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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야생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의 푸른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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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주하기 전에, 그 땅의 신비로움에 빠져 들었다. 적갈색 옥토에 생명의 빗줄기 쏟아지고 있다. 운무에 휩싸인 예가체프와의 첫 만남이다. 작은 시골 마을은 차분하고 온화하다. 약속의 땅, 에티오피아에서 신의 기운을 강하게 느낀다. 황토 흙과 어우러진 커피나무의 기운이 깊은 향기로 전해온다. 커피란 대지가 탄생 시킨 하늘의 작품인 까닭이다.

높고 가파른 산속에 길은 아스라이 이어진다. 산중턱 도로는 예가체프 아이들의 터전이며 놀이터다.

순수의 결정체, 커피 예가체프의 숨결 속으로

수도 아디스아바바 Adis Ababa를 출발하여 중남부 고원도시, 예가체프까지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솔직히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하며 커피의 본고장이라는 예가체프 Yirga Chefe의 존재조차도 실감하지 못했다. 해발 고도 2,500m까지 끝없이 이어진 산길을 달렸다. 무언가 다른 기운이 감지되는 순간, 이곳이 커피의 본고장 이르가체페(현지인 발음)란다.

커피의 본고장 에티오피아는 커피가 처음 발견된 곳이며, 야생 커피의 본산지로 에티오피아 전체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커피는 이 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 2만 여 개에 가까운 국영 농장과 30만개의 지역 소규모 농장이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커피의 대국답게 깊은 자연의 품속엔 푸른 커피콩이 천지로 자라고 있으며, 커피나무는 다른 야생의 나무들과 함께 자연 속에 섞여서 자라나고 있다.


이름도 근사한 이르가 체페, 차분하고 신비로운 도시 분위기를 뒤로하고 산길로 접어 들었다. 커피 농장을 찾기 위한 본능적인 시도였다. 당연히 농장이 존재하리라 믿었던 터였다. 그러나 깊은 산속 원주민을 찾아 커피 농장의 존재를 물으니, 모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곳 예가체프 커피는 모두 야성의 커피로 생산되는 까닭이다.

깊은 산속을 뛰어 다니다가, 땀이 나면 아이는 옷을 홀랑 벗고 계곡 속에서 멱을 감는다.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황토라기 보다 오히려 적토에 가깝다. 옥토가 전해주는 풍성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진흙으로 신발은 엉망이 되고, 걷는 걸음도 쉽지 않다. 미끄러지고, 발길은 무겁다. 산길을 굽이돌아 계속 오르고 또 오른다. 계곡 속 작은 개울을 건넌다. 어린 아이들은 멱을 감는다. 그냥 홀랑 벗고 흐르는 물에 온몸을 맡긴다. 자연이 주는 축복이며, 숲 속에 사는 존재의 자연스러움이다. 그 자연스러움이 부러울 따름이다.

산길을 계속 오르니, 작은 오두막 하나 보인다.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그 깊은 곳에 있다. 촌로가 집 앞에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다. 얼굴 안색이 좋지 않다. 아이들이 몰려와 내게 이야기를 전 한다, 할머니가 곧 돌아가실 듯 아프시다고. 흙 집 방안을 들어가 보니, 노파가 지친 기색으로 누워 신음한다. 가슴이 아프다. 어려운 사람들의 삶은 왜 이리, 더욱 더 깊은 고통의 연속인가? 예가체프 산골 마을의 흔한 풍경이란다.

다시 산길로 접어드니, 젊은 아낙이 커피나무를 베어가지고 내려 온다. 땔감으로 쓰려고 베어 온 모양이다. 이곳에선 커피 나무도 그냥 땔감이다. 산속의 삶은 그렇게 자연과 더불어 존재한다. 커피가 우리에겐 취향이지만, 그들에겐 삶을 이어가는 방편이다. 우리에겐 기호식품인 커피가 그들에겐 삶의 근간이며, 생을 지탱시켜 주는 생명 나무다.

커피 세리머니, 예가체프의 숨결을 느끼다

드디어, 산정상이다. 파노라마의 산하를 내려다 보는 정글 같은 수림, 촉촉하다. 황토 대지의 흙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 온다. 산 공기가 싱그럽다. 이곳이 커피의 본고향, 예가체프다. 인공의 손길도 없고, 경작을 위한 문명의 도구도 없다. 하늘이 허락한 자연 속에 대지의 지력으로 하늘의 충분한 습기로, 적당한 태양의 온기로 커피 예가체프는 탄생되고 있었다.

해발 고도 2,000m가 넘는 초록의 산들이 춤추듯 이어져 있는 예가체프, 아! 이곳이 천국 아닐까?

