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전문점
제이바스·시타렐라·발두치… 유서깊은 식료품점에 뉴요커들 발길
코너마다 해박한 지식 갖춘 직원들이 설명… 시장서 장보는 것 같아

과거 미소 냉전 시대에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소련과 미국을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로 수퍼마켓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초대형 규모의 매장과 그 안에 끝도 없이 연속되는 상품의 현란한 진열은 미국 풍요로움의 자랑이자 철저한 상업주의의 상징이다. 경마장같이 넓은 주차장, 쇼핑 카트에 가득 담은 물건을 끄는 소비자는 미국의 일상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하지만 뉴요커들의 쇼핑 스타일은 미국 타 도시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우선 맨해튼에서는 주차장을 갖춘 대형 수퍼마켓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차를 할 수 없고, 차가 없으므로 걸어서, 또는 대중교통으로 매장에 오고, 양손에 들고 갈 만큼의 수량만 구매한다. 이러한 지리적, 문화적 배경 때문에 맨해튼에는 중소 규모의 식료품 전문점(Food Specialty Market)이나 단일 업종의 상점이 대부분을 이룬다.

수천, 수만 가지의 상품이 진열된 수퍼마켓은 일방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알아서 집어 담는 일방적 구매 형태가 보통이다. 하지만 뉴욕의 식료품점들은 이런 고정 개념을 탈피했다. 각 식자재 코너마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매니저와 직원이 상주하면서 고객의 구매를 도와주도록 만들었다. 치즈, 빵, 올리브, 생선, 야생고기, 희귀 식재료 등이 색채와 질감, 형태를 달리하며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마치 큰 전통시장의 골목골목을 거닐며 한 가지씩 물건을 구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져 있다. 소비자와의 대화와 친근함을 이끌어 내는 이 개념은 신선했고, 오늘날 대형 수퍼마켓들도 이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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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 전통의 식료품점 제이바스(Zabar’s)의 훈제 생선 카운터. 직원 여러 명이 훈제 연어 자르는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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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루이스 발두치가 만든 식료품점 발두치(Balducci). 야채, 육류, 파스타 디스플레이가 특히 아름답다./ 제이바스(Zabar’s)·박진배
이런 식료품 전문점의 특징 중 하나는 HMR(Home Meal Replacement)/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라고 불리는 섹션의 강조다. HMR 또는 RMR의 개념은 식료품점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완성품으로 판매하고 소비자가 구매해 집에서 데워 먹는 개념이다. 레스토랑은 편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직접 하는 요리는 건강하지만 시간이 많이 든다. 도시의 바쁜 일정에 시달리는 뉴요커들에게 HMR/RMR은 더할 수 없이 편리하고 적합한 음식 제공 형태다.

올바른 식재료와 음식에 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레스토랑 못지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곳이 식자재를 판매하는 상점들이다. 전 세계의 마켓 환경이 변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뉴욕에도 이탈리(Eataly), 푸드 홀(Food Hall), 르 디스트릭트(Le District) 등의 현대식 마켓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들 매장 내부의 청결하고 정돈된 음식, 식자재의 디스플레이는 일품이다. 특히 오픈 키친으로 구성된 RMR 섹션은 장관이다. 이러한 첨단의 세련된 디자인을 도입하지만 이들 역시 뉴욕의 기존 식료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여기에 뉴요커들의 이민의 역사와 열심히 사는 모습,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러한 스토리로 뉴욕의 마켓은 언제나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유서 깊은 식료품 전문점 몇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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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싼 채소와 과일이 유명한 ‘페어웨이(Fairway)’.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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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데이비드 로크웰이 기둥처럼 치즈를 쌓아 연출한 매장 디자인이 인상적인 시타렐라(Citarella).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제이바스(Zabar's)

80여 년 전 브루클린에서 훈제 생선을 만들어 팔면서 시작한 식료품점이다. 현재는 전문화된 고급 치즈, 올리브, 가공육, 베이글, 식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훈제 생선 카운터로 항상 여러 명의 직원이 '노바(Nova)'라고 불리는 훈제 연어를 자르고 있다. 이 연어는 흔히 세계에서 둘째로 맛있는 연어라 불린다. (참고로 일본 홋카이도 연안에서 10만 마리당 하나로 잡히는 별종 연어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12월 31일, 열 명이 넘는 직원이 카운터에 정렬해 쉬지 않고 연어를 자르는 모습은 뉴욕의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다. 영화 '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 1998)'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승강이 벌이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뉴욕에 살면서 센트럴 파크로 피크닉을 간다면 그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주소: 2245 Broadway 80th Street, www.zabars.com

시타렐라(Citarella)


1912년 마크 시타렐라(Mark Citarella)가 할렘에서 생선 장사로 시작해 오늘날의 종합 음식 전문 마켓으로 발전시킨 상점이다. 뉴욕에서 풀턴 수산시장(Fulton Fish Market) 다음으로 가장 신선한 생선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치즈와 육류, 빵도 고품질이다. 매장은 유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로크웰(David Rockwell)의 작품으로 치즈를 쌓은 형태가 마치 건축적 기둥과 같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으로 유명한 감독 노라 에프런(Nora Ephron)은 이곳의 매력을 "시타렐라에서는 러브스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문장으로 표현했다.

주소: 2135 Broadway(75th St.), www.citarella.com

발두치(Balducci)


1915년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바리(Bari)에서 이민 온 루이스 발두치(Louis Balducci)가 브루클린에서 청과상으로 시작한 마켓이다. '21세기의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성'이라는 모토 아래 특유의 오렌지색 로고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야채, 육류, 파스타 등의 상품 디스플레이가 특히 아름답다.

주소: 301 W 56TH St., www.balducc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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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노천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만든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 매장의 생선 판매대.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뉴욕식품점

페어웨이(Fairway)

1930년대 맨해튼의 어퍼웨스트 사이드에서 시작해 현재 뉴욕 인근 14개 매장이 있다. 프랑스 치즈 연합 길드에서 공인한 치즈 수입상이 선택한 치즈 섹션이 특히 유명하며 야채와 과일의 신선도와 적당한 가격으로 언제나 고객들로 붐빈다.

주소: 2131 Broadway, www.fairwaymarket.com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


1973년 소호가 아직도 창고와 제조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던 시절에 조르조 델루카(Giorgio Deluca)가 작은 치즈 가게를 열었고, 1977년 파트너였던 조엘 딘(Joel Dean)과 함께 대형 마켓으로 확장한 것이다. 두 사람은 좋은 식자재를 위해서 전 세계를 배회하였다. 이 매장의 디자인 또한 유명하다. 예술가이자 창립 파트너였던 잭 세글릭(Jack Ceglic)은 '유럽의 노천 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매장을 디자인했다.

주소: 560 Broadway(Prince St.), www.deandeluca.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영화로 떠나는 뉴욕 공원 여행
멜로영화 단골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장
영화 '빅'에 나온 'F.A.O 슈월츠' 장난감 가게

'뉴요커(Newyorker)'가 대체 뭐길래. 시카고나 오하이오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특별히 없어도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부르는 뉴요커란 단어는 이미 고유 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뉴욕에 사는 미국 작가 조시 킬러-퍼셀은 "나는 절대 뉴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뉴요커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 죽는다면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뉴욕'이란 지명에 설레고 뉴요커를 동경한다. 영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도시도 뉴욕이다.

뉴욕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찬찬히 살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자유의 여신상도, 브로드웨이도 아니었다. 공원이었다.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원 때문에 지금까지 이토록 뉴요커가 부러웠나 보다.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위)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의 배경이 된 브루클린의 덤보.(아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맨해튼을 감상하고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괜찮은 옷을 건질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대답은 하나같이 브루클린이다. 브루클린은 맨해튼의 소호나 그리니치빌리지 등에 모여 살던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비싼 집세를 견디지 못해 옮겨 간 곳이다. 이 감각 있고 활동적인 젊은이들은 브루클린을 뉴욕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브루클린의 집세도 올랐다.

브루클린의 옛 모습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는 브루클린의 ‘덤보(DUMBO)’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운 언더 더 맨해튼 브리지 오버패스(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차마 동네 이름을 ‘멍청한(DUMB)’으로 지을 수 없어 마지막 단어를 끼워넣었다고 한다. 포스터의 배경이 된 지점은 지하철 F선을 타고 ‘요크스트리트’에서 내리면 3분 거리에 있다. 갱스터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위험하고 삭막했던 덤보도 1970년대 아티스트들이 찾아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물마다 갤러리가 있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옷을 모아다 파는 편집 매장들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찍은 곳에서 한 블록만 더 가면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다. 브루클린 다리와 이스트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맨해튼의 전경이 펼쳐진다. 맨해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맨해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뉴욕공공도서관ㆍ브라이언트 파크(위) / 재난영화 '투모로우'는 42번가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 슈워츠먼 빌딩(아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고

뉴욕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이다. 뮤지컬 극장과 프랜차이즈 식당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 관광객 아니면 노숙인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을 속으로 눌러담은 채 길 하나 건너면 이 도시가 숨겨놓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뉴욕공공도서관과 그 옆에 딸린 브라이언트 파크다.

