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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은 일본 홋카이도에는 보랏빛 라벤더가 넘실거리고, 5월까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봄과 꽃의 상관관계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찰떡이다. 봄꽃이란 단어가 어느 계절보다도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것도 봄이 주는 생명력과 꽃이 주는 화사함의 조화 때문일 테다. 3월이 되면 전 세계가 봄꽃 향기로 그윽해진다. 좀 더 새로운 봄나들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세계의 봄소식, 아니 봄꽃소식을 전한다.① '꽃열도 하나미' 일본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시작해 벚꽃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북쪽의 홋카이도에는 보랏빛 라벤더가, 남쪽의 오키나와에는 새빨간 히비스커스가 만발한다. 연분홍만 가득한 열도가 아니란 얘기다. 그래서 3월부터 길게는 5월까지 일본 전역은 꽃축제인 하나미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꽃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다 보니 여행 기간이나 지역 역시 축제에 맞춰 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특히 홋카이도에서는 5월 벚꽃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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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이색 봄꽃여행' 대만 르웨탄 호수 

봄꽃여행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 대만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에 버금갈 벚꽃놀이를 대만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 2월 말부터 타이베이 시내와 양밍산, 타이중의 르웨탄 호수, 가오슝 근교 아리산 등은 흐드러진 벚꽃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일본 못지않게 다양한 온천이 즐비하고, 이국적인 풍광과 맛있는 먹거리가 넘쳐나 힐링 여행부터 이색 관광까지 두루 즐기기에 손색없다. 색다른 벚꽃 구경을 하고 싶은 이에게 대만은 특별한 추억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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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튤립 천국' 네덜란드 쾨켄호프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도 봄꽃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 튤립 축제라 불리는 쾨켄호프 꽃 축제 때는 800종이 넘는 튤립이 1000만송이가량 꽃봉오리를 터트린다. 이렇게 꽃이 많이 피다 보니 꽃이 심어진 곳 역시 역대급이다. 축제가 펼쳐지는 리서의 쾨켄호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원 중 하나로 유럽의 정원이라 일컫는다. 올해 축제는 3월 21일부터 5월 1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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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봄빛 호수'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봄만 되면 더 빛이 난다는 슬로베니아. 만년설이 녹아 흐르며 만든 블레드 호수에 봄이 깃들면서 봄 햇살의 반짝임이 더욱 아름답다. 그 때문일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꼽히는 이곳은 호숫가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배경으로 관광객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진다. 조금 익사이팅한 것을 즐기는 이들은 소카 계곡이나 로가스카 계곡에서 봄을 시작한다. 래프팅부터 카누, 카약 등을 비롯해 산악자전거까지 다양한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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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모네의 정원' 프랑스 지베르니 

프랑스의 봄을 파리에서만 즐기기 아쉽다면 근교로 눈을 돌려도 좋다. 더구나 화가 클로드 모네를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그럴싸한 곳이 있다. 지베르니다. 파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에는 모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수련 연작이 탄생한 그의 집과 정원이 있다. 생을 마치기 전까지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며 완성한 모네의 정원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4~5월에는 오색창연 만발한 꽃이, 여름에는 푸른 수련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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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도시 꽃밭' 스페인 헤로나 

영화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스페인 헤로나는 그만큼 아름다운 명소가 많다. 특히 구시가지가 인상적이라 이곳에서 남긴 사진은 인생사진이 될 확률이 높다. 도시 분위기 자체가 작품성이 높다 보니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되면 곳곳에서 셔터 소리가 터져 나온다. 5월 11일부터 19일까지 꽃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꽃밭을 방불케 한다. 이 기간 바르셀로나에서 헤로나까지 가는 기차는 연일 매진이니 서둘러 예매해야 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


눈 찾아 떠난 겨울 여행
  순백의 홋카이도  

눈이 말라버린 올겨울 우리는 눈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설국으로의 초대, 홋카이도...

을 애는 차가운 바람과 손, 발 시린 영하의 날씨에도 우리가 겨울을 기다렸던 이유는 바로 순백색의 눈 때문이었다. 겨울 레포츠도 워낙 좋아할 뿐만 아니라 가끔씩 중무장을 하고 설경을 배경으로 오르는 겨울 산행도 즐긴다. 그런 우리 가족에게 올겨울은 너무나도 잔인한 겨울로 남았다. 대체 올겨울 내릴 눈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건지... 그래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설국으로 소문난 홋카이도로 떠났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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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의 시작과 끝,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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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눈 찾아 떠난 홋카이도 여행은 삿포로에서부터 써 내려간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3시간 남짓이면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이지만 홋카이도는 일본 열도 맨 북쪽에 위치한 섬이기 때문에 제법 비행시간이 길다. 우리나라 면적의 약 70%나 되는 작지 않은 섬으로 계절마다 역사 깊은 각종 축제들이 있어 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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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로의 이동은 주로 버스 와 JR 노선 지하철을 많이 이용한다. 창밖을 구경하며 여행을 하기에는 버스도 좋겠지만 난 지하철을 선호하는 편이다. 비교적 정확한 시간에 맞춰 일정을 잡을 수 있고 무엇보다 홋카이도처럼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 장점이 발휘된다. 일본의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50분이면 삿포로역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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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는 홋카이도 제1의 도시이자, 일본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도시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유키마츠리(눈 축제)'가 열려 진정한 겨울 여행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이맘때는 항공료는 물론이며 인근 숙박시설 또한 금액이 많이 오르고 예약 또한 잡기가 어렵다. 축제가 열리기 바로 일주일 전에 방문했던 삿포로도 수많은 인파에 어디를 가든 쉽지 않은 관람을 해야 했었다. 축제의 장으로 뛰어들고 싶다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하겠다. 그럼 삿포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부터 돌아보도록 하자.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 / Sapporo TV Tower
삿포로시 주오구 오도리니시 1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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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시내 관광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누어 여행 계획을 세워 볼 만하다. 우선 지하철을 이용해 처음 삿포로에 발을 내디뎠던 JR 삿포로역 주변,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삿포로 TV 타워, 마지막으로 음주 가무를 즐길 수 있는 스스키노 지역이다. TV 타워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여행 도중 방향을 잃었을 때도 늘 그 기준점이 되어 주는 곳이다. 삿포로에는 그리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으므로 어디서든 쉽게 이곳 TV 타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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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미터에 달하는 이 철골 탑 90미터 높이에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3층 승강장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조금은 미완성인 듯 보이는 철골 구조물을 빠르게 오르며 삿포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흰 눈으로 덮인 도시의 설경이 그동안 목말라 있던 겨울 설경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해소시켜 주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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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는 철저한 계획도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듯이 모든 길은 동과 서, 남과 북으로 반듯하고 곧게 뻗어 있다. 이렇게 반듯 한 네모 모양의 도시 형태를 띠고 있으니 초행길인 여행자도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타워 전망대는 360도로 관람이 가능한 곳이다. 타워의 정 중앙인 오도리 공원 방향을 내려다보면 삿포로 시내가 좀 더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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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정 중앙에서 바라본 오도리 공원의 모습이다. 곧게 뻗은 두 길가 중앙에 위치한 네모 반듯한 이 조각들이 모두 오도리 공원이다. 길이가 무려 1.5킬로미터에 달하고 폭 105m인 이 그린벨트 지역이 삿포로 시가지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삿포로 관광의 핵심이 되는 곳이 바로 이 오도리 공원이 되겠다. 5월에는 라일락 축제, 6월에는 소란 축제, 7월 꽃 페스타, 11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그리고 세계 3대 축제에 꼽히는 2월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 시간: 09:00~22:00 
 요금: 어른/720엔, 고등학생/600엔, 중학생/400엔, 초등학생/300엔
 주소: 삿포로시 주오구 오도리니시 1초메
홋카이도 구 본 청사 / Hokkaido Government Office
6 Chome 기타 3 조니시 주오 구 삿포로 시 홋카이도 060-858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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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렌가(빨간 벽돌)'라고 불리는 홋카이도 구 본 청사 건물이다. 250만 개의 적벽돌을 쌓아올려 지은 덕분에 오랫동안 삿포로의 특색 있는 건물로 남아 있다. 1888년에 건설되어 약 80년간 홋카이도의 행정을 보던 곳으로 현재는 신청사로 이전을 하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곳이다. 멋스러운 외관과 함께 내부에는 홋카이도 개척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돌아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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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벽돌의 구 청사 주변에는 연못과 정원도 잘 꾸며져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다만 지금처럼 눈이 많이 내린 겨울철에는 곳곳에 쌓아 놓은 많은 양의 눈 때문에 공원 관람은 큰 의미는 없겠다. 다만 눈 축제의 재료로 쓰기 위해 곳곳에 쌓아 놓은 눈 더미들이 오히려 인상적이다. 간혹 아이들이 이 눈 더미 위를 올라 다치는 경우가 있는지 '오르지 마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곳곳에 쓰여 있다.
 
