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상상력은 경이롭다.

하늘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 적 있었는가? 지난해 문을 연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에서는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까지 6시간 30분. 창이공항에서 셔틀을 타고 20여분을 달리면 중심 업무 지구가 나타난다.

이곳에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자인 모세 사프디(Moshe Safdie)가 설계한 싱가포르의 랜드 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가 있다.

지상 200m 높이에 최고 52도까지 기울어진 외관,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모양의 55층짜리 건물 3개동과 이를 연결하는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가 최상층에 올려진 독특한 디자인의 57층짜리 호텔은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며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됐다.

마리나 베이 샌즈는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뿐 아니라 관광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호텔, 컨벤션센터, 쇼핑몰, 레스토랑, 카지노, 극장, 전시관 등 비즈니스, 레저, 엔터테이먼트가 결합된 아시아 최대 복합 리조트로 성장하며 싱가포르를 바꾸고 있다.

■ 예술이 함께 숨 쉬는 곳

마리나 베이 샌즈는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설계 당시부터 리조트 곳곳에 예술혼을 불어넣는 전무후무한 아트 프로젝트는 가히 기념비적이다.

호텔 1타워 메인 출입구를 들어서면 아트리움의 5층에서부터 12층 사이 허공에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국의 설치미술가이자 조각가인 안토니 곰리(61)의 'Drift'라는 제목의 무게 14.8t, 길이 40m, 높이 23m, 폭 15m 크기의 얽히고설킨 초대형 매트릭스 조각이 허공에 매달린 채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또 현관 로비에는 미국의 유명 화가 솔 르윗(1928~2007)이 개념을 잡고, 그의 팀(마스터 아티스트)이 제작한 가로 17m의 벽화는 무채색 톤의 호텔 공간에 적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등의 대담한 원색으로 표현된 둥근 선들이 강렬한 율동미를 보여준다.

이는 마치 한국의 태극무늬와 색동을 연상케 했다.

호텔 1타워에서 2타워로 가는 내부공간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상하이 출신 쩡충빈(50)이 만든 대형사기 도자기화분 83개가 줄지어 세워졌다.

각기 커다란 나무를 지탱하고 있는 이 화분은 높이가 3m, 무게가 1200㎏에 이르며 너무 커서 대형 가마를 새로 지어 구워냈다고 한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네트 칸(51)이라는 미국 작가에게 의뢰해 높이 112m, 가로 17m의 금속 조각 작품을 내걸었다.

이 금속망 조각은 바람이 불 때마다 26만개의 알루미늄 판이 움직이며 빛을 반짝인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호수의 물결이 출렁이는 듯하며, 수천마리의 고기 떼가 무리지어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미국 작가 제임스 카펜터(62)의 형광조명 설치작품이 카지노 외관 전면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 200m 하늘에서 즐기는 수영

싱가포르의 중심지를 360도 돌며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상 200m의 옥상에 위치한 스카이 파크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걸작이다.

1만2400㎡의 면적은 축구장 3개의 넓이와 맞먹으며 에펠탑보다 길게 뻗어 있어 A380 점보 여객기 4대 반을 세워 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250그루의 나무와 650종의 다양한 식물들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싱가포르 유명 요리사 저스틴 (Justin Quek)의 요리와 현대 아시아 요리를 제공하는 스카이온 57(Sky on 57)과 쿠데타(KU DE TA) 등 최고의 레스토랑 및 라운지, 정원과 그 곳곳에 스파가 있다.

스카이 파크에는 50m짜리 수영장 3개가 이어진 세계 최대 길이인 150m의 인피니티 수영장이 호텔 투숙객들에게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개방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멀리서 보면 수영장의 물이 난간을 타고 흐르는 듯하여 보고만 있어도 아찔하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가까이 가보면 물이 있는 곳과 건물 난간 사이에는 2m가량의 안전 공간을 확보해 두었다.

수영장 안에서 바라보는 마리나 베이의 풍경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낮에는 파란하늘의 하얀 구름을 밤에는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을 헤이며 즐기는 수영은 마치 하늘위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마리나 베이 샌즈의 핵심 카지노

지하에는 1만5000㎡의 면적에 40m높이의 천장에 매혹적인 샹들리에가 설치되어 있는 화려하고 넓은 카지노가 있다.

사실상 이곳의 핵심 시설로 24시간 머신 돌아가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보수적인 나라 싱가포르가 카지노를 유치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카지노 입구에는 '21세 이하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붙여 놓았으며 성인이면 내·외국인 모두 입장이 가능하다.

단 외국인은 무료 입장이지만 내국인에게는 100싱가포르달러(8만7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또 개인이 지급한 연간 입장료가 2000싱가포르달러(174만원)이상이거나, 베팅 총액이 1만싱가포르달러(870만원)를 넘어가면 신용 조회에 들어간다.

재미 삼아 한 번씩 들르는 관광객과 달리 내국인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한 것이다.

내국인에게 받는 입장료의 수익 전액은 도박 예방과 중독자들의 치료활동을 위해 쓰인다. 도박을 끊기 힘든 중독자나 그 가족은 카지노의 출입 금지 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싱가포르 정부는 특별 위원회를 두어 법률을 만들고 내국인 보호와 도박 중독예방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카지노는 리조트 전체 시설의 5%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전체 수입의 90%를 벌어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실상 카지노를 유치하며 도박 전용 시설이라는 이미지 완화를 위해 복합 리조트라는 개발 형태를 취했으며 그 목적을 달성했다.


필리핀 마닐라의 인트라무로스(Intramuros)에는 스페인이 필리핀을 지배할 당시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인트라무로스에는 스페인의 요새와 성당도 남아 있지만 스페인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지었던 것과 똑같이 지은 집들도 남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스페인 양식의 집들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성 어거스틴 성당(San Augustin cathedral) 바로 맞은 편에는 카사 마닐라 박물관(Casa Manila Museum)이라고 이름 붙여진 멋진 스페인 하우스가 남아 있다.

카사 마닐라 박물관은 인트라무로스의 복합 문화단지인 플라자 산 루이스 콤플렉스(Plaza San Luis Complex)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콤플렉스라고 해서 큰 복합건물을 예상했지만 실제 보니 광장은 상당히 아담했다. 이 작은 콤플렉스 안에는 카사 마닐라 박물관과 함께 이국적인 야외카페가 있고 스페인 양식의 호텔, 다양한 수제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 카사 마닐라 박물관. 마닐라에 남은 스페인 귀족의 아름다운 저택이다.

ⓒ 노시경

'카사(casa)'는 스페인어로 집이라는 뜻이니 '카사 마닐라'는 마닐라의 집이라는 뜻이다. '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과거 스페인 양식의 고건축물을 잘 보존하고 내부 장식과 당시 생활용품을 그대로 전시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카사 마닐라 박물관은 이곳이 필리핀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스페인 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다. 나는 흡사 스페인 중세시대의 어느 한 공간을 여행하다가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침략자들의 집은 모두 없애버릴 것 같은데 필리핀에서 스페인 귀족의 집을 복원하고 잘 보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스페인의 지배는 이제 먼 과거의 일이 되어가고 있고 스페인을 통해 그들의 종교인 가톨릭이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인문학적인 관광자원이 많지 않은 필리핀에서 옛 내음이 물씬 나는 스페인 양식의 집들은 좋은 관광자원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생활 박물관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을 겪은 인트라무로스 내에서 가장 먼저 복원되었다. 16세기~20세기 초의 스페인계 필리핀 귀족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보존된 이 박물관 안에는 필리핀 귀족들이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는 이곳에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렸던 당시 상류층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카사 마닐라 박물관을 들어서다가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건물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좁은 건물의 입구를 들어서자 넓은 마당과 분수가 있는 아름다운 스페인 하우스가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방금 전에 필리핀 마닐라의 허름한 거리를 걷던 나는 고풍스러운 스페인의 한 집에 들어와 있었다. 나는 순간 공간이동을 한 것 같은 묘한 경험을 하였다. 이 집은 스페인 분위기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아시아에 옮겨져 있는 스페인이었다. 혹은 영화에 나오는 멕시코의 스페인 귀족들이 살던 고귀한 저택의 안마당으로 들어온 것만 같았다. 박물관과 분수대, 안마당이 아름다운 조형을 이루고 있었다.

카사 마닐라 박물관은 3층으로 되어 있었다. 안마당이 있는 카사 마닐라 박물관의 1층은 여행자들이 마음대로 구경할 수 있지만 필리핀 상류층 저택을 재현해 놓은 박물관 2층부터는 입장료를 내야 둘러볼 수 있다. 나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 박물관 2층의 계단을 올라갔다.





▲ 박물관의 장식장과 가구. 유럽 스페인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 노시경

아쉽게도 박물관 내에서의 이동은 그리 자연스럽지 못했다. 박물관에는 층마다 2명의 안내원이 있었다. 이들은 여행자들이 이동경로인 나무 바닥 위의 붉은 카펫을 벗어나는지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 안내원들은 이 건물 안에 들어온 여행자들이 혹시나 값비싼 가구들을 손으로 만지는지도 감시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멋진 스페인 양식의 집안은 온통 화려한 유럽풍이다. 건물 안의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전시된 가구와 여러 소품들은 스페인 통치시대 당시에 실제로 귀족들이 사용하던 것들이다. 거실을 장식해 놓은 벽화와 장식장, 온갖 가구, 생활용품들은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이 최고 화려함의 연속이다.

나는 바닥의 붉은 카페트를 따라 그들이 그려 놓은 동선 내로 박물관 안을 이동했다. 천장의 샹들리에는 넘치는 귀족의 여유를 보여주고 있었다. 식탁 위의 마치 커다란 커튼 같이 생긴 부채도 필리핀 귀족들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커다란 부채의 줄을 당기면 부채가 왔다 갔다 하면서 바람을 일으키는데 이곳의 귀족들이 얼마나 폼을 잡고 살았는지를 놀랍게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침대 위에는 천사를 그린 벽화가 침대의 주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박물관 안을 걷다가 갑자기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아주 인상적인 화장실을 만났던 것이다. 큰일을 보는 대변기 2개가 옆을 가리는 칸막이도 없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큰일을 볼 때 심심하지 않게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라는 뜻인가? 그런데 일을 다 보고 난 후 손으로 뒤처리를 할 때는 옆에 앉은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았을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적 차이가 신기할 따름이다.





▲ 박물관의 주방. 안내원이 한국어로 친절하게 주방용품을 설명해 준다.

ⓒ 노시경

박물관에서 마지막으로 둘러보게 된 곳은 주방이다. 주방용품이 정갈하게 전시된 주방에는 푸른 제복을 입은 덩치 큰 필리핀 안내원이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고 있었다. 이 친구는 아주 친절하고 한국 사람들에게 호의적이다. 그는 아마도 이 박물관에서 수많은 한국 관광객들을 상대했을 것이다. 그는 한국어 단어를 다양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한 주방용품을 가리키며, "주전자, 주전자!"라며 주방 용품을 설명해준다. 우리는 우리 말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안내원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즐겁게 웃었다.





▲ 박물관 안마당. 스페인 안달루시아 양식의 분위기 있는 마당이다.

ⓒ 노시경

나는 주방을 마지막으로 스페인 저택의 내부 구경을 마쳤다. 나는 박물관의 3층 베란다 위에서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잠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멈춰 서서 박물관 안마당을 감상하고 안마당을 둘러싼 스페인의 아름다운 집을 감상해 보았다. 아래에서 집을 올려다보는 것보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집이 훨씬 더 운치가 있었다. 안내원의 감시 속에 스페인의 고귀한 가구들을 둘러보는 것보다 햇살이 내려 쬐이는 안마당과 분수를 바라보는 마음이 훨씬 시원했다.





▲ 박물관 분수대. 뜨거운 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시원한 분수이다.

ⓒ 노시경

건물 안마당의 작은 분수대에서는 여름 햇살을 받으며 분수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복작거리던 관광객들이 안마당을 떠나자 분수대 주변은 다시 적막함이 찾아왔다. 그러자 나는 마치 신비스러운 정원 안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안마당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을 여행할 때 많이 보았던 파티오(patio)라는 안마당을 연상시켰다. 집 안마당은 4면 모두 외부와 구별되고 그늘이 지기 때문에 아주 시원했다.

파티오의 분수 주변에는 화분에 심어진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고 박물관 입구의 담장에서는 붉은 빛 꽃들이 자라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는 너무 어두웠지만 이곳 파티오 주변은 밝은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안마당을 조금 지나자 기념품 판매점이 나왔다. 그리고 기념품 가게 옆에는 유럽 어느 도시에 들어선 것만 같은 시원스런 야외카페가 나왔다. 미로 같은 길을 지나면 플라자 산 루이스 콤플렉스(Plaza San Luis Complex)의 호텔까지 있다.





▲ 점토인물상. 필리핀의 토속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 노시경

기념품 가게에는 이곳 마닐라에서 처음 보는 독특한 물건들이 많다. 예상 외로 한번쯤 구경해볼만 한 곳이었다. 가게 안에서는 가게 주인이 화려한 색상이 칠해진 대나무 줄기를 짜집기하면서 죽공예품을 만들고 있었다. 손으로 직접 만든 점토 인물상과 목제 여인상, 그리고 인트라무로스를 그린 그림이 가게 안에 가득했다. 이 가게에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복제품들보다는 가게 주인이 직접 손으로 만든 전통 수제품이 가득했다.





▲ 전통 목조각. 여인의 전통복장이 필리핀을 느끼게 해준다.

ⓒ 노시경

집과 예술작품은 모두 그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야 아름다운 법이다. 스페인의 귀족가옥은 아름답고 멋있지만 이 땅 필리핀의 산하와는 동떨어져 보였다. 박물관 안에 전해지는 유럽 분위기보다 이 기념품 가게의 목각상들은 필리핀의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 기념품가게 주인. 가게의 기념품들은 주인이 직접 손수 만든 수제품들이다.

ⓒ 노시경

우리는 필리핀에 남은 스페인의 흔적에서 떠나 조금 더 필리핀다운 여행지를 찾아 떠나기로 했다. 인트라무로스 내의 돌길에는 여전히 뜨거운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강한 햇빛 아래에서 따라 걷기는 너무 힘들었다. 우리는 햇빛을 피해 차를 타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홋카이도는 겨울의 나라라고 했다. 눈이 20m 내려야 한겨울이 끝난단다. 넓게 보면 10월 말부터 5월까지가 동장군의 시간적 영토다. 동장군의 치세는 1년의 반 이상에 뻗친다. 영화 '철도원' '러브레터'를 비롯해 갖가지 소설, 드라마, 뮤직비디오 속 설국의 심상(心象)이 '홋카이도'라는 네 음절에 담겨 있다.

그러나 무거운 눈 옷 벗은 여기는 이제 초록 여름의 나라다. 삿포로 신(新)지토세 공항에서 시라오이(白老)까지 가는 도로 양편으로 유화처럼, 무겁도록 짙은 녹음이 마중 나왔다. 도로 가장자리 허공에는 땅으로 꽂히는 화살표 모양의 낯선 교통 표지판이 군데군데 떴다. 겨울 눈으로 차도 폭이 불분명해지는 것에 대비해 설치한 일종의 공중 차선인데, 이제 쓸 데를 잃고 파란 여름 하늘에 달린 귀고리가 됐다. 자작나무는 먼 산을 덮었다.

여름 홋카이도의 특장점은 열도의 여름을 괴롭히는 장마와 태풍이 비껴간다는 것. 위도가 높아 여름 날씨치고 선선해 래프팅, 파도타기,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 좋다. 가미후라노의 라벤더 꽃밭도 바로 이때 펼쳐진다.

▶무겁도록 짙은 녹음, 여름 홋카이도=아이누 민속박물관이 있는 시라오이는 지금은 흑소(와규ㆍ和牛)로 유명하다. 선주민 아이누는 본토의 동화 정책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곳 박물관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곰 신을 숭배하고 짚으로 만든 집에서 연어를 말리며 살던 아이누의 삶이 축소 보존돼 있다. 매일 열리는 아이누 전통 공연은 독특한 구음과 악기 연주, 춤이 어우러져 볼거리다. 한국 말을 천연스레 섞어내는 사회자 입담이 맛깔난다.

여름에 즐기는 온천 맛은 어떨까. 노보리베츠는 규슈의 벳푸, 하코네와 더불어 일본 3대 온천지에 든다. 물빛이 부연 유황 온천. 차 타고 노보리베츠에 접어들면 수천만엔을 들여 합성수지로 만들었다는 커다란 도깨비상이 반긴다. 도깨비가 많이 살았다는 이곳은 지옥 계곡으로 유명하다. 비탈 위로 차를 몰아 이곳에 들른다. 화산 폭발로 산 반쪽이 날아간 곳에 비릿한 유황 냄새,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 유황에 시달려 식물을 잃고 울퉁불퉁 황량한 땅이 지옥도를 이뤘다. 간헐천까지 나무 널판이 이어진다. 부글부글 끓어 솟는 온천의 진면을 볼 수 있다. 겨울과 달리 푸른 산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지옥 계곡은 여름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비탈진 산책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물 끓는 호수, 오유누마에 닿는다. 22m 깊이에 수중 최고 온도는 135도, 표면 온도도 40도 이상이다. 1만년 전 분화의 흔적이다.

노보리베츠 인근 시대촌(時代村)에 가면 박진감 넘치는 리얼 액션의 닌자 쇼, 게이샤 쇼를 즐기고 토리우동무시(닭 우동 찜)를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것은 아니지만 에도시대 일본 본토의 전통도 맛보기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여름 홋카이도의 꼭짓점, 우스산 전망대=시대촌을 나와 면적 181㎢의 대호수 도야코(洞爺湖)로 가는 1시간 길은 대관령을 연상케 하는 산고개 지름길을 택한다. 여름이라 눈이 없으니 시원하게 뚫린 이 도로는 정상쯤에 꼭 들러야 할 전망 포인트(요로호레)를 품었다.

여기서 요테이산(羊蹄山)이 보인다. 높이 1898m의 사화산. 언뜻 보면 후지산이다. 정상에서 갈라져 나온 만년설 모습이 양 발굽 닮아 신비하다. 요테이산 왼편 원경엔 도넛 모양으로 둘레 43㎞에 달하는 칼데라호 도야코가 깔렸다. 최고 수심 179m, 동서 지름 11㎞에 달하는 거대 호수다. 물이 깨끗해 송어, 향어 낚시가 되고 수상스키도 즐길 수 있다.

어느새 그 호수를 옆에 끼고 달린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또 다른 신비, 우스산(有珠山)을 향해. 우스산은 남동쪽에 붉은 얼굴을 내민 쇼와신산(昭和新山)에서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6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케이블카 정거장에 내려 야생화 거느린 계단길을 5분쯤 오르면 탁 트인 우스산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여름 홋카이도의 한 꼭짓점이다. 남서(南西)로 푸른 태평양, 북으로 요테이산 만년설과 도야코 호수, 서편으로 흰 연기 뿜는 흑갈색 분화구(지름 350m), 남동으로 붉은 쇼와신산, 북서로 검은 우스산 정상에 일순 포위된다. 파란 하늘을 인 채로. 수학여행 온 현지 여중생 여남은 명이 일제히 나무 난간에 올라 태평양을 향해 뜻 모를 외침을 던지더니 까르르 웃는다. 영화 속인가. 문득 헛되이 카메라를 찾아 고개를 돌린다.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 전경

필리핀 세부는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여행지로 꼽힌다. 세부가 우리에게 인기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난 2009년 개장한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 영향도 크다.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는 막탄 국제공항에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세부 최초의 대규모 워터파크와 함께 스위트룸을 비롯한 다양한 객실구성은 물론, 연인들을 위한 프라이빗한 고급 풀 빌라까지. 성별과 연령을 뛰어넘어 허니문을 떠나온 신혼부부와 가족단위 여행객들까지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숙소로 손색이 없다.





아늑한 풀빌라는 신혼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리조트의 556개의 객실들은 대부분 세부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바라보는 6개의 빌딩 내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이 좋으며, 호텔 객실의 대부분이 막탄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있어 휴양객들을 위한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대가족이 투숙가능 한 세부스위트룸, 독립된 숙소와 수영장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풀 빌라, 자쿠지빌라 등 다양한 타입의 객실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워터파크 시설이다. 휴양의 목적으로 리조트를 방문한 여행객들도 워터파크 앞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처럼, 동심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아동을 동반한 가족여행객은 물론 성인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아주 높다.





워터파크가 함께 있어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

워터파크는 크게 아일랜드 풀과 어드벤처 풀, 3개의 슬라이드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는 어드벤처 풀은 워터파크의 메인 공간으로 아동들을 위한 적당한 수온과 안전한 수심의 토들러 풀과 캡틴훅스풀, 인공파도를 느끼며 액티브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웨이브 라이더와 아마존 리버, 비치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세부해변을 닮은 곡선형 나비모양의 아일랜드풀과 세가지 타입의 아찔한 슬라이드는 각각 다른 편안함과 쾌감을 선사한다.

여행에 있어서 맛을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가인 여행객들을 위하여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의 크고 작은 레스토랑과 바를 소개한다.

하루 세 번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인터내셔널 뷔페인 훼밀리아를 시작으로 한국적인 고풍스런 실내 인테리어를 감상하며 즐기는 깔끔한 맛이 일품인 한식당 마루, 리조트 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중식당 천산, 필리핀 로컬푸드와 함께 아시아 & 웨스턴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이는 카페 아미가, 탁 트인 곳에 위치한 로비라운지 델마와 워터파크 내에 위치한 스넥바 형태의 풀 바, 라이브밴드공연이 가능한 가라오케 벨아미, 해변가에 위치해 늦은 밤 까지 운치 있는 씨 사이드 레스토랑 코랄까지 수준급의 요리와 여유로운 분위기가 준비되어 있다.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리조트는 국내 브랜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로 꼽힌다

그밖에 세부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각종 부대시설도 마련했다. 아이들의 자유공간인 키즈클럽, 넓고 푸른 바다 위 각종 해양 스포츠를 만날 수 있는 마린 해양스포츠센터, 전문 테라피스트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휴식과 디톡스를 만끽할 수 있는 카라칼라 스파 등이 있으며 국제회의와 컨벤션을 열 수 있는 비즈니스적 공간은 물론 전시회, 대규모 연회까지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줄 최첨단 시설을 구비한 연회장과 비즈니스 센터까지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공간들이 공존한다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주자이거우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곳의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중국 사람들은 호수와 폭포 등이 조화를 이루는 주자이거우 풍경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다고 여긴다. 험준한 산악지대에 펼쳐지는 계곡 풍경은 '신이 내린 비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신비롭다.

↑ 신비로운 풍경의 주자이거우

◆ Y자 형의 신비로운 협곡 = 주자이거우는 중국 쓰촨성 좡쭈자지주의 산악지대에 위치한다. 저마다 특색 있는 114개의 푸른 호수와 47개의 연못, 17개의 폭포와 11개의 급류 등으로 이뤄져 있다. 100여 종의 식물과 희귀동물도 살고 있어 원시림의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자이거우는 당나라 때부터 좡쭈가 거주하던 곳으로 9개의 좡쭈 마을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주자이거우가 발견된 것은 1970년 몇 명의 벌목공에 의해서다. 그 후 1978년 중국 정부의 엄격한 보호를 받는 관광명소가 되었고 90년에는 중국의 40대 주요 명소에 포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고 1997년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계생물권 보호구에 포함되었다.

주자이거우는 Y자형으로 만들어진 협곡이다. 수정거우, 르쩌거우, 쩌자거우 3개의 골짜기로 이뤄져 있다. 수정거우는 입구에서 눠르랑 폭포까지의 협곡을 가리킨다. 길이는 13.8㎞. 이곳에 펀징하이, 루웨이하이, 화화하이, 워룽하이, 수정췬하이, 수정폭포 등이 펼쳐진다.

펀징하이는 거대한 화분 모양을 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루웨이하이는 갈대의 바다라는 이름처럼 서정이 깃들어 있다. 화화하이는 호수에 비친 노을 모습이 한 송이 불꽃같고, 워룽하이는 용이 물 속에서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물빛과 함께 물 속에 가라앉은 통나무들의 애잔한 모습은 여행자의 발길을 잠시 더 머물게 한다. 이처럼 수정거우는 주자이거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손꼽힌다.

르쩌거우에도 아름다운 폭포와 호수가 연이어 펼쳐진다. 전주해와 폭포, 판다해와 폭포, 징하이 등이 있다. 쩌자거우에는 주자이거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창하이가 볼거리다. 길이 4.5㎞에 이르는 창하이는 주자이거우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유명하다. 수정거우에서 창하이는 약 17.8㎞ 떨어져 있다. 해발 3040m에 이른다.

주자이거우의 하이라이트는 협곡을 수놓은 아름다운 호수와 폭포들이다. 햇빛에 비치는 호수의 빛깔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신비로운 풍경을 풀어놓는다.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다채로운 색상의 호수 빛깔은 비경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오채지는 다섯 가지 영롱한 색깔을 뿜어내는 호수라 붙은 이름이다. 티베트어로 '웅장하다'는 의미의 눠르랑 폭포는 그 폭이 270m에 이르러 장관을 펼친다. 폭 310m의 전주탄 폭포도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이다.

◆ 동화 속의 세계 '황룽' = 황룽은 주자이거우 여행에서 빠뜨리지 않고 둘러보는 명소다. 주자이거우에서 북동쪽으로 약 68㎞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해발 약 3800m에 이른다.

황룽 계곡은 약 3.5㎞에 걸쳐 펼쳐져 있다. 석회암이 용해되면서 침전물이 오랜 기간 퇴적되어 생긴 카르스트지형이다. 계단식 논처럼 완만하게 경사진 석회암 연못이 이루어내는 기이한 광경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석회암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연못은 모두 3400여 개. 하얀 석회암에 고인 맑은 물이 햇볕에 반사돼 더욱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계곡 안으로 들어갈수록 고도가 높아지고 숨이 차올라 다소 힘든 코스가 이어진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고통은 잠시 잊을 수 있다. 이 밖에 5개의 폭포와 4개의 석회동굴, 3개의 사원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가는 길=청두 등 중국의 주요 도시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천~청두까지는 약 4시간10분 소요된다. 청두에서 주자이거우까지 버스로 약 6시간 소요된다.

