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만년설 녹아 흘러내린 폭포… 천지개벽과도 같은 굉음
저지대에는 빛깔 고운 집들… 옹기종기 동화 속 마을

"겨울이 지나 봄은 가고, 또 여름날이 가면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그대는 내 사랑하는 님일세, 내 마음을 다하여 늘 기다리노라."

헨리크 입센의 희곡에 에드바르 그리그가 곡을 붙인 '솔베이그의 노래'는 구슬프고도 감미롭다.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이 곡이 탄생한 노르웨이는 극작가 입센과 음악가 그리그의 고향이다. 이 노래의 음률만큼이나 노르웨이의 자연은 경이롭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 피오르(fjord)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여정은 '노르웨이 인 어 넛셸(Norway in a Nutshell)'이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슬로(Oslo)와 베르겐(Bergen) 사이의 철도, 산악열차, 크루즈 등을 모두 포함하는 코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녹음이 짙어가는 유월에 찾아간 노르웨이는 이제 겨우 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서쪽 항구도시 베르겐에서 '노르웨이 인 어 넛셸' 투어를 시작하기 위해 오후 1시쯤 중앙역에서 내륙의 보스(Voss)로 떠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시내를 빠져나간 열차는 어느새 바다가 내륙 깊숙이 파고 들면서 만들어낸 믿기 어려운 광경으로 안내했다. 피오르는 해수면을 뚫고 거의 수직으로 솟은 봉우리가 굽이치고, 만년설을 뒤집어쓴 거대한 산들이 이어졌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눈부신 협만의 봉우리는 하늘과 바다를 절묘하게 연결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는 어김없이 크고 작은 폭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204㎞) 깊은(1309m) 노르웨이 송네 피오르를 돌아보는 여정은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코발트빛 바닷물과 양 옆의 거대한 산, 그리고 산정의 눈 녹은 물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피오르 주변 낮은 계곡에 들어선 작은 마을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열차는 두 시간쯤 뒤에 보스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구드방엔(Gudvangen)으로 향했다. 몇 차례 관광객을 갈아 싣는 버스는 구불구불한 능선과 계곡을 휘돌아 빠져나갔다. 거대한 협곡은 조금도 곁눈을 팔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숲과 호수, 강물과 폭포가 끊임없이 신기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버스는 100m가 넘는 높이에서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 앞에서 멈췄다. 어디에서 이처럼 큰 물줄기가 흘러내릴까? 신(神)이 손으로 긁어 내린 듯 촘촘한 고랑으로 이어진 협곡이 겹겹이 펼쳐지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산꼭대기 만년설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폭포는 천지개벽과도 같은 굉음을 내며 떨어졌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빙하 계곡은 한 줌의 언어로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녹색으로 덮인 저지대에는 빛깔 고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화 속 마을이 나타났다. 버스는 한 시간여를 달린 뒤 구드방엔 선착장에서 페리에 관광객을 인계했다.

페리는 느릿느릿 피오르의 최고봉이라는 송네(Sogne) 협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더 깊고 험한 협곡으로 빠져들어 가자 피오르는 원시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냈다. 길게 이어진 절벽 사이를 가까스로 통과하며 피오르를 감상하는 느낌은 황홀경이다. 수만년 전 만들어진 빙하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흘러내린 피오르를 통과한 페리는 두 시간여 만에 플롬(Flam)에서 멈췄다. 에울란(Aurland) 피오르 안쪽에 위치한 플롬은 선착장과 기차역, 우체국 등이 거의 전부일 정도의 작은 마을이었다. 주민은 450여 명에 불과한 이곳을 노르웨이 사람들은 '피오르의 심장' 또는 '노르웨이의 진주'라고 불렀다. 1870년 문을 연 유서 깊은 프레테임 호텔(Fretheim Hotel)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호텔 방 창문을 열면 협곡을 따라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와 산에서 직하하는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른 아침 해발 867m 지점에 위치한 뮈르달(Myrdal)행 산악열차에 올랐다. 송네피오르는 크게 네 구역으로 나뉜다. 그중 플롬에서 구드방엔 구간인 에울란과 네뢰위(Nærøy) 피오르가 가장 아름다워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길이 204㎞에 최고 수심도 1309m에 이른다. 산악열차는 20개의 터널을 지나 지그재그 절벽길을 시속 40㎞ 속도로 50분가량 달린다. 협곡 세 개와 강 한 개를 건너며 8개 역을 잇는 이 열차의 절정은 쇼스포센(Kjosfossen)역 전망대에서 느낄 수 있다. 5분 정도 머물면서 93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물방울을 온몸으로 맛보게 하는 곳이다. 높은 계곡 사이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공연을 펼치는 님프(요정)의 춤이 매혹적이다. 1923년 착공해 20여 년 만에 완공된 단선궤도로 최대 기울기가 55° 이상인 가파른 협곡을 나선형으로 가로지른다. 철로 주변에 아름다운 산악마을과 목장, 웅장한 폭포가 자리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골짜기 사이를 가로지르는 교량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산악열차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뮈르달에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 여행객은 오슬로와 베르겐으로 서로에게 아쉬운 이별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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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노르웨이 피오르드

