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섬, 몰디브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09년 어느 날, 사상 최초의 ‘해저 각료회의’가 열렸다는 코메디 같은 해외토픽을 혹시 본 적이 있는지. 바로 몰디브의 대통령과 각료 10여 명의 이야기다. 그들은 며칠 전부터 잠수 훈련을 받고, 물 속에서 산소통을 매고 서로 손짓으로 오케이 사인을 주고 받으며 회의를 했다. 몰디브는 해발고도가 평균 2.5m 안팎인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 마다 섬이 가라앉고 있다. 이들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선진국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 이처럼, 어찌 보면 코메디 같은 이벤트를 벌이기까지 한 것이다. 우리가 보기엔 해외토픽 감에나 나오는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목숨과 직결된 어떤 것보다 무섭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몰디브는 실제로 매년 조금씩 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몰디브는 50년 내 완전히 지구상에서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몰디브 나시드 대통령의 말처럼, ‘ 몰디브에서 살고, 몰디브에서 손자들을 계속 키우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 질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몰디브의 이처럼 애달픈 이야기는 오히려 전세계 여행자들에게 더 빨리 몰디브로 여행을 떠나라는 메시지가 되어 우리의 귀에 꽂히기도 한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은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다이빙 여행을, 가족 여행을 준비하고 수많은 다국적 호텔기업들은 몰디브에 신규 리조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 후 몰디브의 존재 여부에는 어쩌면 우리는 한쪽 귀를 막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시드 몰디브 대통령의 말을 빌려, 한 명의 몰디브를 사랑하는 여행자로써 나 또한 몰디브로 또다시 여행을 가고, 내 자식과 내 손자들도 수십 년 후에도 몰디브의 아름다운 바다로 여행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몰디브로 말이다.
가는길 대한항공에서 전세기 형식으로 직항편을 제공한다. 매주 일요일 출발하며, 대한항공을 이용할 시 4박 6일 일정이 된다. 직항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8시간 30분. 대한항공의 전세기는 비정기적으로 운행하고 있으며, 직항 이외에는 싱가포르 항공의 싱가포르 경유 몰디브행 스케줄이 가장 인기가 많다. 싱가포르항공은 매일 몰디브와 싱가포르 간 항공편을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