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새로운 정상을 바라보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작된 히말라야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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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본 동쪽 티베트. 오른쪽 봉우리는 마칼루(세계 5위봉, 8,463m)
'눈의 거처'라는 의미를 지닌 히말라야는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충돌하면서 융기된 산맥으로, 비교적 근세에 형성되었다. 동쪽 부탄에서부터 서쪽 파키스탄까지 동서로 2,500km나 뻗어 있는 거대한 산군이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그리고 세계 최고봉이다.

네팔에서는 ‘어머니의 여신’을 의미하는 ‘사가르마타’, 중국 티베트에서는 ‘대지의 여신’이라는 뜻인 ‘초모랑마’라 부른다. 에베레스트, 사가르마타, 초모랑마 이 세 가지의 이름을 '8,848m'라 한다. 

에베레스트 등반은 네팔정부 관광성에 허가를 득해야 할 수 있고, 허가를 얻게 되면 로열티(입산료)를 지불해야 한다. 올해는 한 사람당 기본적인 입산료가 $11,600이다. 등반은 등반 팀이 네팔에 있는 트레킹 회사를 통해서 행정이나 가이드까지 고용 계약을 한 후 이루어지며, 일반 여행가들이 갈 수 있는 '트레킹(trekking)', 아니면 '원정(expedition)'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트레킹은 보편적으로 8,000m 봉을 중심으로 베이스 캠프까지 다녀오는 것을 말한다.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칸첸중가(8,586m), 동북쪽으로 마칼루(8,463m)와 에베레스트(8,848m), 초오유(8,201m), 서쪽으로 마나슬루(8,156m), 안나푸르나(8,091m), 다울라기리(8,167m)까지 다양한 트레킹코스가 있다. 트레킹도 정부가 지정한 트레킹 오피스에 여권을 가지고 가서 코스에 따른 여행일정과 허가를 얻어야만 원하는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언제나 설레는 트레킹, 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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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로 가는 길목
처음 카트만두에 등반 온 것이 1982년. 34년 전 그때는 매연도 없고 힌두 문화를 잘 간직한 수도, 카트만두였는데 지금은 꽤나 복잡한 시내와 사람들이 가득한 곳으로 바뀌었다. 왠지 빨리 트레킹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2016년 4월 7일, 드디어 트레킹을 떠난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려 비행기에 올라탄 것도 잠시, 눈앞에 늘 보아왔던 히말라야가 보인다. 그 모습에 폭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루크라 공항(2,840m)에 도착했다. 기류 때문에 걱정했건만, 비행기 안에서 안도하는 마음에 환호를 한다. 3시간 정도 걸어 파크딩(2,610m)까지 이르는 길은 정말 아름다운 코스다. 셀파족(셰르파족, 네팔의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민족)들의 모습과 경작지가 만년설 배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파크딩을 떠나 아름다운 두드코시 강(우유빛 강)을 따라 조르살레를 지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 남체바자르(Namche bazar, 3,440m)가 나타난다.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길목으로, 셀파족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으며 상권이 잘 형성된 마을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 이 곳에서는 각종 음식 재료도 살 수 있고, 등산복이나 장비도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원정대가 고소 적응(고산에 적응하는 것)겸, 렌조패스(Renjo pass, 5,360m)를 넘어 아름다운 고쿄 호수 숙소에 묵으며 트레킹을 마친 후 베이스캠프에 올라 선 것이 4월 16일이었다. 베이스캠프(5,364m)는 만년 빙하이기 때문에 얼음을 깨고 돌을 채워서 평평하게 한 후 텐트를 쳤다. 베이스캠프에서 제사 ‘부다야’를 지내고, 네팔 가이드, 원정 팀 모두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트레킹에서 등반으로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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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체 바자르 마을 풍경(3,440m) / 남체 바자르에서의 부처님 생일축제(석가탄신일)

힘겨운 고소 적응이 반복되는 과정

렌조 패스를 올라가는 포터들
렌조 패스를 올라가는 포터들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 4월 22일, 나와 대원들 그리고 셀파 가이드는 새벽 2시부터 일어나 개인 장비를 챙기고 간단히 식사도 한 후, 등반의 첫 발걸음을 뗀다.

아이스 폴(빙하의 경사가 폭포처럼 된 곳) 하단부에는 완만하지만 가파른 빙벽이 나타난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크람폰(발톱)을 등산화에 착용하고 나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빙벽에 올라 크레바스(crevasse, 빙하 표면의 갈라진 틈)를 건넌다. 깜깜한 밤 속 헤드랜턴 불빛 하나만으로 위험한 공간을 오르고 또 오른다. 베이스캠프에서 제1캠프까지는 5시간, 하산은 2시간 정도, 하루에 총 7시간을 고소 적응을 위해 매일 등반을 한다. 이렇게 반복될 때면 대원들은 제1캠프에서 자기 인생의 높이가 바뀐다고 말한다.

3~4일간 제1캠프까지의 고소 적응이 끝나면 제2캠프(6,500m)에 적응을 한다. 그리고 제2캠프에서 제3캠프(7,300m)까지 다시 힘든 적응 등반이 시작된다. 로체 훼이스(Lotse Face), 고정된 로프에 매달려 가깝게 보이는 제3캠프에 올라가는 것이 왜 이렇게 멀고, 힘든지••• 등반할 때마다 고도가 높아지면 호흡곤란에 행동도 느려지고, 매달려 쉬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제3캠프 적응이 끝나고 나면 날씨를 체크해서 정상 공격 날짜를 잡게 된다. 

5월 15일 사우스 콜(South Col) 제4캠프 텐트 안, 하루 종일 강한 바람이 분다. 저녁부터는 정상 공격을 해야 하는데 정상을 쳐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상상 밖의 바람, 추위, 산소 부족••• 다치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정상까지 다녀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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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패스에서 본 히말라야. 왼쪽은 초오유(8,201m), 중앙이 에베레스트(8,848m), 오른쪽은 다우체(6,542m), 촐라체(6,400m)

무산소 등반과는 천지차이

베이스캠프와 쿰부 아이스 폴
베이스캠프와 쿰부 아이스 폴

오후 4시, 복장 점검을 시작한다. 우모 복 상하, 이 정도면 안 춥겠지. 등산화, 우모 장갑, 카메라 등 여러 번 확인했음에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나서야 크람폰을 착용하고 정상을 향해 움직인다.

나는 장부 셀파(JangBu Sherpa), 밍마 셀파(Mingma Sherpa)와 같이 등반을 시작한다. 경사진 청빙 지역의 만년설 얼음에 크람폰 소리가 착, 착, 착 둔탁하게 들려오고, 날이 어두워지니 뒤에 올라오는 중국 팀의 헤드 렌턴 불빛이 기차 길처럼 보였다. 온도는 영하 25도, 움직일 때마다 강한 바람과 온 몸을 울리는 거친 숨소리에 내 심장은 요동을 친다. 쉴 때마다 계속 심박수를 체크하는데, 산소 마스크를 쓰고 등반하면 8,500m에서 심박수가 150회 정도 뛴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배경으로 허영호 대장과 함께한 대원들
에베레스트 정상을 배경으로 허영호 대장과 함께한 대원들

에베레스트 등반에 있어서 산소 사용과 무산소 등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산소 마스크를 썼을 때는 비교적 10발자국 정도 걸을 수 있지만, 무산소 등반은 3발자국만 걸어도 폐가 터질 것 같다. 1993년 4월 13일 무산소로 6일 만에 등반을 마친 적이 있다. 중국 북쪽에서 등반을 시작하여 4일 만에 정상에 섰고 이틀 동안 무산소 상태로 비박(최소한의 장비로 숙영하는 것)을 하면서 베이스캠프로 하산을 했다.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횡단한 경험으로 산소 사용과 무산소 등반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부 셀파와 나는 교대로 러셀(눈길 다지기)을 하면서 고도를 높여갔다. 쌓인 눈길에 무릎까지 빠지고 눈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흘러내린다. 힘든 등반이다. 등반 시작 4시간 만에 발코니(8,500m)에 도착하니 폐가 터질 것처럼 힘들어서 그냥 눈 위에 누워 버렸다.

그 사이 중국 팀이 올라왔고 앞서 가기를 기다렸는데, 그들도 힘이 드는지 도무지 갈 생각을 안 한다. ‘에라 나는 장부 셀파 보고 가자!’ 하는 생각으로 일어섰고 또 다시 힘겨운 러셀이 시작됐다. 그렇게 눈길을 헤쳐가다 보니 우리보다 앞서간 팀이 하나도 없었다.

정상에서, 새로운 정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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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바스를 건너는 셸파 가이드

우리가 첫 번째 팀이 되었다. 언제나 끝날는지, 그저 길었던 러셀이 끝나고 이제 바위에 고정된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길이다. 많이 지쳤는지 로프를 잡고 매달리는 자체가 불안하고 힘들다. 영하 30도의 추위와 강한 바람 속에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이 너무 거세서 몸을 지탱하기가 쉽지 않다. 사우스 피크(South Peak 남봉, 8,765m)에 올라서니 동쪽 저 멀리 실눈처럼 조금씩 얕지만 밝은 빛이 보인다. 이제 한 시간이면 올라 설 수 있을 만큼 정상은 지척이다. 남봉에서 정상까지는 칼날 능선에, 오른쪽은 커니스(눈 처마)라서 어느 곳 하나 무난하지 않지만 목표가 보인다.

1987년 12월 22일 동계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가 이곳 힐러리 스텝(Hillary Step, 정상 도달 직전의 수직빙벽) 하단부 커니스 지점에서 추락한 적이 있는데 죽을 뻔한 걸 셀파 가이드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다시금 돌이켜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상에 가까이 가니 티베트 쪽으로 날아가버릴 것 같이 바람이 세게 밀어붙인다. 바람 때문에 못 가고 있는데 뒤에 있던 밍마 셀파가 내 몸에 확보 로프를 연결했다. 밍마 셀파와 함께 의지한 체 드디어 새벽 5시, 정상(8,848m)에 섰다. 정말 힘겨운 등반이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6년 만에 다시 올라선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8,848m는 산소가(1/3), 기압이(1/3)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제3극(The third pole), ‘죽음의 지대’라 부른다.

