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유라시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인, 그 찬란한 영광의 자취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후허하오터(후허호트) 성도에서 시작한 이번 네이멍구(내몽골) 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8백 년 전 천하를 호령하던 칭기즈칸과 그 후예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축제로 하나 되는 몽골인

후허하오터는 어느 대도시 못지않은 높은 빌딩들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이곳이 경제발전의 중심지임을 알려 준다. 다음날 이른 아침 도시의 모습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거리를 가득 메운 차량과 분주한 사람들, 도시 곳곳의 건설공사로 활기가 가득하다. 1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우란차부시로 향하는 차 안에서 초원의 지배자였던 그들 선조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네이멍구의 밝은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나다무 축제의 백미인 몽골 전통 씨름 장면

우란차부시의 거근타라(格根塔拉) 초원관광센터에서는 7월과 8월, 10일 정도 열리는 몽골 전통의 "나다무(那達幕, 몽골어로 ‘유희, 오락’의 뜻)" 축제가 열린다. 길고 추운 겨울을 지나 모든 것이 풍요로워지는 여름, 몽골족뿐 아니라 인근 부족들도 함께 모여 경마, 활쏘기, 달리기 등을 하며 즐기는 전통축제다.

이 축제에 대한 기록은 칭기즈칸 시대에 나타나는데, 1회 나다무는 1225년에 기록된 칭기즈칸 석문에 기록돼 있다. 호라즘(화자자모)를 굴복시킨 칭기즈칸이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축제를 거행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이후 나다무 축제는 대규모 행사로 계속 전승됐으며 ‘파탁이’ 즉, 영웅선발대회의 성격으로 옮겨지게 된다.

나다무는 3가지(씨름·활쏘기·말 경주)의 기예 겨루기가 그 바탕을 이루며, 특히 씨름과 말 경주가 행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힘과 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몽골 씨름 ‘버흐(Buh, 부흐)’는 우리 씨름의 샅바 대신 상대방이 잡을 수 있도록 한 ‘죠덕’이라는 조끼를 입는다. 또한 출전선수의 소원을 담아 그린 길상무늬 반바지 ‘소닥(쇼닥)'과 화려한 색상의 가죽 장화 '구탈'로 화려함에 볼거리를 더한다.

나다무에 참가한 소년기수

‘새마’로 불리는 말 경주는 관중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는 시합으로 참가자는 수백 명에 이른다. 참가 자격에 연령 제한이 없어 어린 소년과 소녀들도 참가한다. 이들은 이미 4세부터 혼자 말 타는 연습을 해왔다고 하며, 아이들의 아버지는 라마교 사원이나 악박(오보, 서낭당), 혹은 집에서 기도를 올린 후 참여한다.

3만여 명이 운집한 축제는 몽골에서 가장 무더운 시기라는 7월의 태양 볕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특히 잘 보존된 전통과 몽골인의 가슴에 내재되어 있는 자긍심을 엿볼 수 있는 의미 깊은 행사라고 볼 수 있다.

행복한 몽골인들을 위해, “옴마니 반메훔”

한반도의 5배 이상 크기인 네이멍구자치구의 여행에서 이동 시간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도로망이 아직 완벽히 정비되지 않았고, 현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나라이기에 이동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피로도가 크다. 이동 시에는 휴게실도 찾아보기 어려워 음료나 읽을 책, 혹은 MP3 플레이어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네이멍구의 농촌 마을은 명맥만 남아있는 곳이 많다.

포장과 비포장 길을 번갈아 5시간여를 달리며 이 광대한 땅 위에서 세계 정복을 꿈꾸던 몽골인의 기상을 그려본다. 반면 자취만 남은 건천(乾川)과 민둥산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파괴를 일삼은 인간에 대한 의문을 품어보기도 한다. 이렇듯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는 사이 네이멍구 최대 라마교 사원인 우당자오에 도착한다.

우당자오(五當召)는 중국 32대 라마 사원 중의 하나로 네이멍구자치구 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각종 소재로 주조된 불상 1,500여 점과 많은 보물, 그리고 다양한 불화들이 소장돼 있어 소수 민족의 역사와 문화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우당자오는 티베트 어로 하얀 연꽃을 의미하며 몽골어로는 버드나무를 칭한다. 티베트 불교라고도 칭하는 라마교는 만주 몽골 네팔에서 발달한 대승불교의 종파이며, 스승(라마)을 중시하기에 라마교라고 불린다. 타국의 종교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길 기원하며 "옴마니 반메훔"을 읊조린 후 세속으로 내려온다.

우당자오의 전경

우당자오 앞 노천식당은 점심 손님으로 붐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영웅과의 조우

칭기즈칸(成吉思汗), 몽골제국의 창시자 묘호 태조이며 아명은 테무친(鐵木眞). 대칸을 만나러 가는 마음은 복잡하다. 유례없는 대정복의 영웅으로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 율리우스 카이사르(시저), 나폴레옹, 히틀러가 수십 년에 걸쳐 건설한 영토를 합친 것보다 넓은 대제국을 불과 20년 동안 10만의 몽골군으로 건설한 대 영웅이 바로 칭기즈칸이다.

어얼둬스시 이진훠러기의 칭기즈칸능은 5만 5천 제곱미터로 거대하게 조성되어 있다. 1227년 여름 칭기즈칸은 몽골 대군을 거느리고 서하 정벌을 하던 중 서하와 금나라를 멸망시키라는 유언을 남기고 8월25일 청수행궁에서 병사했다. 그 시신은 몽골 본토로 후송되어 기련곡(起輦谷)이란 곳에 안장됐다고 한다. 하지만 칭기즈칸의 후손들이 많이 안치된 기련곡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등의 나라에서 대칸의 무덤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칭기즈칸의 묘역

본시 무덤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흰 천막 8개(八白室)를 상징적인 무덤으로 하여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팔백실은 알타이산 북쪽 하다이산(哈岱山) 남쪽의 어터커에 있다가 명대에 어얼둬스의 이커자오맹으로 옮겨왔다. 그 후 이진훠러기(몽골어로 ‘황제의 능’이라는 뜻)의 간더리(甘德利) 초원으로 옮긴 지 3백 년이 지났다 한다.


1954년 중화인민공화국수립 후 중국정부는 팔백실을 유적지로 크게 재조성했다. 주요 건축물은 3채의 몽골식 대전으로 정전의 중앙에는 칭기즈칸의 동상이 있고, 그 뒤에는 사대한국(四大汗國)의 국경을 그린 그림이 있다. 칭기즈칸의 관은 부인의 관과 함께 침궁의 중앙 링바오(靈包) 안에 모셔져 있다. 입구에 있는 6.6미터의 대칸 기마상 모습에서 대제국을 건설한 영웅과 약탈자의 모습이 함께 느껴져 역사의 아이러니를 절감한다.