순박한 사람들, 옥토의 충만한 기운. 따사로운 태양 아래, 그렇게 숨쉬듯 존재하는 예가체프는 나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전해주었다. 유기농이라 표현하지만 가장 고급의 성스러운 식물은 대자연의 너그러운 생명력 속에서, 평화로운 사람들과 더불어 자연의 순결한 힘, 오직 그 생명력으로 키워내고 있었다.

그린 원두의 신비, 예가체프 커피나무 생두를 직접 손으로 만져 본다. 그린의 설렘, 붉은 원두의 찬란한 빛깔, 예가체프 생두는 그렇게 태양의 신비를 머금고 고요히 숨죽여 탄생되고 있었다. 그 신비롭고 광대한 에티오피아 남부 깊고 깊은 산속에서 말이다.

산골 부부의 집을 찾았다. 커피를 유기농으로 생산하여, 뉴질랜드로 수출한다는 작은 집이다. 깊고 그윽한 눈매가 마치 커피향을 닮은 주인이다. 젊은 아내의 표정도 온화하다. 사심 없고 욕심 없는 삶의 진정한 평화를 보는 듯 하다. 동네 아이들도 모두 모여들었다. 산속을 찾아 든 최초의 외국인이라도 되는 양, 마냥 신기해 한다.


주민들과 함께 외국인을 위한 커피 세리머니를 준비한다. 이들에게 커피 한잔을 준비하는 일은 하나의 의식이다. 차분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의식을 준비한다. 생두를 화덕에 로스팅하고 작은 절구에 한참을 빻는다. 뜨겁게 끓인 물에 커피를 내려, 소박한 탁자위로 예를 갖춘다. 깊은 산속에서 야생 예가체프를 마신다. 에티오피아의 숨결을 목구멍으로 느낀다.

야생 예가체프를 마시는 깊고 그윽한 순간, 커피 한잔을 준비하는 데는 30분 이상이 걸린다.

나는 커피를 잘 알지 못한다. 예가체프의 존재도 이곳 에티오피아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작은 시골마을 이르가체페의 느낌도 신비롭고, 커피 예가체프의 존재도 감동이다. 한국을 떠나 카타르를 거쳐 도착한 에티오피아. 다시 그곳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깊은 산 고개를 넘고 넘어 이틀 만에 당도한 커피의 제국, 예가체프.

커피 예가체프는 순수의 결정체, 커피 예가체프는 영롱한 이슬과 광대한 대지위로 스며드는 태양이 창조한 대지의 마술이다. 순박한 사람들의 눈망울에 감동하고, 거대한 자연의 품속에 있어 행복하다. 세계인이 열광하는 커피, 예가체프의 순수를 마시게 되어 더 감동한다. 커피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 푸른 심장 속에서 잉태되고 있다. 예가체프는 순수다. 커피 예가체프는 향기마저 온전한 자연이다.

여행 TIP

에티오피아 입국정보

아프리카로 가는 항공 루트가 많아졌다. 우선 남아공을 경유해서 에티오피아로 들어오는 가정 일반적인 방법과 중동 항공사 카타르 항공을 이용해, 도하에서 에티오피아 항공을 갈아타고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집트나 케냐를 들러, 그곳에서 에티오피아 항공을 이용해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비자는 항공 이용 시 공항에서 입국 비자가 20$ 이다. 케냐, 수단 등을 통한 육로입국 시 반드시 그 나라에서 비자를 취득하고 입국해야 한다.

예가체프의 깊은 산속 야생 카페, 산골 동네아이들이 모두 모여 외지인을 반겨주었다.

에티오피아 여행정보
수도 아디스아바바에는 여행자 숙소가 적절한 요금에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각 도시로의 여행법은 아디스아바바 버스터미널에서 남쪽 각 도시로 연결한다. 예가체프도 이곳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거대하고 광활한 자연이 풍족감을 전해주는 에티오피아 여행은 현지인을 고용한 렌터카 여행을 권하고 싶다. 커피 팜을 방문하거나 멋진 추억 여행을 위해서는 렌터카를 빌려, 현지인과 함께 남부 호수와 커피농장 방문, 사파리 체험 등 깊고 그윽한 에티오피아 대자연 깊숙이 들어가 보자.

에티오피아의 커피 산업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기원지로 커피라는 이름은 본래 에티오피아의 도시 카파(Kaffa) 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에티오피아는 커피 경작에 있어 전통을 중시하며, 일부 국영 농장 이외에는 커피나무들이 일반 다른 수종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그늘에서 자연 생태로 자라나고 생산된다. 커피의 고향, 에티오피아는 거대한 대지 곳곳에서 야생 커피를 흔히 만날 수 있는 커피의 나라이다. 커피는 곧, 에티오피아 인들의 생활이며, 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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