올해 나는 다섯 번째 정상에 올라섰다. 힘겨웠던 모든 순간에 같이, 함께 호흡한 대원들과 셀파 가이드에게 감사를 드린다.

정상에 서면 또 다른 정상이 보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2월25일 수요일

오늘은 디보체(3820m)에서 고소적응(영어로 애크러메이션 데이 Acclimation Day라고 하여 표준 스케줄에 따르면 EBC 트레킹 도중 이틀간을 쉬게 되어 있다)을 하기로 한 날이다. 나는 일행 중 한 명과 팡보체(Pangboche / 3,920m)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산보하듯 천천히 걸어서 약 1시간 40여분이 걸렸다. 디보체와 팡보체는 고도 차이가 별로 없어 고소적응이 될만한 쇼마레(Shomare / 4,010m)까지 한 시간 이상을 더 가고 싶었다. 그러나 동행하신 분이 "날씨도 흐려지는데 더 이상 가기에는 너무 멀다"며 걱정을 하여 부득이 팡보체에서 점심을 먹고 디보체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팡보체에서 하이랜드 셀파리조트를 들르게 된 것은 작은 행운이었다.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세 번을 다녀왔다는 주인 셀파의 집답게 정상 등정에 사용했던 산소통과 등산장비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시물 중에 나를 완전히 매료시키는 한 장의 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험준한 아마다블람 정상에 설치된 비박 텐트 두 동. 아마다블람의 낮은 봉우리로 여겨지는 저 비좁은 산꼭대기, 그곳에 간신히 자리 잡은 텐트들. 바람이라도 세게 불어닥치면 곧 날라갈것만 같이 불안하다.

아마도 아마다블람을 등정중인 크라이머들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정상에 비박텐트를 쳤을 것이다. 아마다블람은 엄청난 바람이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추위와 그 바람을 맞아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요 가장 위험한 산은 K2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은?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의 답들이 나오겠지만 전 세계의 산악인들이 세계 최고의 미봉(美峰)으로 손꼽는 산은 바로 히말라야의 아마다블람이다.

아마다블람은 히말라야산맥의 지맥인 네팔 동부의 쿰부히말에 속한 산으로 주봉의 높이 6812m.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는 5563m. 아마다블람의 의미는 '어머니와 진주목걸이'라는데 진주는 만년빙을 의미한다.

1961년 마이크 길(Mike Gill)·배리 비숍(Barry Bishop)·마이크 워드(Mike Ward)·월리 로마니스(Wally Romanes) 등이 처음으로 등정하였다. 표준 등반 루트는 남서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이후 아마다블람에는 셀파를 제외하고 약 430여 명의 산악인이 등정에 성공했다. 아마다블람 정상을 등정하려면 수준 높은 암벽, 빙벽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레이트 타워라는 험한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려운 구간에는 고정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등정을 하려면 연락사무소에서 등산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에베레스트와 마찬가지로 계절풍이 오기 전인 4~5월과 9~10월이 등정이 용이한 시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선우 등산연구소장(월간 마운틴 발행인)이 1983년 동계 초등에 성공했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Because It's there.)

알피니즘은 극한의 환경에서 한계 너머를 꿈꾸는 인간의 장대한 도전이다.(이용대의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에서) 20세기의 석학 아놀드 토인비가 그이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말한 대로 도전과 응전의 역사인 것이다.

언젠가 아마다블람에 꼭 오르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내일은 해발 4,240미터의 페리체로 떠나는 날이다.


네팔을 여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히말라야산맥 중앙에 위치한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포카라에 머물기 위해 네팔을 찾기도 한다. 순수한 네팔 사람들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여행객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안나푸르나, 최고의 트레킹 코스 네팔을 둘러싸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은 웅장함을 넘어서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산악 국가 네팔에는 세계 10대 최고봉 가운데 8개의 최고봉이 위치해 있으며 1년 내내 최고봉을 등정하기 위해 많은 산악인이 네팔을 찾는다.

↑ 최고 불교사원으로 꼽히는 스얌부나트 사원


↑ 포카라의 페와호수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네팔에서는 안나푸르나를 중심으로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흩어져 있다. 히말라야산맥 중부에 위치한 안나푸르나는 길이가 무려 55㎞, 최고봉 높이는 8091m에 이른다. 안나푸르나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꼭 도전해볼 만하다.

트레킹 코스는 평소 꾸준히 등산을 해봤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또 고산 적응을 하면서 천천히 오른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네팔 트레킹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출발하는 에베레스트 지역과 네팔에서 버스로 8시간 정도 걸리는 포카라 근처의 안나푸르나 지역이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은 에베레스트 지역보다 오르기가 수월하고 난도가 더 낮아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에 도전할 수 있다. 보통 하루에 5~6시간씩 트레킹하는데 해발이 높은 곳을 오르기 때문에 고산병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고 트레킹 중간에 충분히 휴식하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산자락을 따라 걷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현지 사람들이 사는 민가를 지나치기도 한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자태로 솟아오른 봉우리에 압도당하는 듯한 느낌은 네팔 트레킹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 즐거움이다.

◆산 아래 펼쳐진 폐와 호수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을 즐긴 뒤에는 주변에 위치한 호수의 도시 포카라를 찬찬히 둘러보자. 포카라에는 유명한 폐와 호수가 있는데 면적이 약 4.43㎢로 네팔 중서부 지방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폐와 호수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르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골짜기로 흘러들었고, 골짜기 물이 모이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다. 호수 뒤편으로는 멀리 안나푸르나산이 솟아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깨끗한 호수 표면에 마차푸차르 그림자가 비쳐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폐와 호수를 바라보는 것 자체도 큰 즐거움이지만 호수에서의 보트 유람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해가 질 무렵 보트 선착장에 서면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과 호수, 붉게 물든 석양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시간이 된다면 작은 상점들이 모여 있는 포카라 시장을 둘러보자. 규모는 작지만 네팔을 기념할 만한 선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나무 조각품, 색감이 예쁜 카펫이나 스카프, 불화 만다라 등이 좋은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독특한 불탑이 위치한 카트만두네팔까지 와서 수도 카트만두를 지나칠 수는 없다. 여행객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거점이 되는 카트만두에는 불탑을 비롯해 볼거리가 많다. 그중 스얌부나트 사원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최고 불교사원으로 손꼽힌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언덕에 흰 스투파가 솟아 있는데 부처의 눈을 묘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인상적이다.

스투파는 유골을 매장한 인도 화장묘로 보통 불교에서 불탑을 의미한다. 스얌부나트 정상에 오르면 스투파를 중심으로 작은 탑들과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탑 주변에는 네팔 기념품과 그림 등을 파는 상점도 많아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다.

카트만두 동쪽에 위치한 보다나트 사원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사원 중 하나로 네팔을 대표한다. 하얀 원형 돔이 인상적이며 그 위에 13계단의 탑이 놓여 있다. 사방을 바라보는 붓다의 눈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전체적으로 새하얀 돔과 사원 외벽이 눈부시게 빛난다.

■ 네팔여행!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대한항공이 인천~카트만두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7시간 소요.

△비자=네팔은 인도와 달리 도착 비자이므로 증명사진을 한 장 준비해 네팔공항 도착 시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를 한다. 단,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기후=우기와 건기로 구분되는 아열대 몬순 기후를 띤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고 1년 내내 여행하기에 좋다. 12월과 1월 날씨는 화창하지만 쌀쌀한 편이다.

△통화=단위는 루피(Rs)와 뻐이샤(P)가 있다. 실생활에서는 주로 루피가 사용되며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재환전한다.

△특산품=고산지대에서 사는 산양 속 털을 채취해 만든 최상급 모직, 파시미나가 유명하다. 파시미나로 만든 스카프나 숄이 특히 인기다.

△상품정보=브이아이피 여행사에서 '네팔 환상의 완전일주+미니트레킹 8일' 상품을 판매 중이다. 포카라, 룸비니, 치트완, 티벳인 정착촌 등을 둘러본다. 폐와 호수 보트 유람, 사랑고트에서 빈다바시니 사원까지 미니 트레킹을 체험한다. 요금은 179만원부터. 대한항공을 이용해 매주 월ㆍ수ㆍ금요일 출발.



네팔 카트만두의 주요 관광지 및 멋진 사진들을 구경해보아요

늙은 고승들과 과거의 향기가 향긋 뭇어 있는

카트만두의 아름다움을 느껴봅시다.






네팔의 주요 도시 지도입니다.











카트만두에 위치하고 있는 샹그리 호텔 전경입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가장 인자하다는 석가상입니다.





카트만두 주요 관광지


카투만두 시내에 고승입니다.


네팔 궁전의 입구입니다.

카트만두 시내 정원의 한 장면입니다.


카트만두 사원의 부처상입니다.


카트만두 시내 전경입니다.


아름다운 카트만두의 황혼이 질 무렵



카트만두에서 봐라본 에베레스트입니다.
  1.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1.12.30 15:22 신고

    네팔에 가서 에베레스트 정돈 봐라봐 줘야지

  2.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1.12.30 15:22 신고

    네팔에 가서 에베레스트 정돈 봐라봐 줘야지

  3. 주봉 2016.04.28 10:29

    사진이 너무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살아있는 여신의 시선, 쿠마리 사원

네팔에는 살아 있는 여신이 있다. 당신이 운이 좋다면, 혹은 동전 몇 푼을 낼 용의가 있다면 그 여신이 당신을 창 밖으로 내다보며 응시하는 시선을 느낄 수도 있다. 그녀가 갑자기 울거나 웃거나, 혹은 부르르 떨지 않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면 그것은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신의 땅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는 현재 요란한 아동학대 논쟁에 휩싸인 채 아직도 더르바르 광장의 남쪽 끝에 있는 목조 사원 안에서 가끔 밖을 내다보며, 그렇게 살고 있다.


‘쿠마리’는 어린 소녀들 중에서 선출된 신이다. 쿠마리는 ‘탈레주’ 여신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이렇다. 여신 탈레주는 인간의 몸을 빌려 카트만두 왕국에 내려왔다. 왕은 여신을 극진히 모셨으나,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에 그만 이성을 잃고 만다. 하마터면 인간 왕에게 욕을 당할 뻔한 탈레주 여신은 분노하여 그만 사라지고 말았다. 돌아오지 않는 여신에게 끈질기게 기도한 왕의 정성은 결국 탈레주 여신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여신은 어린 여자아이를 선택하여 섬긴다면 그녀의 몸에 깃들겠노라 약속했다. 그것이 바로 ‘쿠마리’의 시작이다.