칭기즈칸 묘역의 청동 군사들

네이멍구 여행은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 느끼지 못한 특별함을 여행자에게 선사한다. 전래된 아름다운 전통들이 불편하다는 현대인들에게는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여행을 하며 겪는 조그만 불편함은 일정 내내 따라다녔지만 다시 한 번 찾아 좀 더 깊이 있는 여행을 하고 싶은 곳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몽골은 더욱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가는 길
현재 네이멍구까지 직항편은 운항하지 않는다. 북경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며 북경에서 네이멍구의 성도인 후허하오터 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네이멍구 여행은 일반적으로 이동거리가 긴 반면 휴게시설이 많지 않아 음료수와 간식의 준비가 필요하고 사막 관광의 경우 마스크와 장갑 그리고 챙 넓은 모자를 지참해야겠다.

1. 일본 남알프스 종주 (기타다케~아이노다케) 트레킹 5일

일본 알프스의 매력, 부드러운 곡선으로 생명력을 뿜어내는 산으로!

늦은 봄까지 산 전역을 뒤덮은 눈이 녹는 여름, 어김없이 일본 알프스가 우리를 부른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알프스에 이어 많이 찾는 남알프스 지역은 고산 식물의 보고로 유명하고,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기타다케(3193m)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목한계선이 높고 수림대가 발달해 있어 다채로운 고산 식물들이 반기는 남알프스의 매력은 능선을 걸을 때 보이는 파노라마의 풍경에 있다. 특히 일본 정부에서 철저하게 개발을 제한하고 있는 덕분에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혜초가 안내하는 일본 트레킹은 일본 산행 경험이 풍부한 혜초 직원이 동행하고, 일본 현지에서 발생할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통신 장비와 산악 보험, 구급약품 등을 상시 갖추어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

여행경비▶ 144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아시아나 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2. 동남아 최고봉 Mt. 키나바루(4095m)트레킹 5일

단기 트레킹의 진수! 땀을 쏙 빼는 산행 후 즐기는 꿀맛 같은 휴식!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 그 북부에 우뚝 솟은 동남아시아 최고봉 Mt. 키나바루는 4000m급의 고산이지만 등산로와 산장이 매우 잘 정돈되어 있어 해외 등산 입문자에게 최적의 트레킹 코스이다. 키나바루 국립공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는데, 저지대의 열대지역부터 온대와 고산대를 거치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이틀간의 트레킹 후에는 툰구 압둘라만 해양 국립공원의 산호섬으로 이동하여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체험하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해소하기에 제격이다. 어두운 밤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올라간 정상에서 감상하는 눈부신 일출, 구름바다 속에서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 그리고 산호섬에서의 즐거운 액티비티와 맛깔스러운 해산물 BBQ까지. 키나바루 등정 티셔츠와 등반 증명서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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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몽골 체체궁산+테렐지 트레킹 6일

가족끼리, 친구끼리 야생화로 만발한 대초원에서 즐기는 힐링 트레킹!

어쩐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의 비행시간은 의외로 짧은 편이다. 태초의 색깔이 그대로 보존된 몽골의 초원 위에서 징기스칸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원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몽골 트레킹은 여름 시즌에 주요 하늘길이 열리므로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북반구의 긴 겨울을 이겨내고 자라난 강인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들 사이를 걸으며 일상의 근심 걱정을 모두 털어 버리고, 도시를 벗어나 끝없이 펼쳐지는 대초원을 배경으로 푸르름을 만끽하며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교적 쉬운 산행 코스로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거운 트레킹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보내고, 유목민의 전통음식 허르헉을 맛보며 몽골인들의 전통 발성 노래인 흐미 공연을 감상하는 것까지! 트레킹 외에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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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광활한 그랜드 캐니언, 7대 캐니언 일주 트레킹 12일

멀리서 바라보는 그랜드 캐니언 아닌 걷고, 만지며, 느끼는 그랜드 캐니언!

혜초의 미서부 7대 협곡 여행은 처음 미서부를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장엄한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지구의 태동과 함께 형성되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그랜드 캐니언의 밑바닥인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는 코스는 눈으로만 찍고 오는 흔한 여행이 아니라, 지구의 나이테를 피부로 직접 느껴보는 특별함이 있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599만 명이 찾지만, 그 깊은 협곡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이는 전체 방문자의 약 2%뿐이다. 또한 그랜드 캐니언 외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볼텍스 지역인 세도나 지역의 충만한 기를 느낄 수 있는 미니 트레킹, 나바호 인디언의 영혼이 숨 쉬는 모뉴먼트 밸리, 신들의 땅이라 불리는 캐니언랜즈와 천연 아치들이 즐비한 아치스 캐니언, 빛의 계곡이라 불리며 마치 도자기를 빚어놓은 듯 유려한 곡선의 협곡 안으로 쏟아지는 다채로운 햇빛이 아름다운 앤텔롭 캐니언도 빼놓지 않고 방문하여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경비▶ 559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대한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조윤식 기자 / marchisiyun@e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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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체궁산(Tsetsee Gun)

[투어코리아] 기대 이상의 여행지를 꼽으라면 그중 한 곳이 '몽골(Mongolia)'이다. '몽골'은 왠지 좀 불편하고 부족할 것 같아 괜스레 망설여지는 여행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번 몽골을 맛본 여행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대 이상'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한 때 세상을 호령했던 징기스칸과 그 후예들이 달렸던 푸른 초원은 이젠 이방인들에게 묘한 충족감을 선사한다. 드넓은 초원을 거닐며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에 온통 시선을 빼앗기고 밤이면 쏟아져 내리는 별 구경에 정신이 없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왔던 이들에겐 그야말로 힐링 여행지인 셈.


게다가 몽골 여행의 최적기는 따뜻하고 건조한 6~8월이다. 어느 휴양지보다 멋진 휴가를 선사하는 몽골로 여름휴가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징기스칸 기마상



초원과 바람의 나라 '몽골'에서 자유를 만나다!


아시아 중앙 내륙에 있는 나라 '몽골'. 몽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징기스칸'이다. 13세기 몽골 대 초원을 통일, 몽골 대제국을 건설하고 세계 정복에 나서면서 두려움에 떨게 했던 '징기스칸'의 나라.


몽골이라는 나라명도 본래 '용감한'이란 뜻의 부족 명에서 따왔다고 하니, 용맹함(몽골)은 몽골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인 '징기스칸'의 후예임을 드러내는 나라인 셈.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징기스칸이 용맹을 떨치며 호령했던 드넓은 초원과 유목문화와 게르, 청정 자연 등은 이젠 복잡다단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겐 매력적인 여행 요소가 되고 있다.


몽골 여행의 시작점은 '울란바토르(Ulaanbaatar)'이다. 몽골 전체 인구의 45%(130만명)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다. 여행자들이 몽골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곳 역시 공항이 있는 울란바토르이다. '붉은 영웅'이란 뜻을 담고 있는 울란바토르 곳곳에서 징기스칸을 만날 수 있다. 본격적인 초원 탐방에 앞서 울란바토르를 돌아보자.