△상품정보=자유투어에서 '청두/주자이거우/황룽+낙산대불 6일' 상품을 선보인다. 주자이거우에서 수정거우, 눠르랑 폭포, 오채지 등을 둘러보고 '삼국지의 도시' 청두에서 무후사와 금리거리, 낙산대불을 관광한다. 특식으로 샤부샤부가 제공된다. 단체비자, 가이드 및 기사 팁 불포함. 아시아나항공 이용. 요금은 74만9000원부터. (02)3455-0006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 여름, 그래도 더위를 견딜 수 있는 힘은 잠시나마 떠날 수 있는 여름휴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 올여름은 반드시 해외로 떠나리라 마음먹었다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세부를 추천한다. 비행 소요시간 4시간으로 그리 멀지 않은 데다 여행사에서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는 덕분에 꼼꼼히 잘 따지기만 하면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여름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 무인도에서 즐기는 피크닉 = 세부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답게 흥미진진한 액티비티와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호핑투어

그 중에서도 바다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아일랜드 호핑투어'가 여행자들에게 단연 인기다.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 여러 개의 섬, 그 중에서도 무인도를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으로 '방카'라는 필리핀 전통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스노클링 장비를 갖춘 뒤 배 위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열대어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먹이를 줄 수도 있다. 무인도에 잠시 들러 아름다운 세부의 자연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풍부한 해산물이 가득 차려진 점심식사도 제공된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서 배를 타며 낚시하는 기분도 색다르다.

아일랜드 호핑투어로 인기가 많은 막탄섬은 세부시티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막탄섬은 '다이빙'을 즐기려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 그만큼 바다 속이 깨끗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또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인기를 끄는 곳은 세부 섬의 북쪽 끝에 위치한 해변과 남서쪽 해안이다. 많은 다이빙센터와 실속 있는 휴양시설이 모여 있어 숨은 관광지라 할 수 있다.

◆ 럭셔리하고 아늑한 리조트 즐비 = 세부가 허니문 여행객,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모두 사랑받는 이유는 다양한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운 리조트에서부터 가족형 리조트, 지중해풍 리조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그 중에서도 '크림슨 리조트'는 2010년 7월에 오픈한 5성급 리조트다. 막탄섬에 위치하며 세부를 찾은 가족과 연인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리조트의 넓은 수영장은 아름다운 비치와도 바로 연결돼 편리하고 운치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시설인 스파를 비롯해 어린이놀이방과 포켓볼, 배드민턴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리조트 안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기존 힐튼리조트를 새롭게 리모델링해 올해 4월 오픈한 '모벤픽 리조트 & 스파'는 지중해풍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세부 막탄 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0~15분 거리에 위치해 찾아가기가 쉽다. 바로 옆에는 아름다운 산홋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166개 선데크를 갖춘 수영장과 야외 샤워장 시설을 자랑하고 열대나무 정원과 오솔길이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세부의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리조트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맛있는 해산물 음식을 맛보다 보면 세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가는 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세부퍼시픽항공, 필리핀항공에서 인천~세부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4시간 소요.

△기후=연중 25도에서 30도 기온을 유지한다. 보통 5~10월 사이가 우기, 건기는 11월부터 4월까지 계속된다.

△상품정보=온라인투어가 '크림슨+호핑투어+전신마사지 5일' 상품을 선보인다. 세부 크림슨리조트에서 숙박하며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긴다. 요금은 84만9000원부터. 모벤픽 리조트(옛 힐튼리조트)에서 숙박하는 '세부 모벤픽 리조트+호핑투어 5일' 상품은 74만9000원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용. (02)3705-8184



트윈락(Twin Rock)의 잭피쉬 무리와 다이버

접사 피사체의 천국 아닐라오(Anilao)

세계적인 먹 다이빙(Muck Diving) 사이트를 꼽으라면 인도네시아 렘베해협과 필리핀 아닐라오를 추천한다. 이 중에 인도네시아 렘베해협은 한국과는 조금 먼 거리에 위치한다. 싱가폴에서 1박을 한 후 북슬라웨시섬의 마나도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필리핀의 아닐라오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당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리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닐라오는 한국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고, 가장 가까운 해외 다이빙 사이트인 것 같다. 아닐라오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124Km 정도 떨어져 있는 조용한 어촌 마을이다.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4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마닐라 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지금은 아닐라오 지역이라고 하면 보통 많은 리조트들이 자리잡고 있는 칼룸판 반도(Calumpan Peninsula)의 서쪽 해변 지역 전체를 의미한다. 실제로는 필리핀의 행정구역상  대부분 바탕가스 지역의 마비니 지역에 속한다. 칼룸판 반도를 순환하는 도로가 없었던 예전에는 해안에 위치한 리조트로 가기 위해서는 아닐라오항에서 방카보트를 타고 20~30분 정도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도로가 생긴 이후로는 자동차로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동 시간도 절약되고 접근도 용이해져서 많은 리조트들이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명절에는 언제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지를 살피는 것은 명절을 맞이하기 전 반드시 숙지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닐라오 다이빙 투어의 장점은 좋은 다이빙 사이트들이 리조트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다이빙 사이트들은 칼룸판 반도의 남서쪽 해변을 비롯해서 그 맞은편에 있는 마리카반섬(Maricaban)과 그에 부속되어 있는 카반섬(Caban), 솜브레로섬(Sombrero), 보니또섬(Bonito), 말라지보마녹섬(Malajibomanoc)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칼룸판 반도의 남서쪽 해변에서 가까운 사이트는 방카보트로 5분 정도 걸리고, 먼 곳이라 해도 30분 정도면 대부분의 다이빙 사이트에 도착할 수 있어 편리한 점이 많다.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해협과 만으로 형성된 곳에 위치하고 있어 바다환경이 잔잔하고 파도도 높지 않아 배를 타고 이동하는데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아닐라오는 초보자들이 즐길 수 있는 사이트에서부터 강한 조류와 깊은 수심 그리고 스펙터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사이트들이 혼재해 있다. 그래서 초보자나 전문가 모두 부담없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고, 수중 촬영가들에게는 접사 촬영 소재들과 광각 촬영 주제들 모두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한 이곳은 바수라(Basura)나 마이닛(Manit)과 같은 먹 다이빙 사이트에 다양한 접사 피사체가 많아 세계적인 수중사진가들이 몰려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체험 다이빙이나 체크 다이빙을 하기에 적합한 다이브트랙(Dive Trek)

아닐라오 초입에 위치해 있는 호텔식 몬테칼로 리조트

몬데칼로 리조트는 아닐라오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다. 접사 촬영지로 유명한 바수라(Basura)와 아닐라오항구 그리고 체험 다이빙을 하거나 체크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다이브트랙(Dive Trek)이나 릭포섬(Ligpo)까지 이동거리가 매우 가까운데 비해 최근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마이닛(Mainit) 포인트나 솜브레로섬(Sumbrero)까지는 상대적으로 멀기는 하지만 대부분 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기에 큰 불편함은 없다.

1.바닷가에 접해있는 리조트의 전경 2.바다가 보이는 객실 3.카메라룸

필리핀에 산재되어 있는 대부분의 리조트들은 소규모이다. 몬테칼로 리조트도 처음에는 작은 규모의 리조트로 시작하였다가 그 후 카지노를 겸하기 위하여 호텔규모로 증축을 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카지노 운영을 하지 않지만 시설은 여느 호텔 못지않은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든 객실에서는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고, 룸에는 더블베드 2개인 트윈룸과 더블베드가 3개인 스윗트룸 등 18개의 객실이 준비되어 있다. 호텔내에는 커다란 식당이 있고, 모든 식사는 마닐라의 한국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요리사가 제공하고 있어 한국에서 먹는 음식이나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식성이 까다로운 사람도 전혀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그 밖에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노래방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이곳에는 다이빙 교육을 할 수 있는 전용풀과 넓은 수영장도 2군데나 보유하고 있어 초보 스쿠버 다이빙교육에서 강사교육까지 다이빙 교육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런 이유로 모든 다이버들에게 인기가 많고, 다이빙투어의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몬테칼로 리조트에는 많은 인원이나 장거리에 사용되는 15인승 방카보트와 적은 인원인 경우 가까운 거리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피드 보트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리조트에서 머무는 기간 동안은 나이트 다이빙을 포함하여 원하는 데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나이트록스를 원하는 다이버를 위한 시설도 준비되어 있다.

(좌)방카보트와 스피드보트 (우)바비큐를 준비하는 요리사

리조트 내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이 설치되어 인터넷을 원활히 활용할 수 있고, 노트북을 가지고 업무를 보거나, 여가시간에는 영화와 음악을 즐기고, 심지어는 국내뉴스까지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전화 사용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리조트에서는 수중사진가들의 카메라 세팅은 각자의 객실에서 하거나 아니면 식당 구석 테이블에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몬테칼로 리조트는 수중사진가들을 위한 커다란 카메라룸을 별도로 분리하여 촬영장비를 세팅할 수 있어 수중사진가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편리하다.

이곳은 손님에 대한 서비스는 만족스럽다. 손님들이 잘 챙기지 못한 장비들도 빠짐없이 준비하여 다음날 다이빙을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간식과 시원한 음료를 미리 준비하여 놓는다. 작은 일에서도 세심하게 손님을 배려하는 모습은 다른 리조트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장비실
현재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손의식 강사는 7년째 필리핀에서 살고 있으며 현지에서 CMAS 강사가 되었다. 비록 경력은 짧지만 2009년 10월부터 다이빙 리조트 운영하기 시작했고, 그 동안 필리핀 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나름대로 노하우를 터득하여 빠른 시간내에 다이빙 리조트를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놓는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

다이버들이 조금 더 안락하고 편안한 다이빙을 하기를 원한다면 몬테칼로 리조트가 적합하다. 가족들과 함께 다이빙여행을 하거나 비다이버들이 포함한 단체 투어를 위한 스케줄도 준비되어 있어 한번 쯤 방문하여 즐길 수 있는 리조트이다.

아닐라오에서 만날 수 있는 접사 피사체들


溫泉文登_온천 도시 중국 원덩을 가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50분 날면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 도착한다. 다시 자동차로 30분이면 중국이 자랑하는 온천 도시 원덩(文登)이다. 제주도 중문단지를 찾아가는 길보다 가까운 곳에 낯선 이국(異國) 풍경이 펼쳐진다.

원덩은 지금 온천 잔치 중이다. 내년 3월까지 계속된다. 지난 17일 원덩 시내 탕포(湯泊)온천 리조트에선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축제를 통해 원덩을 '중국장수지향(中國長壽之鄕), 빈해양생지도(濱海養生之都)'로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장수의 고향이자 해변의 웰빙 도시'라는 뜻의 이 야심찬 표어는 시(市)정부가 지난해 만들었다고 한다.

진시황이 온천 즐긴 곳

'장수'와 '웰빙(양생)'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루고 불로장생(不老長生) 묘약을 찾던 진시황(秦始皇·BC 259~ BC 210)이 매년 이곳 온천에 들러 요양했다는 이야기가 사기(史記)에 실려 있다. 탕포온천은 이를 기념해 리조트 야외 온천에 진시황 테마탕을 만들었다. 원덩은 지금도 중국에서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다. 인구 45만명 중 100세 이상 인구가 3만9000명이라고 한다. 물·공기·음식이 좋아 그렇다는 설명이다.

 

탕포온천의 진시황 테마탕.

산둥성 전체 17개 온천 중 5개가 원덩에 있다. 현재는 탕포온천과 톈무(天沐)온천이 영업 중이다. 나머지 3개 온천은 내년 개장을 목표로 건축이 한창이다. 탕포온천은 2년 전 8만㎡ 너른 땅에 숙박과 온천을 함께 하는 리조트 시설을 짓고 손님을 맞고 있다. 인삼·하수호·커피탕 등 실내와 야외에 만든 50여개 온천탕을 걸어다니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온천수로 채운 넓은 수영장, 거대한 자연석을 통째로 뜯어와 만들었다는 동굴 온천탕도 있다. 규모라면 뒤지지 않겠다는 중국의 대륙 기질이 느껴진다.

78도 온천 원수(原水)를 식혀 각 탕에 공급한다. 수질이 맑고 깨끗해 마셔도 좋다고 한다. 리조트에는 중국 주요 도시에 한 곳밖에 두지 않는다는 베이징 오리구이 식당 '전취덕(全聚德)'도 들어와 있다. 탕포온천 왕잉(王瑛) 총경리(總經理·사장)는 "손님들이 자기 집 같은 편안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탕포온천 동굴 온천탕. 자연석을 통째로 뜯어와 만들었다.

톈무온천은 2008년 9월 원덩 지역 온천 중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휴가철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찾는 온천 명소로 자리잡았다. 중국 각지에 12개 온천 리조트를 갖고 있는 톈무 온천그룹이 운영한다. 실내 온천탕과 수영장, 66개 노천(露天) 온천탕이 있다. 온천수는 바닷물처럼 짠맛이 났다. 나트륨 함유량이 많은 해양성 광천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오젠화(趙建華) 톈무온천 매니저는 "67도 온천 원수를 식혀 내고 있다"면서 "몸에 좋은 광물질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건강에 최고"라고 했다.

 

엄마와 아이가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장보고가 세운 사찰

두 온천 모두 별 다섯개에 해당하는 고급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객실에 냉장고가 없는 건 흠이지만 방은 넓고 깨끗하다.

원덩 인근 스다오(石島)엔 신라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가 당나라 때 신라인 거주지에 세웠던 사찰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이 있다. 높이 8m 장보고 동상과 그의 생애를 그림과 유물로 보여주는 기념관이 있다.

웨이하이에 있는 국가관광단지 화하성(華夏城)도 들를 만하다. 매일 오후 7시 30분 중국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초대형 공연이 펼쳐진다. 1000여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객석이 360도 회전하며 관람하도록 한 것도 놀랍지만 연인원 수천 명의 배우가 실제 산과 호수를 무대로 펼치는 초대형 공연에 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 청일전쟁 유적지 유공도(劉公島), 금·원나라 때 세력을 떨친 도교 전진파(全眞派)의 발상지 성경산(聖經山)도 일정에 넣을 수 있다. 유공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 하고 성경산에 오르려면 한 시간여 산행을 해야 하지만 저녁때 지친 몸을 온천물에 담그면 여행의 피로는 금세 풀린다.

여·행·수·첩

가는 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중국동방항공이 매일 인천공항~웨이하이 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웨이하이·옌타이·스다오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황제와 신의 특별한 관계, 천단공원(天壇公園)

황제가 된다는 것은 신과 교류한다는 뜻. 낱낱이 신께 고해바치고 백성의 안위를 약속받는다는 뜻. 베이징 황성 내에는 네 개의 제단이 있다. 남쪽의 천단(天壇), 북쪽의 지단(地壇), 동쪽의 일단(日壇), 서쪽의 월단(月壇)은 이름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각각 제사를 지내는 대상이 다르다. 이중 천단(天壇)은 가장 중요시되던 제단으로, 명청시대에 황제가 매년 이곳에서 천신에게 제를 올렸다. 이곳의 넓이는 무려 자금성의 네 배. 고대규모로는 가장 큰 제단이라 할만하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최대의 제전이기도 하다. 명나라의 영락제가 1420년에 세운 이 제단은 1961년 최초의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 중 하나로 선포되었고, 1998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건축법의 다양한 활용으로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 “천고지저(天高地底-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는 천지의 순리를 담아내기도 했다. 제사를 지내는 환구단(圜丘壇) 정중앙에는 하늘을 상징하는 천심석(天心石)이 놓여 있는데, 이 천심석 위에서는 독특한 메아리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황궁우(皇穹宇)를 둘러싼 회음벽(回音壁), 황궁우 앞에 깔린 세 개의 돌, 삼음석(三音石)에도 생기는 기이한 현상이다. 회음벽의 이쪽에서 서서 말한 작은 소리는 벽을 따라 전파되어 다른 쪽 벽에서도 들린다고 하고, 삼음석의 경우는 첫 번째 돌에서 손뼉을 치면 한번, 두 번째 돌에서는 두 번, 세 번째 돌에서는 세 번의 메아리가 들린다고 한다.


천단의 중심 건축물인 기년전(祈年殿) 천정에는 용과 봉황이 어우러진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바닥에 조각되어 있던 봉황이 밤에 천정의 용에게 놀러 갔다가 날이 밝자 그대로 눌러앉은 것이라고.

애정소설 속에서 신의 뜻을 읽는다, 대관원(大觀園)

단순한 애정소설에도 신의 뜻은 깃들어 있다. 인생무상 한편의 꿈과 같다는 덧없는 교훈일지언정, 그 과정에서 인간의 깨달음은 천계와 인간계를 넘나든다. 청나라 시절 조설근이 지은 소설 장편고전소설 [홍루몽(紅樓夢)]은 가히 중국의 정신이라 할만하다.

소설 속의 배경인 대관원(大觀園)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귀공자 가보옥(賈宝玉)이 살고 있는 가상의 장소인데, 현재 베이징에는 소설을 정밀하게 재현하여 만든 [대관원]이 자리하고 있다. 1984년에서 1989년까지 홍루몽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인 홍학(紅學)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원작을 재현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결과, 이후 대부분 홍루몽과 관련된 영화와 TV 드라마는 이곳에서 촬영된다.


[홍루몽]의 ‘홍루’는 ‘붉은 누각’이라는 뜻. 아녀자들이 거처하는 규방을 홍루라 일컬었으니, 소설의 제목을 번역하면 ‘규방의 꿈’이라는 의미이다.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정도로 주인공들의 애정관계를 중심에 두고 있으나, 이들이 인간 세상에 내려오기 이전, 전생의 인연을 중국고대신화의 하나인 여와신화로 설정하는 등 각종 신화와 유,불,도의 사상을 깊이 있게 담고 있다.


소설 속의 대관원은 황제의 귀비가 된 보옥의 친누이인 가원춘이 친정나들이를 하면서 막대한 돈을 들이부어 조성한 곳으로 설정되어 있다. 뱃놀이를 할 수 있는 연못, 거대한 정원, 고급저택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천상과 인간의 경치를 모두 겸비한 고대정원건축의 집대성으로 일컬어진다. 무릉도원의 이상향으로 그려진 대관원의 동쪽에서는 미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서쪽 편에서는 청대 귀족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어 홍루몽의 팬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홍루몽]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다.

야단법석 사람들의 신 섬기기, 백운관(白云觀)

유가,도가,불가의 세 사람이 강을 바라보고 함께 웃는 송나라의 그림.


신이 인간과 관계 맺는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사찰, 사원, 교회를 거친다. 백운관(白云觀)은 현재에도 대규모 회합이 열리는 중국 최대의 도교사원으로, 739년 당나라 현종 때 천장관(天長觀)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워졌다. 이후 1203년에 태겁궁(太極宮)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쿠빌라이 칸 시대 국가 승려였던 구처기(丘處機)가 기거하면서 명실상부한 도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14세기 명나라와의 전쟁을 거치며 파괴되었다가 다시 재건축되어 오늘날까지 백운관 이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도교의 일파인 전진교의 중심으로, 전진교의 제일숲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이곳에 자리한 노율당(老律堂) 앞에 놓인 청동노새는 치유의 능력이 있어 이를 만지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정기, 부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도교의 행사를 먀오후이(廟會)라 하는데, 그중에서도 백운관의 축제가 유명하다. 특히 정월 19일, 백운관이 모시는 악진인의 생일을 기념하는 회신선은 성대하다. 이날 진인이 하계로 내려와 인간들과 인연을 맺는데, 내려오는 그 모습이 일체만유의 모습인 ‘법상’이라 일반인들은 그가 진인임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날 사제들은 도교전통의식을 거행하며 화려한 시가행진을 벌이고, 사찰 앞에서는 수예품이나 과자를 판매하는 시장이 열린다. 화려한 복장과 건물장식이 볼만하다.

하늘의 비밀을 엿보려 한 오래된 증거, 고관상대(古觀象臺)

옛 현인들은 별을 보면서 무엇을 읽으려 했을까. 건조한 과학지식 너머 촉촉한 목소리를 들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신이 우주를 작동하는 방식을 엿보려 한 것은 아닐까. 북경의 천문대인 고관상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기구와 천문자료들이 보관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 천문대 자체의 천체 관측의 역사도 500여 년에 이르러 현존하는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천문대로 꼽히고 있다. 처음 북경에 천문대가 설치된 것은 여진족이 통치하던 금나라 시절. 1127년 송나라는 하남에서 천문기구들을 가지고 와 북경에서 천문을 관측했고, 원나라 세조는 1279년 사천대(司天臺)를 건설하고 새 천문기구들을 제작했다. 1436년에서 49년, 명나라 시절 사천대 근처에 세운 관상대가 바로 현재의 고관상대이다. 당시에는 관성대(觀星臺)라 불리었으며, 명청시대에 이곳을 중심으로 천문관측이 이루어져 명청관상대로 불리기도 했다.


17세기 서구인이 그린 고관상대 옥상의 천문기구.

‘베이징 고대천문의기(古代天文儀器) 진열관’이 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지난했다. 기나긴 역사를 통해 하나 둘 모였던 천문기기들은 1900년 8개국 연합군이 베이징에 침입하면서 약탈해갔고, 결국 프랑스가 약탈해간 것은 1902년에, 독일이 빼앗아간 것은 1921년에 돌려받았다. 명대에 만들어진 기기들은 중일전쟁 때 약탈을 우려해 1931년 ‘자금산(紫金山) 천문대’와 남경박물관으로 옮겨졌고, 현재 이곳에는 청대에 제조된 대형 천문기기 8개가 전시되어 있다.

속죄와 화합을 도모하다, 옹화궁(雍和宮)

그림속의 용맹한 남자는 옹화궁에서 살았던 청나라 옹정제이다.


사람을 죽인 뒤에 신에게 속죄만 하면 모든 죄가 지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속죄의 노력과 속죄의 흔적들은 지금도 남아 옛 사람의 고뇌를 엿보게 한다. 베이징 최대의 라마교 사원인 옹화궁(雍和宮)이 처음 지어진 것은 1694년. 처음의 용도는 청조 제3대 황제인 옹정제가 즉위하기 전에 머물던 저택이었다. 옹정제가 즉위하고 나서 3년 뒤에 옹화궁으로 이름이 붙여졌으나, 정식으로 라마교 사원으로 결정된 것은 이곳에서 태어난 건륭제 때 이르러서이다. 몽골과 티베트 등 소수민족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1744년 이곳을 정식으로 라마교 사원으로 만들었는데, 그 배경은 단지 외교적 목적만은 아니었다. 스스로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다고 생각한 건륭제 스스로의 속죄의 의미도 있었다.


옹화궁 내에 자리 잡은 만복각 안에는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의 목조 미륵불이 있다. 지상 18m, 지하 8m, 합쳐서 26m인 이 목조 미륵불은 한 그루의 백단목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티베트의 달라이라마가 건륭제에게 선물한 이 불상 이외에도 볼만한 것은 활짝 웃는 얼굴을 한 불상인 포대화상(布袋和尙). 사람들이 큰 배 미륵불이라고도 부르는 이 불상은 9세기 말 현존했던 스님을 모델로 하고 있다. 큰 자루에 온갖 필요한 일용품들을 넣고 다녀서 얻은 이름이 자루스님, 즉 포대화상인 것이다.

인간의 근원을 생각하다, 주구점 북경원인 유적(周口店北京猿人遺迹)

신이 직접 내려와 이룬 천하인 듯 여겨왔던 중국도, 사실은 지난한 인류진화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1929년, 북경원인의 두개골 화석 발굴은 인류의 기원을 찾아내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한 발견이었다. 이곳에서 발굴된 화석은 두개골 6개, 두개골의 조각 12개, 아래턱뼈 15개, 치아 157개 등 상당한 분량이었으나, 1941년 일어난 태평양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후 최근 들어 다시 발굴이 재개되면서 2003년 6월 또 다시 인간의 화석이 대량 발굴되었다. 5~60만년 전의 인류가 불을 사용했다는 증거, 석기를 사용했다는 증거, 무덤을 만들고 장식품을 착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된 15개의 발굴지들과 발굴품들을 전시한 박물관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의 작은 산 이름은 용골산(龍骨山). 이름에서도 짐작하다시피 용의 뼈라 불리는 각종 동물의 뼈 화석들이 심심치않게 발견되었던 곳이다. 고래로 이곳에서 나온 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며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한다.


북경원인의 두개골 측면.

그렇게 잃어버린 뼈 중에 소중한 화석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 어찌나 섬세하게 작업했는지 손상 없이 두개골에 붙은 흙을 제거하는 데 4개월이 걸렸다는 고고학자들의 일화와 비교해보면 그 안타까움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되어 있다.

신과 인간, 오래 싸우고 오래 속이다. 숭문문(崇文門)

유백온은 중국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기도 한다.