쿠마리의 선택과정은 엄격하다. 어느 정도 사리를 분별할 수 있다 생각되는 3세에서 5세의 나이, 네왈리의 카스트를 지니고 석가모니의 후손이라 여겨지는 샤카족에서 태어나야 후보자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보리수 같은 몸, 사슴 같은 허벅지, 소와 같은 눈꺼풀, 고등 같은 목. 몸에 흉터가 없고 눈과 머리카락은 새카만 색이어야 한다. 32가지의 기준을 만족시키면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캄캄한 방에서 소, 돼지, 양, 닭 등의 피투성이 사체들과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 울지도 않고 침착하다면 그녀는 쿠마리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 이후의 삶은 신으로서의 삶이다. 외부출입은 금지되고 1년에 열댓번, 종교의식 때 사원 밖으로 외출할 수 있다. 특히 9월 인드라 자트라 축제 때는 그녀의 앞에 국왕이 무릎을 꿇고 복을 구한다. 짙은 화장을 하고, 이마에 ‘티카’라 불리는 제 3의 눈을 그려 넣는다. 어떤 경우에도 몸에서 피가 나서는 안 되며, 사람들에게 늘 안겨 다닌다.


몸에서 피가 나거나 생리를 시작하게 되면 쿠마리의 생활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후 그녀를 대체할 다른 쿠마리가 그 자리에 앉는다. 여신에서 평범한 소녀로 돌아가는 삶이 순탄할리는 없다. 예전에는 그 이후의 삶이 신산하기 짝이 없었으나, 요즘은 나름대로 이후의 삶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개인교사에게 교육을 받고 중등교육과정 졸업자격에 합격하거나 영어를 익히는 그녀들. “경영학을 공부해 은행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인간적인 여신이라니, 낯설지만 그 또한 현재 네팔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혜의 눈이 닿는 땅, 보드나트 스투파 (Boudanath Stupa)

네팔에서 사람들은 어디서나 “지혜의 눈”을 만난다. 지혜의 눈은 묘한 시선으로 당신을 응시한다. 그 눈은 만물을 바라보는 부처의 눈이다. 깨달음과 모든 번뇌에서 해방되는 경지를 뜻하는 그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없다. 어떤 이들은 이 눈을 그려 넣은 이유를 이 눈이 바라보고 있는 바로 이 땅에서 불교의 이상세계를 이루려는 바램에서 찾는다. 이마에 그려진 제3의 눈은 카르마를 꿰뚫어본다.


거대한 탑이라는 뜻의 ‘초르덴 쳄포(Chorten Chempo)’, 위치한 동네의 이름을 따 ‘보우다(Bouda)’로도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투파(Stupa)인 보드나트에는 사면에 거대한 눈이 그려져 있다. 기단의 높이만 36m, 그 위에 탑의 높이 38m. 기단의 길이가 100m인 이 탑은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에너지, 즉 땅, 물, 불, 바람, 하늘을 상징하며 또한 깨달음의 13계단을 상징한다.

5세기경, 불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송첸 감포 왕의 시기에 지어졌다고 하는 이 탑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도축한 소의 살을 저며내는 일을 평생 하며 살아온 천민 노파 자드지모(Jadzimo)의 소원은 불탑 하나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녀는 왕에게 “물소 한 마리의 살로 덮을 수 있는 만큼의 땅만 주신다면 그 안에 불탑을 세우겠다”고 읍소한다.

왕은 소 한 마리, 라는 말에 선뜻 허락하였는데, 그 한 마리에서 저며낸 살로 덮은 땅이 지름이 100m가 넘었다. 지방 귀족들은 천민이 탑을 건설한다는 이야기에 분노하여 왕에게 철회를 탄원하였으나, 왕은 "한번 허락된 것은 철회할 수 없다(Jarung Kashor)"며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현재의 보드나트는 이슬람교도들에게 파괴된 후 15세기에 다시 지어진 것이라 한다.


현재 보드나트 주변은 티베트불교의 중심지가 되어 있다. 그 옛날 카트만두와 라싸 사이의 무역로로 사용되던 길 근처에 세워진 이곳은 티베트인들에게는 성스러운 곳이다. 티베트인들은 이곳이 카트만두 계곡의 모든 기운이 모이는 바로 그 중심에 있다고 믿으며, 부처의 유골이 묻혀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티베트를 무력으로 합병한 뒤 1960년부터 티베트에서 망명한 이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다시 뭉쳤고, 네팔에서 가장 큰 티베트불교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 스투파를 둘러싼 30여 개의 사원들은 불교강좌를 비롯하여 외국인들을 위한 명상코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스투파의 사면에는 지혜의 눈이 그려져 있다.

히말라야를 바라보는 법, 나가르코트 전망대

카트만두를 찾는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 목표는 히말라야에 오르는 것이다. 카트만두는 히말라야에 오르는 디딤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운 트래킹이라도 히말라야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이들을 위한 전망대가 있을 법하다. 나가르코트 전망대처럼.

나가르코트에서는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해발 2,190m인 이곳은 히말라야의 전경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카트만두 계곡 가장자리에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바라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인드라와티(Indrawati)강 계곡도 절경이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안나푸르나산의 S봉(7,273m), 안나푸르나 제3봉(7,557m), 제1봉(8,090m), 제2봉(7,937), 에베레스트산(8,848m), 칸첸중가산(8,603m), 마나슬루, 랑탕히말, 시샤팡마, 쿰부히말. 날씨가 좋을 경우의 얘기다. 에베레스트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날은 흔치 않으니, 날씨 좋은 날을 나가르코트에서 맞이한다면 자신의 행운을 기뻐해야 할 것이다. 이곳에는 안전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 전망탑도 마련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멀리 보고 싶은 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이곳에서 떨어지지 않고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면 자신의 행운을 한번 더 기뻐해야 하리라.

원숭이의 시선을 따라, 스와얌부나트 사원

당신은 가파른 385개의 계단을 오르면서, 그리고 오르고 난 뒤에도 번득번득한 응시의 시선을 견뎌야 한다. 당신이 뭔가 먹음직스러운 것으로 가득 차 보이는 가방을 들었거나 손에 음식물 봉투를 들었다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탐욕스럽게 당신을 눈으로 좇다가 급기야 당신의 손에 있는 것을 낚아채고 말 것이다. 스와얌부나트 사원, 일명 몽키템플(Monkey Temple)의 원숭이들은 굉장히 눈치 빠르고 상당히 과격하니까.


약 2천 년 전에 건립되었다고 알려진,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스와얌부나트 사원은 네팔 불교의 성지다. 1979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한 이곳은 붓다가 태어난 룸비니 다음으로 신성시되는 곳으로 순례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은 카트만두가 생겨남과 동시에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히말라야에 있는 호수에 핀 연꽃 위에 어느 날 대일여래가 나타났는데, 그를 경배하기 위해 온 문수보살은 그 호수에 악한 뱀이 살고 있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수보살이 신성한 검으로 쪼바르 산을 둘로 가르자, 호수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가장 먼저 스와얌부나트가 떠올랐다고 한다.

스와얌부나트란 ‘스스로 존재함(Self existent)'을 뜻한다. 지질학자들은 실제 카트만두가 3만 년 전에 호수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곳은 불교의 성지이지만 서로 다른 종교들이 평화롭게 어깨 겯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켠에는 네팔 불교미술의 한 경지를 보여주는 불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또 한쪽에는 땅의 여신 바순다라, 바람의 신 바유 등 힌두교 신을 믿는 사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힌두의 여신 강가와 야무나의 상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곳은 이슬람에 의해 약탈당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도 보드나트와 마찬가지로 지혜의 눈이 그려진 스투파가 있다. 1349년, 스투파에 금은보석이 숨겨져 있다 믿었던 그들은 탑을 낱낱이 해체하다시피 했는데, 다행히 곧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카트만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도 유명하다.


스와얌부나트는 ‘몽키템플’이라고도 불린다.



코끼리를 타고 가며 보다. 로열치트완 국립공원

세상에는 이미 볼 수 없는 동물들이 많이 있다. 멸종동물인 이들은 이제는 무슨 방법을 써도 직접 볼 도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보호하여 볼 수 있게 해놓은 곳들은 소중하다. 아시아의 세렝게티라 할만한 로열치트완 국립공원이 그 중 하나다.

로열치트완 국립공원은 코끼리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히말라야 산맥 기슭에 위치한, 아시아 최대규모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이곳에는 멸종위기에 놓인 인도 코뿔소와 벵골호랑이가 산다. 아열대 기후의 평원과 밀림으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400종 이상의 조류, 80종 이상의 나비가 관찰되는 곳이기도 하다.


1973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차츰 확장되다가 1984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 되었다. 공원 안에는 랍티강과 나라야니강이 흐르고 있어 배를 타고 공원을 둘러볼 수도 있지만, 이곳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주로 코끼리 트래킹을 애용한다.


이곳의 이름은 어원이 분분하다. '레오파드의 숲'을 뜻하는 치투와밴(Chituwa Ban)에서 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정글 속 깊이'를 뜻하는 치타밴(Chitta Ban)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힌두교의 신인 시타의 숲을 뜻하는 시타밴(Sita Ban)에서 온 말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죽음을 바라보다, 퍼슈퍼티나트 사원

인도의 갠지스(갠지즈)강변, 바라나시는 화장터로 유명하다. 그곳에서는 한 켠에서 시체를 태우는 광경과 타다 만 시체가 물에 떠내려가는 장면, 그리고 또 한 켠에서는 그 물로 목욕하고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풍경 속에 생과 사는 기묘하게 섞인다. 네팔에도 똑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퍼슈퍼티나트 사원 앞을 흐르는 바그머띠 강은 규모는 작지만 갠지스강(갠지즈강)의 지류로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진다. 네팔의 힌두인들에게 이곳은 죽은 몸으로라도 가고 싶은 최고의 성지다. 이곳에서 시신을 화장하면 윤회를 벗어나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강력하다.