최근 해외여행의 대세는 어디일까? 핫 트렌드는 바로 북유럽 국가들이다. 북유럽 스타일은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으면서 기능성을 갖춘 모습들부터 휘게라는 삶의 방향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복지가 좋은 나라, 가정을 꾸리기 좋은 나라, 독서량 세계 1위 국가 등 소위 '좋은 것은 다 1위' 하는 나라들은 언제나 북유럽 국가들이었다. 북유럽 스타일 본고장을 찾아가보자. 북유럽스타일은 다양한 모습들로 존재한다. 

무민이라는 캐릭터, 스웨덴 에그팩 비누, 자일리톨, 뭉크의 절규, 트롤, 바이킹, 그리고 핀란드 사우나까지. 이렇게 사실 우리 삶에 다양한 모습으로 들어와 있지만 무민이 핀란드 국민 캐릭터이면서 무민 골짜기에 사는 상상 속 숲 속의 요정 트롤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유럽의 다양한 모습들은 북유럽의 도시적인 모습에만 있지 않다. 대자연의 숨결이 북유럽의 또 다른 매력이다. 태초에 자연으로부터 온 인간은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생의 시작과 끝이 대자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자연을 등한시 한다. 이제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 매캐한 매연 냄새, 뿌옇고 노란 하늘을 벗어나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보자. 

#노르웨이에서는 무엇을 볼까? 

△게이랑에르 피오르드=게이랑에르 피오르는 노르웨이 5대 피오르 중 하나. 100만년 전 빙하가 만들어 낸 'U'자 모양의 협곡에 바닷물이 들어와 생긴 피오르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자연유산이다. 

△플롬라인 열차 탑승=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철도 중 하나라고 하는 플롬역에서 미르달 구간의 해발 2m의 플롬에서 해발 866m의 미르달까지 20㎞의 구간. 그림같이 아름다운 협곡과 수없이 나타나는 폭포 그리고 환상적 풍광을 맘껏 눈에 담을 수 있는 낭만적인 열차이다. 웅장한 규모의 산과 폭수 등이 펼쳐진다. 

△브릭스달 빙하=유럽대륙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테달 빙하의 북쪽에 있는 지류빙하이다. 해발 1200m의 고지대에서 브릭스달렌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해발 346m에 있는 작은 빙하 호수인 브릭스달브레바네까지 이어져 있다. 

#덴마크에서는 무엇을 볼까? 

△아말리에보르 궁전=1794년 이래 덴마크 왕실의 거처로 사용되는 로코코풍의 건축물이다. 광장을 둘러싼 4개의 건물에는 왕족들이 살고 있다. 궁전 내부는 공개되지 않으나 돌이 깔린 광장에서 매일 정오에 행해지는 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니하운 항구거리=니하운 운하 주변 지역으로 니하우는 '새로운 항구'라는 의미이다. 운하는 1673년에 개통되었다. 운하 남쪽에는 18세기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즐비하고 북쪽에는 네모난 창이 많이 달린 파스텔 색조의 건물이 화려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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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게이랑에르를 지나는 크루즈 선박

#스웨덴에서는 무엇을 볼까? 

△스톡홀름 시청사=스톡홀름 시청사는 리다르프예르덴의 제방 위에 아름답게 서 있다. 두 개의 안뜰은 사무실과 의전용 공공 공간을 연결해주며 그 위로는 우아하고 위로 갈수록 완만하게 좁아지는 106m 높이의 탑이 서 있다. 

