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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중국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 진시황도 사르르 녹인 그 온천_자연석 옮겨 만든 동굴탕·66개 광천수 노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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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泉文登_온천 도시 중국 원덩을 가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50분 날면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 도착한다. 다시 자동차로 30분이면 중국이 자랑하는 온천 도시 원덩(文登)이다. 제주도 중문단지를 찾아가는 길보다 가까운 곳에 낯선 이국(異國) 풍경이 펼쳐진다.

원덩은 지금 온천 잔치 중이다.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 지난 17일 원덩 시내 탕포(湯泊)온천 리조트에선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축제를 통해 원덩을 '중국장수지향(中國長壽之鄕), 빈해양생지도(濱海養生之都)'로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장수의 고향이자 해변의 웰빙 도시'라는 뜻의 이 야심찬 표어는 시(市)정부가 지난해 만들었다고 한다.

진시황이 온천 즐긴 곳

'장수'와 '웰빙(양생)'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고 불로장생(不老長生) 묘약을 찾던 진시황(秦始皇·BC 259~ BC 210)이 매년 이곳 온천에 들러 요양했다는 이야기가 사기(史記)에 실려 있다. 탕포온천은 이를 기념해 리조트 야외 온천에 진시황 테마탕을 만들었다. 원덩은 지금도 중국에서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인구 45만명 중 100세 이상 인구가 3만9000명이라고 한다. 물·공기·음식이 좋아 그렇다는 설명이다.

 

탕포온천의 진시황 테마탕.

산둥성 전체 17개 온천 중 5개가 원덩에 있다. 현재는 탕포온천과 톈무(天沐)온천이 영업 중이다. 나머지 3개 온천은 내년 개장을 목표로 건축이 한창이다. 탕포온천은 2년 전 8만㎡ 너른 땅에 숙박과 온천을 함께 하는 리조트 시설을 짓고 손님을 맞고 있다. 인삼·하수호·커피탕 등 실내와 야외에 만든 50여개 온천탕을 걸어다니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온천수로 채운 넓은 수영장, 거대한 자연석을 통째로 뜯어와 만들었다는 동굴 온천탕도 있다. 규모라면 뒤지지 않겠다는 중국의 대륙 기질이 느껴진다.

78도 온천 원수(原水)를 식혀 각 탕에 공급한다. 수질이 맑고 깨끗해 마셔도 좋다고 한다. 리조트에는 중국 주요 도시에 한 곳밖에 두지 않는다는 베이징 오리구이 식당 '전취덕(全聚德)'도 들어와 있다. 탕포온천 왕잉(王瑛) 총경리(總經理·사장)는 "손님들이 자기 집 같은 편안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탕포온천 동굴 온천탕. 자연석을 통째로 뜯어와 만들었다.

톈무온천은 2008년 9월 원덩 지역 온천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휴가철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찾는 온천 명소로 자리잡았다. 중국 각지에 12개 온천 리조트를 갖고 있는 톈무 온천그룹이 운영한다. 실내 온천탕과 수영장, 66개 노천(露天) 온천탕이 있다. 온천수는 바닷물처럼 짠맛이 났다. 나트륨 함유량이 많은 해양성 광천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오젠화(趙建華) 톈무온천 매니저는 "67도 온천 원수를 식혀 내고 있다"면서 "몸에 좋은 광물질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건강에 최고"라고 했다.

 

엄마와 아이가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장보고가 세운 사찰

두 온천 모두 별 다섯개에 해당하는 고급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객실에 냉장고가 없는 건 흠이지만 방은 넓고 깨끗하다.

원덩 인근 스다오(石島)엔 신라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가 당나라 때 신라인 거주지에 세웠던 사찰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이 있다. 높이 8m 장보고 동상과 그의 생애를 그림과 유물로 보여주는 기념관이 있다.

웨이하이에 있는 국가관광단지 화하성(華夏城)도 들를 만하다. 매일 오후 7시 30분 중국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초대형 공연이 펼쳐진다. 1000여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객석이 360도 회전하며 관람하도록 한 것도 놀랍지만 연인원 수천 명의 배우가 실제 산과 호수를 무대로 펼치는 초대형 공연에 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 청일전쟁 유적지 유공도(劉公島), 금·원나라 때 세력을 떨친 도교 전진파(全眞派)의 발상지 성경산(聖經山)도 일정에 넣을 수 있다. 유공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 하고 성경산에 오르려면 한 시간여 산행을 해야 하지만 저녁때 지친 몸을 온천물에 담그면 여행의 피로는 금세 풀린다.

여·행·수·첩

가는 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중국동방항공이 매일 인천공항~웨이하이 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웨이하이·옌타이·스다오로 들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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