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쏟아지는 유럽의 함박눈을 여러 번 맞았지만,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다. 언제는 거리의 조명에 물들어 반짝이다가도 또 언제는 흑백의 세상 속에 유유히 빛나고 있었다. 고이 모아 온 그것들을 한데 펼쳐 본다. 그 어느 때, 어느 곳보다 눈부신 유럽의 겨울 풍경들.

●Paris, France
파리, 프랑스

에펠탑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 트로카데로 광장(Trocadero Square). 겨울이면 광장에는 시민과 여행자를 위한 스케이트장이 개장한다. 코가 빨갛게 될 정도로 신나게 놀던 아이가 어느 순간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더니, 자신의 뒤를 지키던 아빠의 존재를 발견하고 살며시 웃는다.

●Salzburg, Austria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서처럼, 잘츠부르크(Salzburg)에도 매년 연말이면 화려한 마켓이 열린다. 골목골목에 여행자의 시선과 발걸음을 끄는 가지각색 상점들이 즐비하다. 가게에 놓인 장식들 하나하나에서 따뜻함과 아기자기함이 느껴진다. 

잘츠부르크를 찾는 여행자라면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 Street). 모차르트의 생가도 이 거리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거리를 가득 빛내는 조명들과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에 마음이 한층 더 설렌다.

노년의 신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거리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다. 온 거리를 다 뒤덮을 듯한 기세로 눈이 내리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우산을 접고서 걷고 있다.

 

●Hallstatt, Austria
할슈타트, 오스트리아

보트에 올라선 사람들은 맞은편에 아스라이 보이는 할슈타트(Hallstatt)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끌어당긴 대상은 사람들 틈새에서 잠깐씩 고개를 내미는 작은 숲이었다. 아침의 따뜻한 기운을 품은 햇살이 앙상한 나뭇가지 위로 흠뻑 쏟아진다. 흑백의 세상 속에서 오직 빛나는 건, 나뭇가지 끝에 남은 잎새들이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채(Hohensalzburg Castle)에서 바라본 전경. 야트막한 담벼락에 기대 시내를 보다 보니, 마을 전체를 덮고도 남을 만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세월 속에 바랜 고풍스런 건축물과, 파스텔 톤 첨탑의 자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끔은 상대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진정한 매력이 보일 때가 있다. 한 걸음, 마을 밖으로 걸어 나가 보자. 은은하게, 어스름 속에 눈부신 할슈타트가 보일 것이다.

●Prague, Czech
프라하, 체코

1년 내내 여행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도시 프라하(Prague). 카를교(Charles Bridge)는 그중에서도 가장 로맨틱한 프라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쉼 없이 다리 위를 오가는 여행자들과 그 뒤로 반짝이는 프라하 성(Prague Castle)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칸 반도의 자존심, 동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고단한 역사를 이끌어온 대다수 동유럽국가의 일반적인 이미지처럼 회색 빛 분위기의 음산하고, 일견 칙칙한 이미지마저 가지고 있지만, 도심 곳곳에 넘실거리는 녹색 공원의 푸른 기운과 함께 매력적인 사람들의 미소로 평화로운 고도, 베오그라드. 아름다운 여인들의 미소와 활기찬 도시 분위기로 당당한 면모를 지닌 자존심 강한 역사의 숨결 속을 거닐어 본다.

베오그라드의 중앙역 앞, 교통허브 Savska 광장 거리에는 시가전차가 끊임 없이 오고 간다.




자존심 강한 발칸의 고도, 베오그라드

빛 바래고 오래되어 퇴색된듯한 느낌의 베오그라드는 사회주의 시절의 후미지고 음침한 분위기 마저 감돌지만, 오히려 그 오랜 느낌과 느슨한 신구의 조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도시다. 회색 빛 도시의 첫 마주함에 당황스럽지만 쉬이 익숙해지고, 하루만 지나면 친구 같고, 또 하루가 지나면 깊게 정드는 공간, 베오그라드. 당당함과 자존심 강한 세르비아 인들의 인간적인 매력 때문에 활기차고 낭만적이며, 차츰 변모해 가는 발칸의 심장 베오그라드는 정감 있는 도시로 다가온다.


발칸반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인근 형제국가와 끊임없는 전쟁이 계속된 나라, 세르비아. 그 고단한 역사 속에 운명처럼 자리한 도시 베오그라드. ‘하얀 도시’라는 뜻의 베오그라드는 오스트리아로부터 흐르는 사바강이 도나우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도심 강변으로 군사용 성채와 성벽 등 과거 세르비아 왕국의 화려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삶의 여유로움도 간직하고 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잊고, 평온한 모습을 되 찾아가고 있는 베오그라드는 왕국의 숨결이 살아 있어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베오그라드의 중심 대로, 블루바드 알렉산드라에 자리한 베오그라드 국회의사당.


세르비아 남부 소도시와 광활한 평원을 거치고 나면, 베오그라드 도심으로 진입하는 일은 분명 흥분되는 일이다. 유고 시절의 영화를 고스란히 끌어 안고, 기대 이상의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 역을 출발한 전차는 역 앞 Savska 거리를 돌아 완만히 비탈진 Nemanjana 거리를 미끄러지듯 달려간다. 첫눈에 방문자를 당혹 시킨 것은 1999년 나토 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이 상처 입은 채로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을씨년스러운 장면이다.


체코 프라하, 불가리아 소피아처럼 시가지를 질주하는 전차는 마치 동유럽의 상징과도 같다. 느긋하게 달리는 전차가 전해주는 묘한 낭만과 우수는 여행자에겐 활력과 신선한 기분을 선사해 준다. 다섯 량, 안팎의 열차가 언덕을 달그락거리며 오르기도 하고, 방향을 틀어 언덕을 오르는 둔탁한 쇠 소리는 이방인에겐 추억의 소리로 다가온다. Resavaska 거리를 지나 Kralja Aleksandra 블루바드에 도착하면, 녹음으로 우거진 평화로운 공원이 이방인을 반겨준다.

늦은 오후, 일과를 마치고 공원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젊은 커플.


도심의 핵심 중심부로 진입하면, 칙칙하고 음산하던 분위기는 매력적인 여인들과 밝고 화사한 쇼핑 스트리트의 출현으로 생기가 돈다. 뉴욕 맨하탄의 뒷골목을 연상시킬 만큼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는 순간, 여행자의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사회주의 역사를 통해 오래 전부터 익숙하게 연상되어 오던, 유고슬라비아와 동유럽 이미지의 어두운 분위기는 차츰 수그러들고, 자유 연애와 낭만 도시의 활기, 세르비아 특유의 자존감이 어우러져 당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기원전 3세기부터 2,000년 동안 40번이나 파괴되고 다시 지어진 도시 베오그라드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다. 그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거리의 건축물들은 전쟁과 전후 복구를 통한 피로가 누적된 듯 피곤한 얼굴이지만, 전통과 오랜 역사를 간직한 근엄한 면모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베오그라드의 매력은 회색 빛 도시의 상처 깊은 역사와 우수 어린 낭만이다.

베오그라드 역사의 상징, 칼레메그단의 성채는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도심 서북쪽, 사바강과 도나우강의 합류점에 자리한 역사적 장소 칼레메그단 Kalemegdan은 베오그라드의 상징이자,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 받고 있다.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는 전쟁 박물관을 비롯하여 성채와 망루가 자리하고 있으며, 주말이면 여행객들과 베오그라드 주민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언제나 연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도나우강의 아름다운 일몰은 이 공간을 사랑의 동산으로 착각하게 할 정도다.


크네즈 미하일로바 거리 Kneza Mihailova Street 는 동유럽 어느 도시나 존재하는 보행자 천국이자, 메인 쇼핑스트리트다. 세련된 베오그라드 청춘들의 집결지기도 하며, 문화와 공연을 즐기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만남과 행복의 충전소 임에 틀림없다. 베오그라드의 중심지에 위치한 이 광장에는 세르비아 왕국의 크네즈 미하일로 오브레노비치 왕의 기마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도시의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오랜 전통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사브스키 광장은 고속버스, 열차, 시가전차의 기점으로, 베오그라드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한다.


베오그라드는 옛 유고 연방 시절 수도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도시의 규모도 크고 웅장할 뿐만 아니라, 고도를 자처한 도시인 만큼, 역사적인 건물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심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Kralja Milana 거리의 남쪽 끝자락, 카라조르제 공원에 자리한 성 사바 교회가 하얀 빛을 내며 일반인의 시선을 압도한다. 세계 최대의 그리스 정교회로 여전히 건축중인 교회는 밤낮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으며, 특히 밤에 마주하는 하얀 벽체와 신비로운 기운은 감동적이다.


낮은 언덕과 비탈진 거리, 시원하게 뻗은 대로와 유니크 하고 특색 있는 골목들이 그물망처럼 이어진 구 시가지의 베오그라드는 마치 티토의 옛 유고 시절을 대변하듯 안정적이며, 너그러운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 전차들과 그 사이를 질서 정연하게 오고 가는 차량들의 행렬이 베오그라드의 생기와 활기찬 풍경을 연출한다. 사회주의 시절의 낡은 차량과 최신 유행 차량의 묘한 공존이 오히려 도시의 거리를 멋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베오그라드 구 시가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Kneza Milosa 거리는 언제나 역동적이다.


밤과 낮의 급격하게 변화하는 풍경도 이방인에겐 낯선 즐거움이다. 낡은 전차를 타고, 사바강을 건너 제문과 뉴 베오그라드를 찾아가는 일도 즐겁다. 신시가지인 Novi Beograd는 칼레메그단 공원과 강을 경계로 완전히 새로운 계획도시로 조성되었다. 고층 아파트와 호텔, 쇼핑 센터들이 들어선 도심에는 구 시가지에선 느낄 수 없는 평온함과 한가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아침이면, 칼레메그단 요새로부터 사바 강 남단 하안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스카인 라인은 베오그라드가 하얀 도시임을 여실히 증명시켜 주는 상징적인 시간이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베오그라드의 분위기를 한층 회색 빛으로 물들인다. 날씨와 기분, 사람의 감성에 따라 하얀 도시와 회색도시를 오고 가는 베오그라드는 어쩌면 마음속에 피어나는 상념의 도시일지도 모르겠다. 자존심 강한 고도, 베오그라드의 진짜 얼굴은 개인의 심안에 따라 화이트 혹은, 그레이로 채색되는 매혹의 도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회색 빛 건물들 사이로 낡고 오래된 건물들이 정겨움을 전해주는 베오그라드.



여행정보

발칸반도로의 여행이 한결 쉬어졌다. 체코 헝가리는 물론, 이탈리아, 터키에서도 국제 버스들이 매일 수 차례 쉼 없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버스는 정시 출 도착이 장점이며, 기차는 여유로움과 안전이 장점이다. 서유럽과 동유럽을 오가는 열차들이 베오그라드에 정차한다. 사바 강변에 위치한 중앙역과 바로 옆의 버스 터미널이 여행의 편의를 제공하며, 역 앞에서 수시로 발차하는 시가전차는 도심 구석 구석을 편리하게 안내해 준다. 볼거리가 한정된 베오그라드는 구 도심을 중심으로 이틀만 둘러보아도, 그 무한한 매력에 쉽게 빠져들 것이다.

 

  1. Favicon of https://hititler.tistory.com 히티틀러 2013.11.25 21:57 신고

    베오그라드는 정말 발칸지역 교통의 중심지인 거 같아요.
    5년 전쯤 여행을 했는데,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 곳 중 하나예요.


여행사 추천 해외여행지

화창한 봄,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계획을 세울 때는 휴식을 통한 재충전 여행인지, 아니면 다양한 문화와 볼거리를 접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여행인지 목적을 뚜렷이 하는 게 중요하다. 여행 기간과 예산 등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은 알찬 휴가를 보내는 첫 걸음. 처음 가보는 곳이라면 패키지 상품을, 직접 준비할 여유가 있다면 여행일정을 짜고 항공편·호텔을 예약해 떠나는 자유여행을 즐기면 좋겠다. 자신의 여행 스타일과 일정 등을 고려해 나에게 맞는 보석 같은 여행지를 찾아보자. 주요 여행사들이 추천하는 해외여행지를 소개한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하고 있는 크로아티아그리스·로마 문명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해양 국가다. 특히 달마시아 해변에 자리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도시로 유럽인들에게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해안 절벽 주변에 성벽과 요새를 견고하게 쌓아올렸고, 붉은색 지붕의 대리석 건물들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렉터 궁전, 프란체스코 수도원, 두브로브니크 대성당, 스폰자 궁정 등 유적이 많다. 대한항공이 이달 30일부터 5월까지 크로아티아 수도인 자그레브까지 4회 왕복 직항편을 띄운다.

이스탄불의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 터키 관광청 제공
터키 이스탄불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 있는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로마·비잔틴·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과거의 번영을 보여주는 유적이 많다. 아야 소피아사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독교 본부, 그리스정교 본산, 이슬람교 사원 등으로 사용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사원 내부를 장식하는 정교한 모자이크 벽화로 유명하다.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와 톱카프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등도 터키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재래시장 그랜드 바자르는 60여개 골목과 4000여개의 상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터키 특산물인 가죽 제품·보석·골동품·시계 등을 선보이고 있다.

스페인 파라도르… 그라나다·톨레도 등

파라도르(Parador)는 스페인 전역의 고성(古城), 궁전, 귀족의 저택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호텔로 개조해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호텔로 중세풍의 낭만 여행을 제공한다. 1928년 그라나다에 처음 세우기 시작해 현재 93개의 파라도르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조금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대도시 위주의 평범한 유럽 일정에서 벗어나 차별화하고 개성 있는 여행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파라도르 호텔은 톨레도·그라나다·말라가·론다·친촌 지역 등으로 구분되며, 해안가나 절벽, 숲 등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에 있다. 대개 도심에서도 멀지 않고 수영장·정원 등 부대시설도 갖추었다.

중세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프라하. / 모두투어 제공
체코 프라하

프라하의 옛 시가지에는 마치 중세시대로 거슬러 온 듯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도시를 가득 메운다. 대표적 관광명소인 프라하성 안에는 1000년에 걸쳐 완공된 고딕 스타일의 비투스 대성당이 위용을 자랑한다. 프라하를 가로지르는 블타바강에 놓여진 카를교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 거리음악가, 기념품 판매 상인들로 항상 북적인다. 5~6월에 프라하를 방문할 경우 올해 62회를 맞이하는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회를 즐겨보자. 체코 민족음악의 창시자로 꼽히는 스메타나의 기일인 5월 12일, 그의 작품 '나의 조국'을 시작으로 음악축제의 화려한 막이 올라 6월 4일까지 이어진다.