 시간: 08:45~18:00 
 요금: 무료
 주소: 6 Chome 기타 3 조니시 주오 구 삿포로 시 홋카이도 060-8588 일본

삿포로 맥주 박물관 / Sapporo Beer Museum  
9 Chome-1-1 Kita 7 Johigashi, Sapporo, Hokkaido 065-8633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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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나는 삿포로 하면 두 가지가 연상된다. 하나는 일식집이고 다른 하나는 맥주다. 그만큼 저 빨간색의 별은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있다. 홋카이도 여행이 처음이라면 이곳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필수 코스라 할 수 있겠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JR 역 주변 관광지로 역에서 도보로 20분, 택시로 10분 이내에 도착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뽀득 거리는 눈길을 걸으며 겨울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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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1890년에 삿포로 제당 회사 공장으로 완공되어 활용되다가 1905년부터 맥주공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구 청사와 함께 메이지 시대의 모습이 남아 있는 건물로 홋카이도 건축 유산 중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순백색의 눈 위에 고풍스럽게 그 자태를 뽐내는 이 건축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특히나 조명이 켜진 밤 시간대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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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과거에 실제로 맥주 제조에 사용되었던 대형 가마가 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가마 주변 회전형 슬로프를 따라 아래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곳이야말로 리얼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인테리어다. 아래층 전시실에는 맥주의 역사와 원료 그리고 제조 공정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다. 과거 광고 포스터부터 맥주병의 스타일까지 시대별 변천사를 볼 수 있다. 이 전시 공간의 맨 마지막은 맥주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테이스팅 라운지가 있는데 삿포로 맥주를 종류별로 시음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09:00~18:00
 요금: 무료
 주소: 9 Chome-1-1 Kita 7 Johigashi, Sapporo, Hokkaido 065-8633 일본

스스키노 거리 / Susukino Street 
일본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4−1/ 3943+58 삿포로 시 일본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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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는 밤에 꼭 가봐야 할 삿포로의 명소. 바로 스스키노 거리다.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 후쿠오카의 나카쓰와 함께 일본의 3대 환락가로 꼽히는 곳이 바로 홋카이도의 스스키노 거리 되겠다. 밤이 되면 약 5,000여 개의 주점과 식당, 각양각색의 상점들이 비로소 제모습을 찾는다. 각종 여행책자나 블로그에 소개되어 나오는 맛 집들이 주로 이 스스키노 거리 주변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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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키노 거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니카[NIKKA] 상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오사카 도톤보리에 글리코상이 있다면 삿포로에는 니카 상이 있다. 일찍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만든 니카 양주는 홋카이도의 명물이다. 돈키호테 몰 또는 빅카메라 등 주류 판매점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양주로 술에 대해 깊은 조예가 있지는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 좋은 위스키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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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 오게 되면 꼭 먹어 봐야 한다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그 첫 번째는 털 게 요리이고 그 두 번째는 칭기즈칸이라는 어린 양고기 요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미소라멘이 그것인데 나는 특정 음식점을 꼽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스키노 거리 인근이 모두 이런저런 요리들의 거리이고 맛 집이라고 소개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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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소개를 받고 찾아가는 곳마다 대기시간은 30분 이상이며, 결국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시간만 허비하게 되는 일이 많다. 오히려 숙소 근처나 일정에 맞춰 이동하다가 현지인들이 조금 많이 몰려 있는 음식점을 택하는 편이 현명하다. 삿포로에 머무른 5일 동안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맥주는 꼭 삿포로 클래식 파란 띠를 선택하도록 하자!

 시간낮보다는 밤을 추천
 요금: 무료
 주소: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4−1/ 3943+58 삿포로 시 홋카이도

홋카이도 겨울여행의 핵심! 후라노, 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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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홋카이도로 눈을 찾아 떠나온 여행의 본 목적지라 할 수 있는 후라노와 비에이로 가보도록 한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삿포로가 한국의 서울이었다면 후라노와 비에이는 강원도 평창과 설악산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홋카이도 전 지역이 겨울철 눈이 워낙 많이 오는 지역이어서 어디를 가든 하얀 눈과 함께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설국으로의 여행은 바로 이곳 후라노와 비에이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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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후라노와 비에이를 여행하려면 작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삿포로에서 3시간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는 이곳을 가기 위한 교통 편에 대한 고민이 그것인데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자유여행의 꽃인 렌터카를 이용한 방법. 비용적인 면이나 자유롭게 원하는 스타일로 관광을 할 수 있어 어디서나 선호하는 이동 수단이지만 이곳은 바로 설국, 홋카이도다.

예측 불가한 눈 폭탄과 강풍 등으로 한 치 앞 길도 잘 안 보일 때가 많으며 초행길 눈길 운전으로 사고가 빈번한 곳이기도 하다. 간혹 우리나라의 한계령이나 미시령처럼 폭설 시 승용차의 통행을 금지하는 일도 간혹 있다고 한다. 큰맘 먹고 떠나온 여행에 목적지는커녕 눈길에서 발만 동동 구를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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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기차를 이용해 비에이역까지 가서 택시를 이용하는 택시투어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낭만적인 기차 여행과 함께 좀 더 여유롭게 비에이와 후라노를 돌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비용적인 면에서 녹록지가 않다. 왕복 기차요금도 비싼 편인데다가 택시를 이용한 투어 요금도 별도로 정해져 있으므로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의 인원수를 체크해 어떤 방법이 합당한지 따져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선택했던 버스투어다. 버스투어는 일단 비용적인 면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예상하는 바와 같이 단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과 빡빡하게 짜여있는 스케줄로 인해 여유로운 감성 투어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눈길 안전사고와 갑작스러운 눈 폭탄으로부터 변수 없이 여행하기에는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이라면 가장 마음 편한 여행길이 되니라 본다.

흰 수염 폭포
일본 〒071-0235 Hokkaido, Kamikawa District, Biei, 字白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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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아침 삿포로에서 비에이와 후라노로 향하는 투어 버스에 올랐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아침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버스는 진정한 설국으로 출발했고 이내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는 고슬고슬한 눈 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올겨울 자주 볼 수 없었던 눈이기에 그 설렘은 더 컸던 것 같다. 낭만적인 감동도 잠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첫 번째 도착했던 휴게소의 모습은 사진과 같았다. 잠시 버스에서 내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이내 몰골은 말이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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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눈 폭탄 속에 어디를 갈 수는 있는 걸까?'라는 고민도 잠시, 눈은 그치고 일사불란하게 제설차가 동원되었고 익숙한 듯 눈길을 해치며 버스는 첫 번째 목적지인 '흰 수염 폭포'에 도착했다. 시로가네 온천 근처의 시로히게 폭포는 우리에게 '흰 수염 폭포'로 더 유명하다. 흘러내리는 온천수의 물줄기가 마치 수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뜻한 온천수인 덕분에 영하의 날씨인 겨울철에도 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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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흰 수염 폭포다. 가만히 흐르는 폭포와 계곡물을 바라보고 있자면 물의 색상이 약간 파란빛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의 물은 이 주변 또 하나의 유명 관광지인 파란 연못 아오이 이케와 함께 에메랄드빛 물이 흐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물은 시로가네 온천에서 솟아나는 수산화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물이 파랗게 보인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한 자연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관람시간07:00~16:00(겨울철 비에이의 해는 짧다)
 이용요금: 무료
 주소: 일본 〒071-0235 Hokkaido, Kamikawa District, Biei, 字白金

비에이를 살린 나무들
Bibaus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1 일본

어쩌면 나는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에 이곳 비에이까지 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소복이 쌓은 눈이 마치 하얀 융탄자 같았고 그 위에 오롯이 홀로 서있는 나무 한 그루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좀 더 파란 하늘이길 바랬지만 오전 내내 흐린 하늘에 쏟아지던 눈 폭탄을 상상하면 그나마도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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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행운을 선사해준 이 나무의 이름은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다. 크리스마스트리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트리와 나무. 같은 고유명사를 두 번 반복해야만 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 비에이에는 이 지역을 살려낸 여러 유명한 나무들이 공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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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지였다거나, 유명한 모델이 나오는 CF 촬영지였다거나, 혹은 이 지역이 배출해 낸 '마에다 신조' 같은 사진가들에 의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나무들이 참 많은 곳이다. 철학의 나무, 세븐스타의 나무, 마일드세븐의 언덕, 켄과 메리의 나무 등등. 이 나무들이 겨울철 비에이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성 있는 이 나무들로 인해 홋카이도의 설경은 비에이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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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설경이 아름답다고 하여 아무 곳이나 무단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나무들이 살고 있는 거의 모든 대지들이 개인 사유지인 곳이 많고 농사를 짓는 땅이어서 외지인의 출입을 꺼려 하는 곳이 많다. 갈수록 많아지는 무분별한 관광객으로 인해 일부 나무는 땅 주인에 의해 베어지기도 했다고 하니 각별히 매너 있는 여행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관람시간07:00~16:00(겨울철 비에이의 해는 짧다)
 이용요금: 무료
 주소Bibaus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1 일본

탁신관
Takushin,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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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앞서 이야기했던 비에이의 대표 사진가인 '마에다 신조'의 사진 갤러리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작품들과 취미로 수집하던 카메라 등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그의 아들인 마에다 아키라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비에이 여행에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로 갤러리 내부 관람도 목적이 있지만 그 주변 자작나무 숲의 겨울 모습이 더욱 인상적인 곳이다. 어쩌면 인제 자작나무 숲과 매우 흡사하지만 내린 눈의 양은 그 스케일이 역시 남다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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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다 신조는 사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취미생활로 소소하게 사진 생활을 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의 길로 들어섰던 건 사십 대가 넘어서 였다고. 그리고 마흔여덟 살이 되던 해에 일본 종단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는데 그 여행길에서 바로 후라노와 비에이의 신비한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곳이 바로 청의 호수와 비에이의 명물이 돼버린 설경 위의 나무들 이였다고 한다. 비에이는 그에게는 인생을 바꿔 놓은 지역인 샘이다.

 관람시간09:00~17:00(겨울철 부정기 휴관 많음)
 이용요금: 무료
 주소Takushin,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4 일본

닝구르테라스
Nakagoryo, Furano, Hokkaido 076-0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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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홋카이도의 해는 정말 짧다. 오후 4시 정도가 되면 이미 하얀 설원 뒤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숲속 요정 마을이라 불리는 닝구르테라스에 하나 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이곳 닝구르테라스는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숲속 상점들의 이름이다. 스키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호텔로 사실 이곳에서만 2박 3일 정도를 머물러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한 추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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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 배경에는 구라모토소의 저서 '닝구르'에 등장하는 숲속 요정이 한몫을 했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홋카이도 숲에 살고 있는 숲속 요정 닝구르와 여심을 저격한 작고 톡톡 튀는 수공예품이 만나 낭만적인 겨울 속 여행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눈 내린 하얀 숲길 그리고 그 위에 통나무로 지은 열다섯 채의 요정 마을에 노란빛을 내는 필라멘트 전구에 불이 켜질 때면 비로소 닝구르테라스 최고의 매직 아워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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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시간12:00~20:45(7~8월은 10시부터)
 이용요금: 무료
 주소Nakagoryo, Furano, Hokkaido 076-0016 일본

EPILOGUE...