* 징기스칸 광장


울란바토르 시내 관광 중 첫 번째로 꼽는 곳은 '징기스칸 광장'이다. 울란바토르의 중심부에 있는 이 광장 주위에 정부종합청사, 국회의사당, 문화궁전, 국립오페라 발레극장, 센트럴 타워, 몽골 증권거래소, 몽골 자연사박물관, 호텔 등 각종 주요 시설들이 밀집돼 있다.

▲ 울란바토르의 중심부에 있는 징기스칸 광장

몽골인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이 광장 중앙엔 말을 타고 손을 치켜 든 동상이 눈에 띈다. 바로 '수흐바타르(Sukhbaatar)' 기마상이다. '수흐바타르'는 1921년 7월 러시아와 연합해 중국으로부터 몽골의 독립과 혁명을 이룬 인물로, 몽골에선 징기스칸 못지않은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장소에 그의 동상에 세워져 그를 기리고 있다.


이 곳에선 징기스칸도 만나볼 수 있다. 국회의사당에 그야말로 거대한 징기스칸 동상이 떡하니 자리고 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동상의 규모를 보니 몽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이자 몽골인의 정신적 지주인 '징기스칸'을 상징하는 듯하다.

▲ 수흐바타르 기마상

이 곳에선 7월이면 몽골의 최대 민속 축제인 나담축제도 열려 볼거리를 더한다. 징기스칸의 후예임을 드러내듯 승마, 씨름, 활쏘기 등을 성대하게 치르고 각종 공연도 펼쳐져 몽골인들의 문화를 보다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다.


시내 중심가에는 '서울 거리'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자. 한국과 몽골의 자매도시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이국땅에서 만나는 한국식 정자와 한국 간판 등이 괜스레 반갑게 다가온다.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인구의 90%가 라마교를 믿는 몽골에서 라마교의 총본산인 '간단사원(Gandan Monastery)'도 빼놓을 수 없는 대표 관광지다. '완전한 즐거움을 주는 위대한 사원'이라는 뜻의 티베트 불교 사원으로, 징기스칸광장과 도보로 20~30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1838년 짓기 시작해 1843년 완공된 사원 내부에선 티베트 분위기 물씬 나는 독특한 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사원 내부의 관음대불전에는 높이 26.5m에 달하는 금도금된 거대한 '불상'이 있어 이를 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라마교 최대 불상으로, 이 불상 주변에는 달라이라마 사진과 소원을 비는 '마니차(경통)', 작은 불상들이 놓여있다. 마니차는 티베트 불경을 적어 넣은 원통으로, 마니차를 한번 돌리면 경전 한권을 다 읽는 것과 같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관음대불전 뿐만 아니라 사원 내에 곳곳에 있는 마니차를 돌리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본당 앞에 거대한 '불상 발'도 눈에 띈다.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한때 사원 파괴 운동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으나 종교는 탄압하고 억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꿋꿋이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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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 지난 1990년 사회주의에서 민주화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망가진 사원이 복원됐다고 한다. 사원 안에는 약 150여명의 라마승들이 머물고 있어 라마승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 복드 칸 궁전 박물관(Bogd Khaan Winter Palace Museum)


복드칸 겨울궁전은 몽골의 마지막 황제 복드칸이 20년간 살았던 궁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몽골의 마지막 복드칸이 왕비와 함께 살던 이 곳은 몽골 마지막 복드칸의 보물 창고로, 왕과 왕비가 실제 생활했던 침실과 실제 입었던 옷, 세계 각국에서 받은 선물, 150마리 눈표범 가죽으로 만든 게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중국으로 독립한 '몽골의 독립선언문'도 이 곳에 전시돼 있고, 동물을 좋아했던 복드칸의 박제동물전시관에서 박제된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 간단 사원(Gandan Monastery)



* 자이승 승전 기념탑(Zaisan Memorial)


'자이승 승전 기념탑'은 몽골이 소련 연합군와 연합해 일본군을 막아내고 세계2차대전의 승리를 기념해 세운 것으로,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톨강이 흐르는 울란바토르 시내는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자이승전승탑 근처에는 '이태준 열사 추모공원'이 있다. 이태준 열사는 몽골 땅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애섰던 인물로, 몽골인에게는 근대 의술을 베풀어 몽골의 허준으로 불린다.

▲ 자이승 승전 기념탑(Zaisan Memorial) 전망대
▲ 자이승 승전 기념탑(Zaisan Memorial)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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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시빈과 함께 하는 '비밀 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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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사진제공 = 아이슬란드 관광청]

별 볼일 없는 세상. 별 볼일 있는 여행도 있는 법. 그래서 갑니다. 비밀여행단 이번주 보따리는 '쏟아지는 별이 아름다운 여행지 BEST'입니다. 가끔은 그렇습니다. 도심 속 화려하고 북적이는 불꽃놀이보다,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조용하고 여유로운 곳. 그런 곳에서 별 볼일 있게 힐링을 하는 것도 그리운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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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칠레(Chile) - 세계에서 별 보기 좋은 곳 1위 

칠레의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명불허전 별 명소입니다. 아니, 으뜸이지요. 시야가 탁 트인 곳. 게다가 날씨가 쾌청할 때는 별다른 장비 없이도 맨눈으로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예전에 부킹닷컴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세계에서 별 보기 좋은 곳 순위'에서도 깜짝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곳이지요. 아, 더 매력적인 건 별다른(?) 별 보러 가는 투어를 떠나지 않고, 그저 숙소에 앉아서도 쏟아지는 별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곳에서도 가장 핫스폿으로 꼽히는 지역은 아타카마 사막입니다. 구름 한 점 없지요, 게다가 시야 탁 트였고, 주위에 사람이라곤 일행들뿐이니 그저 신비로울 뿐입니다. 아, 낮 여행도 제법 괜찮습니다. 한낮에는 태양 빛이 굉장히 뜨거운 데다가 '시에스타' 때문에 제대로 즐기기는 어렵지만, 칠레와 유럽이 섞인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굉장히 특별한 곳이지요. 

잊을 뻔했네요. 무조건 먹어야 하는 이곳 먹거리. 'Pollo asado'라는 통닭입니다. 절대 실패는 없다는 전설의 통닭이니 제대로 뜯고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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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슬란드(Iceland) - 밤하늘에 놓인 오로라와 별 

아이슬란드 하면 글자 그대로 '얼음과 눈'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지요? 맞습니다. 바로 오로라. 아이슬란드에서는 오로라 투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육안으로 보는 별만 해도 '억' 소리 절로 나는데, 거기에 덤으로 실크 같은 오로라들이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골든 타임도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더 길거든요. 겨울이 되면 이 오로라들, 더 신나서 춤을 추지요. 오로라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겨울 왕국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스카프타펠' 얼음 동굴입니다. 하늘색과 짙은 푸른색 등 우리가 아는 모든 푸른색이 이 얼음 동굴 속에서 펼쳐집니다. 