뉴욕공공도서관은 뉴욕 전역에 걸쳐 여러 건물이 있지만 브라이언트공원과 함께 있는 이 건물이 가장 대표적이다. 영화 ‘투모로우’는 아예 이 도서관 안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고, 영화 ‘섹스 앤드더 시티’에서 여자주인공 캐리가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장소도 여기다. 얼핏 지루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맨해튼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높은 천장과 채광이 좋은 창문에다 널찍한 나무 책상 위에 초록색 빈티지풍 램프가 놓인 풍경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여행자들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도서관에 붙어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여행자들의 쉼터 구실을 제대로 한다. 널찍한 잔디 주위에 파라솔이 꽂힌 탁자와 의자가 넉넉히 놓여 있다. 최근에는 한 미국 항공사에서 이곳에 천막을 친 후 소파와 탁자를 여러 개 갖다 놓고 노천카페까지 만들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채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된다. 바비큐도 있는데 치즈버거나 핫도그가 포함된 세트메뉴가 20달러로 맨해튼 물가 기준에선 저렴한 편이다.

톰킨스 파크(위) / '위대한 유산'에서 남녀 주인공은 이스트빌리지의 톰킨스 파크에 있는 분수대에서 키스했다.(아래)

◆톰킨스파크에서 분수대 키스를

뉴욕의 공원들은 크기를 불문하고 영화에 한 번씩은 다 나왔다. 센트럴파크의 울먼 메모리얼 링크는 ‘러브스토리’, ‘세렌디피티’ 등 멜로영화에 단골로 등장했다. 겨울에는 아이스링크로, 다른 계절에는 어린이 놀이공원으로 활용된다. 센트럴파크 중간쯤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벤 스틸러가 주연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와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에 나왔다. 의외로 남녀가 함께 가면 사랑이 절로 싹틀 정도로 로맨틱한 곳이다. 센트럴파크 입구에 있는 고급 장난감 가게 ‘F.A.O 슈월츠’는 톰 행크스가 ‘빅’에서 발로 피아노를 연주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좋아해서 연령대와 상관없이 선물 사기에 좋은 곳이다.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톰킨스파크는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에단 호크와 귀네스 팰트로가 ‘분수대 키스신’을 선보인 곳이다.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산책로에는 청설모들이 뛰어다닌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에는 그리니치빌리지의 워싱턴스퀘어파크가 등장했다. 뉴욕대 캠퍼스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주변에 이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과 상점이 많다. 갖은 종류의 크림치즈와 쫀득한 베이글로 유명한 ‘머레이스 베이글’에서 연어베이글샌드위치를 사다가 공원에 소풍 나갈 것을 권한다.

뉴욕의 공원은 잔디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영화 상영, 공연, 패션쇼 등도 자주 열린다. 저녁에 하는 영화 상영에는 샌드위치나 피자 등을 싸들고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다. 공원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지구촌 문화·음식·예술 등 한자리에

미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나라다. 국토 면적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40배 이상 넓고, 동서 길이는 무려 4800㎞나 된다. 게다가 주마다 법이 다르고 문화도 조금씩 다르다. 미국 어느 지역 출신이냐에 따라 상대방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특정 지역을 무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 지역 특성을 판단해 상대방을 보다 빨리 이해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미국은 동부 서부 남부 등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동부에는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이 있으며, 서부에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등이 있다.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로는 휴양지로 유명한 마이애미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뉴욕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을 주도하는 거대한 도시다.


↑ 뉴욕의 명물인 자유의 여신상 <사진제공=www.cyworld.com/amygirl0430>

◆ 뉴욕의 대명사, 맨해튼 일명 '세계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뉴욕은 재미있는 여행지다. 세계 각국의 문화 음식 음악 미술 등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뉴욕은 의외로 이방인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도시다. 비록 시끄럽고 복잡하긴 해도 조금만 거리를 돌아다녀 보면 그동안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봤던 친근한 모습에 금세 마음이 놓인다. 게다가 워낙 구획 정리가 잘돼 있어 주소 하나만 있으면 어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대표 도시인 뉴욕. 도시가 형성되던 초기에는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렸으나 1664년에 영국령이 되면서 지금의 '뉴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뉴욕은 일반적으로 맨해튼을 비롯해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 리치먼드 등 크게 다섯 개 권역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가장 뉴욕다운 곳은 맨해튼 지역이며 흔히 뉴욕을 지칭할 때도 맨해튼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뉴욕 중심지인 맨해튼은 세로로 길게 뻗은 타원형 섬이다. 북쪽 지역은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는 반면, 남쪽 지역은 상업적이고 예술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맨해튼 곳곳에는 센트럴파크를 끼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자연사박물관, 구겐하임미술관 등이 있으며 남쪽 끄트머리에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가 있다.

센트럴파크 근처에 있는 그리니치빌리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곳곳에는 아트갤러리, 재즈클럽, 골동품 가게, 유럽풍 카페 등이 있다. 그리니치빌리지 입구에 있는 하얀색 아치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다.

뉴욕을 대표하는 명소로 많은 곳을 꼽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일 것이다. 102층(381m) 높이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완공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명성을 얻음과 동시에 뉴욕의 자존심으로 군림했던 명물이다. 미국 대공황 때인 1929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해 1931년 5월에 완공됐다.

1885년 5월에 프랑스에서 가져온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시민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과 세계인 누구나 아끼고 사랑하는 명물이다. 뉴욕항 입구의 리버티섬에 세워져 있는 이 거대한 여신상은 오른손에 횃불, 왼손에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든 채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문화의 거리, 그리니치빌리지 그리니치빌리지 근처에 있는 이스트빌리지는 마치 '뉴욕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일종의 문화적 해방구로 19세기 말에 뉴욕 상류층이 미드타운으로 이주한 후 이민자가 들어와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한때는 반전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새로운 예술문화를 시도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뉴욕을 보다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다면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보자. 뉴욕에서 일반 여행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들 수 있다. 맨해튼 버스 노선은 북쪽으로 향하는 업타운, 남쪽으로 향하는 다운타운, 동서로 달리는 크로스타운 등으로 구분돼 있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가는 길=인천~뉴욕 구간 직항편을 대한항공에서 주 14회, 아시아나항공에서 주 7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4시간3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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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루체른

마흔, 애매하다. 공자님은 미혹함이 없는 불혹(不惑)의 나이라고 했지만 주변에서 40대에 접어드는 지인들을 보면 딱히 그렇지 않아 보인다. 2030 신세대와 5060 '쉰'세대 사이에 딱 끼었으니,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애매하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여행지 역시 애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롯이 이 '낀'세대 마흔을 위한 기사를 준비했다. 마침 스카이스캐너가 친구, 가족과 떠나기 좋은 '마흔들의 여행지'를 콕 집어 소개하고 있다. 식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가. 여행이라는 단어를 보면 역시나 가슴 뛰는 세대가 마흔줄인데. 

 다양한 문화생활을 원한다면 뉴욕 

문화 소비와 스포츠 관람이 인생의 낙이라면 뉴욕으로 떠나자.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욕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관람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는 것으로도 일정이 빠듯한 도시가 뉴욕이다. 예술가들이 꾸린 숍이 늘어선 소호 거리를 거니는 것도 뉴욕을 두 배 즐기는 방법이다. 

또 뉴욕 하면 스포츠 경기 관람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스포츠 경기가 거의 매일 열린다. 15억달러를 들여 건축해 2009년 문을 연 뉴욕 양키스 홈구장 양키스타디움이 대표적인 명소다. 그 외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는 농구를 볼 수 있고, 퀸스 플러싱에서는 테니스를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화생활을 원하는 40대라면 뉴욕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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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모험을 즐기고 싶다면 킬리만자로 

마음이 푸른 40대라면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나보자. 무려 1년에 5만명이 넘는 등산객이 찾는 곳이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 보면 열대 우림, 계곡, 선인장이 반겨준다. 계속 오르면 만년설이 기다리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2050년쯤에는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니 이참에 아프리카 보물에 흔적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밤에는 빈 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빛도 만날 수 있다. 일상의 고단함과 지루함, 지친 마음을 킬리만자로에서 떨쳐보자. 그냥 커피와는 차원이 다른 킬리만자로 AA 원두로 추출한 커피도 휴식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친구들과 휴식을 원한다면 교토 

살기 바빠 자주 못 보던 친구와 추억을 쌓고 싶다면 교토를 추천한다. 한국에서 멀지 않으며 한적한 자연 속에서 쉬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단풍이 흐드러진 가을 혹은 벚꽃이 휘날리는 봄이 인기지만 여름날 교토도 매력이 있다. 아라시야마에서 대나무 숲을 걷거나 소원을 빌 수 있는 청수사에 가면 마음 속 깊이 시원한 청량감이 스며든다. 

