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28번 트램이 지나가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작은 마을.
28번 트램이 지나가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작은 마을. / 케이채 제공
유럽의 서쪽 끝에 위치해 대서양을 바라보는 나라, 포르투갈. 한때 유럽은 물론 신대륙으로 뻗어나가며 세계를 호령했던 이 작지만 거대한 제국은 이제 이웃 스페인이나 북쪽의 영국 등과 달리 세계 역사의 중심축에서 제법 밀려나버린 상태다. 하지만 아름다운 테쥬강을 끼고 펼쳐진 수도 리스본의 아름다운 모습은 과거의 영광을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 시작으로, 오래되고 낡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트램에 몸을 싣는 건 어떨까.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28번 트램에서 말이다.

리스본에는 5개 구간을 60여대의 트램이 꾸준히 돌며 도시 구석구석으로 사람들을 나른다. 그 중28번 트램을 타지 않고는 리스본을 여행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리스본을 대표하는 많은 관광지를 모두 지나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선 이 트램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1930년대에 처음 만들어졌다는 실내는 모두 나무. 낡고 아스라한 기분이 이어진다.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덜컹인다. 때로는 정말 너무 좁은 골목을 지나 어떤 집들은 대문과 트램이 거의 맞닿을 지경인데 이 또한 매력 중 하나다.

리스본
시내에서 28번 트램을 타고 출발하면 리스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바이샤(Baixa)부터 시작한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만큼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코메르시우 광장(PraÇa Do Comercio)은 리스본에서 가장 거대하고 아름다운 광장으로, 과거 포르투갈이 가졌던 부와 영광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눈길을 사로잡는 크고 작은 가게를 지나다 보면 역시나 포르투갈의 역사를 오롯이 담은 카페, 브라질리아(Cafe Brasileira)에 닿게 되는데, 한때 포르투갈의 뛰어난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커피를 즐기려 찾았다. 리스본의 상징 같은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동상이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인 비카(bica) 커피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

커피 한잔을 즐긴 후에는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Elevador de Santa Justa)를 타고 올라가 리스본의 시내 풍경을 한번에 내려다 봐도 좋을 것이다. 이 엘리베이터의 출구는 카르모 광장을 거쳐 카르모 교회(Igreja Do Carmo) 유적지로 연결된다. 1755년의 지진으로 앙상한 뼈대만 남아 당시 지진의 참혹함을 현재까지 전해주고 있다.

드디어 도착한 거대한 성당. 요새 같은 모습의 역사적인 세 성당(Se Cathedral)이다. 리스본 사람들이 결혼식을 올리고픈 1순위 장소이기도 하다. 높은 곳으로 점점 더 올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탁 트인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바로 태양으로 가는 문이라 불리는 포르타스 두 솔(Portas Do Sol)이다. 멀리로는 테쥬강이, 가까이로는 알파마(Alfama) 지구의 로맨틱한 작은 집들이 보이는데, 벤치에 앉아 햇살을 즐기며 도시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하기에 최적. 좀 더 걷다보면 6세기에 지어진 상 호르헤 성(São Jorge Castle)에 닿게 되는데, 이베리아 대륙에 자리했던 무어인들의 성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물론 리스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당신이 화요일이나 토요일에 트램을 탄다면 28번 트램에 또 한번 몸을 맡겨라. 리스본을 대표하는 벼룩시장인 페이라 다 라드라(Feira Da Ladra)가 열리기 때문이다. 캄포 데 산타 클라라 거리(Campo De Santa Clara)에서 12세기부터 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리스본인들은 물론 집시들까지 저마다 독특하고 오래된 물건들을 가져와 판매한다. 이곳에서 흥정을 통해 구입한 사연있는 빈티지 제품이 그 어떤 천편일률적인 기념품보다도 당신에게 리스본을 추억하게 할 가장 완벽한 물건이 될지도 모른다.

여행정보
여행정보

28번 트램의 30개가 넘는 어느 정차역에서도 탑승할 수 있고 바로 티켓을 살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트램의 시작점인 마팀 모니츠 광장(Martim Moniz Square)의 티켓 발권기에서 1일 이용권 구입을 추천한다. 원하는 곳에 내려 사진도 찍고 구경을 한 후 다시 트램에 올라 꾸준히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있게 이용하고 싶다면 이른 아침이나 조금 늦은 저녁 시간이 낫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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