밤이 되면 '오로라 오발'이라고 불리는 북극권의 별 관측지를 꼭 찍으셔야죠. 우린 지금 별 보러 떠나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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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로코(Morocco) - 사막에는 발자국이, 하늘에는 별자국이 

모로코의 메르주가. 사하라 사막 투어에서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입니다. 모로코에서 진행하는 사막 투어를 신청하면 자동 이곳으로 옵니다. 왜냐고요? 바로 제대로 된 사막의 밤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물론 사막에서 하루 묵을 땐 별달리 좋은 시설이 없습니다. 하지만 분위기 하난 끝내줍니다. 매트리스 한 장과 천막 하나만 있으면 하늘에서 떨어질 것만 같은 수많은 별들 덕분에 절로 마음이 호화로워지니까요.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은 수많은 별들을 보는 순간 뜨거운 땡볕 때문에, 그리고 불편한 낙타 이동 때문에 힘들었던 것들이 싹 씻겨 날아갑니다. 아, 회사에서 부장한테 깨졌다고요? 이런 곳으로 순간이동해 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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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뉴질랜드(New Zealand) - 세계에서 별 보기 좋은 곳 2위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지역 [사진출처 = flickr]

세계에서 별 보기 좋은 곳, 넘버 투. 맞습니다.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 지역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곳, 당연히 자격이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이 하늘을 더럽히는 공해를 막기 위해서 약 30년 동안 특수 전구와 차폐물을 이용해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골든 포인트는 테카포 호수. 뉴질랜드 남섬에서 빠트리지 말고 꼭 가야 할 곳으로 꼽히는 여행 명소이기도 합니다. 꼭 별을 보지 않아도 호수 자체로 웅장함과 빼어남을 자랑하는 천혜의 공간. 눈을 가만히 감고 있어도 이곳, 모습이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아, 어떻게 볼 수 있느냐고요? 간단합니다. 여행사에 '별 보기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됩니다. 해설사가 따라와서 설명까지 해 주니 금상첨화지요. 영어 해설뿐만 아니라 일본어 해설도 준비돼 있으니 입맛대로 통역, 고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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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요르단(Jordaan) - 페트라 말고 와디럼 

요르단 하면 일단 페트라가 떠오르시죠? 비밀 여행단 애독자 분이시라면 이제 와디럼을 떠올리셔야 합니다. 와디럼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최근의 '마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곳, '세계에서 별 보기 좋은 나라' 버킷리스트에 꼭 들어가는 포인트입니다. 와디럼의 대표 여행 프로그램도 사막 투어입니다. 지프와 낙타를 타고 사막을 돌아다니는 거지요. 하루 종일 낙타를 타고 지형들을 관람한 뒤 밤이 되면 베두인들이 마련해주는 저녁을 먹고 잠을 자는 게 일반적인 코스지요. 

이때입니다. 그냥 주무시지 마시고, 눈을 딱 뜬 뒤 하늘을 째려보셔야지요. 우리가 보던 '우주 이미지'가 머리 위에 딱 박혀 있다는 것. 아,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은 곳, 와디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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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몽골(Mongolia) - 어머니의 바다, 홉스굴 호수 밤하늘 

몽골은 땅덩어리 전체가 별 관측 포인트라 보면 됩니다. 물론 수도인 울란바토르는 불빛이 많아 힘들겠지만, 초원 국가인 이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밤이면 별들이 쏟아집니다. 그중 가장 좋은 투어로 꼽히는 양대 산맥이 있습니다. 홉스굴 호수 투어와 고비사막 투어지요. 

홉스굴은 몽골에서 '어머니의 바다'라고 불립니다. 당연히 이 호수 투어 인기 끝내줍니다. 홉스굴 호수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1.5배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언뜻, 바다처럼 보이지요. 이곳에서 보는 별, 그러니 빼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당연히 세계 별 마니아들, 이곳을 '세계 제3대 별 측 지역'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몽골 유목민의 전통 주거 형태인 '게르'에서 숙박까지 가능하니 바로 달려가보셔야겠죠? 

※ 자료제공 = 위시빈, https://goo.gl/AYCjBl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무것도 없다. 여행자를 끌어들일 만한 번뜩이는 상품도 아이디어도 마케팅도 없다. 게다가 그런 요소를 필요로 하지도 만들려고도 않는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을 거리를 기대했다면 미안하다. 사과 먼저 건네야겠다. 다만 여행이 휴식이자 삶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면 중앙 몽골로 가라. 그곳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날 것 그대로의 '대자연'이 있다.

여행자에겐 불편한 '행복'의 나라

몽골 여행은 사실 쉽지 않다. 그곳에 닿기까지는 감수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여행자들의 수요가 낮은 만큼 비행기 운항이 몇 대 되지 않아 비용이 비싸고, 출국 전 미리 관광 비자도 발급 받아야 한다. 기후 조건을 고려, 여행에 적합한 시기는 일년 중 6월에서 8월 단 3개월뿐이다. 수도 울란바토르는 몽골에서 가장 모던하고 발전된 도시이지만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영어 가이드도 없는 곳이다. 따라서 몽골을 제대로 여행하려면 패키지 상품, 또는 여행자들끼리 팀을 꾸려 지프차와 운전사, 가이드를 고용해야 한다. 여행의 고난(?)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여행을 하는 며칠 동안은 울퉁불퉁한 길을 내달리는 지프 속에서 울렁거리는 어지럼증에 시달려야 한다. 먹거리는 또 어떠랴. 황폐한 몽골 땅에서 나는 채소의 종류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그 수량이 적어 낙후되어 있고, 한국 사람 이라면 냄새에서 먼저 반감을 표시하게 되는 낯선 양고기와 말고기가 그들의 주식이다. 그렇다. 몽골은 여행자에게 불편한 나라다. 하루하루 제 살기도 바쁜 몽골 사람들인데 어디 여행자를 돌볼 겨를이나 있겠는가? 불충분한 여행요소의 범위가 엄연히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로 떠나고자 부추기는 필자의 심산은 오로지 '사는 것'에 초점 맞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몽골에는 여행자를 위한 제대로 된 안내판 하나 없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행복하게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중앙 몽골 거점 도시, 카라코럼

↑ 카라코럼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여행 팀이 꾸려졌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만난 여행자들끼리 의기투합해 코스를 정하고 게스트하우스 사장의 도움으로 지프차와 운전사를 고용했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까지 모두 대여를 마치고 울란바토르에서 중앙 몽골 전역을 둘러 볼 여행길에 올랐다. 울란바토르를 벗어난지 채 두 시간도 되지 않아 몽골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대초원의 풍경이 창 밖을 가득 메웠다. 초원 한 가운데 띄엄띄엄 자리한 유목민들의 삶의 터전 게르(Ger)는 낯설지만 반가운 모습이다. 굽이굽이 언덕진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기를 수십 번 지프차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여행자들의 식량과 짐이 한데 뒤섞여 혼잡함을 만들고 난 뒤에야 중앙 몽골의 거점 도시인 카라코럼(Karakorum)에 당도했다. 울란바토르에서 370km 떨어진 이곳은 지프차로 5~6시간 안팎 소요됐다.