미시마 유키오의 동명소설 덕분에 널리 알려진 금각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장소다. 3층 전체가 금박으로 덮여 있어 화려함의 극치를 뽐낸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기온거리 역시 가볼 만하다. 가부키 화장을 하고 기모노를 입고 있는 게이샤를 만날 수도 있다. 해가 지면 료칸에 머물면서 따뜻한 온천에 앉아 땀 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다면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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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몽생미셸 수도원

시끌벅적한 여행지도 신나지만 때로는 조용히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럴 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준비한다면 프랑스만 한 곳이 없다. 특히 수도원을 추천한다. 가톨릭 신자라면 피정을, 아니라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평온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 

유럽 곳곳에 많은 수도원이 있지만 프랑스 남부 세낭크 수도원, 리옹에서 조금 떨어진 라 투레트 수도원, 몽생미셸 수도원 등이 대표적이다. 쏜살같이 빨리 돌아가는 세상만사를 잠시 잊고 중세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단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가족과 여행을 원한다면 싱가포르 

가족이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 데리고 싱가포르로 가보자.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동양의 문화가 섞여 있고, 또 서양의 문화도 그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나라다. 또한 도시의 화려한 면모와 자연의 풍경이 공존한다. 도심에는 음식점과 쇼핑, 관광할 곳이 가득하다. 

또 아이들과 함께 이스트코스트파크, 보타닉가든에서 자연을 느끼거나 나이트 사파리, 주롱 새 공원에서 동물을 구경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는 부모와 자녀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장소다. 아이와 손잡고 잘 정돈되고 안전한 도시 여행을 떠나보자.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스위스 

광활하고 깨끗한 자연 속을 산책하는 것은 어떨까. 바로 스위스에서 말이다.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 철도를 타고 융프라우요흐를 올라가는 것이 필수 코스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는 상쾌한 기분,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또한 엽서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루체른,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아펜첼, 예술의 도시 바젤 등 스위스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듯, 목동 소년이 된 듯 파란 자연 속에서 유쾌하고 천진난만한 순간을 보낼 수 있다. 대자연의 기운을 받고 오려면 스위스가 제격이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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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경계… 예술은 위대한 정신병자들의 세계다?

작가에게 자신이 쓴 원고의 대부분을 버려야 할 때만큼 뼈아픈 순간이 있을까.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 공포는 마음을 두 갈래로 분리시키는 일종의 정신분열 상태를 일으킨다. 어떻게든 남아 있는 원고를 살리겠다는 감성과 냉정하고 차분하게 원고를 모두 절단한 후, 잘못된 지점을 교정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성은 엄청난 파열음을 불러일으키며 충돌한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뉴욕 맨해튼에는 미래의 예술가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지난 일요일, 600매 정도 쓴 원고의 대부분을 버려야 한다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반쯤 넋이 나간 채 나는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텔레비전을 켰다. 검은 옷을 입은 이소라가 의자에 앉아 어깨를 수그린 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날 찾지 말아줘. 나의 슬픔 가려줘. 구름 뒤에 너를 숨겨 빛을 닫아줘." 어쿠스틱 기타가 베이스로 깔리는 그 참혹하고 어두운 노래는 아일랜드 가수 '크랜베리스'의 검은 그림자를 연상시켰다. 이전과 다른 이소라의 목소리는 늑골을 파고들며 짙은 슬픔을 낙인처럼 새기고 있었다.

그 기괴한 노래의 원곡은 놀랍게도 보아의 발랄한 댄스곡 'NO.1'이었다. 원곡과 전혀 다른 새로운 버전의 'NO.1'은 마치 분열된 두 개의 자아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누군가 이 곡을 새롭게 해석한 이소라에게 '흑마법사'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다. 고성에 앉아 검은 망토를 흩날리며 슬픔을 짓이겨 부른 괴기의 노래라는 것이다.

발레 영화 '블랙스완' 속에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는 두 개의 자아를 한 사람이 연기해야 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백조와 흑조, 천사와 악마를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주인공은 그러므로 혹독한 자아분열을 겪는다. 스스로 완벽해지길 원하는 뉴욕시티발레단의 '니나'는 그렇게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점점 자신의 몸이 '흑조'가 되어가는 망상에 시달린다.

어린아이처럼 오르골을 올려놔야 잠을 자고, 귀여운 인형을 모으며, 엄마의 '예쁜 딸'일 뿐인 니나. 그녀는 청순한 백조 연기는 완벽하지만 흑조가 가진 악마적인 섹슈얼리티를 전혀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토마스'의 지적 때문에 괴로워한다. "네 춤은 꼭 불감증에 걸린 것 같아"라는 그의 말이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예술가로서의 영혼을 뒤흔든 것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녀는 자유롭고 성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발레단 단원 '릴리'를 질투한다. 흑조가 가진 섹슈얼리티를 기술로 습득해야 하는 그녀에겐 그것을 천성적으로 타고 난 릴리가 넘기 힘든 장벽이나 참을 수 없는 자신의 것을 기어이 빼앗을 경쟁자로 느껴지는 것이다.

발레는 높이의 예술이다. 누가 더 많이 뛰고, 누가 더 많이 도느냐로 날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불가능의 예술이기도 하다. 이 기형의 예술을 완벽히 소화해내기 위해 발레리나는 관절을 틀고, 단단한 뼈를 조금씩 열어가는 기괴한 통증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완벽함에 대한 욕망과 뒤틀린 관절의 대비, 이 심리적 풍경은 지구에서 예술가들이 가장 많다는 뉴욕의 심장부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또 '니나'의 오른쪽 어깨 상처가 자꾸만 부풀고, 그 안에서 기어이 가시가 나오고, 마침내 흑조의 검은 날개가 돋아나는 과정은 소녀의 관자놀이에서 거미가 나오는 '레몽 장'의 소설 '벨라 B의 환상'을 연상시킨다.

뉴욕은 예술가들의 도시다. 밥을 먹다가 '로버트 드니로'와 마주치거나, 카페에서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줄 서 있기도 한 곳이 뉴욕이다. 그곳에 사는 뉴요커들이 요란하게 사인을 받는 대신 쿨한 얼굴로 그들을 스쳐 지나가는 건, 평범해 보이는 동네 카페와 레스토랑의 점원들 역시 미래의 뮤지컬 배우이거나 화가이고, 거리의 연주자들이나 청소부도 오디션을 준비하는 미래의 예술가들이기 때문이다.

'유브 갓 메일'의 주인공 캐서린은 뉴욕의 지하철에서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는 나비를 보았다는 말로 러브레터를 작성한다. '블랙스완'의 니나는 뉴욕의 지하철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또 다른 자신의 그림자(데자뷰)와 마주친다. 뉴욕의 지하철은 이렇듯 '로맨틱 코미디'와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의 간격만큼이나 다르다. 말하자면 '블랙스완'은 예술가들의 도시인 뉴욕의 신경증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 위에서 보여준다.

니나가 걸어가는 링컨센터 맞은편에는 음악 천재들의 산실 줄리아드가 있다. 유명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뉴욕시티 발레단의 공연장이 함께 있는 이 거대한 예술의 전당은 장엄한 위용과 다르게 예술가들의 내면 풍경과 덧대어지면 왜곡되어진다. 문득 루게릭 환자 역할에 몰입했던 어느 영화배우의 말이 섬뜩하게 떠올랐다. 

만약 자신이 암에 걸린다면, 암 환자 역할을 가장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이 끝나고, 마침내 흑조가 되어버린 니나의 마지막 말도 그런 것이었다. "It was perfect." 그러므로 예술은 위대한 정신병자들의 세계다. 600매의 원고를 쓰는 데 100일이 걸리고, 그것을 전부 지우는 데 1초의 시간이 걸리는 세계. 나는 600매의 원고에 검은 블록을 씌웠다. 그리고 삭제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1초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주연.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분열'을 원작으로 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이다. 뉴욕시티 발레단의 '니나'가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생기는 내면적 갈등을 심리 스릴러 형식으로 다뤘다. 

자신의 몸이 점점 흑조로 변형되어가는 기괴한 꿈에 시달리는 '니나' 역할로 나탈리 포트만은 2011년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았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의 발레를 지도하던 뉴욕시티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벤자민 마일피드와 사랑에 빠지며 약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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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풍 청춘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현란한 그래피티(벽화)가 골목을 뒤덮는 곳. 뉴욕 청춘들의 문화적 해방구는 맨해튼을 벗어나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으로 이어진다. 최근 10년 사이 뉴욕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아지트로 떠오른 곳이 바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다.


윌리엄스버그에 들어서며 혹 영화 ‘브루클린의 마지막 비상구’의 공장지대를 연상했다면 이런 이색적인 상황에 의아해 할 수도 있다. 20여년 전만해도 외지인들의 발길조차 뜸했던 이 투박한 공간 역시 본래는 남미 출신의 이민자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문 닫은 공장지대에 맨해튼의 돈 없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몰려 들면서 거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소호에서 첼시 등으로 이어지는 맨해튼의 문화적 확장은 이곳 브루클린으로 넘어와 새롭게 둥지를 마련한 셈이다. 첼시 등의 공장형 갤러리가 정제된 모습이 강하다면 윌리엄스버그의 모습은 골목과 갤러리들이 좀 더 살뜰하게 어울리는 풍경이다. 맨해튼을 거닐다가 무수한 관광객들에 염증을 느꼈다면 윌리엄스버그에서는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뒷골목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서는 현란한 그래피티와 흔하게 마주치게 된다.



