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옥좌는 물 위에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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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연안에 자리 잡은 카사블랑카는 모로코의 최대도시다. 북쪽에 수도 라바트가 있지만 관공서나 기업체 등이 몰려있는 행정 중심인 카사블랑카야말로 모로코를 대표하는 관광도시이자 경제도시다.
야자수가 늘어선 시가지를 달리던 차는 바닷가로 나서자 끝없는 대서양이 눈앞에 펼쳐진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카사블랑카(하얀 집)라는 이름처럼 흰빛을 띄고 있어 태양이 고스란히 비치면 온 천지는 오렌지 빛으로 물든다. 아프리카 최대의 항구로 꼽히는 카사블랑카 항구는 대형 화물선과 여객선, 작은 고깃배들이 어우러져 있다. 대서양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진열한 어시장에는 영화에서 보던 낭만보다 활기찬 생명력이 느껴진다.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메디나'(아랍어로 '도시'라는 뜻)에 들어서면 혼잡한 건물들에 눈이 어지럽다. 수세기에 걸쳐 여러 민족의 침략으로 생명과 재산의 위협을 받아온 사람들이 메디나 안에 자신들만이 아는 통행로를 만들어냈고 이러한 골목들은 이제 문화유산으로 남게 됐다. 오랜 역사의 메디나가 카사블랑카 중심지 성벽 안에 자리 잡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메디나 어디서든 한눈에 보이는 거대하고 웅장한 규모의 건물이 있다. 바로 카사블랑카 제1의 관광명소 ‘하산 2세 사원(핫산 모스크)’이다. 높이가 200m나 되는 거대한 기둥사원이 우뚝 솟아있어 어디를 가든 눈에 띈다. 하산 2세 사원은 카사블랑카 서쪽 해변을 막아 만든 간척지 위에 지어져 실내/외에 각각 2만 명과 8만 명, 합쳐서 모두 10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사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알-하람 모스크(al-Haram Mosque)'와 메디나 의 '예언자 모스크(Prophet's Mosque)' 다음으로 큰 규모다. 모스크 건설에 투입된 장인만도 1만여 명, 공사 기간은 8년이나 소요된 거대한 건축물이다.
높이뿐 아니라 대리석이 깔린 넓은 광장으로 인해 얼핏 보면 사원이라기보다 고급스런 궁전 같다. 기둥과 건물 외벽, 실내 곳곳은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으며, 모로코 전통 문양으로 화려함을 뽐낸다. 코란의 '신의 옥좌는 물 위에 지어졌다'는 구절을 따라 해안가 절벽에 지어졌기 때문에 사원에서 바로 대서양의 시원한 바람과 석양을 맞이할 수 있다. 특히 태양이 대서양 건너편으로 지며 내뿜는 빛에 마치 화학반응이 일어나듯 모스크 벽면 주위로 반짝반짝 빛나는 신비로운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고갤 숙이게 한다.
흑백영화의 낭만 대신 풍요로운 삶의 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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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가지를 지나 시내 중심가로 이동하면 무함마드 5세 광장에 도달한다. 시 청사가 위치한 이곳이 중심점이 되어 도로들은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중심지역이다. 시내 중심가답게 광장 중심의 분수대와 주위에 있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