강 주변에는 아르여가트라는 이름의 화장터가 있다. 총 여섯 개인데, 신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화장터가 구분되어 있다. 상류 오른쪽은 왕족 전용이고, 하류로 갈수록 신분이 낮아진다. 이곳의 장례식은 꽤 평화로운 편. 너무나 평화로워 장례식장의 통곡에 익숙한 이들에게 문화적인 충격을 주기도 한다. 하류에는 시체의 유품을 건져다 쓰려는 이들이 어슬렁거린다.


파슈파티나트에는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가시지 않는다.

퍼슈퍼티나트 사원은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자, 인도대륙에 있는 4대 시바사원 가운데 하나이다. 파괴의 신인 시바는 금뿔이 달린 사슴인 퍼슈퍼티로 변신해서 이곳에서 즐겨 노닐었다 한다. 그것에서 이곳의 이름이 유래했다. 이 지역의 이름은 미르가스털인데, “사슴이 산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 사원은 태어날 때부터 힌두교도인 이들만이 출입을 할 수 있다. 바그머띠 강변에는 시바를 모신 사원 외에도 부다와 브라흐마 등 여러 신을 모신 사원들이 즐비하다.

눈을 크게 뜨고 보라, 네팔 아이 호스피탈

네팔에는 백내장 치료 수술 과정에 함께 한 뒤 히말라야를 오르는 프로젝트가 있다.


아무리 멋진 자연풍광을 가진들, 볼 수 없다면 소용없다. 아무리 멋진 스투파와 조각들을 가진들, 볼 수 없다면 아무 소용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볼 게 많은 나라인 네팔에는 실명자들이 많다. 햇볕이 강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자외선에 자주 노출된 눈은 수정체가 조금씩 익어 회복되지 않고, 결국 백내장을 유발하게 된다.


백내장은 5분 안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로 치료될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가난은 그 ‘간단한’ 치료의 기회조차 박탈한다. 가난은 수많은 실명자들을 양산해냈다. 백내장 치료만을 위해 전 세계의 의료봉사팀이 네팔에 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하여, 네팔전역에는 백내장 센터가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눈병원도 이곳에 있다. 네팔에서 백내장 수술을 많이 해본 경험을 가진 이들은 다른 가난한 나라로 봉사활동을 떠나기도 했다. 네팔출신의 안과의사 산둑박사는 북한에 방문하여 10일동안 천명의 백내장 환자를 수술하기도 했는데, 이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북한을 가다]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한 해에 우리나라 사람들 중,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 2만 명 이상이 네팔을 찾고 있습니다. 많은 트레커들에 비해 트레킹 정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겨울 방학이 되면 히말라야 트레킹 계절도 시작됩니다. 본 기사는 2회를 통해 히말라야 트레킹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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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히말라야. 카트만두 도착 전 볼 수 있는 히말라야 모습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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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1977년 9월 15일, 우리나라 산악인 고상돈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정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엄홍길, 박영석, 오은선 등 전문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8000m급 정상을 등정하여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히말라야를 찾는 사람들을 우리는 '클라이머'와 '트레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머는 6000미터 이상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며,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습니다. 트레커는 히말라야 2000~5000미터 대의 히말라야 산 기슭을 걸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을 접하고 살아온 날들에 대한 반성과 살아갈 날에 대한 희망을 갖기 위해 산을 찾습니다. 클라이머가 '보다 높은, 보다 어려운"을 목적으로 한다면 트레커는 '보다 아름다운, 보다 즐거운"이 슬로건입니다.

네팔 관광청 통계에 의하면 2010년 1만5151명, 2011년 1만7495명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네팔을 여행하였으며 전년 대비 15.5%가 증가하였습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매년 히말라야를 찾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스컴이나 잡지를 통해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지만 정보가 없거나 두려움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부러워하지 말고 정보를 찾고 준비를 하면 히말라야는 전문 산악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히말라야 트레킹 관련 정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왜 네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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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트레킹 트레일 중 '신곰파'의 롯지 모습

ⓒ 신한범

히말라야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나라는 많이 있습니다. 네팔뿐만 아니라 중국, 부탄, 인도, 파키스탄에서도 트레킹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열네 개 중 여덟 개가 네팔에 있으며 아열대의 정글에서 빙하까지 다양한 자연의 경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잘 갖추어진 트레일과 롯지(숙소)는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습니다.

네팔에서는 개인의 체력과 주어진 시간에 따라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두세 시간 거리마다 롯지가 있어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해발 3000m까지는 마을이 있습니다. 수 백년 간 히말라야 원주민들의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길을 경험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와 삶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2.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는?

네팔의 3대 트레킹 코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안나푸르나 지역, 세상의 지붕인 에베레스트가 있는 쿰부 히말라야 지역 그리고 네팔에서 가장 먼저 국립공원이 되었으며 천상의 화원(花園)인 랑탕 지역입니다.

안나푸르나는 트레커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그 이유는 트레킹 코스가 대부분 고도가 낮아 고소에 따른 부담이 적고, 3일에서 30일 이상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습니다. 더구나 아름다운 다랑이논, 황량한 티베트 풍경, 아름다운 설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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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마낭지역 빙하지대 앞에서...

ⓒ 신한범

트레커들은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고려하여 다울라기리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푼힐 전망대', 접근이 쉬우며 아름다운 정경을 자랑하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그리고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쿰부 히말라야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입니다. 트레커들은 에베레스트를 조망하기 위해 칼라파트라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찾습니다. 대부분 트레커들은 해발 3800m 루클라까지 경비행기로 이동하여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급격히 고도를 상승하면 고소증이 올 수 있으며 기상 악화로 경비행기가 결항할 수 있습니다. 쿰부 트레킹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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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부 히말라야 모습. 쿰부 히말라야 고쿄피크 가는 길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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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코사인쿤도. 해발 4800m에 위치한 호수의 모습

ⓒ 신한범

쿰부 히말라야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 등 8000m급 봉우리와 아마다블람, 촐라체, 탐새로쿠 등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고쿄의 아름다운 계곡과 호수는 트레커들을 빠져들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을 가지고 있는 랑탕 지역은 카트만두에서 거리가 가깝고 트레커들이 적어 고즈넉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더구나 아름다운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아름다운 야생화와 다양한 동물을 품고 있습니다. 더구나 8000m 고봉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소에 대한 불안감 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랑탕 트레킹은 일주일이면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있는 트레커들은 랑탕 트레킹을 끝낸 후, 툴루샤브루에서 해발 4300m에 있는 힌두교 성지인 코사인쿤도와 헬람푸 트레킹을 연결하여 카트만두까지 걸어서 올 수도 있습니다.

3. 언제 가는 것이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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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모습

ⓒ 신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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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푼힐. 다울라기리군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푼힐 전망대

ⓒ 신한범

트레킹을 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비가 내리지 않으며 설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6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네팔은 몬순 기후의 영향으로 매일 비가 내리며 주카(Jukha)라고 하는 거머리가 헌혈을 강요합니다. 더구나 설산이 구름에 가려 있기에 트레킹을 즐기기 가장 나쁜 계절입니다.

가장 좋은 계절은 몬순이 끝나는 10월에서 11월과 4월에서 5월이 좋습니다. 이 시기는 설산을 가장 잘 볼 수 있으며 적당한 기온(낮은 20도, 밤은 5도 정도, 해발 2,000m 기준)으로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세계 각국에서 온 트레커들로 롯지와 트레일은 시장 바닥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다음은 12월에서 2월까지 입니다. 이 시기는 추위와 폭설로 인해 트레킹을 하기에 좋지 않은 계절이지만 시야가 좋으며 상대적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히말라야에서 겨울철을 "Korea Season"이라 합니다. 그 이유는 히말라야 트레킹은 10여일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사들과 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히말라야를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4. 트레킹 방법은?

네팔 트레킹을 준비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네팔 전문 여행사를 통해 트레킹을 하는 방법과 항공권만 구입하고 나머지 일정, 기간, 가이드나 포터의 고용 등을 본인이 스스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부분 초보 트레커는 히말라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행사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네팔 전문 여행사는 항공권 구입, 기이드와 포터의 고용, 트레킹시 숙박 등 트레킹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책임집니다. 풍부한 지식을 가진 가이드와 현지 스태프들과 트레킹을 함께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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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준비. 배낭과 카고백 모습

ⓒ 신한범

반면, 항공권을 우리나라에서 구입하고 현지에서 혼자 트레킹을 준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카트만두의 타멜이나 포카라의 레이크사이드에는 우리나라 사람이나 현지인이 운영하는 여행사가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저렴한 비용과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는 것 만큼 세상은 보인다"고 합니다. 혼자하는 트레킹이든, 여행사를 이용하는 트레킹이든 미리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준비를 한다면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한 트레킹이 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오른 최초의 8천 미터 안나푸르나의 이마를 마주하며 걸어가는 멀고 깊은 산의 길. ‘꽃 피는 시절에 만나 꽃 지는 시절에 헤어진’ 오랜 이름까지 고스란히 다 불러내고 마는 그리움의 길.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꿈꾸며 느리게 걸어가는 길.

가장 경이롭고 장엄한 풍경들

가슴에 산을 품은 사람들에게 네팔은 낙원이다. 지구라는 별에서 가장 경이롭고 장엄한 풍경을 선물하는 히말라야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의 수많은 트레킹 코스 중에서도 안나푸르나 산군을 따라 원을 그리며 도는 ‘안나푸르나 어라운드’는 트레킹의 여신으로 꼽힌다. 안나푸르나 산군의 최고봉인 안나푸르나는 그 높이가 8,091m로 지구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이다. 주변으로는 안나푸르나 2봉(7,937m), 3봉(7,555m), 4봉(7,525m), 안나푸르나 사우스(7,273m), 강가푸르나(7,454m), 닐기리(7,061m), 마차푸차레(6,997m) 등 아름다운 7천 미터급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다. ‘풍요의 여신’이라는 그 이름이 뜻하는 대로 안나푸르나로 가는 길은 풍성하다. 나무와 꽃과 숲, 사람의 마을, 만년설이 쌓인 설산과 빙하가 가득하다. 전기가 들어와 밤늦게까지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뜨거운 물에 몸을 씻을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한의 편리를 보장받으며, 최상의 풍경을 접할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다울라기리의 장엄한 일출.