중국 황산의 깎아지른 기암괴석과 절벽 가운데로 오솔길이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다. 급경사를 이룬 절벽은 한눈에 보기에도 아찔하지만, 고봉(高峯)에 뿌리를 내린 굽은 소나무는 나뭇가지를 넉넉하게 허공에 드리우고 있다. /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중국 황산

중국 안후이성 남동쪽에 있는 황산은 깎아지른 절벽과 낙락장송, 운해(雲海)가 장관을 이루는 명소다.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 72개와 골짜기 24개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1년에 200여일은 거대한 운해가 자욱하게 끼어 있으며, 주룽폭포·바이장폭포 등이 흘러내린다. 산에 오르는 4만여개의 돌계단이 만들어져 있고, 운곡사~백아령 간 케이블카는 길이가 2.8㎞에 이른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 중턱까지 오른 후 정상까지 산행하는 게 좋다. 2008년에는 황산 입구에 취온천이 개장했다. 다양한 기예로 구성된 중국 서커스 '송성가무쇼'도 놓치지 말자.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말레이시아 자연관광지 랑카위 해변. / 말레이시아 관광청 제공
랑카위에 있는 맹그로브 나무 습지. / 말레이시아 관광청 제공
말레이시아 랑카위

본토인 말레이 반도의 펠리스주로부터 서쪽으로 약 30㎞ 떨어져 있으며 수십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홋빛 바다와 부드러운 백사장 위로 특급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코코넛 나무의 키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자연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지키고 있다. 섬들을 돌아보는 투어를 비롯해 악어쇼·뱀쇼·킥복싱·말레이 스턴트쇼 등 볼거리도 많다. 중심지 쿠아 시내에선 자신이 원하는 해산물을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해산물 레스토랑이 인기다. 섬 전체가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 홍콩 관광청 제공
홍콩 디즈니랜드와 오션 파크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 좋다. 디즈니랜드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숲', 타잔을 테마로 한 '모험의 세계' 등 다양한 캐릭터들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 1월 대대적 변신을 마친 홍콩 최대 놀이공원 '오션 파크'도 찾아보자. 물을 주제로 한 '워터 프론트', 70여개 놀이기구가 모여 있는 '서밋', 대형 조류관이 있는 '타이쉐완' 등 3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되어 있다. 산 정상의 놀이공원에서 1300m의 지하터널을 달리는 오션 익스프레스도 놓치지 말자. 해가 진 뒤에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물·불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심바오쇼가 펼쳐진다.

인도 골든 트라이앵글(델리·아그라·자이푸르)

인도 북부의 델리·아그라·자이푸르 등 세 도시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 일명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린다. 인도여행의 정수를 보여준다.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공존하는 델리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델리는 17세기 무굴제국 시대 구시가지였던 올드델리와 20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건설된 뉴델리로 나뉜다. 올드델리에는 붉은 화강암 성벽으로 이루어진 붉은 성과 인도 최대의 이슬람 사원인 자미 마스지드 등이 볼거리다. 델리에서 남쪽으로 200㎞ 떨어진 아그라에는 타지마할이 있다. 사막 가운데 자리한 자이푸르는 장엄한 궁전과 사원이 어우러진 도시다. 유독 분홍색 건물이 많아 '핑크 시티'로 불린다.




이야기의 땅 '체코'… 이야기로 접하니 친숙한 여행지

[투어코리아=오재랑 기자] "여행과 스토리텔링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이야기가 있어야 낯선 도시가 친숙하게 다가오고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코역시 '이야기의 땅'이다. 체코에 있는 집 하나하나에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서려있고 역사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 관광객들이 체코의 역사 이야기, 문화 이야기, 건축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체코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한다."

주한체코관광청 미하일 브로하스가 한국지사장은 체코의 관광 매력은 '이야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주한체코관광청의 슬로건도 '체코, 이야기의 땅'이다.



역사·문화·건축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 더 즐거운 여행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 가듯 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역사처럼 체코도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나라다. 러시아 등 강대국에 살아남기 위한 아픈 역사가 있고, 주변국가의 흥망성쇠와 함께 예술과 문화, 건축물들이 많은 영향을 받으며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났다.

특히 '체스키 크루믈로프'는 르네상스를 끝으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도시로, 르네상스 시대로의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이 곳에 가면 거리 사이사이로 보이는 건축물들을 통해 르네상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또 독일 국경과 접해 있는 온천도시 '카를로비바리'에서는 14세기 카를 4세가 사냥 중 다친 사슴이 원천에 들어가 상처를 치유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온천수를 마시면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회랑인 '콜로나다'를 통해서 왕족과 귀족, 저명인사들이 이곳으로 휴양 왔던 18~19세기 문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건축 양식 중 하나인 '아르누보(Art Nouveau)'도 한국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전통적 예술에 반발해 새로운 표현 양식을 창출하려 했던 운동으로, 유럽 전역에 퍼져나갔고, 체코 역시 그러한 영향을 받은 건축물들이 생겨냈다. 도자기 등 장식적인 부문에도 아르누보 스타일이 응용됐다.

프라하의 시민회관도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성 비투스 성당'의 유리창에서도 아르누보 미술의 대가 '알폰스무하'의 작품으로 장식돼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래된 전통과 낭만 도시 이미지 '굿'

이야기를 통해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측면에서 영화나 드라마도 좋은 홍보 수단이다. 실제로, 프라하를 주요 무대로 한 TV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2003년 방송되면서 프라하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드라마를 통해 '프라하'하면 '낭만적인 도시'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듯하다.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 덕에 체코를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증가, 한국은 체코의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2년 한국인 관광객 수는 13만 명으로, 이는 중국 14만 명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인 것.

특히 대한항공에 이어 체코항공이 올해 여름부터 프라하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등 항공편이 늘어 나면서 한국 관광객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한국 관광객 수는 14만에서 14만 5천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제 일정에 맞춰 여행 계획을 세워라

증가하는 여행객 수에 맞춰 연령에 따라 마케팅 계획도 차별화 시킬 방침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을 위한 패키지여행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시에 자유롭게 구석구석 자유여행(FIT)을 선호하는 젊은층을 대상으로는 '로맨틱 프라하'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다.

또 체코 주변 국가에 비해 저렴한 숙소와 민박이 발달해 있고 물가도 저렴하다는 사실을 적극 알려나가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개별 자유여행객이라면 축제일정을 참고해 여행 계획을 세울 것을 권한다. 체코 동부 지방모라비아 남부에선 9~10월 중세시대 포도를 수확하고 맛볼 수 있는 행사가 열리고, 12월 올로모우츠에선 크리스마스 공연과 장식이 볼거리다. 7월 첫주 '까를로비바리'에서는 국제영화제가 열려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1. Favicon of https://poeta.tistory.com 서점 2013.10.29 08:48 신고

    체코하면 아름다운 풍경이 절로 떠오르는것같아요
    잘보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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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성당이 우뚝 솟아있는 프라하 옛 시가지 광장

동유럽에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도시는 어딜까. 내겐 체코 프라하가 그렇다.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건축물도 많고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구시가지의 낭만도 즐겁다. 화려한 왕가의 역사를 대변하는 고풍스러운 건축물은 색다른 여행의 매력을 전해준다.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일상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프라하 여행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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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전체가 매력덩어리 

체코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 같다. 체코인 삶의 중심이 되는 구시가지와 바츨라프 광장, 블타바강을 가로지르는 카렐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성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체를 고색창연한 박물관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바츨라프 광장은 광장이라기보다는 길이 760m, 너비 60m에 이르는 큰길이다. 도로 양편으로 호텔과 은행, 레스토랑, 카페 등이 늘어서 있어 프라하에서 가장 번화하고 현대적인 거리로 손꼽힌다. 이곳은 프라하의 아픈 과거를 간직한 역사의 장이기도 하다.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공화국이 선포된 곳으로 프라하의 봄과 1989년 벨벳 혁명 등 민주자유화 혁명의 집회 장소이기도 했다. 

프라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구시가지 광장이다. 주변으로 구시청사, 틴성당, 킨스키 궁전, 성 니콜라스 성당, 얀후스 기념비 등 주요 볼거리들이 몰려 있다. 

구시청사는 14세기에 지은 건축물이지만 이후 수세기를 거치면서 청사가 확장돼 여러 가지 건축양식이 뒤섞여 있다. 구시청사 탑은 일반인들도 올라갈 수 있는데 구시가지는 물론 프라하 전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구시청사의 시계탑도 유명하다. 매시 정각에 시곗바늘 윗부분에 있는 창문이 열리면서 그리스도의 12사도를 본뜬 인형이 차례로 나왔다가 사라진다. 

틴성당은 1365년 현재의 고딕 성당으로 개축된 후 1835년까지 증축이 이어져 불균형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80m 높이의 쌍둥이 탑과 첨탑 사이에는 황금 성배를 녹여 만든 마리아상이 있다. 성 비투스 대성당과 함께 프라하를 대표하는 가톨릭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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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렐교와 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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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타바강이 흐르는 카렐교의 눈부신 야경

프라하는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프라하성과 카렐교에 펼쳐지는 야간 조명은 이 도시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카렐교를 지나 곧장 올라가면 프라하성이다. 프라하성은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는 곳이다. 프라하성은 9세기 보르지보이 왕 시대부터 건설을 시작해 14세기 카를 4세 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6세기 합스부르크의 루돌프 2세가 이곳에 궁정을 두었을 때 가장 번성한 시대를 보냈다. 이후 마티아스 황제가 다시 빈으로 궁정을 옮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정문에는 2명의 위병이 근무하고 있으며 매일 정오에 열리는 위병식은 관광객에게 좋은 볼거리다. 총길이 570m, 폭 120m의 프라하성은 프라하 야경 사진의 가장 많은 배경이 되고 있다. 

롯데제이티비(1577-6511)에서 '판타스틱 2대 야경' 로만틱가도 발칸+동유럽 6국 9일 상품을 판매한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주요 명소 관광. 요금은 199만원부터. 

[전기환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위시빈과 함께 하는 '비밀 여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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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사진제공 = 하나투어]

유럽에 대한 심각한 오해 한 가지. 바로 살인적인 물가에 대한 겁니다. 물론, 비쌉니다. 콩알만 한 햄버거 하나 우리 돈 1만5000원 훌쩍 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곳, 소개하면 비밀 여행단이 아닙니다. 자, 오늘 보따리, 끝내줍니다. 한국보다 물가가 싼 유럽 여행지 Best 5. 이젠 마음 편히 먹고 "유럽 간다"고 외치시기 바랍니다.

0. 유럽 여행 전 챙길 것 

유럽 여행 시 필수, 화폐부터 챙겨야 합니다. 바로 유로. 그러니깐 이런 식입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각 나라별로 환전을 해 가는 게 아니라 유럽 공통 화폐인 유로로 일단 일괄 바꾼 뒤 떠나십시오. 그리고 유로를 가지고 다니면서 각 나라를 찍을 때, 그때그때 환전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당연히 남은 돈, 유로, 한국 돌아와서 한꺼번에 바꾸시면 됩니다. 

1. 헝가리(Hungary) 

유럽에서 가장 핫한 야경을 가지고 있는 헝가리. 이곳에서도 으뜸은 단연 부다페스트입니다. 유럽 10개국 이상을 돌아본, 빠꼼이 여행족들 역시 최고의 야경으로 부다페스트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미슐랭 랭킹 레스토랑 역시 부담이 없습니다. 절대 겁먹지 마시길. 특히 이 아찔한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이나 커피 한 잔은 꼭 해줘야겠죠. 중심가에 숙소를 잡고 주변 관광지를 하루 한두 곳씩 찍어가면 됩니다. 저녁에는 야경 크루즈와 성당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강추. 

▷헝가리 포린트 = 헝가리는 '포린트'를 화폐로 사용합니다. 1포린트=4.40원(환율 기준) 수준입니다. 숙박비도 저렴하지요. 1인당 2인실 5박 비용은 47.8유로 (약 5만원). 맥주 210포린트(925원), 피자 한 조각 225포린트(1100원), 유명한 잭스버거 990포린트(4300원). 이젠 자신감 생기시죠. 팍팍 드시면 되겠습니다. 

2. 체코(Czech Republic) 

체코라는 나라 이름보단 '프라하'라는 도시로 더 알려진 나라. 체코인 삶의 중심이 되는 구시가지와 바츨라프 광장, 블타바강을 가로지르는 카렐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성까지. 도시 전체를 아예 '고색 창연한 박물관'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프라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구시가지 광장이지요. 주변으로 구시청사, 틴성당, 킨스키 궁전, 성 니콜라스 성당, 얀후스 기념비 등 주요 볼거리들이 몰려 있거든요. 구시청사의 시계탑은 매시 정각에 시곗바늘 윗부분에 있는 창문이 열리면서 그리스도의 12사도를 본뜬 인형이 차례로 나왔다가 사라지는 구조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블타바강이 흐르는 카렐교의 눈부신 야경과 함께 프라하성 투어도 잊지 마시고요. 매일 정오에 열리는 위병식, 머스트 시 포인트거든요. 

▶체코 코루나 = 체코에선 '코루나'를 씁니다. 1코루나=50원 선. 지금부터 물가 나열 들어갑니다. 맥주 한 병 15코루나(750원), 와인 한 병 100코루나(5000원), 물 500㎖ 10코루나(500원). 어때요? 진짜, 한국보다 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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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3. 불가리아(Bulgaria) 

유럽의 숨겨진 여행지 '불가리아'. 유럽인들에겐 유명하지만 우리 국민에겐 낯선 포인트입니다. 사실 동유럽을 대표하는 꽃 여행지가 불가리아거든요. '장미의 나라'라는 애칭처럼 전 세계 로즈 오일의 절반 이상을 만드는 곳도 다름아닌 불가리아입니다. 불가리아 카잔루크(Kazanluk)에서는 매년 봄 향기로운 장미 축제가 열립니다. 비토샤 산에 위치한 보야나 교회, 불가리아 정교회 수도원인 릴라수도원, 불가리아의 가장 작은 도시이자 피린산맥의 모래절벽으로 둘러싸인 와인마을 멜닉, 온천도시로 유명한 산단스키까지 주요 포인트들도 다 찍어보셔야겠죠. 그래야, 장수의 나라, 요구르트의 나라 불가리아의 진면목을 알게 될 테니까요. 

▷ 불가리아 레바 =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1유로=1.96레바. 여기에 고정 환율제입니다. 유로화가 오르면 같이 오르는 구조입니다. 자, 지금부터 물가 리스트. 코카콜라 2ℓ 2레바(1200원), 피자·케밥 1.5~2.5레바(800~1200원), 빅맥 3레바(2000원), 로컬 음식점 메인메뉴 10~14레바(6000원). 저는 빅맥 2000원에서 쓰러졌습니다.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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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터키(Turkey) 

지구 같지 않은 여행지 터키. EU 소속은 아니지만 유럽 국가로 포함돼 있다는 건 상식입니다. 스타워즈의 배경이 된 곳 중 한 나라일 정도로 이국적인 느낌과 특색이 분명한 곳. 가파도키아의 '버섯 바위'를 보며 열기구 투어를 하는 게 전 세계 여행족들의 버킷리스트 0순위라는 것쯤도 알고 계실 겁니다. 최근에는 안전 정보 꼭 확인하고 가야 하는 것, 꼭 알고 계시고요. 

