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마도 : 대마도, 고즈넉한 분위기 속 런치 맛보기!

대마도는 우리나라에서 가까워 찾기 좋다. 평일의 대마도는 참 조용하다. 고즈넉한 일본 가옥에서 조용하게 식사를 하고 싶었다. 이즈하라 항 골목으로 고개를 돌려 조금만 들어가면 번듯한 목조 가옥이 나타난다. 춘향전을 일본에 소개한 대마도의 기자이자 소설가, 나카라이 토스이의 기념관이다.

 

 

 

* 대마도, 나카라이 토스이 기념관 半井桃水館

코앞에 두고 찾았다. 골목 사이로 졸졸 흐르는 수로, 한 걸음이면 건널 다리를 지나 작은 문을 만났다. 나카라이 기념관 半井桃水館이다. 차는 바로 인근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였다. 무인 주차장으로 2시간 남짓에 100엔, 마음 편히 차를 두고 기념관으로 향했다.

흐린 날, 침착한 하늘 아래 이곳의 이름을 알리는 간판을 찾았다. 정문 너머 목조 가옥의 풍채가 당당하다. 고풍스러운 짙은 고동색의 나무 빛깔 기념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격식 있게 지어놓은 듯한 가옥이다.

 

 

 

대마도 이즈하라마치에 세워진 나카라이 토스이 기념관은 2006년 세워졌다. 그에 대한 자료 전시를 하고 있으나 규모는 크지 않다. 지역 주민의 소통 장소이 자 일본 전통의상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실내는 좌측으로는 기모노 등 일본 옷을 입고 시간을 소요할 수 있는 대여 룸과 오른쪽의 식당으로 나뉜다.

정원이 곱게 꾸며져 있다. 한쪽은 정원이 보이도록 유리창으로 되어 있다. 다다미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면서 시절이 바뀌는 모습을 바라보며 담소하기 좋겠다. 밖을 둘러보고 실내로 들어갔다. 실내는 기념관의 주인공, 나카라이 토스이로 채워져 있다.

 

 

 

그는 대마도 번주의 담당 의사 가문에서 1860년 태어났다. 부산 왜관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후 동경으로 돌아와 영문학 학원이었던 공립 학사를 졸업하였다. 그리고 기자의 길을 걸었다. 1881년 오사카 아사이 신문사 기자로 일했으며, 1882년 서울 특파원으로 지내며 임오군란 등 굵직한 한국 사건들의 기사를 썼다. 우리와의 연결고리를 찾자면, 소설가로써 활동하면서 춘향전을 일본에 소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어에 능했던 나카라이 토스이는 춘향전을 20회에 걸쳐 번역하여 연재하면서 조선에 대한 주석과 해석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유명한 여류 작가의 사랑을 받은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 5천엔 지폐 주인공 히구치 이치요라는 여류 작가와의 인연으로 알려져 있다. 20세의 히구치는 소설가가 되고자 나카라이를 찾아왔으나 25세에 절명한다. 사후 그녀의 일기가 공개되면서 나카라이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 알려졌다.

 

 

 

* 대마도 맛집, 나카라이 토스이 기념관 식당 만마야 Manmaya

나카라이 토스이 기념관은 사실 단아한 일본식 목조 가옥에서 일본 가정식 음식을 먹고 싶어 찾았다. 기념관 한편에 입식 탁자 두엇, 좌식 탁자 둘 정도 놓인 작은 식당 만마야 Manmaya가 있다. 점심 메뉴만 서넛 판다. 중장년의 아주머니, 주름진 분이 여전하게 사람 맞이하시는 모습이 좋다.

슬리퍼를 한쪽에 반듯하게 벗고 앉았다. 작은 선반에는 아기자기한 장식품이 놓였다. 일본풍의 인형이며 도자기들. 벽에는 누군가의 작품인지 소박한 꽃 그림들이 걸렸다. 자잘 자잘 작은 찻잔들이 쌓여 있고 조용조용 바지런하게 손놀려 만든 무엇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보듬으며 이곳 분들은 시간을 보내는가- 하였다.

