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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미국

미국 샌프란시스코 : 살기도, 놀기도 좋은 도시… 혼자라면 더 좋다 살기도, 놀기도 좋은 도시… 혼자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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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 콜로세움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사진 왼쪽). 사막 한가운데서 세계 문화·경제의 중심지와 고대 유적을 흉내 내는 게 귀여워 보였다. 소살리토에서 돌아온 뒤, 호텔까지 걸어갈 힘이 나지 않아서 이 도시의 명물인 스트리트 카를 탔다. 편도 2.25달러인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으니 딱 맞게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자유의 여신상과 에펠탑, 콜로세움이 한 군데에 모여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사진 왼쪽). 사막 한가운데서 세계 문화·경제의 중심지와 고대 유적을 흉내 내는 게 귀여워 보였다. 소살리토에서 돌아온 뒤, 호텔까지 걸어갈 힘이 나지 않아서 이 도시의 명물인 스트리트 카를 탔다. 편도 2.25달러인데 거스름돈을 내주지 않으니 딱 맞게 잔돈을 준비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캘리포니아 관광청 제공
모든 길은 과정에 불과하지만 출발점과 도착점은 따로 있는 법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행을 시작한다면 라스베이거스에서 끝내는 게 여정의 완성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장 살고 싶은 도시이며 라스베이거스는 가장 놀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두 도시 이야기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남들처럼 안 놀아야, 혼자 놀아야 더 재밌다.

◇천천히 봐야 예쁘다,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에 가는 여정이 그렇게 좋더라"는 정보를 들었다. 요즘 샌프란시스코 날씨는 한국의 늦가을과 비슷하다. 자전거 여행에 들뜬 일행에게 "저는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행과 떨어져 피셔맨스워프 근처에 있던 호텔 제퍼(Zephyr)에서 소살리토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호텔에서 나와 모퉁이만 돌면 금문교가 보였다. '저 정도 거리면 간단하지'라고 생각했는데 금문교까지 걸어가는 데까지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다. 샌프란시스코만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때로 공원으로 이어지기도 해서 심심할 일은 없었다. 자전거를 타는 관광객들과 유모차를 밀며 조깅을 하는 가정주부들 사이에서 세 시간 정도 때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 구경이 도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아마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를 건넌 일행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라는 것을 알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한 시간 동안 다리를 올려다보고 있으면 기둥과 케이블로 이뤄진 이 다리가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 오래 걷다가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렇게 보인 것은 아니었다.

금문교를 걸어서 건넌 뒤, 막막해졌다.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밖에 없다. 다리 옆 전망대에 있는 주차장에 갔다. 소살리토를 가는 이들의 차를 얻어 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관광버스가 한 대 오길래 손을 흔들어 세웠다. 10달러를 내니 소살리토까지 태워주겠단다. 살기 좋은 도시에서는 혼자 다녀도 좋은 법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본 그랜드캐니언의 풍광(왼쪽)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헬리콥터를 타고 본 그랜드캐니언의 풍광(왼쪽)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라이베이거스·캘리포니아 관광청

◇어른의 놀이공원,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에 가기도 전부터 머릿속에서 그곳을 마음대로 상상했다. 모조품으로 이뤄진, 촌스럽고 경박한 도시였고, 정신이 반쯤 나간 사람들이 흥청대는 곳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파리나 로마를 흉내 내 만든 카지노 안에서 초점을 잃은 눈으로 슬롯머신을 바라보지 않겠다고.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호텔에 묵고, 근처의 호텔 아리아나 미라지 등을 오가면서 카지노에 가지 않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어른의 놀이공원'이나 다름없는 라스베이거스에는 카지노 말고도 혼을 쏙 빼놓을 것이 많았다. 일단 호텔의 뷔페와 이름난 식당을 끼니마다 찾아가는 것 자체로도 미식 여행이 될 수 있다. 케이블에 매달려 인간 탄환처럼 허공을 가로지르는 슬롯질라나 라스베이거스를 조망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대관람차 하이롤러는 아이와 함께 체험하기에도 좋다. 헬리콥터를 타고 그랜드캐니언을 돌아봤다. 시간 관계상 땅에 한 번도 발을 딛지 못한 게 아쉬웠다.

놀이기구나 미식, 그랜드캐니언의 재미는 호텔 미라지의 '지그프리트와 로이의 비밀 정원과 돌고래 서식지'의 재미에 비할 수가 없다. 돌고래 서식지는 돌고래를 보호하고 연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쇼를 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객이 먹이를 주고 이들과 잠깐 교류를 할 수 있게 한다. 이 영특한 것은 생선을 주면 고맙다는 몸짓을 보이고, 헤어질 때 "안녕" 하고 인사를 하면 화답을 해줬다. 이종(異種)의 생물과 소통한다는 짜릿함에 돌고래 앞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밤이 되면 네온사인 불빛이 반짝거리고 호텔 안에선 달러($)가 그려진 칩이 오갔다. 일행 중 한두 명은 수백달러 이상 돈을 땄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면 내 것이 아닌 걸 알면서도 괜히 설레고 들떴다. 평소라면 절대 입지 않았을 옷을 꽤 거금 들여 샀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공연을 보며 노래도 큰 소리로 따라 불렀다. 그리고 하릴없이 게임 테이블 근처를 어슬렁대며 맥주를 시켜 마셨다. '촌스럽고 경박한 도시에서 정신이 반쯤 나간 채 흥청대는 사람'이 딱 나였다.

[여행정보]

샌프란시스코 블레이징 새들스(www.blazingsaddles.com)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 자전거 대여 시간당 8달러+자전거 보험 5달러(옵션)+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페리티켓 11.50달러 (옵션). 대여시간 4시간 넘어갈 경우, 1일 비용인 3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자전거로 금문교를 건너갔다가 페리를 타고 돌아오면서 1인당 약 50달러씩 냈다.

캘리포니아 관광청: www.visitcalifornia.co.kr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www.visitlasvegas.co.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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