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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뉴질랜드

뉴질랜드 : 대자연의 유혹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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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남섬, Southern Scenic Route 피오르드와 만년설이 연출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뉴질랜드 남성. 북섬의 유명세에 가려져 청정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뉴질랜드 남섬의 하이라이트 서남부 시닉루트로 여행을 떠난다.

(위) 뉴질랜드 남섬 하이라이트 밀포드사운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립공원인 테 와히포우나무 공원에 속하는 청정지역. (아래) 빙하의 퇴적물에 의해 계곡이 막힘으로써 생긴 테아나우호. 세계에서 가장 많이 비가 오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뉴질랜드는 남섬과 북섬이 약 1600km의 길이로 길게 이어진 국토다. 남반구에 있기 때문에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로 돌아가므로, 7월은 가장 추운 겨울에 속한다. 하지만 한겨울과 한여름이 우리나라만큼 춥거나 덥지 않으나, 일기의 편차가 심한 편이라 아침과 낮의 기온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남섬은 북섬보다 극지방에 가깝기 때문에 약간 더 춥다. 남섬 서부 및 밀포드 사운드, 마운트 쿡 일대는 강우량이 많고, 겨울에는 눈도 많이 내린다. 덕분에 슬로프가 예술인 스키장이 많아 추운 겨울에도 관광객 폭풍을 맞는다.

뉴질랜드 남섬을 가장 잘 탐험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바로 더니든시티에서 출발해 퀸즈타운까지 이어지는 서던시닉루트(Southern Scenic Route, 이하 시닉루트)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뉴질랜드 최초의 대학이 세워진 곳으로 유명한 더니든시티(Dunedin city), 알바트로스와 펭귄이 서식하는 캐틀린스(Catlins) 지역, 뉴질랜드 최남단의 도시 인버카길(Invercargill), 피오르드랜드 호수의 동편 테아나우호(Lake Te Anau), 마지막으로 젊음의 도시 퀸즈타운(Queenstown). 시닉루트만 따라가다 보면 셔터만 누르면 하나의 걸작이 탄생하는 뉴질랜드 남섬의 매혹적인 자연과 세련된 도시를 두루 여행할 수 있다.

캐틀린 해안가 너깃 포인트

Traditional & Sophisticated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 더니든
오클랜드 공항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더니든시티. 시닉루트의 시작 혹은 끝 지점이다. 더니든시티는 빅토리아와 에드워드 건축 양식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많아 도시 곳곳에서 훌륭한 건물을 구경할 수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타고 대학과 오래된 교회 등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으며,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의 카페와 레스토랑, 보석 가게, 패션 아웃렛, 호텔 등으로 가득하다. 시티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희귀종의 펭귄과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오타고페닌슐라(Otago Peninsula)도 있다.

이 지역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면 135년 전통의 ‘스페이츠(Speight’s)’라는 맥주회사다. 스페이츠는 더니든뿐만 아니라 남부 뉴질랜드의 자존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더니든에 있는 스페이츠의 본사에는 유머감각이 가득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스페이츠사의 역사와 전통식 맥주 제조과정 등을 직접 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스페이츠 브루어리 투어(Speight’s Brewery Tour)’ 체험관이 있다. 브루어리 바(Brewery Bar)에서 여섯 가지 맛의 스페이츠 맥주를 맘껏 골라 마시고 기념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투어는 끝난다. 입장료는 어른의 경우 뉴질랜드 화폐로 22$(한화로 약 1만8000원)인데, 다양한 맥주를 양껏 마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비싼 편은 아니다. 스페이츠에서 운영하는 The Speight’s Ale House 레스토랑은 스페이츠 맥주공장과 역사를 함께하는 유서 깊은 식당이며, 시푸드차우더, 블루코드, 양(lamb)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등 초기의 고전 메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네 가지는 뉴질랜드의 대표 음식이기도 하다.

코로넷 피크에서 내려다 본 뉴질랜드 전원 풍경.