△감라스탄 구시가지=스톡홀름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꼽는 곳이 감라스탄 지구다. 스웨덴의 옛 모습과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감라스탄은 하나의 거대한 옥외 박물관 같다. 작은 섬이지만 고딕, 바로크, 로코코 등 다양한 양식으로 건축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즐비하다. 

#핀란드에서는 무엇을 볼까? 

△원로원광장=알렉산드로 2세 동상을 중심으로 헬싱키 대성당과 정부 청사 등이 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대부분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이라 멋스럽다. 광장의 넓은 바닥에는 약 40만개의 화강암 포석이 깔려 있다. 

△헬싱키 대성당=헬싱키대성당은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의 중심부에 있는 대성당이다. 이 대성당은 핀란드 루터교회 헬싱키 교구에 속해 있다. 1917년 핀란드 독립 전까지는 성 니콜라우스 성당이라고 불렸다.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성당이기도 하다. 현지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며 카페와 기념품숍이 많아 여행객들도 즐겨 찾는다. 

한진관광에서는 북유럽 전세기 여행상품을 선보인다. 6월 23일부터 8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 출발. 북유럽 4개국 9일 정통 코스, 품격 코스, 집중 코스가 있다. 대한항공 노르웨이 오슬로 직항 전세기. 전 일정 체인호텔/산장/일급/특급호텔 숙박. 현지식 메뉴, 지역별 전통식과 특식 제공. 


탐스럽고 단단하다. 북유럽 디자인 제품은 아무리 오래 두어도 질리는 법이 없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북유럽에서 날아온 가구와 소품만으로 집을 꾸미는 상상을 한다. 저것을 잉태한 곳은 대체 어디란 말인가. '갖고 싶다'는 일차원적인 욕망은 '떠나고 싶다'로 발전했다. 북유럽 국가 중 2012년 세계디자인도시로 선정된 헬싱키를 콕 집었다. 세계디자인도시에서 경험한 디자인? 비싸거나 어렵지 않았다. 디자인은 삶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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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의 문을 두드리자 신을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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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외관은 야구 돔 경기장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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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를 담은 튼튼한 기둥은 바로 '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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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입구에 꽂힌 십자가가 '이곳은 교회'라고 알려 주었다


템펠리아우키오 교회
Temppeliaukio Church 자연과 신을 향한 오마주


헬싱키는 춥다. 4월에도 눈이 내리는 나라니, 실내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그만큼 길다. 핀란드인은 지혜로웠다. 자연환경을 원망하지 않고 너그러이 활용하고자 했다. 헬싱키의 건축물은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 들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암석 교회로 불리는 템펠리아우키오 교회Temppeliaukio Church는 자연친화적인 핀란드 디자인으로 인도한다.

1969년 교회를 설립할 당시, 티모아 투오모 수오말라이넨 형제는 그 자리에 있던 암벽를 깎아 교회를 만들었다. 입구 상단에 꽂힌 자그마한 십자가만이 그곳이 '교회'임을 말해 줬다. 비밀 아지트로 들어가듯 이곳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켜켜이 쌓인 돌 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성수聖水가 담긴 그릇도 돌, 그릇을 받치는 기둥도 돌이었다.

루터교를 국교로 정한 핀란드에서는 모든 성직자가 공무원이며 당연히 보수도 국가로부터 받는다고 했다. 청렴결백이라는 가치를 종교로 어릴 적부터 배우는 덕분인지 핀란드의 청렴지수는 항상 높다. 바치는 재물에 따라 신앙의 정도를 가리겠다는 한국의 몇몇 교회의 풍토를 여기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신을 부정하지도 신을 애타게 찾지도 않는 무색무취의 사람이지만,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에 머무는 그 순간만큼은 유신론자가 되고 싶었다.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이 되어 정면의 제단을 향해 머리 숙였다. 빗살무늬 모양의 유리창을 타고서 한 줄기 빛과 서늘한 바람이 머리 위로 내렸다. 눈물을 훔치는 여행자도 보였다.
템펠리아우키오 교회┃가는 방법 헬싱키 시내에서 트램 3T 탑승 후 Sammonkatu 정거장 하차, 도보 5분 문의 09-2340-5920