눈을 찾아 떠나온 홋카이도 겨울여행은 순백색의 기억으로 남았다. 
사실 홋카이도 여행의 또다른 색감을 품은 이야기들은 아직 다 꺼내지도 못했다.
눈 가뭄에 다녀온 홋카이도 겨울여행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지만...

지금 사무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펑펑...

우리의 여행은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 그곳을 재발견할 때 끝난다.
T.S 엘리엇



601김실장

공간디자이너로 인생의 절반을 달려왔다. 언제 부터인지 사진의 마력에 미친듯이 빠져들었고 지금은 인생2막을 꿈꾸며 여행사진가로 활동중이다. instagram.com/601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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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옴에 따라 무더위가 예상되는 이번 여름에는 어디에서 피서를 할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내 명소를 테마로 한 캠핑. 등산. 낚시등 아웃도어 여가활동이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막상 휴가철이 다가오면 사람이 붐비지 않은 곳이 없고. 예약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이에 비하면 비행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일본 최북단 섬인 홋카이도는 남한과 면적은 비슷하면서도 인구는 제주도밖에 안돼 어디를 가도 여유롭다. 특히 한 여름에 만년설을 맛보며 트레킹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홋카이도 여행이 제격이다.

무엇보다 홋카이도의 중앙에 위치한 다이세츠산(大雪山) 국립공원의 산들이 압권이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의 2000m급 활화산인 토카치다케(十勝岳). 아사히다케(旭岳). 톰라우시 등이 유황연기를 피워 올리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7.8월 한여름에도 녹지 않은 두께 5~6m의 만년설을 볼 때면 흡사 알프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러한 여름 설산의 트레킹 및 등산과 더불어 목가적인 풍경으로 유명한 후라노(福良野)의 라벤더 꽃밭. 비에이(美瑛)의 광활한 감자밭 사이로 업다운의 드라이브 코스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 홋카이도는 여름철 피서를 위한 최적지라고 말할 수 있다.

기자는 이번에 '친환경 트레킹'이라는 주제로 톰라우시 등 유명한 홋카이도의 산을 올랐다.

첫날 삿포로 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여 다음날 새벽 4시부터 오른 톰라우시는 화창한 날씨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산정상으로부터 엄청난 눈이 녹아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시냇물과 군데군데 등산객을 위해 박아 놓은 나무와 돌계단을 지나 7월에도 녹지 않은 40㎝ 두께의 눈길을 헤쳐 산중턱에 다다르자. 끝없는 '숲의 지평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수월한 등산코스였다. 이후 일행은 최첨단 장비와 지도를 이용하여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택했음에도 '폭설 안방'이라는 별명답게 톰라우시는 일행에게 엄청난 눈과 협곡을 경험케 했다. 산등성이에 쌓인 미처 녹지 않은 1~2m 두께의 눈협곡은 자일과 아이젠을 이용해 극복했고. 정상을 향해 펼쳐진 약 2km의 눈길은 체력의 한계를 맛보게 했다. 하지만 군데군데 피어 오른 은빛 줄기의 자작나무의 신비로운 자태는 일행에게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어 주며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게 했다.

이후 멀리 토카치다케와 주변의 산악군들이 보이는 8부 능선(2000m)까지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눈앞의 정상을 향해 있는 힘을 쏟은 일행은 등반시작 약 9시간여 만에 정상에 오를수 있었다.

이어 하행길을 따라 4시간 만에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험하면서도 아름다운 톰라우시 산행을 마칠수 있었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의 언어로 '꽃이 많은 곳'. '물때가 많은 곳'을 뜻하는 톰라우시는 높이 2141m를 자랑하는 곳. 각종 야생화와 여름에도 녹지 않은 6~7m 두께의 눈으로 일반인은 물론 전문 산악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험한 톰라우시를 등반하면 다른 산을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77m 높이의 도카치다케는 입구에서 정상까지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에 오르면 홋카이도 최고봉인 아시히다케(2291m)등 2000m급 영봉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등반이 끝나면 온천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산이 활화산이어서 호텔에는 항상 온천이 딸려 있다. 특히 숲속에 위치한 노천탕에서 온천을 즐길 때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다.

등반코스에서 가장 가까이 위치한 도시인 아사히가와에서는 홋카이도의 명물인 시오(소금)라면과 미소(된장)라면을 꼭 맛봐야한다. 아울러 일본유제품의 60%를 생산하는 지역답게 일본 제1의 맛을 자랑하는 각종 유제품과 빵을 파는 가게는 여성들이라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코스다.

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지만 여행의 소감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굳이 멀리 알프스나 로키산맥을 찾지 않아도 2시간이면 만끽할 수 있었던 한여름의 '겨울'이었다.



●산악여행정보=한 여름이지만 급작스런 기후변화에 대비해 윈드브레이커와 방수재킷을 챙겨야 한다. 아이젠 등 간단한 등산장비는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입해도 된다.

●트레킹 상품=홋카이도 전문 여행사인 에나프 투어와 해외 트레킹 전문여행사 푸른여행사(greentour.co.kr)가 다양한 코스의 트레킹 상품을 판매 중이다. 본인의 취향·기호·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주변 관광지와 교통수단 등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홋카이도는 겨울의 나라라고 했다. 눈이 20m 내려야 한겨울이 끝난단다. 넓게 보면 10월 말부터 5월까지가 동장군의 시간적 영토다. 동장군의 치세는 1년의 반 이상에 뻗친다. 영화 '철도원' '러브레터'를 비롯해 갖가지 소설, 드라마, 뮤직비디오 속 설국의 심상(心象)이 '홋카이도'라는 네 음절에 담겨 있다.

그러나 무거운 눈 옷 벗은 여기는 이제 초록 여름의 나라다. 삿포로 신(新)지토세 공항에서 시라오이(白老)까지 가는 도로 양편으로 유화처럼, 무겁도록 짙은 녹음이 마중 나왔다. 도로 가장자리 허공에는 땅으로 꽂히는 화살표 모양의 낯선 교통 표지판이 군데군데 떴다. 겨울 눈으로 차도 폭이 불분명해지는 것에 대비해 설치한 일종의 공중 차선인데, 이제 쓸 데를 잃고 파란 여름 하늘에 달린 귀고리가 됐다. 자작나무는 먼 산을 덮었다.

여름 홋카이도의 특장점은 열도의 여름을 괴롭히는 장마와 태풍이 비껴간다는 것. 위도가 높아 여름 날씨치고 선선해 래프팅, 파도타기,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 좋다. 가미후라노의 라벤더 꽃밭도 바로 이때 펼쳐진다.

▶무겁도록 짙은 녹음, 여름 홋카이도=아이누 민속박물관이 있는 시라오이는 지금은 흑소(와규ㆍ和牛)로 유명하다. 선주민 아이누는 본토의 동화 정책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곳 박물관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곰 신을 숭배하고 짚으로 만든 집에서 연어를 말리며 살던 아이누의 삶이 축소 보존돼 있다. 매일 열리는 아이누 전통 공연은 독특한 구음과 악기 연주, 춤이 어우러져 볼거리다. 한국 말을 천연스레 섞어내는 사회자 입담이 맛깔난다.

여름에 즐기는 온천 맛은 어떨까. 노보리베츠는 규슈의 벳푸, 하코네와 더불어 일본 3대 온천지에 든다. 물빛이 부연 유황 온천. 차 타고 노보리베츠에 접어들면 수천만엔을 들여 합성수지로 만들었다는 커다란 도깨비상이 반긴다. 도깨비가 많이 살았다는 이곳은 지옥 계곡으로 유명하다. 비탈 위로 차를 몰아 이곳에 들른다. 화산 폭발로 산 반쪽이 날아간 곳에 비릿한 유황 냄새,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 유황에 시달려 식물을 잃고 울퉁불퉁 황량한 땅이 지옥도를 이뤘다. 간헐천까지 나무 널판이 이어진다. 부글부글 끓어 솟는 온천의 진면을 볼 수 있다. 겨울과 달리 푸른 산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지옥 계곡은 여름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비탈진 산책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물 끓는 호수, 오유누마에 닿는다. 22m 깊이에 수중 최고 온도는 135도, 표면 온도도 40도 이상이다. 1만년 전 분화의 흔적이다.

노보리베츠 인근 시대촌(時代村)에 가면 박진감 넘치는 리얼 액션의 닌자 쇼, 게이샤 쇼를 즐기고 토리우동무시(닭 우동 찜)를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것은 아니지만 에도시대 일본 본토의 전통도 맛보기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여름 홋카이도의 꼭짓점, 우스산 전망대=시대촌을 나와 면적 181㎢의 대호수 도야코(洞爺湖)로 가는 1시간 길은 대관령을 연상케 하는 산고개 지름길을 택한다. 여름이라 눈이 없으니 시원하게 뚫린 이 도로는 정상쯤에 꼭 들러야 할 전망 포인트(요로호레)를 품었다.

여기서 요테이산(羊蹄山)이 보인다. 높이 1898m의 사화산. 언뜻 보면 후지산이다. 정상에서 갈라져 나온 만년설 모습이 양 발굽 닮아 신비하다. 요테이산 왼편 원경엔 도넛 모양으로 둘레 43㎞에 달하는 칼데라호 도야코가 깔렸다. 최고 수심 179m, 동서 지름 11㎞에 달하는 거대 호수다. 물이 깨끗해 송어, 향어 낚시가 되고 수상스키도 즐길 수 있다.

