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버 코브 컨트리 파크 자전거여행.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페달을 밟다가 때로는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 시공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액티비티가 있다. 바로 홍콩 자전거 여행이다. 홍콩이 워낙 도심 이미지를 강조하다 보니 의식하지 못했지만 사실 홍콩은 전체 면적의 70%가 자연으로 이뤄져 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산과 다이내믹한 해안선, 다양한 종류의 섬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자연과 함께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홍콩은 국제 사이클 선수권 해머 시리즈의 피날레를 주최하는 유일한 아시아 도시다. 2015년부터 전 세계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들이 모이는 홍콩 사이클로톤도 개최되고 있다.
◆ 란타우-산악자전거의 메카
면적의 50%이상이 국립공원 란타우 섬.
홍콩에서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의 50% 이상이 국립공원으로 이루어진 란타우는 우거진 산악지형의 어촌이다. 북부를 개발하고 남부를 보존한다는 원칙 아래 북부에는 홍콩국제공항(1998년), 홍콩 디즈니랜드(2005년), 옹핑360(2006년) 등 주요 인프라스트럭처 사업들이 집중되고 있다. 남부는 홍콩에서 가장 큰 란타우 사우스 컨트리 파크가 위치한다. 이 공원을 따라 카우링청 캠핑장에서 시작해 섬 동쪽 해안 무이우까지 21㎞에 달하는 코스가 완비되어 있다.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과 둑을 따라 바위가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삼각형 모양의 세크픽 저수지와 작은 어촌 마을들을 지나는 시골길을 달리다 고개를 들면 이착륙을 하는 비행기들이 색다른 광경을 만들어준다.
◆ 타이포-울창한 숲속 비밀 폭포
매년 박진감 넘치는 드래건 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싱문강에서 시작해 과거 진주가 풍부했다는 톨로 하버를 감싼 수변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시골 어촌이지만 스페인식 가옥들로 교외 느낌이 더 강한 마을을 지나면 타이메이 툭의 거대한 플로버 코브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홍콩에서 면적과 부피 면에서 1, 2위를 다투는 규모의 세계 최초 민물 해안 호수의 동남쪽으로 쭉 뻗은 2㎞ 길이 도로에서 한쪽에는 에메랄드빛 물이, 다른 한 편에는 푸른 바닷물이 유유히 흐른다. 근처 플로버 코브 컨트리 파크를 거닐다 400년 이상 된 하카족 양식의 기와지붕집 마을, 우카우탕과 울창한 숲 안쪽 비밀 폭포를 만날 수 있다.
◆ 드래건스백-섬을 가로지르는 능선
드래건스백 산악자전거 코스.
홍콩섬에서 유일하게 정식 지정된 산악자전거 노선으로 마천루를 뒤로하고 경치가 뛰어난 등산로를 자전거로 통과하는 것이 매력이다. 섬의 남북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중상부 능선을 따라 오솔길과 숲길이 이어지며 제법 평탄하지만 때로는 좁고 바위로 울퉁불퉁한 길을 만나게 된다. 산의 푸름과 바다의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용의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200여 년 된 한적한 어촌 마을, 섹오 빌리지가 나타난다. 아담한 주택들이 줄지은 골목들 사이를 지나 섹오 비치에서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서핑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다.
◆ 서가오룽 문화지구의 녹색 심장, 예술 공원
서가오룽 문화지구 해변 산책로.
서가오룽 문화지구는 카오룽반도 서쪽 바닷가 약 12만평의 면적에 조성된 새로운 개념의 문화예술지구로 2019년 1월 개관한 시취 센터를 필두로 총 10개 문화예술 시설이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 이 안에서도 서쪽 끝에 위치한 서가오룽 예술 공원은 나무와 넓은 초록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으며 빅토리아 하버를 따라 평평한 수변 산책로가 뻗어 있다. 침사추이까지 이어지는 이 해안 산책로에서 홍콩 시민들은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해 여유를 즐긴다. 일출과 일몰, 해의 높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리아 하버와 바다 건너편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이 멋진 사진의 배경이 되어준다.
[전기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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