카라코럼은 13세기 중엽 고대 수도로서 과거의 위엄은 사라졌지만 역사적 위용을 엿보는 건 어렵지 않다. 징기스칸(Genghis Khan)은 1220년 이곳의 오르콘(Orkhon)이라 불리는 골짜기에 몽골제국의 수도를 세우기로 결정하고, 그가 죽은 뒤 그의 아들 오그다이 칸(Ogedai Khan)에 의해 카라코럼은 세워졌다. 이곳이 수도로 사용된 것은 지금의 중국 베이징으로 고대 수도가 옮겨지기 전까지인 40년간이 전부다. 이후 쇠락의 길을 걷게 된 몽골제국과 더불어 만주병사들의 의해 카라코럼의 위엄도 사라지게 됐다. 카라코럼이 다시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된 건 1586년 몽골 최초로 지어진 불교 수도원인 에르데니 주(Erdene Zuu)가 들어서면서부터다. 1700년대 100여 개의 사원과 1만명이 넘는 수도승이 거주하면서 몽골뿐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에 불교계의 화려한 꽃을 피웠다. 1930년대 들어서 사회주의 정부의 종교 억압 정책으로 수도원은 폐허 직전까지 가게 됐으나 1990년대 민주주의 체제의 시작으로 수도원은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게 됐다. 수도원 성벽을 따라 나란히 이어진 108개의 사리탑, 수도원 바깥쪽 벽에 세워진 2개의 거북이 모양 바위, 부처의 생애를 유아·청춘기·성인 세 단계로 나눠 모신 3개의 신전 등은 카라코럼이 가진 역사적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지고 치장되어진 것들이다. 현재 이곳은 몽골의 대초원에서 여행자에게 볼거리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기행지 중 하나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유목민의 단출한 삶

↑ 몽골에서 만난 유목인

흥망성쇠를 반복한 카라코럼의 역사에서 변치 않은 것은 몽골인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일 게다. 몽골의 광활한 대초원을 상상하며 몽골에 온 여행자들 사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었다.

"정말 대초원뿐이에요. 불빛도, 식수도, 전기도 없다니 도대체 믿을 수가 없군요." 몽골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산다.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자연으로부터 얻는다. 식수를 구하기 위해 매일같이 한 두 시간 걸어 골짜기 물을 길러오는 수고스러움을 당연하게 여긴다. 필자 또한 여행을 하는 동안 물이 필요할 때면 골짜기까지 걸어가곤 했다. 그들이 생활하는 게르 안엔 그 흔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의 가전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출한 침대와 이불, 옷 가지 몇 벌, 음식을 위한 낡은 조리도구 등이 전부다. 문명의 기기가 아직 닿지 않은 대초원의 순수민족, 지구상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유목민족의 삶은 여행자의 호기심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몽골인들이 유목민족으로 사는 데에는 기후의 영향이 크지만 그보다 가축을 염려하는 민족적 성향이 먼저다. 그들에겐 양, 말, 젖소, 낙타, 염소로 대표되는 다섯 종류의 가축이 있다. 특히 자신이 키우는 말에 존경심을 표할 정도로 말에 대한 애착심이 강하다. 몽골인들은 대개 일년에 2~4번에 걸쳐 이동을 한다. 가축을 방목할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나서기 위함이다. 이는 가축을 생산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구조도 한 몫 한다. 먹거리의 재료를 구할 수 없는 혹독한 추위가 시작될 무렵이면 가축 한 마리로 온 가족이 반년 동안 지속되는 기나긴 겨울을 보낸다고 한다. 이방인의 방문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유목민을 만나고 게르 안을 둘러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멀리서 온 손님에게 따끈한 수테차(Suteychai, 우유와 차를 혼합한 몽골 전통차) 한 잔을 건네는 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몽골인들에게 '행복'은 욕심 내지 않았기에 생겨난 것이리라.

인간보다 동물이 먼저인 국립공원

중앙 몽골 오보칸가이(Ovorkhangai) 지역은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고원과 사막 속을 징기스칸이 내달렸을 상상이 품어지는 곳이다. 툴강(Tuul River) 유역을 따라 흐르는 계곡과 골짜기, 호수의 풍경, 높다란 바위산이 그 상상에 날개를 달아준다. 지프차에 몸을 맡기고 험한 언덕길을 달린 끝에 대자연의 광활함이 느껴지는 쿠우노 칸 마운틴(Khugnu Khan Mountain) 국립공원에 닿았다. 이곳엔 산뿐 아니라 숲과 사막, 미네랄 물의 원천지가 자리한다. 듬성듬성 뿌리를 내린 나무가 비옥한 땅을 대신 설명해주며 초원 위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의 모습은 한가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국립공원은 애초 야생 말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됐다. 620헥타르 대규모 땅에 풀을 심어 초원 단지를 가꾸고 야생 말이나 동물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립공원 근처에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말을 대여하는 유목민들이 더러 있다. 하루 혹은 1박 2일 코스로 말을 대여해 지역 일대를 둘러보는 승마 여행을 추천한다. 유목민들이 말을 끌어주면서 가이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승마 경험이 없어도 상관없다.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유목민들과 의사 소통에 불편함이 있으니 바디 랭귀지에 집중할 것. 승마 여행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지만 무엇보다 유목민들과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보람된 경험까지 챙길 수 있다.

여행정보

이동하는 법 인천공항에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비행기를 이용하자. 울란바토르에서 하루 이틀 묵으며 대초원의 여행 준비를 해야 한다. 몽골 전역을 여행자 혼자 다니기엔 적합하지 않다. 울란바토르 도심에 즐비한 여행사 혹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여행 에이전시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여행코스를 찾아볼 수 있다. 이때 기존에 짜여진 패키지 프로그램보다 자신이 원하는 루트에 맞춰 여행자들과 삼삼오오 짝을 이루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지프차나 운전사, 가이드는 여행사에 문의하면 쉽게 해결된다.

몽골(Mongolia, 蒙古) 울란바토르(Ulaanbaatar)는 신비로운 땅이다. 끝없는 고원과 사막을 지나면 유목민의 흔적이 서린 검붉은 대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1,300m에 위치한 울란바토르는 성기고 투박해도 몽골 제1의 도시다. 톨강(Tuul River)유역을 따라 20여 차례 이동하며 도시의 기초가 닦였고 그 이름도 수없이 변경됐다. 몽골혁명의 주인공을 기념하기 위해 ‘붉은 영웅’이라는 의미인 울란바토르로 이름이 정착됐지만 도시인의 삶 속에는 강렬함보다 부드러운 정서가 흐르고 있다.