신과 인간이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은 아니었다. 북경은 용왕과 오래고도 힘겨운 싸움을 한 도시이다. 북경 지방이 전부 바다여서 ‘고해유주(苦海幽州)’라 불렸던 시절, 사람들은 용왕과 싸워 이겨 북경을 육지로 만들었다. 이때 도망쳤던 용왕의 아들 용공은 이후 명나라 주원장의 군사인 유백온과 요광효가 북경성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금 북경을 빼앗을 궁리를 한다. 처음엔 북경 안의 모든 물을 빼앗을 계략을 짰던 용공은 실패하자 북경을 물에 잠기게 하려고 아들 용아를 데리고 지하의 수로를 따라 북경으로 온다. 북경이 물바다가 되자 요광효는 그들과 대치하고, 힘겨운 싸움은 결국 또다시 사람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요광효는 그때 잡은 용공과 용아를 각각 북신교와 숭문문 근처에 묶어두고, “언제쯤 풀어줄거요?”라는 말에 “성문을 열 때 돌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풀어주겠노라”라고 답하게 된다. 그 뒤, 북경성의 아홉 개의 문 중 여덟 개의 문만 성문을 열 때 누각에 달아놓은 돌판을 두드리고, 숭문문 하나만이 쇠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구문팔전일구종(九門八錪一口鐘)’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또 다른 전설은 유백온과 요광효가 북경성을 짓기 위해 엄청난 폭우를 내리며 장난치는 용들을 잡아들이면서 시작한다. 놀라고 겁이 난 용들이 사방팔방으로 도망치자 마지막으로 남은 아버지 늙은 용이 이들과 대치하게 된다. 힘겨운 싸움 끝에 사대천왕의 도움으로 늙은 용을 이긴 이들은 그를 숭문문 근처 철탑에 가두고, “북경성이 완공되어 숭문문의 돌판소리가 들리게 되면 풀어주겠노라.”약속한다. 14년간의 대공사 끝에 북경성이 완공된 날, 늙은 용은 돌판소리가 들리기만을 학수고대하였으나 숭문문만 종을 쳐서 결국은 풀려나지 못했다 한다.

미리 준비하는 겨울 여행

Let's Go!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 <궁>의 신채경이 사랑한 도시는? 정답은 마카오 되시겠다. 그녀들이 마카오를 선택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터. 마카오는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포르투갈 식민지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건물, 아기자기한 골목, 맛있는 음식, 스파, 쇼핑까지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거리 곳곳에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고, 화려한 일루미네이션도 볼 수 있어 마카오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란해하고 있는 싱글녀들이여, 올해 크리스마스엔 마카오로 떠날지어다!

돈은 얼마나 들까?

항공료 600,000원

숙박료 200,000×2(일)=400,000원

교통비 30,000원

식대 150,000원

기타 예비비(곤돌라 탑승료, 예비비 등) 50,000원

합계 1,230,000원

* 2인 여행시 1인 비용

여행지, 여기로 간다!

세나도 광장 (Senado Square)

마카오의 중심지이자 마카오 여행의 시작지다. 이곳을 출발하여 성 도미니크 교회, 성 바울 대성당, 몬테 요새까지 도보로 둘러볼 수 있다. 물결 무늬 바닥이 있는 작은 광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마카오관광청

자비의 성채 (Santa Casa da Misericordia)

아시아 최초의 자선 복지 활동 시설이다. 1569년에 설립됐다. 2층에는 박물관이 있다. 선교와 관련된 자료와 종교 예술, 고문서, 자비의 성채를 설립한 '돈베르카오르 카이네로'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성 바울 성당의 유적 (Ruins of St. Paul's)

마카오 지폐를 비롯해 홍보 책자, 엽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마카오의 상징적인 곳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럽풍 성당으로 17세기 초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들이 설계했다. 1835년 화재로 정면 계단과 파사드(건축물의 출입구가 있는 정면 부분)만 남아 있다.

몬테 요새 (Monte Fortress)

1617~29년에 구축된 포르투갈군의 요새다. 성 바울 성당의 유적에서 언덕으로 더 올라가면 나온다. 22대의 대포가 성벽을 따라 위치해 있는데 1662년 네덜란드 함대를 향해 사용되었다. 성벽에서는 마카오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아마 사원 (Templo de A-Ma)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아마'는 바다의 수호신 틴하우를 일컫는다. 아마 사원에는 틴하우에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풍랑으로 모든 배가 뒤집어졌지만 틴하우가 탄 배는 무사히 육지로 돌아왔고, 이후 그녀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15세기에 그녀가 사라진 자리에 작은 사당을 만든 것이 아마 사원의 시초다. 지금은 불교, 도교, 민속신앙 등 하나의 절에 다양한 신들을 모시고 있다.

피셔맨스 워프 (Fisherman's Wharf)

전세계 유명 건축물을 축소해 재현한 대형 테마파크다. 2005년에 오픈했다. 구역별로 로마 콜로세움, 이집트 유적, 중국 당 왕조 건축물, 인공 화산 등이 재현되어 있다. 쇼핑 아케이드, 레스토랑, 호텔, 바 등이 한자리에 위치해 있어 마카오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꼴로안 빌리지 (Coloane Village)

조용하고 한적한 어촌 마을이다. 마카오 남쪽에 위치해 있다. 드라마 <궁>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중심은 1928년에 세운 바로크 양식의 성 프란시스 자비에 성당이다.

성 도미니크 교회 (St. Dominic's Church)

1589년 지어진 바로크 양식의 교회이다. 내부가 화려한데 '파티마의 마리아상'과 바로크 양식의 제단, 종교 관련 유물 등이 있다.

↑ 0001(카파도키아 명물인 기구투어. 중력의 힘을 가뿐하게 이겨내어 새가 되어 날아보자. 열기구의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이 크다.)

[MOUNTAIN=김지영] 최근 들어 TV나 블로그 등의 홍보로 터키 여행은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꼬마들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여행 필수코스가 되어버렸다. 이들은 자고 먹고 반복해도 제자리의 시계바늘처럼 쉽게 줄어들지 않는 12시간의 비행시간을 비웃듯이 가볍게 비행기에 올랐다. 저녁에 출발해, 도착하니 다시 저녁이다.

중력을 이겨내는 어마어마한 힘을 얻다
터키 아타투르크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행은 이제 시작. 영어와 터키어로 복잡하게 뒤얽힌 국내선으로 한 번 더 갈아타고, 총 14시간의 비행시간 후에 도착한 곳은 카파도키아 지역의 괴레메 마을이다.

↑ 0002(비잔틴 시대의 수도원. 바위 안에 파인 수도원으로 들어가, 박해받은 그리스인들이 되어보자.)

카파도키아는 비잔틴(로마)시대에 기독교인에 설립 된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중동부를 일컫는 고대시대의 지역 명이다. 로마의 지배를 받던 이 시기에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시대의 탄압을 피해 이곳에 자리매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 왕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것도 카파도키아였다. 또한 비잔틴 시대에 정치권력과 손을 잡은 타락한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는 수도승들이 함께 모여 살며 개혁 운동을 시행하던 곳에서 의미가 깊다. 로마시대의 일상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새롭고 신기할 뿐이다. 기독교 박해로 수천, 수만 세월 동안 자연의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희귀한 바위 속에 동굴을 만들어 숨어 살던 그들의 일상은 현 시대의 우리에게는 소중한 역사 속의 한 순간이 되는 것이다.

↑ 0003(그리스도인들이 카파도키아에서 교회를 세우고, 예수, 성모 마리아 등의 그림들을 그리고,숭배했다.)

카파도키아는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층이 굳어 긴 시간동안 자연적으로 생겨난 모습이다. 이 곳의 지역에 있는 바위들이 비슷하고, 똑같이 생겼더라 하더라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모습이 아니라, 자연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희귀한 광경이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카파도키아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없을 것 같은 황량함을 느낀다.

↑ 0004()

↑ 0005(수 만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기괴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제미벨리의 바위 속에 파뭍혀 길을 걸어보자.)

이틀간의 카파도키아 여행은 첫날 기구투어, 그린투어에 합류해 진행하고, 둘째 날에는 카파도키아를 내 몸으로 느끼기 위해 다양한 지역 주민에게 물어물어 잘 나오지 않은 지도를 보고 협곡 트레킹을 떠났다.
한국에서 카파도키아는 기구투어를 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새벽 일출과 함께 카파도키아의 다양한 모양의 바위 위를 날고 있노라면, 한가로이 하늘 위에 둥둥 떠다니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다. 나를 누르는 중력은 어디 갔는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 기구에 비춰지는 카파도키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하며, 서로의 여행 계획을 묻는다. 그리고 여행에서 있었던 재밌는 사건 사고들을 말하며 서로 공감하고 좋아한다. 터키여행의 시작이 좋다.
기구는 엄청난 열기와 공기로 힘껏 어깨 필 준비만으로도 충분한 위엄을 자랑하며 우리를 압도 시킨다. 누워만 있던 열기구가 이제 기운을 차린다. 조금씩 일어난다. 아무리 열과 공기를 불어넣어도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던 열기구가 벌떡 일어선다. 모두 환호성을 지르고 열기구에 올랐다. 열기구에서 내려 보는 카파도키아는 우주에서 자전을 멈춘 지구를 보는 듯하다. 나를 누르는 중력을 내가 손 하나 까딱 해 밀어내고 있다. 하늘 위에서 내일의 트레킹 코스도 함께 가늠해본다.


↑ 0006(황폐할 것만 같은 카파도키아에 흐르는 생명력 넘치는 으흘랄라 계곡. 그린투어를 이용하여 반드시 방문해보자.)

황량한 카파도키아에서 생명을 찾다
그린투어는 카파도키아 괴레메에서 약 1시간가량 차로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으흘라라 계곡을 가기 위해 신청했다. 입구에서 내려다보는 계곡과 양쪽으로 높이 뻗은 바위들은 다시 한 번 환호성을 지르게 한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높은 이 바위틈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기독교인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이러한 놀라움에 바위를 따라 내려가 길의 바닥에는 흐르는 계곡 물이 있다. 황량했던 카파도키아에서 계곡을 보다니.
으흘랄라 계곡 트레킹은 처음 약 10분간 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계곡에 이르러 평평한 오솔길로 이어져 있다. 이 오솔길을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 걷다보면 출구가 나온다.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그린투어에 참가하면 먼 곳까지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 0012(카파도키아에 방문하면 동굴호텔에서 분위기를 흠뻑 느껴보자.)

그린투어에는 이 밖에도 유네스코에 등록된 데린쿠유 지하도시도 함께 방문 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땅 아래에 굴을 파고 조성한 도시인데, 카파도키아 전체 30개가 넘는 지하도시가 있다고 한다. 뜨거운 햇볕을 뒤로 하고, 지하 8층 깊이의 이곳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시원하고, 아늑해 좋다. 하지만 아직 지하 일층. 가이드의 인솔아래, 한 층 한 층 계속 내려간다. 내려갈수록 내 한번 굽혀진 허리는 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왠지 산소도 부족해서 숨도 더 차는 듯 한 느낌이다.
이 지하도시는 과학적으로 만들어져서 환풍구도 있고, 지하 8층까지 식수나, 물건들을 나를 수 있는 통로도 있다. 이러한 좁은 곳에서 박해를 받아도시를 형성하고, 살아갔다는 비잔틴 시대의 사람들을 생각하니, 재미있게 구경하러 온 나의 마음이 숙연해졌다.

스타워즈 주인공처럼 희귀한 바위들 사이를 누벼보자
오늘은 어떤 투어에도 참여하지 않고, 내 두발로, 내 눈으로 길을 찾고 걸어 다닐 예정이다. 물론 내 보물인 지도를 들고 총 네 곳의 협곡을 트레킹했다. 유명하지만 일반적으로 투어가 연결되지 않아 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는 제미벨리를 비롯하여 로즈벨리와 레드벨리까지 계획했다. 약 6~7시간에 걸친 벨리 트레킹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대중교통 없이도 쉽게 걸어가면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인적이 드물지만, 넓은 벨리 속에서 그들만의 트레킹 길 표시가 수많은 길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는 우리에게 길을 제시해준다. 길이 다양하게 있을 때는 주위를 둘러보고 방향표시를 찾자.


↑ 0014(인적이 드물지만, 길을 잃을 위험은 없다. 주위를 둘러보고 표지판만 잘 따라가면 된다.)

제미벨리는 괴레메 마을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벨리의 초입은 우뚝 솟은 바위들 사이로 길이 나있다. 사실 이 계곡은 여행책자에 따르면 4~5km 정도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계곡 끝부분은 길이 보수가 되어있지 않고, 잃을 위험이 크다. 시작점에서 출발해, 약 한 시간가량 표시가 잘 되어있는 길을 따라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 좋다.


↑ 0013(레드벨리와 로즈벨리는 미국의 그랜드 캐년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일몰을 바라볼 수 있다.)

제미벨리를 걷고 있으면 멀리 마치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레드벨리와 로즈벨리를 함께 볼 수 있다. 제미벨리를 따라 걷다보면 유네스코에 등록된 교회를 볼 수 있다. 이 교회에서 일하고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의 가던 길을 붙잡고 차 한 잔주시며 교회를 소개시켜주신다. 처음엔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현지인이 처음이라 거리감을 두었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 교회를 몇십 년 동안 지키시면서 세계 각국의사람들에게 괴레메 마을의 자랑거리와 구경거리를 소개해 주시고, 한숨쉬고 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셨다. 그의 친절함에 낮선 길을 걷는 나의 긴장감을 따뜻한 홍차 한 잔으로 사르르 녹여주었다.

↑ 0011(갈라타 탑에서 바라본 이스탄불 전경.)

레드벨리와 로즈벨리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꼬리를 살랑 거리는 레드벨리와 로즈벨리는 같이 이어져 있어서 한 번 가면 일석이조로 트레킹을 할 수있다. 보통은 로즈벨리 투어에 있어서 약 만 원 정도만 여행사에 지불하면 트레킹 시작하는 입구에 데려다 주고, 아크테페라는 일몰 전망대에서 일몰을 보고 데려와 준다. 몇 몇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여행객들을 위해 기구투어, 그린투어를 하면 서비스로 함께 신청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 제미벨리를 지나 레드벨리 향했다.
이곳은 투어로는 보지 못할 길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바위 사이도 지나가고, 스타워즈 영화에 나오는 외계의 행성에 와 있는 느낌도 준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다 길이 없으면 주위를 살피라. 또 길 표시가 있다.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 레드벨리가 나온다. 약 2km를 가면 입구가 나오고 이제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레드벨리와 로즈벨리는 미국의 그랜드 캐년의 축소판이다. 광활한 붉은 바위들로 장관을 만드는 협곡들 사이로 메마르지만 장엄한 바위들이 솟아나 있다. 이렇게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면 괴레메 마을과 차우신 마을로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각자의 목적지에 따라 길을 선택을 하면 된다.

기운이 넘치는 자연의 힘을 보고, 듣고, 느껴보자
페티예 시내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고불고불한 산길을 가다보면 눈앞에 펼쳐진 사클라켄트를 발견한다. 사클라켄트는 페티예 남동쪽 약 55km에 자리한 협곡으로 여름에는 계곡 트레킹이 명성을 날린다. 계곡 입구 마을부터 이미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고도 남을 엄청난 기운을 느낀다. 표를 끊고 200 미터 가량은 안전하게 계곡 트레킹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름이나, 오전 중엔 가이드와 함께 안전하게 계곡에서 두발로 걸어보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 물 속에서 내 두발은 왠지 모를 신선노름이다.

↑ 0007(욜루데니즈 해변의 사람들 틈에 낚시하는 노인.)

페티예의 이튿날은 고대하던 욜루데니즈 블루라군 트레킹이다. 시작은 페티예의 카야쾨이, 그리스인들이 거주하였다가 지금은 다 빠져나가버린 유령도시이다. 이곳에서 도착해 한걸음씩 올라가면 송글송글 맺히는 내 이마의 땀. 더워서인지, 아무도 살지 않는 카야쾨이의 적막함으로 등골이 오싹해져서 인지 알 수 없다.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페티예에서 올라가는 길은 노란색과 빨간색 선으로 돌이나, 기둥 등에 표시가 되어 있다. 또한, 카야쾨이 마을 위에만 올라가면 평탄한 길로 블루라군 뿐만 아니라, 봄이면 나비가 가득한 버터플라이 계곡까지 보면서 내려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오면 길을 찾기 어렵고 오르막길이 계속되며, 무엇보다 블루라군에게 당신의 뒷모습만 보여준다. 그러니 선택은 자유.

↑ 0008(파묵칼레. 따뜻한 온천수 속에 발을 담가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자.)

약 두 시간의 트레킹을 마치면 바로 욜류데니즈의 해변에 도착한다. 트레킹을 하면서 쌓인 땀들을 씻어 내기에 이 해변의 해수욕은 보너스. 게다가 머리 위에서는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장소의 명성에 걸맞게 2700m 가량의 높이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들을 보며 해수욕을 하노라면, 내 마음도 몸도 절로 두근거린다.
아침이면 더욱 빛나는 욜루데니즈 블루라군 바라보며 바람과 함께 생활의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보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 0015(히에나 폴리스. 파묵칼레 뒤편에는 아름다운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유적지를 발견할 수 있다.)


전쟁유물박물관 - 응웬 반봉의 [사이공의 흰 옷]이 아직도 나풀거리는 곳

[사이공의 흰옷]의 배경은 1960년대의 베트남. 당시 호치민 시의 이름은 ‘사이공‘이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홍은 성공해서 식구들을 부양하는 것을 꿈꾸며 시골에서 사이공으로 올라와 학교에 다니다가 현실의 고통에 눈뜨게 된다. 그녀는 결국 학생운동가로 거듭나 지독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사랑을 지킨다.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이유는 이 소설이 실제 주인공을 모델로 하고 있다는 것과 작가 자신이 소설 속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1921년에 태어난 작가 응웬 반봉은 꽝남다낭 항전문화단과 제5구 항전문화연단의 집행위원으로 1945년 8월 혁명에 참가하기도 하고 월북하여 토지개혁운동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이 소설의 실제 모델은 응우웬 티 짜우. 그녀는 결국 해방 후 혁명동지였던 레 홍 뜨와 결혼했다. 소설 속의 애틋한 사랑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응우웬 티 짜우가 갇혀 있던 쯔오하 감옥은 지금 역사박물관이 되어 있으며, 그녀가 고문당하던 당시의 참혹한 고문실은 전쟁유물박물관에 재현되어 있다.


“한 다발의 삐라와 신문 감추어진 가방을 메고/행운의 빛을 전하는 새처럼 잠든 사이공을 날아다닌다/ 복습은 끝나지도 않고 평안한 밤도 오지 않았다/ 내일도 수업시간엔 잠이 오겠지 그러나 간다 내일도 내일도// 죽음 너머 뇌옥의 깊은 암흑의 벽에 흰 옷의 시를 쓴다/ 방울방울 흐르는 선혈 속에 이 흰 옷 언제까지나”

[사이공의 흰옷]을 보고 베트남의 시인 레 아인 수앙이 쓴 시 [흰옷]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민중가요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금서목록에도 올랐던 [사이공의 흰옷]은 현재 [하얀 아오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번역되어 나와 있다.

메콩강 -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들이 만난 곳

열다섯 살 반의 백인 소녀. 가난한 그녀는 어머니가 물려주신 낡은 원피스를 입고 남자용의 두툼한 펠트모자를 쓰고 사덱(sadec)에서 출발하여 메콩강을 흘러 사이공으로 가는 통근용 페리에 오른다. 1929년 프랑스령 베트남에서의 일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검정 리무진을 탄 한 중국남자를 만난다. 그녀를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 그 남자는 결국 그녀의 연인이 된다. 서른둘의 부자 중국인과 열다섯 살 반의 가난한 백인 소녀의 기묘한 연애 이야기, [연인, L'amant]. 1914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베트남 곳곳을 떠돌며 살았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의 이 작품은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장 자끄 아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제인 마치와 양가위가 연기했던 이들 연인의 모습은 프랑스 문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많은 이들에게 메콩강과 사이공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현재 그들이 만났던 메콩강의 그 코스 위로 [라망, L'amant], 즉 [연인]이라는 이름의 크루즈가 운행하고 있다.


영화[연인]의 포스터.

타오 당 공원(Tao Dan Park) - 젊은 베트남 연인들의 현재를 볼 수 있는 곳

프랑스가 지배하던 시절의 흔적들은 호치민 내에 역력하게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크고 작은 규모의 공원들은 현재의 베트남인들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공원에 모여 배드민턴을 치고 소일하며 더운 땀을 나무그늘에서 식힌다. 한창 더운 날씨를 피해 움직이는 베트남 사람들은 이른 새벽의 공원을 유용하게 이용한다. 타오 당 공원은 그중에서도 연인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조경이 잘되어 있어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다.

젊은 베트남 연인들의 공원인 타오 당 공원.


저녁에는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며, 설 즈음에는 봄꽃 페스티벌이 열리는 등 꽃구경도 볼만하다. [어메이징 레이스] 베트남 편에 배경으로 등장하여 호치민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곳의 데이트 풍속도는 여행자들에게는 낯선 것이다. 보통 서양의 젊은이들이 차에서 데이트를 하듯이 그들은 모터사이클 위에 앉아 데이트를 한다.

차 안과는 달리 공개된 자리인데도, 그들은 애정표현에 거리낌이 없다. 한 여행자는 그들에 대해 “마치 부모님이 없을 때 거실 소파에서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그들을 눈여겨보는 것은 여행자들뿐이다. 현지의 사람들은 그들의 그런 애정행각을 모른척하고 지나간다. 이러한 문화의 한편에는 애정표현에 거리낌 없는 프랑스 문화의 영향이 남아있다고 분석하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 미국 대사관 - [미스 사이공]의 피와 눈물이 서려있는 곳

열일곱 살의 고아소녀 킴은 술집 ‘드림랜드’의 ‘아가씨’다. 그녀는 전쟁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미군 크리스를 만나 전쟁 중의 절박한 사랑을 꽃피운다. 그러나 사이공이 함락되던 날, 미군이 급박하게 철수하는 바람에 둘은 헤어지고 만다. 킴의 손에는 그가 남기고 간 권총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 슬픈 이야기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각색한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의 모델이 있다. 1985년 한 잡지에 공항에서 이별하는 베트남 여인과 혼혈 소녀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실린다. 미군 파일럿과 사랑에 빠졌던 이 베트남 여인은 그와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지만 전쟁의 혼란 틈에 헤어지고 만다. 갖은 노력 끝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미 남자는 결혼한 몸. 결국 아이의 비자만이 허가가 났고, 공항에서 엄마와 딸은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해야만 했다. 작곡가 끌로드 미쉘 쉔베르와 작사가 알랑 부브릴은 이 사진을 보고 감동하여 [나비부인]에 이 사연을 담았다. 그것이 [미스 사이공]이었던 것.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탈출 장면은 유명하다. “실제 헬기가 나온다”는 소문이 돌 만큼 실감 나게 재현된 무대는 ‘잦은 바람(frequent wind)‘이라는 작전명으로 수행된 실제의 대규모 철수작전의 아수라장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준다. 1975년 4월 30일 새벽 4시경 이루어진 이 철수작전은 미국에 협조했던 베트남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들은 어떻게든 헬기에 오르려했으나 저지당했고,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 베트남인들의 필사적인 노력에 미군은 M16과 폭력과 최루탄으로 화답했다. 헬기들은 근처의 바다에 떠 있는 항공모함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른 뒤, 전부 바다에 수장되었다.


당시 헬기가 뜨던 미국대사관은 폭파되어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1999년 미국 영사관이 들어섰다. 현재 실내에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당시의 헬리콥터 모형은 통일궁에서 볼 수 있다.


미군이 전쟁에서 진 뒤 베트남에서 탈출한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
'리틀 사이공'을 만들었다.

노트르담 성당(Notre Dame Cathedral) - 웨딩 사진 장소로 사랑받는 곳

노트르담 성당은 그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호치민에서 가장 큰 성당인 노트르담 성당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식민 지배하였다. 1877년부터 1883년까지 지어진 이 성당은 외부는 전형적인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을, 내부는 고딕양식을 보여준다. 호치민 시의 프랑스 건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는 이 성당이 이국적인 모습인 것은 물론 건축양식 때문이지만, 지을 당시 모든 자재를 프랑스에서 들여왔던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붉은 벽돌로 정교하게 쌓아올린 이 성당의 정면에는 성모마리아 상이 자리 잡고 있다. 두 개의 첨탑은 높이가 40M이다. 최근 몇 차례 눈물을 흘린 것으로 유명한 이 성모마리아상에는 “REGINA PACIS ORA PRO NOBIS”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장은 “평화의 모후여, 우리를 위하여 비소서”라는 의미이다. 수많은 관광객과 신도들이 이 성당 앞에서 사진찍기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결혼을 갓 마친 커플들이다. 이곳은 결혼사진을 찍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구 주월한국군사령부 - [님은 먼곳에]를 써니가 노래한 곳

순이의 남편 상길은 군대에 있다. 둘 사이의 거리는 단지 물리적인 거리만은 아니다. 애인이 따로 있는 상길은 순이를 데면데면하게 대하고, 결국 그녀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베트남전에 자원해 떠나버린다. 떠밀리듯 사랑하지도 않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결심한 순이는 무작정 위문공연단의 보컬로 합류하여 ‘써니’라는 새 이름을 가지고 사이공으로 향한다. 수많은 난관을 거쳐 남편을 찾아가는 순이. 그 과정에서 순이는 철없는 시골처녀의 껍질을 벗고 성장하게 된다. [님은 먼곳에]라는 영화의 제목은 주인공 순이가 ‘써니’의 이름으로 부른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영화는 1970년대의 베트남 느낌을 살리기 위해 태국에서 촬영되었다. 70년대의 사이공, 미군들과 전쟁통에 주인 없이 흘러다니는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당시의 대표적인 환락가를 재현하기 위해 선택된 곳은 태국의 한 마을 ‘타무앙’이다. 이곳에 약 6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오픈세트를 만들고, 온갖 조명과 간판으로 현란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월남전 당시 베트남을 방문했던 위문공연단이 주로 공연을 했던 곳은 주월한국군사령부였다. 사이공 중심가에서 차이나타운방향으로 가는 길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에서 위문공연단은 때로는 위험에 노출되면서, 때로는 젊다못해 풋풋한 병사들의 열광에 감동하면서 공연을 했다. 현미, 김세레나, 패티김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의 경험담들이 영화 속 순이의 공연 속에 녹아있다.


영화 [님은 먼곳에]의 주인공 써니.

[호치민 뮤지엄] - 호아저씨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사랑이 서린 곳

베트남이 사랑한 혁명가 호치민.