▷ 터키 리라 = 리라를 사용합니다. 1리라=400원. '드럼과 랩'이라는 케밥 같은 음식은 우리 돈으로 1500~2000원 정도입니다. 애플티 1.5리라(600원), 스벅 카라멜 마끼야또 7.5리라(3700원), 물값 제일 싼 게 0.25~1리라. 과자나 주전부리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유명한 기념품인 스카프는 7~20리라(1만원 아래)에 불과합니다. 돈 펑펑 쓰며 마음껏 즐기시길. 

5. 크로아티아(Croatia, Hrvatska) 

동화 속 나라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를 마주보고 있는 곳입니다. 로마제국과 비잔틴 제국을 거치며 중세 시대의 유적을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지요. 좌우로 뒤집힌 '7자' 지형 덕분에 서쪽으로는 해안의 풍광이 길게 이어지고,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간 동부에는 드넓은 평원이 드러납니다. 아찔한 대비지요. 아드리아 해의 숨겨진 지상낙원이라는 찬사를 받는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의 남쪽 어귀 해변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스르지산에 오르면 옅은 적갈색 지붕으로 통일된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유서 깊은 성벽을 직접 둘러보기도 하고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아드리아 해의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잊을 뻔했네요. 세계 최초 파도의 힘으로 연주되는 바다 오르간이 있는 곳 자다르다. 이곳만큼은 꼭 찍고 와야겠죠. 

▷ 크로아티아 쿠나 = 1쿠나 200원. 물 1ℓ 5.99쿠나(1200원), 우유 1ℓ 5.99쿠나(1200원), 병맥주 5.99쿠나(1200원), 큰 조각 피자 15쿠나(3000원), 아메리카노 10쿠나(2000원), 시즌과 도시별로 물가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저렴한 곳이라는 것. 

※ 자료제공 = 위시빈, https://goo.gl/lT5apx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체코 남부의 체스키 크룸로프(Český Krumlov)는 보헤미안의 흔적이 서린 중세도시다. 블타바강이 감싸고 도는 작고 아담한 마을에서는 길바닥을 채운 둔탁한 돌길이 정감 있게 다가선다. 주말이면 전통 복장을 곱게 차려입고 마을을 서성이는 주민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체스키 크룸로프성은 오렌지색 지붕이 늘어선 중세마을의 상징 같은 존재다.


두 칸짜리 붉은색 열차를 타고 체스키 크룸로프로 향하면서부터 설렘은 시작된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보헤미안들의 삶이 담겨 있는 중세마을로 향하는 기찻길에는 낭만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환승역인 체스케 부데요비체(České Budějovice)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닿은 체스키 크룸로프역에는 이방인들을 위해 유스호스텔 및 펜션 포스터들이 즐비하게 붙어 있다.



보헤미안의 흔적이 서린 중세마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도시는 남부 보헤미안 지역의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중세마을은 300년 동안 커다란 변화 없이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유구한 풍경 때문에 주말이면 사람들이 깊은 휴식을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체스키 크룸로프성 인근 역사지구에는 고딕, 르네상스 건물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도심의 절반은 유적과 상점이고 나머지 절반은 펜션, 민박집들로 채워진다.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성.


구시가 등을 둘러보는 데는 걸어서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도시는 인구 1만 5,000여 명의 아담한 규모고 마을의 관문인 부데요비츠카 문(Budějovická Brána)을 지나면 옛 영주들을 모시던 하인들이 거주했던 라트란(Latrán) 거리가 이어진다. 꼭 특별한 테마를 찾으려 하지 않더라도 도시 자체가 오롯하게 문화유적지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오렌지색 지붕과 흰 담벼락은 동화 속 골목을 산책하는 착각을 안겨 준다.


중세마을의 관문인 부데요비츠카 문.

예전 영주를 모시던 하인들이 거주했다는 라트란 거리.


마을 어느 곳을 서성거리든 체스키 크룸로프의 우뚝 솟은 상징은 체스키 크룸로프성이다. 보헤미아 지역에서 프라하성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성은 르네상스 양식의 방, 바로크 양식의 홀 등 귀족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3세기 크룸로프 영주가 성을 건축했지만 그 후 시대별로 유행하던 건물들이 하나하나 덧씌워졌다. 각각 다른 양식의 정원과 건축물들을 지나면 가장 안쪽에는 바로크 양식의 넓은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으로 향하는 ‘붉은 문’ 아래에는 곰들도 사육되고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성은 세계 300대 건축물로도 지정된 바 있다.



마을의 상징인 체스키 크룸로프 성

160여 개의 계단을 지나 원형 탑에 오르면 구시가와 그곳을 ‘S’ 자로 감싸고 흐르는 블타바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헤미아 삼림에서 시작된 블타바강은 이곳 보헤미아 남부 땅을 거친 뒤 체코를 경유해 독일까지 흘러 들어간다. 성루에서 바라다보면 마을의 윤곽은 또렷이 전해진다. 외지인들은 여름이 오면 블타바 강변에서 중세마을을 배경으로 카누를 즐기기도 한다.


체스키 크룸로프성이 있는 라트란 거리와 강 건너 구시가를 연결하는 다리가 ‘이발사의 다리(Lazebnický most)’다. 예전에 다리 인근에 이발소가 위치해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귀족과 이발사 딸의 비운의 사랑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다리 위에는 십자가에 박힌 예수상이 세워져 있다.

라트란 거리와 구시가를 잇는 

이발사의 다리.

체스키 크룸로프로 향하는 두 칸짜리 붉은색 열차.



마을로 들어서면 체코를 대표하는 인상파 화가인 에곤 실레의 미술관을 둘러본 뒤 구시가 광장 옆의 체스키 크룸로프 성당을 감상해도 좋다. 에곤 실레는 어머니의 고향인 이곳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도시 곳곳을 담아냈다. 보헤미안 지역의 유물을 보관한 역사박물관이나 체코 인형극의 인형들을 보관한 마리오네트 박물관 역시 이곳만의 정취가 묻어난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작은 책방과 골동품 상점이 나타나며 오래된 도시의 산책을 풍요롭게 한다.

시청사가 자리 잡고 있는 스보르노스티 중앙광장(Náměstí Svornosti)에서는 주말이면 흥겨운 공연이 열린다. 보헤미안 복장을 한 사람들이 무대에 오르며, 예전 수공업으로 빚어냈던 각종 물건들을 파는 장이 들어선다. 중앙광장은 13세기에 형성된 체스키 크룸로프의 또 다른 상징으로 마을 길이 방사선으로 뻗어 있으며 광장 주변의 오랜 건축물들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외지인들은 주말이면 일찌감치 이곳에 숙소를 잡아놓고 영주들이 누렸을 옛 정취에 취한다. 펜션들은 대부분 강이 흐르는 목 좋은 곳에 들어섰고, 마을 뒷골목에는 운치 있는 레스토랑들이 차곡차곡 늘어서 있다. 길 모퉁이 작은 클럽의 문을 열면 밤늦게까지 음악 소리가 흘러나온다.

체코 프라하의 물가가 비싸고 도시 분위기가 위압적이라면 이곳은 저렴하고도 포근하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쓸만한 쉼터를 찾기 위해 한두 시간 짐을 끌고 다니는 수고쯤은 유쾌하게 한다.



가는 길

오스트리아 , 잘츠부르크나 체코 프라하에서 열차로 이동한다.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붉은색 열차로 갈아타고 30분 달리면 체스키 크룸로프다. 중앙역에 도착하면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선다. 체코 프라하에서도 버스가 2시간마다 다닌다. 프라하에서는 약 3시간 30분 소요. 마을 규모와 달리 펜션 등 숙소가 꽤 많은 편이다.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 중앙광장 인포메이션 센터에 짐을 맡길 수 있으며 숙소도 알선해준다.

중세의 다리는 성과 마을뿐 아니라 삶과 세월을 잇는 소통로다. 체코 프라하카를교(까를교)는 보헤미안의 애환과 600년을 함께 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구시가와 프라하성을 연결하는, 블타바강의 가장 오래된 다리이기도 하다.


카를교는 겉과 속이 다르다. 블타바 강변에서 바라보는 카를교는 조연에 가깝다. 최고의 야경으로 일컬어지는 프라하의 야경을 추억할 때 카를교와 블타바 강은 프라하성의 버팀목이자 배경이다. 여행자들에게는 성으로 향하는 관문이 되고, 소설가 카프카를 되새기며 다시 구시가로 돌아오는 길에는 사색의 연결로가 되는 곳이다.

카를교는 프라하성과 구시가 광장을 이으며 600년 세월을 보헤미안의 애환과 함께 했다.



다리 동쪽 탑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카를교는 세월만큼의 풍류를 선사하다. 다리는 강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한쪽으로 완만하게 기울어진 채 이어져 있다. 다리 건너편으로는 짙고 깊은 블타바 강과 붉은색 지붕들, 프라하 성의 모습이 가지런하게 배열된다. 교각 위는 빼곡하게 구경꾼들이 채운다. 다리에서 공연을 펼치는 중년의 악단이나 거리의 화가들은 카를교의 한 단면이다.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몸을 기대던 다리 위에서는 보헤미안들의 애환이 녹아든 랩소디가 울려 퍼진다. 체코가 낳은 감독인 카렐 바섹(Karel Vacek)이 "프라하성과도 바꿀 수 없다"고 칭송한 다리는 영화, 드라마의 단골촬영 장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보헤미안의 애환과 사랑이 담긴 다리


카를교의 미학적인 가치는 다리 위에 놓인 동상들 덕분에 더욱 도드라진다. 다리의 난간 양쪽에는 성서 속 인물과 체코의 성인 등 30명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이 동상들은 각자의 개성과 사연을 지니며 카를교의 볼거리가 됐다.

카를교 양쪽에 세워진 동상들은 다리의 미학적 가치를 더한다.


17세기 예수 수난 십자가상은 다리 위 동상 중 최초로 세워졌다. 가장 인기 높은 작품은 성 요한 네포무크(성 존 네포무크)의 상이다. 동상 아래 부조에는 바람을 핀 왕비의 비밀을 밝히지 않아 혀를 잘린 채 강물에 던져지는 요한 네포무크 신부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이 동상 밑 동판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행운이 깃든다는 전설 때문에 그 부분만 반질반질하게 퇴색돼 있다.

카를교 위에서는 악사들의 

품격 높은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소원을 빌어 반질반질해진 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의 동판

탑 위에서 내려다본 카를교. 여행자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카를교는 그 사연과 역사가 천 년을 넘어선다. 9세기 초 나무로 지어졌던 다리는 홍수로 여러 차례 유실됐고. 현존하는 카를교의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은 보헤미아의 왕인 카를 4세(까를 4세) 때다. 50년의 공사과정을 거쳐 1406년에 완공되는데, 600년이 흐른 최근에도 다리의 초석을 놓은 오전 5시31분을 기리며 축포를 쏘는 풍습이 남아 있다. 풍파를 겪어낸 보헤미안들은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다리’로 이 카를교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구시가와 프라하성을 추억하다


카를교는 프라하성과 구시가를 오가는 시간여행의 통로다.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로 1000년 세월을 간직한 프라하는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본 구시가 전경. 중세 건축물들이 단아하게 배열돼 있다.


카를교에서 앙증맞은 문패들이 가득한 네루도바 거리(Nerudova Ulice)를 지나면 프라하성이다. 성곽 내부의 황금소로는 금을 만드는 연금술사들의 골목이자 프란츠 카프카가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변신], [성], [소송] 등의 작품을 써내려간 공간이다. 카프카 외에도 프라하는 음악가 드보르자크를 낳았고, 모차르트가 가장 사랑했던 도시였다. 성루에 오르면 블타바 강 너머 구시가의 울긋불긋한 전경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카프카가 집필을 했던 황금소로. 카페, 책방 등이 들어서 있다.

‘프라하의 봄’의 사연을 담고 있는 바츨라프 광장의 기마상


60년대 피로 얼룩진 `프라하의 봄`의 배경이 됐던 바츨라프 광장이나 천문시계틴 성당으로 대변되는 구시가지 광장도 고풍스런 프라하를 단장한다. 매 시각 인형들의 춤이 시작될 때면 광장 앞은 고개를 쳐든 구경꾼들로 빼곡히 채워진다.


미로처럼 뻗은 골목에서 마주치는 건축물들은 프라하가 중세 건축의 전시장임을 보여준다. 고딕, 바로크, 로마네스크 양식의 빛바랜 담벼락들은 흐린 날 비라도 내리면 낮은 음성을 읊조리듯 친밀하게 다가선다.

구시청사의 천문시계. 매시 

정각이면 인형이 나와
춤을 춘다.

프라하성 내부 고딕양식의 성 비트 성당.


이방인들은 밤이면 뒷골목 낯선 바에 앉아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을 마신다. 700년 전통의 보헤미안 맥주는 ‘달그락’거리는 동유럽 특유의 둔탁한 골목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1,000년 된 거리와 600년 된 다리가 뿜어내는 묘한 매력은 도시의 잔상을 몽롱하고 알싸하게 변질시킨다.



가는 길
대한항공 등이 인천~프라하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독일 뮌헨이나 오스트리아 에서 들어가면 가깝다. 입국 때 별도의 비자는 필요 없다. 불시에 티켓검사를 하니 버스 등을 탈 때 무임승차는 삼가야 한다. 달러나 유로는 거리 곳곳 환전소에서 쉽게 환전이 가능하다. 한국 민박집들이 20여 곳 성업 중이다. 최근에는 인근 중세마을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둘러보는 여행이 인기다.

벨기에 - 부드럽지만 시큼한 '람빅' 맥주 맞아? 숙성될수록 달아
체코 - 황금빛 석양을 안주 삼아 황금빛 '필스너'를 마시다

벨기에 브뤼셀의 맥주 카페 ‘라 베카세’ 종업원이 맥주를 따르고 있다. 맥주의 종류 만큼 잔 모양도 다양하다. / 채민기 기자

맥주의 나라? 많은 사람들이 독일을 떠올린다. 하지만 독일을 사이에 둔 유럽의 두 나라, 벨기에 체코에서는 어림없는 소리다. 벨기에에서는 과일부터 장미, 난초 같은 꽃까지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맥주가 향기를 뽐낸다. 체코는 1842년 황금빛 라거(효모가 양조통 바닥에서 작용해 발효된 맥주)의 효시로 불리는 ‘필스너’ 맥주가 탄생한 곳이다. 이들 나라를 여행할 때 맥주는 갈증 날 때 홀짝이는 음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의 테마가 된다.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 람빅

대표적인 벨기에 맥주는 람빅(Lambic)이다. 효모를 인공적으로 첨가하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는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칸티용(Cantillon) 양조장은 박물관을 겸한 곳으로 "브뤼셀에서 유일하게 전통 방식으로 람빅을 만드는 곳"임을 자부한다. 곡식 저장고나 대형 맥주통 같은 양조 기구들을 둘러볼 수 있다. 대부분 실제로 양조에 사용하는 기구들이다.

