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아메리카/미국

미국 : 일리노이주, 찰스 마운드 (Charles Mound, Illinois )

반응형

* 높이 1235피트 (376m)
* 미 50개주 최고봉 등정의 23번째 코스로 2008년 6월 15일에 찾아간 곳이다. 이 곳은 시카고 공항에서 서북쪽으로 200마일 떨어진 곳으로 위스콘신주와의 경계 지역에 있다. 조 다비스(Jo Daviess) 카운티에 속하며 가장 가까운 타운은 2.7마일 떨어진 스케일스 마운드(Scales Mound)다. 

이 곳은 1828년 찰스라는 사람이 처음 농장을 만들면서 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하는데 지금은 웨인(Wayne)이라는 사람의 개인 농장 안에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리노이주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하지만 높이가 고작 1235피트(376m)밖에 안 되는 야트막한 봉우리라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마운드라고 하면 처녀 젖가슴같이 봉긋 솟은 언덕을 연상하거나 야구장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올라서는 곳을 떠올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이 얼마나 낮은 최고봉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피크라든지 마운틴이니 하는 말 대신 주의 최고봉임에도 마운드라는 말이 붙은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요즘은 GPS라는 게 있어서 집이나 건물은 물론이고 하다 못해 비어 있는 나대지라도 번지만 있으면 쉽게 찾아간다. 그래서 GPS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낯선 곳을 여행하더라도 전처럼 헤맬 일이 없다. 

그러나 산 속의 한 지점은 딱히 번지도 없고 표시도 없으며 포장도 안된 길들을 찾아 가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GPS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바로 턱 밑까지 가서도 찾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며 방황하는 예가 비일비재 하다. 이번에 찾아간 찰스 마운드가 그랬다. 더욱이 정보를 잘 못 알고 가는 바람에 더 고생을 했다. 

원래 이 곳은 6, 7, 8, 9월의 첫째 주 토, 일요일만 개방되고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무턱대고 찾아갔으니 하마터면 낭패를 당할 뻔 했다. 그것도 남의 사유지를 주인 허락도 없이 맘대로 들어가려고 했으니 이를 두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재수가 없었다면 사유지 무단 침입으로 걸려 변명 한마디 못하고 톡톡히 죄값을 치를 수도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는 입구엔 사유지 농장 답게 쇠사슬로 걸어둔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감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길래 그냥 쇠사슬을 풀고 문을 열었다. 남의 땅을 아무 허락도 없이 열고 도둑 고양이 야밤에 담 넘어가듯 살금살금 올라가노라니 낮은 봉우리일망정 어느 높은 산 오르는 것 못지 않게 숨이 차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분을 올라 마침내 정상에 이르니 오히려 다른 어느 곳 보다 감회가 더 새로웠다. 정상은 일리노이에 속한 땅이지만 북쪽으로는 위스콘신, 남서쪽으로는 아이오와주를 다 굽어 볼 수가 있다. 그곳에서 10여분 머무르면서 사진도 여러 장 찍고 메모도 하면서 그런 대로 할 일은 다했다.

그리고 흡족한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아뿔싸! 완전 범죄는 없다고 도중에 농장 주인인 웨인씨에게 결국 들키고 말았다. 이럴 땐 먼저 절 하는 놈한테 뺨 못 때린다고 먼저 달려가서 인사를 하는 게 상책이다. 

나는 웃으며 다가가 50개 주 최고봉을 오르고 있는 중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멀리서 물어물어 찾아 오느라고 미처 출입 허용 날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중히 사과를 했다. 그래도 내가 도둑 같아 보이지는 않았던지 주인은 알겠다는 표정으로 괜찮다며 웃어 주었다. 

그 여세를 몰아 불쑥 질문을 던졌다. "이곳엔 벤치 마크가 왜 3군데나 있나요?"

주인의 대답이 싱거웠다. “그냥 트라이 앵글이라오.”

어쨌든 그와 몇마디 얘기를 나누고 서둘러 작별을 하고 내려 왔다. “휘파람을 불며 가자, 어서 야 가자.” 
남의 땅을 오르다 들켜 나름대로 진땀을 흘린 등정이어서 그랬는지 철문을 다시 나올 때는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왔다. 

참고로 찰스마운드에서 5마일 정도 나가면 갈리나(Galena) 타운이 있는데 승마, 낚시, 보트, 골프를 즐길 수 있고 쇼핑과 숙박 시설을 물론 레스토랑도 제법 있다. 또 13마일 정도 떨어진 밀빌(Millville)에는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 애플리브캐년 주립공원이 있고 35마일쯤 밖에는 사바나(Savanna)에는 캠핑과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미시시피 팰리새이즈 주립공원이 있다. 

*일리노이
남한의 1.5배 정도 면적에 인구는 1200만명. 일리노이라는 말은 인디언 언어로 전사들(warriors)이라는 뜻이다. 제일 큰 도시는 시카고이며 주도는 스프링필드(Springfield). 1865년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총으로 암살되는 비극을 맞은 링컨 대통령이 이곳 일리노이주의 스프링필드에 묻혔기 때문에 링컨의 (Land of Lincoln)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공식적인 주의 별명은 초원의 주(Prairie State)이며 매년 9월 3째 주를 초원 복원의 주로 정하여 큰 행사를 벌인다. 시카고에 있는 시어즈 타워는 현재 북미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