한 도시의 이름을 그에게 바치는 것만큼 큰 사랑의 표현이 있을까. ‘사이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 아름다운 도시는 혁명가 호치민에게 헌정되었다. ‘호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호치민의 본명은 응우엔 탓 단. 호치민은 ‘성공할 사람’이라는 의미의 이 이름을 버리고 1942년부터 호치민, 즉 ‘깨우치는 자’라는 이름을 썼다. 현재 호치민 뮤지엄 앞길의 이름이 바로 ‘응우엔 탓 단 거리'이다.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되자 베트남 통일정부는 호치민의 이름을 따서 이 도시의 이름을 ‘호치민’으로 명명했다. 호치민시 곳곳에서 동상과 기념관 등 호치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호치민 박물관이 자리 잡은 곳은 의미가 깊다. 1911년, 당시 21세이던 호치민은 호치민 박물관 옆의 사이공 강 부두에서 프랑스 화물선 ‘아미랄 라투셰-트레빌 호’의 주방보조로 취직해 프랑스 마르세유로 떠났다. 이후 무려 30년간 타국을 돌며 혁명을 도모해, 명실상부한 통일 베트남을 이룩했던 것이다.


이곳에는 호치민이 살아있을 적 사용하던 안경, 지팡이, 타자기 등의 유물이 2,000여 점 가량 전시되어 있어, 살아있을 당시의 이 혁명가의 체취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타는 쪽은 가볍게 한 사람만 달랑 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무게를 달아서 요금을 책정하는 기준 및 시스템 같은 것도 없다. ⓒ 이형수 (※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시티오브조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 것이라 여겼는데, 요즘 젊은 세대들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1992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라서, 이미 20년이나 가까이 된 영화인걸 생각하면, 모른다고 해도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있을 만한 영화가 바로 '시티오브조이'다. 미션과 킬링필드 등의 수작들로 이미 아카데미상을 탔었던 롤랑조페가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라고 하면 도움이 될 듯. 나는 이 영화를 한참 후인 30살이 되기 직전에 봤다. 그러나 학창시절, 길에 보았던 인상적인 포스터는 그 전부터 머리 속에 남아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시티오브 조이만큼 내게 인도에 대해서 잘 가르쳐준 영화나 책은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나왔을 당시엔, 영화 내용은 고사하고, 인도란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중동으로 가는 길목의 거대한 나라, '인더스 문명의 태고지'라고 들어만 봤을 뿐, 얼마나 깊은 역사를 가진 나라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과 많은 종교, 많은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인지 조차 전혀 알지 못했다. 국제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진 지금도 밸리댄스라든지, 요가 등 수출용으로 상업화된 인도의 문화에서부터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  그리고 관광 책자에 나오는 타지마할의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서 사람들은 인도를 피상적으로 접하지 않는가.

테레사 수녀님이 잠드신 Mother house. ⓒ 이형수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인도는 가보기 전에는 이야기 하기가 특히나 힘든 나라다.
마음과 영혼으로 느껴야 되는 나라라고도 얘기한다. 그런 인도로 가는 이는 누구나, 통상적으로 인도의 3대 메가시티 중 하나에 착륙해서 가게 되는데, 그 메가시티란 델리, 뭄바이, 그리고 꼴까따(구,캘커타)다.

이 씨티오브조이의 배경이 바로 그 사람 많은 메가시티 중에서 제일 지저분하고 가난한 도시로 알려진 꼴까따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꼴까따는 테레사 수녀가 말기 환자(나병 환자)를 위한 요양소를 비롯한 많은 선행을 한 곳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바로 이 꼴까따가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도시로 비춰진다. 가뭄이 흉년을 불러온 비하르(bihar)지방의 평범한 농부 하사리 팔(Hasari Pal)이 가난과 소작농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아내와 아들둘 딸하나를 데리고 무작정 웨스트 벵갈 최대의 도시인 꼴까따로 향한다. 하지만 그 꼴까따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성공의 꿈이 아니라, 그들과 똑같은 처지의 수많은 빈민과 사기꾼, 가진자가 부리는 권력의 횡포 등. 그들이 순박한 시골에서 보지 못했던 인간들의 온갖 추한 모습과 삶의 치열함이었다. 그런 잔인한 현실에 부딪혀 갈 곳을 잃고, 길 바닥에서 한 가족이 여러 밤을 지새는 동안, 하사리가 어렵게 얻은 직업이 바로 릭샤왈라.

※ 릭샤왈라 : 인력거 또는 영화에서 human horse(인간말)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의사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무작정 인도로 온 '닥터 맥스'분의 패트릭스웨이지가 인력거인 릭샤뒤에서 환호하는 모습. 릭샤왈라인 하사리 팔과 닥터 맥스의 우정을 그리는 장면. ⓒ 이형수
하사리는 간신히 얻은 직업에 뛸듯이 기뻐하지만, 모든 종류의 운송 수단이 개미처럼 얽힌 복잡한 시내를 맨발로 달리는 일은. 기술, 지식 아무것도 제시할 것이 없는 사람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힘든 직업 중 하나이다.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 거리 위를 쉴새 없이 달려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이 릭샤는 주변 빈민들을 불러모으는 거대한 메기의 입 같은 꼴까따의 치열한 삶,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꺼지지 않는 에너지 전체를 상징하는 심볼이 된다. 주인공인 하사리는 매일 뼈가 쑤시는 고통과 결핵에 걸리는 와중에서도 릭샤로 버는 푼돈을 모아, 딸인 암리타를 시집 보내겠다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 원판 책을 읽어보면, 당시 웨스트벵갈과 비하르 지방에서는 딸을 시집보내기 위해서는 Dowry(결혼 지참금)가 필요한데, 딸을 시집 못 보내는 것만큼 아버지로써 불명예는 없다고 한다.

사실, 이 시티오브조이는 단순히, 릭샤왈라(인력거꾼)과 닥터맥스라는 사람의 드라마 이상의 가치가 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장면만을 하이라이트 하기 위해, 책 내용중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지만, 원판인 책은 마치 인도를 소개하는 교과서가 따로 필요 없을만큼 많은 문화가 맛있는 양념처럼 가미되어있다. 저자인 도미닉 라피에르는  십수년동안 꼴까따와 인도에서의 경험과 릭샤꾼들과의 인터뷰로, 이 책을 완성했다. 하사리 팔이나, 그 주변인물들이 소설 속 인물이지만, 그 책의 스토리는 허구가 아니라, 그가 보고, 경험했던 인도인들의 삶 그 자체였다.

영화도 수작이지만, 원판인 책은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은 세세하고 가슴 짠한 얘기들이 훨씬 더 많은 수작이므로, 한번씩 다 읽어보길 권유한다.

꼴까따에 와서 처음 찍은 사진, 빈 릭샤를 끄는 릭샤왈라가 보인다. ⓒ 이형수
이 훌륭한 작품의 심볼인 이 릭샤(인력거)를 아직도 꼴까따에서는 만날수 있다.

여행자거리인 Sudder St.와 주변 시장에서 특히나 많이 볼 수 있는데, 현재 관광상품이 아닌 생계형 인력거꾼은 이곳 꼴까따만이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한다. 사실 꼴까따에서는 교통체증으로 인력거의 수를 줄이고 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풍경이 될지 모를 일이다.

비오는 날 sudder st의 릭샤, 릭샤는 그들에게 우산이며 집이다. ⓒ 이형수
여행자들 중에는 인력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그 이유는 일단 가격흥정을 해야되고, 그 보다 큰 이유는 인력거 꾼이 대개 깡마르고, 늙은 탓에, 죄책감을 느끼고, 불편해 하는 탓이다. 하지만, 인력거꾼에게는 자신의 뒤에 타는 손님이 가벼운 어린 아이든, 뚱뚱하든, 자신의 일에 충실할 뿐이며, 그 일로 내일 아침 밥벌이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이 몇 kg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깡마른 인력거꾼이 힘든 일을 하는게 안타깝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당신이 그에게 다른 직업을 만들어 줄 능력이 없다면, 인력거를 타는게 그를 도와주는 일이고 그들의 직업을 존중해주는 일이 될 것 이다.

사실 인도에는 그날 벌지 못하면, 말 그대로 내일의 먹을거리를 걱정해야 되는 사람이 많다. 많은 릭샤왈라들도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그마저도 그들이 건강하게 뛸 수 있을때까지라는 것.

꼴까따의 도로는 차와 릭샤,오토바이뿐아니라 소, 염소 등의 통로이기도 하다. ⓒ 이형수
흥정의 경우도, 릭샤왈라들이 관광객 상대로 바가지를 치기도 하지만, 그건 인도 어디서나 있는 일이며, 인도를 편안히 여행하려면 오히려, 흥정에 재미를 느끼고, 익숙해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심지어 영화에서도, 순진한 농부였던 하사리마저, 딸의 사리를 살 돈을 모으기 위해 손님의 거스름 돈을 떼먹는 장면이 나온다.

인도에서는 단 몇 푼의 바가지에 열을 올리기 보단, 그 경험으로 우리 일상에서는 느껴보지 못하는 그들 만의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매순간 치열함을 느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모로 보기엔, 노인정에 있어야 할 분들이 릭샤를 끄시기도 한다. 하지만 고생을 해서 그런지 외모로 보이는 것 보다는 나이가 대부분 적다. ⓒ 이형수
영화에서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다고 하는 Bihar지방의 사람들이 주로 꼴까따에서 릭샤왈라(인력거꾼)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웃 나라인 방글라데시에서도 와서 릭샤를 끈다고 한다. 책에서처럼 아직도, 릭샤를 독점하고 있는 부자 몇몇에게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높은 대여료로 지급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도 그들의 힘든 삶이 릭샤를 끌어서 개선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 이형수

꼴까따에 온 이후, 나는 며칠동안 릭샤에 넋을 잃고 있었다. 저 큰 바퀴 위로 어떤 사연을 짊어지고, 달리고 있을까? 뒤에 탄 승객이나, 짐이 아무리 무거운들,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삶의 굴레와 사연들만큼 무겁지는 않을 것 같았다. 저 사람들은 가족이 있을까? 영화처럼 가족을 홀로 먹여살리고 있을까? 몸에 병은 없을까? 잠은 어디에서 잘까?

(좌) 릭샤는 비를 피하게 해주는 쉘터고, 씨에스타를 위한 침대이기도 하다. (우) 릭샤왈라에게 다리를 다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나쁜 소식이다. 다리를 다쳐, 일을 못하게 된 릭샤왈라와 그를 대신해서 일하는 친구. ⓒ 이형수
사진을 찍으면서, 저 사람들의 깡마르고 단단한 몸,굳은 표정과 터질 것 같은 다리의 핏줄을 내가 나중에라도 다시 보면, 적어도 내일 아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내 생활에 감사하며,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이 릭샤왈라를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가장 기초적이며 원시적인 운송수단이 아직도 굴러다닌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에 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운송수단이 가지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근거리를 택시보다 싸고,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장점뿐아니라, 거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의 치열한 삶 속에서 묻어나는 인간미, 정감 때문일 것이다.


정상에서 새로운 정상을 바라보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시작된 히말라야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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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본 동쪽 티베트. 오른쪽 봉우리는 마칼루(세계 5위봉, 8,463m)
'눈의 거처'라는 의미를 지닌 히말라야는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충돌하면서 융기된 산맥으로, 비교적 근세에 형성되었다. 동쪽 부탄에서부터 서쪽 파키스탄까지 동서로 2,500km나 뻗어 있는 거대한 산군이다. 그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그리고 세계 최고봉이다.

네팔에서는 ‘어머니의 여신’을 의미하는 ‘사가르마타’, 중국 티베트에서는 ‘대지의 여신’이라는 뜻인 ‘초모랑마’라 부른다. 에베레스트, 사가르마타, 초모랑마 이 세 가지의 이름을 '8,848m'라 한다. 

에베레스트 등반은 네팔정부 관광성에 허가를 득해야 할 수 있고, 허가를 얻게 되면 로열티(입산료)를 지불해야 한다. 올해는 한 사람당 기본적인 입산료가 $11,600이다. 등반은 등반 팀이 네팔에 있는 트레킹 회사를 통해서 행정이나 가이드까지 고용 계약을 한 후 이루어지며, 일반 여행가들이 갈 수 있는 '트레킹(trekking)', 아니면 '원정(expedition)'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트레킹은 보편적으로 8,000m 봉을 중심으로 베이스 캠프까지 다녀오는 것을 말한다. 카트만두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칸첸중가(8,586m), 동북쪽으로 마칼루(8,463m)와 에베레스트(8,848m), 초오유(8,201m), 서쪽으로 마나슬루(8,156m), 안나푸르나(8,091m), 다울라기리(8,167m)까지 다양한 트레킹코스가 있다. 트레킹도 정부가 지정한 트레킹 오피스에 여권을 가지고 가서 코스에 따른 여행일정과 허가를 얻어야만 원하는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언제나 설레는 트레킹, 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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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로 가는 길목
처음 카트만두에 등반 온 것이 1982년. 34년 전 그때는 매연도 없고 힌두 문화를 잘 간직한 수도, 카트만두였는데 지금은 꽤나 복잡한 시내와 사람들이 가득한 곳으로 바뀌었다. 왠지 빨리 트레킹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2016년 4월 7일, 드디어 트레킹을 떠난다.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려 비행기에 올라탄 것도 잠시, 눈앞에 늘 보아왔던 히말라야가 보인다. 그 모습에 폭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루크라 공항(2,840m)에 도착했다. 기류 때문에 걱정했건만, 비행기 안에서 안도하는 마음에 환호를 한다. 3시간 정도 걸어 파크딩(2,610m)까지 이르는 길은 정말 아름다운 코스다. 셀파족(셰르파족, 네팔의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민족)들의 모습과 경작지가 만년설 배경과 잘 어우러져 있어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파크딩을 떠나 아름다운 두드코시 강(우유빛 강)을 따라 조르살레를 지나고,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면 남체바자르(Namche bazar, 3,440m)가 나타난다.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길목으로, 셀파족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으며 상권이 잘 형성된 마을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 이 곳에서는 각종 음식 재료도 살 수 있고, 등산복이나 장비도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원정대가 고소 적응(고산에 적응하는 것)겸, 렌조패스(Renjo pass, 5,360m)를 넘어 아름다운 고쿄 호수 숙소에 묵으며 트레킹을 마친 후 베이스캠프에 올라 선 것이 4월 16일이었다. 베이스캠프(5,364m)는 만년 빙하이기 때문에 얼음을 깨고 돌을 채워서 평평하게 한 후 텐트를 쳤다. 베이스캠프에서 제사 ‘부다야’를 지내고, 네팔 가이드, 원정 팀 모두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트레킹에서 등반으로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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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체 바자르 마을 풍경(3,440m) / 남체 바자르에서의 부처님 생일축제(석가탄신일)

힘겨운 고소 적응이 반복되는 과정

렌조 패스를 올라가는 포터들
렌조 패스를 올라가는 포터들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 4월 22일, 나와 대원들 그리고 셀파 가이드는 새벽 2시부터 일어나 개인 장비를 챙기고 간단히 식사도 한 후, 등반의 첫 발걸음을 뗀다.

아이스 폴(빙하의 경사가 폭포처럼 된 곳) 하단부에는 완만하지만 가파른 빙벽이 나타난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크람폰(발톱)을 등산화에 착용하고 나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빙벽에 올라 크레바스(crevasse, 빙하 표면의 갈라진 틈)를 건넌다. 깜깜한 밤 속 헤드랜턴 불빛 하나만으로 위험한 공간을 오르고 또 오른다. 베이스캠프에서 제1캠프까지는 5시간, 하산은 2시간 정도, 하루에 총 7시간을 고소 적응을 위해 매일 등반을 한다. 이렇게 반복될 때면 대원들은 제1캠프에서 자기 인생의 높이가 바뀐다고 말한다.

3~4일간 제1캠프까지의 고소 적응이 끝나면 제2캠프(6,500m)에 적응을 한다. 그리고 제2캠프에서 제3캠프(7,300m)까지 다시 힘든 적응 등반이 시작된다. 로체 훼이스(Lotse Face), 고정된 로프에 매달려 가깝게 보이는 제3캠프에 올라가는 것이 왜 이렇게 멀고, 힘든지••• 등반할 때마다 고도가 높아지면 호흡곤란에 행동도 느려지고, 매달려 쉬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제3캠프 적응이 끝나고 나면 날씨를 체크해서 정상 공격 날짜를 잡게 된다. 

5월 15일 사우스 콜(South Col) 제4캠프 텐트 안, 하루 종일 강한 바람이 분다. 저녁부터는 정상 공격을 해야 하는데 정상을 쳐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상상 밖의 바람, 추위, 산소 부족••• 다치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산소 마스크를 쓰고 정상까지 다녀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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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패스에서 본 히말라야. 왼쪽은 초오유(8,201m), 중앙이 에베레스트(8,848m), 오른쪽은 다우체(6,542m), 촐라체(6,400m)

무산소 등반과는 천지차이

베이스캠프와 쿰부 아이스 폴
베이스캠프와 쿰부 아이스 폴

오후 4시, 복장 점검을 시작한다. 우모 복 상하, 이 정도면 안 춥겠지. 등산화, 우모 장갑, 카메라 등 여러 번 확인했음에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나서야 크람폰을 착용하고 정상을 향해 움직인다.

나는 장부 셀파(JangBu Sherpa), 밍마 셀파(Mingma Sherpa)와 같이 등반을 시작한다. 경사진 청빙 지역의 만년설 얼음에 크람폰 소리가 착, 착, 착 둔탁하게 들려오고, 날이 어두워지니 뒤에 올라오는 중국 팀의 헤드 렌턴 불빛이 기차 길처럼 보였다. 온도는 영하 25도, 움직일 때마다 강한 바람과 온 몸을 울리는 거친 숨소리에 내 심장은 요동을 친다. 쉴 때마다 계속 심박수를 체크하는데, 산소 마스크를 쓰고 등반하면 8,500m에서 심박수가 150회 정도 뛴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배경으로 허영호 대장과 함께한 대원들
에베레스트 정상을 배경으로 허영호 대장과 함께한 대원들

에베레스트 등반에 있어서 산소 사용과 무산소 등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산소 마스크를 썼을 때는 비교적 10발자국 정도 걸을 수 있지만, 무산소 등반은 3발자국만 걸어도 폐가 터질 것 같다. 1993년 4월 13일 무산소로 6일 만에 등반을 마친 적이 있다. 중국 북쪽에서 등반을 시작하여 4일 만에 정상에 섰고 이틀 동안 무산소 상태로 비박(최소한의 장비로 숙영하는 것)을 하면서 베이스캠프로 하산을 했다.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횡단한 경험으로 산소 사용과 무산소 등반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부 셀파와 나는 교대로 러셀(눈길 다지기)을 하면서 고도를 높여갔다. 쌓인 눈길에 무릎까지 빠지고 눈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흘러내린다. 힘든 등반이다. 등반 시작 4시간 만에 발코니(8,500m)에 도착하니 폐가 터질 것처럼 힘들어서 그냥 눈 위에 누워 버렸다.

그 사이 중국 팀이 올라왔고 앞서 가기를 기다렸는데, 그들도 힘이 드는지 도무지 갈 생각을 안 한다. ‘에라 나는 장부 셀파 보고 가자!’ 하는 생각으로 일어섰고 또 다시 힘겨운 러셀이 시작됐다. 그렇게 눈길을 헤쳐가다 보니 우리보다 앞서간 팀이 하나도 없었다.

정상에서, 새로운 정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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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바스를 건너는 셸파 가이드

우리가 첫 번째 팀이 되었다. 언제나 끝날는지, 그저 길었던 러셀이 끝나고 이제 바위에 고정된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길이다. 많이 지쳤는지 로프를 잡고 매달리는 자체가 불안하고 힘들다. 영하 30도의 추위와 강한 바람 속에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이 너무 거세서 몸을 지탱하기가 쉽지 않다. 사우스 피크(South Peak 남봉, 8,765m)에 올라서니 동쪽 저 멀리 실눈처럼 조금씩 얕지만 밝은 빛이 보인다. 이제 한 시간이면 올라 설 수 있을 만큼 정상은 지척이다. 남봉에서 정상까지는 칼날 능선에, 오른쪽은 커니스(눈 처마)라서 어느 곳 하나 무난하지 않지만 목표가 보인다.

1987년 12월 22일 동계 에베레스트 등정 후 하산하다가 이곳 힐러리 스텝(Hillary Step, 정상 도달 직전의 수직빙벽) 하단부 커니스 지점에서 추락한 적이 있는데 죽을 뻔한 걸 셀파 가이드 덕분에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다. 다시금 돌이켜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상에 가까이 가니 티베트 쪽으로 날아가버릴 것 같이 바람이 세게 밀어붙인다. 바람 때문에 못 가고 있는데 뒤에 있던 밍마 셀파가 내 몸에 확보 로프를 연결했다. 밍마 셀파와 함께 의지한 체 드디어 새벽 5시, 정상(8,848m)에 섰다. 정말 힘겨운 등반이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6년 만에 다시 올라선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8,848m는 산소가(1/3), 기압이(1/3)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제3극(The third pole), ‘죽음의 지대’라 부른다.

올해 나는 다섯 번째 정상에 올라섰다. 힘겨웠던 모든 순간에 같이, 함께 호흡한 대원들과 셀파 가이드에게 감사를 드린다.

정상에 서면 또 다른 정상이 보인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옛 모습과 현재 공존하는 마쓰모토 온천 여행의 메카 아키타 여행

한겨울 눈 덮인 산도 얼어붙은 호수도 뒤따를 뜨끈한 온천욕을 생각하면 즐거운 구경이다. 겨울이면 따뜻한 온돌방에서 차가운 냉면을 먹었다는 전통을 진취적으로 계승한다. 눈 덮인 이웃 나라 일본에서 얼음과 불의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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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얼어붙지 않는 일본 아키타현 다자와호수. 일본에서 가장 깊은 이 호수는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주인공 김태희와 이병헌이 재회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 롯데관광 제공
일본 나가노에서 찾은 알프스

나가노현은 일본의 중앙에 있는 지역으로 이 나라의 옛 모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메이지 시대 유럽의 알프스 산맥을 보고 돌아온 일본인들은 중부지방 산지에 일본 알프스라는 별칭을 붙였다. 나가노현과 접한 히다산맥(飛 山脈)은 북쪽에 있다고 해서 '기타(北)알프스'가 됐다. 높고 험준한 산악 지대와 평탄한 고원이 펼쳐진다. 기타알프스의 현관이라고 불리는 마쓰모토시에서 일본 유일의 2층 곤돌라 '신호타카 로프웨이'를 타고 히다산맥의 절경을 즐긴다. 해발 2156m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설산(雪山)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구름을 보는 것도 재미.

호수 면의 얼음이 1m 정도 솟아오르는 '오미와타리(御神渡り)'를 만나 볼 수 있는 스와 호수도 들른다. 겨울철에 호수가 결빙되고 나서 기온 변화로 인해 빙판이 수축·팽창을 반복하며 균열이 생기고 이곳 얼음이 점차 커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전설도 있다. 스와신사에 머무르는 신이 건너편 기슭의 여신에게 다녀온 흔적이라는 것. 영하 10도 이하의 날이 열흘 이상 계속돼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몇 년에 한 번씩 생기는 특이한 현상이 됐다.

16세기에 지어진 마쓰모토성과 에도 시대의 거리가 남아 있는 다카야마 옛 거리는 여행의 정취를 더한다. 교토가 웅장하고 화려한 멋이라면 다카야마는 서민적이고 차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일본 3대 아침 시장으로 꼽히는 다카야마 시장도 구경거리. 약 350m에 걸쳐서 60개의 점포가 늘어선다.

설산은 실컷 구경했으니 따뜻한 온천에 들어갈 때다. 진짜 알프스라면 누리기 어려운 호사. 히다 호텔 플라자 온천은 설산이 보이는 옥상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다. 온천 풀장, 노천 온천, 자쿠지, 미스트 사우나 등 부대시설도 다양. 지하 1000m에서 나오는 천연 온천수는 약알칼리성으로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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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나가노현 마쓰모토성. 아키타현 오가호텔의 ‘이시야키’. 아키타현 산로쿠소의 ‘효소욕장’.
온천 여행의 메카 아키타

드라마 '아이리스(IRIS)'에서 주인공 이병헌과 김태희는 다자와 호수에 놓인 여인상 '다쓰코 동상' 앞에서 뜨겁게 포옹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수심이 400m가 넘는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얼지 않는 호수 위로 설산이 비친다. 다쓰코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다가 호수의 수호신이 되었다는 전설 속 주인공. 옥빛으로 빛나는 호수를 보면 전설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아키타의 수호신 나마하게를 주제로 한 전통 공연도 본다.

아키타는 온천 여행의 메카. 유황 온천, 염분 온천 등 종류도 많고 온천을 즐길 곳도 많다. 다자와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료칸식 온천 호텔 '다자와코 온천 플라자호텔 산로쿠소', 태평양과 울창한 숲을 두루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오가 호텔' 등이 대표적. 특히 오가 호텔에서는 맑은 날씨에는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시라카미 산지'를 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다.

아키타에서는 이시야키를 먹어야 한다. 뜨겁게 달군 돌을 전골 국물에 넣어 끓인 뒤 일본 된장을 풀어 간을 맞춰 먹는 지역 요리다. 고기잡이를 하던 어부가 간단히 끼니를 때울 때 선내 화로에서 달군 돌멩이와 생선 토막을 한데 넣고 끓여 먹은 데서 유래했다.

