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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캐나다

캐나다 캔모어 : 서부영화의 매력적인 촬영지에서 우리 오늘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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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캐나다 로키는 밴프, 레이크 루이스 호수 등이 '매혹'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광활한 자연이 뿜어내는 매력은 몇몇 관광명소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밴프로 향하는 길목의 캔모어(Canmore)는 로키에 기댄 조용하고 작은 도시다. 야생 속에서 말을 달리고, 설산의 상공을 나는 이채로운 체험들이 이곳에서 은밀하게 진행된다.

캔모어는 밴프 국립공원에서는 제한된, 각종 체험들을 즐길 수 있는 아지트다. 헬기를 타고 로키의 봉우리를 내려다보거나 말을 타고 하이킹을 즐기는 이색 액티비티가 펼쳐진다. 한때 석탄을 캐던 광산 도시였던 캔모어는 인디언 말로 ‘머리 큰 추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시 한 편에는 실제로 머리 큰 추장의 모형물도 세워져 있다.

창공에서 내려다 본 로키는 좀 더 짜릿한 강렬함으로 다가선다.

서부영화의 단골 배경이 된 '은밀한 땅'

캔모어는 인디언 뿐 아니라 카우보이들의 땅이다. 근래 인기를 끌었던 서부영화들이 캔모어 카나나스키스 일대에서 촬영됐다. <브로크백 마운틴> <가을의 전설> <용서받지 못한 자>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작들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할리우드는 고요한 초원과 설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지역을 헌팅 장소로 놓치지 않았다.


이곳에서 즐기는 승마는 단순히 말을 타고 목장 펜스 주변을 맴도는 행위가 아니다. 목장에서 출발해 키드 산을 바라보며 산허리를 돌아오는 진짜 오프로드 승마가 가능하다. 카우보이 모자를 쓴 목장 가이드가 앞장서고 6~7명이 뒤따르는 고요한 마상 트레킹은 제법 진지하게 진행된다. 말들은 숲 길로 새거나, 풀을 뜯기 위해 급정거하는 예측 밖의 행동으로 긴장감을 부추긴다.


사람 키 높이만큼 올라섰을 뿐인데 다가서는 감동은 사뭇 다르다. 안장에 올라 고삐를 슬며시 잡고 거닐면 로키의 설산 앞에 푸른 풍경과 먹먹한 기분이 '오버랩'된다. 승마를 끝낸 뒤 목장 패치카에 둘러 앉아 맛보는 스테이크 한 조각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과 낭만을 던져준다. 실제로 이곳에서 며칠씩 머물며 '목장에서의 캠핑'을 즐기는 여행자들도 여럿 있다.

로키의 봉우리를 조망하는 헬리 투어

캔모어에서는 선홍빛 헬기를 타고 하늘로도 올라 볼 일이다. 상공에서 강성한 로키를 만나는 체험은 색다른 전율이다. 단언하건데, 로키는 아래서 올려다 볼 때보다, 위에서 조망할때 감동의 깊이가 강렬하다. 창공에 오르면 프로펠러의 굉음은 더 이상 들리지 않고, 끝없이 출렁거리는 로키 산맥만 눈앞에 도열한다. 원시의 호수, 푸르게 빛나는 바위들... 동체를 비틀며 ‘스리 시스터즈’ 산봉우리 위를 스치듯 비행하면 긴장도, 비명도 멈추는 무아지경의 시간은 이어진다. 봉우리들이 전해준 강한 감동은 눈과 귀를 흔들며 한참을 윙윙거린다.

캔모어의 헬기 투어. 붉은 색 헬기를 타고 로키의 상공 위로 오르는 체험이 가능하다.

캔모어의 헬기 투어는 이색 체험들로 연결된다. 2,000m가 넘는 험봉에 착륙한 뒤 능선을 따라 하이킹을 하는 헬리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이곳 청춘들은 헬기를 타고 오른 뒤 산자락에서 헬리 웨딩을 치르는 엉뚱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여름이 깊어지면 캔모어의 액티비티는 더욱 화려해진다. 카나나스키스 강이나, 보우 강에서 급류를 즐기거나 산악자전거, 낚시 등이 일상으로 곁들여진다. 8월, 캔모어에서는 포크 페스티벌이 열리며 조용하던 도시가 들썩거린다.

과거를 들추면 캔모어는 꽤 의미 깊은 사연을 간직한 도시다. 카나나스키스의 숲속에 위치한 '델타 로지' 오두막에서는 2002년 G8 정상회담이 열렸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캐나다 크로스 컨추리 스키팀의 아지트도 바로 이곳 캔모어다.

캔모어의 술렁임은 관문인 캘거리로 이어진다. 캘거리에서는 7월이면 전세계 카우보이들의 축제인 스템피드 페스티벌이 열린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스템피드 축제는 올해로 100주년째를 맞는다.

캔모어가 속한 알버타주 일대는 여름이면 오후 9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는다. 하루 종일 꼬박 즐겨도, 말을 타고 거닐거나 헬기를 타고 날던 진한 여운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가는길

캘거리가 캔모어로 향하는 관문이다. 한국에서 캘거리까지 직항편은 없다. 밴쿠버를 경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캔모어는 밴프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했다. 캘거리에서는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캐나다 알버타주 관광청을 통해 상세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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