어느새 그 호수를 옆에 끼고 달린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또 다른 신비, 우스산(有珠山)을 향해. 우스산은 남동쪽에 붉은 얼굴을 내민 쇼와신산(昭和新山)에서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6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케이블카 정거장에 내려 야생화 거느린 계단길을 5분쯤 오르면 탁 트인 우스산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여름 홋카이도의 한 꼭짓점이다. 남서(南西)로 푸른 태평양, 북으로 요테이산 만년설과 도야코 호수, 서편으로 흰 연기 뿜는 흑갈색 분화구(지름 350m), 남동으로 붉은 쇼와신산, 북서로 검은 우스산 정상에 일순 포위된다. 파란 하늘을 인 채로. 수학여행 온 현지 여중생 여남은 명이 일제히 나무 난간에 올라 태평양을 향해 뜻 모를 외침을 던지더니 까르르 웃는다. 영화 속인가. 문득 헛되이 카메라를 찾아 고개를 돌린다.


2016년 병신년이 약 50일 남았다. 안 그래도 우울한 정국인데, 달력을 넘기다 보면 더 갑갑하다. 일요일 빼고 붉은색이란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가 일요일이란 점에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바라고 바라면 문은 열리게 마련이다. 이렇게 올해를 보낼 수는 없는 법. 최근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는 올해가 가기 전 떠나면 좋을 가깝지만 개성 넘치는 아시아 여행지를 추천했다. 주말을 이용해 앞뒤로 짬을 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6곳을 엄선했다. 올해 마지막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분이라면 꼭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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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순백색 순수의 도시' 일본 삿포로 

삿포로 하면 '하얀 눈의 도시'가 떠오른다.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삿포로 눈 축제와 따뜻한 온천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또한 삿포로 맥주박물관에서는 신선한 생맥주를 즐길 수도 있고 따뜻하고 진한 국물의 라멘을 맛볼 수 있는 골목 라멘 요코초도 있으니 미식 여행에도 그만이다. 삿포로의 겨울은 우리보다 더 추우므로 꼼꼼한 방한 준비는 필수다. 눈 축제 기간이 극성수기이므로 미리 숙소를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JR철도를 이용해 40분 정도 이동하면 삿포로를 만날 수 있다. 

② '1500년이 깃든 바위 도시' 스리랑카 시기리야 

스리랑카 중부의 고대 도시 시기리야는 기이한 모습으로 여행객을 반긴다. 피해망상증을 겪던 왕이 숨어 살기 위해 만든 정글 속 도시로, 1200개의 계단을 걸어 화강암을 깎아 만든 '사자 바위'를 지나야 만날 수 있다.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그 광경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전한다. 독특한 모습의 화강암도 인상적이지만 90m가 넘는 바위에 새긴 벽화도 감탄을 자아낸다. 1500년도 더 된 작품이라는 것에 더 놀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기리야 벽화는 사진 촬영 불가다. 시기리야까지는 콜롬보 공항에서 버스를 이용해 캔디 또는 담불라를 거쳐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③ '동서양의 역사가 숨쉰다' 인도 고아 

인도 서부의 고아는 함피, 우티 등과 더불어 인도에서 손꼽히는 휴양지다. 대체적으로 인도의 관광 인프라스트럭처가 낙후돼 있지만 고아는 비교적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옛 주도인 올드 고아와 현 주도인 판짐은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은 성당과 건물이 가득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리조트도 많아 휴양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해수욕을 하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고아까지는 뭄바이 공항에 도착해 고아행 버스를 이용하거나, 기차를 타고 티빔역(고아 북부)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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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중국 안의 또 다른 중국' 홍콩 

화려한 도시와 그 안에서 즐기는 쇼핑이 홍콩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홍콩에 대한 그런 선입견을 깨고 다른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드래건스백과 라마섬, 사이쿵, 매클리호스 트레일 등을 찾길 바란다. 홍콩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깜짝 놀라게 될 요소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바다를 내려다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게 압권이다. 더구나 드래건스백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매클리호스 트레일은 꽤 험준한 코스를 지닌 만큼 초보자라면 유의해야 한다. 샤프 아일랜드에서는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⑤ '도시 전체가 예술'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발리의 전통이 살아 있는 마을 우붓은 자연과 문화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다. 크고 작은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마을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예술이다.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모여 다양한 색채를 뽐내고 있다. 우붓에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많다. 우붓 팰리스와 몽키 포리스트도 매력적인 장소이며, 하루의 마무리를 발리 마사지로 해보는 것도 좋다. 많은 호텔과 리조트에서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꼭 찾아보시길. 

⑥ '바다 사막의 절묘한 앙상블' 베트남 무이네 

베트남 남부의 해변 도시 무이네는 휴식과 액티비티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작은 바닷가 마을로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와 사막이 공존해 이색적이다. 바닷가에서는 카이트 서핑을, 사막에서는 지프 투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화이트 샌드와 레드 샌드가 있는 사막 여행은 잊기 힘든 낭만을 안겨준다. 또 협곡 사이를 걸을 수 있는 요정의 샘물도 놓치면 아까운 필수 코스. 해안가답게 신선한 해산물 요리도 일품이다. 무이네는 호찌민에서 버스로 5시간 정도 달리면 만날 수 있다. 


걷기 방랑자가 뽑은 내 생애 최고의 길 '헨로미치'

ⓒ 김남희
별 준비 없이 가볍게 떠난 여행이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일본에 빠져 2년 사이 아홉 차례나 드나들었다. 그렇게 북쪽의 홋카이도에서 남쪽의 오키나와에 이르기까지 일본 최고의 걷기 여행 코스들을 찾아 헤맸고, 그중 시코쿠 섬의 불교 성지순례길 1200km를 추천한다.  

‘물집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잠시 부처님께 간구하고 돌아선다. ⓒ 김남희
레플 걷기 여행의 묘미, 무엇이 당신을 걷게 만들었나요?

김남희 삶을 장악하고 있는 속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으로 느리게 걸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매력 아닐까? 관찰자가 아닌 풍경의 일부가 되어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도 가능해진다. 또 걷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관계도 생각도 단순 간결해진다는 점. 무엇보다 돈이 안 들고 특별한 기술이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여행법 아닌가. 

1 밤새 내린 가을비로 82번 절 마당이 낙엽에 덮혀 있다. 2 1200km를 걸어 다시 1번 절에 도착한 순례자들이 본당에서 참배중이다. 2 바다로 이어지는 마을의 강에서 카누 연습 중인 학생들 4 참배 중인 순례자들 ⓒ 김남희
레플 이제껏 걸어본 코스 중 최고를 꼽는다면?

김남희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많다. 네팔의 히말라야, 부탄, 카미노데산티아고를 비롯한 스페인, 파키스탄의 훈자, 남미의 파타고니아, 아일랜드·스코틀랜드·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일본의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이란·시리아·요르단·레바논 등 중동 등. 모두 저마다의 매력과 장점을 갖춘 곳이라 딱 하나만 꼽는다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꼭 소개하고 싶은 곳은 있다. 바로 일본 시코쿠 섬의 불교 성지순례길이다.

홍법대사가 입적한 고야산의 대참배길 ⓒ 김남희
레플 시코쿠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루트 혹은 당신이 걸었던 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요? 

김남희 시코쿠 섬의 불교 성지순례길은 ‘헨로미치’라 불리는데 8세기의 홍법대사 발자취를 좇아가는 1200km의 길이다. 1번부터 88번까지 절마다 매긴 번호를 따라 보통은 시계 방향으로 돌아 다시 1번 절로 오게 되어 있다. 순례를 마치면 오사카 근교의 고야산으로 넘어가 홍법대사께 감사 참배를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끝까지 걸으면 45일에서 60일 정도 걸린다. 

홍법대사가 입적한 고야산의 대참배길
레플 시코쿠에서 꼭 즐겨야 할 것과 느껴야 할 것, 그리고 가져와야 할 것이 있다면? 당신은 그곳에서 무엇을 즐기고, 느끼고, 가져왔나요?

김남희 시코쿠 헨로미치의 가장 큰 보물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이다. 그 섬의 주민들은 순례자들을 보면 ‘오셋타이’라 불리는 공양물을 바쳐왔다. 보통 음료수나 과자, 빵, 약간의 돈 등을 주는데 감사히 받으면 된다. 공양물은 절대로 거절하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다. 친절한 주민들의 정을 듬뿍 느끼며 소통하고, 느리게 걸으며 마음을 비우는 것. 시코쿠에서 가져와야 할 것이 있다면 비어서 더 넉넉해진 마음이 아닐까? 

(위에서부터) 1 작고 단정한 일본의 바닷가 마을 2 모래사장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을 쓰고 명복을 비는 요코상과 츠즈미상 ⓒ 김남희 

레플 시코쿠 섬의 불교 성지순례길에서 주의해야 할 유의사항을 귀띔한다면?

김남희 시코쿠 헨로미치는 도로를 걸어야 하는 구간이 많다. 그때 자동차를 주의해야 한다는 것쯤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또 어두워진 후에는 걷지 않는 편이 좋겠다. 장기간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짐이 가벼워야만 하는데, 최대한 가볍게 짐을 꾸려 배낭의 무게가 자신의 몸무게의 10%가 넘지 않게 한다.

가을 산사의 풍경 ⓒ 김남희 
김남희 이렇게 죽을 수도 이렇게 살 수도 없는 나이, 서른넷에 방 빼고 적금 깨서 배낭을 꾸렸다.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모진 꿈을 꾸며 버리지 못한 것들로 가득 찬 배낭을 짊어지고 오늘도 끙끙거리며 길 위에 서 있다. ‘진심으로 지극한 것들은 다른 길을 걷더라도 같은 길에서 만나게 되는 법’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인연에 매이지 않는 법을 배우는 중.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시리즈와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일본의 걷고 싶은 길> <외로움이 외로움에게>를 썼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사는 동안 한 번쯤은 찾아왔으리라. 간절히 부른 이름이 내게로 와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이. 막 첫꽃 피던 순간의 팽팽함으로, 그 숫마음의 떨림으로 너와 함께 걷고 싶은 길. 꽃들의 수런거림에, 하늘거리는 네 발걸음에 세상 따위는 하얗게 지워지는 길. 끝내, 가던 길 멈추고 서서 꽃잎 같은 너의 입술에 바람으로 내려앉고 싶어지는 길.

