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이 쌓인 봉우리를 바라보며 아열대의 저지대 계단식 논, 전나무 우거진 숲과 붉은 랄리구라스가 만개한 길을 지나 수목 한계선을 넘어 설산 아래까지 이어지는 길.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길을 따라 다양한 소수부족의 삶을 기웃거리며 걷는 길. 몸은 고되어도 마음은 깃발처럼 나부끼며 걸어가는 길. 낙천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 네팔의 대부분의 트레킹 코스가 그렇듯 랑탕의 길 역시 등산객을 위해 만들어진 길이 아니다. 그 땅에 기대어 살아온 이들이 오랜 세월 동안 발로 다져 만들어 온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산과 산 사이로 난 좁고 긴 그 길은 네팔리들이 생필품을 사고팔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장터로 나서던 길이었고, 어린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위해 넘던 고갯길이었으며, 밭 갈고 소 치기 위해 지나다니던 밭둑길이었고, 때로는 가난한 살림을 끌어안고 도시를 향해 떠나던 눈물의 길이었다.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어주는 옛길을 따라 걷는 동안 그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눈물과 웃음의 냄새를 진하게 맡을 수 있다. 곤궁한 삶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온 낙천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랑탕 트레일은 표고 1,410m의 샤브루베시(Syabrubesi)에서 시작해 3,870m의 캰진 곰파(Kyanjin Gompa)를 돌아 샤브루베시로 내려오는 일주일짜리 트레킹 코스다. 길을 걷는 동안 티베탄, 타망 부족의 마을을 경유하며 해발 7,256m의 랑탕 리룽(Langtang Lirung)과 북서쪽으로 펼쳐지는 가네쉬 히말(Ganesh himal)의 멋진 전망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내려오는 길목에 길을 틀어 고사인쿤드(Gosainkund) 호수를 경유해 순다리잘(Sundarijal)로 내려서는 고사인쿤드, 헬람부(Helambu) 트레일을 함께 결합해 보름 이상 산길에 머물러보자. |
새벽 산길을 가는 포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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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국화 랄리구라스가 활짝 피어난 랑탕 구간 |
장터에 나가는 남편의 짐을 챙겨주는 아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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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람부 구간의 트레일 |
설산을 배경으로 피어난 봄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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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고리로 향하는 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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