광 지역을 한가로이 관광하는 평화의 한편에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온난화가 그 주범이다. 그동안 꽁꽁 얼어있어 쳐다보지도 않던 지역이 얼음이 녹아 개발이 쉬워지니 갑자기 각국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관심 지역으로 바뀐 것이다.

관광객들이 '스핑크스의 발톱'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하나의 축복이다. 그러나 북극의 온난화 때문에 먹이가 없어 굶어 죽어가는 북극곰의 눈물보다 더 큰 눈물을 흘리게 될 이는 역시 인간일 것이다.

스발바르 제도
북위 74~81도 부근. 면적 약 6만2050㎢, 스피츠베르겐 섬을 비롯해 카를스란, 호펜, 비외른 섬 등 기타 여러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은 평균기온 -15℃, 여름은 평균기온 6℃이며, 연간 약 300mm의 눈이 내린다.

가는 법
일단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까지 가서 다시 롱이어비엔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여름철엔 스칸디나비아항공과 저가 항공사인 노르웨지안항공이 하루에 2~3차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

여행 정보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 성수기는 6~8월. 숙소와 투어 참가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는 6~8월 여름 성수기. 스발바르 관광안내소(www.svalvard.net), 스피츠베르겐 트래블(www.spitsbergentravel.no), 와일드라이프(www.wildlife.no) 등에서 숙박, 투어 프로그램 등을 예약 할 수 있다.

숙소
호스텔은 1박에 20만 원 정도다. SAS호텔은 1박에 30만 원 이상이다. 비행장 인근의 캠핑장은 여름에만 운영하는 데 텐트와 침낭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환전
통화는 노르웨이 코로나(NOK)를 사용한다. 1코로나는 200원 정도. 롱이어비엔 시내에 은행과 현금인출기가 있다.


아차 싶었지만 쓸데없는 연민 따위를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 13세 소년이 20kg의 봇짐을 지고 해발 3000 미터 가까운 곳까지 올라가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할 것도 없다. 생사가 달린 일이 아닌 이상 나는 삶의 모습, 자연의 얼굴 그대로를 담아내야 하는 다큐PD가 아닌가. 하지만 촬영 내내 짠한 마음을 떨칠 수는 없었다. 간혹 시야에 들어오는 성모마리아 같은 안나푸르나의 자태마저도 소년 포터 로빈 앞에서는 사치스러운 풍경일 뿐이었다.

13세 소년, 삶의 목표를 벌써 세워버리다

로빈, 몇 살이지?

“열 세살이야.”

학교에 갈 시간에 어딜 가는 거니?

“나는 소년 포터야. 이제 안나푸르나에 등짐을 지고 올라갈거야.”

등짐을 언제부터 지고 다녔지?

“한, 이 년 되었어.”

아무나 질 수 있는 일이니? 넌 아직 어리잖아.

“우리는 더 어렸을 때도 땔감을 주우러 등짐을 지었어. 우리 대장님이 나를 잘 봤기 대문에 내가 포터로 뽑힌 거야.”

왜 포터로 일하고 있지?

“아저씨 우리집 봤지?”

아까 봤어.

“우리집은 물레방앗간이야.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고. 아버지가 돈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살도록 해 주었지. 그런데 바로 뒤가 산이고, 물길이고, 나무는 없어.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려. 저러다 산사태라도 나면 다 죽는다고 말야. 나는 돈을 벌어서 번듯한 집을 지어 가족이 행복하게 살도록 할거야. 내 꿈은 그것이고, 그 돈을 모으기 위해 포터 일을 하는 거야.”

아버지도 있잖아. 형도 있고.

