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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페루

페루 마추픽추 : 안데스산맥 43km… 잉카인처럼 '구름 속 숲'을 지나 하늘도시까지 걸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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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트레일
자연보존 위해 하루 200명만 입장… 4000m 高山을 꿈 꾸듯 걷다

남미 대륙 잉카 트레일(Trail) 시작 전날 밤의 일기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하루 200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는 마추픽추 트레킹. 1000년 전부터 잉카 문명의 전사들이 밟아 다진 역사의 길이다. 3박 4일을 길에서 먹고 자며 잉카의 유적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적 불가사의 마추픽추(Machu Picchu)가 마지막 날 등장한다. 전 세계 트레커들의 꿈이자 잃어버린 공중도시를 찾아가는 길. 가슴 벅찬 일정이지만 고산병(高山病)이 걱정이다. 특히 2일 차에는 하루 1100m의 고도 차를 극복해야 한다. 내 심장이 버텨낼 수 있을까. 5년 동안 내 발에 꼭 맞게 길든 낡은 운동화 한 켤레에 의지해 볼밖에."


	구름에 둘러싸인 안데스가 저 아래 있다.
잉카 트레킹 3일째 되는 저녁. 야영지였던 해발 3600m의 푸유파타 마르카는 전에 없던 풍광을 잠시 허락했다. 구름에 둘러싸인 안데스가 저 아래 있다.

	머리 위까지 오는 배낭을 메고 돌계단을 오르는 포터들
푸유파타 마르카는 구름 위의 도시라는 뜻. 왼쪽 사진은 머리 위까지 오는 배낭을 메고 돌계단을 오르는 포터들.

최고 높이 4200m, 총 43㎞의 안데스 산맥을 3박 4일 동안 걷는 잉카 트레일을 다녀왔다. 산 밑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공중 도시.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수수께끼의 제국 잉카(약 1200~1533)의 하늘 신전. 그래서 더욱 태양의 도시였던 마추픽추로 향하는 길이다.

마추픽추는 전 세계 여행자의 꿈이었지만, 이 비밀의 공중 도시에 접근하는 통로는 세속화된 지 오래였다. 가장 인접한 도시인 아과스칼리엔테스(AguasCalientes)까지 기차를 타고 들어간 뒤, 전용 셔틀버스를 타고 30분쯤 올라가는 방법이다. '잉카 트레일'은 이 현대의 통로를 거부한다. 자신의 발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잉카 시대로 돌아가, 그들이 건설한 하늘 도시의 유적을 만나며, 아찔한 높이와 경사의 안데스 산맥을 온몸으로 따라 걷는 것이다.


	마추픽추 전경
마추픽추 전경

	잉카 트레일 고도 변화
잉카 트레일 고도 변화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로 꼽히지만, 모두가 이 소망을 실현할 수는 없다. 페루 정부가 이 길의 보존과 유지를 위해 하루 입장객을 200명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름 성수기 중 원하는 날짜에 이 길을 걷기 위해서는 6개월 이전에 신청하고 허락을 기다려야 한다. 또 개인적으로 갈 수도 없다. 히말라야 트레킹처럼, 정부 허가를 받은 현지 여행사에서 전문 가이드, 포터와 함께 팀을 꾸려 출발해야 한다. 현지 포터가 야영을 위한 텐트와 식사를 책임지고 여행자는 자신의 짐을 담은 배낭을 메고 출발하는 식이다. '잉카 트레일'이 국내 매체에 소개되는 일은 처음. 3박 4일 체험기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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