Wild & Natural 인버카길로 가는 길, 해안 절경의 진수를 맛보는 길
더니든에서 출발해 뉴질랜드 최남단 도시인 인버카길로 향하는 길은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한다. 아슬아슬하게 깎인 해안 절벽을 따라 올라가 낭떠러지에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거친 파도를 보고 있으면, 아찔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Wild Life, 말 그대로 ‘생 야생’을 자랑하는 캐틀린 지역은 인간이 만끽할 수있는 자연의 극치를 선사한다. 너깃 포인트(Nugget Point)는 오타고 지방자치지역의 해안을 대표하는 상징적 지형으로, 캐틀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너깃 포인트의 맨끝 낭떠러지는 절망이 아닌 희망. 140년 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불을 밝히고 있는 하얀 등대가 있기 때문이다. 해안 절벽길을 걸으면서 좌우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보너스. 한쪽은 불가사리와 다시마, 게, 그리고 목초 암석 등이 만들어낸 아기자기한 풍경이, 다른 한쪽은 검푸른 바닷가에서 강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다이내믹한 풍경이 펼쳐진다. 푸라카우니폭포(Purakaunui Falls), 플로랜스 힐 륵아웃(Florence Hill Lookout), 큐리오베이(Curio Bay) 모두캐틀린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길 중간중간에 표지판이 있으므로 찾아가기가 어렵지 않다.

Fun & Marvelous Henry 114세 투아타라(Tuatara), 조상은 공룡
캐틀린 지역 다음 코스는 인버카길. 이곳은 한국인의 발길이 드문 도시다. 인버카길 역시 더니든시티처럼 수도타워와 같은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때문에 이곳에서 드라마나 영화 촬영도 많이 이뤄진다. 인버카길은 야생이 살아 숨 쉬는 스튜어트섬(Stewart Island)과 접해 있어서 여행자들이 스튜어트섬으로 가기 전에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100년이 넘은 ‘투아타라’를 목전에서 관찰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인버카길의 투아타라는 상상 이상으로 유명하다. 작은 도마뱀 형상의 투아타라는 조상이 공룡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인기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투아타라는 현재 뉴질랜드의 광활한 대자연을 놔두고 아쉽게도 소박한 <Southernland Museum & Art Gallery>의 작은 정원에서 살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투아타라의 이름은 ‘헨리(Henry)’. 2008년 111세의 나이로 새끼를 낳아 화제의 주인공이 된 바가 있으니, 어쩌면 인간과 동물을 통틀어 가장 늙은 아빠라는 명목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덕분에 헨리는 뉴질랜드 남섬의 명물이라는 명성을 굳혔다. 헨리를 보러 오는 방문객은 꼬마에서부터 노신사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1 너깃포인트에 위치한 등대는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아직까지도 밤길을 밝히고 있다. 2 보엔폭포로 바짝 다가서고 있는 크루즈선. 3 뉴 질랜드에는 양이 인구 수보다 더 많을 정도로 양이 매우 많다. 4, 5 캐틀린 해안은 자연보호 구역으로, 조류, 식물, 무척추 동물 등 매우 다양한 희귀 동물들이 서식하고있다. 캐틀린 해안을 포함한 뉴질랜드 남동쪽 해안에는 40종의 바다새를 포함한 126종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서던 로 열 알바트로스, 노란눈펭귄, 뉴질랜드바다사자 등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동물이 산다. 3,4,5 ©뉴질랜드 관광청

Lovely & Romantic 테아나우호, 사랑을 부르는 마법의 호수
인버카길에서 187km, 차를 타고 대략 3시간을 달리면 아름다운 테아나우 호수(Lake Te Anau)에 당도한다. 테아나우호로 향해 달리는 내내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여행의 연장선. 고로 지루할 틈이 없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큰 호수인 테아나우호는 빙하의 퇴적물에 의해 계곡이 막혀 생긴 산중호수다. 세계적인 자연 관광지 ‘피오르드국립공원’의 일부인 테아나우 호수는 마오리어로 ‘소용돌이 치는 물 구멍’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름과 정반대로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다. 이 호수는 길이가 53km나 되고 너비도 자그만치 10km다. 그 누구도 호수 풍경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 호수의 동편에서 바라본 건너편의 풍경을 요약하자면, ‘산과 하늘’. 단순하지만 두 개의 조합이 이뤄낸 환상적인 그림은 지상 최고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한강 남쪽에서 바라본 북측 풍경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풍경이 나타나는 셈이다.