손에 잡힐 듯한 강가푸르나 빙하

트레킹의 시작점은 해발고도 820m의 베시사하르(Besisahar). 구룽족의 마을로 ‘구르카’로 불리는 네팔 용병들의 다수가 구룽족 출신이다. 저지대의 계단식 밭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을 통과하는 사이 참제(Chamje), 바가르샤합(Bagarchhap 2,160m), 차메(Chame 2,710m), 피상(Pisang 3,240m)등의 마을을 지나면 마낭(3,570m)이다. 강가푸르나 빙하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서는 마을로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도적응을 위해 이곳에서 이틀간 머문다. 오랫동안 무역으로 번성해온 마낭은 등산 장비점에서 인터넷 카페까지 트레커들이 필요로 할 만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식물의 생장한계선을 넘어선 렛다르(Letdar 4,250m)를 지나면 4,420m의 쏘롱 페디(Thorung Phedi). 페디는 ‘언덕의 발치’라는 뜻. 이름처럼 쏘롱 페디는 해발고도 5,416m의 고개 쏘롱 라(Thorung La)의 발치에 엎드린 마을이다.

브르야가(Brvag)해발 3,500m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티베탄 절

쏘롱 라를 오르는 일은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길은 험하고, 험한 만큼 아름답다

쏘롱 라를 오르는 일은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길은 험하고, 험한 만큼 아름답다. 가쁜 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면 푸른 하늘과 눈 덮인 산뿐이다. 기도 깃발이 휘날리는 쏘롱 라 고개의 정상에 서면 그 모든 고생을 보상해주듯 안나푸르나의 산군이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숨을 고르며 히말라야의 연봉들을 감상했다면 이제 3,800m의 묵티나트(Muktinath)까지 1,600m를 내려가야 하는 일이 남아있다. 묵티나트로 들어서면 풍경은 다시 변한다. 설산과 자갈 덮인 사막 같은 불모의 땅 옆으로 보리가 자라는 푸른 논과 마을이 이어진다. 묵티나트에서 잘콧(Jharkot)을 거쳐 카그베니(Kagbeni)로 이어지는 길은 사막과 같이 황량한 풍경이다. 가파른 바위 절벽길을 통과해 에클라이바티(Eklai Bhatti) 마을을 지나면 자갈길이다. 절벽에서는 자갈이 굴러 떨어지고, 온몸을 날릴 듯 불어오는 강풍이 코와 눈, 입속으로 모래를 밀어 넣는다.

모래 강풍 속을 통과하고 나면 좀솜(2,713m). 비행장까지 갖추고 있는 좀솜은 이 지역의 중심지다. 안나푸르나 구간에서 가장 예쁜 마을로 꼽히는 마르파(Marpa 2,680m)와 툭체(Tukuche 2,590m)는 사과로 유명하다. 긴장을 푼 트레커들이 애플 와인을 마시며 오랜만에 음주를 즐기느라 시끌벅적하다. 좀솜에서 마르파와 툭체를 거쳐 칼로파니(Kalopani)까지 이어지는 칼리 간다키(Kali Gandaki) 강의 협곡은 동쪽으로 안나푸르나 연봉들과 접하고 서쪽으로 다울라기리(8,172m)에 접해 형성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다. 바람을 피하기 위해 만든 터널과 좁은 골목이 인상적인 라르중(Larjung 2,570m)과 가사(Ghasa 2,120m)를 지나면 따또파니(Tatopani 1,190m).

묵티나트로 들어서면 불모의 땅 옆으로 보리가 자라는 푸른 논과 마을이 이어진다.

피상에서 브르야가로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

그리워하게 될 히말라야

‘따또파니’는 네팔어로 ‘뜨거운 물’이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강변에는 뜨거운 온천이 솟아난다. 해발 고도 천 미터가 넘는 곳에 자리 잡은 노천탕이다. 탕 속에 몸을 담그고 눈을 들면 파란 하늘 끝자락에 게으른 흰구름이 어슬렁거린다. 탕 안의 바위에 책을 올려놓고 소설을 읽는다. 책 읽기가 지겨워지면 신선한 오렌지주스나 피자를 배달시킬 수도 있다. 따또파니에서 다시 1,500m를 오르면 고라파니(Ghorapani 2,750m). 이곳에서 한 시간 거리인 푼힐(Poon Hill 3,210m)은 히말라야가 선사하는 최고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안나푸르나 연봉들과 다울라기리, 닐기리, 마차푸차레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다울라기리의 일출과 안나푸르나의 일몰은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다. 푼힐에서 히말라야의 정기를 듬뿍 받았다면 이제는 산을 내려오는 일만 남았다. 도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나야풀(Naya Pul)에 도착하면 곧 깨닫게 된다. 히말라야에서 보낸 날들을 오래도록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혹시라도 남몰래 품은 이름 하나가 있다면 히말라야에는 오지 말기를. 아름다운 것들 앞에서 더 간절해지는 이름이라면 히말라야는 끝끝내 피하기를. 바다의 물결이 달을 살찌우듯 안나푸르나는 당신의 그리움을 키우고 또 키워 마침내 울게 만들지도 모르니까.

고된 트레킹 중 산에 둘러싸여 휴식을 취하는 일은 세상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호사다.

코스 소개
안나푸르나 산군의 외곽을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250여 킬로미터의 코스로 네팔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다.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혹은 ‘안나푸르나 라운딩’으로 불린다. 1977년에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개방된 이후 빼어난 자연환경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꼽혀왔다. 아열대, 온대, 한대를 지나는 동안 다양한 부족들의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으며, 장엄한 북부 히말라야의 풍경과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의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숙박시절과 식당이 있어 비교적 가벼운 장비로 편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까지 따라온다. 피상, 브라가, 마낭, 카크베니, 마르파, 좀솜 같은 어여쁜 마을, 황량한 아름다움의 묵티나트, 체력의 시험장 쏘롱라 등 다양한 매력으로 가득한 코스다. 안나푸르나 산군은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으로 길이가 55킬로미터에 달한다. 보통 보름이 소요되는 이 구간의 최대 난코스는 5,416m의 쏘롱 라를 넘는 구간이다.

찾아가는 법
한국에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후 버스로 둠레(Dumre)까지 간다. 그곳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베시사하르까지 간다. 총 8-9시간 소요. 포카라에서 출발한다면 베시사하르까지 버스로 6시간이 걸린다.

여행하기 좋은 때
트레킹하기 좋은 시기는 9월 중순부터 11월까지,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다. 그 중에서도 우기가 끝나 설산이 가장 가깝고 선명하게 드러나는 10월과 11월이 최적기다. 대신 전 세계에서 몰려든 트레커들로 몹시 붐빈다.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는 쏘롱라의 통행이 눈 때문에 막혀 전 구간 완주는 불가능하다. 6월부터 9월은 우기.

여행팁
대부분의 트레커들이 베시사하르에서 트레킹을 시작해 반시계방향으로 일주하는 이유는 쏘롱라 때문이다. 서쪽 사면의 경사가 심해 서쪽에서 동쪽으로는 하루에 넘기가 힘들어 보통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간다. 어느 계절에 트레킹을 하든 두꺼운 오리털 침낭과 동계용 등산 장비의 준비는 필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추위가 심해지므로 반드시 장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해발고도 3,000m를 전후해서는 고산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최대한 천천히 걷고, 고산병이 심해지면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보통 15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날씨가 급변하면 발이 묶일 수 있으므로 시간을 넉넉히 잡자.

만년설이 쌓인 봉우리를 바라보며 아열대의 저지대 계단식 논, 전나무 우거진 숲과 붉은 랄리구라스가 만개한 길을 지나 수목 한계선을 넘어 설산 아래까지 이어지는 길.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길을 따라 다양한 소수부족의 삶을 기웃거리며 걷는 길. 몸은 고되어도 마음은 깃발처럼 나부끼며 걸어가는 길.

낙천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

네팔의 대부분의 트레킹 코스가 그렇듯 랑탕의 길 역시 등산객을 위해 만들어진 길이 아니다. 그 땅에 기대어 살아온 이들이 오랜 세월 동안 발로 다져 만들어 온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산과 산 사이로 난 좁고 긴 그 길은 네팔리들이 생필품을 사고팔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장터로 나서던 길이었고,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 넘던 고갯길이었으며, 밭 갈고 소 치기 위해 지나다니던 밭둑길이었고, 때로는 가난한 살림을 끌어안고 도시를 향해 떠나던 눈물의 길이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어주는 옛길을 따라 걷는 동안 그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다. 곤궁한 삶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온 낙천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랑탕 트레일은 표고 1,410m의 샤브루베시(Syabrubesi)에서 시작해 3,870m의 캰진 곰파(Kyanjin Gompa)를 돌아 샤브루베시로 내려오는 일주일짜리 트레킹 코스다. 길을 걷는 동안 티베탄, 타망 부족의 마을을 경유하며 해발 7,256m의 랑탕 리룽(Langtang Lirung)과 북서쪽으로 펼쳐지는 가네쉬 히말(Ganesh himal)의 멋진 전망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내려오는 길목에 길을 틀어 고사인쿤드(Gosainkund) 호수를 경유해 순다리잘(Sundarijal)로 내려서는 고사인쿤드, 헬람부(Helambu) 트레일을 함께 결합해 보름 이상 산길에 머물러보자.

새벽 산길을 가는 포터들.

고즈넉함이 살아있는 길

안나푸르나 지역이나 에베레스트 지역에 비해 인기가 덜한 이 길은 덕분에 고즈넉함이 살아있다. 서두르지 말고 마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몸을 두며 천천히 걷자. 탕사프 마을을 지나 랑탕(Lang Tang 3430m) 마을에 들어서면 체르코 리(Cherko Ri, 4,984m)와 간첸포(Ganchenpo, 6,387m)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희박해지는 대신 전망은 좋아진다. 이곳에서 세 시간만 더 걸으면 랑탕 트레일이 끝나는 캰진 곰파(Kyanjin Gompa 3,870m)다. 이곳을 베이스 캠프로 삼아 주변의 캰진 리(4,773m 5시간), 랑시샤 카르카 (Langshisha Kharka 4,160m, 왕복 7시간), 체르코 리(왕복 7시간)까지 다녀오자.

