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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노르웨이

노르웨이 베르겐 : 작곡가 그리그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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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12∼13세기 무렵 수도… 문화예술의 중심지
도심 중세풍 목조건물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노르웨이는 8세기부터 시작된 바이킹 시대에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도시는 오슬로지만, 낭만적인 여행지를 찾는다면 서해 항구도시 베르겐으로 가야 한다. 12∼13세기 무렵 노르웨이의 수도로,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고향이자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베르겐은 도심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북유럽의 매력적인 여행은 시작된다.

# 한자동맹의 도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베르겐의 중심은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구획인 '부둣가'라는 뜻의 브뤼겐(Bryggen)이다. 삼각 지붕을 한 14∼16세기 중세풍 목조건물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중세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 무역상들이 확대되면서 베르겐은 1360년 북유럽 무역의 거점이 될 한자동맹 도시가 됐다. 사무 공간과 거주 공간이 혼재하고 여러 채의 집이 뒤쪽으로 계속 연결되어 커다란 유닛을 이루는 특이한 가옥 구조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 준다.

이 목조건물들은 베르겐을 휩쓴 몇 차례의 대형 화재에서도 용케도 살아남은 것들이다. 1702년 전 도시가 화재로 불탔고, 1944년엔 부두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해 대형 화재를 겪었다. 당시 배는 브뤼겐 쪽 부두에 있었으나, 그쪽 일부 건물이 불탄 뒤 바람이 반대편으로 불면서 부두 건너 쪽 도심이 완전히 소실됐다. 이때 그리그의 생가 등도 불탔다. 브뤼겐 동쪽 도로변의 건물들은 이때 불타 새로 지은 것들이다. 화재를 피해 살아남은 건물들이 중심으로 복구작업을 벌여 오늘에 이른다. 브뤼겐은 여행객들의 시내 관광 기점으로 만남의 장소로 이용된다.





노르웨이 베르겐은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도시로 불린다. 바닷가 '브뤼겐' 지역에는 독일 상인들이 거주했던 삼각 지붕을 한 14∼16세기 중세풍 목조건물이 모여 있다.

# 관광열차를 타면 시내가 보인다


'베르겐 익스프레센' 관광열차를 이용하면 시내를 구석구석까지 둘러볼 수 있다. 브뤼겐 구역에서 출발해 베르겐 항구, 수산시장, 플뢰위엔(Fløien·해발 320m) 등지를 훑고 지나간다. 시내 동쪽 플뢰위엔 전망대는 빠뜨려서는 안 되는 여행 포인트. 이 전망대에 오르려면 레일과 케이블카를 이용하는데 구불구불한 산악지역을 연결하는 '푸니쿨라르(Funicular)'를 타면 7분 만에 그림 같은 항구도시 베르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스카이-스크라페렌(마천루)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등산객들을 위한 샤워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노르웨이만의 특이한 이벤트로 대낮처럼 밝은 야간에 벌어지는 등반대회를 들 수가 있다. 초여름, 자정을 전후한 몇 시간을 제외하고 밤이 대낮처럼 밝은 계절이 되면 시민들은 울리켄(Ulriken)에서 시작해 플뢰위엔으로 내려가는 5시간 야간 산행을 즐기곤 한다. 베르겐에서 가장 높은 해발 643m의 울리켄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도 연결돼 있다.

부둣가 안쪽에선 상설 어시장이 열린다. 대형가판시설에는 중세부터 이름을 떨친 대구와 연어·새우·게·바닷가재 등 싱싱한 해산물을 사려는 인파로 늘 붐빈다. 소시지·캐비아 등의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사먹을 수도 있다.





산악기차 '푸니쿨라르'를 타고 풀뢰우엔 전망대에 오르면 그림 같은 베르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도시


노르웨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국립극장을 비롯한 노르웨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 등이 베르겐에 있어 문화도시임을 입증해 준다. 또 해양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어업박물관, 역사박물관, 공예박물관, 식물원, 미술관, 수족관 등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곳 출신 음악가의 이름을 따 '그리그홀'로 불리는 콘서트홀은 베르겐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층 높여주는 명소라 할 수 있다.

남쪽 바닷가에 자리잡은 그리그 박물관은 베르겐 여행자에겐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숲이 우거진 길을 잠시 걸으면 요정이 사는 언덕이라는 뜻의 '트롤헤우엔(Troldhaugen)'이라 이름 붙은 박물관이 나온다. 그리그가 1885년부터 소프라노 가수였던 부인 니나와 말년 22년간을 머물렀던 집이다. 그가 작곡하고 명상에 잠기던 바닷가 작업실로 내려가는 길에는 실제 몸집 크기로 만들었다는 높이 152㎝의 동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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