브루클린의 가장 ‘핫’한 명소가 된 곳

기타를 둘러멘 뮤지션들이 윌리엄스버그의 중심가인 베드포드 거리를 누비고 3층짜리 아담한 건물이 늘어선 골목 사이에 간판 허름한 클럽들과 빈티지 숍들이 들어선 모습은 순수했던 시절의 홍대 앞거리를 연상시킨다.


윌리엄스버그의 단상들은 맨해튼의 깊은 숨결이 강을 건너며 정제되는 것과도 맞닿는다. 클럽과 바들이 몰려 있는 맨해튼 로우어 이스트와는 지척거리다.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만 건너면 곧바로 연결되고 맨해튼에서 메트로를 타도 한 정거장이다.


윌리엄스버그는 최근에도 새로운 공장들이 갤러리나 클럽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젊은 아티스트들의 그래피티들이 새롭게 거리를 채색하며 외딴 골목까지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정신과 함께 호흡하는 갤러리들의 수는 어느새 수십 개를 넘어섰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은 길거리에 포스터, 그래피티 등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약국 ,빵집, 바 등의 벽면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명소가 된 공간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브루클린에서 가장 물 좋기로 소문난 클럽과 드라마 ’섹스 & 더 시티‘에 등장 한 뒤 유명해진 타이 음식점, 명물 빈티지숍들이 이곳에 자리잡았다.



젊은 예술가들 그려내는 현란한 그래피티

한적한 야외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것은 윌리엄스버그의 여유로운 오전을 음미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뉴요커들도 즐겨 찾는다는 베이글 스토어에서 갓 구운 빵을 산 뒤 폴란드 이민자들의 주거지인 그린포인트 지역까지 슬슬 걸어볼 수도 있다. 이곳 공장지대 담벽에 그려진 수준 높고 재미있는 그래피티들을 감상하다 보면 노천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피티들 너머로는 따뜻한 오후를 즐길 수 있는 공원도 들어서 있다. 공원에 주저앉아 햄버거를 우적우적 씹어도 느껴지는 풍취가 다르다.

뉴욕의 근대사를 묵묵히 지켜 본 브루클린 브릿지.


윌리엄스버그에서 서쪽으로 향하면 선착장 주변의 창고를 갤러리로 개조한 덤보 지역과 연결된다. 뉴욕 근대사의 명물인 브루클린 브리지와 맞닿은 덤보지역 역시 문화적 변신에서는 윌리엄스버그와 호흡을 같이한다. 이방인들은 직접 예술가들의 주거공간을 기웃거리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베드포드 거리를 중심으로 한 윌리엄스버그 일대는 낮보다는 밤이 더 화려하게 무르익는다. 브런치를 즐기고 온갖 그래피티과 빈티지 숍을 감상하며 오후를 보냈다면 주말 밤에는 클럽과 바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한뼘 더 자유로운 뉴욕의 젊음을 체험할 수 있다.



가는길

한국에서 뉴욕까지는 다양한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미국 입국에 별도의 비자는 필요없다. 맨해튼과 윌리엄스버그 사이는 메트로로 이동한다. 맨해튼에서 메트로 L선을 타고 한 정거장 지나 베드포드역에서 하차한다. 맨해튼에서 약 5분거리. 자전거를 타고 윌리엄스버그 다리를 건너도 된다.

매년 겨울이 되면 뉴욕은 초콜릿과 사랑에 빠진다. 다양한 초콜릿과 초콜릿을 활용한 아이템을 선보이는 '뉴욕 살롱 뒤 쇼콜라'라는 특별한 쇼 때문이다. 지난 11월 9일부터 3일간 치러진 달콤한 이벤트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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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요커들을 초콜릿의 마법에 빠지게 하다

뉴욕의 겨울을 달콤한 마법에 빠지게 하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살롱 뒤 쇼콜라(SALON DU CHOCOLATE)'가 그 주인공이다. 살롱 뒤 쇼콜라는 19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하여 현재 뉴욕, 일본, 모스크바, 상하이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초콜릿 축제라 할 수 있다. 뉴욕에서는 올해 15번째로 지난 11월 8~10일 3일 동안 치러졌다. 미국 전역은 물론 파리, 벨기에 등 다양한 나라와 도시의 세계적 초콜릿 브랜드들이 참가해 제품을 뽐냈고 유명 디저트 셰프, 쇼콜라티에, 푸드아티스트 등이 한곳에 모여 데모와 강좌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이끌어 나갔다. 총 45개의 초콜릿 브랜드와 35가지의 초콜릿 관련 데모와 강좌가 진행되어 행사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달콤한 초콜릿 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이 세심하게 준비되었는데 손과 여러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창작 놀이를 경험할 수 있어 더없이 즐거운 행사이기도 했다.

◆ 새로운 초콜릿 트렌드를 맛보다

올해 살롱 뒤 쇼콜라에서는 최근 푸드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강을 콘셉트로 삼은 비건을 위한 초콜릿, 로푸드(Raw Food) 방식을 접목시킨 초콜릿 등 새로운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쇼콜라티에 프리츠 크닙실트(Fritz Knipschildt)가 데모로 보여준 트러플 초콜릿(chocolate truffles), 데이비드 버크 키친(David Burke Kitchen)의 쇼콜라티에 잭 영(Zac Young)이 선보인 버번과 호박이 들어간 화이트초콜릿크림브륄레 등 보기만 해도 입안에서 달콤한 맛이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초콜릿이 가득했다. 또 쇼콜라티에 올리버 키타(Oliver Kita)는 비건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건강을 생각한 초콜릿 바를 선보였다. 쇼콜라티에 그노시스(Gnosis)는 불이나 고온을 이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로푸드 방식을 초콜릿에 접목해 새로운 초콜릿 음식을 보여줬다. 재료들을 로푸드 방식으로 준비해 너무 뜨겁지 않게 마시는 초콜릿 드링크를 선보여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년 최고의 초콜릿상을 시상하는데 올해는 프리미엄 오가닉 초콜릿 브랜드인 파카리(Pacari)가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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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언제든 초콜릿에 취할 수 있다

올해의 살롱 뒤 쇼콜라에는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작년에 비해 많은 방문객이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내로라하는 초콜릿 숍에 가면 여전히 초콜릿 쇼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초콜릿 대형 체인 브랜드인 고디바(Godiva)와 초콜릿 피자 같은 다양한 초콜릿 메뉴로 가득한 맥스 브래너(Max Brenner)는 기본이다. 쇼콜라티에 이름을 내건 작은 초콜릿 아틀리에 숍인 자크 토레스(Jacques Torres), 멋쟁이들이 많은 소호에 위치한 오트쿠튀르 초콜릿 숍인 키스 초콜릿(Kee's Cho-colates) 등도 유명하다. 하이엔드 초콜릿의 면모를 보여주는 메종 뒤 쇼콜라(Maison du Chocolate), 예쁜 일러스트가 그려진 초콜릿을 선보이는 마리벨 뉴욕(MarieBelle New York), 뉴웨이브 초콜릿을 선보이며 베이컨 초콜릿으로 유명한 보주 오 쇼콜라(Vosges Haut-Chocolat) 등 뉴욕을 방문하면 언제든지 달콤한 초콜릿 향에 취할 수 있는 전문점이 끝도 없다.

◆ more info_ 뉴욕 시티베이커리의 핫 초콜릿 페스티벌

시티베이커리는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맨해튼 다운타운에 위치한 베이커리 & 카페. 다양한 음식, 디저트, 드링크 등을 선보이는데 시티베이커리의 명물은 핫 초콜릿 드링크(Hot Chocolate)라 할 수 있다. 진저 핫 초콜릿(Ginger Hot Chocolate), 비어 핫 초콜릿(Beer Hot Chocolate), 바나나필 핫 초콜릿(Banana Peel Hot Chocolate), 칠리 페퍼 핫 초콜릿(Chili Pepper Hot Chocolate), 물랭루주 핫 초콜릿(Moulin Rouge Hot Chocolate) 등 모험적이고 새로운 핫 초콜릿을 매일 새롭게 선보이고있다. 특히 매년 2월이면 자체적으로 핫 초콜릿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홈페이지 www.thecitybakery.com/hot-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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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젤라토 브랜드 스크림에서 선보인 다양한 젤라토. 초콜릿 젤라토가 가장 인기였다.

2 올해의 초콜릿상을 수상한 파카리의 시식용 초콜릿.

3 초콜릿으로 만든 사람 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4, 5 뉴욕 시티베이커리의 내부 모습과 외관.

6 시티베이커리의 명물 핫 초콜릿.

7 천일염을 활용한 초콜릿 칩 쿠키. 달콤하고 짭짤해 중독성이 강하다.

8, 9 다양한 초콜릿을 선보이고 시식할 수 있는 초콜릿 브랜드들의 홍보 부스 풍경.

10 초콜릿으로 만든 옷을 입고 나타난 모델이 초콜릿 패션을 선보였다.

11 행사장에서 초콜릿으로 셰프 모형을 만들고 있다.

 

  1. Favicon of http://a.uggesouti.com botas ugg 2013.04.12 13:15

    당신은 내가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예요,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예요.