롯데관광은 국내 최초로 2월 21일부터 인천-마쓰모토(나가노현) 구간 대한항공 전세기 상품을 선보인다. 2박 3일 일정으로 4회 진행. 현지 가이드와 기사 경비 포함 1인 149만9000원부터. 아키타는 1월 20일부터 2박 3일, 3박 4일 일정의 전세기 여행을 진행한다. 89만9000원부터. 두 코스 모두 특급 온천 호텔에서 묵으며 일본 전통 연회용 코스 요리 '가이세키'를 맛보는 일정을 포함하고 있다. 문의 롯데관광(02-2075-3001), www.lotte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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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의 더 깊숙한 일본… 따뜻함으로 우리를 맞아줄 새하얀 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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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 노천탕. ⓒ Hoshino Resorts, Aomoriya
미지의 땅. 나만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 내가 맨 처음 발견한 나만의 쉼터는 누구나 꿈꾸는 곳이지만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을 벗어나 이런 곳을 찾고 있다면 그 짜릿한 성취를 위해 상당한 모험과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해외 여행지인 일본. 편안함과 안락함을 누릴 수는 있어도 이미 익숙해진 여행지이기 때문에 나만의 아지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일본 속의 더 깊숙한 일본을 들여다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일본 대도시를 어느 정도 둘러본 후에 일본의 지방 도시가 궁금해질 즈음, 따뜻함으로 우리를 맞아줄 새하얀 설국, 아오모리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지. 아오모리에서는 나만의 아지트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말이다.

아오모리의 푸른 숲이 새하얀 옷을 입는다

아오모리를 한자로 쓰면 ‘청삼(青森)’, ‘푸른 숲’이라는 뜻의 고장이다. 여름에 비행기 착륙 직전 내려다본 아오모리는 말 그대로 숲이었다. 이 숲들은 여름내 푸르른 빛과 피톤치드를 뿜어내다가 가을이 되면 빛을 떨구고, 한겨울에는 새하얀 옷으로 중무장을 한다.

아오모리는 북위 40도에 위치하여 백두산과 위도가 같고, 일본 본섬(혼슈)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영화 '러브레터'의 ‘오겡끼데스까’와 ‘삿포로 눈축제’로 유명한 홋카이도와는 세이칸 해저터널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어서, 기후적으로는 홋카이도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기후는 습기가 없어서 여름에 쾌적하게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겨울에는 세상의 눈을 다 보는 것 같은 운치를 맛볼 수 있어서 동경하는 여행지로도 꼽힌다. 아오모리는 이런 홋카이도의 기후를 동일하게 지녔지만 본섬에 자리하기 때문에 일본 특유의 문화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일본이 익숙하게 느껴질 때, 숨겨진 아지트로 삼을 만하다.

일본 온천의 매너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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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스카유 온천 내부 / 스카유 온천 입구
일본을 여행하는 목적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온천이다.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체험을 하더라도 일본에서 온천에 가보지 않는다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 것이다.

먼저 일본 온천욕의 매너 상식을 알아보자. 샤워장에서 가볍게 샤워를 마친 후 들어가야 한다. 샤워장에서 욕탕으로 들어갈 때에도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수건은 바닥에 놓으면 젖기 때문에 돌돌 말아서 머리 위에 얹는 게 편하다. 탕에서 충분히 몸을 담근 후 나갈 때에는 온천수의 효능이 반감되므로 가볍게 물만 끼얹고 비누 샤워를 하지 않는다.

온천이 좋아서 일본 여기저기를 탐방하고 있지는 않은지, 유명 온천에서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지, 설국 온천의 정취를 느끼며 진정한 온천수의 효능을 체험하고 싶지는 않은지. 답은 아오모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온천의 치료 효능이 궁금할 때, 스카유 온천

핫코다 산의 수빙
핫코다 산의 수빙
스카유 온천(酸ヶ湯)은 무려 36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입구에서부터 진한 유황의 냄새를 맡으면서 온천수의 효능을 짐작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에 걸맞게 치료를 목적으로 한 본격적인 온천이며, 일명 ‘탕치 온천’으로 불리고 있다. 온천수에는 수질에 따라 관절염, 부종, 고혈압, 신경통, 피부염 등에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일컬어지고 있는데, 스카유 온천은 자외선이나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적은 맑은 공기와 고지대 기후가 작용하여 10일간 하루 3번 입욕하면 만병이 낫는다고 한다. 건물이 2동으로 나뉘어져 1개동은 숙박동, 1개동은 탕치동으로 운영된다. 탕치동은 한 달가량 장기 숙박하면서 치료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탕치동에서는 취사 도구도 빌려주기 때문에 저렴한 숙박비로 온천 치료가 가능하며, 간호사가 상주해 있으니 건강상태를 체크하면서 온천 효능을 누릴 수 있다.

스카유 온천의 또 다른 특징은 혼탕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색깔이 뿌연 유황온천은 혼탕인 경우가 많다.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낯 뜨거울 일이 없기 때문에 혼탕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탕까지 들어갈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천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이름 지어진 센닌부로의 실내는 언제나 자욱한 유게(뜨거운 온천수에서 나온 증기)로 앞이 잘 보이지 않아 혼탕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온천 효능이 궁금하지만 혼탕에 갈 자신이 없는 여성이라면 여성 전용탕도 있으니 걱정마시길.

사실 스카유 온천을 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들러야 하는 코스가 있다. 핫코다(八甲田) 산의 수빙을 보는 것이다. 핫코다 산은 일본 100대 명산중 하나로 1584m를 로프웨이로 단숨에 올라갈 수 있다. 핫코다 산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신록, 진록, 단풍을 감상하고 겨울에는 눈밭 위에 촘촘하게 솟아있는 수빙들을 볼 수 있다. 수빙은 나무에 얼어붙은 거대 얼음이란 뜻으로 일본 내 설국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몇 안 된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로 더더욱 수빙을 감상하기가 어려워졌지만 아오모리의 핫코다 산에서는 수빙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수빙은 일정의 조건을 갖춘 지대에서만 생기는데 눈이 무작정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고 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고 바람과 습도 등이 맞아야 한다.  핫코다 수빙 감상법은 두 가지로 제안된다. 하나는 남녀노소 누구나 다 가능한 방식으로, 로프웨이로 산 정상에 올라가 설피 또는 장화를 신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마음껏 걸어보고 뒹굴면서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다. 나만의 은세계를 가질 수 있다. 10~20분 남짓 산 정상의 매서운 바람을 맞으면서 푹신한 눈밭에서 걸어보는 것 자체가 상당한 운동이 된다. 하산하여 스카유 온천에 몸을 담그면 완벽한 건강지향 코스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즐기는 법으로 천연 비압설 스키장이기도 한 핫코다 스키장에서 수빙으로 조성된 자연 슬로프를 하강하면서 눈을 즐기는 것이다. 아무리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2m 비압설 천연 슬로프를 경험하고 싶다면 핫코다 스키장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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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호시노리조트 아오모리야 '미치노쿠 마츠리야' 쇼 레스토랑. ⓒ Hoshino Resorts, Aomoriya / 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 가을단풍. ⓒ Hoshino Resorts, Aomoriya
아오니 온천이 선물하는 진정한 쉼
눈 속의 아오니 온천
눈 속의 아오니 온천
아오모리의 또 다른 자랑거리, 일본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아오니 온천(青荷温泉)이다. ‘램프의 집’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아오니 온천은 전기시설 등의 문명시설을 거부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가 엿보이는 디톡스 온천이다. 전기시설이 없다 보니 불이 들어오지 않고 핸드폰, 인터넷과도 이별해야 한다. 밤이 되면 별을 보고, 낮에는 개울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진정한 쉼을 누리는 곳이다. 해가 떨어지면 모든 번뇌는 잊고 온천탕에 몸을 담근 후 일찍 잠자리에 들라는 무언의 압력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무언의 압력이 어릴 적 들어봄직한 엄마의 잔소리와 닮아서 이 온천에서 온기를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처음 무방비 상태로 깜깜한 식당에서 램프 하나에 의지하여 뭐가 뭔지도 모르고 저녁식사를 했을 때의 불편함은 참으로 오래 기억이 된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눈이 고양이처럼 밝아져 오는 신기한 경험 또한 평생 잊을 수 없다.

아오니 온천에는 온천탕이 4곳이나 되는데, 각기 수온과 구조, 특징들이 달라서 온천탕을 밤새 순례하는 것 만으로도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 노천탕에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유성 퍼레이드에 몸이 불어나는 것도 잊은 채 온천 삼매경에 빠져볼 수도 있다. 별빛에만 의지하여 온천을 하기 때문에 혼탕으로 운영이 되는 노천탕이지만 부끄럽지 않다.

달콤한 사과향이 가득한 미나미다 온천 애플랜드

미나미다 온천 애플랜드의 사과탕
미나미다 온천 애플랜드의 사과탕
아오모리는 일본 사과의 절반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사과 산지로 유명하다. 사과를 테마로 한 온천이 있는데 미나미다 온천 애플랜드(南田温泉アップルランド)가 그곳이다. 료칸 주변이 모두 사과 밭이라 도착하자마자 ‘사과마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객실에 들어가면 냉장고 안에는 웰컴 드링크 대신 웰컴 애플이 들어 있고 온천탕에도 둥실둥실 향긋한 사과가 띄워져 있다. 사과탕은 온천의 매끄러운 수질과 사과향이 더해져 미인이 된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식사에서도 사과를 테마로 한 독특한 창작 요리들을 맛볼 수 있는데 사과 튀김과 차가운 사과 수프가 압권이다.

호시노 리조트 온천이 주는 매력 속으로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것으로 정평이 자자한 온천탕, 호시노 리조트(星野リゾート)의 우키유와 야에코코노에노유를 빼놓을 수 없다. 수질은 물론이고 탕의 규모나 운치, 설비 등 무엇 하나 나무랄 데 없는 국민온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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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리조트 아오모리야 전통가옥. ⓒ Hoshino Resorts, Aomoriya

우키유는 연못 위에 욕조가 떠 있는 형상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전경의 폭포를 감상하면서 연못의 잉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우키유가 있는 샤워장에서 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씻을 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바디워시가 씻겨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온천수 자체가 매끄러운 수질이기 때문에 애써 씻어내지 않아도 된다. 피부도 매끈매끈, 머리카락도 찰랑찰랑. 평생 느낄 수 없었던 부드러운 머릿결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호시노 리조트의 오이라세계류 호텔에서 운영하는 야에코코노에노유는 별관 노천탕이다. ‘팔중구중탕’이라는 뜻인 야에코코노에노유는 폭포가 여러 겹에 걸쳐 떨어지는 광경을 보면서 온천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탕에 들어가는 순간 그 뜻이 이해가 간다. 시간대를 정해 놓고 혼탕으로 운영되기도 하는데 별도로 마련된 가운을 착용한 후 들어갈 수 있어서 가족과 커플들이 오붓하게 온천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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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리조트 아오모리야 우키유. ⓒ Hoshino Resorts, Aomoriya / 호시노리조트 오이라세계류 야에코코노에노유. ⓒ Hoshino Resorts, Oirase Keiryu Hotel / 호시노 리조트 오이라세계류 호텔 로비(모리노 신와). ⓒ Hoshino Resorts, Oirase Keiryu Hotel

· 글·사진 : 아오모리 관광청
· 기사 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skynews.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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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늘 소중하지만 이번 주말은 특별하기까지 하다. 바로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일요일을 크리스마스임을 기억한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이 시간을 뜻깊게 보낼 방법이 있을까. 복잡한 도심이나 테마파크로도 직성이 풀리지 않는 이들은 아예 한국을 떠나버린다. 크리스마스가 일요일과 겹치는 등 연휴가 길지 않아 가까운 근교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인기 있는 크리스마스 여행지는 대만 타이베이다. 2014년 5위에서 2015년 3위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1위에 올랐다. 여행 가격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국인이 2016년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예약한 항공권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 뒤를 올해 한국인이 가장 눈여겨본 여행지 1위와 5위였던 오사카와 방콕이 차지했다. 크리스마스 기간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항공권을 구매한 도시는 타이베이, 오사카(일본), 방콕(태국), 도쿄(일본), 홍콩(홍콩), 하와이(미국), 후쿠오카(일본), 파리(프랑스), 뉴욕(미국), 로스앤젤레스(미국) 순이었다. 

대만은 12월에 1년 중 강우량이 가장 적고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해 여행을 떠나기 좋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는 수도 타이베이에서 연말연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온천 하면 일본부터 떠오르겠지만, 대만은 그에 못지않게 풍부한 온천 명소를 품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온천을 즐기는 모습이 나오며 널리 알려졌다. '할배'들이 방문한 온천은 타이베이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인 대표적 핫스폿 베이터우다. 유황 냄새가 가득한 이곳 온천수는 신경통·근육통 완화에 효능이 있다고 해서 유명하다. 

올해 크리스마스 인기 여행지 10위권에 일본 도시는 3곳이 올랐다. 2위 오사카, 4위 도쿄, 7위 후쿠오카다. 일본은 반짝이는 일루미네이션이 도심 속 곳곳에 포진해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길 뿐만 아니라 온천으로 육신의 피로를 회복할 수 있어 인기다. 

겨울은 전통적으로 따뜻한 휴양지의 인기가 높은 계절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만큼은 연말 특유의 축제 분위기와 휴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가 인기다. 2014년부터 3년간 한국인이 크리스마스 연휴에 가장 많이 떠난 도시를 보면 오사카, 방콕, 타이베이, 도쿄, 홍콩 등이 상위 5위권에 포진했다. 5개 도시 모두 비행시간이 길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인천공항 항공편 기준으로 오사카까지는 1시간45분, 도쿄까지 2시간20분, 타이베이까지는 2시간40분, 홍콩은 3시간50분, 방콕까지는 5시간50분 남짓 걸린다. 

예년과 달리 파리, 뉴욕 등 장거리 여행지의 상승세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2014년과 2015년 같은 기간을 조사한 인기 10개 도시 중엔 장거리 여행지가 없었지만, 올해는 파리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3개 여행지가 10위 안에 들었다. 


아카마신궁 뒤쪽에 매달려 있던 등

Fall in 시모노세키, 한겨울에 가을을 만나다

“껴입고 왔던 코트도, 칭칭 감고 왔던 목도리도 무용지물이 됐다.얼굴에 살살 스치는 바람과 새빨갛게 물든 단풍잎은 분명 겨울의 것이 아니다.그렇게 다시 가을이 왔다. 한겨울에 떠난 일본 여행에서.”

귀 없는 불상, 미미나시호이치. 악기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아카마신궁 정문. 천황이 상상했던 바다 속 용궁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시모노세키 下關

저 바다 아래 우리 집이 있어
아카마신궁

신비롭다 혹은 몽환적이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강렬한 붉은색으로 유려하게 장식된 정문에서부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시모노세키(下關)의 간몬해협 바로 앞에 위치한 아카마신궁(赤間神宮)은 지금으로부터 약 800년 전, 8살의 어린 나이로 죽은 안토쿠 천황(安德王, 1180∼1185년)을 기리는 신사다. 고작 8살에 생을 마감하다니. 짧은 정보만을 들었을 뿐이지만 설명하기 힘든 이 분위기의 정체가 조금은 짐작은 갔다. 이곳엔 또 어떤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 있는 걸까.

일본 헤이안 시대* 당시, 안토쿠는 외할아버지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清盛)의 뜻으로 어린 나이에 천황이 되었다. 그러나 얼마 후 헤이시(平氏) 집안은 무사 집단이었던 겐지(源氏) 세력과의 최후 전쟁에서 패한 후 곧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에 안토쿠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어린 천황을 안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저 바다 밑에 우리가 살 궁이 있단다.” 이유도 모른 채 삶의 끝에 선 어린 아이를 바다 아래 희망으로 달래면서. 그 후 후손들은 바다 속 용궁과 같은 모양으로 신궁을 지었다. 깊은 바다 속에서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잠시나마 떠올렸을, 가엾은 어린 영혼을 위해.

아카마신궁에는 다소 무시무시한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신궁 안쪽 건물 옆쪽에 자리한 ‘미미나시호이치(耳なし芳一)’ 불상 이야기다.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악사였던 호이치는 어느 날 왕 앞에서 연주를 하도록 초청되었는데, 그 왕은 다름 아닌 사후세계의 염라대왕이었다. 호이치의 뒤를 밟은 마을 주지스님이 곧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스님은 사신들의 눈에 호이치가 보이지 않도록 그의 온몸에 불경을 적었다. 그런데 이때, 실수로 그만 귀를 빼먹었던 것. 염라대왕 앞에 호이치를 데려가야 했던 사신들이 호이치를 찾다가 그의 귀만 발견해 귀를 잘랐다. 그렇게 호이치는 귀를 잃었고, 그때부터 귀 없는 호이치란 뜻의 ‘미나시호이치’라 불리기 시작했다. 일본판 베토벤 정도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럴 리 없겠지만, 홀로 유유히 악기를 들고 있는 호이치의 불상에서 처량한 노랫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헤이안 시대│794~1185년, 일본 고대사 말기에 해당한다.

아카마신궁
주소: 4-1 Amadaiji-cho, Shimonoseki 750-0003, Yamaguchi Prefecture, Japan
전화: +81 83 231 4138

쵸후 성하마을의 거리. 담벼락 너머 나뭇잎들이 색색의 수채화처럼 물들었다

쵸후 모리 저택으로 들어가는 문

정원을 바라보며 말차 한 잔은 필수코스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그 어떤 집보다도 깔끔하고 정갈한 쵸후 모리 저택

쵸후 모리 저택의 정원

잊을 수 없는 가을과 녹차의 맛
쵸후 모리 저택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새빨간 단풍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서울의 삼청동이나 부암동, 아니 북촌 같기도 한 거리는 한적함 그 자체였다. 그냥 온종일 걷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아직도, 쵸후長府 성하마을(城下町) 에는 겨울이 찾아오지 않은 듯했다. 

쵸후 성하마을이라는 이름은 ‘쵸후 모리(長府毛利)’의 성 아래 마을이라는 의미다. 쵸후 모리는 1900년대 초 시모노세키 지역을 다스렸던 영주로, 모리 집안의 사람들이 살던 쵸후 모리 저택長(府毛利邸)이 아직도 마을에 남아 있다. 이 저택은 모리 가문의 14대 자손인 모리 모토토시에 의해 1898년부터 1903년까지 지어졌는데, 1919년까지 모리 가문 사람들의 거처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쵸후 모리 저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널찍널찍한 다다미방과 천장에 은은하게 달린 꽃 모양의 등이 집의 차분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저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안채와 연결된 정원이다. 어찌 저리도 잘 가꾸어 놓았을까, 나무와 아담한 연못과 바닥에 깔린 돌길까지도 어느 하나 모나지 않고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빨간 단풍과 노란 은행이 흐드러진 한낮의 정원은 그야말로 가을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느새 정원으로 나가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나둘 주워 담기 시작했다. 한동안 볼 수 없다 생각했던 사람을 다시 만난 듯, 뜻밖의 반가운 마음으로.

정원 구경을 마치고 안채로 돌아오니 따뜻한 말차 한 잔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자 한 입에 차 한 모금, 달달함과 쌉쌀함이 입 안에 번갈아가며 기분 좋게 맴돌았다. 적어도 올 겨울동안은, 한동안 머리와 가슴 속을 번갈아 맴돌 것 같다. 그렇게 우연히, 다시 만난 가을의 달콤쌉쌀했던 그 맛.      

쵸후 모리 저택
주소: 4-10 Chofusoshamachi, Shimonoseki 752-0970, Yamaguchi Prefecture, Japan
요금: 성인 200엔, 초등·중학생 100엔(말차 시음 400엔 별도)
오픈: 매일 09:00~17:00
전화: +81 83 245 8090
이메일: mouritei.sanyasou.10@tempo.ocn.ne.jp

●시모노세키의 바다를 즐기는 방법

초밥덕후들 여기여기 모여라
가라토 시장

기왕 시모노세키에 갈 거라면, 평일보단 주말이 백배 좋겠다. 시모노세키 선착장 앞 가라토 시장(唐戶市場)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가라토 시장은 우리나라의 노량진시장 같은 수산시장으로, 일본 복어 생산량의 80% 정도가 이곳을 거쳐 유통된다.

가라토 시장에 가야 할 이유이자 목적은 단연 ‘초밥 세계 평정하기’. 평소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 만큼 온갖 초밥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연어, 성게 알, 장어, 새우 등 익히 봐 왔던 종류에서부터 생김새도 이름도 생소한 생선까지 구경하는 것만으로 배가 부를 정도다. 가라토 시장의 시스템은 간단하다. 우선 맘에 드는 집을 선택한 후 일회용 용기와 집게를 집어 들고, 맘에 드는 초밥을 맘껏 골라 담으면 된다. 초밥의 종류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 메뉴 앞에 가격표가 붙어 있으니 참고할 것. 손수 고른 초밥들을 들고 계산대로 가면, 젓가락과 간장을 함께 챙겨 준다. 초밥을 먹을 공간은 1층에는 마땅치 않아 사람들은 보통 2층에 있는 바 형태의 공간이나 아예 시장 밖으로 나가 바다를 보며 먹기도 한다. 가라토 시장에서 즐기는 초밥. 무엇보다 신선한 맛에 합리적인 가격은 덤이다.      

가라토 시장 (唐戶市場)
주소: 5-50 karato-cho, Shimonoseki 750-0005, Yamaguchi Prefecture, Japan
오픈: 금·토요일 10:00~15:00, 일요일·공휴일 08:00~15:00
전화: +81 83 231 0001
홈페이지: www.karatoichiba.com


바다 생물들과의 깜찍한 조우
카이쿄칸

가라토 시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카이쿄칸(海響館)은 2001년 오픈한 대형 수족관이다.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복어가 100종류 이상 서식하고 있고 이외에도 고래, 해파리 등 각종 바다 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2010년에 생긴 펭귄 존에는 140여 마리의 펭귄이 살고 있는데, 시간대별로 조련사가 함께하는 펭귄 쇼가 열린다.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해도, 뒤뚱뒤뚱 펭귄들의 깜찍한 재롱에 절로 흐뭇한 아빠미소를 짓게 된다. 

카이쿄칸(海響館)
주소: 6-1 Arukapoto, Shimonoseki 750-0036, Yamaguchi Prefecture, Japan
오픈: 매일 09:30~17:30
전화: +81 83 228 1100
홈페이지: www.kaikyokan.com

▶Travel Info

ACCOMMODATION

바다 전망을 갖춘 모던한 호텔
시모노세키 그랜드 호텔(Shimonoseki Grand Hotel)
가라토시장과 카이쿄칸이 근처에 위치한 호텔로, 바다가 내다보이는 발코니 전망이 훌륭하다. 싱글, 더블, 트윈, 트리플, 딜럭스, 스위트 룸이 있으며 3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객실은 모던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지만, 원한다면 일본식 다다미방도 선택할 수 있다. 호텔에서 나가면 바로 편의점과 스타벅스 등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 조식은 일본식과 서양식으로 나뉘는데, 둥근 바구니에 깔끔하게 담겨져 나오는 일본식 아침식사를 단연 추천한다.
주소: 31-2, Nabecho, Shimonoseki-shi, Yamaguchi, 750-0006, Japan
전화: +81 83 231 5000
홈페이지: www.sgh.co.jp/en

국내를 떠난 이국적 정취 속으로 떠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1시간30분만 시간을 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중국 칭다오는 인천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후 영화 한 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착한다. 이곳은 중국 속 유럽이라 불릴 만큼 깔끔하고 세련된 전경이 매력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볼이 차가워지는 계절에 칭다오에는 관광객들을 유혹할 만한 매력적인 놀거리가 있다. 바로 온천이다.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 정취와 함께 온천투어를 즐기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온몸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마음까지 뜨끈해지는 여행이 지금 시작된다.

이국적인 칭다오

↑ 맥주박물관

중국 산둥성에 자리한 항구도시 칭다오는 본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19세기 이후 근대식 항구 도시로 설계하면서 유럽풍 분위기로 재탄생했다. 바닷물이 깨끗해 여름에는 피서객으로 북적이고, 곳곳에 자리한 온천 덕분에 겨울엔 뜨끈한 휴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먼저 칭다오의 가장 큰 매력인 유럽풍 분위기를 만나보자. 대표적인 곳은 팔대관.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풍 건축물이 가득한 지역으로 휴양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팔대관이란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처음 개발될 무렵인 1920년대 여덟 개 관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팔대관에는 20여 개국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별장들이 수백 개다. 이 때문에 '만국 건축 박람회'란 별칭도 갖고 있다. 풍광이 아름다운 만큼 예비부부들이 웨딩촬영을 하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칭다오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섬. 샤칭다오도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우거진 나무숲과 멋진 조형물이 어우러져 흡사 전시관을 보는 듯하다. 특히 유명한 것은 1900년께 독일인이 세운 흰색 등대. 해가 저물 때쯤 이곳을 찾으면 은은한 등대 불빛을 머금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이 전경은 칭다오 10경으로 꼽히기도 한다.

마음까지 훈훈한 온천투어

↑ 칭다오독일총독부.

칭다오가 최근 온천관광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는 해천만 온천 리조트가 큰 몫을 했다.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이곳은 2012년 문을 열었다. 해수온천과 해양문화를 결합시켜 하나의 테마파크를 건설한 것. 칭다오 시외 해변 근처에 자리해 접근성도 용이하다.

이곳에서는 실내 온천은 물론 인공파와 인공동굴, 수중 미끄럼틀, 볼풀장까지 갖췄다. 60여 개에 이르는 실내 테마 온천탕과 노천온천이 자리해 한 번씩만 돌아보아도 며칠 일정으로는 모자랄 정도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피로와 함께 고민까지 모두 씻어준다.