입장료 6유로(약 1만원)에는 맥주 시음도 포함돼 있다. 람빅은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라거 맥주와 전혀 다른 시큼한 맛이 난다. 이게 맥주인가 싶은 첫인상이다. 통 속에서 해를 거듭하며 숙성되면 단맛이 강해진다. 이렇게 묵은 람빅을 갓 만든 람빅과 섞어 달콤한 괴즈(Gueuze) 맥주를 만든다. 시음용 맥주를 따라주던 직원은 "람빅이 와인이라면 괴즈는 샴페인"이라고 했다.

벨기에엔 맥주 전문 카페도 많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낮에도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잔을 기울인다. '라 베카세'는 람빅을 신선한 생맥주로 맛볼 수 있는 곳. 고풍스러운 도기 그릇에 맥주를 담아 준다. '라 모르트 수비테'에서는 트라피스트(벨기에 전역의 수도원 6곳에서 만드는 맥주)의 하나인 '베스트말레'를 생맥주로 판다.

브뤼셀 그랑 플라스 바로 뒤에 있는 '오 브라서'에서는 트라피스트 '베스트블레테렌 12'를 마시는 행운을 경험했다. 이 맥주는 생산량이 적어 예약을 하고 직접 수도원에 가야 살 수 있다. 소매점에 나오기도 하지만 수도원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익을 위해 되팔지 않는 조건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벨기에의 유명 카페 몇 곳을 제외하면 구경하기 어렵다. 쌉싸래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이런 희소성까지 더해져 애호가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로 자주 꼽히는 맥주다.

브뤼셀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가면 운하도시 브뤼헤(Bruges)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맥주 애호가에게는 색다른 면모로 다가온다. 6대에 걸쳐 가족이 운영하는 할베 만(Halve Maan) 양조장에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가 있다. 20세기 초반부터 현대까지 양조 기구가 변해온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브뤼헤 조트' 생맥주 1잔을 포함해 6유로를 받는다.

브뤼헤에서 맥주 마시기 좋은 곳은 '브룩스 비르트예'다. 300여가지 맥주를 취급하고, 5∼6종의 생맥주는 주기적으로 바뀐다. 전 세계 맥주광이 몰려드는 유명 카페지만 단골들이 바에 모여 앉아 주인과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도 난다.

황금빛 라거의 효시, 필스너

필스너라는 이름은 체코 제2의 도시 플젠(Plzen)에서 왔다.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50분쯤 걸리는 이곳 플젠이 필스너의 고향인 셈이다. 플젠역에 내려 5분쯤 걸으면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공장의 고풍스러운 정문이 나타난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필스너 우르켈 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체코 플젠에 있는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공장의 지하 맥주 저장고에서 안내원이 맥주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안내원 뒤의 대형 나무통에 맥주가 들어 있다. / 채민기 기자
이곳에도 가이드가 안내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버스로 공장 경내를 돌며 맥주를 나르던 옛 짐마차부터 하루 12만병을 생산하는 최신 포장 공장까지 둘러본다. 투어의 백미는 지하의 맥주 저장고. 땅굴 같은 통로 안에 사람 키보다 높은 나무 맥주통들이 쌓여 있다. 여기에 달린 꼭지를 열어 바로 따라주는 생맥주는 고소한 맛과 목을 타고 넘어가는 청량감이 일품이다. 저장고 안은 섭씨 7도 정도로 한여름에도 약간의 한기(寒氣)가 느껴진다.

프라하로 돌아와 골목길을 걷다 맥주 한 잔 생각이 난다면 '우 즐라테호 티그라'가 제격이다. '황금 호랑이'라는 뜻의 이 집은 카렐 교 근처의 후소바 골목에 있다. 관광객과 단골이 뒤섞여 금세 테이블이 꽉 찬다.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바 주변에 둘러서서 맥주를 마신다. 이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골목길까지 들려온다. 허름해 보이지만 1994년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데려갔을 만큼 프라하 펍의 '원조'로 불리는 곳이다.

체코 프라하 리에그로비 사디 비어가든의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 저녁 무렵이면 공원의 나무그늘 아래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산책 나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채민기 기자
좁은 실내와 떠들썩한 분위기가 힘들다면 비어 가든도 있다. 푸드코트처럼 야외 테이블 주변의 가게에서 맥주를 가져다 먹는다. '리에그로비 사디'는 리에그로비 공원 안의 비어가든이다. 필스너 우르켈과 감브리누스 같은 체코산 생맥주를 팔고, 대형 TV로 운동경기를 중계해 준다. 맥주 한 잔을 사서 들고 공원을 산책해도 좋다. 저녁때쯤 이곳을 찾으면 넓은 잔디밭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멀리 프라하 성 쪽으로 드리우는 멋진 석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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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이상 기후로 푹푹 찌는 8월 더위가 너무 일찍 찾아온 서울에서 가장 쉬운 피서는 여름 휴가 떠올리기. 유럽이 좋겠다. 습기 없이 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 커다란 나무 위에서 사각이는 푸른 나뭇잎들. 프라하는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기에 딱이다. 시끄럽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중세 유럽의 풍경이 그대로 살아있는 프라하의 구시가지를 걷는 상상. 벌써부터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탈린

조금 색다른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구소련의 흔적이 남아있는 에스토니아는 어떨까.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베일에 쌓여있던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탈린의 올드타운에는 100년 된 주택이 신축건물일 정도로 중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도시 자체가 흡사 거대한 영화 세트장 느낌이니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는 건 보너스.


목포

전라도야 손맛좋은 이모님들 많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분위기깡패 커피숍 소문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을 거다. 두툼한 떡갈비, 자극적인 갈치찜으로 ‘단짠단짠’의 ‘짠’이 충족 됐다면 ‘단’을 충족시켜야 할 때. 휴대폰을 열어 ‘행복이 가득한 집’을 검색하자. 일제시대에 지어진 일본식 단독주택을 그대로 살려 카페가 된 이곳 특유의 분위기는 서울의 어느 곳과 비교해도 절대 따라올 수 없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반질해진 고동색 테이블, 그 위에 고이 개켜진 하얀 광목천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절로 찾아온다. 커피 마시러 갔다가 사진만 잔뜩 찍고 돌아올 수 있으니 주의!

프라하의 공연장·미술관

발레 ‘백조의 호수’를 보러 국립극장을 찾은 관객들.
소설가 카프카, 작곡가 스메타나 등 시대를 빛낸 예술가의 혼이 깃든 프라하. 명성에 걸맞게 공연장과 미술관들도 외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체코 대표 문화상품은 꼭두각시와 비슷한 마리오네트 인형극. 구(舊)시가지 내 민족인형극극장에서 1991년부터 상연돼온 인형극 '돈 죠반니'는 한글 안내판이 따로 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mozart.cz

올해로 건립 100주년을 맞은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 '시민회관'에선 다양한 스타일의 팝·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18~19세기 화려한 건축 스타일을 고스란히 간직한 국립극장에서도 다양한 오페라와 연극 작품들이 연중 공연된다. www.narodni-divadlo.cz

체코의 그림천재 알폰스 무하(1860~ 1939)를 기념해 1998년 세워진 '무하 미술관'이 추천 코스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천착했던 특유의 포스터풍 작품을 만날 수 있다. www.mucha.cz

19~21세기 그림·조각·설치미술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는 '체코국립미술관'은 시대·주제별로 다채롭게 동선을 짜 걷다 보면 '미술관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저절로 사라진다. www.ng prague.cz

프라하성 안의 유일한 개인 소유 건물인 '로브코비츠궁'에서는 유럽의 명문 집안 로브코비츠가(家)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느끼며 가문이 소유한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www.lobkowicz.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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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쿠트나 호라·카를로비 바리

백마 두 마리가 끄는 관광 마차가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을 지나고 있다. 가운데 동상의 주인공은 종교개혁가 얀 후스. 뾰족한 두 개의 첨탑이 있는 건물은 틴 성당이다.
체코 특산품은 '자유'와 '낭만'일 듯하다. 낡은 여관의 허름한 창틀에도, 거리 악사의 동전 바구니에도 근사한 추억과 이야기들이 쌓이고 넘칠 것 같다. 체코의 기운을 머금으면 내 삶이 조금은 멋스러워질 거란 기대 때문에 전 세계 여행자들이 사계절 내내 이곳을 찾아오는 게 아닐까?

프라하: 1000년 넘게 동시대와 호흡해온 고도

체코 여행의 시작점은 프라하의 중심 구(舊)시가지(Old Town).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값대로 중세 시대 건물들이 옛 모습대로 촘촘하고 빽빽하게 모인 멋스러움에 끌려 해 뜰 녘부터 몰려든 여행자들의 부산스러움으로 아침이 시작된다.

멀게는 400년 전, 가까이는 200년 전 지어져 세월을 버텨내고 지금도 패스트푸드점·명품점·호텔 등으로 쓰이며 동시대와 호흡하는 상점가 복판 광장. 14세기 종교개혁운동가 얀 후스의 동상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사진촬영 명소이자 거리 악사들의 공연장이고 관광마차를 모는 백마들의 쉼터다.

빠른 시간에 많은 풍경을 담고 싶다면 광장 서쪽 시계탑으로 가자. 70m 전망대에 오르자 뾰족하고 시커먼 첨탑을 어깨에 인 육중한 틴 성당이 보인다. 그 뒤로 이어진 고딕·바로크 건물들의 붉고 검은 지붕들, 그 너머 블타바 강 건너 프라하 성채, 지금이 21세기임을 알려주는 TV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프라하성 안의 상점가 골목 ‘황금소로’. 마리오네트 인형 등 체코 특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프라하의 속살을 최대한 가까이 만져보고 싶으면 지도책을 덮고 아무 골목이나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인형가게, 환전소, 보석상, 공방, 자그마한 식당, 문신가게 등이 저마다 삶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북적이는 시가지를 뒤로하고 서쪽으로 10여분만 걸으면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카를교다. 난간 양옆에 세워진 30개의 가톨릭 성인상 중 14세기에 순교한 네포무크 성인상에 유독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몰린다.

그는 왕비의 외도를 알면서도 비밀을 지키다 왕의 노여움을 사 외도의 또 다른 목격자 개와 함께 살해당한 비극의 주인공. 동상 아래엔 성인과 개의 살해 장면을 그린 동판이 있다. 이 슬픈 얘기에 누군가가 낭만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개에게 손을 얹으면 프라하로 다시 오고, 성인에게 얹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것. 팔 걷고 줄 선 여행자들은 똑같은 표정이다. '안 이뤄지면 또 어때?'

카를교 건너 프라하 서편 언덕길 위엔 프라하성이 있다. 대개의 성이 과거와 단절되어 있다면, 이 성은 1000년 넘게 동시대 사람들과 호흡해온 삶터로 남아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걸 마리아 테레지아 시절 지어졌다는 대통령 집무실, 1300년대부터 600년에 걸쳐 공사가 진행돼 아직도 마무리 장식이 덜 끝난 100m 높이의 비투스 대성당 등은 성채의 일부이자 자체로 건축 명소다. 북동쪽 성벽을 따라 좁은 언덕길에는 '황금소로'라 불리는 작은 골목이 있다. 마법이 위용을 떨치던 중세엔 연금술사들의 집으로, 공산주의가 득세했을 땐 빈민가로, 자본주의가 자리 잡은 뒤엔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기념품점으로 탈바꿈한 사연 많은 곳이다.

쿠트나 호라와 카를로비 바리: 역사의 운치

프라하 밖 보헤미아 평원으로 나서면 숨어 있던 또 다른 체코가 손짓한다. 체코 관광청 가이드 미하일(40)씨는 "늦가을·초겨울 정취와 어우러진 체코의 운치는 지금이 아니고선 느끼기 힘들다. 프라하는 그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카를로비 바리 시가지 전경. 강줄기와 고풍스러운 건물이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쿠트나 호라. 중세시대 은(銀) 생산지로 번영을 누리다 작은 마을로 쇠락한 이곳은 프라하처럼 동네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평화로운 유적지지만 슬프고, 끔찍하고, 기괴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시가지 남서쪽 끝 성 바르바라 성당은 쿠트나 호라 여행의 시작점. 기독교를 믿지 않는 아버지에게 잔혹하게 살해된 바르바라 성녀를 위해 지은 성당엔 예수·마리아·성인들과 더불어 고된 노동에 지친 표정의 광부 상(像)이 있다. 성당 뒤 호젓하고 아담한 산책길에서 만나는 잿빛 벽에는 한 귀족이 자신의 딸과 사랑에 빠진 가난한 청년을 못마땅히 여겨 벽에 묻어버렸다는 끔찍한 사연이 전해진다.

'힐링'이 필요하다면 프라하 서쪽 130㎞ 거리에 있는 카를로비 바리도 좋은 여행지다. 1300년대 카를 4세왕이 사냥에서 사슴을 쫓던 중 물에 빠져 우연히 온천을 발견한 이후 유럽에서 손꼽히는 온천 휴양지로 개발됐다. 저마다 탁월한 효과를 내세운 스파와 호텔·리조트들이 다양한 온천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도시 홈페이지(www.karlovy-vary.cz)에서 상세히 안내한다. 강줄기를 따라 20세기 초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늘어선 풍경을 보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행수첩

●대한항공이 매주 월·수·금·토요일 인천공항발 프라하 직항편을 운행한다. 동아시아와 체코를 바로 잇는 유일한 여객 노선이다. 프라하까지는 11시간 30분, 돌아올 때는 10시간 30분 걸린다.

체코관광청: www.czechtourism.kr (02)776-9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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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로코코 양식의 옛 건물 웅장함 엿볼 수 있어
통일 후 가장 성공적인 발전을 이룬 구동독 도시로 떠올라

'독일의 피렌체'라 일컬어지는 우아하고 매력적인 옛 동독 작센주 내 작은 도시 드레스덴. 도시 곳곳에 있는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의 건물들이 드레스덴의 화려했지만 어두웠던 역사를 동시에 보여준다. 작센 선제후(選帝侯)의 예술에 관한 애정으로 드레스덴의 건물은 독일의 보석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답다. 츠빙거 궁전, 젬퍼 오페라 등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건물은 독일의 문화적 자부심을 확인하는 듯 특유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시민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도시 내 주요 건물이 파괴되었다. 그러나 통일 후 독일 정부와 시민의 노력으로 대부분 건물은 예전의 멋진 모습을 되찾았고, 최근 드레스덴은 문화는 물론 유럽의 학문과 과학을 선도하는 비즈니스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프라우엔 교회 (Frauen Kirche).(ⓒGNTB Krüger, Torsten)
◆프라우엔 교회 (Frauen Kirche)

독일 바로크 양식 건축의 대가 게오르게 베어(George Bähr)가 설계했으며, 1726년부터 1743년까지 17년 동안 건축되었다. 오늘날 프로테스탄트 교회 건축물의 정점이자, 유럽 바로크의 대표 걸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완공 이후 약 250년간 드레스덴 시민의 안녕, 번영과 믿음, 신뢰의 상징물이었던 프라우엔 교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건되었다. 1945년 재건될 당시 전쟁의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물로 통했으며 이후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05년 헌납식을 거치고 이후 각종 화려한 공연, 연주, 예배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연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드레스덴의 명소다.