영화로 떠나는 뉴욕 공원 여행
멜로영화 단골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장
영화 '빅'에 나온 'F.A.O 슈월츠' 장난감 가게

'뉴요커(Newyorker)'가 대체 뭐길래. 시카고나 오하이오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특별히 없어도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부르는 뉴요커란 단어는 이미 고유 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뉴욕에 사는 미국 작가 조시 킬러-퍼셀은 "나는 절대 뉴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뉴요커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 죽는다면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뉴욕'이란 지명에 설레고 뉴요커를 동경한다. 영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도시도 뉴욕이다.

뉴욕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찬찬히 살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자유의 여신상도, 브로드웨이도 아니었다. 공원이었다.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원 때문에 지금까지 이토록 뉴요커가 부러웠나 보다.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위)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의 배경이 된 브루클린의 덤보.(아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맨해튼을 감상하고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괜찮은 옷을 건질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대답은 하나같이 브루클린이다. 브루클린은 맨해튼의 소호나 그리니치빌리지 등에 모여 살던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비싼 집세를 견디지 못해 옮겨 간 곳이다. 이 감각 있고 활동적인 젊은이들은 브루클린을 뉴욕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브루클린의 집세도 올랐다.

브루클린의 옛 모습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는 브루클린의 ‘덤보(DUMBO)’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운 언더 더 맨해튼 브리지 오버패스(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차마 동네 이름을 ‘멍청한(DUMB)’으로 지을 수 없어 마지막 단어를 끼워넣었다고 한다. 포스터의 배경이 된 지점은 지하철 F선을 타고 ‘요크스트리트’에서 내리면 3분 거리에 있다. 갱스터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위험하고 삭막했던 덤보도 1970년대 아티스트들이 찾아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물마다 갤러리가 있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옷을 모아다 파는 편집 매장들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찍은 곳에서 한 블록만 더 가면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다. 브루클린 다리와 이스트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맨해튼의 전경이 펼쳐진다. 맨해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맨해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뉴욕공공도서관ㆍ브라이언트 파크(위) / 재난영화 '투모로우'는 42번가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 슈워츠먼 빌딩(아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고

뉴욕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이다. 뮤지컬 극장과 프랜차이즈 식당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 관광객 아니면 노숙인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을 속으로 눌러담은 채 길 하나 건너면 이 도시가 숨겨놓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뉴욕공공도서관과 그 옆에 딸린 브라이언트 파크다.

뉴욕공공도서관은 뉴욕 전역에 걸쳐 여러 건물이 있지만 브라이언트공원과 함께 있는 이 건물이 가장 대표적이다. 영화 ‘투모로우’는 아예 이 도서관 안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고, 영화 ‘섹스 앤드더 시티’에서 여자주인공 캐리가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장소도 여기다. 얼핏 지루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맨해튼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높은 천장과 채광이 좋은 창문에다 널찍한 나무 책상 위에 초록색 빈티지풍 램프가 놓인 풍경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여행자들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도서관에 붙어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여행자들의 쉼터 구실을 제대로 한다. 널찍한 잔디 주위에 파라솔이 꽂힌 탁자와 의자가 넉넉히 놓여 있다. 최근에는 한 미국 항공사에서 이곳에 천막을 친 후 소파와 탁자를 여러 개 갖다 놓고 노천카페까지 만들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채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된다. 바비큐도 있는데 치즈버거나 핫도그가 포함된 세트메뉴가 20달러로 맨해튼 물가 기준에선 저렴한 편이다.

톰킨스 파크(위) / '위대한 유산'에서 남녀 주인공은 이스트빌리지의 톰킨스 파크에 있는 분수대에서 키스했다.(아래)

◆톰킨스파크에서 분수대 키스를

뉴욕의 공원들은 크기를 불문하고 영화에 한 번씩은 다 나왔다. 센트럴파크의 울먼 메모리얼 링크는 ‘러브스토리’, ‘세렌디피티’ 등 멜로영화에 단골로 등장했다. 겨울에는 아이스링크로, 다른 계절에는 어린이 놀이공원으로 활용된다. 센트럴파크 중간쯤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벤 스틸러가 주연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와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에 나왔다. 의외로 남녀가 함께 가면 사랑이 절로 싹틀 정도로 로맨틱한 곳이다. 센트럴파크 입구에 있는 고급 장난감 가게 ‘F.A.O 슈월츠’는 톰 행크스가 ‘빅’에서 발로 피아노를 연주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좋아해서 연령대와 상관없이 선물 사기에 좋은 곳이다.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톰킨스파크는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에단 호크와 귀네스 팰트로가 ‘분수대 키스신’을 선보인 곳이다.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산책로에는 청설모들이 뛰어다닌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에는 그리니치빌리지의 워싱턴스퀘어파크가 등장했다. 뉴욕대 캠퍼스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주변에 이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과 상점이 많다. 갖은 종류의 크림치즈와 쫀득한 베이글로 유명한 ‘머레이스 베이글’에서 연어베이글샌드위치를 사다가 공원에 소풍 나갈 것을 권한다.

뉴욕의 공원은 잔디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영화 상영, 공연, 패션쇼 등도 자주 열린다. 저녁에 하는 영화 상영에는 샌드위치나 피자 등을 싸들고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다. 공원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도시 속 세계를 거닐다… 이름만으로도 즐거운 도시 '뉴욕'

뉴욕의 전경
뉴욕의 전경
메트로폴리스의 대명사, 현대 도시의 상징 뉴욕.

이 도시를 이루는 5개의 대표 행정구는 각기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힙합의 탄생지이자 19세기 미국 최고의 소설가로 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가 마지막 생애를 보낸 브롱크스(The Bronx), 뉴욕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고, 젊은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주목 받는 브루클린(Brooklyn). 브로드웨이와 타임스퀘어로 대표되는 뉴욕의 심장 맨해튼(Manhattan), 세계에서 인종 구성이 가장 다양한 퀸즈(Queens), 뉴욕의 항구와 자유의 여신상이 펼쳐지는 근사한 광경을 페리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스태튼 아일랜드(Staten Island).

다양한 자치구들의 개성과 이들이 만들어낸 매력 넘치는 조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인의 발걸음을 뉴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뉴욕의 전경
뉴욕의 전경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 아이템이다. 맨해튼의 수많은 고층 빌딩들은 제각각 뉴욕의 역사와 다양한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문화재와 다름없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톱 오브 더 록 전망대에 올라가 뉴욕의 빌딩 숲이 연출하는 장엄한 파노라마를 감상해보자.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퀘어

뉴욕의 거리
뉴욕의 거리
타임스퀘어(Times Square)는 24시간 꺼지지 않는 매머드급 TV 스크린, 거대한 빌보드 광고판과 극장 간판으로 상징되는 뉴욕시의 중심이자 세계의 교차로다. 타임스퀘어와 동일시되는 브로드웨이 극장가(Broadway Theatre District)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는 극장들이 즐비하다. 뉴욕에 왔다면 이들 공연 관람은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맨해튼 남부 다운타운에 위치한 파이낸셜 디스트릭(Financial District)에는 2001년 9월 11일 테러로 인한 3천여 명의 희생자와 그 가족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9·11 기념관이 자리한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며, 홈페이지(911memorial.org)를 통해 ‘방문객 패스(Visitor Pass)’를 사전에 예약하면 더 신속하고 편리하게 입장할 수 있다.

몇 블록 떨어진 곳의 월 스트리트(Wall Street)와 브로드 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이 나온다. 바로 맨해튼이 시작된 곳으로 그 역사는 네덜란드군이 주둔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최초의 국회의사당이자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서 선서를 한 연방 홀(Federal Hall), 뉴욕 증권 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조지 워싱턴이 취임 이후 참석했던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 등 역사적 명소가 여럿 있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South Street Seaport)는 쇼핑을 즐기거나 식사를 하기에 좋다. 또한 배터리 파크(Battery Park)에 가면 스태튼 아일랜드, 자유의 여신상 등으로 향하는 유람선을 만날 수 있으며, 이곳까지 도보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다.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는 맨해튼 중심부의 3.41평방킬로미터가 넘는 면적에 삼림 공간, 산책로 그리고 완만한 경사지에서 잔잔한 수로까지 다양한 조경을 갖춘 도심 속 휴식 공간이다. 이 곳의 주요 명소로는 겨울에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는 울맨 링크와 센트럴 파크 동물원, 티쉬 어린이 동물원, 그리고 회전목마 등을 꼽을 수 있다.