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가 활짝 피어난 랑탕 구간

장터에 나가는 남편의 짐을 챙겨주는 아내

캰진 곰파 주변의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며칠을 보냈다면 이제는 랑탕 트레일을 내려올 시간이다. 같은 길을 되짚어 뱀부에 들어서면 툴루 샤브루(Thulo Syabru 2210m) 방향으로 길을 꺾는다. 이제 랑탕 트레일은 끝나고 고사인쿤드 트레일의 시작이다. 툴루 샤브르에서 신곰파(Shin Gompa 3,250m)까지는 네 시간.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헉헉대며 오르는 동안 꽃 핀 사과나무들과 눈 덮인 산봉우리가 위안이 되어준다. 마지막 길목에는 '환상의 꽃길'이 기다리고 있다. 오솔길 양쪽으로 늘어선 꽃 핀 랄리구라스 나무들이 붉은 전등을 달아놓은 크리스마스트리들 같다. 천천히 숲을 빠져나오면 바로 신곰파. 라우레비나약(Laurebina Yak 3,930m)까지는 두 시간 반의 숲길이 이어진다. 새들의 부산한 몸짓으로 숲은 고요하면서도 수선스럽다. 아침 숲의 서늘한 공기가 코끝으로 기분 좋게 스며들고, 주변에는 꽃을 피운 나무들이 자랑스레 가지를 늘어뜨리고 서 있다. 전나무 숲길을 걸어가는 동안 오른쪽으로는 눈 덮인 산들이 따라온다. 해발 고도 3,930m의 라우레비나약에서는 안나푸르나 히말, 람중 히말, 마나슬루, 가네쉬 히말, 랑탕 리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병풍처럼 펼쳐진 설산 너머는 신들의 거처일지도 모른다.

헬람부 구간의 트레일

설산을 배경으로 피어난 봄꽃

‘천상의 화원’을 만날 수 있는 길

라우레비나약에서 고사인쿤드(Gosainkund 4,380m)까지는 인내심을 시험하는 긴 오르막이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혼자 걷는다면 신들의 자비를 애걸하고픈 심정이 든다. 세 개의 호수가 맞닿은 작고 아름다운 마을 고사인쿤드는 힌두교도들의 성지. 4,610m의 라우레비나 라(Laurebina La) 고개를 넘고 나면 한숨 돌려도 된다. 내리막길을 걸어 곱테(Gopte 3,440m)에 들어서면 세 번째 트레일인 헬람부 코스가 시작된다. 곱테에서 타레파티(Tharepati 3,690m)로 향하는 랄리구라스 꽃길을 지나면 세석에서 장터목 가는 지리산길을 떠올리게 하는 능선길이 마긴고트(Mangengoth 3,220m)로 이어진다. 쿠툼상(Kutumsang 2,470m)까지의 내리막길도 전 구간이 랄리구라스 숲이기에 지금까지의 ‘꽃터널’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꽃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쯤에서는 발을 딛고 선 곳이 천계인지 인간계인지 의심이 들 정도. 치소파니(Chisopani 2,215m)를 지나 순다리잘(Sundarijal 1,300m)까지 내려오면 헬람부 트레일이 끝난다. 여기까지 오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서두르면 보름, 해찰하며 느릿느릿 걸으면 스무날이다.

아침 일찍 깨어 산 너머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만난 후, 짐을 꾸려 걷고 싶은 만큼 걷다가 오후가 되면 머물 곳을 찾고, 마음이 내키면 한 곳에서 사나흘씩 머물다 다시 짐을 꾸리는 생활.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부족한 것도 없는 시간들이 느리게 흘러간다.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가 피어나는 4월, 랑탕의 트레일은 ‘천상의 화원’으로 변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지치고 소진되어 축 늘어진 당신을.

체르고리로 향하는 길의 풍경.

코스 소개
랑탕 + 고사인쿤드 +헬람부 트레킹 (Langtang & Gosainkund Trek 최고 고도 4,610m)

랑탕은 카트만두 북쪽으로 티베트 남쪽과 국경을 접하는 좁은 골짜기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여행자들이 적어 고즈넉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잘 가꾸어진 숲과 맑고 깊은 계곡을 따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두세 시간 거리마다 숙소가 있어 하루에 걷는 거리를 조절할 수 있고, 곳곳에 찻집과 식당이 있어 음식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길이 잘 닦여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랑탕까지는 왕복 일주일이면 충분하지만 고사인쿤드를 경유해 헬람부 코스와 연결하기를 추천한다. 해발고도 4,380m의 성스러운 호수 고사인쿤드는 힌두교도들의 성지. 특히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가 활짝 피는 4월 초, 이 길은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다. 소요기간은 2주에서 3주.

찾아가는 법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까지 날아가 트레킹 시작점인 샤브루베시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카트만두에서 샤브루베시까지는 9시간 이상 걸린다.

언제 갈 것인가
가장 좋은 트레킹 시기는 비가 내리지 않는 시기, 즉 9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다. 그 중에서도 우기가 끝나 설산이 선명하게 보이고 날씨도 온화한 10월과 11월이 최적기. 하지만 이 시기는 전 세계에서 트레커들이 몰려들기에 호젓한 트레킹이 어렵다. 12월부터 2월까지는 상대적으로 고요하며 시야도 여전히 좋다. 하지만 3,000m 이상의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추위와 눈 때문에 힘들어진다. 3월부터 5월까지는 날씨가 따뜻하고 비도 내리지 않으나 안개가 시작되고 먼지가 날려 설산을 가리기도 한다. 대신 트레일이 붐비지 않으며, 야생화들과 설산을 함께 볼 수 있다.

여행 Tip
네팔 트레킹 시 가장 주의할 점은 장비다. 고산에서의 날씨는 급변하기 쉽고, 3천 m를 전후해 고산병이 생기기 쉽다. 반드시 안전한 장비를 갖추고, 천천히 걸어 고산병에 대비하자.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고도를 낮추어 몸이 회복된 뒤에 다시 걷자.


국내 소개된 첫 네팔작가 소설
삶과 투쟁의 현장 그린 문제작
젊은 화가와 반군의 교감 담아

» 팔파사 카페
팔파사 카페
나라얀 와글레 지음·이루미 옮김/문학의숲·1만1800원

만년설 덮인 히말라야와 유채꽃밭 사이를 지나는 트레킹 코스. 네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주로 여행자의 눈에 비친 것들이다. 네팔을 다룬 우리의 소설과 시 역시 대부분 현지 여행 경험을 담고 있다. 가이드와 셰르파가 아니면 원조 대상자로나 인식되기 십상인 네팔 사람들의 삶의 실상은 어떤 것일까. 그들은 어떤 꿈을 꾸며 어떤 고민을 품고 있을까.

네팔 작가가 쓴 그네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던 차에 새로 번역돼 나온 <팔파사 카페>는 아마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네팔 소설일 듯싶다. 네팔의 신문 기자 출신 작가 나라얀 와글레가 2005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네팔에서 5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문제작이기도 하다. 구릉 지대를 배경으로 삼아 네팔의 아픈 현대사가 펼쳐지는 이 소설은 여행지가 아닌 일상과 투쟁 현장으로서의 네팔 본모습을 알게 해 준다.

» 네팔 현대사의 비극을 한 예술가의 사랑과 버무린 네팔 작가 나라얀 와글레의 소설 <팔파사 카페>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 나왔다. 사진은 네팔 트레킹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소설은 카트만두에서 활동하는 화가 드리샤와 미국에서 생활하다 귀국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팔파사 사이의 사랑을 축으로 삼아 진행된다. 가족도 없이 홀로 생활하는 드리샤는 화가이자 작가로서 어느 정도 명망을 얻은 인물. 소설 초반부에서 그는 절실한 연애의 감정이 없는 채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의 뒤꽁무니를 쫓는 허랑한 바람둥이로 그려진다. 그러나 인도 여행 중에 마주친 팔파사에게 그는 한눈에 반하게 되고, 둘 사이에 사랑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젊음과 미모, 재능과 부를 겸비한 선남선녀의 그렇고 그런 연애사로 이어지는 듯싶던 이야기는 2001년 6월1일 네팔은 물론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네팔 국왕과 왕실 가족 살해 사건을 계기로 급격하게 방향을 튼다. 폭도들의 시위와 경찰의 통행금지령으로 뒤숭숭하던 어느 날 드리샤에게 대학 시절 친구 싯다르타가 찾아온다. 학생회장 출신으로 마오이스트 반군에 가담했던 그는 드리샤의 집에 피신해 있고자 왔던 것. 폭력과 저항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추구하는 싯다르타, 그리고 선과 색채를 통해 아름다움을 형상화하고자 하는 드리샤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

“넌 개인의 중요성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둬. 그게 네가 더 큰 그림을 포착하지 못하는 이유야. 우린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싸우고 있어.”

“그림은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있는 게 아냐. 예술은 정치가 아니니까. (…) 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색을 사용해. 정치를 끌어들이지는 않아.”

“아름다움은 삶의 쓰디쓴 진실 속에 있는 거야. 네 색깔이 표현한 건 모두 환상에 불과해.”


아차 싶었지만 쓸데없는 연민 따위를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 13세 소년이 20kg의 봇짐을 지고 해발 3000 미터 가까운 곳까지 올라가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할 것도 없다. 생사가 달린 일이 아닌 이상 나는 삶의 모습, 자연의 얼굴 그대로를 담아내야 하는 다큐PD가 아닌가. 하지만 촬영 내내 짠한 마음을 떨칠 수는 없었다. 간혹 시야에 들어오는 성모마리아 같은 안나푸르나의 자태마저도 소년 포터 로빈 앞에서는 사치스러운 풍경일 뿐이었다.

13세 소년, 삶의 목표를 벌써 세워버리다

로빈, 몇 살이지?

“열 세살이야.”

학교에 갈 시간에 어딜 가는 거니?

“나는 소년 포터야. 이제 안나푸르나에 등짐을 지고 올라갈거야.”

등짐을 언제부터 지고 다녔지?

“한, 이 년 되었어.”

아무나 질 수 있는 일이니? 넌 아직 어리잖아.

“우리는 더 어렸을 때도 땔감을 주우러 등짐을 지었어. 우리 대장님이 나를 잘 봤기 대문에 내가 포터로 뽑힌 거야.”