국립현대미술관 키아즈마
Nykytaiteen Museo Kiasma
겉도 속도 매력적인 예술의 향연


헬싱키의 랜드 마크는 단연 핀란디아 홀Finlandia Hall이다. 핀란드가 낳은 거장 알바 알토Alvar Alto가 만든 핀란디아 홀은 보는 사람을 아이처럼 순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벽면이 뽀얀 까닭에 주변 나뭇가지의 그림자도 핀란디아 홀에 그대로 반사됐다. 그러나 핀란디아 홀은 이웃사촌인 국립현대미술관 키아즈마Nykytaiteen museo Kiasma의 관능미를 따라가진 못했다.

건물이 곧 입체 예술품인 키아즈마 미술관은 도심 한복판에 풍만한 몸을 그대로 드러냈다. 미술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투명한 유리로 미술관의 몸통을 만든 것도 그 때문이다. 밖에서 바라보면 그 속이 훤히 보일 정도다. 흘깃흘깃 밖에서 내부를 훔쳐보다가 결국 입장권을 사고 말았다. 입장권은 8유로. 여행자를 위한 헬싱키 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핀란드 디자인을 일컬어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 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있고, 무엇보다 약자를 배려한다. 건축물의 실내 디자인도 당연히 핀란드의 철학을 따랐다. 미술관 입구의 우측에는 층계를 없앤 통로가 똬리를 틀고 있어 여행용 가방을 드르륵 드르륵 끌고 다녀도 무관할 정도로 걸어 다니기 수월했다. 휠체어를 탄 아이가 자유자재로 전시장을 활보했고 노부부가 손을 잡고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는 사람은 한국에서 온 나 하나뿐이었다.

미술관은 오감을 자극하는 기획전을 전시한다. 상상력의 빈곤을 앓는 환자라면, 이곳의 작품은 충격적이다. 멀티미디어아티스트로 유명한 자넷 카디프Janet Cardiff와 조지 뷔르 밀러Gorge Bures Miller도 지난 5월까지 이곳에서 전시를 올렸다. 작품명은 <까마귀의 살인The Murder of Crows>. 미술관 4층부터 자넷 카디프의 목소리와 구슬픈 까마귀 소리가 들리더니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이어졌다. 음악 소리를 따라서 건물의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연주자도 악기도 그곳엔 없었다. 단지 탁자 위에 놓인 축음기 한 대와 98개의 직사각형 검정색 대형 스피커만이 무표정으로 서 있었다. 소리가 없는 영화는 봤어도 이미지가 없는 영화는 처음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키아즈마┃가는 방법 헬싱키 중앙역에서 도보 5분 문의 09-1733-6501
홈페이지www.kiasma.fi입장료 8유로
헬싱키 카드 주요 교통수단부터 약 50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인기 음식점과 쇼핑센터에서 할인도 가능하다.
요금 24시간 34유로, 48시간 45유로, 72시간 55유로 홈페이지www.helsinkicard.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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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만들어진 국립현대미술관 키아즈마. 밖에서도 미술관 내부가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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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을 장식한 까마귀, 섬뜩하고 충격적인 작품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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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앞을 만네르하임 장군의 동상이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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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넷 카디프와 조지 뷔르 밀러의 작품, 까마귀의 살인은 '볼 수 없는' 한 편의 영화다

헬싱키 반타공항
Helsinki Vantaa Airport 공항에서 잘 노는 방법, 숨은 의자 찾기


공항은 여행이라는 코스 요리의 애피타이저 혹은 디저트다. 특히 경유를 위해 공항 한 구석에서 쪽잠을 청할 때면 마치 상한 음식을 먹는 것마냥 불쾌했다. 그러나 헬싱키 반타공항Vantaa Airport은 훌륭한 메인요리에 가까웠다. 공항을 그저 눈으로 한번 쓰윽 둘러본다면,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질겅질겅 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조미료를 쫙 뺀 정식을 먹을 때처럼 천천히 공항을 음미할 것을 권한다. 출국 당일, 일부러 짐을 일찍 부치고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공항 여행'을 시작했다.