늦은 봄, 초원이 옷을 갈아 입다

홋카이도의 최북단 왓카나이에서 파도를 가르며 두 시간을 달리면 섬 하나가 출렁인다. 동서로 8km, 남북으로 29km에 불과한 작은 섬. 가늘고 긴 집게 모양 혹은 뒷다리가 나온 올챙이의 모습 같기도 하다. 해발고도 490m의 레분산을 정점으로 동쪽으로는 완만한 해변이, 서쪽으로는 해식 절벽이 늘어선 레분섬(禮文島)이다. 겨울의 강한 계절풍이 만들어낸 해식 절벽 위로는 눈조차 쌓이지 않는다. 눈이 비껴간 절벽 위 사면은 초원으로 남았다. 애타게 기다려온 늦은 봄이 찾아오면 초원은 기다렸다는 듯 빛깔 고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 앉은부채복수초를 시작으로 바람꽃, 설앵초, 개불알꽃이 다투듯 피어난다. 햇살이 뜨거워지는 6월 중순이 되면 금매화와 솜다리, 매발톱꽃과 원추리, 흰털쥐손이풀들이 경쟁하듯 섬을 뒤덮는다. 그래서 섬의 애칭은 ‘꽃의 부도(浮島)’. 길고 혹독한 겨울 내내 고요한 잠에 빠져 있던 섬이 생기를 되찾고 깨어나는 시기다. 때맞춰 일본 열도 곳곳에서는 배낭 꾸리고 신발끈 묶는 소리가 요란하다. 다른 섬에서는 이미 끝나버린 봄을 다시 맞기 위해, 져 버린 꽃향기에 한 번 더 취하기 위해 달려오는 욕심 많은 상춘객들이다.

레분섬의 대표적인 꽃길 4시간 코스의 초입

오롯한 길 옆으로는 찰랑거리는 꽃물결

레분섬은 한랭한 기후 조건에서 섬이 생겨난 이후 지리적 고립성으로 인해 난지 식물의 침입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한지 식물이 고스란히 살아남았고, 해발 0미터부터 고산식물이 출현한다. 300여 종의 고산 식물들이 다투듯 꽃을 피우는 6월이 오면 섬 곳곳은 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부산스럽다. 개불알꽃의 변종인 레분아츠모리소의 군락지로 유명한 ‘4시간 코스’는 그 꽃이 피어나는 6월이 가장 붐빈다. 개불알꽃이 진 7월 초의 레분은 그리 붐비지도, 텅 비지도 않아 걷기에 넉넉하다.

레분 섬을 대표하는 꽃길의 이름은 건조하다. ‘4시간 코스’와 ‘8시간 코스’. 이름 그대로 걸어서 4시간, 8시간이 걸리는 두 개의 길이다. 두 길의 출발점은 오호츠크해를 바라보는 섬 최북단의 수코톤 곶. 빈약한 상상력의 이름과 달리 길은 초입부터 몽롱하도록 자극적이다. 안개가 몰고 오는 가는 빗줄기 사이로 바다가 숨바꼭질하듯 드러난다. 가늘고 좁은 흙길은 등줄기를 곧추 폈다 굽혔다 주저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다양한 변주를 펼친다. 여린 비에 젖은 흙길은 촉감도, 내음도 사뭇 관능적이다.

“한 숟가락 흙 속에 미생물이 1억 5천만 마리래... 흙길을 갈 때 발바닥에 기막히게 오는 그 탄력이 실은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이 밀어올리는 바로 그 힘”에 기댄 덕분에 걸음은 사뿐하다. 오롯한 길옆으로는 꽃물결이 찰랑거린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각시원추리와 나리꽃, 금매화, 신부의 볼연지 같은 해당화, 바위틈 사이의 솜다리, 연분홍 붓솔 같은 범꼬리, 보라색 매발톱꽃, 그리고 아직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는 수많은 꽃들.


빨간 등대와 초록 융단과 푸른 물빛의 대비

풍경에 취해 걸음은 절로 느려진다

나지막이 엎드린 집들의 어깨선이 정겨운 마을길과 수직 낙하의 유혹이 아찔한 절벽길 사이로 꽃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수코톤 곶에서 시작한 길은 고로타 곶을 지나 해변의 작은 마을 고로타로 향한다. 고향을 떠나지 못한 늙은 아버지의 그물이 말라가는 마을 너머 게으르게 늘어진 바다가 몸을 뒤척인다. 오호츠크해의 푸른 물결 너머 붉은 등대가 바닷길을 밝히고, 뭍의 길은 다시 언덕을 넘어 수카이 곶으로 이어진다. 구멍가게와 공중 화장실이 있는 작은 마을 니시-우에도마리에서 길은 갈라진다.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져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 레분섬의 꽃길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잘 가꾸어진 길

도로를 따라 걸어나가면 4시간 코스가 끝나는 하마나카 버스 정거장. 차가 다닐 수 없는 흙길을 따라가면 8시간 코스. 차마 발길을 돌릴 수 없어 8시간 코스로 들어선다. 이곳부터는 하이랜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완만한 구릉이 펼쳐진다. 멀리 바다가 흘깃 얼굴을 드러낸다. 풍경에 취해 걸음은 절로 느려진다. 메시쿠니, 아나마, 우엔나이를 거쳐 카후카 항 근처에서 길이 끝났다.

8시간 코스를 다 걸었다 해도 아직 남은 길이 많다. 섬 남쪽 카푸카 항구 근처의 모모이와 코스와 레분산 등산로가 기다리고 있으니. 이 작은 섬에서 2박 3일은 짧기만 하다.

카후카 항구 근처의 에델바이스 군락지로 향하는 길

코스 소개
레분섬은 일본의 최북단 유인도로 바다 건너편은 러시아. 맑은 날이면 사할린이 건너다보인다. 레분섬은 섬 전체가 리시리·레분·사로베츠 국립공원의 일부다. 면적은 81㎢에 인구 3,100명 남짓.


섬을 대표하는 트레킹 코스는 4시간 코스, 8시간 코스가 있다. 이 외에도 레분산 등반코스, 카푸카 항구 근처의 세 시간짜리 코스 등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다. 길은 완만하고, 길목마다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 있어 누구나 걷기 쉽다. 카후카 항구에서 시작되는 모모이와 코스는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 비교적 짧은 시간(2~3시간)에 복숭아를 닮은 바위 모모이와, 고양이 뒷모습을 꼭 닮은 바위 네코이와를 비롯한 진기한 바위 구경과 꽃 구경, 바다 구경이 동시에 가능하다. 모모이와 바위에서 시작해 시레토코만의 등대에서 끝이 난다.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레분산(490m)도 추천코스.

찾아가는 법
서울에서 직항편으로 삿뽀로나 아사히카와로 날아가 기차로 왓카나이까지 간다. 왓카나이에서 레분섬까지는 약 60km. 쾌속선으로 두 시간 남짓 걸린다.

여행하기 좋은 때
봄이 시작되는 6월부터 8월까지가 꽃길 걷기에 가장 좋다. 개불알꽃이 피어나는 6월 중순이 피크시즌이다. 6월부터 8월까지 숙소 예약은 필수다.

여행 Tip
레분섬은 변덕스런 날씨로 악명 높다. 일기 예보를 경청하고 방수잠바와 따뜻한 옷을 여벌로 준비하자. ‘우니’라 불리는 성게와 다시마는 이 섬의 특산품이다. 싱싱한 성게덮밥을 먹어보자.

일본 홋카이도

일본 훗카이도 아사히카와시(市)에 있는 아사히카와 다리. / 일본정부관광국 제공
일본 훗카이도 아사히카와시(市)에 있는 아사히카와 다리. / 일본정부관광국 제공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는 겨울을 겨울답게 즐길 수 있는 여행지다. 특히 삿포로에 이어 홋카이도 제2의 도시인 아사히카와(旭川)가 그렇다. 눈이 펑펑 내리다 못해 도시 전체가 파묻히다시피 한다. 하지만 습도가 낮아 질척하지 않고, 하얗고 뽀송뽀송 쾌적하다. 게다가 일본답게 차도(車道)와 인도(人道)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어 돌아다니는 데 불편이 없다.

훗카이도
아사히카와의 대표적 관광지는 후라노(富良野)·비에이(美瑛)와 소운쿄(層雲峽), 아사히야마(旭山)동물원, 홋카이도 전통미술공예촌, 오토코야마 주조자료관 등이다. 후라노와 비에이는 라벤더와 다양한 꽃이 서로 다른 색으로 무지개처럼 줄지어 언덕을 따라 끝도 없이 늘어선 꽃밭이 장관이나, 아쉽게도 겨울에는 볼 수 없다. '홋카이도의 지붕'이라 불리는 다이세츠산(山) 국립공원 중심에 있는 소운쿄는 높이 100m의 단애절벽이 이어지는 대협곡이다. 병풍처럼 늘어선 절벽 곳곳 나무들이 수묵화 같다. 수량이 풍부한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아사히야마동물원은 어른들도 '동물원이 이렇게 재밌었나'란 생각이 들게 한다. 동물들의 생태를 꼼꼼히 파악, 동물들이 최대한 자연 속에서 행동하는 대로 지내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눈밭을 펭귄들이 뒤뚱뒤뚱 몰려다니고, 바다표범이 수조 사이로 난 투명 유리 통로를 신나게 헤엄치는 모습을 코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인간도 동물도 행복한 동물원이다.