젬퍼 오페라 (Semper Opera).(ⓒGNTB Krüger, Norbert)
◆젬퍼 오페라 (Semper Opera)

고트프리트 젬퍼(Gottfried Semper)가 1838년부터 1841년까지 건축한 젬퍼 오페라는 드레스덴 시립 오페라단의 주 무대이다. 정교한 건축술, 젬퍼 오페라만의 웅장한 음향,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을 반영한 화려한 내부는 이곳을 뮤즈의 전당으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또한, 젬퍼 오페라는 19세기 극장 건축의 최고점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극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츠빙거 궁전 (Zwinger Palace).(ⓒGNTB Kiedrowski, Rainer)
◆츠빙거 궁전 (Zwinger Palace)

츠빙거 궁전은 유럽 후기 바로크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종합예술 건축물이다. 상단에 금빛 왕관 장식이 있는 아치형 문은 드레스덴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궁궐 행사가 진행되었던 곳이며 예부터 도서 시설이 존재했고 선제후의 회화와 각종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 박물관과 수학-과학과 관련된 소장품도 선보여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다. 현재 츠빙거 궁전의 정원과 마당은 각종 야외 공연을 위한 훌륭한 무대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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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해' 체코 프라하

"아, 체코로 귀화하고 싶은 맛!"

모두가 감동에 젖은 눈빛으로 맥주잔을 바라보는 순간, 한 사람이 외쳤다. 체코 프라하역 근처 골목의 오래된 펍에서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겔은 우리의 '주(酒)님'으로 추대됐다. 마침 그날(1월 27일)은 프라하를 사랑한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Mozart·1756~91)의 생일이었다. 오스트리아 사람인 모차르트는 생전에 "프라하 사람들은 내 음악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말할 정도로 체코 프라하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자연스레 우리의 다음 건배사는 "모차르트를 위하여!"였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는 체코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 서거 110주년, 체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메타나(1824~84) 탄생 190주년, 체코 근대 음악을 대표하는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 탄생 1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이를 기념해 체코에서는 1년 내내 다양한 콘서트와 음악 축제가 전역에서 펼쳐진다. 바로 '체코 음악의 해(The Year of Czech Music 2014)'다. '프라하 성'으로만 체코를 기억하던 이들에게 올해는, 블타바 강을 타고 흐르는 드보르자크와 모차르트 선율을 느낄 절호의 기회다. 이런 음악의 해는 10년마다 1번씩만 돌아온다.

①드보르자크의 ‘루살카’ 한 장면.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했다. ②드보르자크 박물관에 있는 피아노와 의자. 의자 윗부분이 반질반질 닳아있다. ③모차르트가 머물며 오페라 ‘돈 조반니’를 작곡한 건물(왼쪽). 건물 외벽에 모차르트의 이름과 얼굴 부조가 있다. 맞은편 건물(오른쪽)에 살던 대본 작가 다 폰테와 창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①드보르자크의 ‘루살카’ 한 장면.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했다. ②드보르자크 박물관에 있는 피아노와 의자. 의자 윗부분이 반질반질 닳아있다. ③모차르트가 머물며 오페라 ‘돈 조반니’를 작곡한 건물(왼쪽). 건물 외벽에 모차르트의 이름과 얼굴 부조가 있다. 맞은편 건물(오른쪽)에 살던 대본 작가 다 폰테와 창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 체코관광청 제공·김연주 기자
◇프라하에서 살아 숨 쉬는 모차르트

다음 날 아침 프라하 구시가 광장 인근 골목. 1787년 모차르트가 머물며 오페라 '돈 조반니'를 작곡한 건물이 남아있다. 건물 외벽엔 모차르트 얼굴 부조가 있다.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바로 건너편 건물에 살았던 대본 작가 다 폰테와 창문으로 이야기하며 돈 조반니를 완성했다. 돈 조반니는 같은 해 프라하 에스타테스(Estates) 극장에서 초연됐다. 길을 하얗게 덮어버린 눈 때문인지, 2층 창문이 열리고 모차르트가 고개를 내미는 환상에 빠져들었다.

'프라하 음악 박물관'에 가면 모차르트가 연주한 피아노가 관람객을 맞는다. 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직접 출연한 피아노다. 그 외에도 각종 현악기, 관악기들의 초창기 형태를 구경할 수 있다. 프라하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바츨라프 광장의 '천문 시계' 맞은편 건물을 자세히 보면, 스메타나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음악학교다. 지금은 호텔로 쓰이고 있다.

◇드보르자크가의 피아노가 남아있는 프라하

프라하 근교에서 태어난 드보르자크의 아버지는 푸줏간을 운영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가업을 잇길 바랐지만, 드보르자크는 묵묵히 음악의 길을 걸었다. 그 덕분에 '신세계 교향곡' '슬라브 무곡' '유모레스크'가 탄생했다.

프라하에서 30㎞ 떨어진 드보르자크 생가는 현재 박물관으로 남아있다. 프라하 시내에는 또 다른 드보르자크 박물관이 있다. 생전에 드보르자크가 사용한 피아노, 안경,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한편에 자리 잡은 1893년 12월 17일자 뉴욕헤럴드 기사는 '드보르자크의 심포니, 역사적 이벤트'라는 제목으로, 뉴욕에서 초연된 '신세계 교향곡'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프라하 지트나가(街) 564번지에는 드보르자크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물렀던 집이 있다. 차이콥스키, 브람스, 야나체크 등 음악가들도 머물며 교류했다고 한다.

드보르자크에 대한 경배심은 28일 저녁 7시 프라하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그의 대표 오페라 '루살카'를 보며 극에 달했다. 루살카는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그래픽] 프라하


항공편
 대한항공(화수금토)과 체코항공(월목금일)이 각각 주 4회씩 체코 프라하까지 직항 노선을 운영한다.

문의‘체코 음악의 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yearofczechmusic.cz) 참조. SIT(Special Interest Tour) 전문 여행사 디스커버리투어(02-752-6207)에서 ‘체코 음악의 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관련 내용을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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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맥주의 수도 '필젠'

필스너 맥주 공장이 네오 르네상스풍으로 세운 더블 아치형 정문. 필스너 맥주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1892년에 세웠다.
필스너 맥주 공장이 네오 르네상스풍으로 세운 더블 아치형 정문. 필스너 맥주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1892년에 세웠다.
쨍한 날 쭈욱 들이켜는 게 제일인 줄 알았다. 맥주 맛이란 청량감이 9할이라 여겼으므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날 한 모금씩 음미하며 마셔도 좋겠다는 생각은 '체코의 맥주 수도' 필젠(Pilsen)에 가서야 들었다. '맥주탕(湯)'에 몸 담그고 '비어 스파'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새로 알았다. 1295년 '보헤미아의 왕' 바츨라프가 필젠에 도시를 세울 때부터 260가구에 맥주 양조권을 주었으니, 이곳 필젠은 곧 맥주고, 맥주는 필젠이다. 체코 대표 맥주 '필스너 우르켈'도 필젠산(産)이다.

수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필젠. 유럽 여느 도시들처럼 그 중심은 성당과 광장이다. 성 바르톨로뮤 성당과 시청사를 중심으로 널찍한(139m×193m) 광장이 펼쳐지는데, 특이하게도 그 지하에 20㎞에 이르는 동굴이 있다. 그냥 생긴 게 아니라 중세 사람들이 변변찮은 도구로 수백년 동안 파고 뚫었다고 한다. 동굴의 주 용도는 음식 저장, 특히 맥주 보관이었다. 집집이 갖고 있는 지하 우물이 연결돼 있기도 했다. 이 '역사적인 언더그라운드'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데, 1㎞ 정도가 개방돼 있다. 워낙 미로 같아서 가이드를 놓치면 길을 잃기도 한다. 15세기 지어진 맥주 양조장을 개조한 '브루어리 박물관'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언더그라운드로 통한다.

체코 맥주의 수도 '필젠'

그래도 언더그라운드보다 더 와닿는 건 필스너 맥주 공장 견학이다. 광장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데, 네오 르네상스 풍의 더블 아치형 정문부터가 남다르다. 필스너 맥주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1892년에 세운 것이다. 이곳에서 필스너 맥주의 탄생과 역사, 양조법, 170여년 전 양조장과 현재 양조장, 실제로 맥주를 병에 담는 모습까지 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오크통에서 갓 따른 '생맥주' 필스너를 맛볼 수 있다. 걸러내거나 살균하지 않아 효모가 살아 있는, 진짜 생맥주다. 시중에서 마시는 '필스너 우르켈'보다 진한 오렌지빛이 나며 불투명하다. 잘고 단단한 거품이 부드럽게 감싸며 전해오는 쌉쌀함과 풍부한 향이 일품이다.

라거 맥주의 원조 '필스너 우르켈'은 황금빛 투명한 빛깔과 깔끔한 맛이 트레이드 마크다. 1842년 10월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전에 없던 맛'으로 세상을 휩쓸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맥주의 약 70%도 이 필스너 우르켈을 본뜨거나 변형한 라거다. 필스너 우르켈은 철저한 계산과 노력으로 탄생했다. 250여 집집이 제각기 만드는 맥주의 질이 뒤죽박죽이라 이웃 독일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염려했던 필젠 사람들이 십시일반 투자해 새로운 양조법을 개발했다. 독일 바이에른에서 이름을 날리던 요제프 그롤을 초빙해 하면 발효(bottom fermentation)의 비법을 찾았다. 미네랄이 거의 없는 필젠의 단물과 스파이스 향이 풍부한 홉, 그리고 몰트(맥아)를 섭씨 5도의 낮은 온도에서 30일간 발효해 가볍고 투명한 맥주를 만들었다. 173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원조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비어 스파. 나무 욕조에 물과 맥주를 섞은 맥주탕이다.
비어 스파. 나무 욕조에 물과 맥주를 섞은 맥주탕이다.

이제 피부가 맥주에 취할 차례다. 필젠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푸르크미스트르(Purkmistr)라는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있다. 자체 양조장을 갖추고 호텔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곳은 맥주 맛도 일품이지만 '비어 스파'로도 유명하다. 오크 통을 닮은 나무 욕조에 따뜻한 물과 맥주가 섞여 녹색을 띠는 '맥주탕'에 몸을 담그는 거다. 여기 들어가는 맥주는 '어린 맥주'다. 발효가 일어나기 전이라, 피부를 자극하는 알코올 성분이 없다. 대신 효모가 살아 있고 비타민 B 등 영양분이 풍부해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진정시킨다. 아토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매니저 요제프 미치씨는 "클레오파트라가 우유와 꿀로만 목욕한 게 아니다. 맥주로도 했다"면서 "최근 일본에서 자국 온천과 비어 스파를 결합한 상품을 만들겠다고 배워 갔다"고 말했다.

여행정보

관광객이 넘쳐나는 프라하의 화려함에 지칠 무렵, 하루 이틀 다녀오기에 적당하다. 프라하·필젠을 잇는 고속열차 펜돌리노를 타면 1시간 20분 걸리고, 프라하 외곽에서 버스를 타도 1시간 남짓이다. 올해 ‘유럽의 문화 수도’로 꼽힌 필젠엔 맥주 말고도 취할 거리가 아기자기하게 많다. 목각 꼭두각시 인형 ‘마리오네트’ 박물관, 낡은 공장을 예술 전시장으로 바꾼 ‘데포 2015’, 어린이 과학 놀이 공원 ‘테크마니아 사이언스 센터’ 등이다. www.pilsen.eu, www.purkmistr.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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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에곤 실레가 사랑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차로 3시간 떨어진 작은 도시 체스크 크룸로프. 100년 전 이곳에서 화가 에곤 실레는 인간의 삶의 새겨진 의심과 불안을 왜곡되고 뒤틀린 육체로 거칠게 그려내 결국 쫓겨났다. 하지만 오늘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무와 강과 돌에 새겨진 그의 흔적을 더듬고 음미한다./체코관광청 제공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차로 3시간 떨어진 작은 도시 체스크 크룸로프. 100년 전 이곳에서 화가 에곤 실레는 인간의 삶의 새겨진 의심과 불안을 왜곡되고 뒤틀린 육체로 거칠게 그려내 결국 쫓겨났다. 하지만 오늘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무와 강과 돌에 새겨진 그의 흔적을 더듬고 음미한다./체코관광청 제공
체코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3시간을 달려 닿은 곳은 '보헤미안의 진주' 체스키 크룸로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나지막한 둔덕을 넘자 오메가(Ω), 쉽게 말해 말발굽 형태로 마을을 끼고 굽이쳐 흐르는 블타바 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 들어선 마을은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건물들, 사이좋게 머리를 맞댄 붉은 '박공지붕'들에선 중세의 전설이 솟아오른다. 가이드 베로니카가 "전쟁 난 적 없고, 불탄 적도 없어서 16세기 건축물이 동화처럼 남아 있다"고 했다. 골목마다, 귀퉁이마다 기념품과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손님을 부른다.

그 길 한가운데 '에곤 실레 아트센터'가 서 있다. 화가 에곤 실레(1890~1918)의 작품을 담고 있는 곳이다. 실레가 누군가? 천부적 재능을 지닌 동시대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더불어 세기말·세기초 가장 뛰어난 오스트리아 화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에곤 실레 마니아라면 200여점에 달하는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빈 레오폴드 미술관에 가야 한다. 이 아트센터엔 복사본만 있으니까. 그래도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원래 실레 어머니의 고향. 오스트리아 도나우 강변 툴른에서 조그만 기차역의 역장 아들로 태어난 실레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이 도시를 사랑했다.

에곤 실레(오른쪽)과 1912년 22세 때 그린 자화상./레오폴드미술관·위키미디어 커먼스
에곤 실레(오른쪽)과 1912년 22세 때 그린 자화상./레오폴드미술관·위키미디어 커먼스
어두컴컴한 실내에 발을 들인다. 10~20명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방이 차곡차곡 펼쳐진다. 900평짜리 전시 공간에 실레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20세기 체코 화가들의 작품도 뒤섞여 숨 쉰다. 흙으로 거칠게 마감한 벽에 실레가 체스키 크룸로프를 화폭에 담은 그림이 걸려 있다. 조그마한 스케치들도 눈에 띈다. 거친 물살을 가르며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물레방아, 갓 세탁한 빨래가 펄럭이는 가정집 발코니, 짙푸른 강물과 대비되는 건축물의 노란 담벼락까지. 보고 있자니, 조금 전 무심코 지나온 도시 곳곳이 100여년 전에는 21세 실레의 스케치거리였단 생각이 퍼뜩 든다.