테아나우호 근처에서 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소개하자면 바로 ‘테아나우 글로웜 케이브 투어’가 있다. 이 는 테아나우호 서쪽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에서 동굴 벽에 붙어 서식하는 개똥벌레를 관찰하는 일종의 에코투어상품이다. 이 동굴은 1948년에 발견됐지만 역사는 약 1만 5000년이나 되며 아직도 침식이 진행 중이다. 암흑 속에서 연두색 형광 빛을 발하는 개똥벌레의 유충을 바라보는 것이 투어의 하이라이트. ‘이 벌레들을 어떻게 발견했을까?’ 싶을 정도로 동굴 내부는 칠흑 같이 어둡다.
어둠이 전하는 고요함과 천장에 붙어서 빛을 발하고 있는 수십만 마리의 개똥벌레 유충들이 선사하는 자연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글로웜 케이브로 가기 위해서는 테아나우 호수 남쪽에 위치한 리얼저니 방문객센터(Real Journey Visitor Center)에서 투어를 신청하면 된다.

물 위의 모든 풍경이 고스란히 수면 위로 비춰지는 미러레이크.

Vast & Fascinated 중력의 법칙이 선사하는 원시의 자연 풍광 밀포드 사운드
정규적인 시닉루트가 포함되지 않는 곳이지만, 뉴질랜드 남섬에 왔다면 반드시 가보아야 할 명소가 있다. 바로 세계적인 관광지인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다. 테아나우호에서 출발해 밀포드 사운드까지 차로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그 사이에는 15개가 넘는 자연 명소들이 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데, 테아나우호에 있는 리얼저니방문객센터(Real Journey Visitor Center)에서 운전기사 겸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밀포드 사운드까지 관람객을 안내하는 버스를 운행한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에 만드시 들러야 하는 곳은 ‘미러 레이크(Mirror Lakes)’다. 테아나우호에서 58km 떨어진 곳에 있다. 미러 레이크는 말 그대로 거울 호수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산천초목이 마치 거울에 비춰지듯, 수면 위에 선명한 그림으로 나타난다. 밝고 짙음의 음영 뿐 아니라 색상까지도 그대로 수면에 드러나 미러 레이크를 보고 탄식하지 않는 자 없다. 이 호수는 나무의 영양물질이 물에 흠뻑 스며들어 일반적인 호수보다 농도가 짙다. 때문에 거울과 같은 수면을 지니게 된 것이다. 자연이 만든 데칼코마니 예술인 셈이다.

미러 레이크와 레이크 건(Lake Gunn)을 지나 어둡고 긴 호머 터널(Homer Tunnel)을 통과하면 밀포드 사운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신이 빚은 최고의 걸작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밀포드 사운드. 약 1만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밀포드 사운드는 바다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봉우리와 수백 미터 길이의 폭포, 그리고 코발트 빛 바닷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천혜의 명소다. 중력의 법칙이 선사한 밀포드 사운드의 절경 앞에서 탄성을 지르지 않을 이 없을 것이다. 작은 파도 하나 일지 않는 고요한 바닷물과 우뚝 솟은 봉우리가 만나는 지점의 곡선은 자연이 아니면 누구도 빚을 수 없는 작품이다. 미개발의 미덕에 자연이 화답했다. 

밀포드 사운드는 일 년에 100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밀포드 사운드 전용 크루즈를 타는 것이다.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배가 밀포드 사운드 구석구석을 안내한다. 밀포드 사운드 남단에서 항해를 시작하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사이의 태즈먼해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다시 뱃머리를 돌려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관람은 약 2~3시간 소요된다. 짙푸른 물결 위를 헤쳐 나갈 때 수면 위를 유심히 지켜보면 돌고래를 목격할 수 있는 행운을 만끽할 수 있다. 마오리족이 옥을 찾으러 왔다는 그린스톤비치와 높은 산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도 장관이다. 크루즈가 빙하에 의해 해수면에 거의 수직으로 깎인 사면을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보엔폭포에 바짝 다가서면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나와 장대한 폭포수가 전하는 절경을 만끽한다. 폭포의 위력은 대단하다. 바다로 떨어진 폭포수가 수면에서 다시 배 위로 사정없이 튀어 올라 옷을 적셔도 관람객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8월호에는 뉴질랜드 남섬 여행 두 번째로 레포츠의 천국이자 젊음과 낭만의 도시 퀸즈타운과 야생 그대로를 간직한 스튜어트섬을 소개한다.


글 사진 김지영 기자, 김보선 기자
취재협조 뉴질랜드관광청(www.newzealand.co)· 에어뉴질랜드(www.airnewzealand.co.kr)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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