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푸껫 아만푸리 리조트
강박은 여행의 불편한 친구다. 어느 곳을 가든 반드시 보고 먹고 체험해야 할 것들에 대한 목록이 머릿속을 빽빽이 채운다. 밤잠 줄여가며 다리가 풀어질 때까지 발품 팔아도 마음 한구석은 늘 허기지다.
해변 휴양지라고 다를 바 없다. 스쿠버다이빙·스노클링·윈드서핑 등 수상 스포츠는 기본이고 지역 특산물로 유명한 식당이나 야생화가 만개한 정원 방문은 필수다.
태국 푸껫(Phuket)의 아만푸리(Amanpuri) 리조트는 이 모든 강박에서 자유롭다. 발을 들이는 순간 전신(全身)의 근육을 친친 휘감고 있는 긴장의 똬리가 풀려 내려간다. 하루가 지나면 이곳에서만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또 다른 집착 속에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아만푸리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로운 장소'를 뜻한다.
- ▲ 태국 푸껫 아만푸리 리조트의 풍경. 심야에 조명을 밝힌 비치 클럽.
빌라는 저마다 소유주가 따로 있다. 5~6개의 파빌리온이 한데 모여 있고 수영장·회의실·식당이 갖춰져 있다. 왕족, 대기업 CEO, 유명 연예인 등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리조트 간부의 설명이다. 그중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의 정보는 줄 수 없다"고 했다.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이 리조트의 첫 번째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 ▲ 해변 레스토랑.
직원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30분만 방을 비웠다 돌아와 보면 흐트러진 침대의 매무새는 깔끔하게 정돈되고 화사한 장미꽃잎이 놓여 있다. 가끔은 등골이 서늘해진다. 직접 손님을 마주 대하는 직원들은 영어로 완벽하게 의사소통이 되니 당황할 이유가 없다.
이 리조트의 또 다른 미덕은 온화한 해변이다. 잔잔한 물결에 완만한 경사가 길게 이어져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새끼손톱만한 자갈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결 고운 백사장은 반드시 맨발로 산책해야 한다. 따뜻한 눈 위를 걷는 듯하다. 이 해변에서도 스노클링 혹은 제트스키를 즐길 수 있지만 파라솔 밑에 누워 '아만'에 잠긴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다. 진정한 휴양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 ▲ 숙소인 파빌리온 내부.
반응형
'아시아 > 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국 아유타야 - 무에타이의 '메카'가 된 도시 (0) | 2016.06.06 |
---|---|
태국 코사무이 : 차웽 해변·야시장… 낮보다 반짝이는 거리의 밤 (0) | 2016.06.03 |
태국 코사무이 : 푸른바다, 더 푸른 코코넛 숲… 놀다가도 좋고 쉬어가도 좋아 (0) | 2016.06.03 |
여행패션 : 태국 여행패션, 스타들은 이렇게 입는다! (0) | 2016.06.02 |
태국 방콕 : 일상과 어우러진 화려한 역사… 이색풍광과 즐길 거리 가득한 방콕 (0) | 2016.06.02 |
태국 코따오 - 다이버들의 성지 (0) | 2016.06.01 |
태국 : 새벽강 건너 승려들과의 만남.. 암파와 (0) | 2016.05.30 |
태국 푸켓 : 럭셔리 풀빌라 휴양의 천국 '태국 푸켓' (5) | 2016.05.25 |
태국 방콕 : 왕의, 왕을 위한, 왕의 의한 도시 (0) | 2016.05.24 |
태국 : 푸껫의 재발견_해변 벗어나면… 정글도 있고 '대두 섬'도 있고 (0) | 2016.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