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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페루 : 페루에서 ‘청춘’을 즐기는 법 청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이다. 처음 도쿄에 내렸던 1993년 봄부터 지난해까지의 내 여행은 그 청춘에 속했다. 어떤 날은 에든버러의 축제를 꼭대기에서 찍기 위해 성곽의 가장 가파른 곳까지 올라갔고, 어떤 날은 사륜구동 자동차를 끌고 한겨울 로키 산맥을 달렸으며, 어떤 날은 타는 듯이 뜨거웠던 한여름의 그리스 노천시장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 이 모든 날과 시간 곳곳에 아찔함과 절망, 그리고 다음 행보를 알 수 없는 불확실함이 숨어 있었다. 평생을 여행과 함께했던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가 그의 저서 을 통해 말했던 “여행의 시작은 일상의 단조로움, 타인과 우연히 함께하고 낯선 풍경을 관찰하는 데 있다”는 여행의 근본적인 가치를 20대와 30대의 나는 결코 알지 못했다. 청춘은.. 더보기
페루 : 공중 도시로 내딛는 걸음마다 비밀스러운 숨결이 느껴진다 잉카 트레일 Day 1. 성스러운 계곡에서…'천사의 트럼펫'을 따라 해발 2600m의 작은 마을 피사쿠초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이 마을의 다른 지명은 KM 82.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철도로 82㎞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낭만이라고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실용적 작명. 승용차와 기차로 갈 수 있는 도로는 여기가 마지막이다. 첫날 예정한 12㎞는 고산(高山)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당신을 배려하는 초보자 코스. 해발고도는 500m가 상승해 3100m까지 올라갔지만, 이미 이틀 동안 머물렀던 쿠스코 도시의 해발고도가 3300m였다. 온순한 페루의 알파카처럼, 심장은 아직 통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편안하고 순탄한 길이다. 정복과 극복에 의미를 두는 남성 클라이머가 흔히 놓치는 대목이 있다. .. 더보기
페루 푸노 : 페루 작은 성당 앞 '악마의 춤' 행렬… 聖母 마리아를 기리는 성촉절 축제 사진가남미 안데스 산맥 위 페루의 작은 도시 푸노의 성당 앞으로 악마의 춤 무리가 지나가고 있다. 가톨릭에서는 예수가 탄생한 후 40일째 되는 날인 2월 2일이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성촉절이다. 남미 여러 나라에서 성촉절 축제가 열리는데, 페루 푸노의 것이 크고 유명하다. 티티카카 호수 근처의 도시 푸노는 스페인 점령시절, 가톨릭 포교의 중심지였다. 지금 푸노의 수호성인은 '촛불의 성모'로, 남미의 여러 성모가 그렇듯 원주민 피부색과 같다. 성촉절이 낀 2주 동안 푸노에서 성모를 위한 축제가 열린다.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모인 1000여명의 공연팀이 민속경연대회를 열고 줄지어 거리를 행진한다. 성모에게 바치는 춤과 음악이 2주 동안 거리를 메우는데, 이 행진 중에 악마의 춤이 있다. 악마의 춤 역시 안데스.. 더보기
페루 리마 : 마추픽추도… 식·후·경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페루 요리 잉카제국의 옛 수도 쿠스코와 마추픽추를 잇는 잉카레일 일등석은 달리는 레스토랑이다. 철길과 나란히 흐르는 빌카노타 강을 창밖으로 내다보며 식전주 피스코사워를 마시고 향긋한 송어 요리에 백포도주를 곁들이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강을 따라 1시간 30분간 북서쪽으로 달리면 하늘의 도시 마추픽추에 도착한다. / 잉카레일 제공남미 겨울의 끝자락인 9월, 페루 수도 리마는 낮게 깔린 잿빛 구름 아래 잔뜩 웅크린 모습이었다. 페루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장편 '새엄마 찬양'에서 리마의 겨울을 이렇게 설명했다. '커튼을 걷자 축축하고 음산하며 희뿌연 리마의 9월 햇빛이 방 안을 덮쳤다. 겨울은 참으로 냉혹하고 모질다고 루크레시아 부인은 생각했다.' 그러.. 더보기
페루 리마 : 여기, 하늘 위… 美食 천국 1 일식 퓨전 레스토랑 마이도의 ‘라바 세비체’. 라임즙을 냉동건조한 뒤 부숴 옥수수 가루와 섞었다. 2 스시에 생선 대신 소고기를 얹은 마이도의 ‘스시 어스’. 밥 위에 등심과 메추리알을 얹거나 소 편도선을 바싹 구워 얹었다. 3 페루의 대표적인 서민음식 안티쿠초. 4 아보카도를 태운 가루로 만든 빵과 당근 요리인 센트럴 식당의 ‘나무 계곡’. 5 꽃잎인 줄 알고 먹었는데 회가 씹힌다. 아마존 민물생선 돈세야 살은 꽃처럼 붉은색이다.6 대형 석쇠에 돼지를 통째로 구운 ‘찬초 알 팔로’. 미스투라 축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사간 요리다. 이반 키시치(IVAN KISIC)와 마이도(MAIDO), 센트럴(CENTRAL)은 국제적인 미식(美食) 도시로 뜨고 있는 리마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3.. 더보기
페루 : 전통과 퓨전의 만남… 188개의 '페루'를 맛보다 '미스투라' 요리 축제9월 4일부터 13일까지 리마에서 열린 요리 축제 미스투라(MISTURA)는 온갖 요리가 섞여 새롭게 탄생하는 페루 요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다. 올해 모토는 '다양한 음식의 융합과 교류를 통한 새로운 요리의 추구'. 크고 너른 지역에서 나온 페루 고유의 농수축산물은 스페인과 잉카의 전통 방식으로 요리되고, 일식의 영향을 받은 닛케이, 중식과 유럽 음식의 퓨전인 치파(Chifa) 요리까지 선보이며 풍성한 먹거리를 선보였다. 미스투라라는 말 자체가 스페인어로 혼합(mixture)이란 뜻이다. 올해로 8회째인 미스투라는 식재료의 다양성과 요리의 창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요리 부스는 총 188개. 페루 각지에서 참가한 레스토랑의 요리를 맛보거나 다양한 지역에서 생.. 더보기
페루 푸노 : 그들의 축제는 멈추지 않았다 며칠씩 반복된 음악 속에서 푸노와 헬싱키 긴 여행 뒤에 쌓인 사진들은 여행의 기억처럼 뒤죽박죽이다. 엉뚱한 사진들이 짝을 맺는다. 그 사이에 나만의 여행 이야기가 놓인다. 한껏 차려입고 음악에 맞춰 춤추며 노는 것이 성모(聖母)를 위한 숭배가 될 수 있을까? 페루 안데스 산맥 위의 작은 도시 푸노에서는 매년 '촛불의 성모 축제'가 열린다. 2월 2일 성촉절에 맞춰 2주간 열리는데 페루와 볼리비아의 여러 마을에서 100여개 팀이 모인다. 각 팀이 악대와 남자 무용수 여자 무용수들 100여명으로 구성되니 전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축제 동안 매일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신나는 가락과 북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한다. 목표는 광장의 대성당이다. 공식 일정이 있지만, 일정과 상관없이 수시로 행진을 한다. 나와 아내는 광장 가까운 곳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