사우나와 스파가 있는 공항으로 유명해진 반타공항. 사우나의 발원지가 핀란드니, 공항 내 사우나를 만든 건 필연인지도 모른다. 반타공항에는 사우나와 스파만큼 재미난 장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아이는 공항 내 놀이터에서 인형을 갖고 놀거나 그림을 그렸고, 어른은 시끌벅적한 공항 내 펍이나 와인 바에서 무료한 대기시간을 단축했다. 북유럽 디자인 제품을 한데 모아둔 상점을 둘러보다 보면 헬싱키 시내를 다시 휘젓고 다니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러나 여행으로 지칠 때로 지친 몸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쉴 수 있는 자리를 갈구하기 시작했다.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을 이어주는 복도에 흔들의자Rocking Chair가 보였다. "나를 흔들어 봐! 내 위에 앉아 나를 흔든다면, 너는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될 거야." 의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몸을 맡겼다. 체어맨Chairman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의자는 예로부터 권위의 상징으로 통했다. 흔들의자라면 더더욱 대형 저택의 마당이나 거실에 있는 게 맞다. 그러나 이 흔들의자는 공항뿐만 아니라 올해 여름에는 헬싱키 시민의 쉼터로 불리는 에스플라나디 공원Etelaesplanadi park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흔들의자 파티Rocking Chair Get-Together'가 열린다. 파티에 참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흔들의자를 구매하거나 흔들의자에 앉거나. 흔들의자를 구매한다면 더 좋다. 구매비용은 모두 자선 기부금으로 쓰이니까 말이다.

반타공항의 의자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출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탑승 게이트 앞에 누워 있었다. 어디에? 선베드Sunbed에! 당신이 생각하는 그 선베드다. 모래사장 위에 있어야 할 선베드가 공항에 있다니. 공항에 선베드를 놓자고 제안한 그 사람은 여행심리학자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좋았건 나빴건 간에 출국을 앞둔 그 찰나의 순간은 항상 마음을 괴롭혔다. 선베드 위에 드러눕자,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헬싱키 반타공항┃홈페이지www.helsinki-vanta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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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복도에서 만난 흔들의자Rocking Chair, 올해 여름에는 에스플라나디 공원에서 흔들의자 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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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을 미리 느끼고 싶다면, 의자를 유심히 들여다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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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타공항은 또 하나의 관광지다. 비행기 대기시간도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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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을 이룬 핀란드는 공항도 남다르다. 탑승게이트 바로 앞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피오르로 가는 관문' 베르겐
눈 덮인 산·아찔한 협곡, 그리고 바이킹… 겨울 왕국의 속살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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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제2도시 베르겐의 플뢰엔 산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물의 도시라 해야 할까, 산의 도시라 해야 할까. 노르웨이 남서부 해안 도시 베르겐에 들어서는데 산수(山水)가 다 있었다. 항구를 낀 마을 위로 병풍 같은 산이 우뚝하다.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예쁘게 낮은 집들이 곳곳에 아늑히 자리했다. 저렇게 높은 곳까지 어떻게 올라갈까? 의문은 곧 풀린다. 도심을 내려다보는 플뢰엔 산 정상까지 바위를 뚫고 철로를 놓았다. 가파른 사면(斜面) 위를 케이블카 같은 열차 한 량이 미끄러지듯 오르내린다. 10분도 채 안 걸려 전망대에 올랐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피오르 해안이 먼바다에 펼쳐진다.

지금은 오슬로에 자리를 내주고 제2도시가 됐지만 11세기부터 200여년간 이곳은 노르웨이 왕국의 수도였다. 중세 때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도시였다. 노르웨이에서도 1830년대까지 가장 큰 도시였다고 한다. 세계사 시간에 배운 중세 유럽 상인 연합체 한자동맹의 주요 거점이자 무역항이었다. 지역 맥주 이름 '한자(Hansa)'는 여기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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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 지형은 바다가 육지를 향해 긴 혀를 내민 듯한 지형이다.

