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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발리 : 친절한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해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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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조용한 곳에서 서핑을 즐기려는 서퍼들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 발리를 발견했고 얼마 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착한 섬은 여행광들에게 금방 소문이 나 버렸다. 그리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발리는 생애 최고의 로맨틱 여행을 즐기려는 신혼여행자들과 아이들과 함께 황금 같은 휴가를 즐기러 온 가족여행자들로 북적대는 여행지가 되었다. 그것도 웬만한 숙소들은 꽤 일찍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객실이 없을 정도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한 곳이 되어 버렸다.

발리의 인기 숙소 수영장.


다양한 발리의 매력

하지만 발리는 그 인기가 무색할 만큼 휴양지로서는 사실 상당히 불리한 여행지다. 발리의 바다는 상당히 파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서퍼들에게는 사랑을 받지만 해수욕을 즐기고 싶은 평범한 여행자들에게는 조금만 놀아도 금방 피곤하게 만드는 바다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꿈꾸는 저 끝까지 한 점 파도가 없는 남국의 바다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푸껫이나 보라카이 같은 다른 인기 있는 휴양지처럼 뽀드득 밀가루처럼 하얗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파도가 쎄니, 당연히 바다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거리도 제한되어 있고, 어디든 흔한 스노클링 투어도 발리에서는 할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발리는 아시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세계적인 휴양여행지가 되었을까. 무슨 이유가 있어도 굉장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발리 여행 마니아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 발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관광지든 외지인들과 상대하다 보면 순박한 시골사람들도 이내 도시사람 뺨 치게 변하기 마련이지만 발리는 그 변화의 시계가 상당히 느리게 가는 편이다. 공항에서 한 시간만 떨어진 우붓 지역 정도만 가도 외국 여행자들에게 입만 웃는 게 아닌, 마음도 같이 웃어주는 진짜 미소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가 않다. 마치 낯선 이방인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웃에 살았던 동네사람을 대하듯 살갑게, 이내 순박한 웃음으로 여행자들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짐을 풀고 아예 이들과 함께 이 곳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들 만큼 발리 사람들이 여행자들을 끄는 진심의 마음이 결국 작은 섬 발리를 지금의 유명세를 가지고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눈으로 본 것들은 금방 잊혀 지더라도, 마음으로 느꼈던 것은 오래도록 우리의 마음 속에 남는 법이니 말이다.

우붓 시내 모습.

발리의 바다. 파도가 높은 편이다.



꽤 큰 섬 발리

발리는 공항이 있는 남부지역이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서퍼들이 가장 먼저 찾은 것도 남부의 꾸따 해변 주변이였고, 꾸따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서퍼들 뿐만이 아닌, 일반 여행자들도 발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꾸따의 남부 지역인 짐바란과 누사두아 지역은 대형 리조트들의 차지가 되었다. 가장 많은 객실수를 가지고 있는 리조트들이 공항의 남쪽에 자리를 잡았다.


휴양 여행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바다를 먼저 떠올리는 선입관이 있는데, 발리에는 바다가 아닌 산을 배경으로 한 우붓이라는 지역이 있다. 우붓은 공항에서는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발리 섬의 중부에 위치하고 있다. 꾸따, 짐바란, 누사두아 같은 지역들은 애초부터 여행자들을 위한 지역으로 논이였고, 공터였던 곳에 하나 둘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섰다면, 우붓은 그 반대로 이미 마을이 있는 곳에 여행자들이 그 곳으로 오면서 자연히 여행자들이 머무는 관광지역이 된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머무는 숙소 바로 옆에 발리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고, 심지어 어떤 숙소는 마을의 소유인 마을사원을 숙소 내부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발리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살아 있는 우붓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여행지가 된다.


우붓을 좀 더 길게 여행할 수 있다면 발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멘장안도 여행 지역에 끼워 넣어 보는 것을 제안해 본다. 공항에서는 차로 약 4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곳은 세계적인 다이빙 포인트인 동시에 물 위에 떠서 바다 속을 내려다 보는 스노클링만으로도 충분히 바닷속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누구나 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니기에 멘장안은 남쪽 지역에 비하면 언제나 조용하고 소수의 여행자만이 즐기는 곳이다.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더욱 이 곳의 가치가 빛난다고 할 수 있다.

마을 행사 후 집으로 돌아가는 발리 주민들.


발리 사람들은 대부분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타지로 나갔던 사람들도 은퇴를 하면 결국 다시 발리로 돌아와 생의 끝은 고향에서 보낸다. 여기저기 타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대고 본토의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서 구경하는 그런 섬이 아니라 발리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있는 살아 있는 섬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리 섬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사랑과 자부심도 대단하다. 여행을 가서 기회가 된다면 꼭 발리에서 태어난 친구를 사귀어 보면 좋겠다. 그들이 살고 있고 있는 섬 발리에 대해서 여행을 위한 정보가 아닌 진짜 발리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가는
발리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단 대한항공과 가루다 항공이 직항편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매일 취항하고, 가루다 항공은 주 5회 이상 취항한다. 직항이 아닌 경유편으로는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항공, 타이항공 등 많은 항공사들이 발리로 들어가고 있다. 발리까지는 직항 기준 7시간이 걸리며 우리나라와는 1시간의 시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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