전통미술공예촌은 홋카이도의 직물공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홋카이도 자연을 테마로 만든 직물공예관, 천연염료로 만든 세계 각지 직물을 볼 수 있는 국제염직미술관, 얼음기둥이 있는 눈 미술관이 있다. 지하 음악당에서는 연주회도 열린다. 오토코야마 주조자료관은 일본 술의 제조 과정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살펴볼 수 있다. 1층에서는 다양한 술을 시음해볼 수 있다.

홋카이도는 라멘이 맛있기로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아사히카와는 삿포로, 하코다테와 함께 '홋카이도 3대 라멘 도시'로 꼽힌다. 삿포로가 진하고 기름기 많은 미소(일본 된장) 라멘으로, 아사히카와는 해산물 라멘, 하코다테는 시오(소금) 라멘으로 이름났다. '라멘촌'은 아사히카와의 라멘 명가(名家) 8곳을 모아놓았다. 해산물 라멘이라는 기본적인 공통점은 있지만, 어떤 재료를 얼마나 넣고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 달라진다.

☞ 가는 법 인천에서 오는 3월 1일까지 아시아나 전세기가 매주 수·토요일 운항한다. 삿포로에서 JR열차를 타도 된다. 1시간20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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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세코·삿포로 겨울 여행

일본 홋카이도 니세코의 장엄한 설경.
일본 홋카이도 니세코의 장엄한 설경. / 일본정부관광국 제공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는 '눈의 나라'다. 일년 중 3분의 1이 겨울인 홋카이도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어른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눈이 내려 쌓인다. 적설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설질(雪質)이 뛰어나다. 홋카이도의 눈은 수분 함량이 매우 낮아 만지면 뽀송뽀송하단 느낌까지 들 정도. 일명 '파우더 스노(powder snow)'다. 그래서 스키나 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이상적인 곳이 바로 홋카이도다.

홋카이도에는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이 널려 있다. 그중에서도 홋카이도 남서부 니세코는 최상의 파우더 스노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눈은 수분 함량이 8%에 불과하다. 인공설에 익숙한 국내 스키어·스노보더들에게 자연설은 느낌이 색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 스키장의 또 다른 매력은 리프트를 타기 위해 대기할 시간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스키장이 넓고 사람은 적으니 그럴 수밖에. '리프트가 사람을 기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홋카이도에서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지 못하더라도 눈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삿포로 눈 축제'가 오는 2월 5일부터 11일까지 삿포로 시(市) 전역에서 열린다. 삿포로 도심을 동서로 가르는 오도리공원이 가장 큰 볼거리다. 약 1.5㎞에 걸쳐 거대하면서도 정교한 눈·얼음 조각이 늘어선다. 삿포로시 스포츠 교류시설 커뮤니티돔에 있는 '쓰도무 행사장'에서는 튜브 미끄럼틀이나 스노 래프팅(스노모빌이 끄는 래프팅 보트를 타고 눈 위를 달리는 놀이기구) 등 다양한 눈놀이가 준비돼 있다. '스스키노 행사장'에서는 얼음조각협회 회원들이 만든 눈 조각 콩쿠르 작품이 전시된다.

삿포로 눈 축제.
삿포로 눈 축제. / 일본정부관광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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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곤돌라를 타러 가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운카이 테라스’로 올라가도 사람들이 빼곡하다. 새벽 4시에 말이다. 일망무제(一望無際·아득히 멀어 가리는 게 없음)의 하늘 속에서 우리는 몇 개의 점이 되었다.
곤돌라를 타러 가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운카이 테라스’로 올라가도 사람들이 빼곡하다. 새벽 4시에 말이다. 일망무제(一望無際·아득히 멀어 가리는 게 없음)의 하늘 속에서 우리는 몇 개의 점이 되었다. / 호시노 리조트 토마무 한국사무소 제공

'북국(北國)의 젖소들이 눈 위를 산책하는 광경을 상상한다'고 쓴 적이 있다. 여름이었고, 뜨거웠다. 그 계절 나의 소원은 땀을 흘리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절실했다. 열기에 갇힌 채로 상상했던 것이다. 눈과 삼나무와 젖소와 북국과 고립과 따뜻함에 대하여. 내가 상상하는 북국은 그런 곳이었다. 뾰족하지만 부드러운 나무가 있고, 고립되어 있으나 고독하지 않고, 연인의 키만큼 눈이 쌓이나 춥지 않은 곳. 형용 모순의 세계다. 고백하건대 그때 나의 북국은 홋카이도였다. 북해도(北海道)라고 부르기도 하는 곳. 그곳은 가장 가까이 있는 세상의 끝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끝답게 손을 뻗으면 사라져버리는 '다다를 수 없는 나라'.

"홋카이도에 가지 않을래요?"라는 말은 그래서 비현실적이었다. 많고 많은 곳 중에 홋카이도라니. 나는 북국에 대한 공상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다. 복잡한 기분이었다. 말하자면 이런, 그리워했던 누군가를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로 가면서 그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기분이랄까. 누구보다도 보고 싶기 때문에 볼 수 없는 사람 같은 것. 하지만, 간다고 해버렸다. 늘 그렇듯이 여행 가방을 싸면서 후회한다.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을 것 같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 같다. 세 시간도 안 걸려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한다. 활주로에 초록이 가득하다. 방음림(防音林)인가? 여름 홋카이도다.

시간은 느릿하게 흐른다. 규정 속도가 50㎞인 2차선 도로를 운전사는 40㎞의 속도로 지나간다. 차도 별로 없고,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없다. 도로 위 공중에 붉은 화살표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있다. 겨울을 위한 거라고 했다. 이 거대한 섬의 겨울에는 제설차가 밀어낸 눈이 도로의 선을 잠식해버린다. 도리 없다. 붉은 화살표는 '여기가 차도입니다'라는 안내다. 앞과 뒤와 왼쪽과 오른쪽 모두 초록이다. 산은 높지만 둥글고, 둥글기 때문에 높아 보이지 않는다. 산이라기보다는 두꺼운 초록 융단이 허공에 깔려 있는 것 같다. 북반구의 냉기가 벼린 침엽수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침엽수(針葉樹)지만, 에조마츠는 끝이 둥근 바늘을 달고 있었다.
침엽수(針葉樹)지만, 에조마츠는 끝이 둥근 바늘을 달고 있었다.
부드러운 침엽수가 있었다. 에조마쓰. 일본 소나무다. 홋카이도에만 있는 것들에는 '에조(蝦夷)'를 붙인다고. 홋카이도 사슴은 에조시카, 홋카이도 불곰은 에조히구마다. 홋카이도의 옛 이름은 에조치. 에조는 '아이누'라는 뜻. 홋카이도는 오래도록 아이누의 땅이었다. 이 나무의 다른 이름은 가문비나무. 검은 껍질을 가졌다고 '검은 피(皮)'로 불리다 시간이 흘러 가문비가 된 것이다. 최고급 악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목재라고 들었던 바로 그 나무였다. 이 나무의 잎은 자랄수록 아래를 향한다. 잎의 끝도 둥글어서 찔려도 아프지 않다. 그래서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뾰족하지만 부드러운 침엽수가 되는 것이다. 사면은 이 나무들로 빽빽했다. 그리고 후키. 에조마쓰가 있는 곳에는 후키가 있었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 이름을 알았다. 둥근 쟁반 같은 잎을 가진 키 큰 식물이다. 머위란다. 거인만 하게 자라 숲을 호위하고 있는 저게 머위라니. 숲 안의 호수에서 낚시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낚시꾼들이 낚는 모습을 지켜봤다. 미끼는 호사스럽게도 연어알. 가까이서 보니 공갈 연어알이다. 아무도 아무것도 낚지 못한다. 정적을 깬 소란. "우와, 탱이다."(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이렇습니다.) 길고 굵은 줄무늬 꼬리를 가진 너구리를 닮은 짐승이 호수를 횡단하고 있었다. 탱, 담비였다. 침엽수림에만 서식한다는 담비는 수영도 잘했다.

마지막 날 곤돌라를 타고 토마무산에 올랐다. 새벽에만 형성된다는 구름바다를 보기 위해서. 헉헉대며 두 발로도 산을 오른다. 구름 위에서 요가를 하기 위함이었다. 뾰족해 보이는 잎들이 찌르지만 아프지 않다. 삿포로에서 왔다는 잘생긴 요기는 폴라포리스로 된 노스페이스 겹옷을 입고 있었는데, 묘하게 이국적이었다. 비탈진 산등성이에 서서 그의 숨을 좇는다. 새와 나뭇가지가 바람을 데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요기가 말했다. "숲에게로 되돌려 주세요."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쉬었다. 눈을 뜨니 구름으로 뒤덮인 홋카이도 그린이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새벽 다섯 시였다.

토마무 산 정상 표지판
날씨 가늠할 수 없는 땅이다. 높고도 넓다. 위도와 땅덩이 얘기다. 이 섬의 북쪽 끝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보다 더 북반구에 가깝고, 전체 면적은 남한과 비교될 만큼 광대하다. 새벽 4시면 하늘이 환해지고, 오래도록 낮이다. 홋카이도의 여름은 해가 지지 않는다. 내 느낌은 그랬다. 새벽 4시에도 선글라스를 써야 할 것처럼 환하다. 생각만큼 서늘하지는 않다. 아무리 ‘북해도’라고 해도 여름은 여름인 것이다. 습도가 낮아 확실히 쾌적하다.

교통 인천공항에서 홋카이도로 가는 직항이 있다. 인천부터 신치토세까지 세 시간이 안 걸린다. 기내식과 차를 서빙 받다 보면 도착해 있다. 유후쓰군 시무캇푸무라에 머물렀다. 북으로는 후라노와 비에이, 서쪽으로는 삿포로, 동쪽으로는 도카치, 남쪽으로는 쓰가루 해협이 흐른다. 다자이 오사무가 쓴 ‘쓰가루’가 그 쓰가루다.