형과 함께한 로빈(오른쪽)

“아버지의 꿈은 포터가 아니야. 아버지 직업은 농사꾼이야. 농한기 때는 날품을 팔아서 돈을 벌지. 내가 포터를 해서 받는 돈의 90%는 아버지에게 드려. 우리 가족은 그 돈과 아버지, 엄마, 형이 버는 돈들을 모아서 집을 지을 거야. 형은 말을 잘 못해. 하지만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형도 포터로 일하고 싶지만 어눌하다는 이유로 기회를 잡지 못했어. 그래서 개천의 모래를 큰 길까지 옮기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지. 한 포대 무게가 60kg이야. 그것도 젖은 모래라고. 엄마는 전통주를 만들어 파는데, 별로 돈이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지만, 노느니 뭐하냐며 그 일을 계속 하고 계셔.”

왜 90%만 드리는 거지?

“학용품도 사야 하고, 포터 일을 마치고 하산 할 때의 경비라고 할 수 있지. 등산길에는 포터 대장이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하산길은 혼자 내려와야 하거든. 그때 자고 먹고… 아무튼 내가 혼자 쓸 일이 있는 거야.”

학교는 전혀 안 다니는 거야?

“학교를 왜 안 다녀? 포터 일정 끝나면 학교에 가. 형도 모래 운반 작업이 끝나면 학교에 가. 돈벌이 때문에 결석하는 걸 학교에서 뭐라고 하진 않아. 돈벌이 하고 나서 일주일만에 학교에 가도 선생님은 날 보고 밝게 웃어주시지. 나는 등산객이나 트레커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있어서 영어를 잘 하는 편이야.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아. 헤헤헤.”

학교 졸업하면 뭐 할거니.

“나는 아직 힘도 없고 어려서 등짐을 20kg 밖에 매지 못해. 어른이 되면 30kg까지 멜 수 있고, 포터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어. 유능한 포터가 되고, 포터 대장(사다)이 되는 게 꿈이야. 그러면 돈도 많이 벌고 하고싶은 것도 맘대로 할 수 있어.”

안나푸르나 트레킹

호주에서 자매가 왔다. 일주일 동안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는 게 여행의 목적이란다. 그녀들의 트레킹에는 포터들과 가이드가 동행한다. 목적지는 좀솜. 해발 2713m다. 로빈이 사는 담푸스의 해발이 1650m이니 로빈이 등짐을 지고 올라가야 할 높이는 약 1000m다. 20kg의 등짐을 지고 끈을 이마에 붙이고 흙길을 걷는다. 내가 그렇듯이 호주에서 온 자매도 로빈의 모습에 마음이 착잡해진 눈치다. 그러나 대장 포터가 네팔의 형편과 문화와 로빈의 꿈을 이야기하며 쓸데없는 연민으로 팁을 내 놓는 순간 아이의 장래를 망친다는 말을 하자 생각이 정돈되고 일말의 안심이 되는 얼굴로 바뀌었다. 그러나 로빈의 티없이 맑은 표정을 보면, 녀석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런 소리 듣지 않아도 로빈이 소년 로빈이 아닌 부처로 보이게 되어 있다.

로빈은 출발과 동시에 하악하악 숨을 몰아 쉰다. 뜻이 좋다고 갑자기 기운이 펄펄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까마득한 계곡 위의 좁은 길을 걷고 있을 때 나귀 행렬을 만났다. 포터들은 일제히 산쪽에 바짝 붙어서서 지나는 나귀와 몰이꾼을 바라본다. 낭떠러지 방향에 서 있다가는 나귀의 등짐이나 궁뎅이에 밀려서 황천길로 가는 수가 있다. 때로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보기엔 아무렇지 않지만 막상 다리 위를 걸으려면 정신이 아찔해지는 흔들 다리들이다. 로빈이 하루에 걸어야 할 거리는 8km이다. 저녁 무렵 일행은 롯지에 도착했다. 손님의 짐을 착착 내려놓는다. 어른들이 불을 지피고 코펠을 꺼내 식사를 준비한다. 메뉴는 매일 똑같다. 달밧. 달을 걸쭉하게 조려 만든 수프와 염소 고기, 닭고기를 넣은 카레, 야채절임 등을 밥과 함께 접시에 담아 오른손으로 먹는 음식이다. 로빈은 포터를 하면서 맛들인 달밧 때문에 집 음식이 점점 맛이 없어져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주일을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덧 좀솜에 도착했다. 마지막날 저녁 시간을 포터들과 호주 자매가 저녁도 같이 먹고 네팔 전통 악기 연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논다. 자매가 가져온 디지털카메라로 기념사진도 찍고… 로빈도 멋들어진 노래 한 곡조를 뽑으며 그간의 고단함을 달래준다.