실레의 어머니는 독특했다. 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애틋한 감정은 없었다. 타고난 방랑벽에 따뜻한 모성애를 그리워했던 실레는 1911년 이곳에 작업실을 얻고 비로소 안식을 얻었다. 화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건축가가 되었을 실레는 새로운 도시보다 오래된 도시의 낡은 건축 그림을 좋아했고, 체스키 크룸로프만 한 곳이 없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오래된 도시에서 창문틀을 레몬색으로 칠할 거라며 들떴다. 뜻 맞는 예술가 친구들도 불러들였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주민들이 석 달도 못 가 그를 못마땅해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여인과 동거하고, 여성의 누드를 그리고, 어린이를 데려다 모델로 세우는 삐쩍 마른 청년이 세상 사람들 눈엔 한낱 기행과 외설로 보였으리라. 결국 그는 얼마 못 살고 쫓기듯 딴 곳으로 떠나야 했다.

사람들은 얼른 그의 재능을 알아봐주지 않았다. 빈의 예술학교를 다닐 땐 교수들 사이에서 '악마가 너를 내 수업에 들어오게 하였구나!' 같은 말이 나돌았다. 궁핍함, 색 바랜 피부, 차가운 눈동자와 앙상한 손. 실레 그림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죽음의 그림자가 져 있고 시대를 앞서가서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그런 그를 눈여겨본 사람이 '인생의 스승' 클림트였다. 17세 실레의 작업실을 찾아온 클림트는 어린 동료의 그림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그의 손을 꼬옥 쥐었다. 그러곤 "당신이 그려낸 얼굴들의 표정을 보니 질투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그림을 주고받으며 같은 해 숨을 거둘 때까지 깊은 우정을 나눴음은 물론이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행복과 불행은 동시에 온다. 1914년 1차 대전 징집 명령이 떨어진 후, 실레는 빈에서 만난 여인 에디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빈 분리파 전시회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두며 몇 년 동안 재료비 걱정 없이 자유롭게 그림 그릴 수 있을 만한 돈도 벌어들인다. 하지만 1918년 10월 28일 스페인 독감으로 임신 6개월이던 아내가 세상을 뜬다. 사흘 뒤 그 자신도 숨을 거둔다. 잠든 것처럼 고요한 죽음이었다.

한 화가의 삶을 한 도시가 품고 있다. 여행을 떠나 무엇을 보고 기억에 새길 것인지는 저마다의 몫. 스물여덟 짧은 생을 불꽃처럼 살다간 '영원한 이방인' 실레의 아트센터를 나와 생강빵 가게에 들른다. 16세기부터 전래되는 고유 비법에 따라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있단다. 체코어로 '페르니크(Pernik)'인 이 수제 압착 빵은 나무틀에 반죽을 손으로 다져 넣어 원하는 모양을 찍어낸다. 시간이 멈춘 곳. 저 홀로 부풀어오른 덩어리에 톡 쏘는 생강 냄새가 밴다. 보드라운 입에 조그만 조각을 베어 물고 오물오물 씹어 삼키는 체코 아기의 볼이 탐스럽다. 시간은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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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소설가 등 문인들과 단단하게 이어져 있는 '이야기의 도시'
프라하에 스민 문학의 숨결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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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광장 시계탑에서 바라본 프라하 전경

프라하는 끝없는 이야기의 도시다. 곳곳에 신화와 전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프라하는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같은 도시다. 보기에도 아름다운 프라하의 명소들은 수많은 예술가들, 특히 시인이나 소설가 같은 문인들과 단단히 이어져 있다. 

아무리 수수한 곳이라도 보이지 않는 사연들을 알고 나면 마음에 남기 마련이다. 하물며 그곳이 프라하의 어디라면… 그 장소는 아름다움 이상의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프라하에 스민 문학의 숨결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연금술사의 거리, 황금소로와 카프카 뮤지엄

블타바 강변에 있는 카프카 뮤지엄 / 프라하 성 입구
블타바 강변에 있는 카프카 뮤지엄 / 프라하 성 입구
프라하 성이 처음 세워진 시기는 무려 서기 8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프라하 성은 로마시대부터 고딕, 르네상스 등 천년에 걸친 유럽 건축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70,000㎡에 달하는 넓이 덕에 세계에서 가장 큰 성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기도 하다.

프라하 성의 정문을 통과해 비투스 성당을 지나 동쪽 출구로 가다보면 황금소로(Golden Lane)라는 이름의 골목을 찾을 수 있다. 작은 집들이 옥수수알처럼 옹기종기 늘어선 이곳이 관광객으로 붐비는 주된 이유는 프란츠 카프카가 머물던 집이 있기 때문이다. 중세 때 연금술사들의 작업실이었다는 그곳에서 카프카 또한 언어를 가지고 20세기를 매혹시킨 연금술을 펼쳤던 셈이다.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 켄트처럼 카프카는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침이면 그는 슈트를 말쑥하게 차려입고는 서류가방을 들고 프라하 비즈니스의 중심지인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보험조사국으로 출근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소설가로 변신했다. 홀로 방에 틀어박혀서는 새벽이 올 때까지 집필에 몰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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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스트라나
프라하 성을 나와 인근 말라스트라나 지구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그림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골목과 거리를 지나 카를교로 향하는 길에서는 미스터리로 둘러싸인 카프카와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카프카 뮤지엄이다.

이곳에서는 카프카의 육필 원고와 소설의 초판본, 편지, 사진 그리고 그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프라하의 여러 장소들의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귀중한 자료들과 더불어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의 예술관과 정신세계까지 체험하게 할 의도로 기획된 전시는 전 세계 카프카 팬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카프카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어도 좋다. 카프카 뮤지엄에서 젊은 예술가가 겪었던 고뇌와 방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일생 동안 사랑했던 도시 프라하의 이미지를 접하고 나면 지금까지 당신이 알던 것과는 조금 다른 프라하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뮤즈가 머무는 자리, 카페 슬라비아

구시가지 방향으로 카를교를 건너 블타바 강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보면 당당히 서 있는 국립극장이 보인다. 극장 맞은편에 프라하를 대표하는 카페, 슬라비아(체코어 표기로는 Kavarna Slavia)가 있다. 1884년에 문을 연 이래 카페 슬라비아는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친숙한 멜로디의 교향시 '나의 조국'을 작곡한 음악가 스메타나부터 198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사이페르트까지, 슬라비아의 단골 손님 리스트가 곧 유럽 예술사의 한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카페 슬라비아는 파리의 카페 마고, 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처럼 한 도시를 대표하는 지성과 예술의 전당이다.

카를교 아경 / 까페 슬라비아
카를교 아경 / 까페 슬라비아
오리지널 토넷 체어, 짙은 갈색의 나무 테이블, 녹색의 대리석 벽과 그 벽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유명 인사들의 사진… 카페의 내부는 1920년대에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스타일로 한 번 리모델링한 이래 거의 변한 것이 없다고 한다. 벽 한가운데 걸려 있는 가로 2m, 세로 1.8m 크기의 유화, 빅토르 올리바의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이 1985년에 새로 걸린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카페 슬라비아를 즐겨 찾던 문인 중에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도 있다. 프라하에서 나고 자란 릴케는 대학을 마치자마자 이 도시를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시인의 마음 속에 프라하는 영원한 고향이었다. 훗날 그는 아름다운 과거의 장소, 카페 슬라비아를 무대로 한 산문집 '프라하의 두 이야기'를 썼다. 

맑은 눈으로 예술가들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 기울였을 릴케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면 붐비는 낮 시간을 피하는 편이 현명하다. 에스프레소 향기가 맴도는 아침과 피아노 연주가 울려 퍼지는 밤이야말로 카페 슬라비아에 뮤즈가 찾아오는 시간이다.

황금호랑이에서 피어난 이야기의 꽃

맥주를 빼고 프라하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842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플젠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라거, 필스너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맥주는 체코인들에게 황금의 물이었다. 맥주 제조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체코 전역에는 수많은 술집, 즉 펍이 생겨났다. 특히 맥주의 본고장 플젠과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는 유서 깊은 펍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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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젠의 맥주박물관 전경
그중에서도 카를교에서 구시가지 광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펍 황금호랑이(U Zlateho Tygra)는 고작 10개의 테이블이 있는 작은 가게지만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프라하 최고의 맥주 맛과 카페 슬라비아 못지않은 쟁쟁한 단골 리스트 덕분이다. 

황금호랑이의 단골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체코의 국민작가 보후밀 흐라발(1914~1997)이다. 체코 현대 문학을 알기 위해서는 '엄밀히 감시받는 열차(1965)'를 비롯한 그의 작품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로 체코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작가다. 

황금호랑이는 흐라발에게 맥주뿐만이 아니라 무한한 소재가 떠오르는 이야기의 샘이었다. 심지어 ‘술집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콜라주하는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이에 흐라발은 농담 삼아 이렇게 대꾸했다고 한다. “이제 볼장 다 봤어요.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말이지요, 내가 자기들의 이야기를 듣고 써서 푼돈이나 끌어모았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내가 술집에 들어갈 때마다 ‘야 저기 위대한 작가가 오신다’ 이러면서 쥐 죽은 듯이 맥주만 핥는답니다.”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던 흐라발은 종종 이곳에서 독자들과 만나거나 낭독회를 열곤 했다. 황금호랑이에서 흐라발과 맥주잔을 부딪히던 손님 중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바츨라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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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츨라프 광장
 
맥주와 이야기에 훈훈해진 마음을 안고 구시가지 광장에서 고딕 양식의 틴 성당과 시계탑까지 구경했다면 이제 신시가지로 장소를 옮겨보자. 신시가지에 있는 바츨라프 광장은 프라하 문화와 비즈니스의 중심지다. 그리고 바츨라프 광장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극작가이자 반체제 운동가요, 정치인이었던 바츨라프 하벨이다.

1968년 프라하, 자유와 인권을 호소하는 하벨의 연설에 바츨라프 광장에 모인 수많은 프라하 시민들이 열쇠와 작은 종을 흔들며 환호한다. 1960년대 말 일어난 공산주의 독재에 대한 저항 운동, 이른바 ‘프라하의 봄’의 한 장면이다. 잠시 꽃피던 ‘프라하의 봄’은 소련의 탱크 아래 좌절되었지만 하벨은 포기하지 않고 반체제 운동을 통해 불씨를 이어간다. 어디까지나 글과 말이라는 비폭력적 수단을 통해서였다.

1989년 11월 그는 다시 수십만 군중이 운집한 바츨라프 광장에 선다. 40년 이상 지속된 철의 장막이 거센 변화의 바람에 일거에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피를 흘리지 않고 벨벳처럼 부드럽게 이루어진 정권 교체라는 의미에서 하벨은 이 역사적 사건을 ‘벨벳 혁명’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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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앤 선즈 서점
그해 대통령에 당선된 하벨은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될 때까지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으로, 이후 2003년까지는 체코 대통령으로 봉직했다. 대통령 시절에도 그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잊은 적이 없었다. 변함없이 글을 썼고 청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걸어 다녔으며 펍에서 사람들과 어울렸다. 

2011년 12월, 프라하 시민들은 또 한번 바츨라프 광장에 모여들었다. 75세를 일기로 타계한 하벨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이듬해, 프라하 국제공항은 그의 이름을 따서 바츨라프 하벨 공항으로 불리게 된다. 여행의 자유 또한 체코에서는 하벨과 국민들이 독재와의 긴 투쟁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였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문학 사랑은 지금도 여전히 뜨겁다. 체코 작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곳에서 독자들과 만난다. 작가들의 도시인 동시에 독자들의 도시이기도 한 것이다. 여행지의 서점에 들르는 취미를 가진 여행자라면 말라스트라나의 셰익스피어 서점을 비롯한 독립 서점들을 탐방해보자. 매년 열리는 프라하 작가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여행하는 것도 좋겠다. 

책은 우리를 프라하로 부르는 초대장이다. 그리고 프라하는 우리를 시의 세계로 들이는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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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6.05.21 02:10 신고

    가고싶다

체코 '프라하 황금소로'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보헤미아왕국의 수도였다. 집시들이 보헤미아왕국 외곽에 집단 거주하면서 보헤미안이라는 말이 떠돌이 방랑자를 의미하는 일반명사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헤미아왕국의 수도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자리를 못 잡고 떠도는 영혼들의 도시처럼 들려 왠지 아릿하다.

프라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의 이미지와 가장 근접한 도시라 생각한다. 책으로 읽었고 상상으로 키워왔던 유럽이라는 이미지와 많이 부합되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의 느낌이 물씬하며 돌이 깔린 울퉁불퉁한 포도(鋪道)에 면한 울긋불긋한 집들이 현실의 도시라기보다는 동화 속의 도시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림= 임형남
그림= 임형남 
더군다나 프라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현대인의 삶의 형상을 우화적으로 써서 현대 문학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카프카이기에 더욱 그렇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하면 더블린을 배경으로 '더블린 사람들' '율리시즈'라는 대작을 썼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가 생각나고, 미국의 뉴욕은 '뉴욕 삼부작' 등 뉴욕에 대해 많은 소설을 썼던 폴 오스터라는 소설가가 생각난다. 또한 터키의 이스탄불에는 노벨상을 받은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가 있다. 많은 도시가 그 도시를 배경으로 혹은 소재로 글을 쓰고 생각을 펴낸 문학가들을 자산으로 삼고 있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았던 경계인'이라 불리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 ka·1883~1924)는 고작 41년 동안 세상에 머물며 내놓은 작품도 몇 권 되지 않는 변방의 소설가였지만, 사후 알려진 그의 글은 세상을 흔들었다. 그의 소설은 마치 간밤에 꾸었던 악몽을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들려주는 것 같이 메마르고 공포스러웠다. 카프카의 오묘한 문체와 이야기는 중세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만들어주는 프라하에 또 다른 색을 입혀주고 있다.

카를교, 화약탑, 유명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댄싱 빌딩' 등 많은 명소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황금소로(Golden Lane)는 무척 유명한 골목길이다. 좁고 긴 골목길에 늘 관광객이 그득하다. 프라하 성의 북측 외곽에 있는 이 길은 성벽과 바로 붙어 있다. 원래는 성의 경비병들의 숙소로 만들어진 곳으로 골목 안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다양한 집에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성벽과 붙은 복도와 통하게 되어 있다.

그 복도는 성의 경비 및 유사시 방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통로라는데, 이후 이곳에 연금술사들이 살게 되어 황금소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후 이곳을 서민에게 임대해주게 되지만, 연결되어 있어 쓸모없는 2층을 빼면 1층의 면적이 무척 작아 그곳을 쓸 수 있던 사람은 아마도 무척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집의 정면 문설주 위에는 일련번호가 적혀 있다. 그중 22라고 쓰여 있는 집에 유독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그 22호 집이 바로 소설가 카프카가 살았던 집이다. 평생 프라하에서 살았던 카프카의 일생에서 이곳에서 살았던 기간은 짧다. 그는 1916~1917년 사이 잠시 이곳에 살면서 글을 썼다고 한다.