숙소 숙소는 토마무 리조트. 토마무라는 이름의 신령스러운 산에 둘러싸인 곳이다. 토마무는 ‘늪지대’라는 뜻의 아이누어.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물의 교회’가 리조트 안에 있다. 이 지역에는 여름에 구름바다가 생성되는데, 곤돌라로 ‘운카이(雲海) 테라스’라는 곳에 오르면 구름 사이를 걸을 수 있다. www.tomamuresort.co.kr 토마무리조트 서울사무소 (02)752 6262

음식 북해도에 가면 연어와 털게, 농산물과 유제품을 먹으라고 들었다. 옥수수와 감자, 깍지콩, 아스파라거스를 끼니마다 거르지 않고 먹었다. 홋카이도의 유제품도 명성대로였다. 버터와 요구르트, 치즈가 맛있다. 후라노산 화이트 와인도 좋다.

볼거리 라벤더 농장으로 유명한 후라노까지는 차로 한 시간쯤 걸린다. 아기자기하고 인공적인 느낌. 오고 가는 길에 스치며 본 비에이가 더 인상적이었다. 자연이 만든 운율이 있었다. www.furano.ne.jp/kankou

한 시간을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아사히카와에 닿는다. 홋카이도에서 삿포로 다음으로 큰 제 2의 도시라고. 아사히야마동물원에 가기 위해서였다. 아사히산(‘야마’로 발음한다)에 있어서 아사히야마다. 산에 있는 동물원은 처음이었다. 펭귄들이 눈 위를 산책하는 광경으로 유명해진 동물원이다. 여름의 펭귄은 권태로워 보였다. www.city.asahikawa.hokkaido.jp/asahiyamazoo

[그래픽] 일본 홋카이도 주요 관광지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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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떼 만날 수 있는 홋카이도 골프여행’

사슴떼 만날 수 있는 홋카이도 골프여행
골프여행 전문 ‘버디투어’ 정종범 이사는 라운딩 도중 여우(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와 사슴떼(홋카이도 니도무클래식 골프클럽)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류동근 세계여행신문 국장

이란, 페르시아의 유적이 빛나는 곳

2년 전 여름, 열흘 남짓 이란여행을 다녀왔다. 쉽게 다녀올 수 없는 지역이고 첫 방문지라 살짝 긴장도 했지만, 미지의 땅을 밟는다는 설렘이 더 컸다. 이란으로 떠나기 전, 주위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사실 보험도 잘 들어 주지 않아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왜 그런 위험한 나라를 가느냐며 가족·지인들이 보내는 걱정스런 눈빛도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열흘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란에 대한 정보는 상당부분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이란을 이해하려면 어슴푸레하게 가지고 있는 자신의 편견부터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주변 위험 국가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탓에 막연한 ‘중동 불안감’이 이란여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인이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다. 

고작 열흘 동안 이란을 다녀와서 마치 이란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란에 대한 오(誤)정보가 많다는 점이다. 그 오해를 풀지 못하는 한, 수천년의 역사유물들은 한낱 위험한 국가에서 명성만 자자한 채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일 뿐이다. 

“한국인들을 만나니 너무 행복합니다.”

밤 11시가 넘도록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차(茶)를 마시는 가족들. 고속도로 휴게소 모니터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고 그 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 고궁에서는 낯선 이방인에게 먼저 사진을 같이 찍자며 다가오는 사람들. 알록달록한 히잡을 두르고, 멋진 선글라스를 낀 채 억압된 표현의 자유를 히잡 패션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여인들. 이웃집 가족과 나란히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옆을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현하는 사람들. 한국 사람을 만나 너무 행복하다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소녀들….

그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란 사람들의 모습이다. 

척박하고 메마르고 거리엔 온통 검은 석유가 뒤엉킨 채 거친 모래바람과 함께 폐허의 땅쯤으로 생각했던 이란. 금방이라도 중동의 화약고가 터져 도시 전체가 폭탄냄새로 진동할 것만 같은 그 땅이 관광 노다지의 땅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치 광부가 금맥을 찾아내 노터치라고 외쳐댈 때의 기분과 다르지 않았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두 대 중 한 대 꼴로 프라이드 차량을 볼 수 있다. 사람들마다 손에 든 휴대폰은 삼성 제품이고, 이들은 매일저녁 ‘주몽’, ‘대장금’, ‘동이’를 보면서 한국을 그리워한다. 드라마 시청률도 80%대. 한류열풍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케 한다. 

이스파한 이맘광장에서 만난 한 소녀는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 소녀의 꿈은 한국어를 배워 한국기업에 취직하는 것이다. 친구들 중 상당수도 한국어를 배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는 귀띔까지 해 준다. 젊은 이란인들의 한국에 대한 갈망은 프라이드나 삼성 휴대폰 열풍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란은 한반도의 8배에 달할 정도로 큰 국토를 가지고 있다. 물론 상당 부분이 사막과 황무지로 둘러싸여 있지만 가스매장량 세계 2위, 석유 매장량 3위라는 막강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7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대유물만도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사계절 역시 뚜렷하다. 북쪽에서는 한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다.

관광노다지의 땅 이란은 그러나 상당부분 한국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이란을 직접 다녀온 나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 당장 이란을 찾지 않더라도, 조금씩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보길 희망해 본다.


【정종범
 버디투어 이사

홋카이도, 라운딩 중 동물 친구 만나는 뜻밖의 선물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다보면 간혹 골프 코스에서 동물들과의 추억을 만드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여름철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지역으로 골프 여행을 가면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처음 만난 친구는 강아지로 착각했던 여우다. 

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
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에는 72홀 골프장 외에도 놀이공원, 수영장, 열기구 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홋카이도의 루스츠리조트에서 라운딩할 때의 일이다. 강아지가 카트가 다니는 길 앞쪽에 앉아 있기에 손짓을 하며 불렀다. 여느 강아지처럼 내게 친숙하게 다가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강아지가 아니라 여우인 것이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 이 녀석은 이미 이 골프장을 찾는 손님들과 종종 만남을 가졌던 것 같다. 함께 갔던 지인이 신기해하며 먹을 것을 나누어주었더니 계속해서 카트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이 여우 친구도 함께 9홀 가까이 돌았던 기억이 난다. 

최근엔 라운딩 도중 사슴떼를 만나는 멋진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지난 6월 초 홋카이도의 명문 골프장인 니도무클래식 골프클럽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이 골프클럽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경관이 빼어나다. 그런데 골프 도중 울창한 숲 사이에서 사슴떼가 지나가는 것이 눈에 띈 것이다. 골프에 집중했던 나와 지인들 모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클럽을 내려놓고 이 멋진 경관을 감상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골프 도중에 겪게 되는 이런 근사한 일은 마치 뜻밖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그때 우리를 쳐다보던 사슴들의 순박한 눈망울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좋은 추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 있는 반면에 반갑지 않은 동물들도 있다. 바로 까마귀다. 까마귀가 골프카트에 다가오면 일단 모든 플레이를 멈추고 까마귀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달려가서 까마귀를 쫓아내야 한다. 부리의 힘이 어찌나 센지 조그만 가방이나 간식 등은 순식간에 채간다. 특히 귀중품 같은 경우 카트 안에 잘 고정해서 실어야 할 정도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함께 라운딩했던 지인 중에는 골프클럽 커버와 선글라스를 까마귀한테 도둑맞아 난감해 했던 일도 있다.

지금도 한국에서 라운딩을 하다보면 홋카이도에서 만난 동물들과의 추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한국의 많은 골퍼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홋카이도의 골프클럽을 찾아가 보길 권하고 싶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마케팅본부장

전혀 새로운 중국, 윈난성 리장고성

여행사에서는 단골손님을 ‘리피터(Repeater)’라 부르다. 계속 그 여행사만 이용하는 여행사 리피터도 있고, 어떤 한 나라나 지역이 좋아서 1년에도 몇 번씩 그 곳을 다녀오는 지역 리피터도 있다. 어떻게 보면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을 몇 번씩 다시 찾는 리피터들은 대부분 선진국을 좋아한다. 처음 그 나라를 방문했을 때 풍경이건 사람들이건 뭔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주변에는 일본을 30차례 이상 다녀온 사람도 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탈리아만 다녀오는 부부도 있다. 

그에 비해 중국은 리피터가 적은 나라 중 하나다. 넓은 땅덩이만큼이나 정말 갈 곳과 볼 것, 이야깃거리가 많은데도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베이징과 상하이 정도만 다녀오고 ‘중국은 이제 다 봤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리피터가 적은 이유는 아마도 여행사의 싸구려 덤핑여행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29만9000원에 항공, 호텔, 식사, 관광지까지 다 포함된 상품을 팔고나니, 그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한약방에도 들르고, 곰농장도 가야 하고, 말도 안 되는 짝퉁 쇼핑에 불쾌하기 그지없는 강제옵션까지 당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여행사의 중국여행은 그런 저가 여행의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윈난성 리장고성의 모습.
이상무 참좋은여행 마케팅본부장은 “보통 중국여행보다 3배 이상 비싼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도 볼만한 곳이 중국 윈난성”이라고 추천했다. 사진은 윈난성 리장고성의 모습. 

내가 추천하고 싶은 중국 윈난성(雲南省) 여행은 그런 저가 여행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여행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아무리 저렴한 비수기에도 최소 100만원 이상 경비를 들여야 하고, 그 아름다운 리장고성과 샹그릴라를 보기 위해서는 비행기도 두 번을 갈아타야 한다. 보통 중국여행보다 3배 이상 비싼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도 볼 만한 곳이 바로 윈난성이다. 

일전에 리장고성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
근사하게 차려진 메뉴는 버섯전골. 10종류가 넘는 버섯과 야채를 샤브샤브처럼 두 가지 국물에 익혀 먹는 요리였다. 처음 보는 버섯이 많았기 때문에 일행 중 한 분이 식당 종업원에게 물었다. 