울란바토르 인근 테렐지 평원에서는 칭기즈칸의 후예인 유목민들과 조우하게 된다.

유목민의 흔적이 서린 테렐지


울란바토르로 향하는 길은 오랜 상념과 연결된다. ‘칭기즈칸’의 후예처럼 들판 속을 내달리면 대륙의 광활한 전경과 맞닥뜨린다. 울란바토르 북동쪽 80㎞에 위치한 국립공원 테렐지는 때 묻지 않은 몽골의 모습이다. 봄이면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고원은 겨울이면 눈덮인 들판과 희귀한 바위산이 펼쳐지며 먹먹함을 더한다.

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인 게르.

눈 덮인 테렐지를 말을 타고 달리는 몽골 주민들.

초원지대의 게르 가옥과 말을 타고 다니는 유목민들도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낸다. 양가죽으로 만든 둥근 이동가옥 게르는 몽골 유목민의 상징으로 오래된 구식난로처럼 생겼다. 테렐지에서는 말을 타고 고원을 질주하거나 하깅하르 노르 호수를 끼고 있는 헨티산맥까지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몽골 여행은 이렇듯 대지를 밟아보고 품에 안기는 게 묘미다. 말은 이곳 게르 캠프에서도 빌릴 수 있다.


울란바토르에는 10월 초만 되면 성급하게 첫눈이 내린다. 한겨울 기온은 영하 30~40도까지 곤두박질친다. 밤새 불어 닥친 눈보라는 도시를 감싼 4개의 검은 봉우리를 신령스럽게 뒤바꿔 놓고는 한다. 외곽에서는 초원에서 봤던 전통가옥 게르가 눈에 띈다. 러시아식 콘크리트와 새 건물로 채색된 시내를 멀리 벗어나면 아직도 정겨운 게르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게르 앞에 자가용들이 주차돼 있는 게 다소 낯선 모습들이다.

울란바토르 시내의 거리의 악사. 모자와 장화를 신은 모습이 이색적이다.

몽골 혁명의 주역인 수흐바토르의 동상. 동상 앞에서는 록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울란바토르 여행의 첫발은 수흐바토르 광장에서 시작된다. 광장 중앙에는 ‘혁명의 영웅’인 수흐바토르 동상이 서 있는데, 1921년 중국으로부터 몽골의 독립을 선언한 주인공이다. 이곳 광장에서는 최근에는 각종 문화행사와 록 콘서트가 열린다. 국회의사당, 문화궁전, 국립오페라 극장, 자연사·역사박물관 등 주요건물들도 광장을 둘러싸고 자리 잡았다.

거리에 나서면 다소 익숙한 몽골의 문화와 마주친다. 멋쟁이들이 쏟아져 나오는 국립 백화점을 중심으로 울란바토르의 상권은 조성돼 있다. 자세히 보면 중년층들이 즐겨 입는 의상이 친근하다. ‘’이라고 불리는 전통의상은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겉옷에 옷고름 대신 단추를 달아놓은 형상이며 소매는 손이 감춰질 정도로 길다. 전통 모자인 ‘말라가이(malagai)’와 긴 장화 모양의 신발인 ‘구탈’을 신은 주민들의 구수한 패션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낯설지 않은 그들만의 문화


몽골은 20여 년 전 소련식 사회주의와 결별했다. 몽골 사람들은 오히려 한국에 대해서는 친근한 관심을 지니고 있다. 한국어 학원들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고 젊은층 사이에서는 영어 대신 한국어가 오히려 통한다. 이곳 몽골 사람들은 한국을 ‘무지개의 나라’라는 의미로 ‘솔롱거스(solongos)’라고 부르는데 그 기원이 예전 몽골에 왔던 한국 여인들의 색동저고리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간단 사원의 앳된 동자승들.

간단 사원은 공산정권 하에서도 종교 활동이 보장된 곳이다.

외곽으로 나서면 도심의 단면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도심 북서쪽에 자리 잡은 간단 사원은 몽골에서는 가장 큰 사원으로 공산정권 하에서도 유일하게 종교활동을 보장받던 곳이다. 사원 내부에서 만나는 귀여운 동자승과는 대조적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상이 들어서 있다.

울란바토르 남쪽 톨강을 건너면 복드칸(Bogd Khan)의 겨울궁전이 다소곳하게 들어서있다. 몽골의 마지막 황제가 20년 동안 살던 곳으로, 톨강 강둑에 있던 여름궁전이 사라진 것과 달리 겨울궁전은 박물관이 됐다. 겨울궁전을 지나면 울란바토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이승 기념관(Zaisan Memorial)이다. 러시아의 무명용사를 기념하기 위해 언덕 위에 세운 대형 기념비에 주민들은 돌을 올려놓고 소원을 빌기도 한다.

테렐지에서는 소와 양을 방목하는 전경과 흔하게 맞닥뜨린다.

울란바토르는 끝없는 사막과 고원 위에 들어선 아득한 땅이다.

이곳에서 시선을 멀리하면 고원도시 너머로 검붉은 모래산이 펼쳐진다. 산 중턱 잔설이 제국을 호령하던 옛 몽골의 생채기를 보는 듯해 가슴은 알싸해진다.

가는 길
몽골 울란바토르까지는 직항편이 운항 중이다. 3시간 소요. 겨울 시즌에는 눈, 바람이 많아 결항되기도 한다. 몽골 입국 때는 비자가 필요하다. 시내에서는 택시를 이용할 수 있으나 영어가 통하지 않으며 이동할 때는 전차를 이용하는 것도 흥미롭다. 화폐단위는 투그릭. 호텔에서 환전이 가능하며 규모가 큰 상점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 공중전화 대신 길거리에서 사설 전화기를 이용할 수 있다.


카자흐족의 생활부터 설산 타왕복드까지…그 어느 것 하나 시선을 가로막는 것 없이 광활한 곳, 몽골. 그곳에는 오직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카자흐족이 있다. 대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과 함께 초원과 설원이 공존하는 서몽골의 정취를 느껴보자.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언젠가는 꼭 가야지… 꼭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곳, 그중의 한곳이 몽골이다. 이유는 딱히 없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언젠가 보았던 사진 한 장 때문이라고나 할까?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그리고 설산.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은 아니었지만, 사막과 모래산으로만 익숙했던 몽골 자연에 광활한 아니 휑한 설산의 모습은 나를 폭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휑한 자연. 세계 어느 나라나 그 나라만의 매력이 있다. 몽골의 매력은 그 휑함이 아닐까.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독수리를 메고 이동하는 카자흐족. 사냥에 필요한 독수리를 훈련하고 있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바람의 사나이, 카자흐족

설산조차도 휑함이 느껴지는 곳. 몽골의 지붕이라 일컬어질 만큼 몽골에서 가장 높은 곳이자 몽골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타왕복드(Tavanbogd). 그곳으로 가기 위해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울기행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30명 남짓 타는 경비행기는 익숙하다. 불안감보다는 비행기가 작고 낮게 날기 때문에 가는 길의 사막과 초원이 제대로 보일 것 같아 오히려 기대감이 상승한다.