연방 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왼쪽부터)연방 홀 /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문화 예술의 금맥, 뮤지엄 마일

뮤지엄 마일(Museum Mile)은 뉴욕의 대표 미술관과 박물관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곳으로, 센트럴 파크 근처에 위치한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5번 애비뉴 82번가에서 105번가까지 약 1마일의 거리를 말한다. 매년 6월 중 하루는 이 거리에 자리한 9개의 문화원이 ‘뮤지엄 마일 페스티벌’을 개최해 뉴욕의 풍부한 문화를 기념하고 무료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부
뮤지엄 마일의 아래쪽 끝에는 세계 4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있으며 이 곳은 200만 점 이상의 수집품을 영구 소장하고 있다. 소장 중인 근·현대 예술품뿐 아니라 독특한 건물 디자인으로 사랑 받는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 세계 최대의 유대 문헌과 유대교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유대인 미술품 박물관’, 주로 20세기 초 독일 및 오스트리아 예술과 디자인을 전시한 ‘누 갤러리’, 라틴계, 특히 푸에르토리코 예술과 문화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엘 무세오 델 바리오’ 등이 손꼽히는 주요 미술관, 박물관이다. 그 외에도 ‘쿠퍼 휴잇’, ‘국립디자인박물관’, ‘뉴욕시박물관’, ‘괴테박물관’, ‘국립아카데미미술관’ 등이 이곳에 위치해 있다.

수많은 이민자들의 등대 역할을 해 온 자유의 여신상(The Statue of Liberty)은 뉴욕 여행의 백미다. 투어를 통해 가까운 곳에서 직접 구경해도 좋지만 브루클린 브리지,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 또는 배터리 파크도 자유의 여신상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자유의 여신상 근처의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 박물관(The Ellis Island Immigration Museum)은 미 대륙에서의 새로운 삶을 열망했던 수백만 이민자들의 실제 상륙 장소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유와 낭만 속에 즐기는 뉴욕의 경관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Staten Island Ferry)는 유용한 교통수단일 뿐 아니라, 페리 자체가 하나의 명물이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스태튼 아일랜드 페리는 로어 맨해튼에서 스태튼 아일랜드까지 이동하는 25분 동안 자유의 여신상과 항구 그리고 마천루 등 뉴욕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탑승자를 인도한다. 스태튼 아일랜드의 세인트 조지 페리 터미널에서 하차하면, 재미있는 노천 카페와 상점들도 만날 수 있다.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 역시 뉴욕의 대표적인 명소로 1883년 완공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였다. 지금까지 완만한 철제 케이블과 고딕 양식을 지닌 아치 스타일의 최초 설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전용 도로가 준비되어 있으며, 이들을 이용해 다리를 건너면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스카이라인을 천천히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브루클린 중심부에 위치한 프로스펙트 파크(Prospect Park)는 약 2.37평방킬로미터의 거대한 부지에 식물 정원이 무성하게 우거진 공원으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여름에는 보트를 각각 즐길 수 있는 케이트 울맨 링크와 따뜻한 계절에 야외 콘서트가 열리는 밴드쉘도 이곳의 자랑이다.

배터리 파크, 브루클린 브리지
(위부터) 배터리 파크 / 브루클린 브리지
근방에 위치한 브루클린 박물관(Brooklyn Museum)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유서 깊은 박물관 중 하나다. 미국 원주민의 예술품과 이집트 공예품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브루클린 식물원(Brooklyn Botanic Garden)은 큰 규모의 분재전시실을 소장하고 있어 유명하다.

퀸즈의 플러싱 미도우-코로나 파크(Flushing Meadows-Corona Park)는 1939~40년에 열린 만국 박람회를 위해 설계된 곳으로 최신 예술, 과학, 스포츠 분야에 관심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다. 퀸즈 미술관은 현대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특히 뉴욕 5개 자치구의 다양성을 반영한 창작품들이 주요 전시 작품이다. 뉴욕 과학관에는 수백 가지의 소장품과 더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야외 과학 놀이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도시의 북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브롱크스 동물원(The Bronx Zoo)은 미국 최대 규모의 도심 내 야생 보호 구역으로, 4천여 종류의 동물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각 나라별 원래 서식지 모습을 꾸며놓기도 해 눈길을 끈다.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도 브롱크스의 명물이다. 미국 최고의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New York Yankees)는 즐비한 스타 플레이어들로 유명하다. 홈 경기의 모든 티켓은 예매가 필수일 정도로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로어 맨해튼, 황혼 무렵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위부터) 로어 맨해튼 / 황혼 무렵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자료협조 : 뉴욕관광청 (www.nycgo.com)

지도

☞ 서울/인천 ~ 뉴욕
대한항공 매일 2회 운항 (약 13시간 55분 소요)
A380 매일 운항

※자세한 스케줄은 대한항공 홈페이지 참고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공인된 성지(聖地) - 할렘의 작은 재즈 클럽들

뉴욕을 방문한 재즈 팬들에게 놓칠 수 없는 성지가 있다. 할렘의 남쪽에 있는 재즈 클럽들. 특히 1939년에 문을 연 레녹스 라운지(Lenox Lounge)는 마일스 데이비스존 콜트레인이 밤을 지새우며 재즈를 한 단계 도약시킨 곳이다. 그 안에 있는 지브러 룸(Zebra Room)은 할렘 르네상스의 작가들과 흑인 운동가 말콤 X의 휴식처이기도 했다.


나 역시 이런 재즈를 사랑한다. 그러나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이전의 재즈는 작은 클럽의 음악이 아니었다. 빅 밴드의 압도적인 사운드가 거대한 홀을 울리면, 수천 명의 댄서들이 미친 듯 춤을 추어대던 당대의 히트 댄스 음악이었다. 트위스트, 소울 트레인, 문 워크, 브레이크 댄스, 비보잉의 원천이 그 재즈에 있다. 나의 뉴욕 지도는 그 궤적을 따라간다.

위대한 춤과 음악의 배틀 - 사보이와 아폴로

센트럴파크 북쪽의 할렘 지역은 남부에서 몰려온 가난한 흑인들이 모여 살던 동네였다. 20세기 초반, 이들은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작은 파티를 열어 뉴올리언즈에서 가져온 재즈 음악을 연주하며 춤추고 놀았다. 백인들의 사교댄스를 흉내 내 만든 찰스턴(Charleston) 댄스는 '하얀 바퀴벌레'들에게 진짜 춤이 무언지를 보여주었고, 댄서 조세핀 베이커에 의해 프랑스와 유럽 전역을 열광시켰다.


사보이 볼룸(Savoy Ballroom)은 할렘을 대표하는 댄스홀로, 1920년대 후반 오늘날 '스윙 댄스'로 알려져 있는 린디 홉(Lindy Hop)이 태어난 곳이었다. 사보이에는 정기적인 밴드 배틀이 있어, 카운트 베이시, 듀크 엘링턴, 엘라 피츠제럴드, 베니 굿맨 등 재즈 초기의 거장들이 피 튀기는 대결을 벌였다. 린디 홉 댄서들의 더 큰 박수를 받는 쪽이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라는 증거였다. 사보이 볼룸이 있던 자리엔 현재 기념공원이 들어서 있고, 당시 여러 공연이 벌어졌던 아폴로 극장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마이클 잭슨 등 흑인 스타들의 등용문인 '아마추어 나이트'가 매주 목요일 열리고 있다.


사보이와 아폴로는 할렘이 가장 뜨거웠던 한 시절을 대변한다.

양철 나무꾼의 악보 공장 - 틴 팬 앨리

구겐하임 앞에서 만난 스트리트 재즈 밴드 '틴 팬'


재즈나 블루스 등, 초창기 미국 음악을 접하다 보면 '틴 팬' 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이 자기 몸을 두드리며 연주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틴 팬 앨리(Tin Pan Alley)'는 미국의 음악 창작자 혹은 음악 산업 전체를 일컫는 말로, 맨해튼의 어떤 거리에서 유래했다.


맨해튼 최초의 마천루였던 다리미 빌딩(Flat Iron Building)이 등장할 무렵, 근처인 5번가와 6번가 사이의 28번 거리에는 악보 출판사들이 밀집해 있었다. 당시 이 거리에 들어서면 사방에서 양철 팬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로 시끄러웠다고 한다. 출판사에 곡을 팔기 위해 온 작곡자들과 악보를 사가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피아노를 두드리며 불협화음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틴 팬 앨리가 태어났다.

이상한 열매가 열린 곳 - 카페 소사이어티

1938년 급진파 유대인 바니 요셉슨은 그리니치빌리지(Sheridan Square 1번지)에 카페 소사이어티(Café society)라는 클럽을 연다. 별명은 '올바른 사람들의 잘못된 장소(The wrong place for the right people)'. 그때까지 뉴욕에서는 '코튼 클럽'처럼 백인 관객들이 흑인 예능인들의 재주를 관람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흑인 유명 인사가 와도 기둥 뒤의 격리된 좌석을 내주었다. 요셉슨은 유럽의 카바레에서 흑인 뮤지션과 댄서들이 차별 없이 사랑받는 것을 보고, 이를 뉴욕으로 역수입하자고 마음먹었다.


소사이어티는 백인들과 흑인들이 자유롭게 무대와 객석에서 섞이게 했으며, 레나 혼, 레스터 영, 사라 본 등 수많은 흑인 스타들을 발굴했다. 빌리 홀리데이가 남부에서 린치당해 나무에 매달린 흑인들을 은유적으로 그린 노래 '스트레인지 프루트'를 처음 부른 곳도 여기였다. 소사이어티는 2차 대전 중에도 번성했으나, 이후 매카시 광풍 속에 문을 닫아야 했다.