칭다오와 가까운 옌타이에도 온천이 있다. 피셔맨즈워프 안에 자리한 우대산 온천은 일본 기업이 투자한 곳으로 중국 속 일본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일본 전통 료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중국과 일본 두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전 객실 또한 다다미방으로 꾸며져 있으며 옌타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노천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인 푸꾸옥.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PQ아일랜드라 불리는 이 섬에는 때묻지 않은 밀림과 인적 드문 해변, 순박한 섬 사람들의 인심이 그대로 살아있다. 다 둘러볼 수 없어 더 신비로웠던 숨은 여행지.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빈펄 리조트의 스파 전경

베트남 푸꾸옥 글·사진=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OK AIR 02-6011-2203


베트남의 듣도보도 못한 섬에 갔다. 이름은 푸꾸옥(Phu Quoc). 캄보디아 국경에서 1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섬이지만, 아직 개발이 안 된 곳이 많아 관광지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2014년 허핑턴 포스트에서는 '유명해지기 전에 꼭 가봐야할 여행지'로 선정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는 '2014 최고의 겨울 여행지 3위'에 꼽았다.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 자연 휴양지로 통했던 섬 푸꾸억이 해외에 숨은 휴양지로 떠오르면서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섬의 울퉁불퉁한 흙길은 포장도로를 공사 중이고, 5성급 리조트로는 최초로 빈펄 리조트가 오픈했다. 베트남 정부에서도 푸꾸옥을 알리기 위해 열심인데, 투자 유치를 위해 섬을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노을 지는 즈엉동의 해변가 풍경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진까우 야시장

푸꾸옥의 특산품인 느억맘 생선소스 공장 투어


인간의 손길 닿지 않은 밀림과 야생의 숲

이런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도 푸꾸옥은 여전히 천혜의 자연환경과 순박한 섬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다. 섬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생물보존지역이기도 하다. 섬의 북동쪽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푸꾸옥 국립공원에는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밀림이 펼쳐진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사암들이 99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며, 가장 높은 쭈아 산도 이 국립공원 안에 있다. 인적 드문 해변과 야생 희귀종 동물들이 서식하는 밀림이 가득하지만, 아직 일반 여행객이 갈 수 있는 길은 5km의 트랙이 전부다. 푸꾸옥의 북쪽 숲은 꼭꼭 낀 팔짱을 아직 풀지 않았다.

푸꾸옥의 특산물

푸꾸옥의 중심가는 섬의 남쪽에 자리해 있다. 지난 2012년에 완공된 푸꾸옥 국제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즈엉동(Duong Dong)'이라 부르는 시내에는 볼거리가 제법 있다.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건 진까우(Dinh Cau) 야시장이다. 해가 질 무렵부터 바빠지는 야시장에는 100여 개의 노점들이 늘어서고, 풍부한 해산물을 굽는 냄새가 가득하다. 푸꾸옥에서만 나는 점박이 바다고둥과 관자, 왕새우, 가재 등을 구워 맥주 한잔 하는 밤이 모처럼 활기차다.

야시장 안에는 목걸이와 반지를 파는 액세서리 노점도 많다. 모두 진주로 만든 것이다. 조개가 자라기 좋은 바다에서는 진주조개양식이 흔하고, 동남아에서 가장 싸고 질 좋은 진주를 판다.
푸꾸옥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는 멸치로 만드는 생선소스와 후추가 있다. 현지에서 '느억맘'이라 불리는 생선소스는 베트남의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데, 그 생산지가 바로 푸꾸옥이다. 생선소스를 만드는 공장을 둘러보는 투어도 있다. 소금물에 재운 멸치를 1년간 발효시키는 대형 등나무 통들이 오크통처럼 늘어서 있다. 들어서면 젓갈 냄새가 진동을 하지만, 느억맘 생선소스는 향이 좋고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최고로 친다.

즈엉동 해변의 비현실적인 저녁 풍경

야시장에서 가까운 해변 끝에는 까우 사원이 있다. 옛부터 바다로 나가는 어부와 섬사람들의 안전을 기도하던 사원이다. 사원이 있는 암벽 위에는 등대가 세워져 있어 밤의 뱃길도 안내한다. 사원으로 가는 길에 마침 노을이 졌다. 해가 지는 해변에서 사람들은 하나둘 빨간 의자를 놓고 앉아 막 음식을 시켜먹거나 황금빛 노을이 번지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원을 올라가다 바라본 그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워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내가 이 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순간이 흐르고 있었다.

까우 사원에서 내려다본 즈엉동의 해변

●푸꾸옥의 진주가 되다, 빈펄 리조트

베트남의 고급 리조트 브랜드인 빈펄 리조트가 지난 11월 1일 푸꾸옥에도 문을 열었다. 5성급 리조트로는 최초로 생긴 것이다. 여러 리조트들이 즈엉동 시내와 가까운 해변에 자리한 것과 달리, 빈펄 리조트는 푸꾸옥 섬의 북서쪽 해변에 단독으로 위치해 있다. 시내와 오가는 거리가 30분 정도 되지만, 그만큼 완벽한 휴식과 여유가 보장된다.

리조트의 규모는 꽤 크다. 90만평이 넘는 대지에 750개의 객실이 있는 리조트와 27홀의 골프장, 워터파크와 놀이공원을 갖춘 빈펄랜드가 갖춰져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남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수영장과 야자수의 풍경 뒤에는 코랄윙과 오션윙의 리조트 건물 두 동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메인 레스토랑은 크게 세 곳.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쉘(Seashell)과 네모(Nemo) 레스토랑이 각 리조트 건물마다 위치해 있다. 해변쪽에 있는 페퍼 레스토랑은 다양한 해산물과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저녁 식사 장소로 인기가 많다. 음식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근사하다.

수영장에서는 리조트의 전용해변인 바이다이 비치로 바로 이어진다. 투숙객만 이용하고, 항상 잘 손질이 되어 있어 어느 해변보다 깨끗하고 느긋하다. 따스한 수온의 바닷가에서 한참동안 파도놀이를 하다보면 휴가 한번 제대로 왔다는 기분이 절로 든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도 눈에 띈다. 리조트 내의 키즈클럽은 기본, 물놀이시설과 슬라이드가 갖춰진 워터파크에도 공을 들였다. 2015년부터는 돌고래쇼가 열리는 돌핀파크도 개장한다. 새로운 섬 휴가지를 찾는 가족이라면, 푸꾸옥의 빈펄 리조트가 구미를 당길 듯하다.

놀이기구 시설이 갖춰진 빈펄랜드

빈펄 리조트 코랄윙의 체크인 데스크

페퍼 레스토랑

푸꾸옥 가는 방법
푸꾸옥을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호찌민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루 평균 10편의 국내선이 운행되고 있으며, 섬까지는 약 50분이 소요된다. 대한항공이 호찌민으로 매일 운항하고 있다. www.vinpear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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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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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봉우리를 맺는 오솔길 - 철학자의 길

번잡스러운 벚꽃놀이의 행락객들, 줄을 이은 수학여행 학생들, 카메라 렌즈가 아니면 세상을 보는 법을 잊어버린 관광객들…. 교토는 수많은 방문객들로 어지럽다. 그럼에도 모퉁이를 돌아가면 고즈넉한 강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숲길, 백 년은 족히 넘은 듯한 침묵이 기다리고 있다. 교토가 수많은 문학인들의 산실이자, 책 한 권을 들고 오는 게 자연스러운 사색의 여행지가 되고 있는 이유다. 


교토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 '교토의 소설가'라는 별명을 얻은 [태양의 탑], [요이야마 만화경]의 모리미 도미히코는 가장 교토다운 곳을 묻자 '철학자의 길(哲学の道)'이라고 답했다. 이름도 고상하여라. 긴카쿠지(銀閣寺)에서 난젠지(南禅寺)로 이어지는 이 오솔길은 20세기 초반 일본에 서양철학을 들여온 교토대 철학교수 니시다 키타로가 즐겨 걷던 길이라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드문드문 작은 가게와 카페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 벚꽃나무 길은 교토다운 차분함을 대표하는 장소다.  

 

 

스스로 불타버린 문제적 자아 -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는 20세기 일본의 문제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아였다. 자기 소멸에 이르는 극단적 유미주의, 세상을 뒤흔든 동성애의 고백, 도쿄대 전공투 학생들과의 맞장 토론, 그리고 자위대원들의 봉기를 선동하다 실패를 깨닫고 선지피를 흘리며 공개적 죽음을 맞은 최후까지. 그는 언제나 문제의 중심으로 다가가 그 스스로 문제가 되었다.


교토의 찬란한 금빛 사찰, 킨카쿠지(金閣寺)의 공식적인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다. 그러나 물 위에 떠 있는 금박의 누각이 워낙 유명해 금각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1950년 이 절은 정신병을 앓고 있던 승려가 자살을 기도하면서 불타버리게 되었는데, 미시마 유키오는 바로 이 사건에 착안해 1956년 소설 [금각사]를 창작하기에 이른다. 1955년에 재건축된 누각은 지금도 비현실적인 금박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 본 사람들은 실망감을 토해내기도 한다. 어쩌면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금각은 상상 속에서야 진정한 황금의 누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눈 속의 금각은 더욱 비현실적이다.

 

 

게이샤는 추억이 아니라 현재 - 기온

영화 속에서 어린 사유리가 뛰어가는 몽환적인 길은 교토 동남쪽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의 붉은 토리이다.


 

교토가 '천년 고도'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역사책을 보여줄 수도 있다. 도시 곳곳에 백년 넘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며 그 증거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백 년 전의 삶과 직업을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큼 강한 설득력이 있을까? 교토를 정말로 놀라운 도시로 만드는 것은 기온(祇園)의 게이샤들일지도 모른다.


잘못된 통념과 달리 기온은 홍등가가 아니라 수백 년간 여성 예술인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거리다. 또한 교토에서는 게이샤가 아니라 게이코(芸子)라는 지칭으로 이들을 부른다.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은 콜롬비아 대학에서 일본사를 공부한 아서 골든이 이와사카 미네코 등 기온에서 게이코로 살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국내에는 장쯔이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소개되었는데, 주인공인 사유리는 가난한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소녀로, 기온의 '노부 오키야'에서 게이코로 자라난 뒤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격동의 시간과 사랑의 아픔을 겪어간다. 기온의 일상은 무라카미 모토카의 만화 []에서도 섬세하게 그려진다.

 

 

가모가와 강은 추리를 부른다 - 신본격파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의 노리즈키 린타로, [십각관의 살인]의 아야츠지 유키토….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19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신본격파'의 핵심 작가들. 그리고 모두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의 출신들이다. 이들은 고전 본격파의 명탐정과 트릭 풀이에 매료되어 서로를 자극하며 추리소설을 써나갔고, 결국 아야츠지를 필두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들뿐만 아니라, [월광게임]의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교토 도지샤(同志社) 대학 미스터리 동호회 출신이기도 하다. 이 고전적인 도시와 미스터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러 가지 추리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유추가 나름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이 비현실적인 고전 도시의 분위기가 상식 바깥의 착상을 쉽게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점이다. 고도의 밀실 트릭이나 엽기적 연쇄 살인과 같은 본격파의 상상력은 교토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호러 소설들과도 진한 혈연관계를 이루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교토가 '대학 도시'라는 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곳곳에 자리 잡은 대학들은 어떤 주제를 치밀하게 탐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것을 교류할 통로들을 제공하고 있다. 확실히 교토는 도쿄나 오사카의 상식적 일상과는 다른 정신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의 화려한 데뷔 - [십각관 살인 사건].

 

 

윤동주와 정지용의 교정 - 도시샤 대학

정지용의 '압천'을 새긴 도지샤 대학의 시비.


 

'鴨川 十里ㅅ벌에/ 해는 저물어...저물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 목이 자졌다...여울 물소리....' 교토 도시샤 대학의 교정에는 이와 같은 시비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 시인 정지용의 시 '압천'을 새긴 것인데, 이 '압천'이란 바로 교토 한가운데를 흐르는 가모가와 강을 말한다. 


대학 도시인 교토는 바다 너머 조선의 청년들을 부르기도 했다. 1923년 정지용은 모교인 휘문고보의 교비생으로 도시샤 대학 영문과를 다니게 된다. 그리고 교토와 고향인 옥천을 오가며 시작에 열중해 조선과 일본 양쪽의 문단에 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일본 <근대풍경(近代風景)>에는 예민한 언어 감각으로 순간의 이미지를 그린 '카페 프란스', '바다', '갑판 위'와 같은 작품들이 실렸다. 지금 들여다보아도 지극히 현대적인데, 1930년대 우리 문단의 총아였던 김기림은 "한국의 현대시는 지용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년 뒤 도지샤는 또 다른 조선의 천재를 맞이한다. 바로 윤동주. 1942년 도쿄 릿코 대학 영문과에 들어갔다가, 6개월 뒤 도지샤 대학 문학부로 옮기게 된 것이다. 그는 선배인 정지용처럼 대학 시절을 즐길 수는 없었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의 시기였고, 몰락 직전의 일제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었다. 그는 1943년 7월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교토 지방 재판소에서 2년 형을 언도받았고, 후쿠오카 형무소로 간 뒤에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정지용 역시 해방 전후와 6.25 전쟁 시기의 이념 분쟁에 휘말려 북으로 사라지게 되고, 남에서는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 두 사람의 시비는 도지샤 대학의 교정에 나란히 앉아, 그들이 겪은 비극의 깊이만큼이나 또렷한 언어를 빛내고 있다.

 

 

후쿠야당 딸들의 과자 -  히가시야마

교토, 특히 기온을 품고 있는 히가시야마에서 창업 40년, 50년은 크게 자랑할 만한 거리가 못된다. 이곳에는 백년을 넘어서는 전통의 가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화 [후쿠야당 딸들]은 원래 350년 전통의 교과자점을 배경으로 하려 했는데, 교토에 400년 역사의 과자점이 있다는 걸 알고, 결국 창업 450년의 가게가 되었다.


300년이든 400년이든 그 역사는 정말 굉장하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관습이 교토와 이 가게를 꽁꽁 묶고 있기도 한데, 만화는 이 과자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세 자매의 각고의 노력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매번 등장하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과자들을 구경하는 것도 적지 않은 재미다. 눈이 어지러운 오색의 과자 안에 달콤한 팥을 안고 있지만, 다도회에서는 차를 앞질러 과자가 눈에 들어오게 하면 안 되는 것도 교토 식의 격식이다.


교과자를 맛보지 않고는 교토에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

 

 

노르웨이의 숲은 어디 인가요? -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은 교토의 숲이 아닐까?


교토 출신의 작가들을 찾다 보면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안타깝게도 그는 교토에서 태어나기만 했을 뿐 고베 등지에서 자라났고, 이 세계적인 관광지를 썩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도 않는 것 같다. 그는 1983년 잡지 <앙앙> 7,8월 특별호의 '남자와 교토에' 편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지금 교토에 간다면 바로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 맛있는 음식이나 먹으면서." 그런데 이 글귀가 하루키의 팬들에게는 묘한 힌트가 되고 있다. 바로 일본에서만 2009년 8월까지 1천만 부가 판매된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에서 나오코가 입원해 요양을 하고 있는 정신치료시설(阿美寮)이 교토 근교의 산 속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리를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소설 속에 나오는 여정을 찾아간 일본의 어느 독자 (tokyo-kurenaidan.com/haruki-naoko5.htm)는 교토 북쪽의 산속에 있는 들풀요리점 미야마소(美山荘)가 바로 그 모델이 되는 장소라고 주장한다. 1985년 <인 포켓> 10월호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 vs. 무라카미 류'에서 하루키가 이 요리를 열렬히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어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야마소는 인기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도 등장하는 명소다

 

방콕을 처음 방문한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어딜 가야 할지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 방콕과의 1일 데이트 코스를 추천한다.

10:00am
방콕 여행 1번지 왕궁 Royal Palace

방콕의 대표적인 명소는 단연코 왕궁이다. 금박을 입힌 뾰족한 탑이 인상적이며 유리와 타일로 장식된 건물의 외벽 또한 환상적이다. 가히 동남아 최대의 명소라 이름 붙일 만하다. 왕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는 에메랄드 불상이 자리한 왓 프라 캐우Wat Phra Kaew 사원.
이 에메랄드 불상을 보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전 세계에서 불자들이 찾아든다. 이처럼 방콕의 왕궁은 왕이 거하던 곳이었지만 대규모의 불교사원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왕궁의 정식 명칭은 '프라 보롬마하 랏차 왕'인데 1782년, 라마 1세 때 태국의 수도가 방콕으로 이전하면서 착공하였다. 그 후 태국의 국왕들이 사용했지만 현재 국왕은 이곳이 아닌 치뜨랄다 궁에 거주하고 있다.
Na Phra Lan Rd., Phra Nakhon, Bangkok 10200
08:30~15:30 (66-2)-623-5500 www.palaces.thai.net

방콕 사원의 대명사 왓포Wat Pho
왓포는 방콕을 찾는 관광객들이 왕궁 다음으로 많이 들르는 사원이다.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태국에서 가장 큰 와불이 있기에 이곳을 찾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다. 왕궁 인근에 위치해 왕궁과 같이 둘러볼 수 있어 좋다. 차오프라야Chao Praya강 위에서 디너 크루즈 보트를 타고 방콕의 야경을 감상하노라면 하늘을 찌를 듯한 왓포의 금빛 찬란한 스투파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기에 어둑해질 무렵 방콕에서의 리버크루즈를 강추한다. 행여나 나이트크루즈에 탑승 못했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길. 아침 무렵에도 왓포의 민낯은 여전히 화려하기만 하니까 말이다.
2 Sanamchai Rd., Grand Palace Subdistrict, Pranakorn District, Bangkok 10200 (66-2)-226-0335 www.watpho.com

12:00pm
커리 크랩의 성지 솜분 시푸드Somboon Seafood

방콕에 가서 맛깔스러운 타이 스타일의 시푸드 요리를 먹어 보지 못한다면 무척 애석한 일이다. 타이푸드를 잘 모르더라도 이곳에 와서 차근차근 타이푸드를 맛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다. 1969년 오픈한 솜분 시푸드 레스토랑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푸드 전문 레스토랑으로 현재 방콕에만 시암 스퀘어 원Siam Square One, 센트럴 엠버시Central Embassy 등 총 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그만큼 신뢰할 만한 맛집이다. 셰프가 자신 있게 권하는 프라이드 커리 크랩Fried Curry Crab은 꼭 맛보자. 칠리와 코코넛 소스로 양념을 한 크랩 메뉴의 맛도 일품이다. 그 밖에 다양한 생선, 로브스터, 새우 요리를 비롯해 태국의 전통 음식들을 제공한다.
센트럴 엠버시 지점 5th floor, Central Embassy 1031 Ploenchit Rd., Lumpini, Pathumwan, Bangkok 10330 11:00~22:00
(66-2)-160-5965 www.somboonseafood.com

13:00pm
방콕의 쇼핑시크릿 아시아티크Asiatique

방콕에서의 쇼핑은 아시아티크가 정답이다. 차오프라야강의 리버 프론트에 자리한 이곳은 1,500여 개의 부티크 숍이 모여 있는 동남아 최대의 아웃도어 마켓이자 다문화센터다. 수많은 점포가 거대한 시장을 이루고 있는데 기존의 재래시장과는 달리 깔끔하고 모던한 스타일의 점포들이 모여 있어 오히려 쇼핑몰에 가깝다. 또한 골목마다 방문객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 가판대가 들어서 있기에 식도락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타이푸드, 차이니즈 푸드, 이탈리안 파스타, 피자 등을 제공하는 세련된 레스토랑들도 자리해 있고 아이스 모찌(떡 안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음식)처럼 일본이나 홍콩에서 최신 유행하는 먹거리 아이템도 간이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다. 그 밖에도 회전대관람차를 타고 방콕 전역을 조망할 수 있어 연인들을 위한 나이트 데이트 스폿으로 인기다. 그 밖에도 다양한 공연 및 축제에도 참여할 수 있다.
2194 chareonkrung Rd., Wat Prayakrai District, Bankor Leam, Bangkok 10120 17:00~24:00 (66-2)-108-4488 www.asiatiquethailand.com

새로운 쇼핑 스폿 센트럴 엠버시Central Embassy
방콕 시내에서 가장 최근에 들어선 대규모 쇼핑몰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울트라 럭셔리 쇼핑몰을 세운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모던한 감각의 쇼핑몰이 들어섰다. 1층에는 프라다, 구치, 샤넬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럭셔리 브랜드의 매장이 입점해 있으며 다양한 식도락과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전문식당과 숍이 층층마다 함께 들어서 있다. 1층부터 6층까지는 쇼핑 공간, 8층에는 영화관도 자리했다.
Central embassy 1031 Ploenchit Rd., Pathumwan,
Bangkok 10330 10:00-22:00
(66-2)-119-7777 www.centralembassy.com

17:30pm
특급호텔보다 좋은 디바나 스파Divana Spa

방콕 여행자들이라면 시원한 마사지로 여행의 피로를 날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리지널 타이 마사지를 정교한 서비스로 제공하는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디바나 스파는 최상의 서비스로 안락한 시설 속에서 각종 타이 전통 마사지와 스파 메뉴를 제공한다. 특히 디바나 스파는 정교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서비스를 받은 후에는 이곳에서 제공하는 레몬그라스lemon grass티를 맛볼 수 있다. 또한 디바나 스파는 자체적으로 방향제, 마사지 오일, 목욕 용품 등을 개발해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방콕 시내의 유명 백화점 등지에 스파 용품 전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7 Sukhumvit 25, North, Wattana, Bangkok 10110
(66-2)-661-6784 www.divanaspa.com

19:30pm
차오프라야강의 진면목 호라이즌 크루즈Horizon Cruise

방콕에서 즐길 만한 나이트 라이프는 무수히 많지만 방콕의 밤을 가장 로맨틱하게 보내려면 샹그릴라 호텔에서 운영하는 디너 크루즈에 탑승할 것을 권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방콕을 방문했지만 야경을 위한 나이트 크루즈 탑승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뷔페 메뉴에 대한 기대가 무엇보다 컸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선상에서 즐겼던 방콕의 화려한 야경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방콕의 젖줄인 차오프라야강을 따라 오가며 강변에 들어선 사원, 시장, 현대식 건축물 등 방콕의 주요 명소와 야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시푸드는 물론 로스트 미트roast meat 등 다양한 음식과 디저트, 음료 등이 뷔페로 제공되는데, 특급 호텔인 샹그릴라 호텔에서 마련한 것이라 음식의 질과 맛이 일반 크루즈와는 달랐다. 방콕에서 누릴 수 있는 매우 만족도 높은 체험이라 꼽을 만하다.
89 Soi Wat Suan Plu, New Rd., Bangrak, Bangkok 10500 장소 샹그릴라 호텔 앞 Next2 Pier 선착장 (66-2)-236-7777
디너 뷔페 크루즈의 경우 매주 화, 금, 토요일(하루 1회) 19:30~21:30

22:00pm
최고의 야경 라운지 센타라 그랜드 호텔Centara Grand Hotel

여행자로서 방콕을 사랑하는 소소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성수기에 해당하는 6~8월에 태국 전역의 숙박 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방콕의 특급호텔도 예외는 아닌데 태국 전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유명 호텔 리조트 체인인 센터라 호텔도 마찬가지다. 방콕에만 다섯 군데의 센타라호텔 체인이 있는데 특히 시암 스퀘어 쇼핑몰 인근에 세워진 센터라 그랜드 호텔 앳 센트럴 월드Centara Grand at Central World는 최첨단 스타일의 고층 건물에 자리한 모던 감각의 호텔로 건물의 루프톱인 54층에 마련된 스카이라운지 바가 매우 인상적이다. 해질 무렵부터 문을 여는 이곳 스카이라운지에서 방콕 도심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보자. 칵테일이나 음료를 즐기면서 방콕의 밤공기와 나이트씬을 음미해 보는 것이야말로 방콕에서 꼭 해야 할 여행자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또한 건물의 중앙부에는 아웃도어 풀과 풀사이드 바poolside bar가 있어 시원한 물속에 몸을 누이며 방콕에서의 감미로운 밤을 완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999/99 Rama 1 Rd., Pathumwan, Bangkok 10330
(66-2)-769-1234 www.centarahotelsresorts.com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복건회관은 중국 푸젠성 출신 이주민들의 모임 장소이다.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참 조각 박물관은 참파 왕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선짜 반도의 몽키 베이에 자리한 특급 리조트이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시엠립 야시장에서는 스카프, 의류, 공예품, 장신구 등을 판매한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육지의 바다'라 불리는 동남아 최대의 호수인 톤레삽에서는 수상촌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dklim@yna.co.kr

(호이안·다낭·시엠립=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베트남 다낭과 호이안, 캄보디아 시엠립은 함께 돌아보기 좋은 여행지이다. 시엠립은 다낭에서 비행기로 2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휴양과 유적지 답사를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이안

>>복건회관 = 푸젠성 출신 중국인들의 모임 장소로 외관과 내부가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금빛으로 치장된 문이 다시 나타난다. 안쪽에서 보면 문 위쪽에 '천후궁'(天后宮)이란 단어가 새겨져 있다. 바다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여신인 마조를 모시고 있다는 뜻이다. 회관 안쪽에는 왕관을 쓰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조상이 전시돼 있다. 또 옆에는 푸젠성 사람들이 이주해 올 때 탔다는 배를 축소한 모형이 있다.

>>관우 사당 = 호이안에는 과거 해상 무역을 하며 이곳에 정착한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어 중국식 사당이 많다. 쩐푸 거리 동쪽 끝의 재래시장 길 건너에는 '삼국지연의'의 등장인물인 관우를 모신 사당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사각형 정원이 있고, 뒤편으로 관우와 적토마의 상이 있는 제단이 마련돼 있다. 많은 중국인과 관광객이 찾아와 향에 불을 붙이고 고개를 숙이며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덕안 고가(Old House of Duc An) = 베트남 가옥은 길을 따라 어깨를 맞대고 있는데 정면이 좁고 안쪽이 긴 직사각형 구조이다. 덕안 고가는 1850년에 건축된 건물로 이런 베트남 가옥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20세기 초에 약방으로 이용된 이 건물은 한때 반프랑스 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내부에는 탁자가 놓여 있고 벽면에는 빛바랜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전 거주자는 호찌민과 함께 공산 혁명 활동을 했는데 관련 사진도 볼 수 있다.