비행이 시작되자 나의 기대감은 곧 눈앞에 펼쳐졌다. 요즘 유행하는 초콜릿 복근이 이에 비할까? 손을 뻗으면 힘줄이 터질 듯한 우람한 근골을 자랑하는 황톳빛 알타이 산맥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3시간 30분이나 되는 비행시간이 유난히 짧게 느껴질 정도다. 타왕복드의 출발지 울기(Ulgii)공항에 도착했다.

설산을 뒷산으로 놓고 있는 울기는 9만명이 사는 호젓한 도시로 주민 대부분이 몽골의 소수민족인 카자흐족이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하는데 몽골의 고비나 홉스골은 유명 관광지라 식당시설이 잘 되어 있으나 서몽골지역은 아직 관광지 개발이 덜 되어 있어 여행기간 내내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재료와 도구를 직접 싣고 다녀야 한다. 촬영 스태프들이 타고 다닐 차 한 대와 주방 도구들이 실려 있는 주방차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알타이 산맥 속으로 거침없이 출발했다. 아무리 달려도 그 흔한 신호등도, 이정표도, 나무도 하나 없는 모래산이다.

낯선 이방인 앞에서 카자흐족의 전통 춤을 선보이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처음으로 고백하는 건데, 사실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세계 어느 곳을 가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순수하게 그 자연에 매료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몽골의 자연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직업의식을 한방에 날려보내면서 그저 멍하니 하늘을, 모래산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300만명의 작은 인구지만 한반도의 7배나 되는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 몽골은 1년에 200일은 맑고 깨끗한 하늘을 자랑한다.

설산을 뒷산으로 놓고 있는 울기는 9만명이 사는 호젓한 도시로 주민 대부분이 몽골의 소수민족인 카자흐족이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본격적인 여행준비를 하는데 몽골의 고비나 홉스골은 유명 관광지라 식당시설이 잘 되어 있으나 서몽골지역은 아직 관광지 개발이 덜 되어 있어 여행기간 내내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재료와 도구를 직접 싣고 다녀야 한다.

오지 여행의 기본은 30명 미만이 탑승하는 경비행기다. 낮게 날기 때문에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하늘과 맞닿은 모래 초원과 모래산만 보이던 곳에 조그만 마을이 나타난다.

“여긴 사끄사이라는 곳이에요. 카자흐족들의풍습과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죠.”

타왕복드까지 안내할 가이드 벡은 카자흐족의 후손인데,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한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여행객들을 안내한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처음이라 긴장이 된다며 선한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전직이 몽골 대학교 교수였지만, 먹고 살기에 월급이 충분치 않아 관광가이드로 나섰단다.

알고 보니 우리 스태프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요리사는 그의 아내다. 현직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인데 휴가를 내고 나왔다고. 이번 스태프들의 스펙이 좋다고 말하는 카메라 감독의 농담에 웃기는 하지만 마냥 웃을 현실은 아닌 것 같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마을을 벗어나 이동을 계속하려던 중, 저 멀리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마치 서부 영화의 주인공 같은 세명이 말을 타고 어깨에 독수리를 메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봄이 되어 독수리 훈련을 하러 가는 거예요.”

“독수리 훈련요?”

“카자흐족들의 전통적인 사냥 방법이죠. 겨울에 독수리로 여우나 마뭇 같은 동물들을 잡는데, 지금은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독수리를 훈련시켜 동물을 사냥해왔던 카자흐족. 지금은 그 수도 많이 줄어들어 200명 정도밖에 남질 않았는데 사끄사이에만 50명 정도가 있단다. 우리가 다가가자 후각이 뛰어난 독수리가 낯선 인기척에 놀라 퍼득거린다. 날개를 펼치자 꽤 위협적이다. 눈가리개를 벗기자 더욱 퍼득거리며 위협한다.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사냥꾼이 머리를 쓰다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순한양처럼 얌전해진다.

“독수리가 새끼일 때 둥지에서 꺼내와 3년째 키우고 있어요. 오늘 처음 훈련시키려 나왔습니다.”


카자흐족의 생활부터 설산 타왕복드까지…그 어느 것 하나 시선을 가로막는 것 없이 광활한 곳, 몽골. 그곳에는 오직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카자흐족이 있다. 대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과 함께 초원과 설원이 공존하는 서몽골의 정취를 느껴보자.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올해 50세인 잇니구흐 씨는 알아주는 독수리 사냥꾼이다. 집안 대대로 독수리로 동물을 사냥해왔을 뿐 아니라 17세 때부터 독수리 사냥을 배워 지금은 몽골에서 알아주는 베테랑이란다.

“독수리 사냥은 추운 겨울에 많이 합니다. 지금은 먹이를 잘 주고 몸 관리를 잘시켜서 훈련을 하는 시기죠. 독수리 털이 다 빠지고 새 털이 나오는 9,10월에 사냥을 시작하는데, 겨울에
사냥을 잘하려면 지금 훈련이 중요해요.”

살아 있는 동물은 아니지만 내장과 살을 제거하고 머리가죽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여우털을 이용해 사냥법을 익히게 한다. 말을 탄 잇니구흐 씨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여우털을 끌고 나가자 눈을 번득이던 독수리가 ‘휙’하고 박차고 나간다.

‘어라, 너무 멀리 날아간 것 같은데….’

겨울 사냥을 위해 독수리를 훈련시키고 있는 카자흐족.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3km 밖의 물체까지도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독수리가 여우털을 보지 못했을 리는 없고, 너무 멀리 날아간 것 같다고 생각할 즈음 어느새 쏜살같이 날아와 여우털을 낚아챈다. 여우털 가까이에서 카메라를 쥐고 있던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만약 저 날카로운 발톱이 여우가 아닌 나를 낚아챘다면… 하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독수리 사냥은 카자흐족에게는 사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카자흐족 사람들은 독수리가 있으면 그 어떤 위험으로부터도 보호받을 수 있고, 사람의 기가 좋아진다고 믿습니다. 추운 겨울에 독수리와 함께 살아 있는 동물을 잡을 때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죠. 독수리 사냥은 카자흐족의 자존심입니다.”

겨울에는 영하 40~50℃까지 떨어지는데 설원을 말 타고 달리며 독수리를 날려 사냥을 한단다. 내 눈빛이 반짝 반짝 빛이 났나 보다. 후배 녀석이 슬그머니 뒤로 빠진다.

“올해는 10월 정도부터 한다구요? 한 달 정도 매달려 있으면 여우 한 마리 정도는 잡겠죠?”

“올려구요? 정말 추울텐데요?”