옛 영광의 흔적은 곳곳에 가득하다. 해안가 브뤼겐 지역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목조 건물이 늘어서 있다. 거의 400년간 북해 연안 무역을 장악했던 한자동맹 상인들의 상관(商館)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갤러리, 공방, 옷가게 등이 자리했다. 1150년대 지은 마리아 교회, 13세기 하콘 왕의 저택이 늠름하다. 1710년 지었다고 새겨넣은 건축물에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 거리 중심부 피시 마켓에서는 청정 바다 북해에서 잡아 올린 대구와 연어 등 수산물을 판다. 가게 상인이 고래고기를 맛보라며 칼로 조금 떼주었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가 이곳에서 나고 자라고 죽었다. 그가 살던 집이 인근에 있다. 생전에 쓰던 피아노와 가구 등을 그대로 전시했다. 토마스라고 이름을 밝힌 잘생긴 청년이 생가를 안내했다. 그를 바라보는 여성 관람객들 눈빛이 마치 아이돌 그룹 멤버를 보는 듯 반짝거렸다.

베르겐은 여전히 교통의 중심이다. 지역 소개 공식 가이드북에는 '노르웨이 피오르로 가는 관문(Gateway)'이라고 적었다. 항구에서 유람선을 탔다. 노르웨이 피오르 중에서도 가장 긴 송네 피오르로 가는 배다. 길이 204㎞에 이른다. 피오르는 빙하의 침식으로 U자형 협곡을 이룬 지형. 검푸른 바다가 뱀처럼 긴 혀를 내밀어 육지를 파고든 모습이다. 배는 긴 협곡 바닷길을 거슬러 올랐다. 거대한 돌덩어리 산들이 좌우에 이어진다. 눈을 머리에 인 설산(雪山)이다. 높이 1700m가 넘는다고 한다. 바다 깊이는 1300m에 이른다. 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거대한 폭포가 바다로 곧장 입수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처음엔 놀라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 대형 폭포가 잇달아 나타났다. 워낙 폭포가 많다 보니 이름조차 없는 것도 많다고 했다. 어느 것이든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천연기념물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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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르겐 시내 피시 마켓에서 파는 해산물이 신선하다. 2 피오르를 항해하는 동안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 모습을 숱하게 볼 수 있다.
배는 중간중간 해안 마을에 들러 손님을 내려주고 다시 태운다. 4시간 항해 끝에 발레스트란에 내렸다. 떠나는 배에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선착장 입구에 1877년부터 영업했다는 크비크네스 호텔이 있다.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단골 고객이었다고 한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며 사과 농사를 짓는 엘리 그레테씨는 "할아버지가 이 호텔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30분이면 다 돌아볼 작은 마을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그의 할아버지가 스키를 즐겼다는 거대한 설산이 또 눈앞에 있었다. 이런, 이제는 신기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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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롬~뮈르달 구간을 달리는 산악열차. 눈 덮인 산과 협곡을 지난다. 2 북극권 로포텐 제도 헤닝스베르의 대구 덕장.
플롬~뮈르달 산악열차

피오르는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더 깊어진다. 송네 피오르 해안 마을 발레스트란에서 쾌속선을 타고 4시간을 달려 플롬에 도착했다. 산악열차가 출발하는 곳이다. 해발 2m 해안에서 출발해 해발 865m까지 산맥을 뚫고 달린다. 길이 20.2㎞ 구간이다. 1시간 걸린다. 폭포수 쏟아지는 협곡이 있는 중간 역에 내려 사진 찍는 시간을 준다. 열차는 가파른 협곡을 휘어 돌며 달린다. 차창 밖으로 카메라를 내밀어 열차가 몸을 구부려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눈 덮인 산과 계곡에 철로를 놓는 작업은 난공사였다고 한다. 1920년대 공사를 시작했다. 모두 20개 터널을 뚫었다. 이 중 18개는 일일이 손작업으로 이뤄졌다. 철도 노동자들이 1m를 뚫는 데 한 달 이상 걸렸다고 한다. 20년 공사 끝에 1940년 8월 개통했다.

