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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치 빙하 루트 

청량하다. 스위스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온몸에서 반응하는 첫 이미지다. 그 청량함을 품고 몇 걸음 걷다 보면 그동안 도시에 찌들었던 폐를 정화시키는 기분마저 든다. 심신 개조라고나 할까. 스위스 여타 도시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낮인데도 소란스러운 느낌이 덜하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재지 않고 느릿느릿. 출퇴근 시간 정도만 빼면 차도에서의 동맥경화란 찾을 수 없다. 반면에 다른 유럽 도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전동차나 자전거가 교통의 백혈구 역할을 대신한다. 

최근 스위스에는 자전거 여행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각 지역 관광청이 직접 나서 자전거 루트와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고, 7월 18일 열리는 투르 드 프랑스에 베른이 코스로 포함돼 자전거를 향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투어월드 독자를 위해 달궈진 스위스 자전거 열풍을 체감하며 스위스 곳곳을 자전거로 누빌 수 있는 코스 5곳을 소개한다. 두 바퀴로 달리는 스위스 여행,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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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치 빙하 루트

 알레치 빙하 루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알레치 빙하는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어느 누가 빙하를 자전거로 여행할 수 있을까 상상하겠지만 이곳에서는 현실이 된다. 그야말로 신비롭다. 

베트머알프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베트머호른에 오르면 알레치 빙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바로 여기서부터 하이킹이 시작된다. 피에셔알프와 마르옐제 호수를 향해 바위가 많은 하이킹 트레일을 따라간다. 트레일이 처음에는 커다란 바위가 많아 불편하지만, 곧 편한 흙길로 바뀌고 재미 요소로 즐길 만한 바윗길도 조금씩 나온다. 

1.5㎞ 정도 더 가면 암석 사태가 난 곳이 있어 자전거를 잠시 들쳐 메고 지나가야 하는 코스를 지난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지만 이 구간만 지나면 비교적 순탄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여행 팁 = 총길이 약 9㎞로, 2시간 정도면 완주하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초보자들은 피해야 하는 구간이다. 어려운 능선과 비포장 등이 곳곳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레일의 전 구간에서 알레치 빙하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루체른 호수 루트 

알레치 루트가 선수급이라면 루체른 호수 루트는 '자전거 좀 탑니다' 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일 구간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호수 전망의 자전거 루트는 루체른에서 시작해 호수를 따라 교통박물관, 멕겐, 슈타트발트를 지난다. 이어 호숫가의 작은 마을인 퀴스나흐트, 가이스뷜, 벡기스, 비츠나우를 거쳐 스위스 연방이 탄생한 뤼틀리 들판이 있는 브룬넨까지 이어진다. 

 여행 팁 = 총길이는 40㎞. 고도 차가 560m나 난다. 호숫가를 옆에 끼고 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는 상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다만 루체른 시내와 브룬넨 등은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융프라우 뮈렌 루트 

융프라우 지역의 풍경과 지형을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라우터브룬넨 U자형 계곡 구간이 백미다. 계곡 위로 햇살 가득한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많은 폭포를 볼 수 있다. 미텔베르그부터는 숲 윗길을 따라 이어진다. 유유자적 풀을 뜯는 소들과 알프스 야생화가 있는 목가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과의 전쟁이다. 이 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카노넨로흐르에 올라 블루멘탈 계곡을 따라 자동차 출입조차 금지된 알프스 산골 마을 뮈렌까지 가야 짐을 풀 수 있다. 

 여행 팁 = 이 구간은 워낙 산악자전거 루트가 잘 정비돼 있어 초급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모든 난이도의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시간적 여유가 없는 여행객이라면 뮈렌에서 빈터레그를 거쳐 다시 뮈렌으로 돌아오는 4.7㎞의 짧은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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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뮈렌 루트

 베른 헤르츠 루트 

'심장 루트(The Heart Route)'라는 뜻의 자전거 길이다. 구멍난 치즈로 유명한 에멘탈 지역에 펼쳐진 스위스 알프스 구릉지대를 따라가는 아름다운 여행 코스다. 완만한 구릉지와 초록 들판 등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길로, 마음 한구석에 길이 남을 만한 풍경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자동차 소리와 분주함에서 벗어난 한적한 트레일은 특히 이바이크족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루트를 지나는 동안 목가적인 풍경과 순박한 농촌 사람들의 환영은 덤이다. 굽이굽이 알프스 구릉지를 지나면 시원한 계곡이 땀을 식힌다. 

 여행 팁 = 전 구간에 이바이크 이용자들을 위한 배터리 충전소가 있어 편리하다.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생갈렌 라인강 루트 

생갈렌은 스위스 동부에 자리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도원과 부속 도서관으로 유명한 도시다. 이 루트는 옛 라인강을 따라 라이네크까지 이어진다. 

콘스탄스 호수를 따라 로르샤흐를 지나 알텐라인까지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옛 라인강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이 루트의 목적지인 라이네크에 다다르면 뫼르취빌과 호른을 지나 작은 고성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꼭 들러볼 만하다. 

 여행 팁 = 그림 같은 구시가지가 매력적인 라이네크는 다채로운 미식도 즐길 수 있어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또 생갈렌으로 돌아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장주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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