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ha_프라하 골목&맥주도시 필젠

동유럽의 진주, 체코 프라하. 숱한 문사(文士)들과 예술가들이 프라하 골목을 거닐며 예술을 논했다. 나치에 의해 잔혹하게 능멸당한 비운의 도시이기도 하다. 21세기는? 배낭족들 천국이다.

◆프라하의 봄과 존 레논의 벽

대부분의 프라하 여행객들은 황홀한 야경의 프라하 성, 웅장한 바츨라프 광장, 고풍스러운 석교 위에 수공예품 장터를 펼친 카렐교. 천문시계가 자신을 내려다보는 구시가 광장을 보기 위해 대로(大路)를 따라간다.

하지만 골목으로 들어가도 길은 통한다. 번잡하지 않은 골목 여행에는 프라하에 남아있는 자유와 평화의 흔적도 있다.

프라하의 젊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출발지로 삼는다는 '바츨라프 광장'. 이곳에는 '프라하의 봄'을 느낄 수 있는 추모비가 있다. 체코 국민 영웅 바츨라프상을 등지고 열 걸음 정도 걸으면 나오는 작은 화단 속에서 청년 2명의 얼굴을 새긴 추모비를 찾을 수 있다. 프라하의 봄 시절, 민주화를 위해 분신한 얀 팔라치와 그를 추모하며 분신한 얀 자익이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꽃이 끊이지 않는다.

바츨라프 광장을 내려와 사거리를 직진해 걷다 보면 오른쪽에 작은 길거리 시장이 나타난다. 여행객보다는 프라하 시민들이 주로 찾는 이곳에서는 과일, 채소나 눈알 모양의 젤리 같은 '불량식품', 체코 기념품 등을 구할 수 있다. 이 노점에서 흥정에 실패했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 파는 물건은 다른 곳보다 훨씬 저렴하다.

프라하 성으로 가는 관문, 카렐교를 찾아갈 때도 큰길보다는 골목길이 재미있다. 특히 화약탑 뒤쪽 골목길을 이용하면 천편일률적인 기념품점 거리를 피할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 나오는 것 같은 녹아내린 모양의 시계를 파는 시계전문점이나 프라하 젊은이들이 자정을 넘어 밀려드는 클럽이 있는 곳도 이 골목이다.

프라하 성을 오르려 카렐교를 건너 첫 번째 나오는 왼쪽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존 레논 벽'과 수백개의 자물쇠가 걸려 있는 벽이 있다. 존 레논이 다녀간 곳은 아니지만, '존 레논 벽'은 1980년 그가 사망한 이후 체코의 젊은이들이 그를 기억하는 낙서를 남겨둔 벽이라고 한다. 30년 세월 속에 지금은 연인들의 사랑 고백이나 여행객들의 기념문구 등이 덧칠되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어지러운 낙서 속에 물론 한글도 보인다.

필스너 페스트에서 '필스너 우르켈'을 치켜든 사람들. 필스너 맥주는 필젠 시민들의 자부심이다 밀러브루잉코리아 제공
◆맥주의 도시 필젠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져 있고, 16만5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도시 필젠(Pilsen)은 맥주의 수도다.

'라거 맥주'의 효시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1295년 바츨라프 2세가 은광(銀鑛)이 있는 필젠 지역으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일반인들에게 맥주를 만들 수 있게 허가했다. 필젠에 가면 필스너 우르켈, '체코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 감브리너스(Gambrinus), '과일향이 은은한 흑맥주' 코젤(Kozel) 등을 산지(産地)에서 직접 맛볼 수 있다.

필젠의 중심은 '퍼블릭 스퀘어' 광장이다. 성 바르톨로뮤 성당의 102.3m 첨탑이나, 세계 3대 유대교 예배당 중 하나인 그레이트 시나고그(Great Synagogue), 중세시대 창고이자 지하 샘으로 쓰였던 19㎞ 길이 지하통로 모두 걸어서 5분 거리다.