왜 포터로 일하고 있지?

“아저씨 우리집 봤지?”

아까 봤어.

“우리집은 물레방앗간이야.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고. 아버지가 돈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이 그곳에 살도록 해 주었지. 그런데 바로 뒤가 산이고, 물길이고, 나무는 없어.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려. 저러다 산사태라도 나면 다 죽는다고 말야. 나는 돈을 벌어서 번듯한 집을 지어 가족이 행복하게 살도록 할거야. 내 꿈은 그것이고, 그 돈을 모으기 위해 포터 일을 하는 거야.”

아버지도 있잖아. 형도 있고.

형과 함께한 로빈(오른쪽)

“아버지의 꿈은 포터가 아니야. 아버지 직업은 농사꾼이야. 농한기 때는 날품을 팔아서 돈을 벌지. 내가 포터를 해서 받는 돈의 90%는 아버지에게 드려. 우리 가족은 그 돈과 아버지, 엄마, 형이 버는 돈들을 모아서 집을 지을 거야. 형은 말을 잘 못해. 하지만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형도 포터로 일하고 싶지만 어눌하다는 이유로 기회를 잡지 못했어. 그래서 개천의 모래를 큰 길까지 옮기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지. 한 포대 무게가 60kg이야. 그것도 젖은 모래라고. 엄마는 전통주를 만들어 파는데, 별로 돈이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지만, 노느니 뭐하냐며 그 일을 계속 하고 계셔.”

왜 90%만 드리는 거지?

“학용품도 사야 하고, 포터 일을 마치고 하산 할 때의 경비라고 할 수 있지. 등산길에는 포터 대장이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하산길은 혼자 내려와야 하거든. 그때 자고 먹고… 아무튼 내가 혼자 쓸 일이 있는 거야.”

학교는 전혀 안 다니는 거야?

“학교를 왜 안 다녀? 포터 일정 끝나면 학교에 가. 형도 모래 운반 작업이 끝나면 학교에 가. 돈벌이 때문에 결석하는 걸 학교에서 뭐라고 하진 않아. 돈벌이 하고 나서 일주일만에 학교에 가도 선생님은 날 보고 밝게 웃어주시지. 나는 등산객이나 트레커들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있어서 영어를 잘 하는 편이야.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아. 헤헤헤.”

학교 졸업하면 뭐 할거니.

“나는 아직 힘도 없고 어려서 등짐을 20kg 밖에 매지 못해. 어른이 되면 30kg까지 멜 수 있고, 포터 일도 더 많이 할 수 있어. 유능한 포터가 되고, 포터 대장(사다)이 되는 게 꿈이야. 그러면 돈도 많이 벌고 하고싶은 것도 맘대로 할 수 있어.”

안나푸르나 트레킹

호주에서 자매가 왔다. 일주일 동안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는 게 여행의 목적이란다. 그녀들의 트레킹에는 포터들과 가이드가 동행한다. 목적지는 좀솜. 해발 2713m다. 로빈이 사는 담푸스의 해발이 1650m이니 로빈이 등짐을 지고 올라가야 할 높이는 약 1000m다. 20kg의 등짐을 지고 끈을 이마에 붙이고 흙길을 걷는다. 내가 그렇듯이 호주에서 온 자매도 로빈의 모습에 마음이 착잡해진 눈치다. 그러나 대장 포터가 네팔의 형편과 문화와 로빈의 꿈을 이야기하며 쓸데없는 연민으로 팁을 내 놓는 순간 아이의 장래를 망친다는 말을 하자 생각이 정돈되고 일말의 안심이 되는 얼굴로 바뀌었다. 그러나 로빈의 티없이 맑은 표정을 보면, 녀석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런 소리 듣지 않아도 로빈이 소년 로빈이 아닌 부처로 보이게 되어 있다.

로빈은 출발과 동시에 하악하악 숨을 몰아 쉰다. 뜻이 좋다고 갑자기 기운이 펄펄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까마득한 계곡 위의 좁은 길을 걷고 있을 때 나귀 행렬을 만났다. 포터들은 일제히 산쪽에 바짝 붙어서서 지나는 나귀와 몰이꾼을 바라본다. 낭떠러지 방향에 서 있다가는 나귀의 등짐이나 궁뎅이에 밀려서 황천길로 가는 수가 있다. 때로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보기엔 아무렇지 않지만 막상 다리 위를 걸으려면 정신이 아찔해지는 흔들 다리들이다. 로빈이 하루에 걸어야 할 거리는 8km이다. 저녁 무렵 일행은 롯지에 도착했다. 손님의 짐을 착착 내려놓는다. 어른들이 불을 지피고 코펠을 꺼내 식사를 준비한다. 메뉴는 매일 똑같다. 달밧. 달을 걸쭉하게 조려 만든 수프와 염소 고기, 닭고기를 넣은 카레, 야채절임 등을 밥과 함께 접시에 담아 오른손으로 먹는 음식이다. 로빈은 포터를 하면서 맛들인 달밧 때문에 집 음식이 점점 맛이 없어져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주일을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덧 좀솜에 도착했다. 마지막날 저녁 시간을 포터들과 호주 자매가 저녁도 같이 먹고 네팔 전통 악기 연주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논다. 자매가 가져온 디지털카메라로 기념사진도 찍고… 로빈도 멋들어진 노래 한 곡조를 뽑으며 그간의 고단함을 달래준다.

아침이 밝자 호주 자매는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고 포터들은 품삯을 받은 뒤 각자 자기 집을 향해 하산한다. 로빈은 내려가는 길에 사과 몇 개를 샀다. 고산지대 사과는 평지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특산물이다.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13세 소년의 생각을… 그냥 기특하게만 여기기로 했다. 그러나 녀석은 사과를 비싸게 팔지 못했다. 하산길에 사과 일부가 썩어서 손해를 보며 팔아야 했다. 로빈이 신발가게로 들어갔다. 헤진 신발을 끌고 산길을 다녀왔더니 이제는 수선도 하지 못할 정도로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그러나 신발 값이 생각 보다 비쌌다. 그냥 당분간 슬리퍼 신고 다니기로 한다. 네팔의 2대 도시이자 안나푸르나의 거점 도시인 포카라에서 주머니 속의 돈을 만지작만지작하던 로빈이 한 숨 한 번 쉬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자 부모님과 형이 반겨준다. 녀석은 엄마한테 큰 절을 하고, 또 아버지에게도 큰 절을 한다. 우리 어렸을 때도 저랬었는데… 인사를 받는 엄마의 눈이 이내 젖는다. 로빈이 벌어온 돈을 받는 아버지는 로빈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로빈과 작별했다. 딱히 할 말이 없다.

내일은 학교 가니?

“그럼, 형이랑 같이 갈 거야. 왕복 세 시간 거리야. 오랜만에 친구들 만날 생각 하니 기분이 좋아.”

좋은 생각만 하며 살아라. 튼튼하게 크고….

“빠잇!!”

나의 꿈은 무엇이었지?

녀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가 버렸다. 이제야 안나푸르나, 포카라, 로빈이 사는 담푸스 마을, 네팔에서 가장 신성한 산으로 여긴다는 마차푸차레 산이 눈에 들어온다. 마차푸차레는 그런 이유로 아직 그 어떤 사람도 등반이 허락되지 않은 산이라고 한다.

이번 촬영은 포카라에서 시작되었다. 포카라는 네팔어 포카리 즉 ‘호수’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네팔 서쪽에서 히말라야 등반이나 트레킹을 시작하려면 꼭 이 도시를 들러야 한다. 나는 네팔의 몇 곳을 여행한 경험이 있지만 포카라를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곳의 롯지 옥상에 올라가거나 전망좋은 호텔에 있으면 히말라야의 신성 같은 풍경이 한 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언제나 ‘여기 앉아서 보면 되지, 저 높은 곳을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결국 내려올 길을 땀흘리면서 올라가냐고’라는 농담을 날리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말을 꺼내지 못한다. 보름 남짓 함께 지냈지만 내 삶 한 곳에 각인될 게 확실한 로빈을 생각하면 차마 그 게으름뱅이스러운 멘트를 꺼낼 엄두가 나지 않은 것이다.

장비를 챙기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생각해 본다. 내 나이 열 세 살 때 무슨 꿈을 꾸며 살았지? 번듯한 집을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과 다 함께 사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용돈을 주머니에 넣고 무언가를 살까말까 망설인 적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크게 잘못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어쩐지 부끄럽다. 쬐끄만 녀석이 쓸데 없이 사람을 자격지심으로 인도해 버린다. 로빈의 포터 여행은 끝났지만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산을 바라보며 내 살아갈 인생 여정이나 정돈해봐야겠다.

로빈이 그렇게 하라고 등을 떼민다.

포카라의 페와호수

네팔을 여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히말라야산맥 중앙에 위치한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포카라에 머물기 위해 네팔을 찾기도 한다. 순수한 네팔 사람들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여행객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안나푸르나, 최고의 트레킹 코스

네팔을 둘러싸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은 웅장함을 넘어서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산악 국가 네팔에는 세계 10대 최고봉 가운데 8개의 최고봉이 위치해 있으며 1년 내내 최고봉을 등정하기 위해 많은 산악인이 네팔을 찾는다.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지 않더라도 네팔에서는 안나푸르나를 중심으로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흩어져 있다. 히말라야산맥 중부에 위치한 안나푸르나는 길이가 무려 55㎞, 최고봉 높이는 8091m에 이른다. 안나푸르나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꼭 도전해볼 만하다.

트레킹 코스는 평소 꾸준히 등산을 해봤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또 고산 적응을 하면서 천천히 오른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네팔 트레킹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먼저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출발하는 에베레스트 지역과 네팔에서 버스로 8시간 정도 걸리는 포카라 근처의 안나푸르나 지역이 있다.

안나푸르나 지역은 에베레스트 지역보다 오르기가 수월하고 난도가 더 낮아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에 도전할 수 있다. 보통 하루에 5~6시간씩 트레킹하는데 해발이 높은 곳을 오르기 때문에 고산병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고 트레킹 중간에 충분히 휴식하고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트레킹을 하다 보면 산자락을 따라 걷고 계곡을 건너기도 하며 현지 사람들이 사는 민가를 지나치기도 한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자태로 솟아오른 봉우리에 압도당하는 듯한 느낌은 네팔 트레킹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 즐거움이다.