카프카가 하나의 상징인 것처럼 황금소로도 마치 하나의 상징 같다. 궁 안에 뜬금없이 나타나는 골목이며, 마치 동화 속의 집처럼 알록달록하며 원래의 크기를 8할 정도 축소해놓은 듯한 그 모습이 무척 비현실적이다.

황금소로를 찾아가는 경로는 조금 특이하다. 도시의 길을 따라 들어가는 마을이 아니라 입장료를 내고 프라하 성으로 들어가 관람하게 된다. 비투스대성당과 이르지교회를 지나 건물을 끼고 왼편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그리 길지 않은 골목을 따라 가다 보면 금세 길이 끝나며 건물이 하나 막아선다. 그리고 그 앞에는 두 개의 문이 나타난다.

그 문을 통해 들어가면 각각 전혀 다른 성격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면 체코의 영화감독 조셉 카즈다의 유품과 영화 필름들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가 나온다. 왼쪽 문은 달리보르카탑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은 지하 감옥과 죄수들을 고문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주 으스스한 곳이다.

좁은 길과 비현실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집들, 그리고 골목을 내리누르는 두껍고 높은 성벽, 그리고 막다른 길과 그 문 너머의 상반된 공간은 마치 카프카의 소설 같다.

'K는 밤늦은 시각에 도착했다. 마을은 깊이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성이 있는 산은 안개와 어둠에 둘러싸여 있어서 전혀 보이지 않았고, 커다란 성이 있음을 알려 주는 아주 희미한 불빛조차도 눈에 띄지 않았다. K는 국도에서 마을로 통하는 나무다리 위에 서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허공 속을 한참 쳐다보았다.'- 카프카의 '성' 중에서

나는 '성'이라는 길고 지루한 소설로 카프카를 처음 만났다. 450쪽 정도 되는 장편이었다. 어린 시절 명작이라기에 아무 생각 없이 펼쳐들었다가 도저히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이후 몇 번 시도한 끝에 겨우 마지막 쪽까지 다 읽었는데, 그 끝이라는 것이 이야기를 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것처럼 진정한 끝이 아니었다.

골목이라는 것이 원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어디선가 들어오기도 하고 어디론가 홀연히 빠지기도 한다. 카프카의 소설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어떤 모르는 동네로 끌려와서 골목 한가운데 놓인 느낌이 든다.

'성'은 미완성으로 끝난 카프카의 대표작이며 마지막 소설이다. 황금소로의 집에서 그 글을 쓴 것은 아니었다 한다.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큰 성이라는 프라하 성과 성에 속해 있지만 성 안이라고 할 수 없는 언저리에서 성을 바라보는 느낌은 내내 성에 대한 소문만 듣다가 끝나는 소설의 느낌과 너무나 비슷하다. 나는 선과 악, 현실과 환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카프카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 K가 된 듯한 착각 속에 빠져서 길의 끝에서 만나는 문화와 야만을 상징하는 두 개의 문을 바라보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벨기에 - 부드럽지만 시큼한 '람빅' 맥주 맞아? 숙성될수록 달아
체코 - 황금빛 석양을 안주 삼아 황금빛 '필스너'를 마시다

벨기에 브뤼셀의 맥주 카페 ‘라 베카세’ 종업원이 맥주를 따르고 있다. 맥주의 종류 만큼 잔 모양도 다양하다. / 채민기 기자

맥주의 나라? 많은 사람들이 독일을 떠올린다. 하지만 독일을 사이에 둔 유럽의 두 나라, 벨기에체코에서는 어림없는 소리다. 벨기에에서는 과일부터 장미, 난초 같은 꽃까지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맥주가 향기를 뽐낸다. 체코는 1842년 황금빛 라거(효모가 양조통 바닥에서 작용해 발효된 맥주)의 효시로 불리는 ‘필스너’ 맥주가 탄생한 곳이다. 이들 나라를 여행할 때 맥주는 갈증 날 때 홀짝이는 음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의 테마가 된다.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 람빅

대표적인 벨기에 맥주는 람빅(Lambic)이다. 효모를 인공적으로 첨가하지 않고 공중에 떠다니는 천연 효모로 발효시킨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칸티용(Cantillon) 양조장은 박물관을 겸한 곳으로 "브뤼셀에서 유일하게 전통 방식으로 람빅을 만드는 곳"임을 자부한다. 곡식 저장고나 대형 맥주통 같은 양조 기구들을 둘러볼 수 있다. 대부분 실제로 양조에 사용하는 기구들이다.

입장료 6유로(약 1만원)에는 맥주 시음도 포함돼 있다. 람빅은 한국에서 많이 팔리는 라거 맥주와 전혀 다른 시큼한 맛이 난다. 이게 맥주인가 싶은 첫인상이다. 통 속에서 해를 거듭하며 숙성되면 단맛이 강해진다. 이렇게 묵은 람빅을 갓 만든 람빅과 섞어 달콤한 괴즈(Gueuze) 맥주를 만든다. 시음용 맥주를 따라주던 직원은 "람빅이 와인이라면 괴즈는 샴페인"이라고 했다.

벨기에엔 맥주 전문 카페도 많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낮에도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잔을 기울인다. '라 베카세'는 람빅을 신선한 생맥주로 맛볼 수 있는 곳. 고풍스러운 도기 그릇에 맥주를 담아 준다. '라 모르트 수비테'에서는 트라피스트(벨기에 전역의 수도원 6곳에서 만드는 맥주)의 하나인 '베스트말레'를 생맥주로 판다.

브뤼셀 그랑 플라스 바로 뒤에 있는 '오 브라서'에서는 트라피스트 '베스트블레테렌 12'를 마시는 행운을 경험했다. 이 맥주는 생산량이 적어 예약을 하고 직접 수도원에 가야 살 수 있다. 소매점에 나오기도 하지만 수도원에서는 원칙적으로 이익을 위해 되팔지 않는 조건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벨기에의 유명 카페 몇 곳을 제외하면 구경하기 어렵다. 쌉싸래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이런 희소성까지 더해져 애호가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로 자주 꼽히는 맥주다.

브뤼셀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가면 운하도시 브뤼헤(Bruges)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유명한 도시지만, 맥주 애호가에게는 색다른 면모로 다가온다. 6대에 걸쳐 가족이 운영하는 할베 만(Halve Maan) 양조장에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진행되는 가이드 투어가 있다. 20세기 초반부터 현대까지 양조 기구가 변해온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브뤼헤 조트' 생맥주 1잔을 포함해 6유로를 받는다.

브뤼헤에서 맥주 마시기 좋은 곳은 '브룩스 비르트예'다. 300여가지 맥주를 취급하고, 5∼6종의 생맥주는 주기적으로 바뀐다. 전 세계 맥주광이 몰려드는 유명 카페지만 단골들이 바에 모여 앉아 주인과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도 난다.

황금빛 라거의 효시, 필스너

필스너라는 이름은 체코 제2의 도시 플젠(Plzen)에서 왔다. 프라하에서 기차로 1시간50분쯤 걸리는 이곳 플젠이 필스너의 고향인 셈이다. 플젠역에 내려 5분쯤 걸으면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공장의 고풍스러운 정문이 나타난다.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필스너 우르켈 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체코 플젠에 있는 플젠스키 프라즈드로이 공장의 지하 맥주 저장고에서 안내원이 맥주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안내원 뒤의 대형 나무통에 맥주가 들어 있다. / 채민기 기자
이곳에도 가이드가 안내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버스로 공장 경내를 돌며 맥주를 나르던 옛 짐마차부터 하루 12만병을 생산하는 최신 포장 공장까지 둘러본다. 투어의 백미는 지하의 맥주 저장고. 땅굴 같은 통로 안에 사람 키보다 높은 나무 맥주통들이 쌓여 있다. 여기에 달린 꼭지를 열어 바로 따라주는 생맥주는 고소한 맛과 목을 타고 넘어가는 청량감이 일품이다. 저장고 안은 섭씨 7도 정도로 한여름에도 약간의 한기(寒氣)가 느껴진다.

프라하로 돌아와 골목길을 걷다 맥주 한 잔 생각이 난다면 '우 즐라테호 티그라'가 제격이다. '황금 호랑이'라는 뜻의 이 집은 카렐 교 근처의 후소바 골목에 있다. 관광객과 단골이 뒤섞여 금세 테이블이 꽉 찬다.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바 주변에 둘러서서 맥주를 마신다. 이들의 떠들썩한 목소리가 골목길까지 들려온다. 허름해 보이지만 1994년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데려갔을 만큼 프라하 펍의 '원조'로 불리는 곳이다.

체코 프라하 리에그로비 사디 비어가든의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 저녁 무렵이면 공원의 나무그늘 아래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산책 나온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 채민기 기자
좁은 실내와 떠들썩한 분위기가 힘들다면 비어 가든도 있다. 푸드코트처럼 야외 테이블 주변의 가게에서 맥주를 가져다 먹는다. '리에그로비 사디'는 리에그로비 공원 안의 비어가든이다. 필스너 우르켈과 감브리누스 같은 체코산 생맥주를 팔고, 대형 TV로 운동경기를 중계해 준다. 맥주 한 잔을 사서 들고 공원을 산책해도 좋다. 저녁때쯤 이곳을 찾으면 넓은 잔디밭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멀리 프라하 성 쪽으로 드리우는 멋진 석양을 볼 수 있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대중적인 술 맥주. 바빌로니아 벽화에 등장할 만큼 깊은 역사를가지고 있는 맥주의 맛과 디자인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시원한 첫맛, 쌉싸래한 끝맛, 부드러운 목넘김, 톡 쏘는 청량감 등맥주의 맛에선 나라별 사람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는가 하면 디자인에선그들의 문화와 감성이 느껴진다. 때로는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친구가, 때로는 기쁨을 배가시키는가락이 되는 나라별 대표 브랜드 맥주의 세계에 빠져보자.

독일
바이스비어(Weissbier) 시큼하고 쌉쌀한 맛이 일품인 바이스비어. ‘흰 맥주’라는 뜻의 바이스비어는 보리 맥아를 주재료로 하는 일반 맥주와 달리 밀 맥아를50%이상 포함하고 있어 보통 맥주보다 밝은 색을 띤다. 또 15~20도 사이의 높은 온도에서 발효한 맥주 효모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좀 더 빨리 숙성되는 특징이 있다. 바이스비어는 탄산이 강해 맥주의 아랫부분과 윗부분이 어느 정도 순환해야만 맥주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원통형의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것보다 넓은 주둥이와 긴 허리, 좁은 받침모양을 가진 잔에 따르면 맛을 배가시킬 수 있다.

크롬바커(Krombacher) 오리지널 맥아즙의 풍성한 맛으로 지적인 사람들이 즐기는 고품격 맥주로 자리매김한 크롬마커. 어린 맥아와 잘 발효된 누룩, 깨끗한 천연암반수만을 선별해 만드는 크롬바커는 맛과 향이 깊고 거품이 풍부해 독일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폭 넓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크롬바커 특유의 부드럽고 산뜻한 맛은 강한 탄산이 부담스러운 맥주 마니아들의 입맛에 딱이다. 알코올 도수는 5도.

뉴질랜드
스팅어(Stinger) 상큼한 라임향과 약간 쓴 맥주 맛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 스팅어. 알코올 도수는 5도. 투명한 유리병에 비쳐지는 진한 황금 빛깔의 맥주색이 먼저 구미를 자극한다.

보드카 크루저(Vodka Cruiser) 평균 알코올 도수는 5도로, 라즈베리·패션푸르트·아이스·메론 등 4가지 맛을 가지고 있다. 붉은 색이 마시기 전부터 입맛을 돋우는 라즈베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톡 쏘는 뒷맛이 일품이다. 브라질 원산의 시계풀 등 식물의 열매가 주재료인 패션푸르트는 달콤한 맛이 강하다. 전혀 맥주답지 않은 둔탁한 흰색을 띠는 아이스는 딸기향과 포도향의 복합적인 맛을 내며, 청량감이 좋다. 마지막으로 메론은 알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여성들이 즐기기에 좋다.

호주
포엑스(XXXX) 강한 청량감과 쓴맛이 적절히 어우러진 호주 퀸즈랜드주의 대표 맥주 포엑스. 원래 캐슬마인 엑스퍼트 라거(Castlemaine Export Lager)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맥주는 맥주의 강도를 알파벳 ‘X’로 표기하던 시절 강도가 높은 맥주임을 나타내기 위해 X를 붙이는 과정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현재 포엑스 맥주 양조장은 단순한 양조장의 역할을 넘어 맥주 홍보를 위한 1일투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투어에서는 맥주 양조과정을 공개함을 물론 시음의 기회도 제공한다.

투이스(Tooheys) 뉴사우스웨일즈주의 대표 맥주인 투이스는 영국스타일의 일반 라거 맥주인 투이스 뉴(Tooheys New)와 쓴맛이 강한 투이스 엑스트라 드라이(Tooheys Extra Dry) 두 종류로 나뉜다. 이중 투이스 뉴는 빅토리아주의 대표 맥주 빅토리아 비터(Victoria Bitter)보다 쓴맛이 적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킹(King) 호주 청정지역에서 자란 엄선된 맥아만을 사용하는 킹. 이 맥주는 맥아 특유의 자연스러운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인공의 어떠한 맛도 첨가하지 않아 깊고도 자연스러운 맛이 일품이다. 또 특이한 병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체코
필스너(Pilsner) 7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필스너는 체코 필젠 지방의 대표 맥주다. 낮은 경도의 물을 이용해 만들어 옅은 호박색을 띠며, 체코의 다른 맥주들에 비해 맛이 깨끗하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체코 사람들은 맥주를 차게 마시지 않기 때문에 체코 맥주를 마실 때는 4~5도 정도의 맥주 온도를 유지하면 가장 최상의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다.