◇다낭

>>한(Han) 시장 = 다낭 중앙에는 휴양지와 신도심을 연결하는 드래건 다리(Dragon Bridge)가 있다. 다낭 최대 규모의 한 시장은 휴양지 쪽 다리 옆에 위치한다. 사각형 2층 구조로 1층에서는 각종 건어물과 채소, 향신료 등 식자재를 판매하며, 2층에서는 의류와 신발 등을 취급한다. 다낭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시장 바깥 강변에는 조각 공원이 있어 휴식을 취하며 한 강과 드래건 다리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참(Cham) 조각 박물관 = 참파 왕국의 유물을 보존·전시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15년 '프랑스 극동 연구소(French Far-East Research Institute)의 재정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총 10개의 전시실에는 브라마(Brahma), 비슈누, 시바(Shiva) 등 힌두교의 신을 소재로 한 정교하고 다양한 조각상이 전시돼 있다.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 = 다낭 시내에서 25㎞ 떨어진 선짜 반도의 몽키 베이(Monkey Bay)에 자리한 특급 리조트이다. 나무가 울창한 수려한 숲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전용 해변을 갖추고 있다. 스위트, 펜트하우스, 빌라 등 검정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룬 베트남 스타일의 객실 197개가 있다. 내부에는 고급 욕실과 80개 채널의 평면 TV, 아이팟 스테이션과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마련돼 있다. 천국, 하늘, 땅, 바다 등 4개 레벨로 나뉘어 있는데 각 레벨은 케이블카로 연결된다. 또 코스 요리를 내는 '라 메종 1888', 간단한 요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롱 바', 메인 레스토랑인 '시트론', 해변에 있는 '베어풋 카페'(Barefoot Cafe) 등 고품격 레스토랑이 있다. danang.intercontinental.com

>>몽고메리 링크스 베트남 = 다낭 공항에서 20분 거리의 수려한 해변을 바라보는 곳에 위치한 18홀(파72) 골프장으로 세계적인 골퍼 콜린 몽고메리가 디자인했다. 홀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풍경이 시원스럽고 골프를 칠 때 독립성이 보장돼 좋다. 특히 5번 홀(파3)은 워터 해저드를 넘어 티샷을 해야 하고, 6번 홀(파5)은 티 박스 옆에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됐던 벙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비교적 코스가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빌라도 있다.

◇시엠립

>>시엠립 야시장 = 시엠립 시내에는 큰 규모의 야시장 두 곳이 있다. 시엠립 강변에 있는 '앙코르 야시장'은 비교적 깨끗한 분위기의 현대적인 시설이며, 이곳에서 강을 건너 북서쪽에 있는 '나이트 마켓'은 길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복잡한 시장이다. 스카프, 의류, 공예품과 미술품, 장신구 등 취급하는 품목은 비슷하다. 여행자들은 나이트 마켓을 더 많이 찾는다.

>>펍 스트리트(Pub Street) = 나이트 마켓 동쪽에는 밤의 여흥을 즐기기 좋은 펍 스트리트가 있다. 화려한 조명이 밝혀진 길이 100m 정도의 거리를 따라 양옆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바가 들어서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앤젤리나 졸리가 방문했다는 거리 초입의 '레드 피아노'(Red Piano)로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툼레이더'란 이름의 칵테일도 맛볼 수 있다.

>>톤레삽(Tonle Sap) 호수 = '육지의 바다'라 불리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로 물 위에 집을 짓고 고기를 잡아 살아가는 수상촌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수로를 따라 10여 분 정도를 가면 수상 가옥과 학교, 슈퍼마켓, 식당, 교회, 보트 수리 센터 등을 볼 수 있다. 또 관광객을 대상으로 과일과 과자, 음료를 판매하는 일명 '슈퍼마켓 보트'를 만날 수 있다. 보트를 대고 쉴 수 있는 휴게소에는 메기와 악어가 전시돼 있고, 전망대에서는 주변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바다처럼 넓은 호수를 볼 수 있다. 우기 때 호수의 면적은 제주도의 8배가량으로까지 늘어난다.

◇항공편 = 베트남항공이 인천과 다낭, 하노이, 호찌민을 잇는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특히 다낭을 거쳐 시엠립을 여행한다면 베트남항공이 최선의 선택이다.

다낭 항공편은 인천에서 월· 화· 목· 금· 토요일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해 현지에 오후 2시 도착하고, 복항편은 같은 요일 오전 12시 5분 출발해 오전 6시 25분에 도착한다. 비행기는 에어버스 A321이 투입된다.

다낭-시엠립 구간은 매일 운항한다. 북부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을 경유해 시엠립을 갈 수도 있다. www.vietnamairlines.co.kr

◇캄보디아 입국 방법 = 캄보디아는 현지 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받아야 한다. 수수료는 20달러이며, 여권용 사진 2장을 가져가야 한다. 그러나 출입국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공항에서 비자 발급 서류를 작성해 줄을 서서 제출하지만 순서대로 발급되지는 않는다. 또 출입국 심사를 할 때 심사관이 웃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웃돈을 내면 쉽게 통과되지만 그러지 않으면 지문과 얼굴 사진을 찍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물론 출입국에 문제는 없다. 단, 기내에서 작성하는 출입국 신고서 중 출국 신고서가 없으면 이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입국 심사대에서 꼭 확인해 받도록 한다.

dklim@yna.co.kr

2월25일 수요일

오늘은 디보체(3820m)에서 고소적응(영어로 애크러메이션 데이 Acclimation Day라고 하여 표준 스케줄에 따르면 EBC 트레킹 도중 이틀간을 쉬게 되어 있다)을 하기로 한 날이다. 나는 일행 중 한 명과 팡보체(Pangboche / 3,920m)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산보하듯 천천히 걸어서 약 1시간 40여분이 걸렸다. 디보체와 팡보체는 고도 차이가 별로 없어 고소적응이 될만한 쇼마레(Shomare / 4,010m)까지 한 시간 이상을 더 가고 싶었다. 그러나 동행하신 분이 "날씨도 흐려지는데 더 이상 가기에는 너무 멀다"며 걱정을 하여 부득이 팡보체에서 점심을 먹고 디보체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팡보체에서 하이랜드 셀파리조트를 들르게 된 것은 작은 행운이었다.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세 번을 다녀왔다는 주인 셀파의 집답게 정상 등정에 사용했던 산소통과 등산장비들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시물 중에 나를 완전히 매료시키는 한 장의 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험준한 아마다블람 정상에 설치된 비박 텐트 두 동. 아마다블람의 낮은 봉우리로 여겨지는 저 비좁은 산꼭대기, 그곳에 간신히 자리 잡은 텐트들. 바람이라도 세게 불어닥치면 곧 날라갈것만 같이 불안하다.

아마도 아마다블람을 등정중인 크라이머들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정상에 비박텐트를 쳤을 것이다. 아마다블람은 엄청난 바람이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추위와 그 바람을 맞아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요 가장 위험한 산은 K2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은?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의 답들이 나오겠지만 전 세계의 산악인들이 세계 최고의 미봉(美峰)으로 손꼽는 산은 바로 히말라야의 아마다블람이다.

아마다블람은 히말라야산맥의 지맥인 네팔 동부의 쿰부히말에 속한 산으로 주봉의 높이 6812m. 또 하나의 낮은 봉우리는 5563m. 아마다블람의 의미는 '어머니와 진주목걸이'라는데 진주는 만년빙을 의미한다.

1961년 마이크 길(Mike Gill)·배리 비숍(Barry Bishop)·마이크 워드(Mike Ward)·월리 로마니스(Wally Romanes) 등이 처음으로 등정하였다. 표준 등반 루트는 남서쪽 능선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이후 아마다블람에는 셀파를 제외하고 약 430여 명의 산악인이 등정에 성공했다. 아마다블람 정상을 등정하려면 수준 높은 암벽, 빙벽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레이트 타워라는 험한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려운 구간에는 고정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등정을 하려면 연락사무소에서 등산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에베레스트와 마찬가지로 계절풍이 오기 전인 4~5월과 9~10월이 등정이 용이한 시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선우 등산연구소장(월간 마운틴 발행인)이 1983년 동계 초등에 성공했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왜 산에 오르는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Because It's there.)

알피니즘은 극한의 환경에서 한계 너머를 꿈꾸는 인간의 장대한 도전이다.(이용대의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에서) 20세기의 석학 아놀드 토인비가 그이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말한 대로 도전과 응전의 역사인 것이다.

언젠가 아마다블람에 꼭 오르겠다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내일은 해발 4,240미터의 페리체로 떠나는 날이다.

↑ 우붓에서 북쪽으로 30분을 달려 만날 수 있는 뜨갈랑랑의 계단식 논. 발리의 자연은 풍요롭다.


발리는 허니무너의 여행지이기 이전에 서퍼들의 메카였다. 거센 파도가 빚어낸 해안 절벽과 풍요로운 논길, 독특한 전통문화 그리고 국제적인 라이프스타일까지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마는 섬. 이제 발리를 다시 주목할 때다.

↑ 발리 최대 명절인 녜피를 맞기 전 정화 의식을 치르기 위해 쿠타 비치를 찾은 아이들.


발리의 새해인 '녜피Nyepi'를 맞아 쿠타 해변에서 대대적인 제례 의식이 거행됐다. 전통 의복을 차려 입은 발리인들이 머리에 꽃과 제물을 이고 바닷가를 행진했다. 그 뒤로는 반라의 서퍼들이 파도를 갈랐다.

세계 일주를 떠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원-유로 환율이 1천2백원대 후반을 기록했던 6년 전으로 기억한다. 이미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온 현자들은 마법의 '원월드 티켓'으로 5대양 6대주를 정복하는 방법을 설파했다. 나 또한 부푼 꿈을 안고 1년간의 세계 일주를 위한 루트를 짰다. 욕심이 많아 바삐 움직여야 했지만 그래도 각 대륙별로 한 곳은 '머무는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중 가장 오래 머물기로 한 곳은 무려 두 달이나 할애한 발리였다.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이미 두 번이나 여행한 곳을 다시 찾을 만큼 발리가 매력적인가요?"

대부분 발리를 허니문 여행지로만 떠올린다. 처음 발리를 찾은 그땐 나도 그런 줄만 알았다. 적잖이 충격적이던 비행기 속 풍경이 떠오른다. 누사두아Nusa Dua에 생긴 호텔의 오프닝 파티에 참석하는 길이었는데, 여기에 초대된 3명의 기자를 제외하곤 모두 허니무너였다.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한 쌍'임을 과시하려는 듯 똑같은 상의를 입고 온갖 애정 표현을 퍼붓는 연인들 틈에서 7시간을 보냈다. 허니무너들이 발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풀 빌라' 때문이다. 발리에 풀 빌라가 발달하게 된 것은 해변 및 바다의 상태가 주변 휴양지인 푸껫, 보라카이에 비해 좋지 못해서다.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키고자 리조트의 시설에 집중했고, 훌륭한 시설과 디자인, 서비스를 갖춘 풀 빌라로 승부를 걸었다.

↑ 경이로운 전망이 펼쳐지는 남서부 해안 절벽에는 그림 같은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향긋한 꽃 무리가 띄워진 수영장, 은은한 촛불을 밝힌 로맨틱 디너. 행복한 표정으로 잠이 든 옆 좌석 커플과는 달리 나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연인들로 가득한 여행지에 홀로 내던져지다니, 이렇게 가혹한 고행이 또 있을까.

하지만 실제로 만난 발리는 '완벽한 반전'을 선사했다. 발리 덴파사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10분도 되지 않아 첫 번째 쇼크를 맞이했다. 호주에서 날아온 비행기가 한 무리의 청년들을 쏟아냈다. 스무 살 즈음으로 보이는 풋풋한 청춘들은 자신의 키를 훌쩍 넘기는 거대한 짐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서핑 보드였다. 그러고 보니 공항 한편엔 배포용 지도와 잡지, 로컬 여행사들의 브로슈어를 모아놓은 게시판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자주 눈에 띄는 브로슈어가 서핑 스쿨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 울루와투의 술루반 비치 앞엔 세계의 서퍼들이 집결하는 바와 식당이 늘어서 있다.

↑ 서핑 홀리데이를 위해 울루와투를 찾은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서퍼.


"발리는 서퍼들의 천국이야. 원래 발리를 세상에 알린 건 호주와 유럽에서 찾아온 서퍼였어. 특히 발리는 호주인들에게 인기가 높아. 호주 북부 도시인 다윈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로 국내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발리를 여행하는 편이 더 저렴하거든."

공항 도착 라운지에서 만난 호주 노던테리토리 뉴스의 기자인 레베카가 귀띔했다. 그녀 또한 같은 행사에 초대되었고, 발리를 찾은 것은 세 번째라고 했다. 그녀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스미냑Seminyak이라는 지역에 근사한 패션 부티크가 들어서고 있대. 시드니 출신 디자이너가 오픈한 숍이 있어서 가볼 참인데 함께 갈래? 참, 그런데 혹시 저사람들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들이지? 왜 쌍둥이처럼 같은 옷을 입고 있어?"

↑ 신선한 로스팅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로컬 카페.

↑ 골목 안, 혹은 건물 안엔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숨어 있다.

↑ 인기 서핑 브랜드와 디자이너 부티크가 어우러진 라야 스미냑 거리

↑ 미냑엔 스페인 이비사 섬, 남프랑스의 생트로페, 하와이 오아후에서도 잘 어울리는 세련된 서머 드레스가 있다.


레베카와 함께 서퍼들의 아지트라는 쿠타, 아기자기한 숍과 카페가 모여 있는 스미냑 그리고 바와 클럽이 모여 있는 레기안Legian을 쏘다녔다. 쿠타에서는 서핑 레슨에 도전하고 스미냑에서는 하늘하늘한 튜브 톱 드레스를 구매했으며 레기안에서는 구매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클러빙에 나섰다. 발리는 허니무너 혹은 연인만의 여행지가 아니었다. 여행자의 거리인 포피스Poppies에 한 달간 머물며 서핑을 즐긴다는 캘리포니아 청년, 발리의 독특한 종교와 문화가 궁금해 찾았다는 독일인 아티스트, 매년 같은 리조트를 찾아 휴가를 보낸다는 호주인 가족을 만났다. 이들은 자연과 문명을 오가며 발리의 매력을 듬뿍 즐기고 있었다

"무엇보다 매혹적인 것은 발리의 독특한 문화예요." 여행으로 찾았던 발리가 좋아 10년째 살고 있다는 프렌치 셰프가 말했다. "발리는 이슬람 문화를 가진 인도네시아 본토와는 달리 힌두 문화를 지니고 있어요. 이들은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여전히 하루에 세 번씩 신에게 제물과 기도를 바치죠. 자신들만의 종교와 문화가 확실한 민족의 경우 배타적이게 마련인데 발리인들은 그렇지 않아요. 힌두교가 관용과 포용의 종교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발리인과 이방인, 전통문화와 트렌디한 놀거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거죠.'

6년이 지났다. 그동안 발리는 쉬지 않고 진화해왔다. 그러던 중 3년 전 세계의 이목을 받게 되었는데,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다. 발리는 삶의 균형을 찾아 여행을 떠났던 주인공의 마지막 여행지다. '힐링'을 위해서든 '사랑'을 찾아서든, 부쩍 늘어난 여행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듯 발리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스타우드 호텔 그룹의 W 리트리트&스파 발리-스미냑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브랜드 호텔들이 새 호텔을 열거나 오픈 계획을 발표했다, 또 미슐랭 스타가 참여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파리 마레 지구에나 있을 법한 셀렉트 숍 등이 등장했다.

"발리를 찾는 이들이 달라졌어요. 과거에는 서핑 보드를 든 히피들과 풀 빌라를 찾은 허니무너 위주였다면 지금은 자연과 함께 패션, 디자인, 예술, 고급 다이닝 등을 즐기기위해 발리를 찾아요. 쉐라톤 호텔과 새로운 쇼핑몰로 다시 주목받는 쿠타, 북쪽으로 끝없이 팽창해가는 스미냑, 발리의 진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예술인 마을 우붓까지, 발리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어요."

발리는 크다. 제주도의 2.7배로 지금까지 알려진 쿠타, 스미냑, 우붓, 짐바란Jimbaran 등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여행엔 짐바란의 남쪽 지역인 울루와투Uluwatu를 추가했다. 이렇게 한 곳씩, 오랜 시간을 두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이 발리다.

*Getting There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인천-발리 덴파사르 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주 9회,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주 5회 운항 중인데, 6월의 발리 신공항 오픈 이후 주 6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예약 마감되는 항공편은 인천에서 오전 11시 5분에 출발해 오후 4시 30분에 도착하는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노선이다. 공항에서 조금 서두르면 선셋을 즐기며 호텔 체크인을 할 수 있다. 7월부터는 발리로 향하는 항공편이 더욱 넉넉해진다. 아시아나항공이 7월 25일부터 인천-발리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매주 목, 일요일 오후 7시 30분에 인천 공항을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시 40분에 도착한다.
WEB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www.garuda-indonesia.co.kr 대한항공 kr.koreanair.com 아시아나항공 www.flyasiana.com

*Local Transportation 
발리에도 버스가 있긴 하다. 시내버스와 쿠타, 사누르, 우붓 등 주요 관광 지역을 연결하는 프라마 버스Perama Bus로, 저렴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느린데다 에어컨이 없어 매우 덥다. 여행자의 경우 택시를 이용하는데, 미터기로 계산하는 공영 택시인 '블루버드 택시Blue Bird Taksi'를 타는 것이 현명하다. 문제는 '짝퉁'이 많다는 것. 블루버드 택시의 경우 호객 행위를 하지 않으며, 외관에 블루버드 그룹의 영문 홈페이지가 기재돼 있다. 기본 요금은 5천루피아. 장거리 이동의 경우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렌트할 수 있는데 도로가 혼잡한 편인데다 운전 방향이 우리와 반대편이므로 주의를 요한다.

*Climate 
발리는 적도에서 8도 아래 위치, 열대우림의 사바나 기후에 속하고 1년 내내 밤낮의 길이가 비슷하다. 4월부터 9월까지 건기로 25~30도의 화창한 날씨, 푸른 하늘과 바다를 즐길 수 있다.

*Currency 
1천루피아 = 113원(3월 18일 기준). 인도네시아의 화폐 단위가 커서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현지의 숍이나 레스토랑의 경우 뒷자리 '000'을 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More Information 
호텔 예약 및 현지 이동 등 여행사를 통하면 더욱 편리하다. 하나투어는 여행자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패키지를 제안한다. WEB www.hanatour.com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박당 거리의 낭만적인 풍경은 호이안을 대표하는 모습이다. dklim@yna.co.kr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쩐푸 거리와 응우옌 타이 거리, 응우옌 티 민 카이 거리는 호이안 구시가의 중심 거리이다. dklim@yna.co.kr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오래된 건물에는 갤러리, 카페, 식당, 기념품점 등이 들어서 있다. dklim@yna.co.kr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투본 강을 가로지르는 안호이 다리를 건너면 호이안 구시가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dklim@yna.co.kr

↑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쩐푸 거리 동쪽 끝의 재래시장에서는 호이안 주민의 흥미로운 일상을 엿볼 수 있다. dklim@yna.co.kr

(호이안<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인도차이나반도 동부의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함께 여행하기 좋다. 한국인 여행자들은 대개 베트남 북쪽의 하노이(Hanoi)나 남쪽의 호찌민(Ho Chi Minh)을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과 묶어 둘러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베트남 중부의 휴양 도시 다낭(Da Nang)과 역사 도시 호이안(Hoi An), 후에(Hue)를 시엠립과 함께 방문하는 여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변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아기자기하고 예쁜 고도(古都)를 주유(周遊)하는 낭만적이고 뜻깊은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도차이나 동부의 매력적인 세 도시로 여행을 떠나본다.

◇200년 전 시간이 멈춘 도시

투본 강 하구의 삼각주에 위치한 호이안은 베트남 중부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항구도시다. 7~10세기 중국과 인도, 아랍을 잇는 향료 무역로의 중간 기착지로 사용됐고, 16~18세기에는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상인까지 찾아드는 국제 교역항으로 기능했다. 이런 이유로 인도 기행문 '왕오천축국전'을 쓴 통일신라의 승려 혜초(慧超)도 중국과 인도를 거치며 이곳에 들렀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호이안은 19세기 초에 들어서며 쇠퇴하기 시작한다.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인 응우옌(Nguyen) 왕조를 창건한 지아롱(Gia Long) 황제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1802년 프랑스 루이 16세와 조약을 맺으면서 인근 도시인 다낭을 프랑스에 할양했기 때문이다. 이후 무역 주도권은 다낭으로 넘어갔고, 호이안의 시계는 서서히 멈춰 섰다.

그러나 이런 연유로 호이안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베트남 전쟁 때 도시 일부가 파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인구 12만 명의 작은 도시는 현재 휴양도시 다낭, 베트남 왕조의 마지막 수도인 후에와 함께 중부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오래된 건물 800여 채가 있는 구시가(Old Town)는 동쪽의 재래시장과 서쪽의 호아이 강 광장(Song Hoai Square) 사이에 있다. 이 구역은 자동차 통행이 금지돼 있어 여행자들은 걷거나 자전거, 시클로로 돌아다닌다. 특히 재래시장과 '일본교'(Japanese Covered Bridge)라 불리는 내원교(來遠橋)를 잇는 쩐푸(Tran Phu) 거리에 볼거리가 가장 많다.

◇오래된 풍경 속을 거니는 도보 여행

호이안 구시가 도보 여행의 시작점은 쩐푸 거리의 동쪽 끝이다. 이 거리는 남쪽으로 나란히 난 응우옌 타이(Nguyen Thai) 거리와 함께 호이안의 중심지로 꼽힌다.

쩐푸 거리는 서쪽을 향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길게 뻗어 있다. 양옆으로는 1~2층의 노란색과 검은색, 붉은색 빛깔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건물은 벽면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때가 덕지덕지하지만 전체적으로 화사한 분위기가 감돌고 앙증맞은 느낌마저 든다.

건물 안에는 현대적이고 깔끔한 분위기의 갤러리, 카페, 식당이 들어서 있다. 또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비롯한 화려한 빛깔의 옷을 파는 상점과 공예품이나 장식용 미술품을 현장에서 만들어 파는 전문점, 가방이나 신발을 파는 가게도 있다.

이 거리에서는 '복건회관'(福建會館), '광조회관'(廣肇會館)처럼 중국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장소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건물은 중국 푸젠(福建)성과 광둥(廣東)성에서 바다를 건너온 주민들이 모이는 집회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또 폭풍우를 잠재우는 여신으로 추앙받는 마조(祖)나 관우를 모신 사당도 볼 수 있다.

쩐푸 거리 중간에는 외국인의 동상이 하나 서 있다. 카지미에르츠 크비아트콥스키(Kazimierz Kwiatkowsky, 1944~1997)라는 폴란드 건축가로 호이안, 후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한다.

쩐푸 거리 서쪽 끝에 이르자 1539년 일본인들이 건설한 내원교가 나타났다. 중세 무역의 중심지였던 호이안에는 중국, 일본, 유럽 등 외국 무역상이 많이 거주했는데, 당시 호이안에 체류한 일본인 무역상은 1천여 명이나 됐다고 한다. 내원교 건너편 응우옌 티 민 카이(Nguyen Thi Minh Khai) 거리는 일본인 거주지로 알려져 있다.

내원교는 다리라기보다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집을 떠올리게 하는 건축물이다. 다리 안에는 불상을 모신 불단이 있고, 원숭이와 개의 조각상도 볼 수 있다. 여행자들은 다리 안쪽에서 한참 동안 머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곤 한다. 다리 앞으로는 수많은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다리 건너 호아이 강 광장까지 이어지는 응우옌 티 민 카이 거리의 풍경은 쩐푸 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낭만적인 강변 풍경이 펼쳐지는 박당 거리

쩐푸 거리를 둘러본 후에는 강변을 돌아볼 차례다. 내원교에서 남쪽으로 50여m를 걸어가자 투본 강이 나타났다. 그리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행인과 시클로, 오토바이로 북적거리는 박당(Bach Dang) 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박당 거리는 쩐푸 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다양한 물건을 파는 상점보다는 강변 풍경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식당과 카페가 많았다. 거리 분위기가 한결 여유로웠고, 좌판 식당에는 쌀국수를 먹는 베트남인도 있었다. 여행자들은 박당 거리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자전거나 시클로를 타고 다니며 느릿느릿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박당 거리를 산책하고 나면 이제 화려하게 치장된 안호이(An Hoi) 다리를 건너야 한다. 중세 도시 호이안을 대표하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강을 지난 후 왼쪽으로 조금 이동해 건너편을 바라보면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크고 작은 보트가 떠다니는 강 뒤편으로 화사한 노란색 건물이 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낮보다 낭만적인 호이안의 저녁

쩐푸 거리와 응우옌 타이 거리의 동쪽 끝에는 재래시장이 자리한다. 허름하고 낡아 보이는 시장은 거리를 따라 과일, 채소, 생활용품, 기념품 등을 파는 상점과 노점으로 가득하다. 상점 안쪽으로는 쌀국수를 비롯한 베트남 전통 음식을 저렴하게 파는 식당이 들어서 있다. 시장은 베트남 상인과 주민, 관광객과 자전거를 탄 사람이 뒤섞여 무척 북적거린다. 자전거 행렬이 나타날 때마다 급하게 거리 바깥으로 비켜서야 한다. 구시가에는 속하지 않지만 베트남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어 한번쯤 들러볼 만한 흥겨운 장소이다.

호이안은 해가 저물면 거의 매일 축제를 방불케 하는 화사한 풍경이 펼쳐진다. 구시가 거리에는 영롱한 오색등이 내걸리고 식당과 카페, 옷가게, 기념품점은 환하게 불을 밝혀 관광객을 맞는다. 또 내원교는 빨강, 파랑, 보라, 초록 등 조명을 달리하며 아름다움을 뽐낸다.

