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서민적인 소소함이 매력
포르투라는 도시를 규정하는 말에 ‘화려함’이라는 말이 있을까.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이 행정수도라면, 포르투는 경제수도의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포르투는 화려함 보다는 소소한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조금은 투박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거리와 건물들이 오히려 특별하게 다가온다. 조그마한 골목길을 걷고,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들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포르투는 여느 도시를 여행할 때와는 달리, 여행지를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조금은 비껴난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주황색 지붕들과 흰 벽의 조화가 만들어낸 거리들은 마치 동화 속 마을에 서 있는 것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거리의 풍경은 포르투갈이 가지는 서민적이고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대도시에서만 살아왔다면, 그립기까지 할 소박한 도시의 소소한 풍경들….
다른 대도시에 비해 비교적 크지 않은 포르투를 다 돌아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엔히크 왕자의 마을(Vila do infante), 성(聖) 프란시스쿠 성당(Igreja de Sao Francisco), 볼사 궁전 등 포르투 내에도 봐야할 명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조급한 마음을 억누르고, 언덕길을 내려가 강변에 있는 의자에 앉아 포르투의 가장 큰 명소 도루강을 바라본다.
카이스 다 리베이라(Cais da Ribeira)라고 부르는 이 지역에는 하늘을 기세 좋게 날아다니는 갈매기들과 조용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다정해 보이는 연인들 몇몇만이 보일 뿐 비교적 한적하다. 항구에 메어있는 작은 유람선들과 유유히 강가를 흐르고 있는 멋스러운 곤돌라를 보면, 항구도시의 면면이 여실히 드러난다.
루이스 다리를 건너 향긋함을 머금다
노천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고 나서, 이동한 곳은 바로 루이스 다리(Ponte Luiz I). 포르투에는 총 5개의 다리가 있는데, 철골로 이루어진 아치형의 이 다리는 포르투를 상징하는 심벌이기도 하다. 2개의 복층으로 이뤄진 다리 중 아래에는 자동차가 다니고, 위쪽에는 트램이 다니고 있다. 트램을 타고 다리를 건널까 생각해보지만,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다리 위를 건넌다. 온전히 철골로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트램이 옆으로 지나갈 때면 다리가 흔들거리는 것이 느껴져 오싹한(?) 느낌이 더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