필젠 곳곳에서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간판을 만나게 된다. 필스너 생맥주를 파는 곳이다. 글자 모양이 춤을 추듯 구불거리는 게 묘하게도 고딕풍 건물에 잘 어울린다. 필스너 맥주를 만드는 필젠스키 프레즈드로이(Plzensky Prazdroj)사의 공장 인근 술집에는 공장에서 맥주를 보내주는 관이 있다. 공장 맥주 탱크에서 숙성 중인 맥주를 뽑아먹는다고 해서 '탱크 비어(tank beer)'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메뉴판에서 '피보(Pivo·'맥주'라는 체코어)'라고 쓰여진 부분을 가리키면, 점원은 배가 뚱뚱한 유리잔에 뽀얀 거품을 두둑하게 덮은 황금빛 맥주 한 잔을 내온다. 달콤한 첫맛이 가볍게 목을 두드리는 끝맛으로 변하고 나면 코끝에는 고소한 향기만 남는다. 잔에는 효모와 거품이 그어놓은 하얀색 원, '엔젤 링(angel ring)'이 층층이 남는다.


프라하 성에서 바라본 프라하 시내 풍경. 이영민 기자
여·행·수·첩

▲항공편: 대한항공이 프라하 루지네공항까지 주 4회(월, 화, 목, 토 1회) 직항한다. 11시간.

▲프라하 골목 움직이기: 프라하는 규모가 작아 구시가 지역은 걸어서 여행이 가능하다. 프라하 시내에서는 버스, 지하철, 트램(지상 전동차)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연결된다. 이 중 지하철은 A선, B선, C선 세 개의 노선이 있는데, A선을 이용하면 바츨라프광장(뮤제움 Museum 하차), 프라하성(말로스트란스카 Malostranska 하차) 등을 찾아갈 수 있다.

▲교통 ①루지네공항에서 프라하: 30분 간격으로 공항 익스프레스(약 40분 소요)가 있다. 119번 버스를 타고 지하철 A선 데이비츠카(Dejvicka)역에 간 뒤 지하철을 타는 방법도 있다.

②프라하에서 필젠: 기차는 프라하 중앙역에서 필젠역까지 2시간(147코루나). 버스는 우안 플로렌츠(Uan Florenc) 정류장에서 출발. 1시간~1시간30분(120 코루나).

▲숙박 ①프라하: 바르셀로 올드타운 프라하 호텔은 걸어서 주요 관광지를 갈 수 있고 방마다 독특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1인 1박은 20만원대. 저렴한 크라운 프라자 호텔이나 악센트 호텔도 깔끔하다. 바르셀로 올드타운 프라하 www.barcelooldtownpraha.com  크라운 플라자 www.austria-hotels.at/cz/crowneplaza/index.html  악센트 www.akcent-hotel.cz

②필젠: 메리어트 호텔과 우즈보누 호텔 추천. 1박 기준 10만원대. 메리어트 호텔이 규모가 크고 조금 더 비싸다. 메리어트 호텔www.marriott.com/hotels/travel/prgpz-courtyard-pilsen  우즈보누 호텔 www.hotel-uzvonu.cz

▲환율: 9월 7일 현재 100코루나는 약 6100원

▲맥주투어: 필젠 특유의 관광상품. 코스에 따라 90~250코루나(한화 5490~1만5250원)를 내고 하루 12만 병을 생산하는 맥주 공장, 필스너 맥주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9㎞ 정도 뻗은 지하터널에 가면 수십년 된 나무 맥주통을 볼 수 있다. 맥주축제 '필스너 페스트(Pilsner Fest)'도 있다. 1842년 필스너 우르켈 맥주의 첫 생산을 기념해 매년 가을 이틀 동안 열린다. 올해는 지난달 27일·28일 168회 축제가 열렸다.

▲필젠 및 필스너 맥주 투어: www.prazdroj.cz/en/come-and-visit

필젠 내 필스너 우르켈 관련 프로그램 문의: 밀러브루잉코리아 (02)301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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