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에 세계에서 두 번째, 유럽대륙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된 것은 1896년. 건국 천년을 기념해서였다. 이 지하철의 정식 이름은 황제의 이름을 따서 ‘지하철 페렌츠 요제프(Ferenc József)’였으나, “밀레니엄 언더그라운드”라 부르기도 하며, 그보다는 더 즐겨 ‘1호선’이라고 부른다.
부다페스트의 자랑 ‘1호선’을 타는 것은 19세기 후반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각별한 느낌을 준다. 건설 당시의 모습을 간직함과 동시에 현대의 도시 교통시스템으로도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곳의 지하철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며, 그렇다고 사람들을 편리하게 운반하는 단순한 기계상자도 아니다.
에스켈레이터도 없는 층계를 걸어 내려가면 조그만 차량을 탈 수 있으며, 도착할 때의 흥겨운 음악도 예전과 같다. 현재 지하철 터널의 일부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곳에 가면 예전에 사용되었던 차량들을 볼 수 있다.
영화 [언더월드]에도 나오는 이곳의 지하철은 어쩐지 낯익은데, 그것은 수많은 영화의 배경이 된 뉴욕시 지하철 입구가 바로 이곳의 지하철 입구를 모델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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