“아 그건 그때 가서 의논하구요. 미리 내가 연락할게요.”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사냥이 끝난 뒤 잇니구흐 씨가 손님을 그냥 보내는 것은 카자흐족이 할 짓이 아니라며 집으로 초대한다. 안주인은 손님이 왔다며 특별한 음식을 해 나오는데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카자흐족의 전통음식 ‘비스모르크’라는 것이다.

사골 끓이듯 말, 염소, 양 세 종류의 고기를 삶아서 요리한 것인데 이 음식을 대접받았다는 것은 최고의 대우를 받은 거란다. 더 감동적인 것은 몽골 땅에서 보기 힘든 당근, 감자같은 채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정말 감동적이다.

주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는 카자흐족의 전통기도가 끝나자 먼저 잇니구흐 씨가 양머리 고기를 한 점 썰어 먹는다. 그리고는 환영의 의미로 우리에게도 고기를 썰어 내민다. 비리지도 않고 질기지도 않고 맛있다. 비스모르크는 ‘다섯 손가락’이라는 뜻으로 수저 없이 손가락을 이용해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낯선 카자흐족의 문화 속에서 따뜻한 정을 느낀 하루가 지나고 다시 타왕복드를 향해 길을 나섰다


초원과 설원이 공존하는 몽골,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쉽게 허락되지 않는 몽골의 정상

길이 평탄하진 않아도 불편하다고 생각진 않았는데 이젠 꽤 험한 길이 나타난다. 지나는 길마다 바퀴가 푹푹 빠지는 물길이다. 5월에서 6월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라 얼었던 땅이 녹고 있어서 생각지 못했던 물길을 건너야 했다. 러시아제 4륜구동차인 ‘푸르공’은 물길도 모래길도 잘 건너는데, 단지 아쉬운 것은 차는 사람이 타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어찌나 달리는 길을 엉덩이에서 잘 느낄 수 있는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길이 점점 험해진다.

이번엔 돌길이다. 앞서던 주방차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린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바퀴가 펑크났다. 이럴 때 한국이라면 365일 24시간 쉬질 않는다는 보험사에 전화를 하겠지만 여기서는 운전사가 직접 신속하게 바퀴를 갈아 끼운다.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다시 타왕복드로 출발, 멀리 설산이 보이기 시작하자 길도 더 험해진다.

“길이 없어서 힘들어요. 저 앞은 조심해야겠는데요.”

몽골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해발 4000m의 타왕복드. 길이 험난해 접근이 용이하지 않지만 그곳에 오르는 순간 그 웅장함에 매료되고 만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타왕복드 가는 길은 웬만큼 노련한 운전사가 아니면 안된다고 한다. 눈이 채 녹지 않은 곳이 나타나자 15년 경력의 운전사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육안으론 안전을 가늠하기 어려운 눈길이라 직접 내려서 발로 체크한다.

얼음이 녹는 시기엔 그대로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해발 4000m가 넘는 타왕복드는 하루 만에 갔다오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에 차로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걸어가야 한다. 조심조심 점검하면서 가던 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한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맞는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눈구덩이에 한쪽 바퀴가 그대로 내려앉아 박혀버렸다. 일단 모든 사람들이 내려 있는 힘껏 밀어보지만 미동도 안 한다. 뒤에서도 밀어보고 앞에서도 밀어보고….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당황한 우리와는 달리 가이드와 운전사는 뭔가를 중얼거리더니 침착하게 바퀴 주변의 눈을 걷어낸다. 그리고 받침 역할을 할 수 있는 돌과 흙을 바퀴 주변에 쌓기를 한 시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에게 기도하며 사람들이 마지막 힘을 모아 차를 미는 순간…. 정말 말그대로 ‘대한민국 만세’가 절로 나온다. 차가 눈구덩이에서 나오고 우리는 얼싸안고 기뻐했다. 생각해보면 별일도 아닌데 참 기뻤다. 민망할 정도로…. 차가 나온 구덩이를 보니 꽤 위험했다. 운전사와 의논하던 가이드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여기서부터 더 이상 차로 이동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차를 여기에 두고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왕복 25km이상은 걸어가야 하니까 짐은 모두 챙겨서 가죠.”

생각보다 가까이 가지 못하고 걸어가게 생겼다. 온전히 두 발에 의지해 걸어가는 길. 왕복 25km라…. 고산이 처음도 아니고 자신 있게 출발했지만 꽤 체력이 딸린다. 눈구덩이에 빠진 차를 빼내는데 힘을 너무 많이 쏟아냈나 보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고산지대라 금방 숨이 차고, 걸을수록 가방이 무거워진다. 어깨에 멘 카메라와 트라이포드를 던져 버리고 싶다. 지친 건 우리뿐만이 아닌 것 같다. 강철체력을 자랑하는 카자흐족 운전사와 가이드도 그대로 눈길에 뻗어버렸다. 물 대신 눈으로 갈증을 푸는데,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풀어준다. 10분간의 짧은 휴식을 맛보고 힘을 내 또다시 전진한다.

“저기 보이죠? 조금 더 가면 타왕복드가 온전히 보일 겁니다.”

가이드가 가리킨 곳에 정말 타왕복드 끄트머리가 보인다. 참 가까워 보인다. 이곳이 몽골이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것이다. 100m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만m 가까이 된다는 것을…. 이제까지의 길은 그나마 평탄한 것이었다. 눈으로 덮인 경사면을 따라 산행하는 길은 정말 어려웠다. 잠시 방심한 사이 다리가 풀린 것인지 그대로 20m 정도 미끄러졌다.

‘아 이대로 누워 있고 싶다. 춥지만 않다면….’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산악인도 아닌데 설산 하나 보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나,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수백 번 든다. 이제는 타왕복드를 내 두 눈에 꼭 담아야겠다는 오기로 버틴다. 그렇게 5시간 만에 드디어 타왕복드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우뚝 솟아있는 만년 설산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하다. 알타이 다섯 봉우리가 그대로 우리 눈에 들어온다.

“축하합니다. 우린 지금 몽골에서 가장 높은 타왕복드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정말 운이 좋은거예요. 날씨가 정말 좋거든요. 구름도 바람도 없고 따뜻하니까요. 어떤 날은 날씨가 정말 나빠서 7일에서 10일 정도는 정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적도 많았습니다”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 PD)

하늘이 허락하고 설산준령이 연출한 멋진 타왕복드. 힘들어도 이 느낌을 누리기 위해 산을 오는 것이다. 사진하고는 다른 느낌. 피부에서 느껴지는 바람은 결코 사진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남들이 찍은 타왕복드가 아니라 내 발과 내 눈으로 온전히 느끼고 싶어 타왕복드에 왔고, 타왕복드의 웅장함을 카메라에 담고 내 마음에 담았다. 비록 다음 날 근육통으로 온몸은 울부짖었지만 바람 냄새 가득한 카자흐족과 그들의 자존심 타왕복드는 평생 내 마음속에 우뚝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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