빌리 홀리데이는'스트레인지 프루트'를 부른 뒤 앵콜도 없이 퇴장했다.
관객들에게 그 가사를 되새겨보라고

재즈 파티의 플래퍼들 - 이스트사이드의 안틱 숍

미국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패션.플래퍼


미국의 1920년대를 두고 '재즈 에이지' 또는 '으르렁거리는 20년대(Roaring Twenties)'라고 한다. 당시 유럽은 1차 대전의 잔재를 떠안은 채 괴로워하고 있었지만, 미국인들은 대공황이 닥쳐올 걸 모른 채 미친 듯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등장한 세대가 플래퍼(flapper) - 답답한 코르셋을 벗고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밤마다 자유분방한 파티를 즐기던 젊은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다.


1920년대 플래퍼 스타일은 끝없이 재현되며 패셔니스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뉴욕의 정말 좋은 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대가 있다면 완벽하게 그때의 스타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 이스트 빌리지나 로어 이스트사이드의 안틱 숍에서 아르누보 문양의 하늘거리는 드레스와 해변의 파티를 위한 실크 수영복을 만날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로 통하는 섬 - 거버너스 아일랜드

플래퍼로 변신한 뒤에는 진짜 재즈 댄스 파티에 가보고 싶지 않나? 맨해튼 남쪽에 거버너스 아일랜드라는 작은 섬이 있다. 원래는 군사 지역으로 통제되어 있지만, 매년 여름을 전후로 일반에 공개된다. 때를 잘 맞춘다면 이 낙원의 잔디밭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 묘사되는 바로 그 댄스파티(Jazz Age Lawn Party)에 참여할 수 있다.


공짜 페리를 타고 무성 영화에서 갓 튀어나온 것처럼 그 시대의 복장을 완벽하게 재현한 사람들을 따라가라. 산뜻한 나무 바닥의 야외용 댄스홀이 보인다. 빨간 피아노와 구닥다리 마이크로폰을 들고 나온 복고풍의 밴드는 1920년대의 재즈를 그 시대와 같은 스타일로 연주한다. 눈부신 햇볕 아래 사람들은 피크닉 가방을 펼치고 춤을 춘다. 미국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대가 눈앞에 있다.


[위대한 개츠비]의 몽롱한 꿈이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재현된다.

루이 암스트롱 박물관

퀸즈의 라과디아 공항 근처에 루이 암스트롱의 하우스 뮤지엄이 있다.


춤추는 재즈, 듣는 재즈... 당신이 어느 쪽을 더 좋아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모든 재즈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루이 암스트롱.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재즈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있었더라도 무척이나 다른 모습이리라. 두툼한 입술로 마치 이야기하듯 뿜어내는 트럼펫 솔로, 반대로 관악기처럼 울려나오는 스캣 창법의 보컬, 대중을 사로잡는 따뜻한 음색 속에서 급변하는 브리브... 그의 인생을 돌아보면 재즈의 모든 것이 보인다. 루이 암스트롱은 1943년 맨해튼에서 다리를 건너가야 하는 퀸즈에 집을 마련해, 그의 부인 루실과 함께 오래도록 살다가 눈을 감았다. 바로 그 집에 루이 암스트롱 하우스 뮤지엄이 자리 잡고 있다.

뉴욕에서 어떻게 재즈를 만나느냐고? 뉴욕에 가서 재즈를 만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알려주시라. 도시는 언제나 재즈로 흘러 넘친다. 지하철과 공원에서 스트리트 재즈 뮤지션들을 만나는 일은 일상의 풍경이다. 뉴요커들은 '올해의 지하철 뮤지션'과 같은 상을 만들어 이들을 기린다. 좀 더 정제된 연주를 듣고 싶다면, <빌리지 보이스>와 같은 정보지를 통해 재즈 클럽의 공연을 찾아가면 된다. 링컨 센터(jalc.org)와 콜럼버스 광장 근처의 디지스 클럽 코카콜라는 저명한 재즈 코스다. 야외 공짜 공연도 굉장히 많다. 여름밤에는 링컨 센터나 강변 공원에서 벌어지는 스윙 재즈 댄스파티를 만날 수 있다.

미국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Washington, D.C.)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기념물로 가득하다. 이곳을 수도로 선정했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의 이름을 따 명명됐으며, 정식 명칭은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다.

철저한 계획 도시인 워싱턴 D.C.는 미국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은 특별구역으로,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가 내놓은 국유지에 프랑스인 피에르 찰스 랑팡(Pierre Charles L'Enfant)의 설계를 기반으로 조성됐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다양한 박물관과 미국 역사의 흔적이 새겨진 각종 기념물 등이 즐비한 워싱턴 D.C.는 그 이름처럼 특별한 여행을 선사한다.

링컨 기념관에서 바라본 내셔널 몰
링컨 기념관에서 바라본 내셔널 몰

워싱턴 D.C.의 스카이라인은 세계 어느 곳보다 특별하다. 그 이유는 스카이라인을 구성하는 건물을 면면이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하나하나가 미국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명 건축물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뿐 아니라 국립 미술관, 국립 보존기록관, 연방인쇄국 등 진귀한 볼거리로 가득한 여러 기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여행의 기쁨을 더한다.

유수의 기념관과 문화 시설이 한자리에, 내셔널 몰

3.2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잔디밭을 배경으로 들어선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는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담당하는 기념관과 문화 시설들이 늘어서 있다. 내셔널 몰의 중심에 자리한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높이는 약 170미터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가 인상적이며, 정상에 오르면 미국의 수도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워싱턴 기념탑
워싱턴 기념탑
링컨 기념관
링컨 기념관
몰의 서쪽에 자리한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소다.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펼쳤던 명연설을 비롯해 자유를 위한 많은 집회와 운동이 이곳 링컨 기념관에서 일어났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져 마치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기념관은 계단에 서면 맞은편의 워싱턴 기념탑과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 등 내셔널 몰의 다른 유명 건축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물 외부에 웅장하게 서 있는 36개의 도리아 양식 기둥은 링컨 대통령 사망 당시 미국 36개 주의 통합을 의미한다. 중앙에는 호수 너머 국회의사당 쪽을 바라보는 링컨 대통령의 조각상이 있고, 그 뒤편으로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이 새겨져 있다.

링컨 조각상
링컨 조각상

워싱턴 기념탑 북쪽에 있는 잔디밭 일립스(Ellipse)는 내셔널 몰과 백악관을 연결한다. 백악관은 처음에는 그냥 대통령 관저라고 불렸다. 그러나 돌벽이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석회를 주원료로 하는 백색 도료를 칠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유래가 되어 백악관(The White House)이라는 별칭이 붙게 됐다. 1901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때에 이르러 백악관은 별칭이 아닌 공식 명칭이 됐다. 현재는 보안강화로 백악관 요소요소를 구경하긴 어렵지만 백악관 방문자 센터(The White House Visitor Center)에 가면 백악관의 역사를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내셔널 몰의 동쪽 끝에는 웅장함과 수려함을 동시에 지닌 국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이 자리한다. 미국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우뚝 솟아 있는 돔의 정상에는 청동으로 만든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건물 북쪽은 상원, 남쪽은 하원이 사용한다. 의사당 동쪽 마당 지하에는 방문객들의 의사당 관람 편의를 높이고, 부족한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방문자 센터(Capitol Visitor Center)가 있는데, 이곳 또한 들러볼 만하다.

링컨 기념관과 워싱턴 기념탑 사이에 길게 뻗어 있는 연못의 끝에는 제 2차 세계대전 기념비(National World War II Memorial)가 세워져 있다. 기념비의 중앙 광장과 분수대는 56개의 화강암 기둥과 미국인 전사자들을 기념하는 4천개의 금빛 별이 조각된 자유의 벽(Freedom Wall)으로 둘러싸여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기념관(Vietnam Veterans Memorial) 벽에는 전쟁으로 사망한 수많은 군인과 실종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벽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설립 당시인 1982년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쟁으로 인한 희생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기념물로 자리잡았다. 근처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은 원형으로 된 추모의 연못(Pool of Remembrance)과 함께 전쟁터를 가로지르는 19명의 보병 조각상이 인상적이다.

워싱턴 D.C. 여행의 백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워싱턴 D.C. 여행에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다. 1826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과학자 제임스 스미스슨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고 보급하기 위해 워싱턴에 스미스소니언협회(Smithsonian Institute)라는 이름의 협회를 설립할 목적’으로 50만 달러를 미국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미국을 여행한 적이 한 번도 없고 미국에 거주하는 지인도 없던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유언에 따라 1846년 의회는 공식적으로 협회를 설립했고, 이후 협회는 계속 성장해 현재 19개의 박물관, 미술관과 더불어 국립 동물원까지 보유하게 됐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박물관을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미국 국립 항공 우주 박물관(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국립 미국사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표적인 박물관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까지 보고 싶다면 더 캐슬(The Castle)로 알려진 적색의 사암 건물부터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내셔널 몰 남쪽에 위치한 더 캐슬은 스미스소니언 최초의 건물이다. 지금은 방문자 센터로 운영 중이다.