부드바이저 부드바(Budweiser Budvar) 체코 체스키 부데요비치에서 생산되는 부드바이저 부두바는 필젠 지방의 필스너 맥주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체코 대표 맥주다. 부드바이저 부드바는 특유의 향을 내는 홉과 섬세한 아로마가 주재료로 섬세한 첫맛과 미묘한 끝 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캐나다
몰슨 캐네디언(Molson Canadian) 세계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 거대 맥주 제조회사인 몰슨사의 대표 맥주인 몰슨 캐네디언.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몰슨 캐네디언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 맥주는 자랑스러운 캐나다인(I am Canadian)이라는 내셔널리즘을 자극시키는 광고 캠페인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민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무스헤드 라거(Moose Head Lager) 무스헤드 라거는 입안에서 거칠게 터지는 탄산이 맥주를 목으로 넘긴 뒤에도 오래 남을 정도로 탄산 함유량이 높고청량감이 강하다. 반대로 뒷맛은 원재료 옥수수의 고소함이 느껴져 담백하다. 코카니(Kokanee)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작은 도시인 크레스톤에서 생산되는 코카니는 고산의 맑은 물과 태평양 연안에서 생산된 홉을 원료로 한다. 진한 황금빛을 띠는 코카니의 알코올 도수는 5도.
샌프란시스코 앵커 스팀 비어
(Anchor Steam Beer) 1896년 처음 생산된 앵커 스팀 비어는 깊은 색과 두터운 거품, 풍부한 맛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우수한 프리미엄 맥주로 꼽힌다. 발효 과정 중 발생하는 탄산가스가 마치 스팀이 나오는 모습과 흡사해 ‘스팀 맥주(Steam Beer)’라고 불리는 앵커 스팀 비어는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샌프란시스코 전통 맥주 양조 방식을 그대로 계승해 생산되고 있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인도

킹피셔(Kingfisher) 세계 52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인도의 대표 맥주 킹피셔. 인도 내 맥주 소비량의 34%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이 맥주는 종류별로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어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킹피셔는 맥주의 맛만큼이나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도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다. 에너지, 젊은, 역동성, 자유를 상징하는 킹피셔 로고인 작은 새(물총새)는 이미 이 맥주의 제조회사 UBG의 마스코트가 됐다. 가격은 약 45루피(약 1200원) 정도.

로열 챌린지 프리미엄 라거(Royal Challenge Premium Lager) 인도에서 2번째로 많이 팔리는 로열 챌린지 프리미엄 라거는 1993년에 처음 생산됐다. 엄선된 6종류의 보리 엿기름으로 양조된 이 맥주는 긴 시간 동안 제조해 고유의 부드러운 넘김과 풍부한 맛을 낸다. 특히 고급스러운 포장과 창의적인 광고활동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알코올 함유량은 5%로 미국, 유럽, 중앙아시아, 호주, 홍콩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가격은 1병에 35루피(약 900원) 정도.

일본
에비수(Yebisu) 맛과 향이 매우 깊어 일본 최고의 맥주라 불리는 에비수. 적당히 진한 황금색을 띠는 이 맥주의 맛은 구수함보다는 쌉쌀한 맛에 가까우며 뒷맛의 여운이 길다. 또 탄산이 살짝 입천장을 쳐주는 정도에 불과해 과하지 않고 적당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알코올 도수는 5도.

삿포로 블랙(Sapporo Black) 시원한 맥주의 맛에 무화과 향이 은근히 번지는 삿포로 블랙은 일반 흑맥주에 비해 맛이 옅은 편이다. 이 맥주는 세라믹 필터로 미생물과 불순물을 걸러내는 특유의 방식으로 제조돼 타 맥주에 비해 맛이 가볍고 시원하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이집트 스텔라(Stella) 1897년 처음 생산된 스텔라는 이집트 특유의 톡 쏘는 맛으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로컬(local), 엑스퍼트(export), 흑맥주인 프리미엄(premium) 총 3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이중 전통의 맛을 강조한 스텔라 로컬이 가장 인기가 좋다. 스텔라는 이집트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은 5~8이집트파운드(약 1030~1650원) 정도. 사카라 골드(Sakara Gold) 조세르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를 볼 수 있는 사카라 지역의 이름을 딴 사카라 골드는 톡 쏘는 맛이 매력적인 스텔라와 달리 알코올 도수 4도의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보다 알싸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알코올 도수 10도의 사카라 킹을 짚어들길.

싱가포르 타이거(Tiger)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맥주이자, 싱가포르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민 술 타이거. 유럽산 보리 맥아, 네덜란드에서 배양된 이스트 등으로 만들어진 타이거는 맥주 고유의 쓴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톡 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또 적당한 달콤함과 쌉쌀한 끝맛을 동시에 전달해 훈제요리와 함께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ABC 스타우트 싱가포르(ABC Stout Singapore) 호랑이표 연고를 개발해 유명해진 회사가 유럽의 흑맥주를 모방해 만든 ABC 스타우트 싱가포르. 어떠한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으며 다소 높은 알코올 도수와 특유의 톡 쏘는 맛으로 동양인들이 즐겨 찾는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프랑스
1664 크로넨버그(Kronenbourg) 프랑스 알자스지방의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생산되는 1664 크로넨버그는 약간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뒷맛이 일품인 맥주다. 도수는 종류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평균 5도 정도이며, 가격은 1.15유로(약 1750원) 정도. 현재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으며,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도 인기가 좋다.

시티(CH’TI) 시티는 프랑스 북부 사람을 사리키는 말로 섬세한 맛을 지닌 프랑스 대표 맥주이다. 목넘김이 매우 부드러운 것이 가장 큰 장점인 이 맥주는 현재 노르-파-드-깔레(Nord-Pas-de-Calais) 지방인 베니퐁텐의 카스텔랑 양조장에서 전통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6도 정도다.


미국
밀러 라이트(Miller Lite) 저칼로리 맥주 시장에서 꾸준히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밀러 라이트. 이 맥주는 칼로리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맛이 깔끔하고 상쾌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다른 맥주에 비해 포만감이 적은 것이 특징.


태국
싱하(Singha) 태국을 대표하는 지역 맥주 싱하. 태국 맥주 중 가격이 제일 비싸지만 한번 맛보면 중독되는 강한 청량감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일반 맥주에 비해 홉 향이 조금 강해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선호한다.

(Chang) 창은 태국어로 코끼리를 뜻한다. 두마리 코끼리가 그려진 라벨이 인상적인 창은 싱하보다 톡 쏘는 맛이 덜하고 가벼운 편이며, 가격도 저렴해 현지인들이 즐겨 마신다.


달콤 쌉싸래한 향과 맛에 취하다

필리핀
산 미구엘 페일 필센(San Miguel Pale Pilsen) 세계 3대 맥주 중 하나인 산 미구엘 페일 필센. 적당하게 입맛을 돋워주는 홉의 쌉쌀한 맛으로 시작해 부드럽게 목을 넘어가 마지막까지 산뜻함을 주는 이 맥주는 아시아 음식과 궁합이 가장 잘 맞는다. 또 산뜻한 향의 동양 맥주와 강한 홉의 맛을 가지고 있는 서양의 맥주를 알맞게 융화시켜 동·서양 모두에서 크게 사랑받고 있다.

비어 나 비어(Beer na Beer) 비어 나 비어는 세계적인 주류·식품 콘테스트인 ‘몬데 셀렉션(Monde Selections)’ 맥주 부문에서 3번이나 금메달을 수상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맥주이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매력적인 이 맥주는 1988년 처음 생산됐다. 가격은 25페소(약 630원) 정도.


라스베이거스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Samuel Adams Boston Lager) 1894년 처음 생산된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 이 맥주는 1773년 일어난 보스턴 차사건 때 큰 역할을 했던 사무엘 아담스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랐다.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는 짙은 호박색을 띠며 도수는 4.9도이다. 두 종류의 맥아와 독일의 아로마 홉을 사용해 깊으면서도 묵직한 맛과 풍부한 향을 낸다. 특히 강한 첫 느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부드러운 끝맛, 입에 닿는 느낌이 일품이다. 병뚜껑 안쪽에서 사무엘 아담스 보스턴 라거의 수상 이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1병당 4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Praha_프라하 골목&맥주도시 필젠

동유럽의 진주, 체코 프라하. 숱한 문사(文士)들과 예술가들이 프라하 골목을 거닐며 예술을 논했다. 나치에 의해 잔혹하게 능멸당한 비운의 도시이기도 하다. 21세기는? 배낭족들 천국이다.

◆프라하의 봄과 존 레논의 벽

대부분의 프라하 여행객들은 황홀한 야경의 프라하 성, 웅장한 바츨라프 광장, 고풍스러운 석교 위에 수공예품 장터를 펼친 카렐교. 천문시계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구시가 광장을 보기 위해 대로(大路)를 따라간다.

하지만 골목으로 들어가도 길은 통한다. 번잡하지 않은 골목 여행에는 프라하에 남아있는 자유와 평화의 흔적도 있다.

프라하의 젊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출발지로 삼는다는 '바츨라프 광장'. 이곳에는 '프라하의 봄'을 느낄 수 있는 추모비가 있다. 체코 국민 영웅 바츨라프상을 등지고 열 걸음 정도 걸으면 나오는 작은 화단 속에서 청년 2명의 얼굴을 새긴 추모비를 찾을 수 있다. 프라하의 봄 시절, 민주화를 위해 분신한 얀 팔라치와 그를 추모하며 분신한 얀 자익이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꽃이 끊이지 않는다.

바츨라프 광장을 내려와 사거리를 직진해 걷다 보면 오른쪽에 작은 길거리 시장이 나타난다. 여행객보다는 프라하 시민들이 주로 찾는 이곳에서는 과일, 채소나 눈알 모양의 젤리 같은 '불량식품', 체코 기념품 등을 구할 수 있다. 이 노점에서 흥정에 실패했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 파는 물건은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하다.

프라하 성으로 가는 관문, 카렐교를 찾아갈 때도 큰길보다는 골목길이 재미있다. 특히 화약탑 뒤쪽 골목길을 이용하면 천편일률적인 기념품점 거리를 피할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 나오는 것 같은 녹아내린 모양의 시계를 파는 시계전문점이나 프라하 젊은이들이 자정을 넘어 밀려드는 클럽이 있는 곳도 이 골목이다.

프라하 성을 오르려 카렐교를 건너 첫 번째 나오는 왼쪽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존 레논 벽'과 수백개의 자물쇠가 걸려 있는 벽이 있다. 존 레논이 다녀간 곳은 아니지만, '존 레논 벽'은 1980년 그가 사망한 이후 체코의 젊은이들이 그를 기억하는 낙서를 남겨둔 벽이라고 한다. 30년 세월 속에 지금은 연인들의 사랑 고백이나 여행객들의 기념문구 등이 덧칠되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어지러운 낙서 속에 물론 한글도 보인다.

필스너 페스트에서 '필스너 우르켈'을 치켜든 사람들. 필스너 맥주는 필젠 시민들의 자부심이다 밀러브루잉코리아 제공
◆맥주의 도시 필젠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져 있고, 16만5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도시 필젠(Pilsen)은 맥주의 수도다.

'라거 맥주'의 효시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1295년 바츨라프 2세가 은광(銀鑛)이 있는 필젠 지역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일반인들에게 맥주를 만들 수 있게 허가했다. 필젠에 가면 필스너 우르켈, '체코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 감브리너스(Gambrinus), '과일향이 은은한 흑맥주' 코젤(Kozel) 등을 산지(産地)에서 직접 맛볼 수 있다.

필젠의 중심은 '퍼블릭 스퀘어' 광장이다. 성 바르톨로뮤 성당의 102.3m 첨탑이나, 세계 3대 유대교 예배당 중 하나인 그레이트 시나고그(Great Synagogue), 중세시대 창고이자 지하 샘으로 쓰였던 19㎞ 길이 지하통로 모두 걸어서 5분 거리다.

필젠 곳곳에서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간판을 만나게 된다. 필스너 생맥주를 파는 곳이다. 글자 모양이 춤을 추듯 구불거리는 게 묘하게도 고딕풍 건물에 잘 어울린다. 필스너 맥주를 만드는 필젠스키 프레즈드로이(Plzensky Prazdroj)사의 공장 인근 술집에는 공장에서 맥주를 보내주는 관이 있다. 공장 맥주 탱크에서 숙성 중인 맥주를 뽑아먹는다고 해서 '탱크 비어(tank beer)'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메뉴판에서 '피보(Pivo·'맥주'라는 체코어)'라고 쓰여진 부분을 가리키면, 점원은 배가 뚱뚱한 유리잔에 뽀얀 거품을 두둑하게 덮은 황금빛 맥주 한 잔을 내온다. 달콤한 첫맛이 가볍게 목을 두드리는 끝맛으로 변하고 나면 코끝에는 고소한 향기만 남는다. 잔에는 효모와 거품이 그어놓은 하얀색 원, '엔젤 링(angel ring)'이 층층이 남는다.


프라하 성에서 바라본 프라하 시내 풍경. 이영민 기자
여·행·수·첩

▲항공편: 대한항공이 프라하 루지네공항까지 주 4회(월, 화, 목, 토 1회) 직항한다. 11시간.

▲프라하 골목 움직이기: 프라하는 규모가 작아 구시가 지역은 걸어서 여행이 가능하다. 프라하 시내에서는 버스, 지하철, 트램(지상 전동차)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연결된다. 이 중 지하철은 A선, B선, C선 세 개의 노선이 있는데, A선을 이용하면 바츨라프광장(뮤제움 Museum 하차), 프라하성(말로스트란스카 Malostranska 하차) 등을 찾아갈 수 있다.

▲교통 ①루지네공항에서 프라하: 30분 간격으로 공항 익스프레스(약 40분 소요)가 있다. 119번 버스를 타고 지하철 A선 데이비츠카(Dejvicka)역에 간 뒤 지하철을 타는 방법도 있다.

②프라하에서 필젠: 기차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필젠역까지 2시간(147코루나). 버스는 우안 플로렌츠(Uan Florenc) 정류장에서 출발. 1시간~1시간30분(120 코루나).

▲숙박 ①프라하: 바르셀로 올드타운 프라하 호텔은 걸어서 주요 관광지를 갈 수 있고 방마다 독특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1인 1박은 20만원대. 저렴한 크라운 프라자 호텔이나 악센트 호텔도 깔끔하다. 바르셀로 올드타운 프라하 www.barcelooldtownpraha.com  크라운 플라자 www.austria-hotels.at/cz/crowneplaza/index.html  악센트 www.akcent-hotel.cz

②필젠: 메리어트 호텔과 우즈보누 호텔 추천. 1박 기준 10만원대. 메리어트 호텔이 규모가 크고 조금 더 비싸다. 메리어트 호텔www.marriott.com/hotels/travel/prgpz-courtyard-pilsen  우즈보누 호텔 www.hotel-uzvonu.cz

▲환율: 9월 7일 현재 100코루나는 약 6100원

▲맥주투어: 필젠 특유의 관광상품. 코스에 따라 90~250코루나(한화 5490~1만5250원)를 내고 하루 12만 병을 생산하는 맥주 공장, 필스너 맥주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9㎞ 정도 뻗은 지하터널에 가면 수십년 된 나무 맥주통을 볼 수 있다. 맥주축제 '필스너 페스트(Pilsner Fest)'도 있다. 1842년 필스너 우르켈 맥주의 첫 생산을 기념해 매년 가을 이틀 동안 열린다. 올해는 지난달 27일·28일 168회 축제가 열렸다.

▲필젠 및 필스너 맥주 투어: www.prazdroj.cz/en/come-and-visit

필젠 내 필스너 우르켈 관련 프로그램 문의: 밀러브루잉코리아 (02)301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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