아침이 밝자 호주 자매는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고 포터들은 품삯을 받은 뒤 각자 자기 집을 향해 하산한다. 로빈은 내려가는 길에 사과 몇 개를 샀다. 고산지대 사과는 평지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특산물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13세 소년의 생각을… 그냥 기특하게만 여기기로 했다. 그러나 녀석은 사과를 비싸게 팔지 못했다. 하산길에 사과 일부가 썩어서 손해를 보며 팔아야 했다. 로빈이 신발가게로 들어갔다. 헤진 신발을 끌고 산길을 다녀왔더니 이제는 수선도 하지 못할 정도로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그러나 신발 값이 생각 보다 비쌌다. 그냥 당분간 슬리퍼 신고 다니기로 한다. 네팔의 2대 도시이자 안나푸르나의 거점 도시인 포카라에서 주머니 속의 돈을 만지작만지작하던 로빈이 한 숨 한 번 쉬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자 부모님과 형이 반겨준다. 녀석은 엄마한테 큰 절을 하고, 또 아버지에게도 큰 절을 한다. 우리 어렸을 때도 저랬었는데… 인사를 받는 엄마의 눈이 이내 젖는다. 로빈이 벌어온 돈을 받는 아버지는 로빈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로빈과 작별했다. 딱히 할 말이 없다.

내일은 학교 가니?

“그럼, 형이랑 같이 갈 거야. 왕복 세 시간 거리야. 오랜만에 친구들 만날 생각 하니 기분이 좋아.”

좋은 생각만 하며 살아라. 튼튼하게 크고….

“빠잇!!”

나의 꿈은 무엇이었지?

녀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가 버렸다. 이제야 안나푸르나, 포카라, 로빈이 사는 담푸스 마을, 네팔에서 가장 신성한 산으로 여긴다는 마차푸차레 산이 눈에 들어온다. 마차푸차레는 그런 이유로 아직 그 어떤 사람도 등반이 허락되지 않은 산이라고 한다.

이번 촬영은 포카라에서 시작되었다. 포카라는 네팔어 포카리 즉 ‘호수’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네팔 서쪽에서 히말라야 등반이나 트레킹을 시작하려면 꼭 이 도시를 들러야 한다. 나는 네팔의 몇 곳을 여행한 경험이 있지만 포카라를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의 롯지 옥상에 올라가거나 전망좋은 호텔에 있으면 히말라야의 신성 같은 풍경이 한 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언제나 ‘여기 앉아서 보면 되지, 저 높은 곳을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결국 내려올 길을 땀흘리면서 올라가냐고’라는 농담을 날리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말을 꺼내지 못한다. 보름 남짓 함께 지냈지만 내 삶 한 곳에 각인될 게 확실한 로빈을 생각하면 차마 그 게으름뱅이스러운 멘트를 꺼낼 엄두가 나지 않은 것이다.

장비를 챙기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생각해 본다. 내 나이 열 세 살 때 무슨 꿈을 꾸며 살았지? 번듯한 집을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과 다 함께 사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용돈을 주머니에 넣고 무언가를 살까말까 망설인 적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어쩐지 부끄럽다. 쬐끄만 녀석이 쓸데 없이 사람을 자격지심으로 인도해 버린다. 로빈의 포터 여행은 끝났지만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산을 바라보며 내 살아갈 인생 여정이나 정돈해봐야겠다.

로빈이 그렇게 하라고 등을 떼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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