특히 박당 거리는 호이안 야경의 하이라이트이다. 강변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노점이 늘어서고 강물에 띄우는 알록달록한 등이 판매된다. 관광객들은 장대 끝에 등을 달아 강물에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빈다. 기다란 작은 배에 올라 야경을 감상하며 뱃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도 볼 수 있다.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다낭 해변을 따라서는 분위기 좋은 고급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에서 내려다본 몽키 베이 해변의 풍경.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다낭 해변을 따라서는 분위기 좋은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린웅사는 다낭의 해변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이곳에는 동남아시아 최대의 해수관음상이 서 있다. dklim@yna.co.kr

↑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다낭 남쪽의 수산 아래에는 천당과 지옥을 주제로 하는 음부동이 자리한다. dklim@yna.co.kr

(다낭<베트남>=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다낭은 베트남 중부의 중심지이자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에 이어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이다. 19세기 초 호이안으로부터 무역 중심지의 역할을 물려받은 이후 성장했다. 베트남 전쟁 때는 우리나라 부대가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전쟁의 상흔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행자에게는 야자수가 무성하고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일 뿐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다낭에서 남쪽 호이안까지 이어지는 약 10㎞의 해변을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다낭은 한(Han) 강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해변 휴양지가 자리하고, 서쪽에는 고급 주택가가 들어서 있다.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은 단연 동쪽 해변이다.

그러나 한낮 해변은 평화롭다 못해 무료하기까지 하다. 해변에는 인적이 거의 없고 여행자들은 리조트 앞 해변의 나무 그늘이나 파라솔 아래 자리를 잡고 여유를 즐길 뿐이다. 간혹 몇몇이 잠깐 물놀이를 즐기다 사라지곤 한다. 비로소 해가 저물면 해변은 활기를 띤다. 한낮 더위를 피해 숨어 있던 주민들이 해변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해 질 녘 해변에 늘어선 분위기 좋은 식당 테라스에 앉아 활기 넘치는 해변을 바라보며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맛 좋은 요리를 먹는 기분이 꽤 좋다.

◇최고의 전망 선사하는 린웅사

다낭에는 길게 뻗은 해변과 도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다로 불쑥 고개를 내민 버섯처럼 생겼다는 해변 북쪽의 선짜(Son Tra) 반도이다. 산을 다 오를 필요 없이 린웅사(靈應寺)에 가면 수려한 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다낭에는 '린웅사'란 이름의 사찰이 세 곳 있는데, 2010년 세워진 이곳이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종교 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는 성보박물관, 금동불을 모신 법당이 있다. 법당 앞의 대리석으로 만든 각기 다른 동작과 표정의 18나한상을 지나면 바다를 향한 삼문이 자리한다. 그리고 삼문 바깥으로는 다낭의 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린웅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수관음상이다. 높이 67m의 동남아시아 최대 해수관음상으로 다낭의 영험한 산으로 알려진 응우한(五行) 산을 바라보고 있다.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는 음부동

다낭 시내에서 남쪽으로 9㎞ 떨어진 곳에는 '마블 마운틴'(Marble Mountain)으로도 불리는 응우한 산이 자리한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인 목, 화, 토, 금, 수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평지에 대리석 봉우리 5개가 불쑥 솟아 있다.

다섯 봉우리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수산'(水山)이다. 높은 곳에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아래에는 천당과 지옥을 주제로 하는 '음부동'(陰府洞)이란 자연 동굴이 있기 때문이다. 수산 입구에는 '대리석 산'이란 이름답게 대리석으로 만든 대형 조각품이 널려 있고, 대리석 소품 조각 판매점도 있다.

음부동은 입구가 수산 밑자락에 위치하지만 들어서면 아래와 위로 구멍이 뚫려 있는 구조이다. 다양한 조형물을 비치해 아래는 지옥을, 위는 천국을 형상화했다. 특히 천국으로 가는 가파른 계단을 다 오르면 주변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아슬아슬 가슴을 졸이며 닿아선지 그곳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내려갈 때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 Gogogo 2014.11.28 23:00

    굿굿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 바깥 연못에서 바라본 사원의 모습.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 가장 바깥쪽 회랑에서 만난 승려와 가파른 계단을 통해 사원 중심부를 오르내리는 관광객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와트를 찾은 여행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톰에서 바이욘 사원의 부조를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 dklim@yna.co.kr

↑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스펑나무의거대한 뿌리가 건물을 감싸고 있다. dklim@yna.co.kr

(시엠립<캄보디아>=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앙코르 유적지는 9~12세기 인도차이나 지역을 지배했던 크메르인의 흔적이다. 현재의 캄보디아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라오스를 호령했던 제국이 돌연 사라지고 사람들이 떠난 수도는 400년간 짙은 정글 속에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1861년 앙리 무오라는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돼 다시 깨어났다.

◇앙코르와트, 삶과 역사 간직된 마력의 유적

앙코르 유적지는 대부분 시엠립 타운의 북쪽에 있다. '앙코르'(Angkor)는 크메르어로 '수도', '성도'(聖都)라는 뜻이다. '수도의 사원'인 앙코르와트(Angkor Wat)와 '큰 도시'인 앙코르톰(Angkor Thom) 그리고 주변의 사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최고봉은 단연 앙코르와트다. 수르야바르만(Surya- varman) 2세가 1119~1150년에 약 2만5천 명을 동원해 힌두교의 비슈누(Vishnu) 신에게 바치기 위해 지었다고 전하는데, 사원에는 크메르인의 삶과 종교가 빼곡하게 부조로 남아 있다.

사원은 전생과 현생, 내생을 의미하는 3층 대칭 구조로, 원뿔형 탑 5개가 솟아 있다. 중앙 사원을 감싸고 있는 회랑에는 당시 크메르인의 신앙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조가 입체적으로 새겨져 있다. 사원 곳곳에서 발견되는 2천여 개에 달하는 압사라(Apsara) 여신의 춤을 추는 듯한 부조는 동작과 표정이 모두 달라 입이 떡 벌어지게 한다.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지은 정교한 건축 기술과 예술성에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사원의 중앙은 힌두교 신들이 산다는 곳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웅장한 사원의 전체적인 모습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이기 때문이다.

◇앙코르톰, 화려한 부조로 장식된 왕국의 수도

앙코르와트 북쪽의 앙코르톰은 크메르 왕국의 수도로, 면적으로만 보자면 앙코르와트의 5배에 이른다. 건축물과 부조가 아름답지만 앙코르와트에 비해 명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유적이 많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국교를 힌두교에서 불교로 바꾼 자야바르만(Jayavarman) 7세가 힌두교 사원에서 돌을 가져와 지은 탓이라고 한다.

앙코르톰의 유적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래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연민, 자비, 정의, 평등을 각각 상징하는 사면불상의 입구를 지나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바이욘(Bayon) 사원이다. '앙코르의 미소'라고 불리는 바이욘 사원에도 역시 거대한 얼굴석상들이 솟아올라 있다. 원래 얼굴석상은 54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37개만 남아 있다. 이 석상은 스스로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고 생각했던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다. 빛의 방향과 밝기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이 바뀌어 신비감을 더한다.

바이욘 사원은 부조도 훌륭하다. 참(Cham) 족과의 전쟁과 신화를 비롯해 시장, 닭싸움, 환자를 옮기는 모습, 악어에게 엉덩이를 물린 남자, 아기의 탄생 등 당시의 일상생활 풍경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바이욘 사원 북쪽의 바푸온(Baphuon) 사원은 앙코르톰이 건축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힌두 사원이다. 중앙 사원까지 연결된 200m 길이의 참배 도로는 힌두교 신화 속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무지개다리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사원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또 사원 뒤편 벽면에는 거대한 와불(臥佛)이 있으니 꼭 찾아보도록 하자.

◇타 프롬, 거대한 뿌리가 감싼 경이로운 사원

앙코르톰에서 동쪽으로 약 1㎞ 떨어진 타 프롬(Ta Prohm)은 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어머니를 위해 만든 큰 규모의 사원이다. 수백 년간 방치되며 스펑나무(Spung Tree)의 뿌리가 사원을 감싸고 이끼 낀 돌 사이를 파고든 경이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툼레이더'가 촬영된 장소로도 유명하다.

하늘을 찌를 듯 거대한 스펑나무는 벽과 지붕을 온통 휘감고 있다. 수백 년간 정글 속에 버려졌을 때 날아든 씨앗이 지붕과 벽면의 틈에 박혀 자라나 사원을 허문 것이다. 그러나 사원을 파괴한 이 나무는 역설적이게도 지금 건물을 지탱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한다. 뿌리가 감싼 벽면 사이사이에서는 아름다운 부조를 발견할 수 있다.

타 프롬에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탑처럼 생긴 건축물에 들어가 벽면에 등을 기대고 서서 가슴을 치면 그 소리가 메아리를 치듯 내부로 울려 퍼진다. 탑의 천장이 뚫려 있고, 벽에 문이 나 있어 더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곳에서 가슴을 치면 맺힌 한이 풀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와인에 문외한인 이들도 와인 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떠올리는데 일본 와인이라니 생소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일본 역시 와인의 명가라 할 수 있다. 일본 중앙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은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고슈'라는 고유의 포도 품종을 보유해 80여 개 와이너리에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후지산 아래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신의 물방울'이라고나 할까.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와인을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와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칠레산이 전부. 때문에 일본 와인 투어가 낯설게 느껴진 것이 사실인데, 반면 그래서 더 궁금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와인은 어떤 풍미를 지니고 있을까?'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약 1시간 반을 비행해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다시 야마나시 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도쿄 중심에서 10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은 세계 문화유산이자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을 비롯해 많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미가 풍부한 지역이다. 봄이면 복숭아꽃이 만발해 환상적인 분홍빛 절경이 펼쳐지고,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후지산의 설경으로 절로 탄성이 나오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온천도 있는데, 도쿄 신주쿠에서 1시간 반 거리의 이사와 온천은 야마나시 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1백여 채의 호텔과 료칸이 들어서 있다. 뿐만 아니라 포도를 비롯해 복숭아와 딸기 등이 재배되는 과일 왕국으로도 유명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관광농원에서 포도와 복숭아 따기 체험을 즐기며 갓 수확한 과일의 싱싱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일본 제1의 와인을 경험하고 싶다면



1 영국 와인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그레이스 와이너리. 2 로리앙 와이너리 전경. 화사한 벚꽃이 들어 있는 '사쿠라 와인'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야마나시 현은 이번 투어의 핵심인 일본 제1의 와인 생산 지역으로, 130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생산량도 일본에서 가장 많다. 포도가 자라는 곳은 많지만 와인용 포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은 많지 않은데, 야마나시는 해가 길어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크며 강수량이 적은 등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특히 야마나시에서만 생산되는 와인용 포도종인 '고슈(甲州)'가 2010년에 OIV(국제와인기구)에 등록되면서 고슈로 만든 다양한 토종 일본 와인이 프랑스와 영국 등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와인 생산국의 선배 격인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 수준이지만 때로는 새로운 것이 더 매력일 때도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현재 충북, 충남, 전북 등을 중심으로 와인 양조장이 1백여 개가 점재해 있어 와인 시장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반면, 일본은 야마나시 현에만 80여 개가 있다. 이 지역에는 견학을 하면서 시음할 수 있는 다양한 와이너리가 있으며, 일본 와인의 맛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많은 소믈리에와 와인 애호가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야마나시 현의 와이너리 투어


나리타 공항에서 차로 3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고슈는 야마나시 현 북동부에 위치한 시로 일본에서 가장 먼저 와인을 제조한 지역이다. 그중 첫 방문지는 고슈 시 안에 있는 포도와 와인의 마을인 가쓰누마에 자리한 그레이스 와인. 1923년에 설립된 이 와이너리는 영국 와인 콩쿠르에서 일본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고슈 품종으로 만든 '그레이스 고슈'라는 화이트와인이 대표적인데 레몬과 귤, 복숭아꽃 향 등이 진하게 풍기면서 살짝 쌉싸름한 맛이 나며 깔끔하고 맑은 피니시를 지녔다. 그레이스 와인의 대표인 미사와 시게카즈씨는 "고슈는 상쾌하고 신맛이 강한 포도로 발효시킬 때 설탕을 첨가하는데, 이때 좋은 향이 생긴다. 발효시키는 온도 또한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레이스 고슈는 18℃로 와인을 발효시켜 제조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맛을 본 '그레이스 가야가타케' 역시 고슈로 만든 화이트와인이다. 탄산가스 제조 기법을 이용한 것이 특징으로 부드러운 풍미가 일품. 세계적인 국제와인대회 DWWA에서 2011년에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그레이스 와인을 둘러본 뒤 곧장 근처에 있는 로리앙 와인을 방문했다. 로리앙 와이너리는 한국에 유일하게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 곳인데, 수출 품목은 병 안에 식용 벚꽃이 담겨 눈까지 즐거워지는 '사쿠라 와인'이다. '가쓰누마 고슈'는 고슈 품종만을 사용한 화이트와인으로 와인을 몇 개월 동안 효모 앙금과 접촉한 상태로 숙성시키는 쉬르 리 기법으로 양조했다. 깔끔한 감칠맛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드라이 와인으로 만화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서양 유래 포도 품종인 머스캣 베일리 에이를 블렌딩한 '로리앙 머스캣 베일리 에이'는 달콤한 향기와 스모키 향이 조화를 이루는 레드와인으로 일본 최대 와인 대회인 'Japan Wine Competition'에서 올해 은상을 수상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는 언덕에 위치한 산토리 토미 노 오카 와이너리. 이름만 듣고 '혹시?' 싶을 텐데, 맞다. 위스키와 맥주로 유명한 그 산토리다. 산토리 그룹에서 운영하는 이 와이너리는 야마나시 현의 기후를 활용해 일본 특유의 개성 있는 와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포도밭에 오르면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데 일본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 와인용 포도를 기르기에는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췄다. 덕분에 단맛이 깊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것. 포도밭에서 내려오면 산 밑에 위치해 15℃의 시원한 온도로 냉방이 되는 숙성고가 있다. 여기에는 산토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와인들이 보관돼 있는데, 그중 눈에 띈 것이 '귀부 와인'. 이름 그대로 '귀하게 부패했다'라는 뜻이 담긴 와인으로 곰팡이 균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재배 환경과 역사를 확인하고 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곧장 산토리의 다양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매장으로 가서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시음했다.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은 부드러운 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으며, 머스캣 베일리 에이로 만든 레드와인은 딸기와 사탕 같은 상쾌하고 화려한 향이 느껴졌다. 차갑게 마시면 특유의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1 그레이스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들.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그레이스 고슈'는 진한 레몬과 귤, 복숭아꽃 향에 깔끔하고 맑은 피니시가 특징이다.
2 만화 「신의 물방울」에 소개된 로리앙 와이너리의 '가쓰누마 고슈' 와인은 깔끔한 감칠맛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3 야마나시 현의 고유 품종인 고슈를 비롯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 다양한 와인용 포도 품종을 재배하는 로리앙 와이너리의 포도밭. 4 입장료 1천1백 엔으로 야마나시 현 와인 업체가 생산한 1백여 개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내의 와인 저장고.국내에서 일본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샤토 메르시안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49년에 탄생한 브랜드 샤토 메르시안은 1966년 국제와인대회에서 일본 와인 최초로 금상을 수상했으며, 그 후 유수의 세계적인 와인 대회에서 계속해서 금상과 은상 등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야마나시 현의 고유한 포도 품종 고슈는 물론 서양 포도 품종인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 등을 재배하며, 여기에 일본의 기후, 풍토 등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맛의 와인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중. 샤토 메르시안의 몇 가지 와인을 시음해보니 깊은 향과 입 안에 맴도는 부드러운 맛이 그만인데, 과연 수상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5 산토리 와이너리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와인. 6 와인 리조트 리조나레 아쓰가타케 와인 하우스에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자판기가 있다. 매장에서 받은 카드를 넣고 취향에 따라 맛을 결정해 한 잔씩 시음할 수 있는데, 총 24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다. 7 산토리의 화이트와인은 신맛과 부드러운 맛이 조화로우며, 레드와인은 상쾌하고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다.


8 국내에서 일본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샤토 메르시안. 브랜드의 역사가 담긴 와인이 전시돼 있다. 9 야마나시 현의 포도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10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에서 와인을 체험할 때 제공하는 은빛 와인잔. 옛날 양조자들이 와인의 양조 상태를 확인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와인과 함께 경치를 감상하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야마나시 현 여행 계획이 있다면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을 방문하는 일정을 꼭 넣자.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은 야마나시 현 내 와인 제조업체 20여 곳의 와인을 1백 개 이상 전시한 공간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입장료 1천1백 엔을 내면 하루 종일 원하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데, 옛날 와인 양조자들이 숙성고에서 양조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했던 은빛 와인잔을 준다. 특히 품질을 꼼꼼히 평가해 인정받은 와인만 이곳 포도의 언덕 와이너리에 전시되니 믿고 찾아보자. 다양한 와인을, 그것도 품질 좋은 제품 위주로 경험해볼 수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60만 명에 이른다고. 와인을 마시며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아름답게 펼쳐진 포도밭과 야마나시 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데, 근사한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행복감에 젖어드는 것은 물론 여행 중 쌓인 피로도 녹아내린다. 야경이 특히 멋지니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에 방문해보자.

Tip 와인용 포도 품종 알아보기


와인용 포도는 우리가 흔히 먹는 포도와 조금 다른데 대부분 유럽산으로 껍질이 매우 두껍고 신맛이 나며 당도가 높다. 레드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3가지가 있다. 화이트와인은 연둣빛과 황색을 띠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며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리슬링이 대표적. 일본 야마나시 현에서 생산되는 고슈는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데 적합한 포도 품종으로 자줏빛과 연둣빛이 감돌며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Tip 야마나시 현, 이렇게 가자!


일본 중앙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에 가려면 인천공항에서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까지 주 5회 취항하는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을 이용한다. 도쿄에서 지하철 JR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다.

또 야마나시 현 와인 투어에 편리한 '와인택시'가 매주 토·일·공휴일에 운행하는데, 이사와 온천(JR선 이사와 온천 역)을 기점으로 가쓰누마를 비롯한 와이너리 밀집 지역 4곳을 3천 엔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돌아볼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야마나시 현과 이 지역 와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야마나시 현 한국 공식 사이트(yamanashi.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야마나시 현 서울관광 데스크(02-737-1122)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에 위치한 산토리 와이너리의 포도밭. 일교차도 커 와인용 포도를 기르는 데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췄다.

김민정 시인의 글입니다.



	홍콩 오션파크의 핼로윈 체험방 ‘죽음의 숲’(Forest of Doom). 분장과 음향보다는 순식간에 등장하는 기척에 놀란다.
홍콩 오션파크의 핼로윈 체험방 ‘죽음의 숲’(Forest of Doom). 분장과 음향보다는 순식간에 등장하는 기척에 놀란다. / 홍콩 오션파크 제공

Hong Kong, 이라고 쓰고 홍콩, 이라고 읽는다. 영문도 한글도 나라 이름의 절묘한 라임에 절로 콧소리가 나지 않는가. 어딘가 묘하게 디지털적이면서 또 어딘가 묘하게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동시에 드는 건 어쩌면 홍콩이라는 나라의 역사적 운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청일전쟁 이후 근 100년간 영국에 할양되었던 홍콩은 1997년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되어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라 불린다. 물론 그렇게 긴 명칭으로 또박또박 이름 부르는 자들이야 뒤늦게 주인 행세에 나선 본토인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어쨌거나 나는 시원하게 쇼트커트 헤어를 하고 컬러풀한 원피스를 입은 채 선글라스로 얼굴 절반을 가린 세련된 여성의 이미지로 홍콩을 꽤 오래 선망하고 있었던 것도 같다.


	김민정 시인

인천에서 3시간 반…. 홍콩 거리 곳곳에서 우리네 장마철의 끈적끈적한 기후가 훅 하니 끼쳐왔다. 30도를 훌쩍 웃돌았다. 입고 갔던 서울 차림새에 금세 땀이 배어들었다. 홍콩 전역을 다니는 버스의 92%를 차지한다는 색색의 2층 버스가 고개를 돌릴 때마다 눈에 띄었다. 특이한 것은 버스뿐 아니라 택시 외관이 다양한 종류의 광고 시트지로 발라져 있다는 점이었다. 정신 사납게 이게 뭔가 싶다가도 흥미로운 볼거리와 읽을거리에 일단 시선이 가 머무니 내 안의 아이디어랄지 어떤 발상 같은 게 반짝 빛났다가 사라지는 듯도 했다. 그래 그 찰나, 그 별 같은 순간을 일컬어 여행의 어떤 자극이라고 한다면 나는 걷는 내내 앞을 보지 않고 위를 빤히 올려다보는 습관으로 심히 반동이 되었던 것 같다. 1층은 온갖 명품관이 차지한 채 먼지로 까맣게 뒤엉킨 구형 에어컨들이 다닥다닥 그 위층들을 이어나가던 낡은 건물들의 연식이 대체 얼마나 되었을까 부지불식간에 고개를 젖혀대고는 했으니 말이다.

나는 그 부조화 속에 조화를 일궈버린 건물들 사이에서 젊은이들을 겨냥한 복합 쇼핑몰인 타임스 스퀘어를 찾아들어갔다. 자고로 음식 하면 광둥요리가 최고라고, 안 먹어본 것도 눈 질끈 감고 다 먹고 오라고 조언을 해준 이가 있어 13층에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들어갔다(Lei Garden. Shop no. 1003. 전화 852 2506 3828). 생선부터 고기까지 코스가 다양했는데 가짓수에 비해 양이 적당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한약재와 닭발을 주 메뉴로 끓여낸 요리와 후식으로 나온 대추 양갱이 내 스타일이긴 했다. 와우, 홍콩 사람들도 닭발을 먹는군요! 우리네와 달리 희디흰 접시에 유유히 그 매끈한 닭발을 얹고 기다린 젓가락으로 조신하게 그 발에 붙은 살을 바르는 옆자리 여자들에게 연신 눈이 갔다. 원형 종이 위에 반듯한 네모로 얹어 나온 대추 양갱은 따끈했고 쫀득했고 단맛이 적었음에도 대추 향이 물씬했다. 양갱을 집어내고 난 자리에 끓인 대추차 색 네모가 반듯반듯 묻어나 있었다. 신선한 음식만이 품어낼 수 있는 온기의 증거. 흰 액자에 끼워 넣으면 그 자체로 작품이 될 거예요. 유독 친절했던 종업원도 그 순간만큼은 난감함을 못 감췄지만 덕분에 구겨지지 않게 잘 싸줬으니 그 밤 나만의 홍콩 여행 기념물이 완성되었음을 그는 짐작이나 할까나.


	홍콩의 '타임스 스퀘어'와 '오션파크' 위치도

묵고 있는 숙소 근처에 아시아 최대의 테마 마크가 있다고 하여 다음 날 아침 일찍 운동화 끈 단단히 조여 묶고 나섰다. 1977년 개장한 홍콩 오션파크는 세계적인 수준의 해양생태계 테마파크로 그 총 면적이 여의도공원의 세 배쯤 된다고 했다. 입구부터 노란 호박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난 2000년부터 14년간 이어오고 있다는 핼러윈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는데 특수한 분장과 특별한 복장으로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기괴한 모습의 귀신들이 흔했다. 혹시 홍콩 귀신 무서워하세요? 시즌을 맞아 특별히 핼러윈을 테마별로 체험할 수 있는 방을 여럿 만들었다기에 줄을 섰다. 약한 척 손을 든 나였지만 웬걸, 각종 분장을 한 핼러윈 귀신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커진 동공으로 악을 쓰는 앞선 사람들에 반해 나는 무척이나 덤덤한 심장이었다. 뭐니 뭐니 해도 역시 귀신도 한국산이 가장 공포스럽다는 믿음을 여전히 떠올리는 까닭일까. 핼러윈 시즌에 추가 투입되는 인력이 1000명이나 되고 이들의 교육을 할리우드에서 파견 나온 전문가들이 전담한다니 어쩌면 말라버린 내 감수성이 문제일 수도 있을 터.

해안가를 눈요기시켜 주는 호박 모양의 케이블카와 오션 익스프레스 열차는 이곳에서 땀을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깜찍한 장소다. 특히 테마파크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이토록 즐거울 수 있다니, 폴짝폴짝 뛰게 하는 식당 한 곳을 추천하라면 단연 턱시도식당(Tuxedos Restaurant)를 꼽겠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수족관에서 걷고 먹고 구르고 수영하는 펭귄들을 실컷 구경하며 식단을 고를 수 있게 해두었다. 메뉴 또한 피자 돈가스 스파게티 스테이크 등 부담 없는 접시들을 꽤 착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펭귄 모양을 한 피자는 시켜놓고도 아까워서, 뜯어먹기가 미안해서, 그대로 포장해왔다는 후문. 한국어 안내가 되어 있으니 홍콩 오션파크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홈페이지를 미리 둘러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왜? 넓어도 너무 넓으니까(kr.oceanpark.com.hk/kr/home).


	핼로윈 호박으로 장식한 그랜드 아쿠아리움.
핼로윈 호박으로 장식한 그랜드 아쿠아리움. / 홍콩 오션파크 제공

늦은 밤 홍콩 란콰이펑의 한 베트남식 술집에서 한국 걸 그룹의 노래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걸 들으면서 맥주 몇 병을 마셨다. 배가 불룩한 백인들이 뒤뚱뒤뚱 제 배를 이기지 못하고 느릿느릿 걷는 데서 낮에 본 펭귄들이 오버랩된 건 왜였을까. 펭귄과 판다, 휴대폰 간단 메모함에 이 피읖으로 시작하는 동물 둘의 이름을 쓰고 또 썼다. 다시 홍콩이라면 그땐 이 둘을 사랑하기 위해서 떠나야지. 여행을 반복할수록 확실히 알게 되는 한 가지. 목표가 소박할수록 목표물과의 관계는 더없이 깊어진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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