앉은 공간은 기대만큼 조용하고 작았다. 고즈넉한 분위기, 우리만 소근소근하는 듯한 것이 좋다. 점심 메뉴를 천천히 골라 주문했다. 느긋한 라디오 음악소리를 들으며 있노라니 몸의 노곤함이 풀린다. 먼저 내 준 한 잔의 따뜻한 녹차 찻잔을 쥔다. 푸른 향이 따스하게 스친다. 이어서 달달한 간장 냄새와 된장국 냄새가 흐른다.

 

 

​

* 대마도 맛집, 만마야 Manmaya 런치

먼저 이리야키 소바 いりやきそば 정식이다. 닭고기, 생선, 표고버섯 등을 넣은 메밀국수다. 유자향 나는 야채절임과 무 조림, 우영 무침, 그리고 밥이 함께 나온다.

대마도의 토종닭을 볶아 생선, 채소 등을 듬뿍 넣고 끓인 요리로, 여기에 메밀면-소바을 넣어 끓여서 이리야키 소바라 한다. 맛이 무척 흥미로웠다. 메밀면- 소바는 찰기가 없어 투걱투걱 끊긴다. 맑은 채수 같으면서 닭 육수라 고깃국 맛이 물씬 난다. 대마도 명물이라는 닭고기는 껍질과 살이 함께 붙어 쫄깃쫄깃했다.

 

 

 

일본식 카레 정식. 흰쌀밥에 따뜻한 카레를 듬뿍 올렸다. 한편에는 초생강이 빠지지 않는다. 일본식 카레는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뭉근하게 오래 끓인다. 색은 우리네 카레 보다 더 거무스름한 고동빛을 띈다. 버섯 등 채소를 충분히 넣어 씹는 맛이 좋다.

카레에는 구수하면서도 우리네 된장 국보다 가벼운 맛과 향의 일본의 미소시루. 표고버섯, 다시마 등을 실하게 넣었다. 야들야들한 두부가 참 맛있었다.

 

 

 

히가와리 런치다. 매일매일 바뀌는 점심 日替わりランチ  메뉴다. 밥과 미소시루-된장국, 야채 절임과 뿌리채소 조림, 그리고 주요리처럼 생선 요리가 나온다. 주인공인 생선 요리는 고추, 양파 등이 뭉근해질 때까지 끓인 생선 조림이다. 다시 육수에 간장과 설탕으로 부드러운 단맛을 낸 듯.

히가와리 런치 세트의 찬으로 나온 무가 무르게 잘 조려졌다. 유자향 살짝 나는 맑은 조림, 간간하면서도 달착지근한 소스- 참 맛나다. 유부와 달걀 요리도 한 젓가락 분량이나 맛깔스러웠다. 잘 조려진 생선 한 점 얹어 하얀 쌀밥 한 입. 런치 메뉴를 종류 별로 주문해 서로 나누어 맛보면서 배부르게 잘 먹었다. :) 만족스러웠다.

 

 

 

늦은 점심을 천천히 마치고 나왔다. 날이 을씨년스러웠지만 역시 배가 부르니 몸의 긴장이 풀리고 추위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기념관 앞을 걸었다. 흐르는 작은 개울 앞, 담장 너머 가지 뻗은 감나무에 결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 참 좋았다. 

 

 

 

* 대마도, 나카라이 기념관 半井桃水館 정보 
- 전화 : +81-920-52-2422 (문의는 일본어로만 가능)
- 운영시간 : 09:00~18:00, 매주 화요일, 1/3주 일요일 휴무 
- 런치 : 11:00-16:00 운영 ​
- 런치메뉴 : 이리야키 소바 650, 이리야키 소바세트 850엔, 만마야 정식 550엔, 히가와리 런치 8000엔, 돼지고기 카레 750엔 
               커피 350엔, 오렌지 쥬스 300엔, 맥주 500ml 500엔, 단팥죽 350엔, 치즈케이크 350엔, 아이스크림 300엔 ​
- 관람료 무료, 의상 체험 및 대관료 유료 - 접수 4시까지, 체험비 1000엔(대여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