◆산 아래 펼쳐진 폐와 호수

안나푸르나에서 트레킹을 즐긴 뒤에는 주변에 위치한 호수의 도시 포카라를 찬찬히 둘러보자. 포카라에는 유명한 폐와 호수가 있는데 면적이 약 4.43㎢로 네팔 중서부 지방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폐와 호수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르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골짜기로 흘러들었고, 골짜기 물이 모이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다. 호수 뒤편으로는 멀리 안나푸르나산이 솟아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깨끗한 호수 표면에 마차푸차르 그림자가 비쳐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폐와 호수를 바라보는 것 자체도 큰 즐거움이지만 호수에서의 보트 유람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해가 질 무렵 보트 선착장에 서면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과 호수, 붉게 물든 석양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시간이 된다면 작은 상점들이 모여 있는 포카라 시장을 둘러보자. 규모는 작지만 네팔을 기념할 만한 선물 등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나무 조각품, 색감이 예쁜 카펫이나 스카프, 불화 만다라 등이 좋은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독특한 불탑이 위치한 카트만두

최고 불교사원으로 꼽히는 스얌부나트 사원

네팔까지 와서 수도 카트만두를 지나칠 수는 없다. 여행객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거점이 되는 카트만두에는 불탑을 비롯해 볼거리가 많다. 그중 스얌부나트 사원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최고 불교사원으로 손꼽힌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언덕에 흰 스투파가 솟아 있는데 부처의 눈을 묘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 인상적이다.

스투파는 유골을 매장한 인도 화장묘로 보통 불교에서 불탑을 의미한다. 스얌부나트 정상에 오르면 스투파를 중심으로 작은 탑들과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탑 주변에는 네팔 기념품과 그림 등을 파는 상점도 많아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다.

카트만두 동쪽에 위치한 보다나트 사원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사원 중 하나로 네팔을 대표한다. 하얀 원형 돔이 인상적이며 그 위에 13계단의 탑이 놓여 있다. 사방을 바라보는 붓다의 눈이 신비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고, 전체적으로 새하얀 돔과 사원 외벽이 눈부시게 빛난다.

■ 네팔여행!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대한항공이 인천~카트만두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7시간 소요.

△비자=네팔은 인도와 달리 도착 비자이므로 증명사진을 한 장 준비해 네팔공항 도착 시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를 한다. 단,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다.

△기후=우기와 건기로 구분되는 아열대 몬순 기후를 띤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고 1년 내내 여행하기에 좋다. 12월과 1월 날씨는 화창하지만 쌀쌀한 편이다.

△통화=단위는 루피(Rs)와 뻐이샤(P)가 있다. 실생활에서는 주로 루피가 사용되며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재환전한다.

△특산품=고산지대에서 사는 산양 속 털을 채취해 만든 최상급  모직, 파시미나가 유명하다. 파시미나로 만든 스카프나 숄이 특히 인기다.


히말라야 전망대, 사랑코트

중국과 인도, 방글라데시에 둘러싸인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m)을 등정하기 위해 네팔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힌두교와 불교 문화유산을 만나기 위해 네팔로 떠나는 여행자들도 있다. 이렇듯 네팔은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예술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 개성있는 사원 가득한 카트만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한 기점이자 수많은 사원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네팔 분지의 중앙에 위치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봉우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나가르코트가 유명하다. 해발 2190m에 자리해 히말라야의 전경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카트만두 시가지로 들어가면 행정청과 옛 왕궁 그리고 불교ㆍ힌두교 사찰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보드나트 스투파는 네팔에서 가장 높은 사리탑으로 유명하다. 5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며 탑 꼭대기에 그려진 `지혜의 눈`이 무척 인상적이다. 돔과 정상부 사이에는 13개 층으로 이루어진 첨탑이 있는데, 깨달음을 얻기 위한 13단계를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보드나트 스투파는 티베트 불교신자들의 숭배지로 무척 성스러운 곳으로 인식된다. 이곳을 둘러싼 사원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명상코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불교 강좌를 운영하기도 하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스와얌부나트 사원은 약 2000년 전에 세워졌다. 네팔 불교의 성지로 경내에 세워진 각양각색 탑들이 네팔 불교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사원에는 385개의 계단이 있으며 계단 양쪽에 불상과 사자ㆍ코끼리 등을 새긴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 호수의 도시, 포카라

이번에는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져 있는 도시, `포카라`로 떠나보자. 해발고도 900m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세계적인 휴양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히말라야 등산과 트레킹을 시작하는 서쪽 출발점으로서 아름다운 50여 개의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를 포카라에서 시작할 수 있다.

또 포카라에는 아름다운 히말라야 경관과 어우러진 호수들이 많은데 그중 페와 호수는 약 4.43km㎢의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안나푸르나산을 비롯한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녹아내린 물이 호수를 형성한 것으로 멀리 눈 덮인 산들이 펼쳐져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페와 호수에서는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파란 하늘과 호수, 주변 산들이 어우러져 고요하면서도 무척 매력적이다. 해질 무렵에 배를 타면, 환상적인 일몰도 감상할 수 있다. 페와 호수 외에도 베너스호와 루파호 등이 있어서 낚시, 뱃놀이 등 수상놀이가 가능하다.

이번에는 포카라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전망대인 사랑코트로 가보자. 해발 1500m가 넘는 높은 곳에 위치해 훌륭한 트레킹 코스가 된다. 높은 곳에 위치해 날씨가 좋은 날에는 그림 같은 히말라야산이 펼쳐지며 발 아래 구름이 펼쳐져 신비롭다. 새벽 4시쯤 레이크사이드에서 출발하면 사랑코트 정상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10월부터 2월까지 날씨가 화창해 전망이 좋다.



"스키를 타고 천국에 이른다고? 그럼 죽는다는 말인가?" 라고 너무 앞서가진 마십시오. 여기서의 천국은 말 그대로 눈의 천국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스키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곤돌라와 리프트가 무수한 사람들을 산 위로 실어나르는 곳입니다. 한 마디로 인간의 손길에 의해 개발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한복판에서 파우더스킹을 즐기고 싶은 것은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하 스키어)의 본성일 것입니다. 이렇게 순수 자연을 찾는 스키어들의 염원이 현실화 되면서 나타난 것이 '헬리스킹'과 '백컨트리 스킹'입니다. 헬리스킹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헬리콥터라는 문명의 이기를 통해 산의 정상에 이르는 반면에 백컨트리 스킹은 자신의 신체적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맨몸으로 자연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방법입니다.

 


↑ 히말라야의 능선같은 만년설의 봉우리를 헤치며 나아가는 백컨트리 스키어

↑ 함께 무리를 지어 산을 오르는 백컨트리 스키어들. 한 줄로 서서 앞 사람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갑니다

↑ 백컨트리 스키 장비를 활용해 깊은 눈을 헤치고 산 위로 오르는 모습

↑ 대자연의 속살 깊이 들어섰습니다. 설원은 홀로 선 스키어에게 무수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 설원을 헤치며 아무도 지나지 않은 순수 자연설을 찾아 떠나가는 백컨트리 스키어들의 모습

그럼 백컨트리 스킹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백컨트리'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를 말합니다. 스킹의 영역에선 곤돌라와 리프트 등이 설치되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 곳을 통칭해서 '백컨트리'라 부릅니다. 하지만 백컨트리 스킹이라 부를 때는 '헬리스킹'이나 '캣스킹'처럼 동력을 이용하는 방법이 아닌 무동력으로 이런 지역에 접근하여 즐기는 스킹을 말합니다.

그럼 어떻게 동력을 사용하지 않은채 사람의 키보다 높게 쌓인 눈을 헤치고 이런 순수 자연상태로 접근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백컨트리 전용 장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장비와 사용방법에 대한 언급은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므로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이 자리에선 백컨트리 스킹에 대해서만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만약 스키를 메고 부츠만을 신은 채 오르려 하다가는 백여미터를 전진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백컨트리 장비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스키 밑바닥에 부착된 클라이밍 스킨은 아래로 미끄러지려는 스키를 제자리에 붙들어두는 역할을 합니다.

이십대의 한창 나이땐 북미 최고봉 맥킨리를 등정할 정도로 깊이 산에 빠져 있었던 제게는 산을 오르는 것이 스키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 것 만큼이나 행복한 행위입니다. 이렇게 깊은 눈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는 것은 산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입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힘들여 높게 오를수록 스키를 타고 내려갈 다운힐 코스가 길어집니다. 보다 깊은 파우더, 보다 긴 코스를 즐기기 위해서 몇 시간의 긴 등산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날씨가 화창하고 따스할 때는 흥겨운 설원여행이 되기도 하지만 바람이 심하거나 날씨가 추울 땐 마치 히말라야를 등정하듯이 고생스럽기도 합니다. 휘슬러의 경우엔 해발 2,000m 이상의 고도에서 이루어지는 등산이므로 숨이 쉽게 차오릅니다.

이렇게 산을 오를때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란 노래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됩니다.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하지만 높이 오른만큼 이제 내려갈 시간이 되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깊이 빠지는 신설을 헤치고 자신만의 자욱을 남기며 내려가는 기쁨은 얼마나 큰 것인지. 특히 걸어서 올라온 만큼 더욱 다운힐의 한턴 한턴은 소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무릎이상 빠지는 파우더를 헤치며 달려 내려갑니다. 입에선 자신도 모르게 "우~후!" 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깊은 눈에서의 스킹은 보기에는 쉬워보일지라도 실제론 상당히 어렵습니다. 스키가 무언가에 닿는 느낌이 오지 않고 구름 위에서 널뛰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타이밍을 놓치거나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깊은 눈 속에 내팽겨치기 일쑤입니다. 마치 물속에 빠진것처럼 허우적대야만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타이밍을 찾으면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부드러운 힘에 의해 둥실둥실 떠내려가는 느낌을 만나게 된답니다. 자신이 스킹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이 자신의 뒤로 흘러지나가는 것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입니다.

이렇게 황홀한 스킹을 하고 내려온 후에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지나지 않은 버진 파우더이기에 자신만의 스킹 자욱이 그대로 남습니다. 그 자욱은 자신의 스킹 철학이고 자신을 나타내는 자신만의 싸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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