보되·잘츠라우멘

노르웨이는 북극까지 이어진 나라. 얼음의 나라라는 아이슬란드보다 더 북극에 가까운 땅까지 영토를 갖고 있다. 중북부 보되는 북극권 노르웨이로 가는 관문 도시다.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다. 영상 5도 내외. 난류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보되 항구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해류가 서로 부딪쳐 소용돌이 물결이 이는 잘츠라우멘 해역이다. 작은 배가 소용돌이에 휩쓸리자 좌우로 기울었다. 뱃머리가 1m쯤 솟아올랐다가 곤두박질친다. 스릴 만점이다. 마침 노르웨이 TV에서 드론을 띄우고 촬영 중이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12시간이나 계속 방영하는데 시청률이 꽤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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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슬로 바이킹십 박물관. 2 송네 피오르 해안 마을 발레스트란.
북극권 로포텐 제도

보되에서 더 북쪽 로포텐 제도로 간다. 북서부 6개 섬이 잇달아 있는 지역이다. 대부분 다리로 연결됐다. 가장 큰 마을은 스볼베르. 보되에서 연안 크루즈 후티루텐을 타고 6시간 걸려 도착했다. 국내선 소형 비행기를 타면 20분 만에 닿는다. 인근 보르그 지역에 바이킹 박물관이 있다. 1000년 전 이 지역 가장 강력한 바이킹 수장(首長)의 집을 복원했다. 단층집인데 길이가 83m에 이른다. 종묘 말고 이렇게 긴 건물을 본 적이 있던가. 안에 들어가니 바이킹 시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실제로 가죽 옷과 장신구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이 손을 잡고 함께 춤추자고 권했다.

북해는 1m가 넘는 대구가 잡히는 어장이다. 논픽션 작가 마크 쿨란스키는 대구를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라고 했다. 10세기 노르웨이에서 출발한 바이킹은 대구의 서식 경로를 따라 아이슬란드, 그린란드를 거쳐 캐나다 땅까지 닿았다. 바닷가 마을 헤닝스베르에서는 덕장에 대구를 두 마리씩 꿰어 널고 해풍(海風)에 말리고 있었다.

인구 500명 한적한 어촌은 지금 예술가 마을로 변신 중이다. 대구 알 가공 공장이던 건물은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노르웨이 여행의 관문 오슬로

여행은 수도 오슬로에서 시작하고 다시 이곳에서 끝난다. 대중교통으로 국립미술관, 뭉크뮤지엄, 왕궁 등을 돌아본다. 서쪽 외곽에 있는 바이킹십박물관, 노르스크 민속박물관도 함께 들른다. 오슬로 서북부 비겔란 조각공원에는 노르웨이 출신 조각가 구스타브 비겔란의 작품 200여 점이 모여 있다. 이곳을 찾았을 때 내내 흩뿌리던 가랑비가 잦아들었다. 파란 하늘이 눈부셨다.

[그래픽] 노르웨이
 인천공항에서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직항편은 없다.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간다. 6월 말부터 7월 중 대한항공 전세기가 운항한다. 6월 14일, 7월 1·8·15·22·29일 출발 예정. 노르웨이 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3-6428

 1노르웨이크로네(NOK·약 145원). 물가는 꽤 비싼 편이다. 물 한 병 35크로네(5000원), 프로모션 기간이라며 파는 햄버거가 199크로네(29000원)였다.

 오슬로와 베르겐을 여행할 때는 시내 카드를 구입한다. 주요 미술관·박물관, 버스·메트로 등 대중교통을 해당 시간만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한두 곳만 들른다면 구입 때 잘 계산해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미술관 입장료는 대부분 100크로네 수준. 오슬로 패스 24시간(335크로네), 48시간(490크로네), 72시간(620크로네). 시내 비지터 센터, 호텔 등에서 살 수 있다. www.visitoslo.com, 스마트폰 앱으로도 다운로드. 베르겐 카드 24시간(240크로네), 48시간(310크로네), 72시간(380크로네). visitBergen.com

플롬~뮈르달 산악열차는 18일부터 플롬역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간격으로 오후 6시 40분까지 10편으로 증편했다. www.visitflam.com

 발레스트란 지역의 유서 깊은 호텔 크비크네스 호텔은 홈페이지(www.kviknes.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1박 1750크로네(약 25만원) 이상. 각 지역 스캔딕 호텔(www.scandichotels.com), 톤 호텔(www.thonhotels.com), 퍼스트 호텔(www.firsthotels.com) 등.

 주로 대구·연어 등 생선 요리. 베르겐 플뢰엔 정상에 전통 음식을 낸다는 플뢰엔 레스토랑(www.floienfolkerestaurant.no)이 있다. 오슬로에서는 옛 공장을 식당·쇼핑 공간으로 만든 마탈렌 오슬로(mathallenoslo.no)에 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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