스미스소니언 우주박물관 내부
스미스소니언 우주박물관 내부
유니언스퀘어역
유니언스퀘어역

바로 옆 서쪽으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의 빌딩인 프리어 미술관(Freer Gallery of Art)이 있으며,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의 아시아 미술품이 2만 6천점 이상 전시되어 있다. 또한 아시아 미술품뿐만 아니라 19세기와 20세기 초반의 미국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프리어 미술관의 지하로 아서 M. 새클러 미술관(Arthur M. Sackler Gallery)이 연결된다. 이 미술관은 자매 박물관으로 프리어와 같이 아시아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그 옆에는 역시 지하에 위치한 국립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rt)이 있으며 이곳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수집한 방대한 규모의 전통 및 현대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내셔널 몰의 북쪽 맨 끝에 위치한 국립 우편 박물관(National Postal Museum)의 전시품들은 자유로운 생각의 전달이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박물관을 다 둘러본 후에는 1번가를 거쳐 유서 깊은 유니언역(Union Station)도 가보자. 1907년 문을 열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역이었던 유니언역은 쇼핑과 오락 시설이 추가되고, 세밀하게 복원되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존하는 미국의 과거, 윌리엄즈버그

콜로니얼 윌리엄즈버그
콜로니얼 윌리엄즈버그
워싱턴 D.C. 인근에는 유서 깊은 도시가 많다. 그 중 윌리엄즈버그(Williamsburg)는 버지니아주의 문화적·정치적 수도였던 곳으로, 각종 정부 청사와 식민지 시대 귀족들의 활발한 사교의 장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1750년부터 1775년까지의 마을 모습을 섬세하게 재현하고 있는데, 독립전쟁 시대의 정치인, 대장장이, 가발 제작자, 노예 등을 연기하는 연기자들과 시끄러운 오리떼, 방목하는 양떼까지,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 박물관이다.

1926년 미국의 사업가 존 D. 록펠러 주니어는 6천800만 달러를 기부해 88개의 건물과 500개의 기타 구조물을 원형대로 복원 및 재건하고 큰 규모의 정원과 공원을 조성하는 윌리엄즈버그 복원 사업에 착수했다. 지금은 어느 건물이 복원된 것이고 어느 건물이 원래의 기초 위에 완전히 재건축된 것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콜로니얼 윌리엄즈버그
콜로니얼 윌리엄즈버그
사적지의 자갈길을 걷다가 문득 ‘토머스 제퍼슨’, ‘마사 워싱턴’ 또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다양한 마을 주민을 만날 수도 있고 돼지 도둑에 대한 재판 현장을 목격할 수도 있다. 총기 제작자가 화승총을 제작하는 과정, 고적대의 퍼레이드 공연 등 2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 시기의 미국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넓은 토피어리 정원과 가시나무 미로가 인상적인 조지 왕조풍의 총독 관저, H 형태의 의사당, 과거 죄수에게 사용된 칼과 형구가 전시된 1770년 법원 건물, 1776년 버지니아주 의회 대표로 임명된 당시 토머스 제퍼슨이 머물렀던 조지 위드 생가 등 유서 깊은 건축물도 방문해보자.

특히 19세기 건축 양식과 가구를 보여 주는 윌리엄즈버그 인(Williamsburg Inn)은 1937년 8월 도시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건축되어 예부터 많은 유명세를 탄 명소다. 윌리엄즈버그 파운데이션(Williamsburg Foundation)도 각각 숨은 역사를 가진 28개 식민 시대풍 복원 주택을 객실로 제공하고 있다.

인근의 부쉬 가든(Busch Gardens)에서 미국 최고로 꼽히는 롤러코스터를 타보고, 동물원에도 들러보자. 윌리엄즈버그 남쪽으로 약 8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버지니아주 최초의 현대적 포도주 양조장이자 주 내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인 윌리엄즈버그 와이너리(Williamsburg Winery)가 있어 포도주 애호가들을 매혹한다.

부숴 가든
부숴 가든
* 기사제공 : 대한항공 스카이뉴스(www.skynews.co.kr)
* 자료협조 : 미국관광청 한국사무소(www.discoveramerica.co.kr)

지도

☞ 인천 - 워싱턴 D.C
매일 운항(약 13시간 35분 소요)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사실 홀리役은 헵번이 아니라 먼로였다

문 리버. 헨리 맨시니의 아련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뉴욕의 옐로우 캡 한 대가 맨해튼의 텅 빈 아침거리에 도착한다. 택시에서 한 여자가 내린다.

지방시의 우아하고 고혹적인 블랙 드레스를 차려입은 미스 '홀리 고라이틀리(오드리 헵번)'가 크루아상과 커피를 마시며 보석상 '티파니' 쇼윈도 앞에 서서 아름다운 보석들을 바라본다. 아침을 먹기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 닫힌 티파니. 그러나 이 장면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영원한 고전 영화의 첫 장면으로 가슴 깊이 간직하게 된다.

언젠가 '노스탤지어'에 대한 글을 쓰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도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으면서 떠나간 첫사랑 생각하고 그러니? 향수에 젖어서? 거긴 가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야." 음악이란 국적을 초월하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문 리버'를 듣는 것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맨해튼 '티파니'에 향수 따위를 느낄 리 없다. 제아무리 헨리 맨시니가 오드리 헵번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곡을 쓰기 위해 어마어마한 창작의 고통을 겪었다는 걸 알아도 말이다. 창가에 걸터앉아 조그마한 기타를 들고 '문 리버'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단어는 단 하나다.

노스탤지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배경이 되는 뉴욕 맨해튼의 모습. 화려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뉴욕 맨해튼에서 찍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본 뒤 느껴지는 감정은 '노스탤지어'다.
홀리 골라이틀리. 가난해서 구걸을 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겨우 16살에 아내를 잃은 텍사스 농부와 결혼한 미스터리 한 여자. 과거를 지우고 뉴욕으로 온 후, 언제라도 떠날 사람처럼 명함에 항상 '여행 중'이라는 문구를 새기고 다니는 이 여자는 이름 없는 길고양이를 키운다. 고양이를 '나비'나 '해피'라 부르지 않고 그저 '고양이'라고 부르는 이 독특한 고양이 주인은 부유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는 게 꿈인 '파티 피플'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 홀리 골라이틀리는 다이아몬드는 나이 든 여자에게나 어울린다고 믿고, 단지 착한 사람 같다는 이유로 마약업자인 '샐리 토마토'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편지를 전하기 위해 교도소를 들락거린다. 삶이 공허할 때면 맨해튼의 '티파니'에 가는 그녀. 보석이 좋아서가 아니라, 불행한 일이 모두 빗겨갈 것 같은 티파니 특유의 친절한 공기 때문에 그곳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만인의 연인 같은 모습으로.

홀리의 아파트 위층에 사는 '폴'은 가난한 작가로 부유한 여자의 후원을 받는 한량이다. 그는 이웃인 홀리의 매력에 점점 빠지며 그녀의 알 수 없는 과거를 하나씩 알게 되고, 그녀의 전남편을 만나 홀리의 과거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약업자 '샐리 토마토' 사건에 연루된 그녀를 도와주다가 사랑을 확신한 폴은 비 오는 거리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사랑을 고백하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슬픈 것은 개인에 관계없이 세상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연인과 헤어진다면 세계는 그를 위해 멈춰야 한다" 같은 문장을 쓴 작가라면 좋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 남자, 트루먼 카포티가 바로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다.

원작은 사실 영화와 상당히 다르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홀리가 어디론가 계속 '여행 중'이란 암시를 주며 끝나는 원작의 '열린 결말'과 상당히 다른데,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작품을 쓸 때 트루먼 카포티가 홀리 역할로 '매릴린 먼로'를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만약 원작자의 의도대로 영화화되었다면 뇌쇄적인 금발의 섹시한 홀리 골라이틀리가 탄생할 뻔했던 것.

그토록 다른 결말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배우 중에 소설에서 묘사하는 '유난히 큰 눈, 큼직한 입에 납작한 엉덩이의 깡마른 여자'에 부합하는 것은 '오드리 헵번'뿐이다. 가끔씩 상점에서 사소한 물건을 훔치고, 화장실에 갈 때마다 남자들에게 50달러씩을 뜯어내는 속물인 콜걸을 순진무구한 낭만주의자 스타일로 연기할 만한 배우가 도대체 오드리 헵번 말고 누가 있겠는가.

이윤기 감독은 언젠가 씨네21에 쓴 '스크린 속 나의 연인'이란 글에서 오드리 헵번에 대해 "한 여배우를 바라보며 신비롭다라는 느낌으로 마음마저 뭉클해진 경험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헵번은 '영혼은 그대 곁에'를 끝으로 착한 일 많이 하다가 4년 뒤인 1993년에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그녀에 대한 무수한 좋은 평판으로 보건대 아마도 지금은 마지막 영화에서처럼 천사가 되어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천사로 헵번을 기용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새삼 뛰어난 예지력을 가진 감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재미 있는 우연은 그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동명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아직 개봉은 하지 않았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1961년 블레이크 에즈워드 감독 작품. 오드리 헵번, 조지 페퍼드가 출연했다. 이 영화로 헨리 맨시니는 34회 아카데미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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