“이 버섯들은 양식입니까, 아니면 자연산입니까?”

종업원은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저기 앞산에만 나가도 천지에 널린 것이 버섯인데 뭣하러 양식을 한답니까?”

너무도 당당한 종업원 덕분에 일행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로비에서 만난 일행은 또 한 번 웃게 된다. 신기하게도 일행 모두가 아침 화장실에서 ‘큰 만족(?)’을 느꼈다는 것이다.

“어제 저녁 그 버섯이 약이었나 보네.”

실제로 그 버섯이 대장 운동을 활발히 해주어서 일행들의 변비 증상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쿤밍(昆明)과 리장 일대를 다니면서 계속 느꼈던 것은 고산지대 특유의 ‘건강함’ 같은 것이었다. 공기는 늘 청량했고, 잠시 내렸던 소나기는 시원했다. 비 온 뒤 땅에서 올라오는 흙냄새는 어릴 적 고향집에서 맡았던 내음과 비슷했다. 

중국 윈난성 쿤밍과 리장은 1년 내내 기온이 20도 언저리를 오르내리는 전형적인 고산기후다.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에 마을이 자리하고 있어, 베트남·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쪽임에도 한여름이 시원하다. 이곳에 가게 된다면 리장고성은 하루를 온전히 둘러보아도 아깝지 않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둘째치더라도,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종 가게들과 식당, 술집, 여관까지. 그 유명한 보이차의 원산지도 바로 이곳 윈난성이기 때문에 귀국할 때 기념품으로 적당한 보이차 한 덩이를 사가도 좋다. 베이징의 탁한 날씨와 상하이의 번잡함에 질린 여행자라면, 중국 윈난성에 가보기를 권한다. 중국 같지 않은 중국, 전혀 새로운 중국이 바로 그곳에 있다.


【김기남 여행신문&트래비 편집국장  

쿠바, 21세기와 17세기가 공존하는 곳

찬란히 부서지는 카리브 해의 현란함을 닮아서일까? 쿠바는 한 가지 색깔로 표현하기 힘든 나라다. 쿠바는 살아 움직이는 구형자동차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아바나 시내로 들어서며 마주치는 거리의 풍경은 한눈에 가난한 나라임을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표정에서까지 가난을 읽기는 쉽지 않다.

쿠바를 방문한 것은 벌써 10년여가 지난 2002년의 일이고, 여행 기자를 ‘업’으로 삼는 나는 그 이후로도 수많은 나라와 도시를 다녔다. 하지만 여전히 내 뇌리에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 있는 곳은 바로 쿠바다. 

취재차 방문한 곳이지만 그곳은 휴가지로서도 매력적이다. 아직 사회주의의 빗장을 걸고 있는 체 게바라의 나라 쿠바지만, 아바나에는 놀랍게도 한국말을 하는 쿠바인 가이드가 있다. “쿠바에서 한국말을 하는 가이드는 동생과 자신이 유일하다”는 이 쿠바인의 억양은 영락없는 귀순용사다. 아침 인사로 “밤새 일 없었습니까?”를 건네는 이 쿠바인은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평양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쿠바는 아직 북한과 가까운 나라다. 그래서 더욱 이국적이고 그만큼 설렘도 크다.

쿠바의 매력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는 거리로 나서야 한다. 1000만 인구 중 250만명이 산다는 수도 아바나시(市)는 신·구 시가지로 나뉘어 있다. 신·구 시가지는 영화 ‘부에나비스타소셜 클럽’에 등장하는 눈부신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말리콘 거리로 이어진다. 카리브 해를 바라보는 거리에는 훤칠한 키의 근육질 미남과 팔등신 미녀로 가득하다. 손 대고 싶을 만큼 예쁜 초콜릿 빛깔의 피부를 가진 아이들이 뛰어 노는 쿠바는 사람 그 자체로 진한 매력이 넘쳐난다.

장장 7㎞에 달하는 말리콘 거리의 진수는 매년 6월에서 7월 사이 열리는 카니발에서 맛볼 수 있다. 노을 지는 해안도로에서 벌어지는 선남선녀들의 정열적인 살사 파티는 관광객의 넋을 빼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바나 시내에서 으뜸가는 볼거리는 단연 아바나 구(舊)시가지다. 1995년 관광이 개방된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구시가지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거리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거리 전체가 회색빛 대리석 건물로 이뤄져 있는 이 거리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타이틀이 결코 과분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1950~60년대의 클래식 카들도 이곳에서는 흔하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게 하는 요소다. 

아바나 구시가지를 관광하다보면 시가를 팔겠다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살 마음이 없다면 처음부터 관심을 보이지 말아야 하며 만약 살 때는 진품 여부를 잘 확인해 봐야 한다. 공장에서 일하면서 조금씩 가져 나온 것이라고 하지만 상당수가 가짜다. 진품이라면 정가의 30% 정도에도 구입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자작나무가 울창한 눈 덮인 사호로 리조트 스키장에 서니 마음도 하얘지는 것 같다. 이곳 눈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워서 ‘파우더 스노’라 불린다. / 클럽메드 제공
벌써 2월이다. 겨울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지만 스키는 지금부터가 진짜다. 물론 일본의 이야기다. 울창한 산지와 호수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홋카이도는 겨울이 되면 환상적인 설국(雪國)으로 변신한다. 특히 밀가루처럼 부드럽고 뽀송뽀송한 '파우더 스노' 설질은 겨울을 기다려온 스키 마니아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4월 초까지 자연설을 만끽할 수 있으니 일본 스키 원정은 이제부터가 절정이다. 따뜻한 온천욕과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다.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곳, 홋카이도 한복판에 자리잡은 클럽메드 사호로 리조트이다.

◇이불처럼 푹신푹신한 눈

6인승 곤도라 리프트를 타고 해발 1030m 사호로 산 정상에 올랐다. 5분도 채 안 걸렸다. 발아래로는 도카치 평야가 새하얀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

'철컥'. 스키 부츠와 플레이트의 합체 소리가 잠자던 사호로 산을 깨운다. 정상에서 내려오려면 상급자 이상은 돼야 한다. 가파른 경사에선 제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슬로프 위에 눈언덕이 형성된 '모글 코스' 앞에 섰다. 모글은 처음 도전해보는 것이라 망설이다 들어섰는데 역시 어려웠다. 몇 미터를 못 가고 넘어졌는데 이상하다. 안 아프다. 푹신푹신한 이불에 안기는 듯 편안함이 들 정도다.

옆에선 스키 강습을 받는 아이들이 줄을 지어 사뿐사뿐 내려가고 있다. 구겨진 자존심을 수습하고 얼른 일어서려는데 균형을 못 잡고 또 꽈당. 우여곡절 끝에 '모글 코스'는 일단 탈출해 다시 능선을 타고 질주했다. '슥슥' 턴을 할 때마다 가볍고 경쾌하다. 건조하고 부드러운 눈이라서 제동이 잘걸린다.

'미디움 턴' '숏 턴' 자유자재로 한참을 내려와서 보니 아직 산 중턱도 채 못 왔다. 최장 3㎞에 달하는 슬로프는 스키가 줄 수 있는 묘미를 모두 선물해준다.

'몽키스 밸리'라고 쓰인 푯말 앞에 섰다. 자연 그대로의 자작나무가 빽빽한 좁은 숲길이 펼쳐졌다. '몽키스 밸리'를 뚫고 나오면 여러 곳에서 뻗어져나온 중급자 코스와 만난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슬로프를 완주해 내려오니 리프트 타는 곳이 한산하다. 대기시간 0초. 이쯤 되면 '황제 스키'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클럽메드 사호로 리조트는 해발 400m에 있다. 17개의 슬로프는 경사도·길이가 매우 다양해 자신의 스키 실력에 맞춰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스키, 스노보드 강습엔 일본·뉴질랜드·캐나다·프랑스 출신 강사 외에 한국인 스키 강사도 4명이 상주하고 있다.

스키로 녹초가 된 몸을 달래는 데는 온천이 제격. 일본 전통식 목욕탕인 '오후로'와 사우나, 그리고 설원 위에 있는 야외 자쿠지에서 눈 덮인 숲속을 바라보며 몸을 녹일 수 있다. 온천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외부온천을 다녀올 수 있다.

몸이 풀렸으니 다음은 입을 즐겁게 할 차례. 메인 레스토랑은 뷔페식으로 운영되는데 양식과 일식, 중식, 한식 등 각국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싱싱한 해산물이 특히 푸짐하다. 바에서는 밤 12시까지 와인과 생맥주, 칵테일 등 술도 무제한 공짜로 제공된다. 올해 클럽메드 사호로 리조트는 4월 1일까지 오픈한다. (02)3452-0123, www.clubmed.co.kr

사호로 리조트에 있는 야외 자쿠지. 눈 덮인 숲을 바라보면서 몸을 녹일 수 있다. / 클럽메드 제공
◇버스 타고 삿포로 눈 축제로

적설량이 많은 홋카이도 중앙부와 북부에는 사호로 리조트 말고도 루스츠, 토마무 리조트 등 스키장이 10여곳 있다. 100% 천연설로 한국 스키장에선 흔히 보이는 제설기가 필요 없다. 겨울엔 스키 마니아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그 외 계절에도 승마, 카누, 래프팅, 골프 등 자연 속에서 즐기는 스포츠와 온천 및 농장 체험을 할 수 있어 모여드는 관광객이 많다.

사호로 리조트에서 버스로 2시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삿포로에선 매년 2월 눈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6~12일 진행된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300개 이상의 눈 조각품이 명물이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삿포로 맥주 박물관이다. 삿포로 맥주의 역사, 특징과 맥주 만드는 법 등을 입체감 있는 조형물과 인형으로 잘 꾸며놨다. 물론 시음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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